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회>회, 언제부터 먹었을까  


생선회(生鮮膾) 문화가 언제부터 형성됐나 하는 문제는 대단히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문헌을 뒤지다보면 조선조 중기 이후에 많이 나타난다. 이 가운데 조선조 광해군때 유몽인(柳夢寅)이 지은 어우야담(於宇野談)을 보자. 임진왜란때 명나라 군사 10만명이 우리나라에 오랫동안 주둔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선회를 먹는 것을 보고 대단히 비아냥 거리고 더럽게 여겼다. 그것을 본 우리나라 선비가 논어(論語)에 회는 가늘게 쓴 것이 좋다고 했고 생선회나 육류를 썰어서 회를 만드는 등 공자(孔子)도 회를 좋아했는데 왜 그러냐고 반박을 했다는 재미있는 내용이 있다. 이로 미루어 볼 때 생선회 문화는 조선조 중기 이전에 벌써 형성된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고려시대에는 불교가 융성해 살생을 함부로 하지 않는 종교적 영향으로 회를 즐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몽고 사람을 통해 육회 먹는 법을 배웠다는 기록도 있다. 조선시대에 접어들면서 숭유사상을 국치이념으로 삼았으므로 ‘공자가 회를 즐겨 먹었다’는 사실에 아무런 저항감도 갖지않고 회를 본격적으로 먹었던 것이다. 그래서 회라면 육류든 어패류든 가리지 않고 즐겨 먹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생선회에 대한 가장 구체적인 근거는 17세기초 조선조 숙종(肅宗)때 홍만선(洪萬選)이 지은 산림경제(山林經濟)에 나온다. 껍질을 벗기고 살을 얇게 썰어 얇은 천으로 물기를 닦아낸 다음 생강이나 파를 생선회 접시 위에 올려 곁들여 먹고 양념으로 겨자를 쓴다고 기록하고 있다. 여름에는 얼음 위에 올려 먹는등 생선회 문화가 오늘날과 다름없을 정도로 발달됐음을 짐작할 수 있다.

조선 숙종때 회 문화 발달

중국의 회문화를 보면 지금부터 2천5백여년전 공자가 쓴 논어 향당편에 음식은 정갈해야 하며 회는 가늘어야 한다는 대목이 있다. 그때 이미 회를 맛깔스럽게 먹었음을 알 수 있다. 오중노회(吳中魚盧膾) - 중국의 진서 장안전에는 농어회의 맛에 반한 한 선비의 고사가 전해진다. 제나라에 장안이라는 벼슬아치가 고향인 오나라의 농어회맛을 그리워하다 벼슬을 버리고 낙향한다는 내용으로 농어회맛이 일품임을 뜻한다. 중국은 2천5백여년전 이미 생선회 문화가 상당히 발달했음을 엿볼 수 있다.

조선조 선조 때의 지봉유설(芝峰類說)에 중국 사람들은 회를 먹지 않았다는 기록이 나오는데, 공자(孔子)가 좋아했던 생선회가 중국에서 사라진 이유가 무엇일까. 11세기 송나라 시대까지 회를 먹었다는 기록은 매요신(梅堯臣: 1002~1060)이 회를 차려놓고 손님을 대접한다는 시(詩) 가 남아있어 이를 증명한다. 그 후 대역병(大疫病)이 유행해 많은 사람이 죽자 그 원인이 생선회에 있다고 생각했으며 그 후로 날 것을 먹지 않고 불을 사용하는 화력요리(火力料理)가 등장했다.

사시미(刺身)의 유래는 어디서

생선회를 대표적인 음식으로 꼽는 일본의 경우 1399년 무로마치 시대 교토의 한 신관의 일기 속에 생선회에 대한 기록이 나타난다. 이 일기가 일본에서는 생선회에 관한 가장 오래된 문헌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 회 기록이 처음 나타난 것이 1399년이라고 볼 때 일본이나 우리나라 모두 생선회 문화가 비슷한 시기에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생선회를 일본말로는 사시미(刺身)라고 하며 '칼로 살을 찌른다'는 뜻의 살벌한 말인데 비해 '생선을 회친다'는 뜻의 우리말인 생선회는 품위가 있어서 좋다.

옛날 일본의 무사정권 시대에 오사카(大阪)의 어느 장군이 멀리서 귀한 손님이 방문해 직속 부하에게 맛있는 요리와 술을 준비하게 했다. 장군 지시를 받은 조리장은 평소에 갈고 닦은 실력을 평가받을 좋은 기회로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산해진미의 음식과 열 가지가 넘는 생선회로 진수성찬을 올렸다.
장군은 지금까지 듣지도 보지도 못한 생선회를 손님과 맛있게 먹게 됐는데 맛에 반한 손님이 문득 "장군 이 회는 무슨 고기로 만든 것이지요"라고 물었다. 그러나 생선 이름을 잘 몰랐던 장군은 당황하여 조리장을 불러 물었다. 조리장은 조목조목 횟감에 사용된 고기 이름과 조리법에 대한 설명을 잘해 손님으로부터 칭찬을 받았고 장군은 어려운 국면을 모면할 수 있었다.

이후 조리장은 어떻게 하면 장군께서 어려운 생선 이름을 외우지 않고도 생선회를 즐길 수 있게 할 수 있을까 궁리를 하던 끝에 하나의 묘안을 냈다. 그 묘안은 작은 깃발을 만들어 그 깃발에 생선 이름을 적어 생선회 살에 꽂아 상에 올리는 것이었다. 이후 장군은 조리장의 기발한 생각으로 생선 이름에 신경을 쓰지 않고도 손님들과 맛있는 회를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사시미의 사시(刺)는 꽂음을 의미하며, 미(身)는 몸, 물고기나 생선, 짐승의 살을 의미한다. '생선의 살에 작은 깃발을 꽂았다'고 해서 일본에서는 생선회를 '사시미'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횟집 수조에 있는 활어는 형태, 색택 등으로 이름을 알 수 있지만 접시에 담겨 나오는 생선회 이름을 잘 아는 소비자들은 극히 일부이다. 소비자들이 생선회를 먹으면서 이름을 알게 하는 배려도 우리 업소의 경쟁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16회> 생선회도 제철 있다  


생선은 1년 사계절 가운데 가장 맛이 좋은 시기가 있다. 이 시기를 제철(旬)이라고 부른다. 생선에 함유된 영양소 가운데 단백질은 1년을 통해 변화가 거의 없지만 지방질은 계절따라 그 양이 많아지거나 적어진다. 지방질 함량이 가장 많은 시기가 생선회의 맛이 제일 좋은 제철이다. 달리 말해 어패류는 산란기 전에 활발하게 먹이를 섭취하기때문에 체내에 지방질, 아미노산, 글리코겐 등 영양분을 잔뜩 축적한다. 이 시기가 사계절중 맛이 가장 좋다. 그러나 산란기가 되면 이런 영양분을 알에 대부분 빼앗겨 산란후는 맛이 최저로 떨어진다. 생선은 종류에 따라 알을 낳는 산란기가 다르므로 맛이 제일 좋은 제철도 따라서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일정 크기 이상의 성어는 그 생선 본래의 맛을 갖고 있지만 새끼는 독특한 맛을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 성어는 맛있는 시기와 맛이 없는 시기, 즉 제철이 확연히 구분되는 반면 새끼는 일반적으로 1년내내 거의 비슷한 맛을 낸다. 대부분의 생선은 중간 정도의 크기가 맛이 제일 좋다. 너무 큰 것은 살이 질겨 오히려 맛이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방어나 삼치는 예외다. 크면 클수록 맛이 좋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선횟감으로 가장 좋아하는 광어라는 방언으로 불리는 넙치는 2~3kg의 것은 양식산이라도 자연산에 거의 맛이 뒤지지 않는다.

‘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는 말은 사계절에서 도다리는 봄에, 전어는 가을에 지방질 함량이 가장 많아 맛이 제일 좋다는 의미다. 가을 전어는 봄 전어보다 지방질 함량이 약 3배나 되므로 고소하고 맛이 좋다. 봄이 제철인 생선은 도다리, 방어, 삼치, 참돔, 학공치가 대표적이다.

도다리는 양식기술이 개발되기전 넙치에 가려서 빛을 보지 못했지만 지금은 양식이 안되는 자연산뿐이라 인기가 더 높다. 방어와 더불어 크면 클수록 맛이 더 좋은 삼치와 일본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참돔과 학공치(사요리)도 봄이 제철이다.

여름엔 농어, 돌돔 등이 맛이 좋다. 농어의 경우 그 맛을 못잊어 벼슬을 버리고 낙향한다는 이른바 오중노회(오중노회)라는 일화를 달고 다닌다. 일본인들의 여름철 스태미너식 뱀장어와 향이 좋고 글리코겐 함량이 많은 멍게도 괜찮다. 강태공이 가장 좋아하고 몸통에 줄이 있는 돌돔도 여름이 제격이며 환자식 및 산후조리식으로 애용되는 전복도 여름이 최고맛을 낸다.

가을대표는 역시 전어. 볼에 깨를 서말씩 붙이고 다닌다고 알려져 있다. 고등어 또한 빼놓을수 없다. 바다의 보리로 불리며 DHA, EPA 등 몸에 좋은 기능성 성분이 많고 등푸른 생선의 대표주자이기도 하다. 또 우리나라 사람들이 수산물 가운데 가장 많이 먹는 오징어는 당뇨병 예방, 피로 회복, 시력 회복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타우린이 많이 들어 있다. 한여름철 어선들이 제주도 밤바다를 낮으로 만드는 장면을 텔레비전에서 흔히 보았을 것이다. 갈치배다. 잡아 올린 갈치의 은빛이 춤출때마다 영롱하게 반짝이는게 볼수록 감칠 맛이 난다.

