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낮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서둘러 기상했다.
쉼터와 하나 되어있는 텃밭이여서 일하기가 무척 수월하다.
눈만 뜨고 신발만 갈아 신으면 바로 농장이다.
어제도 회사일이 끝나자마자 고3입시생 딸아이와 중3아들 두 녀석만 집에 남기고 옆지기와 다락골로 달려왔다.
일주일새 무성히 자라버린 온갖 들풀들과 전쟁을 치루다 가로등도 없는 산골의 어둠속에서 잠을 청했었다.
지난 5월5일에 400주 노지정식한 고추의 생육작황은 지금까진 양호한 듯 싶다.
충분한 유기질비료와 석회비료 시비 덕택에 별다른 화학비료 투여없이도 무럭무럭 잘 커주고 있는 녀석들이 흐뭇하기 만하다.
지난주 곁순제거작업시 방아다리밑 풋고추를 수확했으매도 나무마다 3-4개의 풋고추가 탐스럽게 달려있어 보는이를 즐겁게한다.
금일 고추밭에 예정된 작업은 2차 유인줄 설치와 헛골의 잡초제거 및 탄저병,역병예방및 담배나방 방제를 위한 농약살포다.
헛골엔 벼짚을 두둑히 깔아 놓았기 때문에 잡초발생은 그리 심한 편은 아니다.올해농사부턴 잡초제거 만큼은 제초제를 사용않기로 자신과 약속했기에 짜증나고 힘이 들더래도 직접 뽑아 주기로 했다.옆지기가 그 작업에 솔선해서 참여하고 나는 2차 유인줄 설치작업을 맡기로 한다.
오늘은 잡초제거하려 옆지기가 오리걸음을 실시한다.일상에서 그리 쓰지않던 근육강화를 실시한다. 킹킹댄다.손수 자원한 일이라 내팽개치지도 못하고.....내일 자고나면 다리가 많이 아플텐데 은근히 걱정도 된다.
밤새내린 이슬도 우리의 작업을 방해하진 못한다.
옆지기는 밭 제일 밑쪽에서부터 작업을 시작하고 반대로 나는 밭 제일 위쪽에서 작업을 개시한다.
망종을 지나 뜨거워진 계절탓에 식물들의 성장이 하루가 다르다.가지분화가 몰라보게 늘었고 가지마다 흰고추꽃들로 가득하다.
30CM높이로 설치한 1차 유인줄에 비해 60CM높이에 1차에 비교해서 좀 느슨하게 2차유인줄을 설치한다.
2차유인줄을 너무 타이트하게 설치하면 고추가 키만 커지고 가지분화가 덜 되어 고추가 덜 달린다 한다.
먼저 작업을 마친 옆지기가 아침 먹걸이 준비에 분주할 때 이웃집 할머니 한 분이 수확한 완두콩을 손수 껍질까지 제거하셔서 봉지에 가득 담아 가지고 건너오셨다. 아침식사를 같이 하시며 동내 주변 소식을 물어보니 옆집 할아버지가 논에 비료를 주다 넘어지셔서 허리를 많이 다치셨다 하신다.
농번기를 맞이하여 부족한 일손때문에 동문서주하다 큰 일을 당했나 싶다. 서둘러 옆집으로 건너가니 병원입원 이틀만에 논 물꼬관리때문에 의사의 만류에도 서둘러 퇴원하셨다 하신다.
현실이 아쉽고 주변이 아쉽다.다 떠난 고향땅에서 묵묵히 흙을 사랑하신 어른신, 빨리 쾌유하시길 기원합니다.
아침이슬이 다 말라 갈 즈음에 유인줄 설치작업도 마무리 되어간다.
나와 나의 식구들이 먹는 먹걸리인만큼 최소한의 약제만을 사용하여 작물재배에 힘써 보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가 않다.
주말에만 관리할 수 밖에 없는 현실때문에 항상 노심초사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혹 병충해가 발생하지 않았을까? 기상재해는 발생하지 않았을까?
이런 저런 생각에 주중 내내 다사하다.유인줄 설치작업도중에 관찰해 본 결과 별다른 병충해는 발견하지 못했다.
이웃 어르신들께 귀동냥한 내용은 고추에 약제를 살포할시에는 고압분무기를 사용해야만 효과적인 방제가 가능하다고 하시나 주말농사를 처음 시작하던 작년에 등에 지고 작업하는 소형분무기를 장만해서 사용하고 있었다.
고추에 분무기로 약제를 살포할때에는 꼭 분무기의 분무방향을 아래서부터 윗쪽으로 마치 분수가 품어내는 모양으로 작업을 해야만 잎 뒤에 붙어 있는 유해한 벌래들을 박멸할 수 있다 한다.
고추의 꽃피는 습성은 아침 7시부터 시작하여 12시경까지 꽃을 피우는데 이때 담배나방등의 해충등이 그 꽃속에 알을 까 놓았다가 고추가 커짐에 따라 그 알에서 깨어난 어린유충들이 과실속으로 파고 들어가 고추에 피해를 입힌다 한다.
고로 꽃안의 해충들을 방제하기 위해선 분무방향이 중요하다 하신다. 역병이 발생하면 뽑아서 태워 버리고 탄저병 예방을 위해서는 장마이전에 주기적으로 약제을 살포해 병이 오는 것을 사전에 막아야 한다.모든 작물도 그러하듯 고추도 병충해는 예방이 최상이라한다.
원예조합에서 구입한 고시된 약제에 칼슘,목초액을 혼용하여 충분히 살포한다.
벌써 햇살이 뜨겁다.
콩을 심기위해 남겨두었던 밭 한켠 100여평정도에 검은콩을 심기로 했다.
이곳 다락골은 서리태가 유독 잘 된다.그래서 주변 농가에선 검은콩을 많이 심는다.속이 푸르고 단맛이 강하다.
야산의 끝자락과 인접한 관계로 까치며 비둘기등 여러 조류들이 서식한다.
작년 초년병시절 까치떼의 극성으로 종자를 3번이나 파종했던 쓰라린 경험에서 올해만큼은 꼭 포트파종후 이식하려 계획하였으나 인천에서 이곳까지 운반문제등 여러 문제가 대두되어 일단 노지직파후 조류피해는 포트모를 이식하는 것으로 작업을 수정했다.
5월초 석회와 퇴비를 살포하고 트랙타로 로타리작업을 해놓은 밭에 기피제를 묻혀 건조시켜둔 종자를 30CM간격으로 2알씩 파종한다.
그 위에 곧은터에서 배운대로 조류들이 싫어한다는 목초액을 500배액으로 희석시켜 골고루 뿌리고 골 양끝에 철재막대를 박아 고정시키고 반짝이는 비닐줄을 양끝에 연결하여 나풀나풀 휘날리게 한다.
머리 좋은 까치녀석들이 지레 겁을 먹고 달아나 주었으면 하는 바램속에서......
'다락골사랑 > 다락골 사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몸은 고달프고 힘은 들어도..... (0) | 2007.06.19 |
---|---|
고추농사의 성공비결-전문가와 대담 (0) | 2007.06.19 |
우리밭의 인기 NO,1 (0) | 2007.06.06 |
옥수수농사일기 (0) | 2007.06.06 |
고추일기 (0) | 2007.06.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