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행복하고, 세상이 고달플 때면 으레 생각나는 한 잔...

 

여러분들은 어떤 술을 좋아하시나요?

 

햇살이 만물을 따뜻하게 비추는 화창한 지난 5월 10일, 서울 남산 한옥마을에서는 '2007 전통주와 전통음식의 만남'인 한국의 맛과 향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습니다. 반듯반듯한 기와들 사이로 분주한 움직임이 아침부터 계속되고 있는데요.

 

 < 많은 시민들이 전통주 제조시연 프로그램을 찾아주었습니다 > 

 

 그 중에서도 사람들이 관심을 한 몸에 받은 곳은 전통주 제조과정이었습니다. 누룩디디기부터 소주 내리기까지 전 과정의 시연이 이어졌는데요. 처음 만나는 누룩과 다양한 전통 양조기구들. 은은한 향기와 영롱한 색을 자랑하는 우리 전통주, 그 훌륭한 맛과 향에는 모두 이유가 있었습니다.

 

 

전통주가 되기 위한 첫번째 과정. 누룩디디기와 법제 

 


< 색과 모양이 비슷하다고 메주와 혼동하지 마세요. 우리는 술을 만드는 누룩이랍니다. >

 

전통주의 발효제는 누룩을 사용하는데요. 통밀 등의 곡물을 분쇄한 후 물과 섞어 반죽하고, 누룩틀에 담고 발로 디뎌서 성형한 다음, 볏짚 등 초재에 묻어 대략 30일간 발효 숙성시킵니다. 이렇게 완성된 누룩은, 거친 가루로 분쇄한 후 햇볕에 건조 표백, 살균, 탈취시켜 사용합니다. 누룩에 증식된 누룩곰팡이와 효모, 젖산균 등이 전분의 당화와 발효에 관여하여 맛과 향을 생성하게 됩니다.

 

통밀가루를 물과 반죽 시 끈적끈적한 느낌이 나고, 손으로 힘껏 움켜졌을 때 잘 뭉쳐진다면 잘 섞인 것입니다.

또한 누룩을 발로 디딜 때 단단히 누르지 않으면 쉽게 썩어버려서 술로 만들기 어렵다 하니 꾹꾹 힘차게 눌러줘야 합니다.

 

 

약방에만 감초가 필요한가요? 전통주 빚기

 


< 전통주에는 국화, 계피, 감초, 당귀 등 다양한 약재들이 들어가 몸에 좋답니다 >

 

한국의 전통주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주식으로 하는 쌀을 주재료로 하고 여기에 누룩과 물, 그리고 필요나 기호, 특별한 목적에 따라 꽃이나 초근목피, 열매 등의 약재를 부재료로 하여 술을 빚습니다. 주재료는 쌀을 수증기로 찐 상태의 고두밥을 비롯 죽, 떡(백설기, 구멍떡, 물송편, 개떡, 인절미, 범벅)으로 가공하여 사용합니다.

 

 
< 맛 좋은 술이 되기 위해서는 이렇게 보쌈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술아 익어라 익어라 익어라 >
 

주재료인 쌀과 여러 약재들을 섞은 뒤, 8시간 정도 차게 냉각을 시킵니다. 그리고 물과 누룩을 혼합하여 발효용기인 술독에 담아 안친 후 외부 온도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도록 보쌈하여 짧게는 10일, 길게는 3개월간 발효시키는데요. 여름에는 외부 온도가 너무 높아서 술이 쉽게 쉴 수 있고, 겨울에는 외부 온도가 너무 낮아서 술이 잘 만들어지지 않으니 이렇게 꼭 보쌈을 해줘야 한다 합니다. 이 보쌈은 오리털로 만들어져 있어서 보온효과가 탁월하답니다.

 

 

발효가 끝났다면, 이제는 술 거르기

 


< 자배기 위에 쳇다리를 올리고, 그 위에 체를 얹어서 술을 걸러낸답니다 >
                            

전통주는 발효가 끝난 술을 거르는 방법에 따라 크게 탁주와 청주, 증류식소주로 분류합니다. 우선 탁주와 청주는 술의 맑고 탁한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맛과 향기, 알코올 도수 등은 똑같답니다. 

 

전통적으로는 용수를 이용하여 맑게 떠낸 술을 '청주' 또는 약주라고 하고, 청주는 떠낸 후 또는 청주를 뜨지 않고 그대로 술체나 술자루를 이용하여 비벼대거나 압착하여 거른 술을 탁주라고 합니다. 한편, 막걸리는 탁주를 거르는 과정에서 양을 늘리기 위해 물을 쳐가면서 짜낸 술을 가리키며, 탁주에 비해 맛이나 향기, 알코올도수가 떨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선조들의 지혜가 가득 담긴 전통주의 마지막. 소주 내리기(증류)

 


< 소줏고리에서 술이 맛있게 끓어가고 있습니다 >
 

전통 탁주나 청주, 특히 막걸리는 만들어진 그대로 마시기 때문에 발효관련 미생물이 살아 있어, 알코올도수가 낮아 온도변화가 심해지면 쉽게 변질되거나 신맛이 나기 쉽습니다. 따라서 오랫동안 저장, 보관하기 위한 방법으로 증류하여 알코올도수가 높은 소주를 빚게 되는데요. 전통적인 소주는 위 사진처럼 소줏고리라는 단식증류기를 사용해오고 있습니다.

 

우선 가마솥에 청주나 탁주 막걸리를 담고 가열하면 기화한 알코올은 소줏고리를 이용해 수증기를 한데 모아 냉각시킨 후 받아내는 방법으로 이뤄지는데요. 이 때 소주는 맑고 투명한 이슬방울처럼 생겨서 청쾌한 맛과 독특한 향취가 있습니다. 전통적으로는 주호(酒壺)라고 하는 숙성용기에 담고 밀봉하여 18개월 이상 숙성시킨 후 음용해야 숙취나 건강상의 폐해를 줄일 수 있으며, 맛과 향도 좋다고 합니다.

 


< 대나무를 타고 흐르는 맑고 영롱한 것이 바로 전통 소주입니다 >

 

전통주는 마시고 나면 숙취가 심하다는 말이 있는데요. 이렇게 심혈을 기울여서 열과 성을 다해 만든 우리 전통주는 위스키나 브랜디 등의 양주보다 더 좋은 술이며, 마지막에 보신 소주는 일반적으로 40도 정도이기에 숙취도 거의 없답니다. 또한 쌀을 주재료로 사용하였기에 마시면 흥도 나고, 속도 든든히 채울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농림부는 아름다운 우리 전통 식문화를 우리 스스로 되찾아 발전시키고 외국인에게도 알려 세계화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5월에는 '2007 한국 전통주와 전통음식의 만남' 행사를 열기도 했습니다.
 
우리 전통주 문화를 계승·발전시키면 우리 농산물에 대한 수요처가 폭넓어지고, WTO와 FTA로 어려움에 처한 우리 농업에도 희망이 될 것으로 농림부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올 가을에 전통주 품평회도 개최하고 우리 전통 식문화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여 내셔널 지오그래픽을 통해 전세계 130여국에 알리는 등 전통 식문화 세계화에 계속 박차를 가해 나가겠다고 강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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