겨울에는 아무래도 복어에 따라갈만한 어종이 없다. 복어는 거위간, 떡갈나무 버섯, 철갑 상어알과 함께 미국 FDA가 세계 4대 진미식품으로 정한 어종이다. 이름이 20가지나 되는 출세어로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방어도 있다. 조피볼락과 함께 우리나라 양식량의 약 90% 정도를 차지하는 넙치, 또 바다의 우유로 유일하게 유럽 사람들이 날 것으로 먹는 굴도 겨울 대표수산물이다. 알칼리식품 해삼도 겨울 맛이 그만이다.

출세어(出世魚)
성장함에 따라서 맛이 좋아지는 어종을 일본에서는 이름을 바꾸어 부르며, 이를 출세어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사용하지않는다. 출세어는 수산업에서 유용한 어종으로, 성장 단계에 따라 풍미(風味)가 달라지므로 상품가치에 현격한 차이가 난다. 중세 이전의 일본에서는 성인이 되면 이름을 바꾸는 습관이 있었는데, 예를 들면 토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와 같이 비약적으로 출세를 한 인물일수록 몇 번이고 이름을 바꾸었으며, 이런 습관이 생선에도 적용돼 크기에 따라 이름을 달리 부르게 된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방어로, 지방에 따라 그리고 크기에 따라 이름을 달리 부르고 있으며, 이름이 20개 이상이나 된다. 방어 외에도 전어, 농어, 참돔, 숭어, 참다랑어 등이 있다.
<趙永濟 부경대교수. 생선회협회 이사장>


<17회>주요리로 승부하자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푸짐하게 차려야만 체면을 세운다고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고급 음식점이든 싸구려든 음식이 떨어지면 무료로 제공한다. 반면 일본은 추가된 음식값을 더 받는다. 푸짐하다 보니 남기고 이것이 음식물 쓰레기로 인한 경제적인 손실이 여간 아니다.가끔은 아까우니까 다시 손님상에 오를수 있어 위생적인 문제로까지 발전한다.


  생선횟집이나 일식집에 가면 일본말로 쯔게다시 라고 부르는 부요리(곁들임 요리, 받침 요리)가 순서도 없이 나와 미처 젓가락 한번 가지 못하는 요리가 있을 정도이다.  푸짐한걸 좋아하는 별난 손님이 많으니까 손님을 뺏기지 않으려고 옆집보다 부요리를 한가지라도 더 내려다보니 경쟁적으로 부요리 숫자를 늘리게 됐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주요리보다 부요리의 원가가 되레 더 비싸져 주요리가 부실해지는 사태로까지 발전한다. 주객이 전도된 셈이다.


  요리를 내는 순서도 이런 점을 부채질한다. 주요리가 나오기 전에 이것저것 부요리가 먼저 나온다. 한참 집어먹다 보면 배가 불러서 정작 맛있게 먹어야 할 주요리는 다 먹지도 못하고 남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맛있는 생선회를 먹기 위해 생선횟집을 찾았다가 맛없는 부요리만 실컷 먹고 맛있는 주요리는 남겨 놓기 십상이다.


  요리 내는 순서를 바꿔야 한다. 주요리 맛을 당기게 할 수 있도록 먼저 가벼운 요리 2~3가지를 낸 다음 바로 주요리를 내서 고객이 주요리의 맛을 느끼게 하자. 그래야만 주요리의 경쟁력이 커진다. 또한 부요리를 몇 가지 더 낸 다음 추가를 원하는 고객에게 부요리를 더 내는 방법이 좋을 것이다. 부요리가 적게 들어가면 그만큼 주요리에 경쟁력이 생길수 있다.  요리를 내는 순서도 먼저 차가운 요리를 다음에 뜨거운 요리 순으로 해야 한다.

조리법에 따른 영양분의  차이

  생선의 조리방법은 크게 생선회, 생선구이, 생선튀김, 생선탕(매운탕, 지리), 생선조림 등으로 나뉜다. 조리방법에 따라 영양성분이 조금씩 변화된다. 생선육에서 수분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단백질은 생선구이, 생선튀김, 생선탕, 생선조림 등의 형태로 조리하면 가열에 의한 단백질의 변성으로 생선회보다도 소화 흡수율이 약간 떨어질 것이다.
  단백질 다음으로 많은 지방질은 흰 살 생선보다 붉은 살 생선에 많다. 지방질 함량이 높은 붉은 살 생선은 구이를 하면 맛이 좋다. 생선을 구으면 지방질 함량의 약 25%가 떨어지며 이때 기능성 성분인 EPA 및 DHA, 그리고 타우린, 비타민, 무기질 성분도 함께 유출된다. 물론 가열에 따른 지방질 및 비타민의 가열산화도 일어난다.


  생선튀김 및 생선탕으로 조리하는 경우 절반가량의 지방질이 튀김유 및 국물로 빠져 나온다. 또 다른 기능성 성분도 빠져 나올 뿐만 아니라 가열때문에 산화도 일어난다. 생선탕으로 조리할 경우 국물을 전부 먹으면 영양분 손실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생선튀김을 할때 기름에 넣어 튀기는 동안 비중이 낮은 생선 기름이 밖으로 나오고 비중이 높은 튀김 기름이 그 자리로 치환되는 자리바꿈현상도 일어난다.  
  가열하지 않는 생선회로 먹는 것이 영양분과 기능성 성분을 모두 섭취할수 있고 생선회의 쫄깃쫄깃하고 오묘한 맛도 느낄 수 있게된다. 그러나 생선회는 선도가 생명이다. 또 날 것으로 먹는 특성때문에 식중독 및 비브리오 패혈증의 염려가 없도록 선도 관리를 잘하고 위생적으로 취급해야 한다.

수입산이 국내산보다 나쁜가

  국내에서 생선횟감으로 유통되고 있는 활어의 국내산과 수입산의 비율은 국내 양식산이 약 60%, 국내 자연산이 약 5%, 수입산이 약 35% 정도이다. 수산물 수입 자유화와 통상 마찰에 따른 조정관세 비율의 축소로 중국산 양식활어의 수입이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며 이때문에 국내 양식 산업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2002년 7월 1일부터 활어도 원산지 표시의 의무화로 국내산과 수입산을 구분하여 활어 수송차에 적재해야 하고 수조에도 따로 넣어야 한다. 최근 중국에서 대량 수입돼 양식업계에 타격이 큰 홍민어는 민물 잉어와 민어를 교잡한 잡종으로 중국 남부의 복근성(복근성) 일대에서 대량 양식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생선횟감인 넙치와 중국산 수입 홍민어의 품질을 필자의 연구실에서 비교 실험한 결과는 별표와 같다. 단백질 및 지방질은 넙치와 비슷하다. 생선회 맛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육질의 단단함도 거의 동일하다. 반면 시중 가격은 넙치보다 싸고 참돔과 비슷한 모양으로 보일 수 있도록 조리 가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여름철 대표 생선횟감인 농어뿐만 아니라 참돔도 중국산을 비롯한 일본산이 대량 수입되고 있다. 횟집 수조에 원산지 표시만으로 ‘수입산이니까 맛이 없다’는 식의 홍보로 우리 양식업계를 지키겠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수입산에 이기는 고품질의 양식 활어를 생산할수 있도록 양식 기술을 개발하는 것만이 우리 양식업과 생선회 산업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18회>싱싱회가 최고  


생선횟집에서 살아있는 물고기를 회로 조리하는 것을 활어회(活魚膾)라고 한다. 활어회는 죽인 바로 직후여서 육질이 단단하지만 혀로 느끼는 맛은 최상이 아니다. 반면 활어를 죽여 일정시간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먹는 것을 선어회(鮮魚膾)라고 한다. 일식집에서 아침에 활어를 포로 뜨고 수건에 싸서 냉장고에 보관, 점심 그리고 저녁에 손님에게 내는 것이 선어회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살아 펄떡펄떡 튀는 생선회를 좋아하는 활어회 문화를 지녔으나 일본인들은 활어를 죽인 다음에 일정시간이 지난 선어회 문화를 즐기고 있다. 우리나라는 대부분 활어가 유통되지만 일본은 95% 이상이 선어회로 유통된다. 일본 사람들은 활어를 즉살 후 저온에 보관하면서 3~4일까지 생선회로 취급, 거래한다. 이 시점에서는 육질의 단단함(씹힘성)은 최하이다. 하지만 이노신산이 최대여서 미각이 좋아지므로 생선회 맛이 좋다고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씹히는 맛을 즐기는 우리국민들은 씹힘성이 떨어져 퍼석퍼석한 선어회를 좋아하지 않는다. 일본에서 수십년간 일반화된 선어회가 우리나라에 상륙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싱싱회란 일본의 선어회처럼 활어를 죽여 수송후 먹는 형태는 동일하다. 선어회 생명시간은 3~4일 정도로 긴 반면 싱싱회의 생명시간은 5~10시간 이내로 대단히 짧은 것이 차이다. 활어를 죽인후 5~10시간이 지나면 근육 수축으로 육질의 단단함이 약 15~20% 증가할 뿐만 아니라 혀로 느끼는 맛도 10배 이상 증가한다. 씹힘성이 최대로 유지되는 5~10시간까지를 싱싱회 생명시간으로 하는 것이다. 해양수산부가 양식활어 소비확대 및 생선회 관련산업 활성화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싱싱회 보급은 바로 이 때문에 인기를 끌수 있을 것이다.

