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회 100배 즐기기

 

<1회> 오감(五感)으로 느껴야 제맛 

 

오감(五感)으로 느껴야 제맛

“생선회를 무슨 맛으로 먹느냐 ”는 질문을 하면 “쫄깃쫄깃한 맛, 싱싱한 맛, 담백한 맛, 고소한 맛 때문에...”등 다양한 표현을 한다. 심지어 초장맛으로 먹는다는 대답까지 나온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어떤 맛으로 생선회를 먹는다고 표현할지 궁금하다.
음식 맛이 좋고 나쁨은 우리가 갖고 있는 오감(五感)을 통해 판단한다. 눈으로 보는 시각(視覺), 코로 맡는 취각(臭覺), 귀로 듣는 청각(聽覺), 혀로 느끼는 미각(味覺), 이빨로 느끼는 촉각(觸覺)으로 맛의 정도를 판별한다. 음식종류에 따라 오감의 역할이 달라진다.


일본요리는 눈으로 먹는다는 표현처럼 시각을 중요시한다. 접시에 먹음직스럽게 담겨져 있는 선홍색 참치회는 소비자 시각을 자극, 참치회맛을 한결 좋게하는 효과가 있다. 횟집에서 생선회를 막 썰어 접시에 엉기성기 담는 것은 시각효과를 포기한 것이다.


프랑스요리는 향으로 먹는다고 한다. 커피향, 와인향 그리고 장어구이냄새는 취각을 자극해 향긋한 맛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스낵제품을 씹을때 바삭바삭하는 경쾌한 소리는 청각을 즐겁게 해 음식 맛을 돋군다. 혀로 느끼는 단맛, 짠맛, 쓴맛, 신맛, 감칠맛을 적절하게 조절, 조리한 식품은 미각을 북돋운다. 또 촉감은 음식을 씹을때 주로 이빨로 느끼는 씹힘성(단단함)으로 결정된다. 그리고 이들 오감은 음식 종류에 따라 관여하는 정도가 각기 다르다.


생선회를 먹을때 이들 오감가운데 씹을때 이빨로 느끼는 촉감 말하자면 육질의 단단함(쫄깃쫄깃함)과 혀로 느끼는 미각 즉 지방질 및 엑스분 함량이 주로 생선회 맛을 결정짓는다. 참치회처럼  다양한 생선회와 이를 담는 데코레이션 시각도 일부 관여하지만, 취각과 청각은 생선회 맛의 결정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흰살 생선회는 씹힘성을  붉은살 회는 혀로 느끼는 맛

생선회는 크게 흰살 생선회와 붉은살 생선회로 나뉘어진다. 대체로 넙치, 우럭, 돔, 농어 등과 같은 흰살 생선회가 방어, 참치, 고등어 등과 같은 붉은살 생선회보다 육질이 단단해 씹힘성이 좋으므로 고급횟감으로 취급된다. 반면 붉은살 생선회는 흰살 생선회보다 씹힘성이 떨어지지만 혀로 느끼는 맛이 괜찮다. 따라서 육질이 단단한 흰살 생선회는 씹히는 맛을 느끼려고 노력해야하고, 붉은살 생선회는 혀로 맛을 음미해야 참맛을 볼수 있다.

복어회는 어떻게 즐기나
육질이 단단한 복어회는 씹힘성이 강해 세계 4대 진미식품으로 취급된다. 일인분에 10만원 이상 고가여서 서민들이 먹기에 다소 부담스럽다. 복어회는 육질이 단단하기 때문에 나비가 날아가듯 얇게 썰어야 적당한 씹힘성을 유지하게된다. 얇게 썬 복어회 한점을 입에 넣고 혀로 굴려 담백한 맛을, 씹으면서 씹히는 맛을 느끼면서 고급스럽게 먹어야 한다.
지방질이 30%나 듬뿍든 참치 배살(도로)은 혀로 느끼는 맛이 일품이어서 최고의 생선회로 꼽힌다. ‘봄 도다리 가을 전어’로 잘 알려져 있는 가을 전어도 지방질 및 혀로 느끼는 맛이 일품이다.
접시에 담겨져 나오는 생선회는 맨먼저 담은 모양이나 종류별 선택 또는 썰어진 형태 등을 눈으로 먼저 느껴야한다. 먹을 때는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씹힘성과 미각의 두 감각을 총동원, 종류별 생선회의 오묘한 맛을 되씹어야 할 것이다.

홍어회 맛은 어떻게 느낄까
 홍어회는 호남지역 특산품으로 코를 톡 쏘는 독특한 냄새와 오돌오돌한 씹힘성이 매력이다. 흰살 생선회는 씹힘성, 붉은살 생선회는 미각으로 느낀다면, 홍어회는 코를 찌르는 독특한 냄새가 강할수록 고급으로 치기때문에 후각으로 먼저 느끼고 오돌오돌하게 씹히는 맛을 그다음 즐겨야한다.
 홍어는 가오리과에 속하며 생김새만으로는 가오리와 구분이 어렵다. 홍어가 가오리보다 비싼 이유는 홍어육에 톡 쏘는 요소와 TMAO(트리메틸아미네옥사이드)물질이  대단히 많아 회로 만들면 암모니아와 TMA가 많이 생겨 냄새가 강하게 나기 때문이다.
 
미식가가 되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음식맛을 잘 아는 미식가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 인간이 갖고 있는 5감을 향상시키려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일본, 프랑스에서는 초등학생들에게 미각을 훈련시키는 프로그램을 교육하고 있다. 미식가는 먹는 행복을 다른 사람보다 더 느낄수 있어 더 풍부한 삶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얼기설기 썰고 대충 먹는 우리의 생선회 식문화를 하루 빨리 고쳐 종류별 생선회의 독특한 맛을 느끼면서 먹는 방법으로 바꾸면 한결 회를 음미하기 좋을것이다.(趙永濟 ? 부경대교수)

 


<2회> 비오고 흐린날 생선맛 변함없어  

비오고 흐린날도 생선회맛 변함없어
비가 오거나 흐린날은 보통 생선횟집에 손님 발길이 뚝 끊긴다. 흐린날, 비오는날은 생선회를 먹으면 안좋다는 잘못된 인식 때문이다. 과학적 근거가 전혀없는 이런 인식의 발로가 무엇인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생선회를 많이 먹는 일본은 비오고 흐린날에도 여전히 생선회를 즐긴다. 왜 우리국민들은 비오고 흐린날에 생선회를 먹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지 근거를 유추해 보자.
첫째, 지금처럼 양식기술이 발달되기 이전 자연산 생선회만 먹었던 시절에는 비오고 흐린 날은 일기불순으로 고기잡이 배가 출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다. 이 경우 며칠전 잡아 수조에 가두어 두었던 자연산 활어는 좁은 수조에서 스트레스를 받아 육질이 퍼석해져 갓 잡은 생선회보다 맛이 떨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양식기술이 발달, 날씨에 상관없이 언제라도 싱싱하고 맛있는 양식산 생선회를 구할수 있으므로 그럴 염려가 없다.


둘째, 비가 오거나 흐린날은 맑은날보다 습도가 높기 때문에 이런 날 식중독에 걸리기 쉽다는 생각도 할수 있다. 패혈증 원인균인 비브리오 블니피쿠스 증식에 미치는 습도와 온도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필자 연구실에서 넙치육에 비브리오균을 오염시킨 후 각종 습도(겨울철 습도 40%, 여름철 습도 70%, 비오는 날 습도 90%)로 조절된 용기에 넣고 30℃ 및 7℃에 저장하면서 균 증식 정도를 실험했다. 아래 표처럼 비브리오균 증식에 습도 영향은 거의 받지 않았다. 또 7℃ 저장상태에서 생선회를 먹는데 걸리는 2시간까지 균 증식이 없었다. 따라서 비오고 흐린날은 습도가 높아 식중독이나 패혈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생각은 잘못됐다는 것을 단적으로 증명한다. 생선회를 위생적으로 취급하고 저온으로 보관하면 식중독 이나 패혈증은 전혀 걱정거리가 아니다.


셋째, 예전 냉장고 등 저온시설이 없고 위생관념이 부족할 때 바닷가 또는 재래식시장 노점에서 여름철에 생선회를 썰어놓고 판매하는 것을 먹고 식중독에 걸릴 확률도 배제할수 없다. 또 지나가는 소나기에 흠뻑 젖은 생선회를 먹어보면 그 맛이 좋았을 리가 만무하다. 이런 현상들때문에 비오고 흐린날은 생선회를 먹으면 안된다라는 인식을 심어주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요즘 생선횟집은 전부 실내에 있고 위생적으로 회를 취급하고 있을뿐아니라 살아있는 생선을 조리하기때문에 비오고 흐린날이라고 해서 식중독에 걸리기 쉽고 맛이 떨어진다는 생각은 아주 잘못된 것이다. 오히려 이런 날은 손님이 적어 대접을 더 잘 받을 수 있다.  일부러라도 흐린날이나 비오는 날을 골라 생선회를 먹어보자.

매년 여름 찾아오는 불청객 적조

매년 여름이면 비브리오 패혈증과 함께 반갑지않은 불청객 적조가 찾아온다.  양식장에 적조가 덮치면 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우던 활어들이 순식간에 대량으로 폐사된다. 적조를 막기 위해 황토를 바다에 뿌리는 것이 현재로선 유일한 퇴치 방법이지만 적조발생을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바다를 오염시키지 않아야 한다.
적조는 육지에서 흘러 들어오는 식물성 플랑크톤 코클로디늄이 오염된 연안에서 수온이 높은 여름철에 급격히 증식, 발생한다. 해류로 바닷물이 유동할때 연안으로 확산돼 연근해 양식장에 피해를 준다.


