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봉-화성휴게소구간 정체극심"
 어린이날 새벽 4월초부터 아파트베란다에서 포트육묘한 옥수수,작두콩을 차에 실고 학교에 가지않은 아들놈까지 꼬득여 옆지기와서둘러 서해안 고속도로에 올라 탓다.
 봄의 끝자락에 선 계절은 어느새 여름이 문앞에 다달아 온 천지는 녹색으로 채색되어 가고 대지는 뜨거운 여름기운이 가득하다.
 모처럼의 황금연휴를 맞아 고속도로엔 차들이 가득하다.
 평소 이 시간대쯤이면 인천에서 당진까진 한 시간 남짓이면 도착했는데 오늘은 두시간을 허비하면 당진읍에 도착했다.
 오늘은 당진읍 오일장날 아직 이른 시간이여서 그렇지 오일장은 한가하다.종묘상에 들려 물었더니 고추 한 모에 120원이란다.
 청양고추 10그루(
1그루당@200원),꽈리고추 10그루(1그루당 @200원),가지모종5그루,오이모종10그루,참외모종 10그루을 구입하고 엑셀레이터에 힘을 주며 다락골로 향한다.
 길 옆의 논에서는 트랙터로 논갈이가 한창이고 비닐못자리 안에는 푸른 나락모들이 벌써 많이 성장해 있다.
 이밭 저밭에서는 이웃들이 고추와 호박,옥수수등을 이식하느라 바쁘신 몸놀림이시다.
 차에서 짐을 내리고 오늘의 작업계획을 점검한다.
 오늘 계획된 작업은 고추밭비닐멀칭과 고추,옥수수,작두콩등의 묘목심기및 잡초제거 작업이다.


 산자락 끝에 위치한 다락골은 5월10일까지 늦서리(무서리)가 내릴때도 있다 한다.
 그래서 이곳 이웃들은 노지고추 본밭 정식적기를 5월15일 전후로 잡고 그때 묘목을 이식하신다 한다.
 한 달전에 우분이 포함된 완숙퇴비를 펼쳐 놓았고 15일전에 석회시비를 마쳤던 밭에 이웃집 할아버지께 부탁 3일전에 고추전용 복합비료를 시비하고 트랙타로 로터리작업후 골 만들기 작업을  끝마쳐 두었다.(300평 로터리 작업후 골 만들기 트랙터 사용료4만원)
 주변 이웃들도 검정색비닐로 멀칭작업을 마친 후 (가스발생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 멀칭작업 후 4-5일후 묘목을 정식한다함 )고추이식 준비에여념이 없다.
서둘러 마늘밭에 물주기부터 시작했다.
 4월-5월에는 적절한 수분관리가 마늘농사의 주요재배포인트라는 것을 곧은터을 통해 배운적이 있어 충분히 물주기를 하였다.
 어느덧 해는 정상에 서 있고 기온은 점점 뜨거움을 더한다.
 트랙터 작업으로 인해 끝 마무리가 덜 된 이랑을 마져 만들려 하니 땀이 비 오듯하다.
 벌써 이래 더우니 올 해는 얼마나 더울까? 걱정이다.
 옆지기가 주변야산에서 뜯어 온 온갓 산채나물을 스텐그릇에 넣고 쓱쓱 비벼 만들어 주는 산채비빔밥으로 허기를 체우고 오후작업에 몰두한다.


 고추골에 비닐멀칭작업이 시작된다.
 검정색에 흰색이 배색된 비닐을 구입해 놓았었다.
 아들놈이 비닐마끼사이에 작대기를 통과시켜 그 작대기 양끝에 끈을 묶고 앞에서 끌면 우리부부는 골 양 옆에 서서 한 쪽 끝을 발로 밟고 흙으로 매워주는 작업의 연속이다.
 초보다보니 일이 생각되로 잘 되지 않는다.
 한 쪽으로 쏠리기도 하고 마져 흙이 덜 덮어져 비닐이 바람에 휘날리기도 한다.
