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회> 생선회 위생처리 시스템 (1)  


□세균과 질병
지구상에 있는 는 수천 종의 세균 가운데 대부분의 세균은 사람에게 유익하게 작용하는 유용세균이지만 일부는 음식을 썩게 하거나 사람에게 병을 일으키는 유해세균이다. 유용세균은 체내에서 음식을 소화시키거나 하수처리 및 정화, 의약품의 개발, 요구르트, 술, 간장, 된장, 김치를 익히는 등 다양한 형태로 우리 생활에 유익하게 이용되고 있다. 유해세균은 크게 부패세균과 병원성 세균으로 나누며 부패세균은 식품을 썩게 해 먹지 못하게 하므로 자원낭비를 가져오게 한다. 병원성 세균은 사람에게 식중독을 일으키거나 병이 생기도록 해 괴롭히기도 하고 심하면 사망에 이르게 하는 무서운 세균이다. 병원성 세균에는 몇 가지가 있는데 이 가운데 음식물을 통해 사람에게 식중독 등의 병을 자주 일으키는 3대 병원성균으로는 비브리오, 황색포도상구균, 살모넬라가 있다. 이들 3대 병원성균 중 살모넬라는 생선회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으므로 비브리오 및 황색포도상구균을 생선회 2대 병원성균으로 부르기도 한다.

□ 생선회 2대 병원성 세균

△비브리오균
비브리오 하면 일반적으로 패혈증을 생각하지만 비브리오균의 종류는 34종이나 있다. 이 가운데 병을 일으키는 것은 12종으로 알려져 있다. 패혈증균은 비브리오 블니피쿠스, 집단 식중독을 일으키게 하는 장염비브리오균이라고 불리는 비브리오 파라헤몰리티쿠스, 2001년 추석 전에 전어에서 검출돼 생선횟집을 초토화시켰던 비브리오 콜레라가 있다.
비브리오균은 2∼3% 정도의 소금농도에서 잘 자라는 특징을 갖고 있는 미호염성(微好鹽性) 세균으로 바닷물에 살기 때문에 생선회, 조개, 낚지 등 해산물을 비위생적으로 조리한 것을 먹었을 때 감염된다. 비브리오 패혈증균은 소금이 있어야만 하기 때문에 민물에서는 살 수 없다. 겨울철에 바닷물 온도가 떨어지면 갯벌에서 서식하다가 봄철에 수온이 올라가면 해수 표층부에서 검출된다. 따라서 여름철 수온이 20℃ 이상되는 바닷물에서는 검출될 가능성이 많다. 비브리오균은 소금이 없는 담수에서는 살지 못하기 때문에 수돗물에 활어를 많이 씻으면 비브리오균은 죽는다.

△황색포도상구균
황색포도상구균은 황색이고 포도송이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주로 사람에 의해 전염되는데 손이나 몸에 생긴 상처나 뾰루지에 있으며 감기에 걸린 경우 목구멍에도 황색포도상구균이 있다. 손에 상처가 있는 사람이나 감기에 걸린 사람이 생선회를 조리할 경우 조리사에 의해 황색포도상구균이 생선회로 감염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은 생선회를 조리해서는 안된다. 비브리오균 및 황색포도상구균은 열에 약한 특성을 갖고 있으므로 중심온도가 75℃ 이상에서 3분 이상 가열하면 죽는다. 그리고 냉장고 온도인 영상 5℃ 이하에서는 증식이 불가능하고 잠을 자는 휴지 상태로 있다.

△위험 온도대
대부분의 병원성 세균은 5∼60℃의 온도에서 빠르게 증식하므로 이 온도대를 위험 온도대라고 한다. 이 온도대에 식품을 보관하면 병원성 세균이 대단히 빨리 증식해 식중독을 일으키기 때문에 식품을 이 온도대에 장시간 방치해서는 안된다. 식품을 보관할 때 위험 온도대에 노출되는 시간을 최소화해야 한다. 식품을 실내에 놓아둔 경우나 쇼윈도우 등 햇빛에 노출시킨 경우, 천천히 가열하거나 식히는 경우 등은 식중독에 걸릴 확률이 대단히 높아진다. 식품을 60℃ 이상에서 가열조리하면 병원성 세균은 죽기 때문에 병원성균이 오염된 식품은 가열하면 큰 문제가 없다. 그리고 냉장고 온도인 5℃ 이하에서는 비브리오균과 같은 병원성균의 증식이 일어나지 않는 점을 고려, 생선회는 5℃ 이하의 냉장고에 보관해야 안전하다.

△병원성 세균의 증식 속도
병원성 세균은 온도, 영양분 등의 조건이 맞으면 한 개가 두 개로 분열하는데 10∼2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아 위험 온도대에 식품을 놓아두면 순식간에 균이 증식한다. 예를 들어 비브리오균이 1천개 오염된 생선회를 위험 온도대에 둘 경우 10분이 지나면 2천개가 되고, 20분이 지나면 4천개, 30분이 지나면 8천개가 되는 등 기하급수적으로 균이 불어나 2시간 후에는 4백만개로 4천배로 증가한다. 균의 수가 적으면 식중독이나 패혈증에 걸릴 확률이 낮아지고 균이 증식해 균의 수가 많아지면 걸릴 확률이 그 만큼 높아지는 것이다. 생선회는 물론이고 반찬 등의 부식은 조리 후에는 반드시 5℃ 이하의 냉장고에 보관해 병원성 세균의 증식을 막아야 한다.
<30회>생선회 위생처리 시스템(2)  


□ 개인위생
생선회를 조리를 할 때는 가운, 모자 등 개인 위생복장을 착용하고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 음식에서 머리카락이 나오면 위생상 문제가 될 뿐 아니라 자기 업소의 이미지가 추락된다. 외출복은 주방에서 갈아입지말고 항시 주방 밖에 보관해야 한다. 그리고 주방에는 불필요한 사람의 출입을 막아야 하며 부득이한 경우 위생복장을 하고 출입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주방에는 쥐, 바퀴벌레, 파리 등 해충 방제를 철저히 하고 고양이, 개 등의 애완동물 출입을 철저히 통제해야 한다. 또한 가락지, 시계 등 액사서리를 하면 안된다. 생선회 2대 병원성균의 하나인 황색포도상구균의 경우 가락지를 낀 사람은 끼지 않은 사람보다 3배나 많은 균이 검출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리고 손톱 길이가 0.5mm일 때보다 3.0mm인 경우 8백배 이상의 균이 손톱 밑에 있으므로 조리사는 손톱을 짧게 깎아야 한다. 손에는 많은 양의 세균이 묻어 있지만 세균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손 씻기를 게을리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음식을 다루는 조리사는 손을 통해 음식을 2차 오염시켜서는 안되기 때문에 손 씻기를 철저히 해야 한다. 불고기나 중국음식 등 열을 가해 조리하는 음식은 병원성 세균이 일부 오염되더라도 가열할 때 죽으므로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생선회는 가열할 수 없어 오염된 세균을 그대로 섭취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생선회 조리사는 특히 손 씻기를 철저히 해야 한다. 그리고 조리 도중 얼굴이 가려워 긁은 경우에도 손에 황색포도상구균이 감염되며 이 손을 통해 생선회 살점으로 옮아가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그림 <효과적인 손 씻는 방법>

□ 칼과 도마의 사용
칼과 도마는 야채용, 생선용 등 용도별로 따로 사용해야 한다. 이것을 따로 쓰지 않고 교차해 사용하면 식중독이 일어날 수 있다. 횟집에서 하나의 도마와 칼로 생선회 및 야채 요리를 할 경우 생선에 오염돼 있는 비브리오균은 생선회를 뜰 때 칼과 도마에 묻게 된다. 이 비브리오균이 오염된 도마와 칼로 야채를 썰면 야채에 균이 옮겨진다. 야채 절임이나 오이김치를 만들기 위해 뿌리는 소금은 비브리오균이 증식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을 만들어 준다. 때문에 주방에 하룻밤만 방치해도 비브리오균은 2시간 만에 2천배나 증식한다. 이것을 먹었을 때 식중독에 걸리는 것이다. 생선회 머리와 내장을 제거하고 비늘을 벗기는 것과 생선회 살점을 뜨는 것은 각기 사용해야 하며 주방 내에서도 머리와 내장을 제거하고 비늘을 벗기는 장소와 생선회 살점을 뜨는 장소를 따로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조리사도 머리와 내장을 제거하고 비늘을 벗기는 역할과 생선회 살점을 뜨는 역할을 따로 하도록 해 조리하는 것이 위생안전에 가장 좋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인간뿐 아니라 활어도 근육 속으로는 이물질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는 생체 방어체계를 갖추고 있다. 띠라서 생선회 살점은 균이 한 마리도 없는 무균 상태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여름철 바닷물에 많이 있는 비브리오균이 활어에 묻더라도 우리가 먹는 생선회 살점 안으로 파고 들어가지는 못하기 때문에 아가미나 비늘, 껍질 등에 붙어 있는 것이다. 활어가 죽으면 생체 방어체계가 무너지므로 이들 세균은 서서히 근육 안으로 파고들어 온다. 때문에 생선회를 조리할 때 활어 아가미, 비늘, 껍질에 붙어 있는 비브리오균이 생선회 살점에 오염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칼과 도마를 따로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비브리오균에 오염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칼과 도마에 표시를 하거나 색깔로서 구분할 수 있지만 다른 방법으로는 머리를 자르고 내장처리를 하는 구역과 생선회 살점을 뜨는 구역을 따로 정해 서로 다른 요리사에게 담당하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용한 칼은 비누와 살균제를 사용, 세척 및 소독해야 한다. 손잡이와 칼날의 중간 부분에 있는 쇠테부분은 세균이 증식하기 쉬우므로 철저히 소독해야 한다. 그리고 도마에는 상처가 많고 눈에 보이지 않는 조그마한 세균들은 이 상처 틈새에 끼여 있으므로 솔로 씻어도 잘 제거되지 않는다. 따라서 잘 씻은 다음 살균제를 뿌리고 종이타월로 덮어 그 위에 다른 도마를 포개 살균제를 뿌린 뒤 맨 위쪽에는 랩을 싸서 살균제가 날아가지 않도록 해 하룻밤 보관하면 소독이 1백% 된다.
<31회>생선회 위생처리 시스템(3)  


조리때 물과 장갑 사용
생선회는 날 것을 먹는 특성상 위생적으로 조리해 식중독 및 패혈증을 예방하는 것은 기본이며 생선회 종류에 따른 독특한 맛에 변화가 없도록 해 본래의 맛을 느끼도록 조리해야 한다.

