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회> '바다의 보리' 고등어  
 고등어(鯖)는 한자로 푸른(靑) 생선(魚)으로 지방질이 많은 정어리와 전갱이 및 꽁치 등과 함께 4대 등푸른 생선으로 불린다. '바다의 보리'라고도 부르며, 생산량에선 정어리, 멸치와 갈치, 그리고 오징어와 더불어 우리나라 연근해어업 주요 어종 중의 하나이다. 특히 고등어 생산은 대형 선망어업의 본거지로 알려진 부산이 전체의 76∼90%를 차지한다. 고등어는 수온 10∼20℃의 맑은 연안 바닷가를 회유하며, 산란기는 4, 5월경이며 가을이 제철로 지방질 함량이 가장 높다.
 지방질을 구성하는 지방산 조성은 특히 동맥경화, 뇌졸중, 심근경색 등 순환기 계통의 성인병을 예방하는데 효능이 높은 고도불포화지방산 EPA(1천2백14mg/1백g)와 DHA(1천6백27mg/1백g) 함량이 많으며, 핵산(2백1mg/1백g) 및 타우린(1백68mg/1백g) 등의 기능성 성분이 풍부한 균형 잡힌 수산물이다. 인체는 수많은 세포로 구성돼 있는데 세포의 핵심을 이루는 물질이 바로 핵산이다. 따라서 핵산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을 먹으면 노화를 예방할 수 있다는 원리를 내세운 핵산 식사법이 주목을 끌고 있다. 생선 중에서는 정어리, 멸치가 핵산 함유량이 가장 많고 연어, 고등어 등도 이에 못지 않다.
 고등어는 독특한 진한 맛이 있는데 이것은 고등어 살에 아미노산의 일종인 히스티딘이 많기 때문이다. 이 맛 때문에 서울을 중심으로 하는 고등어회 전문업소가 성업이다. 그런데 선도가 좋을 때는 독특한 진한 맛을 내는 히스티딘이 선도가 떨어지면 세균이 생성하는 탈 탄산효소에 의해 식중독의 원인물질인 히스타민으로 변해 두드러기, 복통, 구토, 발열 등 여러 가지 식중독 증상을 일으킨다. 따라서 고등어를 회로 먹을 때는 이 점을 특히 주의해야 한다. 그러나 구이 찜 국 등으로 가열해 먹으면 식중독 염려는 없다.
 고등어는 자가소화 효소의 활성이 강하므로 사후경직 시간이 짧고, 꽤 신선하게 보이는 것도, 히스타민이 많이 생성된 것과 관련이 있다. 히스타민 생성량이 50mg/1백g 이상이면 식중독에 걸리는데 히스타민에 대한 반응은 사람에 따라 다르며, 평소에 선도가 좋은 고등어를 먹는 바닷가 사람들은 히스타민에 민감하고, 선도가 떨어진 고등어를 먹는 내륙지방 사람들은 걸리기 어려운데 이것은 오랫동안 히스타민을 미량씩 섭취한 내성 때문이다.
독특한 고등어 회의 감칠 맛
 일반적인 고등어 어획법은 군(群)을 이루고 회유하는 고등어를 그물로 한꺼번에 어획하므로 일종의 고민사가 돼 선도저하가 대단히 빠르다. 그러나 낚시로 한 마리씩 어획해 즉살시킨 후 저온저장하면 선도보존이 잘 돼 꼬들꼬들한 식감과 단맛을 내는 감칠맛이 나므로 독특한 고등어 회 요리가 된다.
 초가을부터 늦가을까지가 가장 맛이 좋은 고등어는 옛날에 고부(姑婦)간 갈등이 심할 때 "가을 배와 가을 고등어는 며느리에게 주지 않는다"고 할 만큼 알아준다. 고등어 맛은 지방질과 히스티딘 양에 의해 결정된다. 고등어 지방질 함량은 평균 16.5%이며, 봄 고등어가 13%, 제철인 가을 고등어는 20% 이상이 된다. 지방질 함량 17%인 생고등어를 간장에 삶으면 지방질은 약 14%가 되고 소금구이의 경우는 13% 정도가 된다. 그리고 가을 제철이 되면 엑스질소 함량이 많아지는데 엑스질소 중에는 특히 히스티딘의 양이 많으며 히스티딘, 지방질, 이노신산(IMP)이 어우러져 고등어의 감칠맛을 낸다.
