뒤늦게 감자를 심어 보겠다고 전곡 가는 길목에 있는

적성 장에 가서 두 무더기에 6천원을 주고 씨감자를 샀습니다.

 

감자 하나에 3백원 꼴입니다.

 

그리고 인근에 있는 농협 농약 판매점에 가서

살균제 한 봉을 샀는데 4천 5백원이랍니다.

 

얼핏 계산해보니 씨감자 한가마는 바를 수 있겠더군요.

농협 직원 말로는 감자 싹이 난 후에도

물에 희석하여 밭에 뿌려 주면 좋다네요.

 

저독성이라 인체에 그리 해도 없다는데

믿어도 되는 건지....!

 

 

불구죽죽한 감자는 처음에 고구마로 착각했습니다.

밑에 잘라낸 부분도 꼭 고구마 같습니다.

 

혹시 고구마와 이종 교잡종이 아닐까요?

 

 

씨눈을 잘라 낸 부분인데 속살도 보라색이 섞였습니다.

보라색이 없는 것은 영낙없는 고구마입니다.

 

 

보통 흰 감자인데 크기만 컸지 씨눈이 많지 않더군요.

 

안식구는 아깝다고 씨눈이 없는 부분은 따로 잘라

삶아 먹기로 했습니다.

아마 반타작도 더 했지 싶네요.

 

그리고 오늘 밭에 가서 검정 비닐을 깔고

적당한 거리에 있는 구멍에

알 밖기 하듯이 씨눈을 꽂았습니다.

 

물론 밀가루 같은 살균제를 묻혀서 심었지요.

 

마침 관정을 하러 오신 어느 분이

우리 내외가 하는 양을 지켜 보시더니

답답했던지 훈수를 하더군요.

 

바람이나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비닐을 야무지게 까는 방법도 가르쳐 주시고,

 

씨눈에 붙은 감자 살이 너무 빈약하다고

일깨워 주셨습니다.

다음부터는 인색하지 않게 잘라야 하겠습니다.

 

어쨋든 세고랑에 감자를 심고 나니

허리, 어깨, 무릅, 팔이 다 아픕니다.

안식구도 영 마음과 다르다고 엄살입니다.

 

그래도 무언가는 해냈다는 뿌듯한 성취감이 드네요.

참으로 오랫만에 느껴 본 만족감입니다.

초보 농군이 몸으로 배워야 하는 과제의 하나를

오늘 해낸 셈이기도 합니다.

출처 : 곧은터 사람들
글쓴이 : 연천고인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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