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꽃다리
글·사진 / 정헌관(국립산림과학원 유전자원부)
미스김라일락(꽃개회나무)
수수꽃다리
수수꽃다리 열매
흰꽃 수수꽃다리

우리나라 토종 수수꽃다리는 황해도, 평안도 등에 자라는 특산 식물로 보통 라일락이라고 착각할 정도로 모양이 흡사하며, 그밖에 정향나무, 개회나무, 꽃개회나무, 버들개회나무 등 많은 종류가 있다. 우리나라 자생종이 서양에서 들어온 라일락보다 잎이 좀 크고 꽃 색이 진하며, 곁가지가 덜 나온다.


1947년 늦가을의 어느 날 미 군정청에 근무하 는 식물 채집가 미더 씨는 날씨가 좀 쌀쌀하지만 쾌청하여 북한산(해발 892m)으로 식물 종자를 채집하러 떠나기로 했다.
대부분의 나무를 포함한 식물들이 늦가을이면 종자가 완전히 성숙되니까 겨울이 오기 전에 부지런히 계획된 양의 식물 종자를 채집해야 했다. 해방 직후 어수선한 가운데 백성들은 배고픔의 나날이었던 시절,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일찌감치 식물유전자원에 대한 미래의 가치를 매우 중요하게 인식하고 전문가를 대사관에 파견하여 그 나라에 분포하는 식물자원을 조사하고 종자 등을 채집하는 사업을 해왔다. 그날 미더 씨는 북한산 여기저기를 탐색하다가 오후에 백운대 부근의 갈라진 바위틈에서 세찬 바람을 맞으며 모질게 자라는 어떤 나무에서 아직 바람에 날아가지 않고 붙어 있는 몇 개의 종자를 채집하였다. 바로 털개회나무 종자였다. 마침 어려운 가정환경에서도 자기 일을 잘 도와주고 있는 성실한 한국인 타자수가 생각나서 그의 성을 따 미스김이라고 꼬리표를 붙였다. 미더 씨가 채집한 종자는 12개였는데 그중 7개가 발아되었고 그것이 지금의 미국시장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을 주름잡는 ‘미스김라일락’의 원조가 된 것이다. 이 미스김라일락은 기존의 라일락에 비해서 키가 작으면서 가지 뻗음이 일정하여 관상수로 모양을 만들기 쉽고, 추위에도 강하며, 향기가 더 짙고 멀리 퍼지며, 꽃이 처음에는 은빛에서 차츰 보라색으로 변한 뒤 만개하면 백옥같이 하얀색이 되는 큰 장점이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어서 일반 종에 비해 두 배나 비싸며, 우리나라에서도 역수입되어 심겨지고 있는데 앞으로 원예적으로 재배하려면 원산지는 우리나라지만 그들에게 로열티를 지불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밖에 일제 강점기인 1917~1919년 사이에 미국 아놀드 수목원의 웰슨이 금강산에서 한라산까지 우리나라 전역을 조사하여 노각나무, 화살나무, 팥배나무, 금낭화 등 모두 300여 종의 식물 종자를 채집해 갔다. 그후 1984~1989년 사이에 미국 국립수목원과 홀덴 수목원 등에서는 전문가를 파견해 때죽나무, 원추리, 비비추 등 950여 종을 가져감으로써 전국에 분포하는 토종 식물자원 5,000종의 약 20%에 해당하는 식물유전자원이 한꺼번에 유출되었다.
놀라운 사실은 이들 우리 토종자원인 나무와 풀, 꽃 270종이 원종 또는 신품종으로 개량되어 이미 외국에서 상품화 되고 있는 것이다.
흔히들 21세기는 유전자원의 전쟁 시대가 올 것이라고 했다. 그것은 결국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산업의 가장 중요한 핵심 산업이 생물 산업일 것이며, 유전자원은 생물 산업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산업혁명 이후 생겨난 우리가 살아가는 데 편리하게 하는 온갖 산물들이 결국 우리의 무병장수에 대한 꿈의 실현이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지는 못했다고 본다. 그렇지만 생물 산업의 산물들은 그것을 충족시키는데 비교적 가깝게 접근되기 때문에 각광 받을 것이고, 그것의 핵심이 되는 다양한 유전자원에 대한 가치는 더욱 중요하고 이것에 대한 쟁탈전이 치열하고 확보 여부가 새로운 국가 경쟁력이 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토종 수수꽃다리는 황해도, 평안도 등에 자라는 특산 식물로 보통 라일락이라고 착각할 정도로 거의 모양이 비슷하며, 그밖에 정향나무, 개회나무, 꽃개회나무, 버들개회나무 등 많은 종류가 있다. 우리나라 자생종이 서양에서 들어온 라일락보다 잎이 좀 크고 꽃 색이 진하며, 곁가지가 덜 나온다. 특히 꽃개회나무는 비교적 더 왜성이며 표고 700~1800m 지역에 분포하는 고산성 수종으로 6~7월의 여름에 파란 잎 사이에서 피는 연보라 꽃의 아름다움과 강한 향기는 아주 매력적이다. 수수꽃다리 종류의 꽃들은 길고 꿀샘이 너무 깊어서 벌이 수정을 도와줄 수 없어 충실한 종자가 매우 적다. 그러므로 삽목이나 접목, 분주로 번식하며, 특히 봄에 뿌리를 약 10~20cm로 잘라 땅에 묻으면 줄기가 잘 나와 가정에서 쉽게 할 수 있다. 수분이 적당한 사질양토를 좋아하고 내한성은 강하지만 건조에는 약한 편으로 적당한 수분이 꼭 필요하다. 나무모양은 꽃이 진 직후나 이른봄 싹이 나오기 전에 전정을 해주면 쉽게 만들 수 있어서 기르기가 편한 꽃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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