히스타민 식중독을 막는 방법
 고등어는 성질이 급해 활어 상태로는 수송이 불가능하다. 일부 미식가들은 선어 상태로 수송된 고등어 회를 즐기고 있으나 고등어는 죽으면 고등어 살의 독특한 단맛을 내는 유리아미노산인 히스티딘이 선도 저하에 의해 히스타민으로 변하며, 그 양이 50mg/1백g 이상이 되면 히스타민 식중독에 걸리므로 날것으로 먹을 때는 이 점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
 최근 제주도에서 침으로 급소를 찔러 고등어를 숨만 쉬는 가사상태로 만드는 방법은 살아서 호흡을 하는 동안에는 히스타민이 생성되지 않으므로, 식중독 염려 없이 고등어회를 누구나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미식가들의 기대가 크다. 또한 가사상태로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이 3, 4일 이상은 된다고 한다. 따라서 앞으로 자연산 최고 생선 횟감으로 각광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에서 개발된 이 방법은 고등어, 전갱이 등과 같이 성질이 급해 일반 활어차로는 수송이 어렵거나 붉은 살 생선을 날것으로 먹을 때 문제가 되는 히스타민 식중독 염려가 있는 어종에 이용이 가능한 적절한 방법이다. 그러나 넙치, 조피볼락 등 일반 어류의 활어 수송에 적용하는 것은 숙련성, 대량처리, 인건비 등의 문제로 한계가 있다.
조영제(趙永濟) 부경대교수·생선회협회 이사장 <43회>바다의 카멜레온 넙치  


 

넙치는 우럭이라 부르는 조피볼락과 더불어 우리나라 해산어류 양식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어종이다. 또한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생선회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광어라는 방언으로 많이 부르고 있다. 10월에서 이듬해 2월 사이가 제대로 맛을 느낄 수 있는 시기다. 육질에는 콜라겐이 많아 단단하고 씹는 맛이 좋으며 지방질 함량이 적어 대단히 담백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넙치는 콜라겐 함량이 높아 세포막을 튼튼하게 할 뿐 아니라 팽팽하고 윤기 있는 피부를 만들어 준다. 끓인 것을 냉각했을 때 생기는 조린 국물의 엉김은 콜라겐이 열에 녹아 나와 젤라틴으로 변형됐기 때문이다. 넙치는 양질의 아미노산으로 영양 균형이 잘 잡혀져 있으며, 소화가 아주 잘 되는 저지방질 고단백 저칼로리 식품으로 환자 회복 및 산후 조리에 효과가 있다.
 한편 일반인들이 넙치와 혼돈하기 쉬운 가자미는 넙치와 달리 오른쪽으로 눈이 두 개 모여 있는 것이 특징이다. 봄이 제철이고 일부 종류를 제외하고는 아직 양식되지 않는다. 따라서 자연산 생선회로 인기가 높다. 맛은 넙치와 비슷해 육질이 단단하고 담백하며 지방질 함량이 적다. 넙치는 겨울철에 지방질 축적량이 가장 많지만 봄이 되면 '3월 넙치는 개도 안 먹는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맛이 떨어진다. 반면 가자미는 '봄도다리'라고 부를 만큼 봄에 가장 맛이 좋다.
