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에서 쓰는 시설토양 이어짓기 장해 경감 방법

 백색혁명으로 불리는 시설재배는 농업인 소득향상과 사람들에게 다양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등 삶의 질 향상에 많이 기여해 왔다.

 그러나 주어진 시설에서 같은 작물을 재배하고, 연중 재배하므로 이어짓기 장해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어짓기 장해란 같은 장소에서 같은 작물을 계속해서 재배할 경우 재배관리가 충분하여도 작물생육이 불량해지고 수량이 떨어지며 품질이 현저히 나빠지는 것을 말한다.

 이어짓기 장해 원인으로는 토양물리성 악화, 토양양분 소모, 토양양분 집적과 불균형, 독소집적, 토양병해충을 비롯한 유해 토양미생물 증가 등이다.

 시설재배지는 관수와 빈번한 경운 등 집중적인 재배관리로 토양구조가 파괴되어 토양물리성이 악화된다. 또한 강우가 차단되기 때문에 비료 유실이 적고 비료가 잔존해 있기 때문에 염류집적이 많다.

 일부 농가에서는 시설 안 토양 잔류양분을 고려하지 않고 가축분이나 비료를 너무 많이 주어 염류가 집적되고 있다.

 또한, 이어짓기는 토양 속 미생물 균형을 무너뜨리며 단순화시킨다. 즉, 특정 병을 발생시키는 미생물이 많아져 피해가 늘어나는 것이다. 앞으로 시설재배지에서 생산성을 유지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이어짓기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 동안 원예연구소에서는 합리적인 토양관리로 연작피해를 줄일 수 있는 우수사례를 조사 발굴하였으며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연작장해 경감 현장 사례

가. 농산 부산물을 재료로 한 양질 퇴비사용

  경상북도 성주군에 위치한 한 농가는 15년 이상을 한 장소에서 참외농사를 지어왔다. 토양관리에 특히 관심이 높아 많은 관련 서적을 읽고 일본에서 정보를 수집하였다.

 이 농가는 현재 퇴비사를 설치하여 토양 물리성을 개량과 좋은 완효성 비료 공급 등 목적에 맞는 퇴비를 직접 만들어 이용하고 있다.

 퇴비사는 3면에 구멍을 뚫어 공기를 충분히 공급하여 부숙이 원활하게 되게 하였다. 또한, 부숙 기간별로 관리를 하기 위하여 퇴비사를 3개로 나누었다.

 유기물은 토양 중에서 미생물이 분해하며 질소, 칼리, 미량요소 등 양분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토양 입단화를 촉진하여 토양을 부드럽게 해주며 유기물 자체가 보수력이 뛰어나 토양 수분 공급능력이 좋아지게 한다.

 퇴비재료는 우드칩, 대두박, 쌀겨, 가축분 등을 이용하고 온도계를 설치하여 퇴비온도가 70℃ 이상이 되지 않도록 한다.

 재료 비율은 목적에 따라 투수성과 통기성을 개선하고자 할 때는 거친 유기물을 많이 넣고 부족한 비료성분을 공급하거나 미생물 먹이를 공급하고자 한다면 부드러운 유기물을 많이 넣도록 한다.

 자가 제조한 퇴비는 6개월 이상 퇴비화 과정을 거친 후 10a당 2~3톤을 시비하였다. 농가 관리기간에 따른 토양 용적밀도를 보면 토양관리를 오래한 하우스는 용적밀도가 낮게 나타났으며 이는 재배관리가 오래될수록 땅이 더 부드러워져 장기간 노력해야 물리성이 좋아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 심토파쇄로 작토층 확보

 경상남도 진주시에 위치한 농가는 한 장소에서 8년간 풋고추를 재배하고 있다. 풋고추는 뿌리가 50㎝ 이상 깊이 분포하기 때문에 작토층 확보가 중요하다.

 작토층이 깊다는 것은 작물 뿌리가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이 넓다는 것을 의미한다. 깊은 작토층에서는 뿌리 활성이 좋아져 오랫동안 재배할 때 뿌리에 충분한 양수분 공급이 가능하다.

 시설하우스에서는 표토 토양은 부드럽지만 잦은 경운과 관수로 관리기가 들어가지 않는 30~40㎝ 아래에는 토양 교질이 결합하여 경반층(딱딱한 층)이 형성된다. 이것은 작물 근권발달을 막고 양분과 수분 이용을 저해시킨다.

 이 농가는 깊은 작토층을 확보하기 위해 매년 8월 이랑세우기 할 때 심토파쇄를 하였다. 심토파쇄기 날이 깊이 들어가게 하기 위해 먼저 얕게 쟁기질을 한 번 하고 심토파쇄를 할 때에는 파쇄날이 최대한 깊이 들어가게 하여 낮은 속도로 트렉터를 운전한다.

 심토파쇄 후 토양 깊이별 경도변화를 보면 심토파쇄를 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하여 50㎝ 깊이까지 부드럽게 된다. 하지만 심토파쇄를 할 때는 배수가 잘되므로 재배관리 초기 한발(건조)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다. 염류 없애는 작물 재배와 천창 개방

 충청북도 청주에 위치한 농가는 토마토와 엽채류를 10년 이상 한 자리에서 재배해 왔다. 연작 기간이 길어질수록 토양 염류 농도가 높아져 염류 농도를 낮추기 위하여 제염작물(염류를 없애는 작물)을 재배하고 천창을 개방하였다.

 제염작물 재배와 천창 개방은 염류를 없애는 효과가 담수와 비교하면 작지만 토양 물리성을 안전하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매년 휴한기인 7~8월에 호밀, 옥수수, 크로타라리아(녹비작물) 등을 심은 후 천창을 최대로 개방하여 비가 시설 안으로 들어오도록 관리하고 있다.

 제염작물은 파종시기에 따라 온도 적응성을 판단하여 파종하며 염류농도가 높을 경우 제염작물을 토양에 환원시키기 보다는 없애준다.

 

라. 적절한 가축분 사용으로 토양 건전성 유지

 경상남도 진주시에서 5년간 같은 장소에서 풋고추를 재배해 오고 있는 사례 농가는 논을 이용하여 시설재배를 하고 있어 점토함량이 높고 비료나 축분이 집적되기 쉬운 경우이다.

 그래서 매년 농업기술센터에서 토양 검정을 받아 토양 양분 변화를 주시하고 가축분 시용량을 조절하고 있다. 또한 점토 함량이 주어 토양을 부드럽게 만들고, 퇴비나 유기물은 비료 개념보다는 토양 물리성과, 생물성을 향상시키는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현재 영농현장에서 하고 있는 병해충 방제, 토양소독, 담수 등은 연작장해 요인을 일시적으로 없애주고 응급처리 성격이 짙다.

 약제소독은 단기 효과는 있지만 완전방제가 어렵고, 유용 토양미생물  활동을 억제시켜 토양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연작 피해를 효과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연작을 하지 않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연작과 집약재배가 불가피한 시설재배의 특성을 고려해 보면 합리적인 작부체계를 도입해야 한다.

 유해 미생물과 선충 밀도를 줄이고, 토양검정으로 적절한 시비를 하여 염류집적을 방지하고, 좋은 유기물시용과 적정 토양수분관리로 부리부근 환경을 개선하는 등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측면에서 대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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