싱싱회 내년 후반기 유통

활어회는 물류비 시설비 운영비 등이 많이 들어가 값이 고가일 수밖에 없다. 활어회 단점을 보완한 싱싱회가 보급되면 생선회가 소비확대로 이어져 우리나라 생선회 관련산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목적으로 해양수산부는 인천, 포항, 완도, 거제 4개 지역에 각각 국고 보조 20%(5억), 지자체 보조 20%(5억), 융자 20%(5억), 자비 40%(10억) 총 25억 규모로 싱싱회 가공공장 신축을 추진, 싱싱회 보급 확산을 꾀하고 있다. 내년 전반기까지 싱싱회 가공공장이 완공되면 후반기부터 백화점 식품코너, 대단위 아파트 및 대학가 등의 싱싱회 전문점이 들어서게 된다. 어디서든 맛좋고 비브리오 패혈증 걱정이 없는 위생적인 싱싱회를 싼값으로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생선회를 씹을때 육질의 단단함을 보면 사후 10시간까지 단단함이 약간 상승, 최고치를 유지하는데 어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약 10~15% 늘어난다. 그 이후는 단단함이 떨어져 하루가 지난 뒤에는 최하값이 된다. 육질의 단단함 변화는 자연산과 양식산, 생선횟감의 종류, 크기, 치사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다. 큰 차이는 없으나 자연산이 양식산보다, 흰살 생선이 붉은살 생선보다 단단함이 유지되는 시간이 길고 대형이 소형보다, 안락사가 고민사보다 역시 육질의 단단함이 더 오래간다. 생선회 살에는 맛 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 어종에 따라 차이가 나며 일반적으로 붉은살 생선이 흰살 생선보다 많다. 맛 성분은 단시간 내에는 그 양의 증감은 거의 없다. 그러나 감칠맛을 내는 이노신만은 살아있는 활어에는 그 양이 극히 적지만 죽인 후에 보관하는 동안에 증가해 반일~하루가 지나면 값이 최대가 된다.이후 3~4일 정도 최대값을 유지하다가 감소한다.


<19회>맛 좋고 저렴한 싱싱회  


활어회는 생산지에서 소비지까지 도소매 등 여러 단계의 유통경로를 거치지만 싱싱회는 생산자에서 소비자까지 바로 연결된다.
활어를 수송하는 물차 안에는 20~30%가 활어이고 나머지 70~80%가 물이다. 20~30% 활어도 머리 내장 뼈 등 먹지 못하는 부분(불가식부)이 절반이나 차지한다. 생선회로 먹을 수 있는 10~15%를 위해 나머지를 수송하는 셈이다. 이때문에 수송비가 많이 든다. 싱싱회로 유통하면 물과 불가식부를 나르지 않아도 되므로 수송비가 대폭 절감된다. 자연히 생선회 가격이 싸질수 있다.
활어로 수송할때는 활어차를 비롯, 도소매지 및 소 횟집의 활어 수조뿐만 아니라 정화나 정수장치까지 필요하다. 싱싱회로 수송하면 이러한 시설이 전혀 필요 없다.


또 활어수조의 정기청소 및 해수 정화 등을 위해 인건비나 약품값이 들어가지만 싱싱회는 이같은 관리비가 필요없다. 활어유통의 경우 산지에서 kg당 1만원으로 출하된 것이 소비지에서 5만원 이상으로 판매되는 것은 바로 이런 수송비, 시설비, 인건비 부담 때문이다. 싱싱회로 유통하면 수송비, 시설비 등이 절감돼 활어회 가격의 1/2~2/3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공급할수 있다.

싱싱회는 활어회보다 육질의 단단함이 약 10~15% 상승해 이노신산이 증가함으로써 혀로 느끼는 맛이 약 10배 이상 좋아진다. 싱싱회 가공공장에서 HACCP시스템으로 처리하기때문에 비브리오 패혈증, 식중독 등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이에따라 비브리오 패혈증 주의보 발령에 따른 생선회 관련산업 피해도 막을 수 있다.

수산물 수입 자유화에 따라 중국산 활어가 대량 수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활어회는 이미 국제 경쟁력을 상실했다. 활어를 즉살 후 소비자가 먹는 시점까지의 시간을 보자. 일본의 선어회는 3~4일인데 비해 우리의 싱싱회는 5~10시간 이내로 대단히 짧다. 싱싱회 형태로는 중국 등지에서 수입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싱싱회 유통시간이 짧은 것이 국내 유통에서 단점이 될 수 있지만 중국 등 외국의 무분별한 수입을 막을 수 있는데 장점으로 활용되는 것이다. 그렇게되면 충분히 경잭력이 있게된다.

싱싱회 가공공장은 생선즉살후 생명시간이 짧은 점을 감안, 입지조건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대도시 주변 근거리지역 △교통이 편리한 곳 △양식장이 있는 곳에 중소형으로 공장을 마련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생선 즉살후 10시간 내에 소비자에게 배달하려면 대도시인근 고속도로가 바로 연결되거나 항공수송이 원활한 곳이어야 한다. 또 양어장과 싱싱회 가공공장이 떨어져 있으면 활어를 수송하거나 보관 할때 물고기들이 스트레스를 받아 생선회 맛이 저하된다. 활어 수송비, 시설비(활어차, 수조, 냉각기, 정수장치 등도 만만치 않고 인건비나 운영비 부담이 늘기 때문에 가급적 가까운 곳에 입지해야 한다.


공장규모는 싱싱회의 짧은 생명시간에 맞추려면 소량생산 중소형이 적합하다. 운영시스템은 오전에 싱싱회로 가공 처리, 저녁에 먹을 수 있는 시스템으로 해야 싱싱회 맛이 제일 좋을때 소비자에게 공급할수 있다. 이렇게 가공된 싱싱회를 한번 먹어본 소비자는 반드시 다시 찾게 된다.

싱싱회를 가공할 때 원료는 일정중량의 건강하고 외관이 개끗한 것을 사용해야 한다. 보관은 저온(0~5℃)상태에서 위생용기에 담아야 하며 비브리오균은 100cfu/g 이하, 분변계 대장균은 230cfu/g 이하로 유지돼야 한다. 기타 병원성균은 오염돼선 안된다. 또 아래 내용을 포장지에 기록한다.
※ 즉살 후 10시간까지 생선회의 맛이 가장 좋습니다.
(즉살 시간: 00일 00시 00분)

싱싱회를 보급하는데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싱싱회 생명시간은 씹힘성이 최대로 유지되는 5~10시간 정도로 대단히 짧아 생명시간 연장방법의 개발이 필요하다. 그럴지 못한 상태에서는 이 시간이내에 배달될 수 있도록 유통구조를 갖추어야 한다. 소비자 인식전환도 또하나의 걸림돌이다. 우리 국민들은 생선회는 살아서 펄떡펄떡 튀어야 가장 맛이 좋다는 활어회 문화인이다. 오랜 기간에 걸쳐 형성돼온 활어회 문화를 일시에 바꾸기는 대단히 어려운 문제일 것이다. 그러나 싱싱회가 값 싸고 맛 좋고 위생적이란 점을 강조, 점차적으로 싱싱회 문화로 바꾸어 가야 할 것이다. 초창기에는 활어회와 싱싱회를 병용하면서 점진적으로 싱싱회를 확대시키는 방법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식의 선어회와 우리의 싱싱회를 외관으로 구별하기는 어려우므로 영세업체들이 난립하면 싱싱회를 선어회 형태로 유통시킬 가능성이 있고 위생 또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싱싱회 가공처리 및 유통기준을 엄격히 만들고 HACCP 도입을 의무화시켜 영세업체의 난립을 막아야 할 것이다.
//趙永濟 부경대교수. 생

 

<20회>생선회의 생명시간  


생선회는 요리후 언제까지 먹을 수 있나, 생선회를 동결시키면 장기간 보존이 가능한지 등의 질문들을 가끔씩 받는다. 생선회 생명시간에 대한 질문은 맛의 측면과 위생적 측면으로 나눌 수 있다. 맛의 측면에서는 우리국민들이 좋아하는 씹힘성의 맛과 일본 국민들이 좋아하는 미각의 맛이 있다. 위생적 측면은 병원성 세균에 의한 식중독과 히스타민 식중독으로 나눌 수 있다.

씹힘성의 생명시간

보통 생선회는 펄떡펄떡 튀어야만 가장 맛이 있다고 생각하는 활어회 문화를 지향한다. 또 생선회 맛은 육질이 단단해 씹힘성이 좋아야한다는 씹힘성 문화로 표현할 수 있다. 활어회 문화와 씹힘성 문화는 연관이 있다. 대부분의 활어를 즉살 후 5~10시간까지 근육 수축으로 육질의 단단함이 약간 증가하거나 유지돼 씹힘성이 최상이다. 생선회의 단단함이 유지되는 씹힘성의 생명시간은 어종, 크기, 치사방법 등에 따라서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대략 이 시간대에 해당한다. 최근 해양수산부가 보급하고 있는 싱싱회는 활어회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비브리오 패혈증을 막을 수 있으며 우리국민들이 좋아하는 씹힘성의 생선회 식문화와 잘 어울린다. 지금까지 활어회 만이 가장 맛이 좋은 생선회라는 생각을 버리고 싱싱회를 소비 확대시켜 생선회 관련산업을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미각의 생명시간

생선회에 들어있는 맛 성분은 어류의 종류 및 크기, 그리고 계절 등에 따라 다르다. 일반적으로 붉은 살 생선회가 흰 살 생선회보다 맛 성분의 양이 많으므로 맛이 진하다. 생선회에 들어있는 혀로 느끼는 대부분의 맛 성분은 죽인 후의 짧은 기간 내에는 거의 변화하지 않으나 감칠 맛 성분인 이노신산(IMP)만이 유일하게 많아졌다가 적어진다. 이노신산은 살아있는 활어 근육에는 그 양이 극히 적지만 죽은 후 서서히 증가, 반일~하루가 지나면 최대값이 돼 며칠간 유지된 후 감소한다. 따라서 생선회 미각의 생명시간은 씹힘성의 생명시간보다 훨씬 길어 4~6일 정도가 된다. 일본인들은 미각의 생선회 식문화이므로 생선회를 선어회 형태로 유통하면서 5일까지도 생선회로 유통시키고 있다.

