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감기약’ 유자
글·사진 / 오현식 (「농민신문」기자)
유자는 겉이 울퉁불퉁하고 꽉 쥐었을 때 금방 원형으로 돌아오는 탄력이 있는 것이 시장에서 최상품으로 취급된다.
과실 비대기 동안 태풍 피해를 입어 과실 표면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과원을 관리해야 한다.
유자는 추위에 약해 우리나라 남부지방에서만 재배가 가능한데, 배꼽이 약간 돌출된 것이 특징이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노란색으로 익는 유자는 유자청이나 주스, 술 등 솜씨에 따라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다.
유자 과원은 샛노란색의 이색적인 풍광을 자아내기 때문에 도시민들을 대상으로 체험농장으로 운영해 부수입을 올릴 수 있다.

유자는 비타민의 보고라는 레몬보다 비타민C를 세 배나 더 많이 함유하고 있다. 유자의 새콤한 맛을 내는 구연산은 비타민 C와 함께 우리 몸의 피로를 풀어주고 감기와 몸살을 낫게 한다. 건강식품으로 알려지면서 소비가 늘어난 데다 최근 들어 유자청 수출까지 호조를 띠면서 시세가 안정되고 있다.


노랗게 잘 익은 유자 과수원으로 들어서면 절로 코끝을 자꾸 매만지게 된다. 막혔던 콧구멍이 시원하게 뚫리는 것처럼 기분이 상쾌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유자밭에서 바람을 등지고 있으면 새콤한 유자향이 옷 속으로까지 배어드는 듯하다. 새콤한 향은 특히 잎과 열매에 많다. 나뭇잎을 손으로 비벼서 코끝에 대고 향을 맡으면 이보다 더 좋은 천연 향이 있을까 싶다.
유자는 주로 유자청으로 만들어 먹지만 요리 솜씨에 따라 다양하게 이용해 먹을 수 있다. 새콤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주스나 식혜로 만들어 먹으면 좋다. 과실은 껍질이 두껍고 씨가 5∼6개 들어 있다. 씨로 술을 담가 먹어도 좋다. 씨를 설탕에 재워두었다가 술을 부으면 된다. 또한 칵테일에 씨를 띄우면 유자의 새콤한 향이 술맛을 더한다.


레몬보다 비타민C 함량이 많은 과실

유자의 주요 영양분은 단백질 1.8%, 지질 0.8%, 당질 18.2%, 섬유 3.7%, 회분 0.8%, 비타민 150㎎% 등이다. 당분이 적은 데 비해 유기산이 많기 때문에 신맛이 강하다. 유자는 특히 비타민 C를 많이 함유하고 있다. 비타민의 보고라 불리는 레몬보다 비타민 C를 세 배나 더 많이 가지고 있다.
유자는 감기 기운이 있을 때 차로 끓여 마시면 좋다. 유자의 새콤한 맛을 내는 구연산과 비타민 C가 피로를 풀어주고 과로로 인한 감기와 몸살에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밖에 칼슘과 칼륨 등의 무기질이 풍부하다. 또한 유자 속에 들어 있는 비타민 P는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하므로 동맥경화를 완화한다.
요즘은 유자를 목욕하는 데 이용하기도 한다. 일본 사람들은 동지에 유자즙을 푼 물로 목욕하는 것을 즐긴다. 유자의 비타민 C는 신경통과 관절염 등에 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유자 5∼6개를 잘게 썰어서 욕조에 띄우거나 물 1.8∼2ℓ를 붓고 15분 정도 달인 물을 욕조에 넣고 목욕을 하면 좋다. 유자즙을 넣은 물로 목욕하면 혈액순환이 촉진되어 냉증과 신경통, 류머티즘, 피로 회복 등에 좋다.


한약재와 목욕제, 건강식품 등으로 소비 활기

오래전부터 유자는 한방에서 약재로 이용했다. 여러 문헌에서 유자는 위장을 튼튼하게 하는 효과가 있어 소화불량과 구역질이 날 때, 밥맛이 없을 때 이용하면 효과적이라고 전하고 있다. 또 가래를 삭이고 기침을 멎게 하는 데도 좋다고 한다. 몸의 열을 내리는 효과 때문에 답답한 가슴을 시원하게 하고 숙취를 푸는 데도 그만이다. 물고기 독이 올랐을 때에도 유자를 먹으면 좋다. 횟집에서 생선회와 함께 유자를 얇게 썰어 접시에 담아내는 것은 이 같은 효과 때문이다.
유자의 원산지는 중국의 양자강 상류지역이다. 어떤 경로를 통해 우리나라에 유자가 들어왔는지 정확한 기록은 없다. 장보고가 신라 문무왕(840년) 때 당나라에서 가져왔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을 뿐이다. 장보고가 중국에서 선물로 받아 도포 자락 속에 넣어 가져오다가 풍랑을 만나 유자가 깨지는 바람에 경남 남해에 심은 것이 최초였다고 한다. 이와 함께 『세종실록』에서는 세종 8년(1426)에 호조가 전라도와 경상도에 유자를 심도록 명령을 내렸다고 전하기도 한다.