물의 사용

생선회와 가장 관계가 깊은 병원성 세균은 비브리오균이다. 이 균은 미호염성 세균으로 소금이 있어야만 생존할 수 있다. 또한 이 균은 바다에서만 살 수 있으며 민물에서는 살 수 없다. 여름철 수온이 20℃ 이상인 바닷물 표층수에는 비브리오균이 검출되기 때문에 활어에는 비브리오균이 오염될 확률이 대단히 높다. 활어가 비브리오균에 오염되더라도 민물에는 살 수 없는 특성을 감안, 생선을 수돗물에 깨끗이 씻거나 담가 놓으면 비브리오균이 죽기 때문에 패혈증이나 식중독 예방이 가능하다.
활어를 조리할 때 포를 뜬 후의 생선회를 물에 씻으면 생선 근육에 들어 있는 맛 성분 및 영양 성분이 물에 녹아 나올 뿐만 아니라 물이 생선회 근육 안으로 흡수돼 맛이 없고 살이 퍼석퍼석한 생선회로 변해 버린다. 그래서 포를 뜬 후 생선회를 물에 씻으면 오염된 비브리오균은 죽일 수 있지만 맛 성분과 영양분은 다 빠져나가고 물기만 잔뜩 머금은 생선회는 맛이 최악일 것이다. 이런 생선회를 먹은 손님이 다시는 그 횟집을 찾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포를 뜬 후에는 물이 생선회 살점에 묻지 않도록 조심해 조리해야 한다. 만약 부득이하게 물기가 묻은 경우는 깨끗한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 내야 한다.
우리 인간은 물론이고 살아있는 활어의 근육 안으로는 이물질이 파고 들어가지 못하도록 생체 방어체계가 갖춰져 있다. 활어에 오염된 비브리오균은 근육 안으로 파고들지 못하고 호흡할 때 아가미 또는 껍질 및 비늘에 붙어 있다.
따라서 활어 머리를 자르고 내장을 제거하고 비늘을 벗기는 등 포를 뜨기 전까지는 물을 많이 사용해야 한다. 민물이 아가미, 껍질, 비늘에 붙어 있는 비브리오균을 죽일 뿐만 아니라 도마와 칼 등에 오염된 비브리오균도 없애주므로 식중독 및 패혈증을 예방할 수 있다. 그리고 물이 근육 안으로 들어가는 것, 영양분과 맛 성분이 빠져 나오는 것은 껍질이 막아주므로 생선회 맛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그러나 포를 뜰 때 물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물을 사용하면 앞서 말했듯이 오염된 비브리오균은 죽일 수 있지만 맛 성분과 영양분이 빠져나가 물기를 머금은 생선회는 최악의 맛이 된다.


장갑의 사용

지느러미 등 날카로운 부분이 많은 활어가 펄떡펄떡 튀는 것을 장갑을 끼지 않은 맨손으로 처리하는 것은 쉽지 않다. 작업능률도 떨어질 뿐 아니라 손에 상처를 입기 쉽다. 따라서 작업 편의를 위해 많은 조리사들이 장갑을 끼고 생선회를 조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활어의 머리를 자르고 내장을 제거하고 비늘을 벗기는 등 포를 뜨기 이전까지는 장갑을 사용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포를 뜨는 작업부터는 장갑을 끼고 조리해서는 안 된다. 장갑에는 활어로부터 비브리오균이 오염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기 때문이다. 장갑은 주방 상온에 방치하는 경우가 많아 균의 증식이 대단히 빠르다. 2시간에 4천배나 증식할 수 있다. 때문에 이 오염된 장갑을 손에 끼고 생선회 살점을 잡으면 생선회 살점으로 비브리오균이 오염되므로 식중독 및 패혈증에 걸릴 확률이 대단히 높아진다.

냉장고 관리

병원성 세균은 냉장고 온도인 영상 5℃ 이하에서는 증식하지 못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런 특성을 이용, 음식을 보관하면 식중독을 막을 수 있다. 예를 들면 비브리오균이 1백개 묻어있는 생선회를 5℃ 이하로 유지되는 냉장고에 보관하면 생선회가 썩어서 냄새 때문에 먹지 못하는 시점에도 비브리오균은 1백마리로 그대로 유지된다.
그런데 식품을 냉장고에 넣어두면 식중독으로부터 무조건 안심할 수 있다고 과신하는 것이 문제다. 주방온도가 30℃일 때 냉장고문을 10초간 열어두면 냉장고내 온도가 약 5℃ 올라간다. 문을 닿고 본래의 온도인 5℃로 내려가는 데는 30분 이상 걸린다. 따라서 요리할 때 자주 냉장고문을 열면 5℃인 냉장고 온도가 10℃, 15℃, 20℃로 올라가서 냉장고 안이 위험 온도대가 되므로 냉장고 안에서 병원성 세균이 증식하게 돼 냉장고에 보관한 음식을 먹고도 식중독에 걸릴 수도 있다. 그러므로 냉장고에는 온도계를 부착해 냉장고 온도가 5℃ 이상 올라가지 않도록 철저히 온도관리를 해야 한다.
<32회>생선회 위생처리 시스템(4)  


 비브리오 패혈증균은 소금이 있어야 살 수 있고 5℃ 이하에서는 증식이 불가능하며 활어 근육 안으로는 파고 들어갈 수 없다는 점, 그리고 산에 약한 특징을 잘 활용해 생선회를 위생적으로 조리하면 바닷물, 갯벌, 아가미, 껍질에 비브리오균이 오염돼 있어도 조리사 및 조리기구에 의한 2차 오염을 막을 수 있으므로 생선회를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사)한국생선회협회에서 개발한 생선 횟집 주방의 생선회 위생처리시스템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여름철 바닷물에는 비브리오균이 많이 있으며 비브리오균이 바닷물과 함께 또는 활어 아가미, 껍질 등에 묻어 수조로 들어온다. 활어를 1∼4일간 수조에 보관하는 동안 냉각기로 활어수조의 온도를 약 15℃로 낮춰 비브리오균 증식을 억제한다. 그리고 오존과 자외선 살균장치를 이용, 비브리오균 일부를 죽여 증식을 막는다.
 생선회를 조리 하기 전 필자의 연구실에서 개발한 육질향상기로 영하 12℃로 조정돼 있는 특수용액에 약 5분 동안 침지시키면 껍질에 묻어 있는 비브리오균이 사멸된다. 뿐만 아니라 육질의 단단함도 약 30% 증대되고 생선 체온도 영상 5℃ 정도로 차가워진다.
자연산 생선회를 양식산보다 선호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자연산이 양식산보다 육질이 단단하기 때문이다(어종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약 10%). 그런데 이 육질향상기로 5분간 처리하면 육질의 단단함이 약 30% 증가하므로 양식산을 자연산보다 더 쫄깃쫄깃하게 만들 수 있다.
 생선회를 조리 하기 전 이처럼 전 처리를 하면 위생적으로 안전할 뿐만 아니라 생선회 육질도 쫄깃쫄깃해지고 또한 생선회 맛을 가장 좋게 느끼게 하는 5∼10℃ 정도로 육온(肉溫)이 떨어지므로 맛이 좋아진다.
 생선회를 조리할 때 오염구역과 비 오염구역으로 구분해 처리하고, 조리기구도 따로 사용해야 할뿐 아니라 조리사도 오염 및 비 오염구역에 서로 다른 사람을 배치해 각각의 역할만을 하게 함으로써 생선회를 위생적으로 안전하게 그리고 맛있게 조리할 수 있다.
 여름철 활어 아가미, 껍질, 비늘 밑에는 비브리오균이 오염돼 있을 가능성이 많다. 활어 머리와 내장을 제거하고 비늘을 벗길 때는 오염된 비브리오균이 교차 오염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민물에서는 죽는 비브리오균의 특성을 이용, 이같은 처리를 할 때는 수돗물을 많이 흘려 아가미, 내장, 껍질, 비늘에 오염돼 있는 비브리오균을 죽이거나 씻겨 흘러내리도록 처리해야 한다.
 포를 뜨기 전의 단계에서는 물로 씻어도 생선회 살점에 있는 맛 성분 및 영양분이 물로 빠져 나오지 않을 뿐 아니라 물도 생선회 살점으로 흡수되지 못한다. 그리고 칼과 도마에도 비브리오균이 오염돼 있으므로 물로 자주 씻어야 되며 이때는 장갑을 끼고 처리해도 상관이 없다. 포를 뜨는 단계부터는 그 이전에 사용하던 칼과 도마를 사용해서는 안된다. 장갑을 착용해도 안되고 손은 철저히 소독한 뒤 조리해야 한다. 특히 포를 뜨는 단계부터 물을 사용해서는 안되는데 물을 사용하면 생선회 살점에 있는 맛 성분 및 영양분이 물로 빠져 나올 뿐 아니라 물도 생선회 살점으로 흡수돼 밋밋하고 물컹한 생선회로 변해 버린다.
 포를 뜬 생선회는 물로 씻지 말고 수건으로 닦아야 한다. 더불어 한번 사용한 수건은 소독 후에 사용해야 한다. 그리고 장갑에는 피가 묻을 수 있으며 피는 많은 영양분을 갖고 있어 사용한 수건을 주방에 방치하면 균이 증식하므로 장갑에서 우리가 먹는 생선회 살점으로 비브리오균이 오염돼 패혈증에 걸릴 수 있다. 따라서 포를 뜨는 단계부터 장갑을 끼면 안된다.
 이상과 같이 설명했던 활어수조 관리 및 조리 전 처리단계에서 활어에 오염된 비브리오균의 증식을 억제하고 또한 조리 때 위생적으로 처리하면 여름철에 아무리 생선회를 먹더라도 패혈증 및 식중독에 걸릴 염려는 없다.
 병원성균이 2차 오염되는 만약의 경우에 대비하고 더불어 맛있는 생선회를 손님에게 공급하기 위해 생선회 접시에 얼음을 까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생선회 밑에 얼음을 깔면 생선회가 가장 맛있는 상태인 5∼10℃가 유지, 맛이 좋아질 뿐 아니라 비브리오균은 5℃ 이하에서는 증식하지 못하므로 위생적으로도 안전하다. 최근에는 생선회 살점을 차갑게 하기 위해 얼음접시뿐 아니라 냉장고에서 미리 차갑게 한 대리석 접시에 생선회를 깔아 먹는 방법도 선보이고 있다.
 이처럼 (사)한국생선회협회에서 개발, 생선 횟집에 보급하고 있는 생선회 위생처리시스템에 따라 생선회를 조리하면 여름철마다 문제가 되는 패혈증 및 식중독 예방이 가능한데다 건강식인 생선회 맛을 최상으로 해 소비자에게 공급함으로써 수익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조영제(趙永濟) 부경대교수·생선회협회 이사장
<33회>초밥 맛있게 먹는 비법  