적조띠가 가두리양식장을 덮치면 코클로디늄이 활어 아가미에 붙어 질식해 대량으로 죽는 것이지 코클로디늄의 독성 때문에 폐사하는 것이 아니다.
적조를 일으키는 코클로디늄은 독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적조로 폐사한 양식 어류는 즉시 수거해 매장 처리되기 때문에 시중에 유통되는 활어는 위생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적조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철 생선회 먹기를 꺼리는 사람이 많은데 과학적으로 전혀 근거없는 얘기다. 적조가 오고 패혈증 주의보가 발령돼 손님이 적을때 횟집을 찾으면 오히려 특급손님 대접을 받을수 있다. 필자는 이때 생선회를 더 많이 먹는다.

 

<3회> 야채에 싸서 먹는 습관 버려야  

야채에 싸서 먹는 습관 버려야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선회를 먹는 방법은 상추 및 깻잎 등 야채에 생선회 몇 점을 올려놓고 양념 된장, 마늘, 고추 등을 넣어 싼 다음 우적우적 씹어 먹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생선회를 이렇게 먹는 방법이 보편화된 것은 우리의 식문화가 쌈문화인 것도 하나의 큰 이유가 될 것으로 추측된다.
생선은 쇠고기, 돼지고기 등 축육과 마찬가지로 산성식품이므로 알칼리성 식품에 속하는 야채와 함께 섭취, 산성식품과 알칼리식품의 균형을 취해주는 것은  건강을 위해 대단히 좋다. 그러나 안심이나 등심 등 쇠고기 고급 부위만큼 비싼 생선회 고유의 향과 맛을 보지도 못하고 자극성이 강한 마늘, 된장 등과 같이 먹으면서 잡탕 맛으로 우리 미각을 둔감하게하는 시식방법은 생선회를 먹는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 비싼 고급음식을 저급음식으로 바꾸어 먹는 셈이다. 또 마늘 및 된장 등 강한 향이 생선회 고유의 맛을 떨어뜨릴뿐더러 야채가 생선회의 씹힘성을 막아 회맛을 느끼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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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회를 이렇게 먹는 것이 우리나라의 대표적 생선회 식문화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같은 이론적 뒷받침없는 식문화로는 우리 생선회를 국제화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필자는 강연 및 홍보 자료 등을 통해 생선회를 야채에 싸먹지 말고 생선회 따로, 야채 따로 먹자는 주장을 자주 하는데 대부분 수긍하면서도 지금까지 싸먹던 습관을 단번에 버리기가 쉽지않다는 말을 한다.  


생선은 쇠고기, 돼지고기 등 축육과 마찬가지로 산성식품이다. 따라서 알카리성 식품인 야채와 같이 먹는 방법은 균형있는 시식법이라 하겠다. 체중의 60~70%를 차지하는 우리 몸의 체액은 pH 7.5 정도의 약알카리성이므로 채소와 과일류, 해조류 등 알카리성 식품 섭취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다고 회와 야채로 쌈을 싸먹거나 비빔식으로 마늘, 양념장과 곁들여 먹으면 고유의 맛을 잃게 되니 절대 피해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선회를 야채에 싸 먹는 것을 보고 일본사람들이 눈이 휘둥그레지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생선회를 잡탕 맛으로 먹는 방법을 버리고 생선회 따로, 야채 따로 먹으면서 고급음식으로서 맛과 가치를 알고 느껴야 할것이다.

왜 참치회를 김에 싸서 먹나
우리나라 참치어선이 남태평양에서 본격 참치잡이를 시작한 것은 1960년대 초반.  당시 참치는 잡은후 바로 일본으로 수출하는 외화벌이 효자품목이었다.
 어획한 참치는 내장과 아가미를 제거하고 영하 60℃ 이하로 초급속 동결,  어창에 보관했는데 꽁꽁 얼어 돌맹이처럼 단단한 라운드상태 참치가 파도로 배가 흔들리면 어창안에서 이리 저리 굴러 상처를 입기 때문에 경매가격이 떨어졌던 것이다.  참치가 구르지 않도록 하기위해 참치와 같이 잡았던 기름치(Oil Fish, 게르치과의 심해어)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 참치 사이에 고정대로 끼워 넣었는데 고정대 역할을 했던 기름치가 국내에 들어오면서 참치회로 둔갑한 것이다. 기름치는 이름 그대로 지방질이 대단히 많아 그냥 먹으면 느끼한 맛이 강해 이 맛을 상쇄시키려고 김에 싸 먹었던 것이다. 이것이 습관화돼 지금처럼 참치회를 김에 싸 먹는 웃지못할 아이러니를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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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치회를 김에 싸 먹으면 김의 독특하고 강한 냄새성분(황화수소, 메틸디슬파이드, 유기산 등)과 맛(아미노산, 이노신산 등)이 참치회의 고유한 맛을 반감시키므로 참치회의 참 맛을 느낄 수 없게 된다.  참기름에 찍어 먹어도 참기름의 강한 향이 참치회 고유의 맛을 약화시켜 참치회를 김에 싸거나 참기름에 찍어 먹는 방법은 분명히 손해를 보는 시식방법 이다. 역시 참치회는 한점씩 고추냉이(와사비)에 찍어 먹는 것이 참치회 고유의 맛을 최대로 느낄 수 있는 방법이다.


<4회> 한국과 일본 생선회문화 차이  

한국-일본 생선회문화 차이
우리나라와 일본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생선회를 먹기 시작한 역사도 조선중기 정도로 비슷하지만 생선회 식문화는 많은 차이점이 있다.
우리국민의 생선회 식문화는 살아서 펄떡펄떡 튀어야 생선회라는 개념과 생선회의 맛은 먹을때 이빨로 느끼는 육질의 단단함 즉 씹힘성을 중요시하는 활어회(活魚膾) 문화 또는 씹힘성의 문화로 표현할 수 있다. 반면 일본은 죽여서 일정시간 지난 후 먹으면 맛이 더 좋아진다는 개념과 혀로 느끼는 맛에 중점을 두고 먹는 선어회(鮮魚膾) 문화 및 미각(味覺)의 문화로 구분된다.  


 우리나라는 활어 수송차량을 이용, 어류를 살려서 생산지에서 소비지까지 수송할 뿐만 아니라 횟집에서도 수조시설이 필요한 반면, 일본에서는 죽여서 선어 상태로 수송하며 수조도 필요 없다. 따라서 선어 수송은 경비 절감효과 뿐만 아니라 수송중 생선회 맛이 좋아지는 효과도 있다.


 내년부터는 우리나라도 우리국민의 생선회 식문화인 씹힘성에 적합한 선어회 수송방법을 실용화시키기 위해 필자 연구실에서 해양수산부 용역으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선어회가 보급되면 수송경비나 시설비를 절약할수 있어 지금의 1/2~2/3정도로 값이 저렴해지고 위생적으로 안전하며 맛있는 생선회를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을 것이다.

 먹는 방법과 양념장의 차이
 일본 사람들은 생선회를 한점씩 고추냉이(와사비) 소스에 찍어서 생선회의 종류별에 따른 고유한 향과 맛을 느끼면서 먹는 반면, 우리 국민들은 생선회를 야채에 마늘, 된장, 초장, 고추 등과 함께 싸서 포식하며 생선회만의 맛보다는 여러 가지 맛을 한꺼번에 느끼면서 먹는 �뽕의 시식방법이다. 그리고 일본은 생선회의 양념장이 주로 고추냉이(와사비) 소스인데 반하여, 우리는 고추냉이 소스는 물론이고 주로 된장과 초장 그리고 이 것들을 혼합하여 먹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이와 같은 시식방법은 된장과 초장의 강한 향과 맛이, 생선회의 고유한 향과 맛을 느끼지 못하도록 막아 버린다.
 우리나라는 생선회와 초밥의 소비 비율이 약 7:3으로 생선회 중심인데 반하여 일본은 초밥과 생선회의 소비 비율이 약 7:3으로 초밥 중심이다. 이는 생선회 식문화가 우리나라가 씹힘성의 문화이고, 일본이 미각의 문화인 것과 깊은 관계가 있다. 참고로 일본은 전국 초밥조합이 전국 41개 도도부현(都島府縣)과 그 산하 6백개 이상의 시지부로 구성된 거대한 단체로 돼있으며 초밥 단일 품목으로 연간 약 15조원의 거대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종류 따라 양념장도 달라

생선회 양념장에는 고추냉이(와사비)를 간장에 푼 고추냉이소스, 초장, 된장 등이 일반적이며 기호에 따라 선택하도록 횟집에서 모두 내놓고 있다. 우리 식문화가 비빔문화여서인지 양념장도 어김없이 이것저것 섞어 개인 성향에 맞는 양념장을 제조하는 사람도 있다.
생선회는 종류에 따라서 고유의 향과 맛이 있으므로 생선회 고유의 맛과 향을 최상으로 느끼기 위해서는 흰 살 생선을 중심으로 하는 대부분 생선회는 고추냉이소스에 찍어서 먹는 것이 좋으며, 고추냉이에 있는 톡 쏘는 맛의 시니그린은 비린내를 제거함과 동시에 항균력이 있다.
지방질이 많은 생선은 선도 저하가 빠르며 좋지 못한 냄새를 내므로 이런 냄새 를 된장에 들어 있는 단백질이 흡착해(콜로이드 흡착) 냄새를 느끼지 못하도록 하거나 된장의 발효 생산물인 카르보닐화합물이 냄새성분을 비휘발형으로 만들어 버린다. 따라서 지방질 함량이 많은 전어, 고등어 등은 된장에 찍어 먹는 것이 좋다.
그리고 굴, 우렁쉥이, 오징어 등과 같은 패류 및 연체류는 초장에 찍어 먹는 것이 고유한 맛을 느낄 수 있다.

<5회> 종류따라 먹는 순서 있다  

생선회는 종류에 따라서 먹는 순서가 있다

- 흰 살 생선회는 육질이 단단하고 맛이 담백하며, 붉은 살 생선회는 육질이 연하고 진한 맛을 낸다
생선은 육색이 흰 복어, 넙치, 돔, 우럭, 농어 등의 흰 살 생선과 육색이 붉은 방어, 참치, 전어, 고등어, 전갱이 등의 붉은 살 생선으로 나눌 수 있다. 흰 살 생선이 붉은 살 생선보다 육질이 더 단단하므로 고급 횟감으로 취급되며 맛이 담백한 반면에, 붉은 살 생선은 육질은 흰 살 생선보다는 연하지만 혀로 느끼는 맛 성분이 많아서 맛이 진하다.