넙치와 가자미의 구별법
 넙치와 가자미의 경우 알에서 부화할 때는 다른 물고기와 마찬가지로 눈이 양쪽에 하나씩 있지만 성장하면서 눈이 한 쪽으로 이동하는 변태를 한다. 이때 오른쪽 눈이 왼쪽으로 이동해서 두 개의 눈이 왼쪽에서 합쳐지는 것이 넙치다. 영어로는 Left eye Flounder라고 한다. 이와 반대로 왼쪽 눈이 오른쪽으로 이동해서 합쳐진 것을 가자미라고 하는데 영어로는 Right eye Flounder이다. 그래서 넙치와 가자미를 구별할 때는 눈의 위치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좌광우도'라는 말처럼 배를 아래쪽에 두고 머리 앞에서 볼 때 눈이 왼쪽에 몰려 있으면 넙치, 오른쪽에 몰려 있으면 가자미다. 그리고 오른쪽 가자미(세글자), 왼쪽 넙치(두글자)식의 글자수로도 구분할 수 있다. 다른 방법으로는 이빨이 크고 날카로우면 넙치고 작으면 가자미다(사진 아래).
넙치와 가자미는 날개 살이 가장 맛있다
 넙치 또는 가자미회에서 가장 맛있는 부위는 운동량이 제일 많은 엔피라 혹은 엔가와(綠側)라 부르는 담기골살로 지느러미에 붙어 있는 날개 살이다. 여기에는 기능성 다당류인 콘드로이틴황산과 고도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함유(근육 지방질 함량은 1% 정도인데 반해 날개 살은 30%)돼 지방질과 함께 어우러져 입안을 감도는 오돌오돌한 씹힘이 일품이다.
 횟집에서 넙치회를 조리, 접시에 담을 때 이 부위는 뱃살육과 함께 가장자리에 두는 경우가 많아 일반인들은 맛이 없는 부위라 생각해 젓가락이 잘 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필자는 생선회가 나오면 이 부위부터 가장 먼저 집어 먹어 실속을 챙기지만 예의 있는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다. 3, 4kg 정도 크기의 넙치에서 나오는 날개 살은 양도 많을 뿐만 아니라 그 맛 또한 일품이다. 그리고 넙치는 껍질을 벗겨 보면 선도를 더 확실히 알 수 있다. 처음에 선명한 무지개 빛깔의 살결이 시간이 갈수록 퇴색한다.
자연산과 양식산을 구별하는 방법
 연근해 어자원 고갈로 자연산 활어 어획량이 크게 줄어들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활어 대부분은 양식산(95%)이다. 양식산은 자연산보다 육질이 연하고 죽은 뒤 선도저하도 빠르다. 눈이 없는 배 쪽 흰 부분, 특히 꼬리지느러미가 연결되는 부위의 껍질에 검은 반점이 있는데 이것은 인공 종묘생산의 결과다. 인공으로 생산한 치어를 바다에 방류, 자라난 자연산도 이러한 반점이 있다.
 양식산은 사료 효율 및 치사 위험 등 경영 사이클 측면에서 대형품을 생산할 수 없으므로 1.5kg 이상 넙치는 전부 자연산으로 봐도 무방하다. 그리고 인공방류로 자연에서 자란 것은 육질이나 성분이 자연산과 차이가 없으므로 자연산으로 취급해야 하며, 가두리에서 탈출한 것은 육질이 연할 뿐 아니라 지방질 함량이 높으므로 이들을 분석하면 자연산과 구별이 가능하다.
넙치와 가자미는 바다의 카멜레온
 넙치와 가자미는 몸색깔을 주위 환경에 따라 보호색으로 바꾸는 능력을 갖고 있다. 피부의 진피층에 있는 수많은 색소 세포속의 색소립이 늘었다 줄었다 하면서 색깔이 변한다. 주위 환경 색으로 바뀌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15분 전후다. 일반적으로 양식산 넙치는 자연산보다 색깔이 진하므로 양식산을 자연산에 가까운 색택으로 만드는 기술도 개발돼 있다. 수조를 황토로 처리한 양식장에서 기른 넙치가 색택이 연한 것은 넙치의 체색 변화 특성을 잘 활용한 것이다. 그런데 양식산 넙치가격이 색택에 따라 결정되고 있는 것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것이다. 껍질을 벗기고 생선회로 조리하기 때문에 껍질의 색택은 생선회 맛과 아무런 연관도 없다.