카운터에 앉아서 손놀림의 예술을 보며 먹어라
 일식집에서 초밥을 먹을 때 테이블에 앉아서 먹는 것도 좋지만 카운터에 앉아서 조리사의 손놀림을 보면서 조리사의 손을 떠난 것을 바로 먹는 방법도 좋을 것이다. 초밥의 밥알 숫자는 초밥의 종류, 크기 등에 따라 조리사가 적합하게 조절하겠지만 2백알에서 몇 알도 차이가 나지 않는 밥알을 반사적으로 움켜잡고 그 위에 생선회를 올리고 뒤집어서 초밥을 만드는 예술의 경지에 가까운 손놀림을 감상하면서 먹는 것이 초밥의 제맛을 한층 즐길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전문가인 조리사의 초밥에 대한 상식도 곁들이면서 취향에 맞는 것을 주문해 먹으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간장을 생선에 찍을 것인가, 밥에 찍을 것인가
 초밥은 신선한 생선과 초밥 밥맛의 조화이며 여기에 간장 맛을 곁들여서 초밥의 맛을 더 좋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간장이 맛의 주체가 돼서는 안된다. 간장은 아주 조금 묻히는 것이 좋다. 그리고 초밥 밥에 간장을 듬뿍 묻히면 밥이 흩어져서 먹기가 어렵게 된다. 따라서 초밥을 먹을 때는 간장을 생선에 묻히는 것이 좋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며, 밥에 찍을 경우는 밥알이 흩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손으로 먹을 것인가, 젓가락으로 먹을 것인가
 일본에서 지금과 같은 초밥이 탄생한 것은 포장마차에서 였다. 처음에는 손으로 집어먹었으며 손은 포장마차 가장자리에 늘어뜨린 배 조각에 닦았다고 하니 비위생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 후 초밥집이 옥내로 들어오고 또 비위생적인 점을 감안, 젓가락을 사용하게 됐으나 젓가락으로 먹지 않으면 안 될 이유는 없다. 손이든 젓가락이든 먹기 쉽고 위생적이면 될 것이다. 손을 물로 씻거나 물수건으로 깨끗이 닦고 초밥을 엄지손가락, 집게손가락, 가운뎃손가락으로 가볍게 쥔 후 손목을 가볍게 돌려서 생선에 간장을 살짝 묻히고 생선을 혀에 먼저 닿게 해 입안에 넣고 먹는 방법이 초밥의 맛을 음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초밥의 먹는 순서
 초밥 위에 얹는 생선은 흰 살 생선과 붉은 살 생선이 있으며 또한 조개류도 있다. 붉은 살 생선 및 조개류는 엑스분 함량이 높아서 진한 맛을 낸다. 따라서 담백한 맛을 내는 흰 살 생선 초밥을 먼저 먹고 조개류 및 붉은 살 생선 초밥을 뒤에 먹는 것이 초밥의 종류에 따라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그리고 초밥을 하나 먹고 생강 초절이 또는 연한 차(茶)로 입안에 남아있는 생선 맛을 살짝 씻어낸 다음 초밥의 맛을 즐기는 것이 좋다.
체온 정도의 온도 때 먹어야 가장 맛이 좋다
 초밥은 카운터에 앉아서 조리사가 만든 것을 바로 먹는 것이 맛이 가장 좋은데 이것은 기분만의 문제가 아니며 초밥 밥의 온도가 초밥의 맛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초밥이 가장 맛있는 온도는 체온 정도의 온도일 때다. 밥을 쥘 때 초밥 밥의 온도가 너무 높으면 뜨거워서 쥐기가 어려워 단단함이 적당하게 되지 못하며, 반대로 밥이 식어 있으면 전분이 단단하게 돼 밥알의 붙는 힘이 약해지므로 단단하게 쥘 수밖에 없다.
 초밥의 맛은 입에 넣었을 때 초밥의 형태가 무너지고 밥알이 입안에 흩어져서 침을 빨리 빨아들이는 것에 있다. 초밥은 침을 빨리 빨아들일수록 맛이 좋은데 뜨거운 밥으로 만들면 초밥 밥의 표면에 수분이 생겨서 끈적끈적해 침을 빨아들이지 못하게 된다. 한편 식은 밥을 단단하게 쥐어서 만든 것을 입에 넣으면 밥알이 잘 흩어지지 않고 서로 달라붙어 있으므로 표면적이 작아 침의 흡수가 나빠진다. 그리고 초밥 밥이 너무 뜨거우면 식초 냄새가 강하게 느껴지는데 이것은 식초 성분이 체온보다 약간 높은 온도에서 증발하기 때문이다. 체온보다 낮은 초밥을 먹으면 짠맛과 신맛 등이 강하게 느껴지는데 이것은 짠맛, 단맛, 신맛, 쓴맛 등의 기본 맛이 온도에 따라 다른 강도로 혀에 느껴지기 때문이다. 체온보다 온도가 내려가면 짠맛은 강하게 느껴지지만 단맛은 약하게 느껴진다. 따라서 초밥이 식으면 단맛은 약해지고 짠맛과 신맛이 강하게 느껴진다. 이 차이는 2개의 초밥을 만들어서 하나는 즉시, 다른 하나는 5분 정도 후에 먹어보면 그 차이를 쉽게 알 수 있다.
냉장고 보급으로 현재와 같은 생선초밥 발달
 가자미식해와 붕어초밥(나리스시)의 제조방법은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생선을 밥과 함께 삭혀서 먹는 원리는 거의 비슷하다. 중국에서 한국, 한국에서 일본으로 전파된 옛날의 문화경로로 보면 초밥의 조상은 가자미식해라고도 할 수 있다. 정태성교수(시가현립대)는 동경 부근의 싱싱한 생선을 먹을 수 있었던 바닷가에서는 2백년 전부터 요즘과 같은 초밥을 먹었지만 선도 저하 때문에 초밥의 보급이 늦어졌으며 냉장고 보급과 함께 날 생선을 바로 밥 위에 올려 먹는 오늘날의 초밥이 발달됐다고 한다. 일천한 역사의 초밥이 전 세계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메고 있으며 냉장고 세대는 초밥이 마치 오래전부터 있어 왔던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냉장고가 없었다면 지금의 생선초밥은 바닷가 사람이나 맛볼 수 있는 음식으로 제한됐을 것이다.
 조영제(趙永濟) 부경대교수·생선회협회 이사장
 <34회>시원하고 담백한 복어  