- 흰 살 생선회를 먼저, 그리고 붉은 살 생선회를 먹어야 생선회의 참 맛을 느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생선회를 먹는 순서는 담백한 맛을 내는 흰 살 생선회를 먼저 먹고, 다음에 맛이 진한 붉은 살 생선회를 먹는 것이 각각의 생선회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시식 방법입니다. 그렇지 않고 반대로 붉은 살 생선회를 먼저 먹고 흰 살 생선회를 뒤에 먹으면, 붉은살 생선회의 진한 맛이 입에 남아 있기 때문에, 흰 살 생선회 고유의 담백한 맛을 느낄 수 없게 됩니다.
미식가들이 생선회를 먹을 때에 흰 살 생선회를 붉은 살 생선회보다 먼저, 그리고 생선 초밥을 먹을 때도 하나  먹은 다음에는 차(茶)를 마시거나  생강 초절이를 씹어서 그 맛을 깨끗이 씻어낸 후에 다음 생선 초밥을 먹는 방법은, 생선회의 종류에 따른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올바른 시식 방법입니다.

누드회가 생선횟집에서 유행한다고 하는데, 누드회란?

 누드회라는 용어를 처음 들어보신 분이 많으실 겁니다. 생선회를 낼 때에 접시에 무채를 깔고 그 위에 생선회를 놓는 것이 일반적이죠. 그런데, 무채를 깔지 않고 접시 위에 바로 생선회를 놓는 것을 누드회라고 합니다.

생선회 접시에 무채를 까는 이유?
 - 생선회를 낼 때에 접시에 무채를 깔고 그 위에 생선회를 놓는 이유가 있죠. 그 이유는 보기 좋게 하는 시각적인 효과도 있을 뿐만 아니라, 생선회는 건조되면 맛이 떨어지죠. 무채는 생선회의 건조를 막아서 습기를 적당하게 유지하므로서, 생선회의 맛을 보존하도록 하고, 또, 무채가 생선회의 비린내를 없애는 역할도 합니다.
 - 이런 무채의 역할을 모르고, 무채를 까는 것이 생선회의 양을 많게 보이도록 하는 속임수라는 인식 때문에, 누드회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 생선회는 비싼 고급 음식이죠. 고급 음식을 고급스럽게 먹어야, 고급 음식으로서의 가치를 가질 것입니다. 막 썰고 막 먹는 형태에서 벋어나서, 생선회의 종류에 따른 맛을 음미하는 시식방법으로 발전되어야 우리의 생선회 식문화가 up-grade될 것입니다.
   
생선회에 레몬즙을 짜지 말자

- 횟집에서 조리한 생선회의 쟁반에는 생선회와 함께 1~2개의 레몬조각이 놓여 있으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레몬을 짜서 생선회 위에 고르게 뿌린 다음에 생선회를 먹으며, 니가 짜니까 나도 짠다는 식으로 무의식적으로 짜고 있다. 어떤 사람은 레몬즙이 생선회의 비린내를 없앤다고 생각하고 있다.


- 레몬즙은 강한 산성(pH 2.4)이므로 생선회 위에 레몬즙을 짜면 생선회의 색택이 변할 뿐만 아니라, 생선회는 살아있는 활어를 바로 조리하므로(pH 7.0) 비린내가 거의 없다.
- 생선회에 레몬즙을 짜면 생선회의 종류에 따른 독특한 향과 맛을 강한 레몬즙의 향이 막아 버리므로, 생선회에 레몬즙을 짜는 것은 생선회 고유의 향과 맛을 느끼지 못하는 시식 방법이다.
- 생선 요리에 레몬즙을 뿌리는 것은 생선이 선도가 떨어지면 알칼리성 물질인 암모니아, 아민 등 좋지 못한 냄새 성분이 많이 나오므로, 산성인 레몬즙이 알칼리성 물질을 중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 따라서, 선도가 떨어진 원료로 만든 생선구이 등의 생선 요리에는 레몬즙을 뿌릴 필요가 있지만, 생선회는 선도가 아주 좋기 때문에 레몬즙을 뿌릴 필요가 없다. 개인적으로 레몬즙 맛을 선호한다면 자기의 양념장에 짜 넣어야 할 것이다.
- 다른 한편으로는 레몬즙이 비브리오균을 죽이기 때문이라고도 생각한다. 비브리오균은 산(酸)에 약하므로 레몬즙에 빠뜨리면 죽겠지만, 생선회에 레몬즙을 짜는 정도로는 죽지 않는다. 비브리오균이 죽을 정도로 생선

 

<6회> 생선회 가장 맛있는 온도  

생선회가 가장 맛있는 온도는?
 음식을 먹을 때 맛을 가장 좋게 느끼는 적온(適溫)이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 체온을 중심으로 상하 25~30℃의 범위이다. 사람 체온이 약 36℃이므로 끓여서 먹는 음식은 60~70℃, 차게 먹는 음식은 5~10℃로 보면 될 것이다. 따라서 밥, 매운탕 등 따뜻하게 하여 먹는 음식을 먹을 때에 가장 맛을 좋게 느낄 수 있는 온도는 60~70℃이다. 한편, 가정용 냉장고에 맥주, 음료수 등을 넣어두는 냉장실의 온도 분포는 5~10℃로 조절돼 있다. 또 맥주, 음료수 등은 차게 하여 먹는 것이 맛은 더 좋게 느끼게 된다. 여름철에 냉각되지 않은 맥주를 마시는 연상을 하면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펄펄 끓고 있는 매운탕을 시원하다는 소리를 연발해가면서 먹는 사람도 있지만, 음식 온도가 너무 뜨겁거나 너무 차가우면 맛을 느끼는 혀의 미각이 마비되어 버리므로 참 맛을 느낄 수 없게 된다.


 요즘은 횟집의 수족관에도 활어의 활력(活力) 보존을 위해 대부분 냉각시설이 돼 있어 여름철에도 수조 온도가 15℃ 정도로 조절되어 있고 어류는 변온동물이므로, 생선회를 조리하면  육질은 이 온도가 된다고 보면 될 것이다. 냉각시설이 없는 수조의 수온은 여름철은 20℃를 훨씬 넘으며 이런 활어를 생선회로 조리해 먹으면, 미지근하고 퍼석퍼석한 느낌이 들뿐만 아니라 육질의 단단함의 저하도 빠르다.


 그렇다면, 생선회의 가장 맛있는 온도는 몇 도일까? 생선회는 60~70℃가 되면 생선회가 아니므로,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온도는 차게 해서 먹는 5~10℃ 일 것이다. 일식집에서 생선회를 즉살시켜서 넣어두는 냉장고의 온도를 5℃ 전후로 맞추는 것은 저온에 의한 근육수축으로 육질의 단단함이 증가하는 효과 외에도, 생선회를 먹을때 가장 맛을 좋게 느낄수 있는 저온으로 온도를 낮추는 효과도 있다. 그리고 필자 연구실이 개발한 육질향상기의 저온특수용액(-12.5℃)에 활어를 약 5분간 침지하면 육의 온도가 약 5℃가 되므로, 본 장치로 활어를 처리시 근육 수축이 일어나 육질의 단단함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생선회를 가장 맛있게 느끼는 온도로 낮추는 효과도 있다.

(삽화: 생선회 100배 즐기기 67페이지)

생선회와 소주는 찰떡궁합인가?
 생선회는 우리나라 외식업의 큰 부분을 차지하며 외식을 하는 경우 집에서 식사보다는 다른 의미를 가지며 으레 술이 곁들여지기 마련이다. 생선회에 가장 잘 어울리는 술은 어느 것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면 많은 사람들이 소주라고 대답한다. 생선회를 먹을때 우리 국민의 대중술로 알려진 소주와 궁합이 잘 맞는다고 해 찾는 경우가 많다.


 생선회를 사시미(sashimi)라는 일본말로 국제 공용어로 만들어 놓은 일본은 어떤가. 일본에도 소주가 있기는 하지만 우리의 소주와는 달리 알콜 농도가 높으며 대중화되지 못하고 지역 특산품화 돼 있다. 반면 일본술이라고 불리는 정종이 우리의 소주처럼 대중화돼 있으며 일본 사람들은 생선회를 먹을때 정종을 많이 찾는다.
 소주와 정종은 제조방법도 희석주와 발효주로 차이가 있고 알코올 도수도 24도와 13도로 차이가 난다. 우리나라에서도 알코올 도수가 13도 정도의 술로 정종, 화랑, 메실주, 백세주 등의 다양한 종류가 소주보다는 비싼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생선회는 단백질 식품이므로 전분 식품보다 술에 취하는 정도를 완화시키고 다음날 숙취를 줄이는 효과는 있지만, 알코올 도수가 높은 소주와 찰떡궁합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술이 한두잔 들어가면 취기가 우리 인간의 오감(五感)을 둔감하게 만들뿐만 아니라, 생선회를 마늘, 고추, 된장, 초장과 같이 야채에 싸서 소주 안주거리로 막 먹는 방법은 비싼 생선회 고유의 향과 맛을 느끼지 못하게 되므로, 고급 음식 생선회가 저가인 소주와 격을 같이 하는 안주거리로 변해 버린다. 생선회는 쇠고기의 고급 부위보다도 비싼 음식이다. 이렇게 비싼 생선회가 대중 술인 소주와 찰떡궁합이라는 인식 때문에, 소주의 위상인 저급으로 격하돼 버린다. 고가인 생선회를 저가인 소주의 위상으로 끌어내릴 것이 아니라, 소주를 고가인 생선회의 위상으로 끌어올리면 더 좋지 않을까.