중국산 도다리가 설친다
 '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봄에 가장 맛이 좋아 봄철 별미로 인기를 끌던 도다리가 올해 남해안에서 잘 잡히지 않자 중국에서 수입된 점도다리가 국내산으로 둔갑해 횟집 수조를 점유하고 있다. 매년 봄에 경남 고성 당항포에서 열리는 당항포 도다리 축제에서도 작년에는 연근해산 도다리보다 값이 절반에 불과한 중국산 점도다리가 상당량을 차지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중국산 점도다리는 지방질 함량이 적어 고소한 맛이 떨어지므로 전문가들은 판별이 가능하다고 하니 다행스럽기도 하다. 그리고 해양수산부가 추진하고 있는 수입활어 원산지 표시제가 정착되면 이러한 문제는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조영제(趙永濟) 부경대교수·생선회협회 이사장
<44회>여름철 최고 보양식 장어  


 장어는 민물장어인 뱀장어(鰻), 아나고(穴子)로 불리는 붕장어, 바닷장어로 알려진 갯장어, 곰장어구이 원료가 되는 먹장어 등이 있다. 이들 장어는 여름철 최고의 영양가와 함께 맛이 좋을뿐 아니라 비타민A, 지방질, 칼슘 등이 풍부하게 함유된 여름철 보신용이다.

붕장어
 붕장어(穴子)는 낮에는 갯벌에 몸을 숨기고 있는 습성 때문에 일본명으로 '아나고·穴子'로 불리며, 밤이 되면 활동하는 야행성을 지니고 있다. 붕장어는 1년 내내 맛이 있지만 대량 어획되는 여름이 제철이다. 그러나 새끼를 회로 먹을 때는 이른 봄이 좋다. 백색육으로서는 높은 지방질이 맛을 내는데 깊은 관계가 있으며 지방질은 뱀장어보다 적어 약 10% 밖에 안되고 비타민A도 뱀장어보다 적지만 다른 어종보다는 많아 시력을 향상시키고 야맹증에 효과가 있다. 생선회를 만들 때는 담수나 염수에 피를 깨끗이 씻어내야 하며, 독소는 60℃에서 분해 된다. 정력제라고 해서 장어피를 소주와 섞어 마시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절대로 안된다. 이것은 혈액 속에 약한 단백독소인 이크티오톡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혈액 중의 독소가 눈에 들어가면 결막염이 생기고, 상처에 묻으면 피부가 약한 사람은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붕장어는 칼슘 함량이 2백mg%로 대체로 많아 하루 섭취량 6백~7백mg의 3분의 1을 여기서 섭취할 수 있는데 특히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가 많다. 그리고 EPA(0.6%) 및 DHA(1.32%) 함량도 높아 순환기계통의 성인병 예방에도 효험이 있다. 구이, 초밥, 튀김용 그리고 연제품 원료로 사용된다.

갯장어
 갯장어는 일본말로 하모라고 하며, 등 쪽은 자줏빛 갈색, 배 쪽은 은백색이다. 대형은 전장이 2m가 된다. 육질이 담백하고 바다장어 중에서는 제일 고급이면서 성질이 워낙 급해 살려서 서울까지 수송하기 힘들다. 싱싱한 갯장어를 먹으려면 남해안으로 직접 내려 갈 수밖에 없다. 살은 백색으로 지방질 및 EPA, DHA 함량이 붕장어보다 많고 맛이 대단히 좋아 데침 회 및 초밥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여름이 제철이다. 측선 상에 흰점이 있는 것이 붕장어다. 갯장어는 붕장어보다 주둥이가 길쭉하며 이빨이 크고 예리하다. 그리고 갯장어는 회백색이고 붕장어는 짙은 갈색을 띠고 있다.