 겨울철에 먹어야 제 맛이 나는 복어(河豚)는 복찌, 복쟁이, 점복, 복장어 등의 방언으로도 불리 있다. 복어는 시원하고 담백한 맛 때문에 고급음식으로 취급되고 있으며, 석기시대 유물인 패총에서 다른 어류의 뼈와 함께 복어 뼈가 발견될 정도로 인류가 오래 전부터 먹어온 음식이다.
 또한 약 2천2백년 전 진시황(秦始皇)시대의 산해경(山海經)에도 복어가 사람을 죽인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다. 복어는 그 서식 범위가 열대 및 온대 해역에 넓게 분포해 있음에도 불구, 이러한 독성 때문에 한국, 일본, 중국 이외에는 거의 먹지 않고 있다. 우리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것은 밀복, 참복, 자주복, 까치복 정도다.
복어회는 나비가 날아가듯 얇게 썰어야
 복어 육(肉)에는 지방질이 아주 적고 미네랄이 풍부해 백색의 육질은 담백한 단맛을 낸다. 따라서 복어를 생선회로 먹을 때는 접시 무늬가 투시될 정도, 즉 '나비가 날아가듯이' 얇게 포를 뜨지 않으면 복어 회 고유의 맛이 나지 않는다. 일반 사람들은 복어가 비싸기 때문에 얇게 써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두껍게 썰면 고무를 씹는 것처럼 질기므로 복어회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없다.
"그 맛, 목숨과도 바꿀만한 가치가 있다"
 "그 맛, 목숨과도 바꿀만한 가치가 있다" 이 말은 중국 송(宋)나라 시인 소동파(蘇東坡)가 복어 맛을 찬미한 것이다. 일본에서도 "복어는 먹고 싶고 목숨은 아깝고"라는 말이 전해져 오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1990년대 초 일본 시모노세키(下關) 복어전문 어시장 하에도마리에서 경매된 자연산 자주복(참복)은 1kg에 1백30만원에 낙찰됐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만약 복어전문 요리점에서 이 자주복 1kg을 먹는다면 소형차 한 대 값과 맞먹는 셈이다.
복어회는 세계 4대 진미 식품
 횟감용 복어로는 자주복, 검복을 사용하는데 자주복은 무게가 1∼3㎏ 짜리가 횟감용으로 가장 좋고 5kg 이상 너무 크면 맛이 떨어진다. 시기는 1∼2월이 가장 맛있고, 3∼5월은 자주복이 산란기에 들어가므로 이 또한 맛이 떨어진다. 일본 시모노세키 복어조합은 3년이라는 긴 기간에 식품안전시험을 거친 후, 미국 식품의약청(FDA) 정식승인을 받아 복어회를 미국으로 수출했는데 뉴욕에서는 복어회의 기막힌 맛을 인정해 복어회를 캐비어(철갑상어 알), 푸아구라(거위 간), 트뤼프(떡갈나무 버섯·송로버섯) 등 세계 3대 진미식품에 더해 세계 4대 진미식품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복어 회는 숙성이 비결
 복어 육의 특징은 다른 어종보다 지방질 함량이 대단히 적고 육질의 단단함이 어육과 쇠고기 중간 정도로 적당하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생선회는 두껍게 썰면 씹힘이 좋아 맛이 뛰어나지만 복어는 두껍게 썰면 고무를 씹는 것처럼 질겨 맛이 떨어지므로 복어회는 될수록 얇게 뜨는 것이 좋다. 살아있는 복어를 바로 회를 뜨면 근육이 움직여 나비가 날아가듯 얇게 써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하루 정도 숙성시킨 뒤 복어회로 조리하는 것이 좋다.
 일반어류는 사후 5∼10시간 후에 육질의 단단함이 저하되지만, 복어육은 필렛(포)으로 24시간 정도 냉장고에 넣어두면 맛이 좋아진다. 이는 이 시간 동안 육질의 단단함은 떨어지지 않으면서 정미성분인 이노신산(IMP) 함량이 최고가 돼 글루탐산과 상승작용을 일으켜 감칠맛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양식산 복어 사계절 유통된다
 복어 가운데 최고급품으로 널리 알려진 자주복은 12월부터 2월까지의 겨울이 가장 맛있는 제철이다. 겨울을 지나 5월까지는 졸복, 그리고 6월경에는 소형 까치복이 일부 잡히기 때문에 복요리를 즐기는 미식가들은 동결 복어를 기피하고 생복을 찾아다니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일본, 중국, 한국 등지에서 자주복이 양식되고 있고, 중국에서는 지난 2000년 복어 양식 생산량이 3천t에 이를 정도로 해마다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양식복어는 자연산보다 지방질 함량이 많은 것 외에는 성분상으로 큰 차이가 없을 뿐 아니라, 독이 거의 없다는 장점 때문에 소비량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양식복어는 무엇보다 1년 내내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최대의 장점이다.
자연산 복어와 양식산 복어의 차이
△수조에서 기르는 양식복어는 서로 무는 성질(共食) 때문에 지느러미에 물린 상처가 많고 이 상처는 성장해도 남아 있으며 꼬리지느러미에 특히 많다. 따라서 자연산과 양식산의 차이는 꼬리의 상태를 보면 알 수 있다. 복어 꼬리지느러미가 정상이 아니면 헤엄치기가 어렵고 병에 걸리기 쉽다.
 △일반적으로 양식복어는 자연산 복어보다 지방질 함량이 많아 육질의 단단함이 자연산보다 떨어진다. △복어는 봄에 인공수정으로 4cm까지 키워 방류하는데 방류 복어는 인공적으로 기를 때 생긴 상처가 꼬리지느러미에 남아 있어 완전히 아물지 못하므로 자연산과 쉽게 구별된다. <조영제(趙永濟) 부경대교<35회>시원하고 담백한 복어(2)  


복국은 매운탕보다 지리로 먹어야

 복어는 대표적인 흰 살 어류로 엑스분 및 지방질 함량이 매우 적어 담백한 맛을 낸다. 이같은 담백한 맛은 감칠맛 성분인 이노신산(IMP)과 단맛을 내는 글리신, 알라닌 등이 맛의 주체성분이 된다. 복국은 대표적으로 매운탕과 지리가 있다. 매운탕과 지리의 차이는 매운탕에는 매운 양념 다데기가, 지리에는 지리초가 들어가는데 다데기와 지리초의 큰 차이점은 다데기에는 지리초에 없는 고추장과 고춧가루가 많이 들어 있다는 것이다. 흔히 복 매운탕은 고춧가루 등의 얼큰한 맛에 먹는다고들 하지만 복어만이 갖고 있는 담백한 참 맛을 즐기기 위해서는 복지리 형태로 먹는 것이 좋다.

생복국과 냉동복국 맛이 차이 나는 이유는

 수산물을 장기간 저장하기 위해서는 냉동보관을 해야 한다. 이 때 보관조건이 나쁘거나 보관기간이 길어지면 수산물이 언 상태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동결 변성된 수산물은 얼리지 않은 수산물이 갖고 있는 본래의 맛이 나지 않으므로 미식가들은 값이 비싼 냉장 수산물을 선호하는 것이다.
 그러나 동결된 것이면 무조건 맛이 없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동결 저장기간이 짧고, 저장조건이 좋은 수산물은 동결시키기 전의 품질이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냉동시설이 대단히 좋아 동결에 대한 내성이 좋은 오징어, 고등어 등은 이같은 조건만 지켜주면 동결품과 냉장품의 차이가 생각하는 것만큼 크지는 않다.
 시내 복집에서 사용하는 까치복 및 은복은 중국 등지에서 동결된 상태로 수입되는 것이 많다. 중국은 아직까지 냉동시설이 낙후된 어선 및 냉동 창고가 많고, 취급하는 사람들 또한 수산물 냉동에 대한 지식의 결여 등으로 수입된 냉동복어의 품질이 좋지 못한 것이 많다.
 냉동복어 품질저하 현상은 첫째가 동결 저장에 따른 보수력의 저하다. 동결 변성된 복어로 조리한 복국의 복어 살은 수분을 당기는 힘이 적으므로 씹으면 퍼석퍼석해지는 스펀지현상이 일어난다. 둘째 복어는 지방질 함량이 매우 적지만, 동결 저장 중에 지방질 산화가 일어나면 복어의 흰 살이 누렇게 변해 외관상으로 좋지 않고 지방질 산화에 따른 냄새도 나게 된다. 복국을 먹을 때 복어 살의 육질 및 색택을 잘 관찰하고 냄새를 맡아보면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하지만 복국을 매운탕으로 먹으면, 색택은 물론이고 냄새도 관찰할 수 없다.
 따라서 복집에서는 색택이 누렇게 된 부분을 숨기기 위해 복어껍질이 붙어 있는 부분을 위쪽으로 하거나, 조미료를 많이 넣어 동결 냄새를 감추기도 한다. 조미료를 첨가하지 않은 생복국의 맑고 담백한 국물맛과 탱글탱글한 살의 씹힘성이 생복국 맛의 비밀이다.