 웃음이 피식 나온다.
 가족의 힘이 대단함도 느켜진다.
 아들놈이 와서 한 품을 더하니 일이 제법 수월하다.
 옆지기와 둘이서만 했으면 힘이 훨씬 더했을 것인데 아비보다 더 커버린 중3 아들놈이 오늘에선 대견해 보이기까지 한다.
 해가 산 정상에 걸칠무렵 멀칭작업을 마무리했다.
 고민이 발생했다.
 멀칭작업된 장소에 고추를 바로 이식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다.
 예초의 계획엔 멀칭후 바로 고추모 정식이었다.
 비닐멀칭작업중 뭔가 못 믿어웠던지 이웃집 어른 두분이 건너 오셨다.
 우린 멀칭용 비닐을 검정색에 흰색이 배색된 비닐을 구입 사용하였는데 다음부턴 검정색으로만 된 비닐을 사용하시라 권하신다.
 그리고 고추를 이식할때 이식간격을 40cm정도로 하시라 하신다.또 다른 분은 30cm도 괜찮다 하시고........
 2000그루 넘게를 같은 장소에서 연작 피해없이 7년동안 고추농사를 지었다는 이 분의 말씀은 작년에 욕심을 부려 포기간격을 30cm로 이식했더니 탄저병이 더 심하고 밀식으로 인해 했볕 투과율이 떨어져 고추가 때깔도 안 좋고 생산량도 많이 감소했다 하신다.
 또 멀칭한 상태에서 바로 고추를 정식하면 가스발생으로 인하여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분과 완숙퇴비 시비후 충분한 시간이 경과 되었기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것이라고 의견이 나누어 진다.또 정식적기가 빨라 늦서리를 맞으면 방아다리 근처에 달리는 풋고추의 성장을 억제시켜 생산량감소가 크다는 분과 올해는 예년에 비해 기온 상승이 커 늦서리가 이미끝나 노지이식을 서둘러야 된다는 분으로 의견이 갈린다.
 어느분의 말씀이 정답인지 그답은 아직 모르나 이 두분의 말씀은 나에겐 큰 스승이다.
 두 분과 막걸이 한 잔씩 하는 걸로 새참을 대신하고 바로 고추정식에 들어갔다.
 주말에만 올 수 있는 특수성을 감안하여 다소 무리가 따라도 본 밭에 정식하기로 결정했다.

 해는 구름속에 모습을 숨기고 주변이 제법 서늘하다.
 고추모는 이웃 어르신 것을 쓰기로 미리 계약했다.
 오래전부터 모든 종류의 밭 작물을 직접 포트육묘 내시던 속칭 도사분이여서 믿고 맡겼다.품종은"마니따"란다.
 16구 포트에 키도 크고 꽃도 몇 개씩 달린 튼실한 고추묘목을 직접 하우스에 가서 가져왔다.
 모종을 건내 주시며 할머니께서 웃으시며 한 말씀하신다. 모종값은 깍지 말라고......
 설 지나고서부터 고추육묘를 시작하여 두 노인네가 지금껏 고생하셨다고.
 정에 넘쳐나고 고마우신 분들이시다.고추모값은 나중에 시장상황에 맞추어 정산하시자면 고추모값으로 건낸 돈을 손사래치며 한사코 받지않는다.
욕심을 냈다.
 어르신께선 40cm간격으로 포기간격을 유지하라 했지만 아들녀석에게 고추구멍 뚫는 기계의 간격을 30cm에 고정 구멍을 내게했다.
 나는 그 구멍에 물을 주고 옆지기는 포트에서 모종을 하나씩 꺼내 구멍에 심기로 한다.
 뚫어 놓은 구멍에 물호스를 대고 몇 구멍째 물을 주는데 할머니가 성급히 뛰어 오신다.
 "고추는 그렇게 심는 것이 아녀".