 횟집에서 회식하는 광경을 상상해 보자. 땅콩, 야채 등의 안주거리와 술이 나오면, 맥주로 입가심을 하고 생선회가 나오기도 전에 소주잔이 몇 잔씩 돌아가서 얼큰하게 취하게 된 후에 생선회가 나온다. 알콜 때문에 이미 맛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이 많이 떨어져버린 우리의 미각은 생선회를 마늘, 된장, 초장 등과 함께 야채에 싸서 짬뽕 맛으로 먹는 시식방법 때문에 생선회 종류에 따른 고유한 향과 맛을 느끼기에는 아무래도 역부족이다. 술잔을 돌리면서 부어라 마시라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듯 혀가 꼬부라지고 왁자지끌한 분위기에 생선회 맛인지 술 맛인지도 모르게 된다.  

   
 그렇다고 생선회를 소주와 함께 먹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하면 어떨까? 먼저 생선회 종류별에 따른 고유한 향과 맛을 충분히 음미하자. 그리고 생선회를 안주로 해 소주를 마시면서 쌓였던 스트레스를 풀자. 이렇게 하면 생선회 맛을 아는 미식가가 될 뿐만 아니라 술도 덜 취해 다음날 숙취로 고생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손님이 떠나고 난 회식자리를 살펴보면 생선회를 다 먹지 못하고 남겨놓은 경우가 많은데, 생선회의 맛이 없기 때문이 아니고 생선회보다 먼저 나오는 부요리(쯔께다시)를 너무 많이 먹어서 주요리인 생선회를 먹을 수 없기 때문이다. 주요리인 생선회가 먼저 나오도록 하여 출출할 때에 생선회의 종류별에 따른 고유의 향과 맛을 먼저 느끼면서 소주를 곁드리도록 해야할 것이다.
회에 레몬즙을 골고루 뿌리면 생선회의 맛이 최악이 될 것이다.

 

<7회> 매운탕 제대로 먹기  

매운탕 먹는 방법은 위생적인가?
 생선횟집에서는 생선회를 먹은 다음 매운탕과 함께 밥을 먹는 순서로 식사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매운탕 맛은 양념맛도 중요하지만 매운탕 재료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다. 매운탕 재료는 생선회를 요리하고 남은 것을 사용하므로 선도가 대단히 좋아 맛을 좋게하는 이노신산(IMP)이 끓는중 많이 생겨 매운탕 맛을 좋게 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선도가 떨어지는 생선으로 매운탕을 끓이면 맛이 나지 않는 것은 이노신산이 생기지않기 때문이다.


 매운탕을 먹을때 여러 사람 숟가락이 매운탕 뚝배기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며 먹는데 이것은 우리 민족의 공동 식습관 때문이며 이렇게 해야만 정이 든다고 생각한다. 식당 아주머니에게 ?덜어 먹을 그릇 주세요.? 하면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며 ?덜어 먹으면 매운탕 맛이 없어지는데요.?라는 말까지 덧붙인다. 식자는 이런 형태의 식문화와 술잔을 돌리는 음주문화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위염 및 간염이 많다고도 한다.  


 매운탕의 뚝배기에 여러 사람의 숟가락이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식사 형태를 외국사람이 보면, 왠 야만인들의 식사 방법인가라고 여길 것이다. 위생적으로 좋지 않으므로 각자 접시에 따로 떠서 먹도록 하자. 그리고 매운탕을 먹을 때 나오는 뼈 등의 음식 찌꺼기를 뱉어서 상대방이 보이도록 식탁에 쌓아 놓는 것도 아주 비위생적이다. 이들 음식 찌꺼기가 보이지 않도록 담는 용기를 주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작년 우리나라를 다녀간 일본 관광객수는 약 1백50만 정도이다. 일본은 생선회 값이 비싸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오면 생선회를 많이 먹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한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으나 위와 같은 비위생적인 식문화가 원인 중의 하나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 국민의 공동 식습관과 다르게 일본인들 및 서구인들은 개별식이다. 우리 습속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위생이 우선해야 우리 생선회가 세계화될 수 있을 것이다.

생선회나 육고기에 야채를 곁들여야 영양이 균형을 이룬다.

 체중의 약 60~70%를 차지하는 우리몸의 체액은 표와 같이 약알칼리성(pH 7.36~7.5)으로 유지되도록 조절되고 있다. 그러나 식습관때문에 pH가 7.36이하로 떨어지면 쉽게 피로해지고 감기 등 질병에 잘 걸리는 체질로 바뀌게 된다. 따라서 산성체질을 예방 및 개선하기 위해서는 균형 있는 식생활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육고기나 생선은 산성 식품,  야채류 및 해조류는 알칼리성 식품으로 분류된다. 식품 자체에 인(P), 황(S), 질소(N) 등 산성원소를 많이 가지고 있는 곡류, 두류 등 당질 식품과 육류, 생선 등의 동물성 식품이 산성 식품에 속한다. 반면 칼슘(Ca), 칼륨(K), 나트륨(Na), 마그네슘(Mg) 등 알칼리 원소를 갖고 있는 채소나 과실류, 해조류 등이 알칼리성 식품에 속한다.


 최근 들어 육류 및 가공품의 소비량이 증가하고 있는 경향이 뚜렷, 이런 현상은 우리 몸의 체액을 산성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다량의 육류 섭취로 체액이 산성화되면, 우리 몸은 항상성(恒常性, homeostasis) 유지를 위하여 뼈속 칼슘 성분을 동원해 체액이 산성화되는 것을 막는 생체방어 시스템이 가동된다. 이러한 현상들이 장기간 계속되면 우리 뼈 속의 칼슘성분 부족으로 골다공증(骨多孔症) 및 충치 발병이 쉬운 체질로 변하게 된다. 따라서 산성 식품인 육류를 먹을 때는 알칼리성 식품인 야채류를 함께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선횟집이나 불고기집에서 상추, 깻잎 등의 야채와 같이 먹도록 식단을 차리는 것은 균형있는 음식물 섭취를 위하여 대단히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생선회를 야채에 마늘, 된장, 고추 등과 함께 싸서 먹는 방법은 비싼 생선회의 맛을 느끼지 못하고, 고급식품을 저급식품으로 만들어서 먹는 시식방법이다. 야채 따로! 생선회 따로! 먹도록 하자.

 


 <8회> 생선회는 칼 맛이다  

생선회는 칼 맛이다
 생선회 맛은 칼 맛이라고도 한다. 날카로운 칼로 단번에 생선회를 썰어야 표면이 매끈매끈하고 씹힘성이 좋아진다. 무딘 칼로 생선회를 썰면 씹힘성에 영향을 미치는 콜라겐(collagen)이 찢어져 육질이 단단해지지 않는다.


 생선회 써는 방법은 크게 당겨썰기(평썰기)와 베어썰기로 나눈다. 육질이 연한 어종은 평썰기를 하고 육질이 단단한 어종은 베어썰기를 주로 하는데 간혹 포를 뜨는 것처럼 써는 경우도 있다.
 필자 연구실에서 씹는 방향에 따라서 생선회의 단단함의 차이를 실험한 결과는 그림과  같다. 세포 단면에 이빨이 닿도록 씹을 때(그림의 A방향, 수직)는 세포의 측면에 이빨이 닿도록 씹을 때(그림의 B방향, 수평)보다 단단함이 약 75%가 되며, A와 B의 중간 방향에서는 87.5%였다. 이결과는 생선회를 씹을때 이빨이 콜라겐 섬유에 닿는 면적이 넓어야 육질의 단단함을 더 많이 느끼게 된다는 것을 입증한다. 생선회를 썰 때 고객이 B 방향에서 썰어야 동일 재료로 육질을 더 쫄깃쫄깃하게 느낄수 있다. 포를 뜨는 것처럼 써는 방법이 여기 해당된다.


 대부분 사람들은 생선회의 맛은 씹히는 촉감을 중요시하기때문에 평썰기 보다 베어썰기 또는 포를 뜨는 것과 같은 형태로 넙적하게 썬 것을 좋아한다. 또 씹을때 입안을 가득 채우는 포만감도 동시에 느끼기를 바란다. 생선회 맛을 최상으로 느끼게 할 수 있는 방법이니 간과하면 안될 것이다.

생선회는 단면 칼이 좋다
 칼로 식품을 써는 것은 수직으로 누르는 힘의 일부를 양쪽으로 분산, 가르는 힘으로 바꾸는 작용이다. 칼의 각도가 작을수록 아래로 눌리는 힘에 대한 양쪽으로 눌러서 가르는 힘이 크게 작용한다.  얇은 칼일수록 동일 식품을 절단하는데 적은 힘이 들어간다.
 생선회와 같이 연한 절단면을 깨끗하게 자를 때에는 절단면이 칼에 밀착되므로 그대로 눌리면 형태가 변형된다. 이런 현상을 막기 위해 칼을 움직이면서 누르면 된다. 이 때 칼을 당기면서 눌러 썰어야 적은 힘으로 썰 수 있다. 한편 야채처럼 조직이 단단한 것은 절단면이 생선과 다르므로 누르는 힘을 강하게 할 필요가 있다.  칼은 단면 칼과 양면 칼이 있다. 양면 칼은 양쪽으로 눌러서 나누는 힘이 작용하므로 감자 같은 조직이 단단한 야채를 자를 때 편리하다. 생선회 같이 연한 것을 자를 때는 다른 면에 압력이 걸리지 않는 단면 칼이 좋다.

어육에 맞는 두께로 썰어야
 우리가 먹는 음식맛의 판단은 오감(五感)을 통해 결정되며 식품 종류에 따라 오감의 역할이 조금씩 변한다. 생선회는 오감 가운데 씹을 때 느끼는 촉감(觸感)과 미각(味覺)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다. 생선은 육질이 단단한 어종과 연한 어종으로 구분된다.  단단한 육질로 고급 횟감으로 알려진 복어, 넙치, 돔, 전복 등(주로 흰 살 생선회)은 근육 중에 콜라겐 함량이 많다. 연한 육질인 참치, 방어 등(주로 붉은 살 생선회)은 콜라겐 함량이 적다. 일반적으로 육질이 연한 어종은 두껍게 썰고 육질이 단단한 어종은 얇게 썰어야만 씹힘성(촉감)이 좋아진다.


