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벌과 가위벌의 이용 기술2

 Ⅱ. 가위벌의 증식과 관리법

  벌 중에서 꿀벌 외에 화분매개 능력이 높은 곤충으로 가위벌이 알려져 있다. 이 벌은 일본에서 5종류의 분포가 확인되고 있으며 국내에도 여러 종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가위벌은 전부터 일부의 사과 재배 독농가에 의해 사육, 이용되어 왔는데 최근 화분매개 이용 곤충으로서 관심을 끌고 있다.

  1. 생태와 습성

  꿀벌이 여왕벌을 중심으로 사회생활을 하는데 비하여 이 벌은 개개의 암펄이 각자의 집을 만드는 것이 특징이고 교미가 끝난 후 암펄은 집의 선정, 집짓기, 화분 채집, 산란 등 모든 일을 한다. 성질은 매우 온순하여 집을 파괴하여도 쏘는 일이 없다.
  자연계에서 집을 짓는 장소는 지금은 적지만 띠집의 띠 가운데나 처마 밑에 모이는 갈대, 가는 대나무 가운데, 또는 산림의 썩은 나무 등에 집을 짓는다. 일반적으로 자연 상태가 사라진 평탄지에는 적고 대부분이 산간지 농가 주변에서 생활하고 있다. 성충의 출현기를 보면 4월 하순부터 6월 상순경까지인데 이 기간은 낙엽과수류의 개화기에 해당한다.
  먼저 수펄이 나타나고 암펄은 이보다 약간 늦게 출현한다. 벌집 부근에서 교미가 끝나면 암펄은 벌집 부근에 집을 지을 수 있는 장소가 있는가를 조사하고 없으면 새로운 장소를 찾아 날아간다. 집지을 장소가 결정되면 화분(花紛)을 주로 한 채밀 행동을 활발하게 시작한다. 사과꽃에서는 1분간에 10개 전후의 꽃을 방화(訪花)하며, 암펄이 1개의 집에서 필요한 양의 화분을 모으는데 약 20회 정도 벌집과 꽃을 왕복한다.
  모은 화분은 벌집 깊숙한 곳에 화분 덩어리로 만들어 놓고 거기에 타원형의 반투명한 알을 1개 낳고, 토벽(土壁)으로 칸막이를 하고 다음 집짓기로 들어간다. 이리하여 다시 화분을 채집하고 화분 덩어리를 만들어 산란하고 토벽으로 칸막이를 한다. 이렇게 반복하면서 그 장소에서 가능한 수만큼 집을 짓고 나면 마지막으로 입구를 약간 두꺼운 토벽으로 막는다.
  암펄은 산란능력이 있으면 다시 다른 새로운 장소에서 집짓기를 시작한다. 한 암펄의 최대 산란능력은 20알 정도인데 인공적으로 집 재료를 주어 증식을 해 보면 이보다 산란수는 훨씬 적고 실제 증식율은 높지 않다. 알은 7일 정도면 부화하며 유충은 어미벌이 모은 화분 덩어리를 먹으면서 성장한다. 7월 경에 성숙하여 다갈색의 고치를 만들고 용화하여 8월 중순경에 성충이 되어 그대로 소내에서 휴면하고 월동에 들어간다.
  성충은 기온이 15∼16℃ 전후가 되면서부터 활동하기 시작하고 18℃ 이상이 되면 활발해진다. 이 경향은 꿀벌과 같은데 특징은 그 행동 반경이 꿀벌보다도 훨씬 좁다는 것
이다. 멀리 방화한다고 하여도 1km 정도이며 보통은 200∼300m 이내이다. 화분매개 곤충으로 이용할 때의 효율은 더욱 좁혀 50∼60m의 매우 좁은 범위에서도 효율이 뛰어나기 때문에 집중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좋아하는 꽃은 당연히 가위벌이 출현하는 시기의 개화식물이며, 특히 사과, 배, 양앵두, 복숭아 등의 낙엽과수류를 좋아한다. 그러나 이 시기에 유채가 개화하면 가위벌 증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2. 증식법