남부지방에서 재배 가능한 ‘대학나무’

예전엔 집안 마당이나 논밭둑에 심었지만 요즘에는 대량으로 재배하는 경우가 많다. 유자나무는 감귤나무만큼 추위에 약하기 때문에 주산지는 제주도를 비롯해 전남의 고흥, 완도, 진도 지방과 경남의 거제, 남해, 통영 등 남부지방이다. 몇 해 전만 하더라도 귀했고 워낙 비쌌기 때문에 ‘대학나무’라 불렸다.
가을햇살에 노란색을 발하기 때문에 과원의 풍광이 일품이다. 이를 이용해 도시민들을 대상으로 체험농장을 운영하는 곳도 늘고 있다. 향긋한 유자향을 맘껏 맡으면서 전지가위를 이용해 유자를 직접 따보는 것도 도시민들에게는 이색체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자나무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을 수 있도록 과원을 조성해 볼 만하다.
유자는 아직까지 수입되지 않는 농산물 중의 하나인데, 유자청 등의 가공식품이 일본과 중국, 미국 등으로 수출된다. 특히 최근 들어 중국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대중국 수출물량이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과 중국에서 주로 나는데 세계적으로 교역량은 미미하다.


재배면적 줄어들어 가격 안정세 유지

유자는 한때 생산과잉으로 나무를 베어내는 농가가 많았으나 최근 들어 가격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껍질이 울퉁불퉁하고 배꼽 부분이 뾰족하게 튀어나온 것이 품질이 좋은 것으로 인정받는다. 또 무게가 170∼230g이고 꽉 쥐어봤을 때 금방 원형으로 돌아오는 탄력이 있어야 한다. 지난해의 경우 서울 가락시장에서 10㎏ 상품 한 상자가 2만~3만 원선에 거래됐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유자 소비가 늘고 있다.
유자나무는 영하 9℃ 이하로 내려가면 동해를 입기 때문에 부산과 목포를 잇는 이남 지역에서만 재배가 가능하다. 요즘 화분에 심어 관상용으로 많이 기르는데 날씨가 추워지면 관리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유자는 연평균 기온이 14∼15℃이고, 겨울철 최저 기온이 영하 9℃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지역이 좋다. 영하 9℃ 이하로 떨어질 경우 잎이 얼어 떨어진다.
유자는 햇빛이 부족하면 꽃눈 형성이 불량하여 제대로 수확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가지를 유인하여 수관 내부까지 햇빛이 충분히 들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무에 가시가 있기 때문에 수확하는 데 일손이 많이 드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나무가 어릴 때 원가지를 4개 선발해 와이(Y)자 나무모양을 만들면서 키 높이를 낮추도록 관리해야 한다. 전남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유자나무의 재식거리를 5×2m로 하고, 와이자형 철골을 활용해 원가지를 유인하면 관행 재배방식(재식거리 5×5m)에 비해 수확량을 늘릴 수 있다고 한다.
강수량은 많은 편이 좋고, 특히 여름과 겨울에 강수량이 많아야 좋은 품질의 유자를 생산할 수 있다. 이 같은 조건의 우리나라 남해안 일대는 계절풍의 영향을 많이 받는 탓에 여름에 태풍 피해가 크다. 태풍으로 인해 가지나 가시에 과실이 피해를 입을 경우 외관상품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겨울에 찬바람이 불면 잎이 떨어지고 언피해가 나타난다. 이 때문에 밭 주위에 방풍림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


땅심이 깊고 배수가 잘 되는 곳이 적지

토양은 땅심이 깊고 배수가 잘 되는 곳이 적지다. 또 공극량이 많고 보비력과 보수력이 적당한 토양이 좋다. 토양의 산도는 6.0∼6.5 범위의 약산성이 좋으므로, 강산성의 토양은 석회를 넣어줘야 한다. 과원은 남향이고 완만한 경사지로서 일조량이 많고 태풍의 피해가 적은 곳을 고른다.
국내의 유자 품종은 대부분 재래종이다. 일부 지방에서는 최근 일본에서 도입한 품종을 생산하기도 한다. 그러나 품질은 재래종보다 훨씬 못하다. 재래종은 열매가 굵고 향이 강한 데 비해 일본에서 수입한 것은 쓴맛이 강하다. 유자의 품질은 토질과 기후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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