 복어회를 조리할 때 얇게 써는 것은 복어회가 비싸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잘못된 생각이다. 복어를 두껍게 썰면 고무 씹는 것처럼 느껴진다. 따라서 나비가 날아가듯이 얇게 썰어 쟁반의 무늬가 보이게끔 펼친다. 얇게 썬 복어회를 전용 양념장에 찍어서 입에 넣고 혀로 굴리면서, 복어육의 담백한 맛을 느끼고, 씹으면서 특유의 쫄깃쫄깃한 씹힘성을 느끼면 가히 일품이다.
흰살 생선횟감으로 인기가 좋은 광어, 우럭, 돔 등은 보통 두께로 썰며 씹힘성을 더 좋게하기 위해서는 두껍게 써는 것도 괜찮다. 한편 참치, 방어 등의 붉은 살 생선회는 두껍게 썰어야만 씹힘성이 좋아진다. 이들 붉은살 어육은 지방질 함량이 많아 혀로 느끼는 미각(味覺)과 씹힘성이 어우러져 기가 막힌 생선회 맛을 연출한다.

<9회>흰살 생선회 과연 좋은가  

어류는 육질(肉質) 색에 따라 적색육(dark muscle, red muscle) 어류와 백색육(ordinary muscle, white muscle) 으로 구분한다. 참치, 방어, 고등어, 정어리 등 장거리 유영을 하는 어류는 적색 육 어류에 속하고 도미, 넙치, 가자미, 조기, 대구 등 한정된 좁은 범위에 정착 서식하는 것은 백색육 어류에 속한다.


적색육 어류는 백색에 비해 지방질이 많다. 고도불포화 지방산을 함유하고 기능성 성분으로 알려진 EPA 나 DHA 함량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또한 미오글로빈(myoglobin), 헤모글로빈(hemoglobin) 같은 색소 단백이 많이 함유돼 있다. 돔의 적색육 중의 햄(heme) 색소 총량은 520mg/100g인데 반하여, 백색육은 6mg/100g으로 큰 차이가 난다. 참다랑어 적색육에는 3.5~5g/100g이나 되므로 철 함량이 풍부, 빈혈치료에 효과가 있으며 비타민류 및 각종 효소군도 풍부하다.


흔히들 고급 횟감이라고 하면 복어, 넙치, 돔 등 흰 살 생선을 연상한다. 하지만 아래 표와 같이 이들 흰 살 생선은 붉은 살 생선보다 육질이 단단해 씹힘성이 좋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고급 횟감으로 취급되고 소비자 역시 선호한다. 그러나 몸에 좋은 기능성 성분 및 영양분, 또 맛을 내는 성분 함량은 오히려 저급횟감으로 취급되는 붉은 살 생선에 더 많다. 따라서 고급횟감으로 취급되는 흰 살 생선보다 저급 횟감으로 취급되는 붉은 살 생선이 몸에 더 좋다고 할 수 있다.

표 1 백색육과 적색육의 특성 차이

우리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생선회는 백색 육인 넙치(광어)와 조피볼락(우럭)이다. 이 두 어종은 세계적으로 우리나라 양식량이 제일 많고 양식기술도 가장 발달됐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넙치와 조피볼락을 생선회로 가장 좋아하는 이유는 다른 어종보다 육질이 단단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씹힘성이 가장 적합하기 때문이다.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생선회는 우리와는 좀 다르다. 돔, 방어, 참치 등을 좋아한다. 돔은 흰 살 생선이지만 방어와 참치는 붉은 살 생선으로, 이들 붉은 살 생선은 표와 같이 흰 살 생선보다 맛 성분, 영양분, 기능성 성분들이 많이 들어 있다. 따라서 혀로 느끼는 맛이 진해 일본인들의 생선회 식문화로 대변되는 미각의 문화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일본 국민들의 건강수명이 우리국민의 62.3세보다 훨씬 높은 74.5세로 세계 1위를 기록한다. 모름지기 기능성 성분이 많은 붉은 살 생선회를 좋아하는 것도 그 이유중의 하나로 볼 수 있겠다.

환자식으로는 흰 살 생선이 좋다.

환자식으로는 주로 흰 살 생선을 사용하는데 이유는 붉은 살 생선은 지방질 함량이 많아 지방질이 산화되면 독이 생길수 있다. 또 유리아미노산 가운데 진한 맛을 내는 히스티딘 함량이 많아 쉽게 히스타민으로 성분이 변해 알레르기성 식중독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흰 살 생선을 환자식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엑스성분중의 질소화합물(유리아미노산, 저급펩티드, 핵산관련물질 등)은 붉은 살 생선이 흰 살 생선보다 많아 맛이 진하다. 또한 붉은 살 어육은 지방질 함량이 많아 환자의 식욕을 당기지 못한다. 반면 담백한 맛의 넙치, 가자미 등 흰 살 어육은 식욕을 당긴다.

붉은살과 흰살 생선 구별 방법

생선을 절단해 단면을 보면 그림과 같이 체측(體側)에 적갈색의 혈합육과 색이 연한 보통 육으로 나뉘어진다. 그림(A)는 대구, 돔, 농어 등의 근육으로 혈합육 비율이 낮고 보통 육은 흰색을 띤다. 고등어, 정어리 등(그림B)은 혈합육 비율이 높고 보통육은 담적색을 띤다. 참치, 가다랑어, 방어 등(그림C)는 혈합육이 내부까지 분포하여 있으며 보통육은 상당히 붉다. 이와 같이 생선은 3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후자의 2종류를 붉은살 어류로 분류한다.


붉은 살 어류가운데 왕자는 참치류다. 참치의 혈합육은 표층뿐만 아니라 근육의 내부까지 분포돼 있고 심부 혈합육이라고 부른다. 붉은 살 어류의 근원섬유는 흰살 어류보다 약간 가늘고 동일 어종에서도 보통육의 근원섬유는 혈합육보다 약간 굵다. 혈합육 및 보통육이 붉은 색을 띠는 것은 근육색소인 미오글로빈의 붉은 색소를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색소 양이 많을수록 붉어진다. 연어와 송어의 핑크색을 인 것은 미오글로빈이 아닌 아스타산틴(astaxanthin) 색소 때문이다. 칙칙한 담청색을 띄는 새우와 게를 삶으면 붉게 되는 현상 역시 이스타산틴이 요인이다 . 연어는 붉은 살 생선에 포함되지 않는다


<10회>아니사키스충을 알아보자  

생선회 성분을 보면 단백질, 지방질, 탄수화물 등 3대 영양소 가운데 단백질이 평균 20%, 지방질이 평균 3% 정도 되며 탄수화물은 0.3%로 대단히 적은 양이다. 나머지 77% 대부분이 수분이다. 이들 3대 영양소 칼로리는 단백질과 탄수화물이 4kcal/g이고 지방질은 9kcal/g으로 지방질이 단백질의 두배 이상 칼로리를 갖고 있다. 생선회 가운데 붉은살 생선회가 흰살 생선회보다 지방질 함량이 많아 칼로리가 높은 편이다. 어종별로 성분조성 및 칼로리를 살펴본다.

흰살과 붉은살 생선회의 대표격 넙치와 방어를 각각 1백g씩 섭취했을때 칼로리는 넙치가 87.6kcal, 방어는 1백73.4kcal나 된다. 이처럼 같은 양의 생선회를 먹었을때 방어회 칼로리가 넙치회의 갑절에 이른다.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지방질 함량이 많은 붉은살 생선회를 피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방어회에는 몸에 좋은 기능성 성분 EPA 및 DHA가 많이 들어 있어 고칼로리 섭취로 얻는 해(害)보다는 기능성 성분 섭취에 따른 득(得)이 더 많다고 볼수있다.

아니사키스충이란 무엇인가
아니사키스 유충은 생선횟감으로 많이 섭취하는 방어, 붕장어, 고등어, 오징어 등 내장에 기생하고 있다. 흰색을 띄며 형태는 가늘고 긴데 보통 2~3cm 길이다. 주로 내장에 기생하고 있으나 상처 부위를 통해 근육안으로 파고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회를 먹을때 육안으로 보이기 때문에 생선회 맛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인간은 물론, 어류 역시 살아있을 때는 이물질(異物質)이 근육안으로 파고 들어오지 못하는 생체 방어체계가 갖추어져 있다. 따라서 아니사키스충(Anisakis simplex)은 근육안으로 파고 들어가지 못하고 주로 장이나 간에 기생하고 있다가, 활어가 죽은후 근육 생체 방어체계가 무너지면 근육안으로 침투한다. 죽은 후 신속하게 내장을 제거, 아니사키스충이 근육안으로 파고 들어갈 시간을 주지 말아야 위생적인 생선회를 먹을수 있다. 또 도마, 칼 등을 통한 2차감염을 막기 위해 도마, 칼 등의 조리기구를 철저히 세척 및 소독해야 한다.


만약 아니사키스충에 감염된 생선회를 먹었을때 위염 등으로 위벽이 헐어 있을 경우 이 상처를 통해 아니사키스충의 일부가 위벽을 파고 들어갈 수도 있다. 이때 통증을 유발할 수도 있을뿐 아니라 아니사키스충때문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복통, 설사를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 충은 극히 일부가 위벽을 뚫고 들어가 위안에서 주머니를 만들어 기생하지만 며칠후 스스로 죽기때문에 질병을 유발하지지는 못한다.
특히 한국인들은 살아서 퍽떡펄떡 튀는 것을 먹는 활어문화를 중요시하고 있어 살아있는 활어를 바로 조리해 먹기 때문에 아니사키스충 감염 위험이 극히 낮은 편이다. <趙永濟 부경대교수. 생선회협회 이사장>

 

<11회>자연산과 양식산 차이  

자연산 활어는 자원고갈과 오염 때문에 많이 잡히지 않는다. 대충 시중 유통활어의 95%가 양식산이고 나머지 5%정도가 자연산으로 보면 된다. 양식산도 국내산이 60%, 수입산이 35% 정도이나 점차 수입산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자연산 생선회는 원하는 수요만큼 공급할 수 없어 자연산 전문횟집이라는 간판이 달린 곳도 사실은 양식산을 많이 쓸수 밖에 없다.