까치복국 값은 왜 은복국 값의 두 배인가

 우리나라 사람들은 복국을 대단히 좋아하는 국민이다. 복국이 숙취에 좋은 특효약으로 판단, 과음한 다음날은 반드시 복국을 찾는다. 팔팔 끓인 복국에 고춧가루를 확 푼 복매운탕을 땀을 뻘뻘 흘리며, "시원하다"는 소리를 연발해 가면서까지 먹는 모습을 외국인들이 봤을 때 의아해 할 것이다.
 일반 복집의 경우 까치복국과 은복국이 주된 메뉴로 등장한다. 업소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은 까치복국의 값이 은복국 값의 두 배가 된다. 까치복국과 은복국 맛이 그렇게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필자도 손님이 항상 붐비는 유명 복집에 가끔 들러 까치복국 또는 은복국을 먹지만 미각이 둔해서인지 맛의 차이를 느끼지는 못한다. 따라서 언제부턴가 맛의 차이도 모르면서 값을 두 배로 주고 먹는 까치복국은 돈이 아깝다는 생각에서 먹지 않게 됐다. 그러나 손님과 같이 가는 경우는 아깝다고 생각하면서도 까치복국을 주문해야만 하는 경우도 있다.
 생복으로 조리한 복국은 까치복국과 은복국의 맛의 차이를 알 수 있지만 실제로는 복국의 원료로 냉동복어가 많이 사용되므로 맛의 차이를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냉동복어는 동결 보관할 때 복어의 선도, 동결방법, 저장온도, 저장기간 등의 여러 가지 조건에 따라 품질에 많은 차이가 생긴다. 따라서 동결 저장조건이 좋지 않은 까치복을 원료로 조리한 까치복국은 저장조건이 좋은 은복으로 조리한 은복국보다 맛이 안좋을 수도 있다.

복어의 냉동 보관법은

 1997년 7월 수산물 수입 완전개방 이후 우리나라에 유통되는 복어는 중국 등지에서 수입한 냉동 복어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복어의 냉장 및 동결기술과 방법은 대단히 중요하다. 복어를 냉동 저장할 때 복어의 간장 등 유독 부분에서 근육부분으로 복어독이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 복어는 사후에 간장의 부패가 대단히 빨라서 간장의 황색 및 차색이 흰 근육으로 옮겨 가면서 독성분이 함께 이행된다. 따라서 복어를 냉동 저장 할 때는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얼린 복어를 사용하는 경우 동결 및 해동에 따라 복어독이 유독 부위에서 근육으로의 이행을 막기 위해서는 다음 사항을 지켜야 한다.
△동결은 최대빙결정생성대를 빨리 통과하는 급속 동결을 하고 글레이징(glazing)작업을 충분히 함과 동시에 가능하면 내장을 제거한 상태로 동결해야 한다. △동결 보관온도는 -18℃ 이하로 하고 보관 중에는 온도변동을 적게 한다. △해동은 흐르는 물 등을 사용해 빨리 해동하고 해동 후에는 바로 처리한다. 재동결은 하지 않아야 한다.
조영제(趙永濟) 부경대교수·생선회협회 이사장
<36회>시원하고 담백한 복어(3)  


테트로도톡신(TTX)으로 불리는 복어 독은 어종이나 부위에 따라 차이가 난다. 참복과에 속하는 복섬, 흰점복, 메리복은 근육에도 어느 정도 독력을 갖는 반면 밀복, 가시복, 거북복, 육각복 등과 같이 간장이나 난소에 독성이 없는 것도 있다. 또한 같은 어종이라도 개체나 계절, 어획지역에 따라 달라진다. 또 유독복도 난소(알), 간장, 내장은 독성이 강하지만 근육은 비교적 독성이 약하다.
복어 독은 3백℃의 고온에서도 분해 되지 않는다. 산란기 봄철 독성이 매우 강할 때는 참복 한 마리 내장이 성인 33명을 죽일 수 있는 위력을 갖고 있으며, 0.5mg이면 체중 50kg인 성인 한 사람을 치사할 수 있다. 중독 증상은 입술과 혀의 마비로 시작, 두통→복통→구토→운동신경마비→언어장애→호흡곤란→치사로 이른다. 복어의 독에 중독 되면 먼저 입술, 혀끝에서 팔다리의 지각신경까지 마비돼 손발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호흡이 급해지거나 약해진다. 이러한 중독 증상은 식후 20분~3시간 사이에 나타나며 치사시간은 빠르면 1시간30분, 길어도 8시간이지만 보통 4~6시간이 가장 많다. 그리고 복어 독에 중독 되더라도 일단 회복되면 후유증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천국과 지옥의 복어 생식소

복어 수컷은 정소, 암컷은 난소를 항문 근처의 장말단(腸末端)의 좌우에 하나씩 갖고 있다. 생식선이 미성숙했을 때는 정소와 난소 모두 1~3cm 정도로 작지만 성숙기가 되면 10배로 증대된다. 정소(白子)는 표면이 흰색으로 평활하고 절단하면 야쿠르트 또는 부드러운 두부 모양으로 대단히 맛이 좋으나 적합한 크기로 되는 시기는 산란전의 수개월에 제한되기 때문에 희소가치가 대단히 높아 고가로 거래된다. 난소는 표면에 다수의 혈관이 뻗어 있고 연한 난황색 또는 황갈색을 띄고 절단하면 미세한 난립(卵粒)이 저장돼 있다.
정소는 강독의 흰점복, 약독의 복섬과 졸복을 제외하고는 독이 없으며 대단히 맛이 좋다. 그러나 난소는 정소와 반대로 강독과 맹독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식용으로 불가능하다. 이같이 복어 생식소는 맛이 좋아서 고가인 정소와 독이 있어 위험한 난소를 갖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복어 중독은 간장과 난소가 각각 50%씩을 차지한다. 그러나 정소에 독이 없다고 해서 1백%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가끔 있는 양성인 복어에 들어 있는 생식소를 먹으면 정말 큰 일이 일어날 수 있다.
(정소와 난소 사진 , 생선회 100배 즐기기 205페이지)
필살! 간장

간장은 생명체에 대단히 중요한 장기다. 유독한 물질을 해독하며 담즙을 만들고 영양을 축적하는 기관으로 비타민A 등이 풍부하다. 자주복 한 마리 간장의 총 독량은 32만5천MU로 성인 한사람 치사량이 1만MU라고 하면 32.5명을 죽일 수 있는 독량이다. 복어 간장은 총중량의 17.6%로 가자미 4.6%의 약 4배에 이른다. 전 장기 중량의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버리기는 아까우나 절대로 먹어서는 안된다. 또 간장은 약 60%가 지방질로 복어가 섭취한 지방질은 거의 대부분 간장에 집중적으로 축적된다.

복어의 독화기구

복어의 독화기구에 대해서는 먹이사슬에 따른 것인지 복어 자체에서 합성하는 것인지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었으며 오래 전부터 연구돼 왔다. 최근에 복어 자신이 독을 만드는 것이 아니고 먹이사슬을 통해 복어독이 만들어지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즉 양식 또는 실험실에서 사육된 복어는 독이 없다는 것이 여러 실험을 통해 증명됐다. 그리고 이러한 무독 양식 복어에 유독 복어의 간장을 투여하면 단시간에 독화된다는 사실도 밝혀져 있다.
복어 독의 축적경로는 먼저 해저 퇴적물 중에 있는 세균으로 복어 독이 만들어지고 이 독소는 세균 포식자에 의해 체내로 유입, 먹이사슬을 통해 복어에 축적된다. 또 일부는 내장, 피부 등 체내에 분포하는 세균류가 관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자연산 유독 복어의 소화관에서 복어 독을 보유하는 권패류의 패각이 발견되고 있으며, 어떤 복어는 테트로도톡신을 함유한 납작 벌레를 먹이로 하는 점 등으로 미루어 적어도 일부는 먹이사슬에 의해 독화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무독 양식 복어와 유독 자연산 복어를 같은 수조 안에서 사육하면 무독 양식 복어가 독화되는데 반해 수조 안에서도 각각을 그물로 격리시켜 두면 무독 양식 복어가 독화되지 않는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접촉 감염도 예상되며 유독 복어의 표피에서 채취한 세균이 테트로도톡신을 생산한다는 것이 확인됐다.
<37회>바다의 귀족 참치  


참치(?)는 다양한 종류가 있고, 각각의 특징을 갖고 있다. 고대 로마인들은 참치(다랑어)를 투니(tunny)라고 했으며, 서양사람들은 지금도 ‘바다의 귀족’ 또는 ‘바다의 닭고기’라는 애칭으로 부르고 있다. 우리들은 참치하면 붉은 색을 떠올리지만 살이 붉은 이유는 근육이 혈액을 가득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참치는 모세혈관이 밀집돼 있어 끊임없이 다량의 산소를 근육에 보내고 있으며 혈액을 다량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죽은 후에는 부패하기 쉽다.

<표> 참치횟감의 어종별 특징
(참치회 첨부 사진)

참치라는 이름은 어떻게 불려지게 됐나

우리나라의 생선이름 중에는 ‘치’자가 들어 있는 것이 대단히 많다. 횟감으로 가장 좋아하는 넙치(광어), 칼슘 공급원인 멸치, 서민식탁 단골 메뉴 갈치와 꽁치, 오징어 사촌으로 다리 길이가 한 치(寸)밖에 되지 않는다는 한치, 간식용 쥐치, 가시가 많은 준치, 산후 조리용 가물치, 구이용 삼치 등이 있다. 그런데 참치는 이들 생선 중 가장 크고 당당하게 생겼을 뿐만 아니라 가장 맛이 있기 때문에 으뜸이라는 ‘참’자를 붙여 참치라고 불렀다고 한다.

