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좀나방

 


  배추좀나방은 나비목 집나방과에 속하는 아주 작은 해충으로 배추, 무, 양배추 등 주로 십자화과 작물을 가해하며 일부 농가에서는 낙하산벌레로 부르기도 함. 배추좀나방은 필리핀, 태국 등 동남아지역의 열대지방에서 부터 카나다 북부의 고위도 지방까지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는 세계적인 해충임. 배추좀나방은 어린벌레(유충)가 배추, 양배추, 무 등 기주작물의 잎 뒷면에서 표피를 파고 들어가 표피만 남기고 엽육을 식해 함. 특히 작물의 유묘기에 많이 발생하면 어린잎을 갉아먹어 엽맥만 남기기 때문에 배추의 생육을 저해하고 심하면 고사에 이르게 하는 등 초기생육에 현저한 지장을 줌.
  우리나라에서 이 해충이 문제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중반부터이며 초기에는 일부 도시근교의 채소재배 단지에서 발생하기 시작했음. 배추좀나방의 발생이 증가하는 주요 원인은 최근 십자화과 주요 채소인 양배추, 배추, 무 등의 재배면적이 늘어나고 있고 비닐하우스 등 시설재배를 통한 십자화과 채소의 연중재배가 이루어지면서 먹이 조건이 좋아졌을 뿐만아니라 십자화과 채소류의 재배가 단지화되고 연작되면서 진딧물류등 채소의 해충방제를 위한약제의 집중살포로 천적이 감소하였고 세대기간이 짧고 연간 9∼12세대로 발생회수가 많아 약제에 대한 저항성이 빠르게 발달되어 약제방제효과가 떨어져서 발생 및 피해가 증가하고 있음.

1. 형태 및 발생생태
가. 형태
  
성충은 몸길이가 6mm정도로 다른 나방류 해충들에 비해 비교적 적은 해충임. 앞날개는 흑회갈색또는 담회갈색이고 날개를 접었을때 등쪽 중앙에 유황백색의 다이아몬드형의 무늬를 갖고 있음. 수컷은 이 무늬가 암컷에 비해 더 뚜렷함. 성충은 배추의 잎이나 줄기에 알을 낳으며 알은 타원형이고 길이가 0.5mm로 담황색을 띠는데 배추잎이나 줄기를 자세히 관찰하면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함. 유충은 3회 탈피하여 4령까지 거친 뒤 번데기가 되는데 갓 깨어난 어린벌레는 담황갈색을 띠지만 자라면서 점차 녹색으로 변하고 종령유충에 이르면 선녹색이 됨. 머리부분은 담갈색이고 몸길이가 10mm내외임. 또한 번데기의 크기는 6mm내외로 몸색깔은 녹색, 담황색 또는 흑색을 띠며 그물형상의 고치속에 들어 있음.


배추좀나방 성충

배추좀나방 유충

배추좀나방 유충 배추좀나방 번데기
 

나. 발생생태
  
배추좀나방은 겨울(12∼2월)의 월평균 기온이 0℃ 이상이 되는 지역에서 월동이 가능하며 7℃이상의 온도에서 발육 및 성장이 가능하다고 하며 1989년 2월하순에 전남 나주지방의 김장배추 잔유물과 부산 등지의 하루나 등에서 유충과 성충 등 각 충태가 생존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어 우리나라의 남부지방에서도 월동이 가능한 것으로 조사되었음. 연 발생세대수는 따뜻한 지역인 제주도를 포함한 남부지방에서는 연중 10∼12세대, 중부이북지방은 이보다 적은 8∼9회가 될 것으로 추정 됨. 발생량이 많은 늦봄과 초여름 사이에는 1세대가 20∼25일 정도로 발육속도가 대단히 빨라 포장내에서는 알, 애벌레, 번데기, 성충이 혼서되어 발생됨.
  한편, 계절적인 발생정도는 지역에 따라 다소 다르나 남부지방에서는 봄에서 초여름까지 발생최성기를 보이고 여름에는 밀도가 현저히 줄어들어 가을까지 적게 발생되는 것이 일반적이나 해에 따라 가을에도 발생이 많은 경우가 있음. 또한 고냉지채소 재배지역에서는 평야지보다 1∼2개월 정도 늦은 8월하순∼9월상순에 발생최성기를 보임.

2. 피해양상


배추좀나방에 의해 피해를 받은 배추

  배추좀나방은 배추, 양배추, 무, 유채 등 십자화과 채소와 냉이 같은 잡초의 잎을 가해함. 이 해충은 크기가 작아 한마리의 식해량은 적으나 1주당 기생개체수가 많고 3∼4령의 유충과 번데기의 경우에는 살충제에 대한 감수성이 크게 떨어져 살충효과가 저조하기 때문에 피해가 크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음. 피해양상을 보면 알에서 갓 깨어난 어린벌레가 초기에는 엽육속으로 굴을 파고 들어가 표피만 남기고 식해하다가 자라면서 잎뒷면에서 엽육을 식해하여 군데군데 허옇게 된 표피를 남기거나 심하면 구멍을 뚫고 점차 엽맥만 남기고 잎전체를 식해하기도 함.
  배추의 경우 유묘기에 발생이 많으며 전체의 잎을 식해하면서 배추의 생육을 저해시켜 고사하게 함. 한편 따뜻한 지역에서는 봄에 배추정식과 동시에 월동배추 잔유물 등에 있던 성충들이 날아와 산란하여 3∼4주간은 비교적 낮은 밀도가 우지되다가 2세대 성충이 출현하면서 일단의 개체군을 형성하고 수확기까지 약2개월간 3세대가 경과되며 유충발생 최성기는 성충발생최성기의 10∼15일 후 쯤에 나타나 피해를 주게 됨.