생선회를 먹을 때 비싸더라도 자연산만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있다. 횟집에서 자연산은 양식산의 3~4배 값이다. 자연산은 활동 범위가 넓고 운동량이 많기 때문에 패쇄된 수조에서 고밀도로 양식되는 양식산보다 약 10% 정도 육질이 더 단단하다. 하지만 그 차이를 알수 있는 사람은 10명중에 1명 이하라는 실험 결과가 있다. 따라서 실제로 맛의 차이를 느끼지 못하면서 자연산만을 찾는 소비자들에겐 바가지 요금이 따라다닐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전문가도 판별 어려워

살아있는 활어는 외관, 색택, 모양, 이빨 등으로 구별이 가능하지만 생선회로 조리해 접시에 담아 놓으면 생선회를 많이 먹는 필자도 자연산과 양식산 구별이 불가능하다. 필자가 부경대학교에서 운영하는 생선회전문가과정 수강생중 생선회 조리경력이 20년 이상 되는 분들도 썰어진 생선회가 자연산인지 양식산인지 구별해보라면 모두다 자신이 없다고 한다. 하물며 일반 소비자들이야 어떻겠는가.
자연산은 넓은 바다에서 살면서 생존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또 자신이 먹이를 포획해야 하기 때문에 굶을 때도 있을 것이다. 반면 양식산은 양식업자들이 영양분이 듬뿍 든 양질의 사료를 넉넉하게 주므로 먹고 싶으면 언제라도 배불리 포식 할 수 있다. 당연히 사료속 영양분과 기능성 성분이 양식 활어의 근육에 축적될 수밖에 없다.
양식어류 사료는 정어리와 같은 등푸른 생선을 주로 사용, 등푸른 생선에 많이 들어있는 기능성 성분 EPA 및 DHA가 자연산보다 양식산에 많이 들어 있다. 참돔의 경우 양식산이 자연산보다 EPA 및 DHA 함량이 5배나 많이 들어있다. 따라서 양식산이 자연산 보다 동맥경화, 심근경색, 뇌혈전 등과 같은 순환기 계통의 성인병 및 당뇨병 예방 등에 효과가 있는 건강식이다.

자연산이 더 맛있나

일반적으로 자연산 생선회는 양식산 생선회보다 육질이 단단하고 깊은 맛을 갖고 있다. 때문에 3~4배 돈을 들여서라도 미식가들은 이를 찾아다니며 먹는다. 그렇다면 과연 자연산은 양식산보다 반드시 맛이 좋을까. 자연산 생선회가 본래 갖고 있는 육질의 쫄깃쫄깃함과 깊은 맛을 간직하기 위해서는 주위 환경이 최적상태로 유지돼야 한다. 그런데 잡을때 그물에 걸려 잡히는 경우 그물을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을 치면서 체내 에너지가 소모되고, 장시간 이상태가 계속되면 스트레스로 육질의 단단함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또한 자연산은 양식산과 달리 넓은 환경에서 자유롭게 성장했기 때문에 좁은 횟집의 수조에서 죽을 날만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양식산보다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런 상태의 자연산 생선회는 육질이 퍼석퍼석해질 뿐만 아니라 에너지 과다 소모로 영양가도 떨어진다. 더욱이 자연산이 지니는 독특하고 깊은 맛도 없어져 양식산보다 맛이 떨어진다.
따라서 자연산이라고 반드시 양식산보다 맛이 더 좋은 것이 아니고 활력이 좋은 자연산 활어인 경우에만 독특한 쫄깃쫄깃함과 깊은 맛을 간직하는 것이다. 양식산 생선회를 먹는 것이 자연산과 맛의 차이도 없고 가격도 훨씬 싸며 몸에도 더 좋아 일석삼조(一石三鳥)의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양식산 넙치는 6백~8백g, 조피볼락은 4백~6백g 정도의 중량이다. 작은 중량의 활어를 유통시키는 것은 가격, 사료효율, 질병에 걸릴 염려 등의 이유가 있겠지만 이런 소형은 맛이 좋지않다. 맛이 떨어지는 소형 양식산 생선회가 유통되기에 소비자들이 자연산 생선회를 선호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중량이 2kg 이상 되는 대형넙치는 양식산이라도 자연산에 뒤지지 않는 맛을 낸다.

양식하려면 어병치료용으로 항생제를 부득이 사용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 항생제는 생선회보다 훨씬 자주 우리 식탁에 오르는 닭, 돼지 등에서도 문제가 되기는 마찬가지이다. 소비자들은 유독 양식어류에 항생제가 다량 함유됐을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때문에 잔류항생제를 우려해 양식어류 대신 비싼 자연산 생선횟감을 선호하고 있다. 양식어류에 사용되는 항생제는 중금속처럼 체내에 축적되지않는다. 또 어체에 투여된 직후부터 흡수, 순환 과정을 거쳐 시간이 경과하면 이내 배설된다. 양식업자들은 모두 출하전 2~3주간의 안전 휴약기간을 준수, 충분히 잔류를 방지하기때문에 안심하고 양식산 생선회를 즐겨도 된다. <趙英濟 부경대교수>

<12회>비브리오 패혈증 염려 '뚝'  


매년 여름철이면 국내 모든 횟집들이 울상이다. 불청객 비브리오패혈증때문이다. 지난 2000년 8월 보건복지부가 치사율이 높다면서 제3군 전염병으로 지정한후 사람들은 으레 여름에는 생선회를 먹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됐다. 조금만 신경써서 위생처리하면 전혀 문제가 없고 전염도 되지않는 것을 전염병으로까지 지정, 생선회 관련산업을 모두 죽여야 하는지 도대체 알수가 없다. 이번주에는 비브리오패혈증 실체와 예방법을 집중 보도한다.

□ 비브리오 패혈증(敗血症)
지금까지 알려진 비브리오균은 총 34종이고 이 가운데 병원성인 것은 12종이다. 비브리오패혈증 원인균은 비브리오 블니피쿠스(Vibrio vulnificus) 이다. 패혈증이란 말 그대로 비브리오균때문에 패혈, 즉 피가 제 기능을 하지못해 사망에 이르는 질병이다. 패혈증은 역사가 짧아 약 20년 전부터 보고되기 시작됐을뿐 그 이전에는 단순히 식중독세균으로 알려져 있었다. 어패류를 섭취한 후 24시간 이내에 발병, 발열과 오한, 피부병변, 구토 등의 증상을 수반한다.

□ 비브리오 패혈증균은 어디 있나
비브리오패혈증균은 소금을 좋아하고 소금이 있어야 살 수 있는 미호염성(微好鹽性, 2~3%) 세균으로 담수와 해수가 만나는 연안에 서식한다. 겨울철에는 수온이 낮아 바다밑 갯벌에서 월동하다 봄철 해수온도가 15℃ 이상으로 올라가면 표층수에서 검출된다. 특히 해수온도가 20℃ 이상 되는 6~10월 바닷물 표층에서 많이 검출된다.

□ 감염 경로
대부분의 간질환자, 알콜 중독자, 당뇨병 등 지병(持病)이 있는 면역력 약한 노령자가 비브리오 패혈증균이 오염된 수산물을 비위생적으로 생식했을 때 감염된다. 또 상처있는 사람이 해수욕장에서 비브리오패혈증균에 오염된 바닷물과 접촉했을 때 상처를 통해 균이 침입, 발병하기도 한다.

□ 건강한 사람도 걸리나
비브리오 패혈증 특징은 건강한 사람의 감염은 매우 드물다는 것. 음주를 많이해 간기능이 저하된 알콜 중독자가 감염률이 높고 증세 역시 강하다. 비브리오 패혈증에 의한 사망자의 90% 이상이 간경화 등 간질환자, 알콜 중독자, 만성 신부전, 백혈병 등의 환자로 면역력이 약한 노령자가 대부분이다. 건강한 사람은 걸릴 확률이 대단히 낮다. 남녀 비율은 5:1로 남자가 많다.

□ 생선회 살점은 무균 상태
사람은 물론이고 활어 등 살아있는 생명체는 이물질이 근육 안으로 침입하지 못하도록 생체 방어체계를 갖추고 있어 균이 아가미, 껍질, 비늘 밑에 붙어있다. 따라서 생선회를 조리할 때 비위생적으로 조리하면 칼, 도마 등 조리기구에 묻어 2차오염의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껍질과 비늘을 제거하거나 내장을 빼내는 칼과 도마, 그리고 생선회 살을 자르는 칼과 도마를 별도로 사용하면 된다. 또 손, 도마, 칼, 행주 등을 철저히 소독해 위생적으로 조리하면 전혀 걱정할게 없다.

□ 균 한 마리라도 먹으면 패혈증에 걸리나
비브리오 패혈증균은 산(酸)에 약하기 때문에 위(胃)를 통과할때 pH 2.0이하의 위산(胃酸)과 섞이면서 사멸한다. 우리나라는 생선회에 비브리오균이 한 마리라도 검출되면 안되지만 일본에서는 1백개까지 허용하고 있다. 이 정도 균은 먹어도 비브리오 패혈증에 걸릴 염려가 없다.

□ 냉장고에서도 증식하나
비브리오 패혈증균은 중온성 세균으로 사람의 체온에서 증식이 가장 빠르다. 체온보다 높은 온도에서는 증식이 늦어지고 60℃에서는 사멸한다. 체온도보다 낮은 범위에서는 온도가 낮을수록 증식이 억제될뿐 아니라 10℃ 이하가 되면 현저히 줄어든다. 냉장고 온도인 5℃ 이하에서는 균이 증식하지 못하고 아예 휴지(休止) 상태가 된다. 따라서 5℃ 이하 온도를 유지하면 비브리오 패혈증이나 식중독에 걸릴 염려가 없다.