먹장어
 부산 사람들이 꼼장어라고 부르는 자갈치 명물 먹장어는 수분 함량(75.8%)이 많아 지방질 함량은 떨어지지만 서민들의 술안주로 포장마차의 으뜸 메뉴로 알려져 있다. 껍질이 벗겨진 채 불그스레한 색깔로 꿈틀거리는 모습은 징그럽게 느껴지지만 10시간 정도 견딜 수 있는 강한 생명력을 갖고 있다. 수컷 한 마리에 암컷 1백마리의 성비로 구성된다. 구울 때 나는 특이하고 구수한 냄새는 지나는 술꾼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기에 충분하며, 포장마차 주인은 일부러 태워 냄새를 풍기기도 한다. 먹장어는 약탈성이 강해 그물에 걸려 있는 물고기에 흡착해 먹어 치우기도 하고, 죽은 고기를 뜯어먹기도 해 '바다의 청소부'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껍질은 콜라겐 함량이 많아 질기므로 뱀장어 껍질과 함께 지갑, 벨트, 장갑, 자동차 시트커버 등을 만드는 피혁(皮革)산업에 중요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부산에도 먹장어 껍질 가공공장이 있으며 기장지역에서는 짚불 곰장어구이가  성행하고 있다.

뱀장어
 구이용으로 일본 사람들이 최고로 치는 뱀장어(鰻)는 하천이나 호수에서 자라 성어가 되면 초가을에 바다의 산란장으로 향할 준비를 한다. 이때 눈이 커지면서 살이 찐다. 이것은 산란장에 도착할 때까지 몸에 축적한 영양분만으로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상태의 뱀장어는 양식 뱀장어보다 맛이 월등히 좋아 비싼 값으로 거래된다. 산란장소는 대서양 서남부에 위치한 버뮤다해역이다. 수심이 4백m나 되는 깊은 곳에 산란한다. 동북아지역 뱀장어 산란장은 동북아에서 3천km나 떨어진 마리아나 열도와 필리핀 사이의 서북 태평양으로 추정되고 있다. 알에서 부화된 후 바다에서 일정시간 생활한 뒤 실뱀장어 형태로 봄에 하천으로 올라오는 것을 잡아 양식용 치어로 사용한다. 뱀장어는 지방질 함량이 17.1%로 붕장어보다 높으며 EPA 및 DHA, 그리고 칼슘 함량도 1백57mg%로 높다. 여름철 일사병 방지 및 체력회복에 좋다. 또한 비타민A 및 E 함량도 많다. 비타민E는 체내에서 불포화 지방산 산화를 억제하고, 노화방지에도 효과가 있다. 여름에서 초가을이 제철이다.
장어 꼬리는 정력제인가
 성경에서 금기 식품으로 "지느러미와 비늘이 없는 생선은 먹지 말라"고 하는데 비늘이 없는 대표적인 생선이 장어다. 장어는 풍부한 비타민A와 불포화지방산 비율이 높은 지방질도 풍부하므로 체력을 보존하고 생리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식품이다. 비타민A의 생리작용은 야맹증 예방 등 시력에 관한 것, 성장과 생식기능 그리고 피부미용 등에 효과가 있다. 장어구이 집에 가면 장어꼬리를 유별나게 찾는 경우가 많다. 남자들끼리 가면 서로 먼저 꼬리를 먹으려고 젓가락 싸움이 벌어지기도 하는데 이것은 장어꼬리를 강정제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꼬리에 특별하게 강정성분의 함량이 많은 것은 아니다. 꼬리가 많이 꿈틀거리기 때문에 착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한편 장어껍질에 들어있는 콘드로이틴은 피부노화를 방지하고 관절 운동을 원활하게 한다.