참치는 언제 어떻게 잠을 자나

참치의 유영속도는 평균 시속20~30km이고 최고시속은 1백20~1백30km이다. 이런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량의 산소가 필요하므로 해수로부터 충분한 산소를 공급받기 위해 입을 조금 벌린 상태로 빠르게 움직여 아가미에 접촉하는 해수의 양을 많게 한다. 다시말해 참치는 빠르게 유영하지 않으면 안되는 숙명을 타고난 장거리 육상선수로 유영하지 않으면 산소공급이 되지 않아 질식해 죽는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참치가 자면서 유영한다는 말은 인간이 자는 것과는 다르다. 눈도 뜨고 있으며 감각도 있는 것으로 적의 기습 등 이변을 느끼는 기관과 헤엄을 치는 기관을 제외한 나머지 기관이 휴식하는 것이다.

다섯 가지의 제일이라는 명칭이 붙어 있다

참치는 △맛이 제일 좋다 △덩치가 제일 크다 △불포화고도지방산 EPA와 DHA 그리고 타우린 함량이 많다 △일생동안 유영시간이 제일 길고, 속도가 제일 빠르다 △뱃살의 값이 제일 비싸다 등 다섯 가지의 제일 이라는 명칭을 달고 있다.

참치회가 맛이 가장 좋을 때는

참치 회는 1년 사계절 모두 맛이 좋다. 이유는 원양어선이 전 세계 바다를 돌면서 참치 종류에 따라 가장 맛이 좋은 시기에 어획, 영하 60℃로 동결저장하면서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제철에 나는 참치는 지방질 많고 고가에 거래된다는 시장논리에 따른 것이다. 이러한 등식은 공수(空輸)되는 선어상태의 참치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참치 뱃살에는 EPA, DHA가 많이 들어 있다

참치 뱃살에는 고도불포화지방산인 EPA(2.0%)와 DHA(2.9%)가 많아 건강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EPA와 DHA는 동맥경화, 심근경색, 뇌졸중 등과 같은 순환기계통의 성인병 예방효과는 물론 당뇨병과 암, 치매예방의 효과도 있으며 머리도 좋게 한다. 그리고 참치 눈에도 이러한 성분들이 많아 참치횟집에서는 단골손님에게 건강하게 오래 살라고 참치 눈을 서비스로 내놓기도 한다. 또한 참치는 철분과 칼륨 등 미네랄 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신경 및 근육을 정상으로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며 등살의 붉은 살은 저지방, 저칼로리의 천연 건강식이자 다이어트식으로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 외에 필수 미량원소인 셀레늄은 지방 산화와 과산화지질 생성을 방지한다.

참치도 양식이 되는가

참치를 좋아하는 일본인들이 세계 참치 어획량의 약 60%를 소비한다. 참다랑어는 참치류 가운데 가장 고급으로 일본 긴키대학에서 지난 2002년 6월 세계 최초로 참다랑어 양식에 성공했으나 아직 산업화는 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가까운 시일 내 양식 참다랑어가 식탁에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렇지만 지금도 참치 치어를 잡아 먹이를 주면서 성장시키는 축양(畜養)은 가능하며 우리가 먹을 수 있는 냉장 참치회는 축양된 것이 대부분이다. 참치 축양은 미국 보스톤에서 처음 시작해 모로코와 스페인 등으로 파급됐으며 지금은 오스트레일리아, 크로아티아, 로스앤젤레스 등에서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원보호를 위한 어획규제가 엄격하게 되고 있어 축양사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시중에 시판되는 참치 회는 진짜인가

“가짜 참치 판매 유명체인점 적발”이라는 기사가 신문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적이 있다. 기사의 내용은 카스트로라고 하는 상어와 만다이로 불리는 열대어를 고급 참치로 속여 팔아온 다수의 유명체인점들이 적발됐다는 것이다. 소비자를 우롱하는 이같은 처사는 천벌을 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우리 소비자들로서는 알 수가 없으니 이래저래 속는 것이다. 이런 일들이 어디 참치뿐이겠는가. 뷔페식당 등에 가보면 참치회와 비슷한 색택을 하고 있는 횟감이 빠지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것을 참치 회로 알고 “참치회 맛이 이렇구나”라고 생각하면서 먹는다. 식당주인은 참치회라고 표시를 하지 않았으니까 소비자를 속이지는 않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참치회가 아닌 것을 참치회로 생각하고 먹게 한 행위자체는 지탄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가짜 참치의 맛을 참치 본래의 맛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사회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서글퍼질 수도 있다.
<38회> 바다의 귀족 참치2  


참치육의 구조 및 부위별 명칭
 참치는 육색 및 지방질 함량에 따라 다지방질살(뱃살육·참치 뱃살 중 앞쪽의 가장 부드러운 부위)과 중지방질살(피하육·참치 뱃살 중 중간 부위·중급)와 뒷 부위(하급)로 나눌 수 있다. 살이 곱고 윤기가 흐르는 부위로 회 또는 초밥 재료로 쓰이며 지방질 함량이 많아 식감을 매끄럽게 하는 등 맛을 좋게 한다. 한편 붉은 살은 등 쪽 부분의 살로 나무의 나이테처럼 생긴 둥근 결이 있으며 근육색소인 미오글로빈이 많아 선명한 붉은 색을 띠고 있어 인간이 갖고 있는 오감 중 시각으로 맛을 느끼게 하는 효과가 크다. 참치육의 지방질 함량은 다지방질살, 중지방질살, 붉은 살 순이며, 가격도 많은 차이가 있다.
결 모양이 세로로 난 것이 가장 고급
 참치는 보통 일정 크기로 잘라 유통, 판매되고 있는데, 아래 그림과 같이 결 모양이 세로로 된 것이 가장 고급이고, 결의 간격이 좁은 것과 반원형으로 된 것은 저급이다.
뱃살은 쇠고기 안심 및 등심과 같은 구조
 참치 뱃살은 그 성질 및 구조가 다른 어류의 지방질과 현저히 다르다. 어류 특유의 성분인 고도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함유된 지방질일수록 육의 표면이 반짝거리면서 스며 나오는 경향이 있지만, 참치 뱃살의 지방질은 성질이 달라서 쇠고기 등심이나 낙엽살 부위와 동일한 구조로 어육에 지방질이 미세하게 분포해 있다. 따라서 입에 살살 녹는 맛이 난다. 그렇지 않고 다량의 지방질이 고등어, 전어처럼 어육 표면에 스며 나오는 성질이 있다면 하급 어류가 됐을 것이다. 지방질 분포형태가 축육의 최고급 부위와 동일하므로 참치 뱃살이 최고의 생선 횟감 및 초밥 재료가 될 수 있다.
참치육의 부위별 지방질 함량 차이
 다랑어류는 종류 및 부위에 따라 맛이 다르기 때문에 가격은 많은 차이가 있다. 그 이유는 뱃살이 등살에 비해 약 10배 정도의 지방질을 갖고 있으므로, 기능성 성분인 DHA 및 EPA가 풍부하고 맛도 좋기 때문이다. 참치가 제맛을 내는 겨울에는 다지방질살 중의 지방질 함량이 40%에 달하기도 한다. 뱃살은 30%를 넘는 지방질이 근육과 잘 어울려 분포돼 있으므로 입에 넣으면 "살살 녹는다"는 표현처럼 맛이 좋다. 대형 참치의 가식부(可食部)는 약 60%로 일반 어류의 50%보다 높으며 대형일수록 지방질살의 비율이 높아지지만 엄밀히 말해 뱃살은 5% 전후밖에 되지 않는다.
 참치 뱃살 부분은 전체 어류 중 최고량의 DHA(2,877mg%)와 EPA(1,972mg%)를 함유하고 있다. 2백30kg 정도의 참다랑어에서 얻을 수 있는 뱃살부분은 15kg에 불과하며 부위별로는 10~15배 이상 가격차이가 난다(참다랑어 뱃살부위는 kg당 25만원선).
부위에 따라 자르는 두께는 어느 정도
 생선회는 육의 특성에 따라 자르는 두께를 달리해야 적당한 씹힘성이 돼 맛을 최상으로 느낄 수 있다. 즉 육질이 단단한 생선은 얇게, 그리고 육질이 연한 생선은 두껍게 써는 것이 좋다. 참치 육은 본래 육질이 연할 뿐만 아니라 동결로 인해 육질이 더 연해져 있기 때문에 두껍게 잘라야만 씹힘을 느낄 수 있다. 지방질 함량이 많은 뱃살을 등살 육처럼 두껍게 썰어 먹으면 씹힘은 좋아지겠지만, 많은 지방질 때문에 느끼한 맛이 강하게 느껴져 비싼 뱃살육의 참맛을 볼 수 없다.
 따라서 참치는 부위별 지방질 함량을 감안, 써는 두께를 달리해야 한다. 즉 지방질 함량이 적은 등살은 약 1㎝ 정도로 두껍게, 중지방살(중도로)은 7, 8㎜ 정도, 그리고 지방질 함량이 가장 많은 다지방살(오도로)은 5㎜ 정도의 두께가 적당하다.
참치회는 왜 김에 싸서 먹는가
 우리나라는 1960년대 초반 남태평양에서 본격적으로 참치잡이에 나섰다. 그 당시에는 일본으로 수출하는 외화벌이의 효자품목이었다. 어획한 참치는 내장과 아가미를 제거하고 -60℃ 이하로 초급속 동결시켜 어창에 보관했는데 꽁꽁 얼어서 돌맹이처럼 돼 있는 라운드 상태의 참치가 파도로 배가 흔들리면 어창 안에서 이리 저리 굴러서 상처를 입기 때문에 경매가격이 떨어졌다. 참치가 구르지 않도록 하기 위해 참치와 같이 잡힌 기름치(게르치과의 심해어)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 참치 사이에 고정대 역할로 끼워 넣었는데 기름치가 국내에 들어오면 참치회로 둔갑하기도 했다.
 기름치는 이름 그대로 지방질이 매우 많아 그냥 먹으면 느끼한 맛이 강하므로 그 맛을 상쇄시키기 위해 김에 싸서 먹었던 것이 오늘날 참치회를 김에 싸먹는 식문화(사진 아래)로 발전된 것이다.
 또한 참기름에 찍어 먹는 것은 참기름의 강한 향이 참치회 고유의 맛을 느끼지 못하게 하기 때문에 참치회를 김에 싸거나 참기름에 찍어 먹는 방법은 분명히 손해를 보는 시식방법이다.
 역시 참치회는 한점씩 고추냉이(와사비)에 찍어 먹는 것이 참치회 고유의 맛을 최대로 느낄 수 있는 시식방법이라 할 수 있다.
 조영제(趙永濟) 부경대교수·생선회협회 이사장