3. 방제대책
  
방제에 있어 가장 심각하게 대두되는 문제는 약제에 대한 저항성이 빠르게 발현되어 방제효과가 떨어지는데 있음. 배추좀나방은 연간 발생세대수가 많고 채소재배단지에서는 1주간격으로 약제살포를 실시하여 한작형에 10회 내외의 방제를 함으로써 약제저항성이 쉽게 유발되며 실제로 1980년 세계 14개국에서 36약종에 대한 배추좀나방의 살충제 저항성이 보고 되었음. 이와같이 약제에 대한 저항성이 높은 해충의 방제를 위하여 성충활동이 활발한 시기인 해질 무렵에 스프링쿨러로 물을 뿌려주는 방법, 망사 등 피복재료를 이용하여 해충을 구제하는 방법 등 물리적방제법과 기생봉 등 천적류를 이용하여 밀도를 줄이는 생물적 방제법, 성페로몬을 이용하여 교미교란을 시키므로써 발생밀도를 줄이는 방법과 약제방제법 등 여러가지 방법이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음.
  약제에 저항성이 쉽게 발달되는 배추좀나방의 효과적인 방제를 위해서는 약종선택이 무엇보다도 중요 함. 국내에서는 지역별로 약제의 감수성 조사와 함께 우수약제 선발시험을 계속하고 있으며 방제방법 개선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음. 약제를 선택할 때에는 반드시 동일계통인 약제보다 약제의 작용 특성이 다른 계통을 선택해야 하며 동일 약종을 2∼3회 이상 연용하지 말아야 한다. 예를들면 유기인계, 피레스로이드계, 비티제계통의 약제를 서로 교대로 살포토록 하여야 함. 또한 과다한 약제살포를 피하고 약제방제를 꼭 필요한 경우에만 적정약제를 적량 살포함으로써 약제저항성 발달을 사전에 예방 또는 지연시켜 방제효과를 높일수 있도록 하여야 함.

  현재 국내에 배추의 배추좀나방 방제용으로 고시된 농약은 프로싱유제(스미사이딘), 피레스유제(립코드), 프로치오포스유제(토쿠치온), 테프루벤주론유제, 비티-쿠르스타키액상수화제, 비티-아이자와이과립수화제(쎈타리), 에토펜프록스·파프수화제(로드), 헥사프로므론액상수화제, 비티수화제(슈리사이드, 비티사이드), 플루피라포스유제 등 10종이 고시되어 사용되고 있음. 배추좀나방의 유충은 발육정도에 따라 약제에 대한 감수성이 현저하게 차이가 나타나며 특히 노숙유충과 번데기는 살충율이 크게 떨어지는 경우가 있어 방제효과가 낮아지게 됨. 한편 일반 포장에서는 유충의 각 영기와 충태가 혼서되어 발생되기 때문에 다발생시에는 7∼10일 간격으로 2∼3회의 약제살포를 실시해야 함.
  약제살포시 유의할 점은 어린유충은 엽육내에 잠입해 있고 3∼4령 유충은 잎 뒷면에서 식해하므로 약액이 작물체 전체에 고루 묻도록 뿌려주어야 방제효과를 높일 수 있으며 저항성이 생긴 약제는 다른 약제로 바꾸어 써야함. 그러나 한번 약제에 저항성이 유발되면 오랜기간 지속될 뿐만아니라 타약제에도 교차저항성을 나타낼수 있기 때문에 약제선택, 방제적기 및 방제횟수 등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저항성이 유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함.

배추좀나방 유충기생봉의 모습

배추좀나방 번데기 기생봉이 배추좀나방 번데기에 산란하고 있는 모습

  또한 배추좀나방의 포식성 천적으로는 거미류 등이 있고 기생성 천적으로는 알기생봉 1종, 유충기생봉 2종, 번데기기생봉 1종의 발생이 국내에서확인되었으며 이들의 배추좀나방에 대한 기생율은 자연상태에서 최고 60%정도였고 비티제 등 생물농약과 합성피레스로이드계 농약이 천적에 영향이 적은것으로 보고 되었음. 따라서 약제방제시 천적을 보호할수 있도록 천적에 저독성이고 안전한 약제를 선택하여 살포하므로써 기생봉에 의한 배추좀나방의 기생율을 높일수 있는 종합방제개념의 도입이 중요하다고 할수 있음.

 

[참고문헌]

  1. 최인후, 박경하, 조점래, 유재기, 이정운. 1993. 채소 주요해충의 생물적방제 연구. 농약연보고서:232∼246.
  2. 최인후, 유재기, 나승용. 1992. 배추좀나방의 발생생태와 약제방제 효과. 농시논문집(작물보호) 34(1):40∼47.
  3. 이상계, 유재기, 박경하, 방종렬. 1994. 배추좀나방의 생물적방제 연구, 농업과학기술원: 232∼240.
  4. 武田藥品工業(株). 1988. 難防除害 コナガ最近の硏究成果より. 武田植物防疫叢書 第6卷 pp.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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