조영제(趙永濟) 부경대교수·생선회협회 이사장
<45회>여름철 최고 보양식 장어2  


 장어를 숯불에 구울 때 부채로 부치는 이유는 약한 불을 강하고 균일하게 하는 것 외에도 나쁜 냄새를 날려버리는 역할도 한다. 지방질이 많은 장어류 및 전갱이, 고등어 등을 숯불로 구우면 2백℃ 이상 고온에 노출돼 껍질이 타고 구멍이 생기며, 녹은 지방질이 숯불 위로 바로 떨어진다. 이 지방질이 숯불에 타서 생긴 그을음 때문에 생선은 그을려져서 검게 될 뿐만 아니라, 지방질이 분해돼 알데히드 등과 같은 나쁜 냄새성분 그리고 아크로레인이라는 자극성 유해가스도 발생된다. 이런 악취 성분들이 장어 살에 흡착돼 풍미를 나쁘게 하므로 숯불에 장어를 구울 때는 부채로 바람을 일으켜 악취가스를 날려 버려야 한다(사진). 숯불은 원화(遠火)로 굽기 때문에 장어와 떨어져 있으므로 악취가스를 날려 보낼 수 있다. 그리고 초기에 발생하는 자극취가 없어진 후에는 원화(遠火)로 굽는 것이 장어구이의 비결이다.
곰(꼼)장어 이야기
 우리들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장어의 종류에는 곰장어, 민물장어, 바다장어, 아나고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곰장어는 먹장어, 민물장어는 뱀장어, 바다장어는 갯장어, 아나고는 붕장어가 정확한 이름이다. 이들은 모두 몸의 형태가 가늘고 긴 모양을 하고 있으며 물밑 모래바닥이나 갯벌에 파고 들어가는 습성이 있다.
 다른지방 사람에게는 부산하면 자갈치가 떠오를 정도로 자갈치는 부산의 명물이며, 자갈치에는 별의별 생선이 다 있다. 하지만 자갈치하면 떠오르는 것이 곰장어구이다. 부산을 거쳐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꼼장어와 소주에 자신들의 젊은 날 진한 추억을 묻어 두었기 때문이다. 철판에 지글지글 구워진 곰장어가 입안에서 소주와 섞이는 특유의 감칠맛에다 비싸지도 않으니 어찌 서민들의 사랑을 받지 않을 수 있겠는가. 지금도 자갈치 갯가 어디쯤에서는 곰장어를 안주 삼아 소주 한잔에 그들의 고된 삶을 해풍에 날려 보내거나 사랑의 앙금을 털어내고 있을 것이다.
 부산사람들은 왜 이 먹장어를 곰장어라 불렀을까. 해방 전 부산 앞 바다에는 게를 잡는 어업인들이 많았다고 한다. 이 어업인들이 게를 잡기 위해 통발 속에 미끼를 넣고 가라앉혀 두면 게는 없고 먹장어가 걸려들었다는 것이다. 당시에는 모양도 완전한 장어도 아닌 것이 맛도 없고 요리방법도 몰라 바다에 버렸다고 한다. 하지만 누군가 우연히 그걸 짚불에 구워 먹었더니 그렇게 맛이 있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구워먹어도 뼈가 씹히지 않고 구수했으며 가죽을 벗겨 지갑을 만들었더니 일본 사람들이 아주 좋아했다. 그때부터 먹장어를 본격적으로 잡기 시작했으며, 지금도 부산 기장 숯불 곰장어구이가 유명한 것이다.
 눈이 없는 먹장어는 밤에 주로 활동하고 있는데 먹장어를 꾀어들게 하겠다는 속셈으로 정어리 등을 통발에 넣어 바다에 빠뜨려 뒀다. 예상대로 먹장어가 꼼수에 잘 걸려들었으며, 꼼수에 잘 빠져드는 장어같이 생긴 것이라 해서 곰(꼼)장어가 됐다는 것이다.
갯장어 요리의 진수 데침회
 갯장어 조리법의 하나인 데침회(유비키)는 샤브샤브 형식의 조리법으로 껍질 벗기기, 잔뼈 제거 등의 전 처리를 한 살코기에 칼집을 넣고(약 3cm 정도의 크기에 22∼24개의 칼집을 넣음), 뜨거운 물에 넣으면 살점이 오그라들어 칼집을 넣은 부분이 펼쳐지면서 꽃송이처럼 피어난다. 얼음물에 넣어 차게 한 뒤 소스를 곁들여 먹으면 탱글탱글하고 보드라운 식감이 일품이다.