 


<39회> '바다의 귀족' 참치 3  

왜 -60 ℃ 이하 동결고에 보관하는가

생선회는 동결시키면 육질의 단단함이 떨어져 퍼석퍼석 해지므로 생선회로서의 가치가 떨어진다. 그런데 왜 참치는 동결, 저장하는 것일까. 참치는 낚시 등에 걸려 몸부림 칠 때 육온이 50℃까지 급상승하므로 급속하게 체온을 내리지 않으면 동결처리 중에 근육색소인 미오글로빈이 열에 의해 적흑색으로 변색된다. 따라서 원양 참치조업 선단에서는 잡는 즉시 영하 -60℃ 이하로 급속 동결시켜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다. 참치 회의 색깔은 선홍색으로 시각적으로 먹음직스럽게 보이는데 이것은 참치육의 근육색소인 미오글로빈 때문이다. 선홍색을 띠는 미오글로빈이 산화하면 검은색으로 변해 생선회로서의 가치가 없어진다. 참치회를 -60℃의 극저온에 동결, 저장하는 이유는 동결에 따른 빙결정 생성으로 육질의 단단함(씹힘)이 떨어지지만 근육색소인 미오글로빈의 선홍색이 산화에 의해 흑갈색으로 변하는 것을 막아 상품가치를 유지시키기 위한 것이다.

해동할 때에 빨간 액즙이 나오는 이유는

동결 참치는 해동할 때 빨간 액즙이 나올 뿐 아니라 냉장 참치보다 맛이 떨어진다. 그러나 선도는 오히려 동결 참치가 좋은데 이것은 냉장 참치는 어획 후에 경매, 운반 등의 과정을 통해 3만(확인요)에 식탁에 오르므로 이 기간 동안에 선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빙온관리를 하면 10일까지도 먹을 수 있다. 반면 동결 참치는 잡은 뒤 몇 시간 안에 급속 동결(-60℃)하기 때문에 이후에는 선도가 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동결에 의해 생기는 얼음결정이 세포를 파괴하므로(물이 얼면 부피가 약 9% 팽창하는 원인도 추가됨) 해동할 때는 그 곳을 통해 참치육 중의 핏물, 수용성인 맛 성분 및 영양분 등이 드립(액즙)으로 유출돼 맛이 떨어지게 된다.

동결 참치와 냉장 참치는 맛의 차이가 있는가

생선회는 동결시키면 육질의 단단함이 떨어지고 퍼석퍼석해져 생선회로서의 가치가 떨어지므로 생선회는 동결시키지 않는다. 그러나 참치는 원양에서 어획될 뿐만 아니라 선도저하가 빨라 냉장수송하면 소비자가 먹는 시점에서는 색택 변화 등의 상품가치가 떨어져 버려 어쩔 수 없어서 동결 저장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일본을 중심으로 동결참치가 아닌 어획 후에 냉장(冷臟)해 선어회(鮮魚膾) 상태로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방법이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연간 5만여 t의 수요시장이 형성되고있다. 냉장 참치 회를 맛있게 고가로 팔기 위해 호주, 지중해 등지에서는 참치를 축양하고 있다. 참치 회를 냉장 상태로 소비자에게 선어로 공급하는 시장이 형성되는 것은 생선회의 독특한 씹힘을 느끼려는 우리 인간의 본능이 찾아내는 방법인 것이다.

동결 참치를 맛있게 먹는 지혜

△해동 포인트=급속해동을 하고 자연해동은 가능하면 피하는 것이 좋다. 용기에 해수와 같은 농도의 소금물(3.5%, 40℃)을 준비한다(담수에 해동하면 표면이 희게 된다). 동결 참치 표면을 흐르는 수돗물에 스쳐서, 표면의 오물을 씻어낸다. 소금물에 담가 참치 표면은 녹고 내부는 아직 얼어있는 반 해동 상태에서 끄집어낸다. 흐르는 수돗물에 스쳐서 소금기를 씻어낸다. 종이타월이나 마른 수건 등으로 살살 눌리면서 물기를 완전히 닦는다. 그 상태로 1~2시간 냉장고에 넣어두면 완전 해동이 되고, 근육색소인 미오글로빈이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해 선홍색으로 발색도 된다. 안쪽에 얼음이 녹지 않고 남아있는 반해동 상태에서는 맛이 떨어지므로 10℃ 전후로 완전 해동해야 한다.
△보관의 포인트=해동 전의 보관; 동결 참치는 -50~-60℃로 순간 동결되는 것이므로 빨리 냉장고의 동결실에 넣어야 한다. 이 경우 냉기가 잘 닿게 하기 위해서는 뭉치가 아닌, 한 조각씩 저장해야 한다. 그리고 가정용 냉장고의 동결실 온도는 -15℃ 정도이므로 2~3일 안에 먹는 것이 좋으며 수일이 경과하면 조금씩 변색되는 것도 있다. 해동 후에는 동결실이 아닌 냉장실에 보관하고 빨리 먹는 것이 좋다.

참치육의 변질

참치를 어획 후에 빨리 냉각시키지 않으면 체온이 상승해 척추골 부위가 차색(茶色)으로 변하고 육질이 바삭바삭해지는 변질 현상이 일어난다. 이 경우 참치회로서의 가치는 없어진다. 이러한 변질 현상은 외관으로는 구별이 불가능하며 냉기의 전달이 늦은 뼈 근처에서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잡은 후에는 빨리 냉각시켜 체온의 상승을 막아야 한다.

참치초밥은 부위별로 30종류가 있다

초밥의 원조는 우리나라 동해안에서 가공되고 있는 수산 발효식품인 식해라고도 하지만 지금은 일본 초밥(스시)이 세계 공용어가 돼 미국, 유럽 등 전 세계에 스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렇게 스시가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생선회가 몸에 좋은 건강식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도 하나의 원인이지만 일본 국민들의 스시에 대한 열정이 무엇보다도 큰 것이 원인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초밥보다 생선회 소비량이 많으며, 그 비율은 7대3정도다. 반면에 일본은 스시가 생선회보다 많아 그 비율은 반대로 7대3 정도이며 일본 초밥시장은 연간 14조원 규모의 어마어마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렇게 초밥이 일본 국민들의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는 꾸준한 연구와 개발이 있었기 때문이다.
참치는 단일 어종으로는 생선회 및 초밥 시장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참치 부위는 크게 등육, 중지방살(중도로), 다지방살(오도로) 등 3부위로 나눌 수 있는데 부위별로 맛과 값이 천차만별이다. 일본에서는 참치를 재료로 30종류의 생선초밥을 만들고 있으며 그 값 또한 스시 하나에 50엔에서 1천5백엔까지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40회>겨울철 제 맛 내는 방어  