□ 동결시키면 죽나
가열하면 세균을 사멸하지만 동결은 세균을 사멸시키지 못한다. 생선회를 동결하면 비브리오 패혈증을 예방할 수 있다는 잘못된 상식을 믿고 있는 사람도 있는데 동결시키면 균이 휴지(休止) 상태로 있다가 해동하면 다시 증식한다. 따라서 동결하는 것은 비브리오 패혈증을 막지도 못하고 생선회를 맛이 없게 만드는 것이다.

□ 민물에 씻으면 죽는가
필자 연구실에서 도마에 비브리오 패혈증균을 오염시키고 수돗물에 넣어둔 실험에서 비브리오 패혈증균이 전부 사멸한 실험결과를 갖고 있다. 비브리오 패혈증균이 묻어있을 가능성이 있는 아가미, 껍질, 비늘 등을 처리할 때는 수돗물로 충분히 씻어 비브리오 패혈증균을 죽여야 한다.

□ 레몬즙을 짜면 예방될까
레몬즙을 짜면 비브리오 패혈증 및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다는 잘못된 상식 때문에 너도나도 생선회에 레몬즙을 짜댄다. 레몬즙은 pH 2.4의 강산성이긴 하나 접시에 담겨져 있는 생선회에 비브리오 패혈증균이 죽을 수 있게 골고루 레몬즙을 짤 수가 없다. 뿐만 아니라 레몬즙을 골고루 짜면 강한 향때문에 생선회 맛을 느낄 수 없다.

□ 비브리오 패혈증은 전염병이 아니다
전염병이란 콜레라, 장티푸스, 감기, 아폴로눈병처럼 발병된 환자로부터 세균, 바이러스 등에 의해 전염되는 질병을 말한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전염성이 없다. 따라서 수산관련 단체가 요구하고 있는 권역별 주의보 발령도 안될 이유가 없다.

□ 여름철에 문제가 되는 비브리오 패혈증 주의보 발령체계는
비브리오 패혈증이 제3군 전염병으로 지정돼 여름철 바닷물, 갯벌, 어패류에서 검출되면 비브리오 패혈증 주의보 발령을 내지 않을수 없도록 돼있다. 주의보 발령체계는 균 검출 즉시 각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이 국립보건원에 보고하고 국립보건원은 확인후 전국에 주의보를 발령하는 아주 단순한 체계로 돼있다. 그러나 비브리오 패혈증균은 여름철 바닷물 수온이 올라가면 표층부에서 검출되는 흔한 균인데 지금대로라면 언제나 여름에는 주의보를 발령 내려야한다.

□ 주의보 발령에 따른 시민 반응
비브리오 패혈증에 대한 지식이 없는 일반 시민은 주의보가 발령되면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면서 당연히 생선회를 멀리한다. 더욱이 날이갈수록 " 여름철은 생선회를 먹으면 안된다" 는 인식이 고착화되고 있다.
여름철이라고 생선회를 멀리할 이유가 없다. 되레 자주 먹는다. 일본인들이 여름철을 맞아 생선회를 한껏 먹는것과는 달리 생선회를 먹으면 안된다는 반응을 보이는 우리국민들과 비브리오 패혈증에 대한 인식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 일본도 비브리오 패혈증 주의보가 발령되나
일본에도 연간 비브리오 패혈증에 의한 사망자 수는 우리나라와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여름철에 비브리오 패혈증 주의보 발령은 단 한번도 없고 언론도 보도하지 않는다. 이는 일본에서는 비브리오 패혈증을 법정 전염병으로 지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같은 문제를 두고 우리나라와 일본 정부 및 언론이 비브리오 패혈증에 대한 대처방법 및 보도형태에 차이가 나는 이유를 과학적 근거를 갖고 다시 검토해야 할 숙제다.

□ 비브리오 패혈증 보도는 신중해야 한다.
여름철에 비브리오 패혈증이 검출돼 주의보가 발령되거나 환자가 발생하면 언론은 기다렸다는듯이 경쟁적으로 환자를 화면에 떠올리는 등 무시무시한 질병으로 보도, 국민들의 비브리오 패혈증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준다. 앞으로는 환자 건강 상태와 조리 위생정도 등 비브리오 패혈증에 걸린 이유를 상세하게 알리는 예방차원의 보도 형태로 바뀌어야 한다.

□ 수출도 타격받는다
비브리오 패혈증 주의보가 발령되면 일본으로 수출되는 넙치 가격이 3분의2 수준으로 떨어진다. 이에따라 일본 활어 유통업자들은 매년 여름철이면 비브리오 패혈증 주의보 발령을 은근히 기다린다는 말도 나온다. 우리나라에서 비브리오 패혈증 주의보가 발령됐을때 수입어종을 생선회로 먹고 일본에서 비브리오 패혈증에 걸렸다는 보도는 지금까지 한번도 없었다. 일본인들은 비브리오 패혈증에 걸리지 않는 특수 체질인가. 우리 양식업자는 피해를 보고 일본 수입업자를 배불리는 비브리오 패혈증 주의보 발령은 분명히 잘못돼 있다.

□ 주의보 발령으로 입는 경제적인 손실은
비브리오 패혈증 주의보가 발령되면 1주일 정도 횟집에 손님 발길이 뚝 떨어진다. 주의보 1회 발령때문에 전국 생선횟집이 입는 경제적 손실은 대략 3천억원. 한 업소 하루 매출액을 약 50만원으로 추정, 전국의 생선회 관련 업소 8~9만여 곳을 기준한 액수다. 매출손실뿐만 아니라 양식업자, 유통업자, 부식업자 등의 손실까지 감안하면 줄잡아 5천억원은 타격을 받는 것으로 추산할 수 있다.

□ 위생관리 시스템 도입으로 예방
비브리오 패혈증을 단 한방에 예방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은 없다. 수조관리에서 소비자들이 먹는 시점까지 철저한 위생관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특히 한국생선회협회가 개발한 위생관리 시스템으로 생선회를 조리하면 비브리오 패혈증을 예방할 수 있다.
위생관리 시스템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해수 및 활어와 함께 수조로 유입된 비브리오 패혈증균을 수조의 온도를 낮춰 증식을 막거나 오존처리 등 살균장치를 장착, 사멸시킨다. 둘째 조리전 전처리 단계에서 싱싱 활어기 등을 사용, 활어 아가미 및 껍질 등에 부착된 비브리오균을 죽이는 살균뿐만 아니라 생선회를 쫄깃쫄깃하게 해 맛을 좋게 한다. 셋째 조리할때 조리사 그리고 칼, 도마, 행주 등의 조리기구에 의한 2차 오염을 막을 수 있는 위생적인 조리를 한다. 즉 머리를 자르고, 비늘을 벗기고, 껍질을 벗기는 처리를 하는 오염구역과 생선회 포를 뜨고 살점을 써는 처리를 하는 비오염 구역으로 나누어 처리장소 및 담당 조리사 그리고 칼과 도마를 다른 것을 사용한다. 넷째 시식하는 동안 상기 과정에서 남아있을 수 있는 비브리오 패혈증균 증식을 막기 위해 냉각된 생선회접시를 사용하는 방법 등이다.

□ 무허가를 없애야 한다
생계형이라는 명목으로 생선회관련 무허가 음식점이 많다. 한정식, 중화요리, 육고기 등 가열하는 음식은 병원성균에 일부 오염됐더라도 조리과정에서 사멸되므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생선회는 가열 과정이 없기 때문에 위생적인 조리가 대단히 중요하다. 국민건강을 위해 생선횟집 만은 무허가업소를 단속해야 한다. 포장마차 및 노점에서 생선회를 안주로 소주를 기울이는 낭만도 좋지만 비위생적으로 조리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은 포장마차에 생명을 담보할수 없다.

□ 제 3군 전염병에서 제외해야 한다
전염병도 아닌 것을 법정 전염병으로 지정, 해수, 갯벌, 어패류 등에서 비브리오 패혈증균이 검출되면 국민건강 예방이라는 미명하에 비브리오 패혈증 주의보를 발령한다. 일본은 우리처럼 비브리오 패혈증 주의보를 발령하지 않는다.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생선회를 먹었다는 역사도 조선중기 이후로 비슷한 두 나라가 비브리오 패혈증에 대해 정책차이가 나는 이유를 신중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바다나 갯벌에서 비브리오 패혈증균이 검출됐다고 주의보만 발령할 것이 아니라 생선회의 위생적 조리교육 및 관리감독 정책으로 전환해야한다. 또한 일본처럼 비브리오 패혈증을 제 3군 전염병에서 제외시켜 주의보 발령에 따른 국민들의 공포를 불식시키고 생선회 관련산업을 보호해야만 한다. <趙英濟 부경대교수>


<13회>명칭부터 바르게 부르자  


생선의 명칭은 표준말이 있으나 생선회 관련 업소는 아직도 일본말 또는 방언을 종종 사용하고 있다. 생선회 식문화를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서는 잘못 불려지고 있는 생선회 명칭부터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생선회를 ‘사시미’, 초밥을 ‘스시‘라고 많이 부르고 있는데 이것부터 고쳐야 한다.
일식집 및 생선횟집에서 주요리가 아닌 부요리(또는 곁요리, 받침요리, 주변요리)라고 표현하는 일본말 쯔께다시(付け出し)가 통용되고 있다. 생선회 가운데 자연산 단일 어종으로서 가장 큰 영역을 차지하고 ‘도로’로 불리는 뱃살회는 가장 맛이 좋다. 참치는 기능성 성분으로 알려진 DHA 및 EPA 함량이 어류중 가장 많은데 ‘마구로’로 흔히 부른다.
이밖에도 강태공들이 가장 좋아하는 돌돔을 ‘시마다이’라고 부르지만(줄이 있다고 줄돔이라고도 함), 돌돔의 일본말은 ‘이시다이’이다. 봄철이 제철이며 자연산으로 가장 인기가 있는 돌가자미를 ‘이시가리’라고 부르는데 정확한 일본어는 ‘이시가레이’이다. 일본에서는 크면서 맛이 좋아지는 생선을 크기에 따라 이름을 달리 부르는 출세어(出世魚)라고 한다. 출세어에는 방어, 전어, 참돔, 숭어, 농어, 참다랑어가 있다. 방어를 ‘히라스’ 또는 ‘부리’라고 부르지만 정확한 일본말은 중간 크기 방어를 ‘하마치’ 큰 것을 ‘부리’라고 부른다. ‘히라스’는 방어류인 잿방어의 일본 방언이다.

