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에겐 짭짤한 소득 소비자에겐 상큼한 봄맛

겨우내 지친 원기를 북돋고 잃어버린 입맛을 살리는 대표적인 봄나물, 달래. 마늘과 효능이 비슷해 ‘작은 마늘’ 또는 ‘산과 들에서 나는 마늘’이라고도 부른다. 충남 태안군 원북농협 관내 농가들은 이 달래를 30년 전부터 재배해 농한기에 꽤 짭짤한 소득을 올리고 있다.

 



요즘처럼 나른한 봄철에는 맛있는 음식이 지천이어도 입맛을 잃기 십상이다. 이럴 때 몸이 먼저 알고 받아들이고자 하는 음식이 봄나물. 푸릇푸릇한 빛깔이 신선해 눈으로 보기만 해도 미각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봄나물의 대명사로 꼽히는 달래도 향긋하고 매콤한 맛 덕분에 요즘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기 농산물이다.

 

비타민·칼슘 풍부해 피로 회복에 효과

소산(小蒜), 야산(野蒜), 산산(山蒜) 등으로도 불리는 달래는 수염뿌리부터 줄기까지 모두 이용할 수 있다. 날것을 매콤새콤하게 무치거나 된장찌개에 넣으면 알싸하면서도 상큼한 맛이 봄기운을 물씬 느끼게 한다. 또 송송 썰어 양념장에 넣으면 향긋한 향이 어우러져 밥을 비벼 먹어도 맛있고, 전을 찍어 먹어도 맛이 일품이다.
달래에는 비타민 C와 칼슘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활동적으로 바꾸는 데 도움을 준다. 또 위장을 도와 소화를 잘 되게 하고 식욕을 증진시킨다. 때문에 졸립고 나른하기 쉬운 봄철에 먹으면 피로 회복 효과가 뛰어나다.
달래는 여성들에게 특히 좋다. 따뜻한 성질을 지니고 있어 어혈을 풀어주고 통증을 멎게 하는 효능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월경불순과 자궁출혈 완화에 쓰이고 피부 미용 효과도 크다. 다만, 열성이 강하므로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지나치게 먹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다.
한방에서는 달래의 비늘줄기를 소산(小蒜)이라는 약재로 쓴다. 토하고 설사하는 토사곽란과 복통을 해소하며, 종기와 벌레에 물렸을 때도 요긴하다.

 

30년 전 하우스 재배 시작, 이젠 명품 반열

봄나물의 대명사가 된 달래는 본래 야생 작물이라 이맘때가 제철이다. 그러나 농사 기술이 발달하면서 요즘에는 한겨울인 11월에도 시장에 선보여 소비자들의 입맛을 유혹한다.
달래가 오늘날 이렇게 보편화된 데에는 충남 태안군 원북면 반계리 지역 농업인들이 크게 한몫을 했다. 1960년대, 이 마을의 김덕중 씨(63)가 해마다 보리밭·밭둑에서 절로 나고 자라는 야생 달래를 보면서 소득 작목으로 개발하면 어떨까 고민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당시만 해도 가을걷이가 끝나면 겨울철엔 할 일이 없어 노름과 도박으로 소일하는 것이 다반사였다. 김씨는 야생 종구를 채취해 2∼3년 노지 재배를 시도했다. 그 사이 사촌들이 재배하는 밭에 불을 내 홀랑 태우는 안타까운 일도 겪었지만, 마침내 1969년 밭 2평에서 야생 달래의 재배를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인근 마을까지 달래 재배가 퍼졌고,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1975년부터는 하우스 재배에도 성공했다.
이종훈 원북농협 조합장은 “이 지역에서 달래를 재배하면서 당시 삼거리에 세 개나 있던 주막집이 문을 닫았고, 노름이 사라졌다”면서 “농한기에 소득이 생기자 가정이 화목해지고, 주민들도 단합하게 돼 지역 발전을 크게 앞당겼다”라고 소개했다.
원북농협은 1980년대 중반부터 판매 지도에 나서 현재는 ‘원북 달래’라는 상품으로 규격 출하되고 있다. ‘원북 달래’는 오랜 재배 역사가 입증하듯 충남도 향토지적재산(유형·식생활 분야)으로 등록돼 있기도 하다.
달래 농사로 2남 1녀를 모두 공부시켰다는 이희용 씨(61)는 “원북 달래는 바닷바람을 맞고 자라 품질이 뛰어나고, 농약이나 화학비료 없이 친환경으로 재배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농산물”이라고 자랑했다.
현재 원북면 지역에선 350여 농가가 30㏊에서 달래를 재배해 농한기에만 연간 10억 원이 넘는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일찍 파종한 농가는 지난해 11월부터 출하를 시작해 지난 연말 기대 이상의 높은 값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본격 성출하기를 맞은 요즘엔 홍수 출하에 따른 가격 폭락을 걱정하고 있다.
원북농협 서정덕 경제상무는 “원북 달래는 해마다 서울 가락시장에서 팔리는 봄나물 가운데 우위를 지키고 있지만 성출하기에는 날마다 가격 등락폭이 심하다”면서 “농가에선 4㎏에 2만원 정도의 가격이 꾸준히 유지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글·신정임 기자 | 사진·최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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