 방어(사진 위)는 겨울철에 최고의 맛을 내는 대표적인 붉은살 어류로 일본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생선횟감이다. 자연산 보다 양식산이, 그리고 등살보다는 뱃살 쪽이 지방질 함량이 높다. 특히 기능성 물질 DHA(1,784mg%)와 EPA(1,165mg%), 타우린(672mg%) 함량이 많아 혈액중의 중성지질과 LDL-콜레스테롤 함량을 낮추고 반대로 HDL-콜레스테롤 함량을 증가시켜 고혈압, 동맥경화, 심근경색 등의 순환기 계통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많다. 대부분의 어종들이 일정 크기를 넘으면 맛과 향기가 떨어지므로 중간 크기를 최고로 치는 것이 보통이지만, 방어와 삼치는 크면 클수록 영양소가 많아지고 맛이 좋아지는 어종이다. 그리고 초밥 원료로 사용할 경우 참치에 필적하는 맛을 지니고 있다.
 일본에서는 방어를 크기에 따라 각각 다른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이처럼 크기에 따라 다른 이름이 붙는 어종을 출세했다는 의미를 부여, 출세어(出世魚)라 부른다. 일본 관동지방과 관서지방에서는 체장을 기준으로 15cm 전후를 와카시(わかし)와 츠바스(つばす),40cm 전후를 이나다(いなた)와 하마치(はまち), 60cm 전후를 와라사(わらさ)와 메지로(めじろ)로 각각 달리 부른다. 하지만 80cm 전후는 부리(ぶり)라는 이름을 쓴다. 방어는 크기 및 지방에 따라 20가지 이상 다른 이름을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출세어란 용어는 방어 외에도 전어 농어 참돔 숭어 참다랑어 등에도 쓰인다. 방어는 한문으로 사주(師走)라고 쓴다. 일본말로는 부리(ぶり)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방어를 히라스라 부르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히라스는 방어와 비슷한 부시리(히라마사)의 사투리다.
 음식맛은 인간이 갖고 있는 오감(五感)을 통해 결정된다. 이 중 텍스처(texture)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물론 식품의 종류에 따라 다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맛의 50% 이상이 텍스처에 의해 결정된다고 한다. 텍스처란 음식을 입에 넣었을 때 단단함, 탄력성, 씹힘, 짙은 맛, 미끄러운 맛의 종합적인 자극이다. 그런데 참치, 가다랑어, 방어 등 붉은살 생선회는 육질이 연해 텍스쳐가 떨어진다. 따라서 얇게 썰면 충분히 씹었다는 촉감을 느끼기 이전에 끊어져 버리므로 씹힘을 강조해 회 맛을 좋게 느끼도록 하기 위해 두껍게 써는 것이다.
△방어
 방어(부리)는 전갱이과로 자연산과 양식산이 형태에 따라 다소의 차이가 있다. 자연산은 양식산보다 꼬리 곡선이 날카롭고 육색이 핑크빛이다. 방어는 겨울철에 최고의 맛을 내는 생선이며, 대표적인 붉은살 어류의 하나로 지방질 함량이 높다.
△부시리
 부시리(히라마사)는 열대성으로 스마트한 체형을 하고 있다. 잿방어와 같이 큰 것도 있지만 1m 전후의 것이 많다. 방어보다 혈합육이 적고 육질이 단단하며, 몸통에 있는 황색줄이 방어보다 진하다. 방어가 가장 맛있는 제철은 겨울이지만 부시리는 여름철이 가장 맛있다. 일본관서지방에서는 히라스라고 부른다.
△잿방어
 잿방어(간파치)도 열대성이지만 부시리와 방어의 중간인 가을철에 가장 맛이 좋다. 체형은 방어와 비슷하나 체색은 방어보다 황색이 진하고 차색(茶色)을 띠므로 체색으로 구별이 가능하다. 방어는 대형이라도 1m 정도에 불과하지만 잿방어는 2m가 되는 것도 있다. 그러나 큰 것은 맛이 떨어지며, 80cm(4~5kg) 정도가 가장 맛이 좋다. 산란 후에는 풋 냄새와 같은 악취를 낸다. 우리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생선 횟감은 넙치(광어)와 조피볼락(우럭)이지만 일본인들은 우리와 달리 참돔을 비롯, 방어와 참치를 좋아한다. 일본의 경우 옛날에는 방어 양식을 많이 했으나 최근에는 잿방어 양식을 주로 하고 있다.
 조영제(趙永濟) 부경대교수·생선회협회 이사장
<41회>쫄깃쫄깃한 겨울의 미각 숭어  


숭어는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내만의 염분 함량이 낮은 곳에 서식한다. 식성이 까다롭기 때문에 대부분이 자연산이지만 일부 양식이 되고 있다. 출세어(出世魚)로 알려져 있어 어릴 때는 모챙이라 부르고 그 외의 것은 숭어라 한다. 부산 지역에서는 3월 중순에서 6월 초순에 많이 어획되며,가덕도 앞바다를 비롯한 남해안에서 잡히는 숭어는 서해안의 참숭어와 비교해 개숭어라 부른다.
숭어의 껍질에는 나이아신이 많은데 이것은 사람의 세포 합성에 관여하고 있어 이것이 결핍되면 피부나 점막에 장애가 일어난다. 다른 어류에 비해 철의 함량이 높아 조혈작용도 우수하고, EPA와 DHA의 함량이 높아 동맥경화 등의 순화기 계통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

봄 도다리, 가을 전어, 겨울 숭어
생선은 1년 4계절을 통해 지방질 함량 변동이 있으며, 지방질 함량이 가장 많은 계절이 맛이 제일 좋은 제철이다. “봄 도다리 가을 전어”란 말은 도다리는 봄에, 전어는 가을에 지방질 함량이 가장 많아 맛이 제일 좋음을 의미한다. <표>에 나타낸 바와 같이 겨울 숭어는 가을 전어와 비슷한 함량의 지방질을 갖고 있으며 기능성 성분인 EPA 및 DHA 함량은 오히려 전어보다 많다. 다른 한편으로 생선회 맛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육질의 단단함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횟감으로 가장 좋아하는 넙치의 약 1.7배로 가히 겨울철의 생선 횟감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계절에 따라 가장 맛있는 생선회를 표현하는 의미인 “봄 도다리, 가을 전어”에 겨울 숭어를 붙여서 “봄 도다리, 가을 전어, 겨울 숭어”로 해도 좋을 것이다.

<표>생선횟감의 주요성분 비교

노량포구에서 양식되는 참숭어의 육질은 쫄깃쫄깃하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李舜臣)장군이 경남 남해대교 밑의 노량포구 유속을 이용해 왜군을 무찌른 전과는 잘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하동수협을 주축으로 하는 어업인들이 이곳 노량포구의 빠른 유속을 이용해 밀치라고 부르는 참숭어양식에 나서고 있다. 고대 이집트와 희랍시대 그리고 일본에서도 귀한 생선으로 취급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하급 생선회로 취급당하고 있는 숭어를 이 지역의 특산품으로 알리겠다는 의지는 높이 살만하다 하겠다. 지난 2001년 12월9일 제1회 참숭어 축제가 열리고 필자도 초청인사로 참여해 연구실에서 분석한 참숭어의 기능성과 생선회로서의 우수성 및 개발방법 등에 대해 발표했다.
생선회 맛은 우리 인간이 갖고 있는 맛을 느끼는 5개의 감각 중에서 이빨로 느끼는 육질의 단단함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므로 생선 횟감의 육질을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 양식산 어류를 출하 전에 강제로 운동을 시키는 방법, 사료에 한약재를 첨가하는 방법, 저온처리하는 방법 등이 개발되고 있다. 앞으로도 생선 횟감용 어류의 육질 향상을 위한 연구가 많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노량포구는 해수 유속이 빠른 천해의 조건을 갖고 있으므로 인공적인 운동이 아닌 자연산과 비슷한 조건에서 운동을 하면서 자라므로 이곳에서 양식되는 참숭어 육질은 자연산처럼 쫄깃쫄깃하다.

가덕도 대항마을의 숭어잡이 축제

부산 가덕도 대항마을은 1백60여 년간 이어 내려오는 전통 재래식 숭어 잡이 방법인 ‘숭어들이’를 이용, 매년 ‘가덕도 대항 숭어들이’라는 지역축제를 열고 있다. ‘숭어들이’에는 1~2t톤정도의 무동력 소형어선 6척이 선단을 이룬다. ‘숭어들이’를 할 때 6척의 위치와 명칭은 <그림>과 같으며, 숭어 떼는 밖목선과 안목선 사이의 그물입구로 들어와서 밖귀잽이와 안귀잽이에 모이게 된다. 수십년의 경험을 가진 어로장이 산위의 망대에서 바다를 살피다가 숭어 떼가 연안수면 가까이로 떠오르면서 바다표면의 색깔이 변하고 그물 안에 들어갔다고 판단되면 “밖목선 그물 조지라” “안목선 그물 조지라”라고 고함을 지르고, 어부들은 그물을 당겨서 숭어 떼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다. 그 다음 안장등, 밖잔등, 밖귀잽이, 안귀쨉이가 거의 동시에 그물을 들어 올리면서 서로 좁혀서 숭어를 건져 올린다.
숭어 떼가 올 때는 주로 북풍이 불며, 숭어 떼가 많이 몰려오면 바다물빛이 불그스레하게 변하고, 수면 위로 뛰어오르는 은빛 숭어 떼의 모습은 탄성을 자아낼 정도로 장관을 이룬다.

전통 수산식품 명인 1호 ‘영암어란’

우리나라 어란은 ‘영암어란’을 으뜸으로 친다. 기름진 펄을 먹고 알이 통통하게 밴 참숭어가 알을 낳으러 올라오는 영산강이 바로 전남 영암에 인접해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영산강 상류의 몽탄숭어알을 제일로 알아주는데, 몽탄숭어는 찰진 감탕과 미생물을 흠뻑 먹고 살이 쪄 알이 크고 달기 때문이다. ‘영암어란’은 옛날 석작에 넣어 명주 보자기에 싸서 임금에게 진상했다는 귀한 식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필자가 수산물 가공산업 육성심의회 위원장이던 지난 99년 11월19 해양수산부로부터 김광자할머니가 ‘영암어란’으로 수산전통식품 명인1호로 지정돼 있기도 하다.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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