장어구이 먹는 양을 제한하는 이유
 뱀장어 구이는 일본인들이 여름철에 보양식으로 많이 먹는데, 1회에 먹는 양을 약 50g 정도로 제한하고 있다. 장어류에는 비타민A 및 지방질이 많이 들어 있다. 비타민A는 야맹증 예방, 발육촉진, 피부보호와 건강유지, 지방질은 순환기 계통의 성인병 및 당뇨병 예방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어류는 강정제로도 소문나 있다. 강정효과는 함량이 많은 지방질과 비타민A의 효과가 합쳐져 나오는 것으로 정력을 위해 뱀장어를 달여서 상식하는 사람도 있다. 나일강에서 많이 잡히는 뱀장어를 많이 먹었던 이집트 왕들은 후궁의 수가 엄청 많았다는 기록이 있으며, 이집트 왕조의 평균 수명이 로마 왕조 및 중국 왕조의 41∼42세보다 짧은 30세였다고 한다. 이는 뱀장어 간에는 비타민A가 살의 3배, 그리고 지방질 함량이 많다는 데이터도 없던 시절에 왕들이 정력제로서 뱀장어 살보다는 간을 상식했기 때문일 것이다.
 비타민A는 비타민E, D, K와 같이 기름에 녹는 지용성으로 체지방에 축적되기 때문에 과잉섭취하면 머리가 멍해질 뿐 아니라 두통, 메스꺼움, 피부 건조 및 탈피, 탈모증, 골반비대 등의 증상을 수반한다. 따라서 비타민A의 하루 섭취량은 2천IU로 정하고 있다. 뱀장어살의 비타민A 함량은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살 1백g당 4천IU이므로 일본에서 뱀장어구이를 1회에 먹는 양을 약 50g으로 제한하는 것은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것이다.
조영제(趙永濟) 부경대교수·생선회협회 이사장
<46회> 눈처럼 살살 녹는 오징어  


 오징어는 낮에는 수심 1백m 정도의 깊은 바다 속에 살지만 밤이 되면 수면 가까이 떠오르는 습성이 있고 불빛을 좋아한다. 살오징어 표피는 4층으로 돼 있고 제1층과 제2층 사이에 흑갈색의 색소세포가 존재, 수축할 때 몸 빛깔을 바꾸는 역할을 한다. 오징어는 환경변화에 대단히 민감해 흥분 또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적색이나 다갈색을 띤다. 이러한 색깔 변화로 활오징어 선도를 판정할 수 있는데 횟집 수족관에 있는 오징어 색이 투명해 내장까지 보이면 선도가 좋은 것으로 판정해도 된다.
 오징어의 정미 유효성분은 단맛을 내는 글리신과 맛의 완충작용을 하는 TMAO(트리메틸아민산)이다. 그리고 함황아미노산인 메티오닌, 시스틴, 타우린이 다른 어류에 비해 많이 들어 있어 영양학적으로 우수한 단백질이며 특히 타우린 함량이 많다. 타우린은 박카스를 연상할 정도로 피로회복제의 대명사다. 마른 오징어 껍질에 묻어 있는 백분은 타우린, 글루탐산, 베타인 등의 기능성 성분이다. 따라서 먹을 때 껍질을 벗기거나 백분을 털고 먹는 방법은 기능성 물질을 버리고 먹는 격이 된다.
다리가 한 치밖에 안된다해서 붙여진 한치
 화살오징어는 꼴뚜기과에 속하며 다리 길이가 한 치(약 3cm) 가량 된다고 해서 한치라고 부른다. 한치는 9월부터 겨울까지 많이 잡히며 봄에는 어획량이 현저히 줄어들고 여름에는 거의 잡히지 않는다. 살오징어보다 살이 연하고 맛이 뛰어나 물회로 인기가 있으며 살이 물러서 건조시키는 것도 다른 오징어보다 공을 들여야 한다.