 구해 놓은 진딧물약이 없는지 물어온다.
 진딧물 방제약 "코니도"입제를 보여주자 할머니가 손수 시범을 보이신다.
뚫어 놓은 구멍에 그 약을 소량 투입하여 흙과 잘 섞으라는 것이다.약의 양이 많거나 약이 직접 뿌리에 닿으면 약해 발생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 두면 고추수확을 마칠때까지 진딧물로 인한 걱정은 없을 것이라 하신다.
 내가 아들이 작업해 놓은 구멍에 소량의 약제를 투여하고 흙과 잘 섞고 지나가면 옆지기는 포트에서 모종을 하나씩 꺼내 그 구멍속에 넣고 구멍뚫기 작업을 마친 아들놈이 그곳에 충분히 물을 준다.그렇면 할머니께서 깊지도 얇지도 않게(포트 흙높이와 밭의 흙높이가 같아야 된다 함) 북주는 도구를 이용해 흙을 채워 주시며 똑바르게 심어주신다.튼튼하고 좋은 고추모도 공급해 주시고 직접 심는 기술까지 전수해 주시니 감사한 마음에 가슴 찡하다.16구포트 25개 정확하게 400그루가 밭에 심어진다.약간 남는 골에는 시장에서 구입한 꽈리고추며 청양고추,피망으로 채워졌다.
 어느덧 해는 산넘어로 넘어간지 오래고 주변에는 어둠으로 덮여온다.
집에서 가져온 대학찰옥수수육묘도 고추정식에 준하여 마져 심어지고 두 골에는 물에 불려 놓았던 씨앗을 한 구멍에 두개씩 심는다.
 산자락의 밤은 빨리도 온다.
 개구리소리에 주변이 모두 잠길 즈음 일을 마치고 방에 들어 오니 tv에선 9시 저녘뉴스가 한참 진행 중이다.언뜻 들으니 어느지방의 오늘 최고기온이 30도가 넘었다나.....
 저녘을 먹고 따스함이 더해진 다락골 쉼터에서 잠을 청한다.
 이것 저것 생각할 겨눌도 없이 깊은 잠에 빠져든다.


 5월 6일 아침 7시 옆지기가 건내준 커피 한 잔을 음미하며 일을 시작한다.
 오늘 마져 해야 할 일은 고추밭에 고추지지대 세우기와 유인줄 띄우기다.어제 할머니께서 말씀 주시길 요즘 날씨는 비도 자주오고 바람도 자주 부니 고추지지대와 유인줄을 설치하라 하신다.
 고추지지대는 6그루 간격으로 x자형태로 지지대 2개를 교차로 세우고 그 중간 3그루와 3그루사이에 하나를 세웠다.
 쇠망치로 1m20cm크기의 개량철재지지대를 튼튼이 땅에 고정하고 약 30-40cm 높이로 1차 유인줄을 설치했다.고추유인줄은 생장속도를 보아가며 3차-4차줄 띄우기를 해야한다 했다.
 줄띄우기가 끝나자 이번엔 고추밭 이랑과 이랑사이 헛골에 볏짚깔기를 한다.
 잡초제거와 유익한 미생물성장에 좋다고 한다.
 아들놈은 짚더미를 나르고 나는 헛골에 그걸 가지런히 깐다.
 옆지기는 마늘밭,도라지,더덕,당귀심어놓은 곳에 잡초를 제거하려 나름대로 열심이다.
 당귀밭에 준비해 놓았던 발효된 바크(나무껍질)를 깔아주는 것으로 일을 마친다.
 어느센가 꽃밭엔 매발톱과 하얀 민들래가 예쁜 자태를 뽑내고 저만치 서 목단꽃이 커다란 꽃망울을 떠뜨린 다락골
 그 멋진 모든것을 마음 깊숙히 갈무리하고 내일의 생을 준비하기 위해 펑 뚫린 고속도로을 상상하며 13시20분 서둘러 길을 제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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