위생적인 생명시간
비브리오균 등의 병원성 세균은 5℃ 이하에서는 증식하지 못한다. 이때문에 조리한 생선회를 5℃ 이하의 저온에 보관하는 경우 생선회 선도가 떨어져 맛이 없고 냄새가 나서 못 먹을 상태가 돼도 식중독에는 걸리지 않는다. 따라서 위생적 생선회 생명시간은 대단히 길다. 그러나 조리 후 상온에 방치하면 병원성 세균이 증식해 생선회 외관에 이상이 없고 냄새가 나지 않아도 식중독에 걸리게 된다. 생선회 조리후 상온에 두지 않고 5℃ 이하로 보관하는 이유가 바로 생선회의 위생적 생명시간을 연장하려는 것으로 볼수 있다.

전어, 고등어, 전갱이 등의 붉은 살 생선회는 맛을 내는 유리아미노산인 히스티딘(histidine)이 흰 살 생선회보다 많이 들어 있으므로 진한 맛을 낸다. 그런데 사후 선도가 떨어지면 식중독을 일으키는 히스타민(histamine)으로 변하기 때문에 붉은 살 생선회는 관리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 고등어회의 히스타민 식중독을 막기 위해서는 살아있는 것을 조리해 먹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제주도에서 어획한 고등어를 수송비를 엄청 많이 들여 활어 상태로 서울 고등어 전문점에 수송하고 있는데 이것 또한 대단한 인기가 있다. 최근에는 침술을 이용, 고등어 신경을 마비시켜 뒤집어져서 숨만 깔딱깔딱 쉬는 살아있는 상태로 수송 또는 보관해 히스타민 식중독을 막는 방법이 실용화되고 있다.

동결 생선회의 생명시간
일반적으로 생선회는 동결할때 생기는 얼음 결정이 근육 조직을 파괴하므로 육질의 씹힘성이 급격히 떨어져 맛이 없어진다. 작년 남해안에서 과잉 생산된 우럭을 비축하기 위해 수협에서 급속동결로 우럭 보관요령에 관한 자문요청을 받은 적이 있다. 동결속도(급속동결 또는 완만동결)에 관계없이 생선회는 동결하면 우리국민들이 좋아하는 씹힘성이 떨어진다.
예외로 유일하게 참치는 동결 저장(영하 60℃)하는데 이는 참치를 원양에서 어획 후 냉장상태로 장기간 보관 또는 수송하면 선도가 떨어져 생선회로 먹을 수 없기 때문에 동결하는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육질의 단단함 즉 씹힘성은 떨어지지만 수송과 보관을 편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영하 60℃의 극저온에 참치를 보관하면 씸힘성의 생명시간은 짧아지지만 미각 및 위생적 생명시간은 그대로 보존이 가능하다.
//조영제 부경대교수. 생선회협회이사장


 <21회>맛깔스런 고추냉이 소스  


고추냉이(와사비, 山葵)는 생선회와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재료중의 하나다. 고추냉이는 생선 비린내를 제거하는 효과는 없지만 코를 찌르는 특유의 매운 맛과 향기로 미각과 후각을 일시적으로 마비시켜 생선 비린내를 느끼지 못하도록 한다. 따라서 매운맛이 없는 고추냉이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 고추냉이는 매운맛 외에도 식욕증진, 항산화 활성, 항균 활성, 비타민 B1 합성 증강, 베타 아밀라제 활성 촉진 등의 효과가 있어 건강 식품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고추냉이는 ‘생’과 ‘분말’ 등 두 종류가 있다. 고추냉이 줄기를 갈아 만든 것을 ‘생 고추냉이’ , 분말 고추냉이를 반죽한 것이 ‘반죽 고추냉이’다. 뿌리줄기부분 매운맛이 강하며 이 부분을 강판에 갈아 만드는 생 고추냉이가 매운맛과 향기가 뛰어난 상등품이다. 하지만 고가인 탓에 분말 고추냉이 보급이 많은 편이다.

생 고추냉이

고추냉이는 재배조건이 까다로와 여름에도 수온이 10℃ 정도로 일정한 지하수가 솟아 오르는 사지(砂地)가 아니면 제대로 자리지 못한다. 절대 물이 깨끗해야 한다. 1년에 약 3cm 정도 밖에 자라지 않는다. 다 자라려면 2~3년이 걸리는데 그나마 생산량이 적어 가격이 비싸다. 고추냉이를 강판에 갈아 세포를 파괴시켜 공기와 접촉시키면 티오글루코시다제 효소가 결합한 당을 떼어내므로 매운맛 성분인 시니그린이 생긴다. 이 시니그린은 살균력이 있기 때문에 식중독 방지, 식욕증진 및 신경안정 효과가 있다. 고추냉이의 매운맛을 내는 시니그린을 많이 만들기 위해서는 세포가 잘 부서지게 갈아야 한다. 즉 칼눈이 아주 작은 강판이나 상어 껍질로 만든 고추냉이 전용 강판으로 천천히 갈아 공기에 충분히 노출시키면서 효소반응이 잘 일어나도록 한다. 강판의 칼눈이 거칠지 못할 때는 칼로서 두들기면 점성이 더 좋아지고 매운맛이 강해진다. 강판을 따뜻하게 해서 갈아도 점성이 좋아지고 매운맛이 더 난다. 고추냉이의 매운맛 성분은 휘발성이어서 시간이 지나면 매운맛이 약해지므로 필요량만 만드는 것이 좋고 갈아서 저장하는 경우도 반드시 싸 두어야 한다.

분말 고추냉이

분말 고추냉이는 본래 생 고추냉이를 건조시켜 분말로 만든 것이다. 급증하는 수요를 채우기 위해 하급품 생고추냉이나 서양 고추냉이(고추냉이 무우)를 주 원료로 쓰고 있다. 서양 고추냉이 뿌리의 건조 분말은 흰색이므로 염료로 녹색으로 착색, 조미료와 겨자분을 첨가해 사용한다. 매운맛은 있지만 향기에서 생 고추냉이와는 차이가 난다. 매운맛 성분은 생 고추냉이처럼 휘발성으로 보관방법이 나쁘면 매운맛이 약해지므로 반드시 밀폐된 용기에 넣어 습기를 막아 냉암소에 보관해야 한다. 분말 고추냉이를 갤 경우 찬물 또는 따뜻한 물(30℃ 정도)을 붓고 손가락으로 강하게 갠후에 뚜껑을 덮어 두면 매운맛이 나오는데 따뜻한 물을 사용하는 것이 매운맛이 빨리 나온다. 그러나 열탕을 사용하면 효소가 작용하지 못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갠 것도 사용하지 않을 때는 싸서 보관해야 한다.

고추냉이의 품질을 평가하는 방법이 있다.
△ 입안에서 톡 쏘는 맛이 일시적으로 퍼지면서 사라지는 것이 고급제품이며 매운맛이 오래 남는 것은 다른 향을 첨가한 제품이다.
△ 물에 갠 후 매운 맛이 오래 지속되는 것이 좋다.
△ 간장에 잘 풀리고 매운맛이 오래 지속되는 것이 좋다.
△ 갠지 오래돼 매운맛이 떨어진 고추냉이에 레몬즙을 넣으면 레몬의 비타민C가 고추냉이 효소(myrosinase)를 활성화시켜 맛과 향이 살아난다.

(사진, 생선회 100배 즐기기 33페이지)

고추냉이소스나 초고추장에 생선회를 찍어 먹으면 비브리오 패혈증균을 예방할 수 있다는 잘못된 상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이외로 많다. 고추냉이, 초고추장, 마늘, 레몬즙 등은 항균성을 갖고 있어 비브리오 패혈증균을 죽이는 효과가 일부 있기는 하나 예방할수 있는 기능은 없다.
//조영제(趙英濟) 부경대교수. 생선회협회 이사장


<22회>가을빛 요술사 전어  


전어(?)는 연안의 표층~중층에 사는 연안성 어종으로 큰 회유는 하지 않지만 6~9월에는 외양에 있다가 10~5월에는 연안으로 이동하여 생활한다. 산란기는 3~5월로 내만 입구 저층에 산란한다. 만 1년이면 체장 11cm, 2년 16cm, 3년 18cm 정도로 자라고 4년 20cm, 6년 22cm 정도 크기가 된다. 최대 최장은 26cm, 최대 수명은 7년이다. 일본에서는 전어를 크기에 따라서 이름이 달리 불리는 출세어(出世魚)로 취급한다. 떼를 지어 바다의 표층에서 유영하다가 가을 햇살을 받아 바다를 환상의 푸른 은빛으로 바꾸는 전어는 가을빛의 요술사이다.

봄 도다리 가을 전어

봄 도다리 가을 전어로 잘 알려져 있는 전어는 우리국민의 가을의 대표적인 생선횟감이다. ‘가을 전어 머리에는 깨가 서말’ ‘집 나간 며느리가 가을 전어 굽는 냄새에 다시 집에 돌아온다’ 등의 구전은 전어 맛이 가장 좋은 제철(旬)이 가을임을 뜻한다. 학술적으로 보아도 가을 전어는 4계절 중에서 지방질 함량이 가장 많아 고소함의 극치를 이룬다.

가을이 되면 연안의 바닷가 횟집을 중심으로 전어회를 찾는 손님으로 북적인다. 지금처럼 전어회가 대표적인 가을 생선횟감으로 각광을 받은 것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 생선회를 오랫동안 취급하신 분들의 말에 따르면 약 10년 전부터라고 한다. 전어회를 많이 찾는 이유를 살펴보면 해산어의 양식량의 증가와 관련해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표에 나타난 것처럼 1980년의 해산어류 양식량은 38t으로 극히 미미했다. 1990년 초반부터 생산량이 많아져서 2002년에는 4만8천73t으로 소비량을 훨씬 뛰어넘는 과잉생산 양상을 보이고있다. 이와 같이 양식산 생선회의 기피 현상때문에 가을철에 대량 어획되는 전어를 많이 먹게 된 것으로 생각된다. 양식산이 95% 이상을 차지하는 우리나라 생선회 시장에서 몇 안 되는 자연산이라는 인식 때문일 것이다.