생선회를 처음 먹을 때 흔히 먹는 붕장어를 ‘아나고’ 라고 하거나 성질이 급해 활어상태로는 수송이 거의 불가능한 바다장어인 갯장어를 ‘하모’라 부른다. 또 학꽁치(표준말은 학공치)의 일본말은 ‘사요리’. 단일 어종으로 우리나라에서 소비가 가장 많고 피로 회복제 박카스에 첨가하는 타우린 함량이 많은 오징어를 ‘이까’라 한다. ‘오도리’는 회로 먹는 보리새우가 팔딱팔딱 튀는 것을 형상화한 일본말이며 보리새우의 일본말은 ‘구루마애비’이다. 세꼬시는 도다리 새끼(도다리는 일본말이 아님)나 전어 등을 뼈채 썬 것을 말한다.

사투리로 잘못 부르는 말

볼락을 '뽈라고' 또는 '뽈라구'라고 부른 것이 대표적 예. 또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횟감 넙치와 함께 해산어류 양식량의 90% 정도를 차지하는 조피볼락을 우럭이라고 부르는데 조피볼락이 표준말이다. 우럭볼락은 자연산으로 다른 종이다. 광어는 방언이므로 넙치라고 불러야 한다. 쥐노래미를 '게르치'라고 부르는데 '게르치'라는 생선은 따로 있다. 포장마차에 종종 소주 안주로 등장, 껍질을 벗긴 후에도 꿈틀거리는 먹장어를 부산에서는 '꼼장어'라 부른다.
참숭어는 지금이 제철이다. 성인병을 예방하는 기능성 성분을 포함하는 지방질 함량이 많아 맛이 좋을 뿐만 아니라 고대 이집트나 그리스, 일본에서 귀한 생선으로 애용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하급 생선회로 취급하는 이 참숭어를 밀치라고도 하며 조그만 숭어를 '모치'라고 부른다.

정량제 가격표시 필요

생선회는 건강 기능성 고급 식품으로 우리 국민의 단골 메뉴로 사랑을 받고 있다. 대부분 생선횟집 메뉴판에는 특대(特大), 대(大), 중(中), 소(小)로만 구분해 놓고 특대는 8만~10만원, 대는 5만~8만원, 중은 3만~5만원, 소는 2만~3만원으로 업소에 따라 가격 차이가 난다. 특대, 대, 중, 소는 특별한 기준이 아니다. 주방장 마음대로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지난 2000년 9월 10일자 조선일보는 생선횟집의 경우 1kg 짜리 광어로 직접 회를 떠본 결과 생선회가 4백50g이 나왔음에도 불구, 조사 대상업소의 81.8%가 이보다 적은 양을 내놓았다. 가장 적은 양은 2백70g에 불과했고 대부분 업소에서 4백50g을 기준으로 10~40% 적게 회를 주고 있다는 것. 또 생선횟집의 53.3%가 아예 가격표시를 하지 않는다는 소비자보호원의 조사를 인용, 보도했다.

생선횟집에서 생선회 대(大)를 시켜놓고 눈어림으로 ?이 정도구나?라고 생각하고 먹는 사람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소비자보호원이 조사한 것처럼 업소에 따라 10~40% 적게 놓을 수밖에 없다. 생선회를 접시에 놓을때 몇 줄이냐에 따라서 양이 많게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줄수에 따라 특대, 대, 중, 소를 결정한다면 생선회의 써는 두께에 따라 줄수가 고무줄처럼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할 수도 있다. 만약 소비자가 대(大)가 아니라고 따지더라도 기준이 없기 때문에 어떻게할 방법이 없다.

생선회가 지속적인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업소가 양심적으로 정량을 속이지 말아야 할 것이며 생선회 무게를 손님이 확인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에서 조속히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趙永濟 부경대교수>


<14회>물에 씻으면 맛 떨어진다  


생선회를 조리할때 피, 비늘 등이 우리가 먹는 생선회 살점에 묻으면 상품가치를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므로, 조리하면서 물에 씻는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라, 여름철에 비브리오 패혈증 예방을 위해서도 물에 씻는다.
목을 자른후 내장과 비늘을 제거할때 수도물을 흘려 내리면서 아가미, 내장, 껍질, 비늘에 오염된 피와 비늘을 씻어내고, 비브리오균을 죽이는 효과도 있다. 이같이 포떠기 전의 단계에서는 물로 씻어도, 생선회 살점에 있는 맛 성분 및 영양분이 물로 빠져 나오지 않을 뿐만 아니라 물도 생선회 살점으로 흡수되지 못한다.

그러나 포를 뜬후의 생선회 살점을 물에 씻으면 생선회 살점에 있는 물에 녹는 맛 성분 및 영양분이 물과 함께 빠져나갈 뿐만 아니라, 물이 근육 안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생선회가 물기를 머금으면서 생선회 맛은 닝닝하고 물컹해져 맛이 떨어진다.
생선회를 조리할 경우 포를 뜨기전의 라운드 상태에서는 물에 씻어도 근육에 물이 들어가지 않으므로 상관이 없지만, 포를 뜬 상태에서는 씻지 말아야 한다. 만부득이 씻어야 할 경우 얼음물에 약간의 소금을 넣은 물에 씻으면, 근육의 외측 단백질이 응고하므로 맛 성분이 빠지거나 물이 근육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어느 정도는 막아준다. 그러나, 생선회 맛을 최상으로 보존하기 위해서는 물에 씻어서는 안되며, 수건으로 닦아야 한다.

생선회 동결하면 맛 보존되나

최근 횟감용으로 공급해야 할 활어가 외국산 활어범람과 국내 양식업계의 과잉생산으로 제대로 출하되지 못해 국내 양식업계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양식업계의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생선회를 급속동결, 비축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한다.
냉동기술 발달에 따른 장기간 저장법으로 오늘날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식품의 동결저장법은, 식품을 본래의 상태로 오랫동안 보존 가능한 장점을 갖고 있으며, 영하 20℃에 동결 저장하면 6개월~1년 정도는 보존이 가능하다.
그러나 일반 식품과는 달리 생선회는 동결시키면 생성되는 얼음 결정에 따라 생선회의 쫄깃쫄깃한 맛을 내는 근육 단백질이 파괴돼 퍼석퍼석한 저질생선회로 육질의 질이 떨어진다. 이같은 현상은 액체질소를 사용해 초급속도로 동결해도 막을 수가 없다. 먹다가 남은 생선회를 냉장고 동결고에 넣어두었다가 먹으면, 퍼석퍼석해져 맛이 없어지는 것을 경험한 식도락갇르도 많을 것이다.

참치회는 왜 동결하는가

참치회는 영하 60℃ 정도의 초저온 동결고에 저장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참치는 태평양, 인도양 등의 원양에서 잡히기 때문에, 동결해 가져오지 않으면 선도가 떨어져 생선회로 먹을 수가 없다. 따라서, 동결해 육질이 퍼석퍼석해져도 방법이 없기 때문에 동결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영하 60℃의 초저온에 보관하는 것은 선홍색을 띠는 근육색소 산화를 막아 육색을 선명하게 보존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에 일본에서는 더 맛있는 참치회를 먹기 위해 어획후에 동결하지 않고 생선상태로 비행기를 이용, 공수(空輸)하는 경우도 있으며, 지중해, 호주, 중남미 등지에 어획한 참치를 축양하면서 필요한 때 냉장상태로 공수하기도 한다. 이것은 동결에 의한 참치근육의 파괴를 막아서 더 쫄깃쫄깃한(단단한) 참치회를 먹기 위한, 즉 더 맛있는 것을 찾는 인간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 수송비가 엄청나게 들어가는 이런 방법을 생각해낸 것이다.
특히 우리 국민들은, 생선회는 육질의 단단함 즉 쫄깃쫄깃함을 중요시하는 씹힘성 문화에 젖어 있으므로, 동결해 육질이 퍼석퍼석한 생선회는 외면할 것이다.

활어의 품질판정 지표개발과 고품질의 생선회를 생산하자
작년말 현재 우리나라 횟감용 어류 양식량은 10년 전의 약 15배나 증가하고있다. 그리고, 생선회가 건강식이라는 인식의 확산 및 소득수준의 향상, 주 5일 근무제 실시 등 사회적 여건변화로 생선회 소비량이 늘어나고 있으며, 우리나라 외식업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중국산 활어 대량 유입에 따라 국내 양식업계가 타격을 받고 있다,


양식산 횟감용 활어 유통 실태를 살펴보면, 생선횟감으로서 제일 중요한 품질 판정지표가 돼야 할 생선회 맛과는 관계없이 외관으로 구별이 가능한 색택, 중량, 모양 등을 중심으로 활어 등급이 정해지고 유통되므로, 양식업자들도 이러한 기준에 맞추어서 양식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표피 색택을 자연산처럼 보이도록 밝게 만드는 기술 및 중량을 늘이는 기술은 생선회 맛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것으로, 생선회를 고급화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관행부터 고쳐야할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생선회 맛을 판정할 수 있는 활어 품질 지표가 개발되지 못하므로, 색택, 중량 위주의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고급활어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양식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생선회 맛과 직결될 수 있는 횟감용 활어의 품질판정 지표개발이 선행돼야한다. 활어 품질판정 지표개발은 중량 및 외관 위주의 양식기술에서 벗어나고 고품질의 활어양식 기술개발을 위한 촉매가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 양식업의 경쟁력 향상 및 생선회 식문화의 업그레이드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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