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 / 이 위 영(국립산림과학원 생물공학과)
<그림1>송이버섯의 부위별, 생장단계별에 따른 메틸시나메이트 함량

송이버섯에서 나는 독특한 향기의 주성분은 메틸시나메이트이다. 이 성분은 송이버섯의 갓 부위에 많이 들어 있으며, 생장단계에 따라 그 함량은 차이가 있어 향의 기호도에 따라 송이버섯의 선택을 달리하는 것이 좋다.


9월말, 추석이 가까워지면 송이버섯의 계절도 다가오기 시작한다. 송이버섯은 소나무림의 하층, 즉 토양층에서 채취되는 버섯으로 그 맛과 향이 뛰어나 버섯 중에서 으뜸으로 치고 있다. 송이는 버섯의 균사가 소나무 뿌리에 침투하여 양분을 주고받는 공생관계를 유지하는 외생 균근균의 일종으로, 수령 20~30년 이상의 소나무림 토양 속에서 균사가 서로 얽혀 치밀한 균사띠(균환)를 형성하여 수년간 생장을 하면서 버섯(자실체)을 나오게 한다. 아직까지 송이 포자가 어떻게 발아하여 소나무 뿌리에 감염되는지 그 원리가 밝혀져 있지 않아 인공재배가 되지 않는 버섯이다.

송이버섯은 항암효과가 뛰어난 버섯이나 어떠한 성분 때문인지는 알려져 있지 않았다. 최근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에 의해 송이버섯에 함유되어 있는 면역력을 높이는 물질인 베타글루칸이 그 주된 인자 중 하나임이 밝혀졌다. 또한 칼륨 등 무기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고, 각종 필수아미노산과 핵산, 프로비타민 D 등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영양학적으로 가치 있는 버섯이다. 우리나라 사람은 물론 일본사람이 좋아하는 이유는 씹는 맛과 함께 송이가 갖는 독특한 향기 성분 때문인데, 일본사람들은 송이향을 마쓰다케올이라 하여 매우 좋아한다. 옛부터 우리나라에서는 장독에 송이를 묻어 두었는데, 이는 장맛을 통하여 송이향을 계절을 초월하여 느끼고자 하였기 때문이다.

송이버섯의 향기 성분은 흔히 일반 버섯에 들어 있어 버섯 특유의 신선함을 느끼게 하는 원옥탄쓰리올(1-octen-3-ol)과 같은 탄소 8개로 구성된 물질들과 송이버섯 특유의 향기성분인 메틸시나메이트(methyl cinnamate)로 이루어져 송이향의 98% 정도를 차지하고 있고, 기타 성분이 2% 정도 차지하고 있다. 원옥탄쓰리올의 함량은 버섯의 생장단계 및 부위에 따라 일정한 변화가 없다. 그러나 송이의 독특한 향기 성분인 메틸시나메이트는 생장단계 및 부위에 따라 함량변화가 뚜렷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분석결과 부위에 따라서는 메틸시나메이트는 송이버섯의 자루보다 갓 부위에서 30~40배 이상 높게 함유하고 있었다. 또한 갓과 자루의 직경 비율(갓 직경/자루 직경)에 따라 높은 상관관계가 있어 이 비율이 높아질수록 향기의 성분도 진해진다. 다시 말하여, 생장단계별로 송이버섯의 자루가 다 자라 갓을 싸고 있던 얇은 포막이 터져, 갓이 펴지려는 시점(갓의 직경이 자루 직경의 3배 정도)부터 급격히 향기성분의 함량이 높아지기 시작한다. 이 시점부터 송이향이 퍼진다.

이 향기 성분은 녹는 점이 체온과 유사한 36℃로, 입안에 넣으면 곧 녹아 입안 가득 그 향을 진하게 퍼지게 한다. 흔히 일본사람들은 갓이 펴지는 그 이전 단계를 취하고 있다. 이는 운반과 보존을 하는 동안에 바로 갓이 열리는 단계에 이르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씹는 맛과 영양분 또한 바로 갓이 펴지려는 시기가 가장 좋다. 무채 등과 함께 데치는 등 가열을 할 경우 갓이 펴진 것일수록 그 향기를 더욱 진하게 느낄 수 있고, 은은한 향기를 원하는 사람은 갓이 펴지기 전의 것을 취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이유로 송이버섯은 본인의 기호에 따라 버섯의 발육 단계를 구분하여 선택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한편 송이버섯을 냉장고에 너무 오래 두면 향의 성분이 변하며 부패되는 경우가 있어 냉장상태에서 오래 두는 것은 좋지 않다.

근래에 들어 산불, 병충해, 벌채 등으로 소나무 숲이 감소하고, 기후의 온난화와 대기의 오염으로 청정하고 서늘한 조건에서만 자라는 송이버섯은 점점 그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다. 특히 인공재배가 안되기 때문에 서민들이 쉽게 먹기에는 값비싼 버섯이 되어서 매우 안타깝다. 그러나 최근 국립산림과학원을 중심으로 인공적으로 소나무에 송이균을 접종시켜 인위적으로 송이밭을 넓히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 우리의 식탁에서 쉽게 송이를 대할 날을 기대해 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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