전어회는 건강식이다

가을 전어회는 지방질 함량이 많아서 구수하고 맛이 좋을 뿐만 아니라, 지방질에는 고도불포화지방산인 EPA(0.67%) 및 DHA(0.31%)가 많이 들어있으므로, 동맥경화, 뇌졸중, 혈전 등의 순환기 계통의 성인병 예방효과가 있다. 또 당뇨병, 치매, 암발생 등의 예방효과도 있다. 잔뼈가 많기 때문에 칼슘 공급원이 되므로 골다공증 예방효과가 있는데다 나이아신이 풍부하므로 피부염 및 혀의 염증에 효과가 있다. 이 외에도 비타민 A, B1, B2 등의 함량이 높은 건강식이다.

양념된장에 찍어 먹어야 제 맛

생선회 양념장은 고추냉이(와사비)를 간장에 푼 것, 초장, 된장 등이 일반적이다. 지방질이 많은 생선은 선도 저하가 빠르며 좋지 못한 냄새가 날수 있다. 이런 냄새 를 된장에 들어 있는 단백질이 흡착(콜로이드 흡착)해 냄새를 느끼지 못하도록 하거나 된장의 발효 생산물인 카르보닐화합물이 냄새를 비휘발형으로 만들어 버린다. 따라서, 가을 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지방질 함량이 많은 전어를 잔뼈와 함께 잘게 썰어 양념 된장에 찍어 먹으면 지방질과 어우러져서 깨를 씹는 것과 같은 고소한 맛에 감탄을 금치 않을 수 없다.
전어회를 먹고 설사 등으로 고생을 하시는 분들이 간혹 있다. 비브리오 패혈증에 걸린 것이 아닌가라고 걱정하지만 그렇지 않다. 비브리오 패혈증균은 바닷물의 수온이 높은 여름철에 검출되지만 수온이 내려가는 가을철이 되면 해수 표층부에서는 거의 검출이 되지 않는다. 전어철인 가을에는 여름철보다는 비브리오 패혈증에 걸릴 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지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가을 전어회에 다량 함유된 지방질은 맛을 좋게 하지만 췌장이 좋지 못한 사람은 지방질을 소화시키는 효소(lipase)의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에 설사로 고생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분들은 맛이 좋은 전어회라고 맘껏 들지말고 적당량을 먹어야 한다. 


<23회>전어 이야기  


전어는 낱마리로 거래되지만 예전에는 열마리를 한 묶음으로 가느다란 대나무에 끼워서 팔기도 했다. 자연히 가느다란 대에 끼워서 엮어야 했는데 바로 여기에서 전어(箭魚)의 이름이 유래됐다. 전어(箭魚)에서 사용된 전(箭)이란 대와 관련이 있으며, 대로 엮어 팔았기 때문에 이름이 전어가 된 것이다. 가을이면 바다가 허옇게 될 정도로 많았던 전어가 요즘은 어획량이 크게 줄었다. 최고의 전어 어장으로 알려진 경남 삼천포의 마도 사람들도 전어가 별로 안잡혀 맘이 편치않다. 제철이 되면 서울 부산 대구 등 대도시에서 예약이 폭주하지만 양이 적어 수요에는 맞출 수 없다고 한다. 요즘에는 대에 꿰어 팔기는커녕 잡히기만 하면 곧 바로 돈이 된다. 산채로 실려 횟집에서 불티나게 팔리는 귀하신 몸이 된 것이다. 그래서 전어 이름도 이제 전어(箭魚)가 아니라 전어(錢魚)가 됐다.

세고시(背越し)란?

우리나라 말로 뼈채 썰기라 하지만 일본말인 세고시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전어, 도다리 새끼, 은어 등과 같은 소형의 횟감용 생선을 머리, 내장 등을 제거하고 비늘을 벗긴후 뼈와 함께 얇게 썰어낸 것으로, 뼈가 씹히는 거친 맛과 육의 감칠맛이 일품이다. 세고시를 즐기는 사람은 생선회에 일가견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전어를 포를 뜨거나 잘게 썰어 놓고 세고시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것으로 뼈채 썬 것이 본래 의미의 세고시다. 어자원의 고갈로 도다리 새끼의 어획량이 줄어들고 도다리 세고시의 소비가 늘면서, 양식 넙치 새끼가 자연산 도다리 세고시로 둔갑되기도 한다.

전어 선자망(旋刺網) 잡이

전어는 아주 원시적인 방법으로 잡는다. 갈매기나 바다에 떠다니는 해초더미 유무와 전어무리가 지나다니면서 생기는 물빛깔을 보고 전어 어군을 발견한다. 어군을 발견하면 그물을 선수의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한바퀴 둘러치면 배는 그물의 안쪽에 위치하며, 그물은 부채꼴로 펴지고 그물 밑부분은 뚫려 있다. 어부들은 전어 떼를 둘러싼 상태에서 노를 이용해 전어 쪽으로 접근, 10~15분간 장단에 맞춰 빨래 방망이로 배를 세게 두드리거나 긴 장대나 어른 주먹만한 돌을 줄에 묶어서 바다로 던진다. 표층에서 주로 사는 전어는 소리에 놀라서 주위로 흩어지면서 그물에 꼽히며, 전어는 습성상 밑으로 도망가지는 않는다. 전어가 부채꼴로 둘러싸인 그물에 꼽혀 잡힌다는 뜻으로 선자망(旋刺網) 어법이라고 한다.

활전어는 담수가 많은 곳에 보관

전어는 성질이 대단히 급해 좁은 수조에 가두어 두면 빨리 죽어버린다. 어획후 수송 및 보관 시에 움직임을 둔화시키기 위해 담수와 해수의 비율을 6:4로 한다. 이렇게 해도 하루 이상 살려 놓기가 어려운 어종이다. 바람이 불고 파도가 센 날에는 전어잡이 배가 출어하지 못하므로 전어회 값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활오징어도 비슷하다. 활어 수송업자의 말을 빌리면 활전어와 활오징어의 저장기간을 연장시킬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면,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지방자치 활성화로 각 지역별로 고유의 특산품을 개발하려는 경쟁이 뜨겁다. 전어회도 예외는 아니다. 전국적으로 열리는 주요 전어축제 개최 일정을 보면 표와 같이 전남 보성 율포와 충남 서천 홍원항은 전어의 제철인 10월에 개최되지만 대부분이 9월이다. 여름철인 8월에 개최되는 곳도 있다. 왜 가장 맛이 좋은 제철보다 1~2개월 전에 전어축제가 열릴까. 전어회 맛을 잘 아는 미식가들은 9월도 맛이 최상이 아니며 10월에 들어서야 맛이 가장 좋다고 단언한다. 제철이 아닌 빠른 시기에 열리는 축제에 초대된 관광객들이 그 지역 전어회를 먹고 어떤 평가를 하겠는가. 기대했던 맛을 느끼지 못하면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자기 지역의 특산품을 알리겠다는 축제가 전시행정으로 끝남은 물론, 전어회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도 좋지 않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전어회 축제는 지방질 함량이 가장 많아 맛이 제일 좋은 10월에 열어야 그 때 그 곳에서 먹었던 전어회 맛을 못 잊고 다시 찾을 것이다.
전국 주요 전어축제 개최지 및 일정

전어도 축양된다
양식 기술의 발달로 많은 종류의 해산어류 양식이 가능하다고 하나 경제성 등의 문제로 대량 양식되는 어종은 많지 않다. 도다리 세고시가 자연산으로 우리국민들에게 인기가 있어 중국에서 축양된 소형 도다리가 대량 수입되고 있는데, 양식 도다리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양식이란 양식장에서 알을 인공적으로 부화시키고 키워서 출하하는 것을 말한다. 축양이란 자연 환경에서 부화된 것을 내만이나 그물에 가둬 먹이를 주면서 키운 다음 출하하는 것을 말한다. 전어는 양식기술이 아직 개발되지 못해 대부분 자연산이며 극히 일부가 축양되고 있다. 주로 남해안에서 좁은 내만으로 전어떼를 몰아넣고 그물로 입구를 막은 다음에 키우는 것으로, 고등어도 일부 축양되고 있다. 전어는 어획후 하루를 넘기기 어려울 정도로 빨리 죽는 특성을 갖고 있다. 파도가 센 날에는 전어잡이 배가 출어하지 못해 값이 뛴다. 일본인들은 참치를 미국, 남미, 호주, 지중해 등지에서 축양, 냉동회가 아닌 선어회의 형태로 공급하고 있다.


<24회>무병장수 특효약 생선회  


지난 97년 미국상원의 영양과 인간의 욕구에 관한 특별위원회가 서구사람들이 동맥경화, 중풍 등의 순환기 계통 성인병뿐만 아니라 암이나 당뇨병에 의한 사망률이 높은 것은 육식위주의 식생활 때문이라는 발표 한 이후 서양에서는 쇠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등의 육류소비가 줄어드는 대신 수산물 소비량은 크게 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식생활은 오히려 쇠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등 육류 단백질 소비량이 급격히 증가하는 서구화 식생활로 바뀌고 있다. 지난 10년 새 우리 국민들의 성인병 발병률이 4~5배나 현저히 증가한 것은 육식 중심의 식생활 영향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생선을 가장 많이 먹는 일본은 세계 최장수 국가로 잘 알려져 있다. 또한 병에 걸려 고생하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수명을 의미하는 건강수명은 평균 75세로 세계에서 가장 길다. 이것은 생선 위주의 식생활로 수산물을 많이 먹기 때문이다. 특히 고등어 전갱이 정어리 등의 등 푸른 생선을 많이 먹기 때문에 건강수명이 긴 것이다.