  가위벌을 이용하는 경우 대상 작물은 사과를 비롯한 낙엽과수이며 채소나 채종용 식물에 대한 이용은 아직 확정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증식도 과수 재배자가 중심이 되는데 처음 문제가 되는 것은 종자벌의 도입 방법이다. 이 방법에는 두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기존 증식자에게서 분양받는 것이고 또 하나는 자연에 서식하는 벌을 회수하는 방법이다. 분양을 받는 방법은 약간의 경비를 요하지만 확실하고 멀리 떨어진 장소에서도 입수할 수 있다.
  한편 자연에 서식하는 벌을 회수하려면 다음과 같은 점에 유의하여 실시한다. 가벼운 증식시에도 대부분 갈대통을 이용한다. 이것은 굵기 7mm 전후의 갈대를 마디를 중심으로 하여 좌우 15cm로 비스듬히 잘라 이것을 100본 정도로 묶는다. 이 묶음을 늦어도 4월 상순 무렵까지 집의 남, 동쪽벽이나, 과수원이나 산림에 가까운 장소에 있는 집의 남, 동쪽 벽에 수평으로 고정한다. 이 작업은 월동 성충이 출현해 버린 시기에는 의미가 없고, 또 증식 장소에서 입수한 경우도 종자벌이 출현하기 전에 집 벽에 준비한 갈대 묶음과 함께 두지 않으면 안된다. 설치한 벌집은 8월 경까지의 사이에는 이동시키면 안된다.
  이렇게 종자벌을 입수하면 처음에는 수량이 충분하지 않으므로 점차 증식을 꾀하지 않으면 안된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증식력이 낮으므로 이용 효율을 얻기까지(10a 필요 기준수 3000마리 전후) 몇년이 걸릴 것이다. 증식율을 높이는 하나의 요인으로 화분원이 부족하면 안되기 때문에 집 가까이에 유채를 식재해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3. 관  리

  이 방화곤충의 증식 관리는 그다지 손이 가지 않는다. 그러나 벌의 양을 늘리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에 유의한다.

  1) 정착율을 높인다

  다량으로 입수한 경우는 문제가 없으나 벌의 양이 적은 경우에는 문제가 된다. 종자벌은 벌집의 조건이 나쁘거나 하면 다른 곳으로 도망하여 정착하지 않는다. 벌집 장소도 바람이 강한 곳이나 북쪽 벽, 비가 때리는 장소, 직사일광이 있는 곳 등은 적당하지 않다. 갈대는 너무 굵거나 가늘어도 벌집으로서는 좋지 않다.  최근에는 종이로 만든 인공통이 갈대집 대체용으로 이용되고 있다.

  2) 천적의 배제

  증식이 억제되는 큰 요인으로 가위벌에는 많은 천적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가루응애의 일종, 애알락수시렁이, 표본벌레, 스투포사밤나방 등을 비롯하여 쥐, 찌르레기, 참새에 의한 영향이 있다. 이들로부터 가위벌을 보호해야 하는데 그중에서도 가루응애의 일종에 의한 해가 문제가 된다. 유충의 사료로 모은 화분 덩어리를 침해하는데서 시작하는데 전염은 이른봄에 벌집에서 어미벌이 출현할 때 그 몸에 부착하고 화분이 모이면 거기에 떨어져서 식해한다.
  부착이 많으면 하나의 갈대통 안의 유충이 전멸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을 방지하려면 기생이 없는 종자벌을 도입한다(회수한 벌에는 부착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 또 갈대통은 오래된 것은 갱신하도록 한다. 기생이 많은 경우는 겨울 동안에 통을 쪼개 벌의 고치만을 꺼내고 다른 것은 소각하며 새로운 벌집 재료로 집을 짓게 한다.
  새로 인한 피해는 방화중에 먹히는 경우도 있지만 벌집 가까이 와서 잡아먹는 경우도 있으므로 벌집을 방조망으로 싸는 것도 고려되고 있다. 또 증식억제 인자로서 약제살포에 의한 영향이 있다. 특히 개화에 근접하여 살포를 하면 영향이 크므로 개화를 시작할 때나 개화 중에는 약제살포를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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