생선을 많이 먹는 사람이 장수하는 이유

쌀 밀가루 등은 전분식품이고 쇠고기 등의 육류와 함께 생선은 우리 몸의 유지를 위해 꼭 필요한 영양소인 단백질이 많이 들어있는 단백질식품으로 분류된다. 생선보다 쇠고기에 단백질이 많아 영양분이 더 풍부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쇠고기와 생선육의 단백질량은 거의 비슷하다. 반면 생선에는 쇠고기 및 돼지고기에는 거의 들어있지 않는 기능성 성분인 DHA와 EPA로 대표되는 고도불포화지방산이 많이 들어 있다. 고도불포화지방산은 흰 살 생선보다 붉은 살 생선에 더 많다. 이외에도 타우린, 핵산 등의 기능성 성분이 많이 함유돼 있으며 이런 기능성 성분들이 성인병을 예방, 무병장수하게 한다.<표 참조>

<표> 어류 및 육류의 지방질 함량과 고도불포화지방산 비율




DHA와 EPA는 어떤 생리적인 효과가 있는가

첫째는 머리를 좋게 하는 것이다. 시판 우유팩에 DHA를 첨가했다고 적어 놓은 것을 보았을 것이다. 자녀 IQ를 좋게 하기 위해 일반 우유보다 비싸지만 많이 사먹는다. 우유뿐만 아니라 달걀, 음료수, 어묵 등에 DHA 및 EPA를 첨가한 제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이밖에 고혈압 동맥경화 협심증 뇌졸중 등 순환기계통의 성인병 예방과 대장암 위암 유방암 등의 암 발생예방을 비롯, 당뇨병 치매 심장병 예방 등의 다양한 생리적인 효과가 보고 돼 있다.

DHA 및 EPA가 많이 들어 있는 생선회는

기능성 성분인 DHA와 EPA는 지방산이므로 지방질 함량이 높은 생선에 많이 들어 있다. 대체로 흰 살 생선보다 방어 숭어 전어 고등어 등 붉은 살 생선에 지방질 함량이 많다. 세계에서 최장수하는 일본인들의 식탁에는 고등어 전갱이 꽁치 등의 붉은 살 생선이 하루에 한번 이상은 오른다고 한다. 생선 중에서도 비교적 싼 이들 생선을 일본에 수출할 것이 아니라 우리 식탁에 오르도록 해야 한다. 유감스럽게도 우리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넙치 우럭 농어 등의 흰 살 생선은 지방질 함량이 적어 기능성 성분인 DHA와 EPA의 함유량은 그리 높지 않다.

생선회는 우리들의 건강에 어떤 효과가 있을까

생선에는 EPA와 DHA 그리고 유리아미노산인 타우린과 각종 비타민류, 무기질 등의 기능성 성분들이 많이 들어 있어 생선을 많이 먹는 일본인, 아이슬란드인들은 장수국민으로 알려져 있다. 생선의 건강효과에 대한 조선일보(2002.4.18) 기사를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1. 일주일에 최소 한 번 이상 생선을 먹는 임산부는 아기를 예정일보다 일찍 낳는 조기 출산률이 3.5배 낮다(영국 의학지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
2. 생선기름 보충제를 복용한 폐경기 여성은 심장병 위험이 27% 감소된다(임상영양학회지).
3. 1인당 생선 소비율이 많은 나라는 우울증 발생률이 낮다(미국 정신과학회).
4. 한달에 1~3회 생선을 먹는 사람은 한달에 한번 미만으로 먹는 사람에 비해 노인성 안질환인 황반변성 위험이 약 50% 낮다(미국 안과학회지).
5. 생선기름이 심장마비환자의 사망위험을 30%나 감소시킨다(영국 의학전문지 ‘랜시’).
6. 생선기름이 정신분열 증세를 25% 정도 줄인다(영국 셰필드대학).
7. 생선기름이 치명적인 부정맥 위험을 감소시켜 심장마비 재발을 크게 줄인다(미국 심장학회학술지 ‘순환’).
8. 생선을 많이 먹으면 전립선암 위험이 절반으로 줄어든다(영국 의학전문지 ‘랜시’).
9. 생선회를 많이 먹는 사람들은 특히 폐암 중 선암발생률이 50%나 낮다(영국의 암전문지 ‘암’).
10. 등 푸른 생선을 일주일에 한번 먹는 사람은 한달에 1회 미만 먹는 사람에 비해 뇌졸중 위험이 22% 줄어들었다(미국의사협회).
11. 생선기름에 함유된 오메가-3 지방산이 조울증 환자의 증세를 낮춘다(미국 브리검여성병원).
12. 생선기름이 류머티스 관절염과 관절의 통증 등을 완화시킨다(미국 브리검부인병원).
13. 생선에 들어있는 DHA가 치매환자의 인지기능을 높이고 망상증세를 개선시킨다(일본 사가미화학연구소).

<25회>생선회 콜레스테롤은 몸에 좋다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하다

콜레스테롤이라고 하면 성인병 주범으로 알려져 섭취를 꺼리고 있지만 성인은 하루에 1.3~2.0g 정도의 콜레스테롤이 꼭 필요하다. 이 가운데 75%는 우리 몸에서 합성하고 나머지 25%는 음식물에서 섭취해야 한다. 콜레스테롤이 들어있는 음식을 너무 많이 먹는 것도 문제이지만 하루 필요량의 25%를 섭취하지 않으면 우리 몸에 이상이 생긴다.

우리 몸에서 콜레스테롤의 역할은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의 세포구조와 기능유지, 신경계 기능유지, 지방 흡수를 도우며 칼슘 흡수율을 좋게 해 뼈를 튼튼하게 한다. 그리고 정력제 역할도 한다. 옛날 처갓집에 사위가 오면 장모가 닭을 잡아 주는데 닭고기에는 콜레스테롤 함량이 쇠고기의 두 배나 되므로, 많이 먹고 딸에게 힘을 쓰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과학적 지식이 없었던 시절 우리 선조들의 지혜로 받아들여진다.

콜레스테롤 다 나쁜 것은 아니다

음식물로부터 섭취한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에 소화, 흡수된 뒤 혈액으로 들어가 혈액 안에 있는 지방단백질과 결합, LDL-콜레스테롤(몸에 나쁜 콜레스테롤) 또는 HDL-콜레스테롤(몸에 좋은 콜레스테롤)로 된다. LDL-콜레스테롤은 고혈압 동맥경화 심근경색 협심증 뇌졸중 등의 성인병 발병의 원인이 되는 반면 HDL-콜레스테롤은 LDL-콜레스테롤이 혈관에 침착돼 동맥경화 뇌졸중 등의 성인병을 일으키는 것을 녹여내는 역할을 해 성인병을 예방한다.

생선 콜레스테롤이 좋은 콜레스테롤이다

수산물 가운데 콜레스테롤 함량은 어패류 종류에 따라 육류보다 1~3배 많으며, 특히 어란 및 계란은 그 함량이 대단히 높다. 5% 돼지기름과 생선기름을 각각 사료에 섞어 흰쥐에 4주간 투여한 결과, <표1>과 같이 총콜레스테롤 함량이 돼지기름 투여 군과 비교해 거의 절반으로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콜레스테롤 억제자인 HDL-콜레스테롤 함량이 돼지기름 투여군에 비해 두배 이상 높다. 이같이 수산식품의 n-3계 고도불포화지방산이 성인병 발병의 원인 물질로 알려진 총콜레스테롤량을 현저히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HDL-콜레스테롤 양을 증가시킨다는 것은 대단히 흥미 있는 사실이다.

<표1> 생선기름 투여가 쥐 혈액의 콜레스테롤 조성에 미치는 영향


HDL-콜레스테롤로 만들 수 있는 방법

생선에만 들어 있는 DHA 및 EPA 그리고 타우린은 HDL-콜레스테롤이 많이 생기도록 하므로, 생선을 자주 먹으면 혈액 중에 HDL-콜레스테롤이 높아진다. 반면 쇠고기 돼지고기 기름에는 DHA와 EPA가 없으므로 HDL-콜레스테롤이 안되고 LDL-콜레스테롤로 되는 것이다. 누구보다도 생선회를 많이 먹는 필자는 일전에 건강진단을 한번 받았는데 총콜레스테롤량(즉 몸에 좋은 HDL-콜레스테롤과 몸에 나쁜 LDL-콜레스테롤의 합계)은 많았지만, 이중에 HDL-콜레스테롤이 일반인의 평균값보다 훨씬 많다는 검진결과에 흐뭇해 한 적이 있다.

오징어, 새우 섭취는 피해야 하는가

오징어 새우는 지방질이 적으므로 DHA 및 EPA는 적지만, 타우린이 많이 들어있다. 이 타우린은 생선기름 속의 DHA 및 EPA와 같은 역할을 해 HDL-콜레스테롤이 되도록 유도한다. 따라서 오징어와 새우에는 콜레스테롤이 많지만 HDL-콜레스테롤이 되므로 걱정할 필요는 전혀 없다. 오징어 및 새우에 많이 들어 있는 타우린은 고혈압 동맥경화 뇌졸중 등의 순환기 계통의 성인병 예방은 물론 당뇨병 예방, 시력회복 등의 다양한 생리적 기능도 갖고 있으므로 많이 먹으면 좋다.

일본은 새우 오징어 소비가 가장 많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환자에게 의사가 먹어서는 안 되는 식품으로 새우와 오징어를 포함했을 뿐 아니라 수년전에 일본 병원의 포스터에 이 같은 내용이 들어 있어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수산물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새우 및 오징어 생산량의 약 절반을 일본 국민들이 소비하는데 새우와 오징어 등에 들어있는 콜레스테롤이 동맥경화 등의 순환기 계통 성인병 원인이 된다면 일본 사람들의 평균수명 및 건강수명은 많이 짧아졌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안심하고 건강식인 새우와 오징어를 많이 먹도록 하자.

우리 몸에서 식이섬유의 역할은

영양소란 식품에서 섭취하는 물질 중 체내에서 에너지원 및 체성분이 되는 것을 말한다.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질 비타민 무기질이 5대 영양소이다. 최근 들어 영양소의 과다섭취 및 운동부족에 따른 에너지 과잉으로 비만 등의 사회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때문에 비영양소인 식이섬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식이섬유란 사람의 소화효소로서 소화되지 않는 식품중의 난소화성 성분의 총체로 곡류 채소류 과실류 견과류 등에 많이 함유돼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해조류에는 더욱 많이 들어가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식이섬유질 섭취량은 1인 1일당 약 20g으로 일본의 16g, 미국의 13g보다 많다. 식이섬유는 △변비 해소 및 치질 예방 △비만방지 △혈청콜레스테롤 함량 저하 △혈당치 상승억제 △대장암 예방효과 △담석예방 △면역력 상승 등의 생리기능을 한다.
<26회>생선회의 쫄깃쫄깃함은 어디에서  

단단함은 콜라겐의 함량, 분포 형태가 결정
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 그 음식의 맛이 좋고 나쁨은 인간이 갖고 있는 오감(五感)을 통해 결정될 뿐 아니라 음식 종류에 따라 이들 오감의 작용 정도가 차이가 난다. 생선회 맛은 이들 오감 가운데 이빨로 느끼는 단단함(촉각)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며, 복어 넙치 우럭 돔 등과 같이 육질이 단단할수록 고급횟감으로 취급된다. 생선회 육질의 쫄깃쫄깃함 또는 단단함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동물 근육에는 근기질 단백질의 콜라겐이 많으며, 어육에도 콜라겐이 있다. 어종에 따른 콜라겐 함량은 표에 나타난 바와 같으며, 육질이 단단한 어종일수록 콜라겐 함량이 높음을 알 수 있다. 콜라겐 중에서도 V형 콜라겐이 생선회의 단단함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V형 콜라겐은 어육 가운데 세포와 세포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며, V형 콜라겐 붕괴와 근육의 단단함 저하와는 상관관계가 있어 근육중 V형 콜라겐이 붕괴하면 근육이 연화된다.

육질이 단단한 복어와 육질이 연한 정어리 세포와 세포를 연결하는 콜라겐 구조를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했다.(그림) 복어 세포를 둘러싸고 있는 콜라겐 분포 형태는 칡넝쿨이 엉켜 있듯 아주 무질서하게 분포돼 있으므로 씹을 때 이빨이 들어가기 어려운 구조로서 단단하게 느껴진다. 한편 정어리 콜라겐 분포 형태는 아주 질서 정연하므로 씹을 때 이빨이 쉽게 들어가는 구조로서 육질이 연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이 같이 생선회 육질의 단단함은 근육중 콜라겐 함량 및 분포형태에 따라서 결정된다.

쫄깃쫄깃한 탄력이 저하되는 원인은

살아있는 활어를 생선회로 조리해 장시간 두거나 죽은 다음 일정시간이 지난 생선으로 회를 조리하면 육질의 쫄깃쫄깃함이 떨어져 퍼석퍼석해지므로 맛이 없어지는 것이다. 생선회 육질의 단단함은 세포와 세포를 이어주는 콜라겐 함량과 분포 형태에 따라 결정되지만 어떤 원인에 의해 이들 콜라겐이 파괴되면 육질의 단단함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연화가 대단히 빠른 정어리를 4℃에서 24시간 냉장한 후 결합조직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가를 조사한 결과, 24시간 저장 후에는 즉살 직후보다 결합조직을 구성하고 있는 콜라겐 섬유의 망상조직 구조 치밀성이 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그림) 이 결합조직의 형태가 변화한 것은 근육내 효소에 의한 콜라겐(V형) 가용화가 원인이다. 따라서 생선회의 쫄깃쫄깃함이 떨어지는 것은 죽은 뒤 극히 초기단계에 근육내 효소에 의한 콜라겐(Ⅴ형) 섬유의 가용화로 결합조직 망상조직 구조가 파괴돼 나타나는 것이다.

생선회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최적기는

즉살직후에 생선회의 단단함은 시간 경과와 함께 일시적으로 상승했다가 저하하고 감칠맛은 계속 상승하기 때문에 감칠맛과 육질의 단단함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다. 육질의 단단함이 떨어지지 않는 상태에서 감칠맛이 상승하는 시점이 생선회를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최적기이며, 어종에 따른 최적기는 복어의 경우 즉살 후 24시간 전후, 넙치 조피볼락(우럭) 방어 등은 5~10시간이다. 육질의 단단함을 중요시하는 사람은 치사후 빠른 시간 내에, 그리고 감칠맛을 중요시하는 사람은 시간이 약간 경과한 다음에 먹으면 생선회 맛을 더 좋게 느낄 수 있다.

사후경직과 육질의 단단함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

어류도 일반동물과 마찬가지로 사후에 체내에서 여러가지 변화가 일어난다. 처음에는 연한 어체가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단단하게 되는 사후경직이 시작되며, 가장 단단할 때는 외관적으로는 막대기와 같이 단단하게 되는데, 이때를 완전경직이라고 한다. 완전경직 상태가 일정시간 지속된 후에는 어체가 연하게 되는 해경 그리고 자가소화 단계로 들어간다. 어체가 외관적으로 단단하게 되는 이른바 완전경직까지는 어종에 따라 수시간에서 수십시간이 걸린다. 외관적으로 막대기와 같이 단단하게 보이므로 생선회를 먹을 때 이빨로 느끼는 씹힘성(육질의 단단함)이 이 시점에서 가장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육질의 단단함은 치사 후에 약간의 시간이 경과된 때가 가장 좋으며, 이후에 곧 연해진다. 즉 어체가 완전경직 상태로 되지 않고 경직이 시작되는 초기단계에 육질은 연해지기 시작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어체의 사후경직(외관상의 단단함) 진행과 생선회를 먹을 때 씹힘성(육질의 단단함) 사이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이다.
<27회> 어류의 단단함을 향상시키는 방법  

생선회를 쫄깃쫄깃하게 만드는 원리는

생선회의 단단함은 어종, 원료어의 신선도 및 조리후의 보관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육질의 단단함은 어종에 따른 고유의 단단함과 근육 수축에 의한 단단함으로 나눌 수 있다. 어종에 따른 고유의 단단함은 근육에 존재하는 결합조직인 콜라겐 함량과 분포형태에 따라 결정된다. 한편 근육 수축에 의한 단단함은 사후 ATP(00000)의 분해와 함께 일어나는 미오신과 엑틴의 결합에 의한 엑토미오신 복합체의 형성으로, 근원섬유 근절이 짧아져 생기는 육질의 단단함이 늘어난다. 어육의 단단함은 생선회 맛과 직결되며, 육질이 단단한 어종일수록 고급횟감으로 취급되므로 육질을 단단하게 하기 위한 일련의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그림 12, 생선회 100배 즐기기 135페이지)

어종별 고유의 단단함을 향상시키는 방법
고유의 단단함은 근육에 존재하는 결합조직인 콜라겐 함량과 분포형태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어종에 따라 콜라겐 함량과 분포형태가 정해져 있으므로 육질이 단단한 생선회와 연한 생선회로 구분된다. 그리고 동일 어종도 새끼는 콜라겐 함량이 적으므로 육질이 연하고, 너무 크면 질기게 된다. 양식산은 운동량이 적을 뿐만 아니라 사료에서 이행하는 지방질이 많이 축적되므로 육질이 연하다. 고유의 단단함을 향상시키는 방법으로는 양식산 활어를 출하 전에 일정기간 강제로 운동시킴으로써 체내에 축적된 지방질을 에너지로 소비해 육질을 단단하게 하는 방법, 그리고 육(肉)중의 결합조직 함량을 향상시키기 위해 한약재를 사료에 첨가하는 방법 등이 보고 되고 있다.

△강제운동에 의한 육질의 개선
양식어류의 연약한 육질은 식감을 저하시켜 품질을 떨어뜨리게 되고, 이것은 곧 시장가격을 저하시키는 결과로 이어지므로 양식 어류 육질개선의 효과적 방법으로 제안되는 것이 운동사육이다. 참돔을 예로 들면 양식산 육질이 자연산과 차이를 나타내는 것은 자연산은 조류가 빈번한 먼 바다에서 색이(索移)행동을 하면서 생활하지만 양식산은 조류가 거의 없는 내만에서 고밀도로 사육되는데다 풍부한 사료가 급이되고 있기 때문에 자발적인 색이행동을 할 필요가 없다. 즉 양식산과 자연산 간에 서식환경 차이에 따른 운동량 차이가 육질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것이다.양식산 참돔을 매일 12시간씩 4주간 운동시키면 운동시키지 않은 것에 비해 근육에 지방질 함량이 현저하게 감소한다. 비운동 시험구 조직은 지방입자들이 많이 관찰되지만, 운동시켰을 때의 조직은 운동사육기간이 길어질수록 지방입자가 감소하고 4주째에는 자연산과 거의 비슷한 형태를 나타낸다.

사료에 의한 육질의 개선
양식어 육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중요한 한 가지가 양식어 먹이로 주는 사료의 성분 조성이다. 양식어는 어종에 따라 요구하는 영양 요구량이 다르며, 에너지 이용률도 많은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방어의 경우 단백질 요구량이 많고 탄수화물 이용률이 적기 때문에 사료에 유지가 첨가되면 칼로리와 단백질량의 비율이 상승하게 돼 근육에 지질이 축적하게 되는데, 이것은 양식어 육질을 연약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영양적으로 불완전한 사료를 급이하면 지방질 이용률이 낮기 때문에 육중의 지방질 함량이 증가한다. 그러므로 양식어 대사 및 성장에 필요한 지방질 요구량 외에 사료에 첨가되는 지질은 에너지원으로 사용되지 않고 근육 중에 축적돼 결과적으로 체중은 늘어나지만 육질을 연약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므로 어류에 요구되는 지방질량을 고려해 사료에 첨가해야 한다. 양식장에서는 양식어류를 대량으로 사육하면서 어류 내병성을 증대시키기 위해 사료에 항생제를 첨가하거나 구기자, 두충, 글리시리진과 같은 한약재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들 가운데 단순한 어류 질병에 대한 저항성 외에 어류 육질에 영향을 미치는 효과가 있다. <표>는 넙치에 어보산을 첨가한 사료를 6주간 투여했을 때 근육의 물리적 강도를 나타낸 것이다. 어보산을 첨가한 것은 경도와 탄력성이 각각 55.97 및 0.59를 나타내 각각 46.44 및 0.54를 보인 대조군에 비해 경도가 20.5%, 탄력성이 9.3% 향상되는 결과를 보였다.

<표> 어보산 첨가가 넙치육의 육질에 미치는 영향


자연산 어류와 양식산 어류의 체성분 중 가장 큰 차이는 근육 중의 지방질 함량이며, 대부분의 경우 양식산 어류가 자연산에 비해 지방질 함량이 두배 이상 높기 때문에, 양식산이 자연산에 비해 육질이 연약한 이유의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므로 양식 어류를 사육할 때는 무게(비만도)만 중요시할 것이 아니라 근육을 구성하고 있는 체성분 조성을 염두에 두고 사료 성분조성을 개선함으로써 양식산 어류의 육질 개선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장기적으로 볼 때 비만도가 높은 양식어보다 육질이 단단하고 탄력 있는 양식 어류가 경제적으로 더 가치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절식에 의한 육질의 개선
일반적으로 양식어는 출하하기 전 수일간 사료를 주지 않고 있는데 이것은 수송 중 스트레스에 의한 토사를 방지하고 육질을 단단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무지개송어를 약 6주간에 걸쳐 절식시킨 것과 절식시키지 않은 것을 이용, 근육의 단단함을 측정한 결과, 절식시킨 것이 절식시키지 않은 것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어류를 양식할 때 일정기간 동안 절식시킴으로써 근육이 단단해짐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절식시킨 어류 근세포와 근원섬유 굵기는 급이한 어류의 절반 이하에 불과한데 이것은 절식에 의해 단백질은 신진대사 작용으로 근세포가 가늘어진 것이다. 근세포가 가늘어지면 그 사이에 있는 결합조직 밀도는 올라가는데 결합조직은 주로 콜라겐으로 구성돼 있으므로 절식에 의해 콜라겐 밀도가 증가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절식시킨 어류와 급이한 어류 콜라겐 함량을 조사해 보면, 절식구가 급이구에 비해 콜라겐 함량이 1~5배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
횟집 수조로 옮긴 양식산 활어는 먹이를 주지 않으므로 굶는다. 수조로 옮긴 것을 바로 조리한 것보다 3~4일 수조에 보관했다가 조리한 것이 육질이 단단한데, 이것은 체내 지방질을 에너지로 사용하기 때문에 지방질 함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28회> 육질의 단단함을 향상시키는 방법  


근육의 수축에 의한 단단함은 미오신과 엑틴 수축으로 근절 길이가 짧아지면서 생기는 단단함으로, 사후 조기 근육의 단단함 저하가 일어나지 않는 단계에서 환경조건을 조절해 근육 수축에 의한 단단함을 증가시킬 수만 있다면, 어종에 따른 고유의 단단함에 이 값이 더해지므로 근육의 단단함을 더 증가시킬 수 있다.

□ 즉살 후에 저온 저장
활어를 즉살 후 저온에 저장하면서 육질의 단단함 증가를 조사한 결과 복어는 12시간, 넙치 돔 우럭 방어 등은 5~10시간 후에 육질의 단단함이 즉살직후보다 약 10~15% 증가한다는 결과를 얻고 있다. 이 같이, 즉살 직후에 육질의 단단함이 일시적으로 상승하는 이유는, 어종에 따른 고유의 단단함을 나타내는 콜라겐 섬유가 파괴되지 않는 상태에서 미오신과 엑틴의 결합에 의한 장력 발생, 즉 근육 수축에 의한 단단함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원리는 이전부터 일식집에서 많이 이용하고 있는데 아침에 활어를 조리해 포를 뜬 상태로 수건에 싸서 냉장고에 넣어둔 채 점심 및 저녁에 썰어내는 방법이다. 이렇게 하면 냉장고 보관 중 근육 수축으로 육질이 더 쫄깃쫄깃해질 뿐 아니라, 이노신산의 증가로 혀로 느끼는 맛도 더 좋아진다. 해양수산부는 이같은 원리를 이용, 현재 우리국민의 활어회 식문화를 가격이 싸고, 맛이 더 좋으며, 패혈증 걱정이 없는 싱싱회 식문화로 바꾸려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내년 후반기부터 정부는 가공공장에서 처리한 싱싱회를 시중에 유통시킬 계획이다.

□ 저온 브라인에 침지 처리
필자는 활어를 한꺼번에 대량수송하기 위해 활어운반차 해수온도를 5℃정도로 유지하면서 수송하는 활어 저온대량 수송방법을 개발했다(특허 제0232408호). 5℃로 냉각된 해수에 활어를 넣으면 온도차에 의한 스트레스 때문에 근육 수축이 급격하게 일어난다. 생선 횟집에서 생선회를 조리해 손님이 먹는 시간(약 1~1시간 30분)까지 근육이 수축된 상태로 유지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면서 물이 어는 0℃ 이하의 용액에 활어를 넣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시도를 한 것이다. 넙치처럼 체폭이 얇은 형, 방어처럼 방추형으로 체폭이 두꺼운 형 등 활어 종류와 크기 등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영하 10℃ 이하의 특수용액에 활어를 일정시간 침지시키면 차가운 용액의 냉기가 활어에 전달되므로 신경자극에 의해 근육 수축이 강하게 일어나 육질이 단단하게 된다. 근육이 수축된 상태의 활어를 끄집어내 생선회로 조리하면 신경전달 체계가 끊어지므로 수축된 근육이 이완되는 가역적 반응이 일어나지 못한다. 따라서 손님이 생선회를 먹는 시간 동안은 육질이 단단한 상태로 유지되므로 쫄깃쫄깃한 생선회를 먹을 수 있다.
활어를 육질 향상기에 넣고 약 5분간 저온처리하면 육질의 단단함이 약 30% 이상 증가하므로 양식산을 자연산보다 더 쫄깃쫄깃하게 만들 수 있다. 어종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자연산 생선회가 양식산 생선회보다 육질의 단단함이 약 10% 정도 높은 것과 비교하면 약 5분간 육질 향상기에 넣는 처리가 육질의 단단함을 증가시키는 엄청난 효과가 있다. 한편 5분 동안 영하 10℃ 이하의 특수용액에 활어를 침지시키는 동안 근육 온도가 떨어져 육온이 영상 5℃가 되므로 특히 여름철에 높은 수온 때문에 육질이 퍼석하게 되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 그리고 생선회 맛을 가장 맛있게 느낄 수 있는 5℃부근까지 육온이 떨어지므로 차고 쫄깃쫄깃한 맛있는 생선회를 먹을 수 있다. 이 육질향상기에 활어를 5분간 침지하면 여름철마다 생선 횟집의 불청객 패혈증 원인균인 비브리오블니피쿠스(Vibrio vulnificus)를 죽일 수 있으므로 금상첨화(錦上添花)라고 할 수 있다.(특허 제 333326호) 현재 이 육질향상기는 시판되고 있다.

□ 얼음물 처리
생선회를 포를 뜬 후 얼음물에 잠시 넣으면 근육 수축으로 육질이 단단해질 뿐만 아니라 생선회가 차가와지므로, 일부 횟집에서는 얼음물에 씻는 방법을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포를 뜬 생선회를 물에 씻으면, 수용성의 맛 성분 및 영양분이 빠져나올 뿐 아니라 물이 생선회 육안으로 들어가므로 혀로 느끼는 생선회 맛이 떨어진다. 따라서 생선회를 조리할 때 포를 뜬 후 물에 씻어서는 안된다. 협잡물이나 피 등은 수건으로 깨끗이 닦아내야 한다. 그리고 육질을 단단하게 하기 위해서는 상기에서 설명한 육질향상기에서 처리하면 된다.

□ 조리 형태
백화점 생선회 코너에서는 생선회를 슬라이스 형태로 조리한 뒤 냉장고에 진열해 판매하고 있는데 이 방법이 생선회의 물리화학적 변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검토는 전무한 상태다. 따라서 조리형태(라운드, 필렛, 슬라이스)가 넙치육 사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검토한 결과, 라운드(round) 및 필렛(fillet) 상태로 0℃에 저장했을 경우 근육 수축에 따른 육질의 단단함은 10시간 후 약 10% 증가했다. 한편 슬라이스 형태의 저장에서는 라운드 및 필렛 형태 변화와는 다르게 육질의 단단함은 8시간 후에 약간 증가한 뒤 10시간 이후부터 빠르게 감소했다. 이러한 결과는 조리 형태가 사후 넙치육 물성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뜻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슬라이스 형태로 조리 후 냉장고에 진열, 판매하는 백화점 생선회 코너 판매형태는 라운드형태로 바꾸는 것이 좋다. 0℃ 상태로 저온저장을 하면서 고객이 구매할 때마다 썰어서 판매하는 방법으로 바꿔야 한다. 그래야 생선회 맛을 향상시킬 수 있고 유지기간도 연장할 수 있다.

□ 전기자극
가정용 전원을 연결하고 해수가 들어있는 상자에 활어를 넣고 약 35초간 전기자극을 주면 전기자극에 의한 활어 근육의 급격한 수축으로 생선회 육질의 단단함이 약 20%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를 필자 연구실에서 실험, 특허(제 105933호)를 취득했다.

□ 아라이(arai)에 의한 생선회 맛의 향상
즉살한 활어 또는 선도가 극히 좋은 어패류 육(肉)을 얇게 썰어 물에 넣고 교반하는 것으로 의도적으로 근육을 수축시켜 독특한 텍스쳐(texture)를 갖게 하는 요리가 아라이다. 아라이 제조 온도는 얼음물 우물물, 온수(48℃부근, 66~65℃ 또는 70~80℃) 등이 있으며, 잉어 아라이처리는 일본 북해도의 특산품이다.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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