오징어 이름의 유래와 먹물
 오징어의 특징 중 하나가 시커먼 먹물 주머니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먹물의 주성분은 멜라닌 색소로 방어물질이며 항암성 및 항균성 등의 기능이 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옛날에는 오징어를 오적어(烏賊魚)라 불렀는데, 정약전(丁若銓)의 자산어보(玆山魚譜)에는 "오징어가 죽은 것처럼 물위에 떠 있다가 날아가던 까마귀가 쪼려고 앉을 때 발로 감아 잡고 물 속으로 끌고 들어가서 되려 잡아먹는다"고 했다. 즉 오징어란 이름은 까마귀를 해치는 도적이라는 뜻의 오적어가 변해서 된 것이다.
오징어와 새우의 콜레스테롤은 몸에 좋다
 우리 국민들이 가장 즐겨 먹는 오징어는 새우와 같이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아 꺼리는 사람이 많다. 위에서 소화돼 장으로 흡수된 콜레스테롤은 고밀도 지방단백(HDL) 또는 저밀도 지방단백(LDL)과 결합해 혈관으로 운반된다. 오징어 및 새우중의 콜레스테롤은 HDL과 결합(양질의 콜레스테롤)하는 비율이 높으므로 혈관 중에 적게 침착될 뿐만 아니라 LDL과 결합, 혈관 중에 침착된 LDL-콜레스테롤(저질의 콜레스테롤)을 용해시켜 배설하는 작용을 한다. 그리고 오징어에 다량 함유된 타우린도 콜레스테롤이 혈관에 달라 붙는 것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켜 당뇨병 예방에도 효과가 크다.
활오징어 수송방법을 개발하면 갑부가 된다
 활오징어는 적으로부터 자기방어를 위해 먹물을 뿜는 특성이 있는데 이 특성 때문에 활오징어 수송은 대단히 어렵다. 활오징어를 수송하는 활어차 수조에는 2∼3%의 활오징어밖에 담을 수 없다. 만약 밀도를 높이면 오징어가 스트레스를 받아 먹물을 뿜고 옆에 있는 놈이 또 먹물을 뿜는 연쇄반응으로 수조안의 물이 시커멓게 된다. 이렇게 되면 먹물에 의한 호흡곤란 등의 증상으로 더욱 스트레스를 받아 다리 흡판을 옆에 있는 놈의 몸통에 붙여 빠는 등 수조 안은 아수라장이 된다. 오징어채낚기어선이 활오징어를 잡은 후 보관할 때 어창에 넣을 수 있는 양이 한계가 있기 때문에 채산성을 맞추기 위해 어선 갑판 위에 물통을 만들어 그곳에 잡은 활오징어를 넣는다. 어선을 건조할 때는 중심이 있게 마련인데 갑판 위에 불법으로 설치한 물통이 어선의 중심을 위로 끌어올리므로 파도 등에 의한 전복 위험이 대단히 크다. 해양수산부가 이를 불법인 줄 알면서도 단속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근본적 해결책이 없기 때문이다. 활오징어 수송밀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 개발이 절실하며 만약 누군가 활오징어 수송방법을 개발하면 큰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
오징어 살에 칼집을 넣는 이유
 오징어 몸통을 요리할 때는 몸통에 칼집을 넣는데 이것은 맛 성분이 근육에 스며들기 쉽고 시각적으로 먹음직스러울 뿐만 아니라 먹기 쉬운 등의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큰 목적은 오징어 몸통이 둥글게 말리는 현상을 막기 위한 것이다.
 칼집은 가로 세로 두 방향으로 모두 넣어야 하는데 이것은 오징어 껍질 구조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오징어 껍질은 긴 섬유가 4층의 구조로 외층의 3개 층은 단단한 단백질인 콜라겐섬유가 몸통을 둥글게 감싸고 있는 횡방향의 망상조직으로 돼 있고, 가장 안쪽의 네 번째 층은 콜라겐섬유가 나선형 결합조직으로 머리에서 발의 방향으로 뻗어 있다. 이같은 가마니 모양의 특수한 구조 때문에 오징어는 체축과 같은 방향으로는 잘 찢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오징어를 가열하면 네번째 층인 나선형 섬유가 수축하므로 껍질 쪽을 안쪽으로 둥글게 말린다. 오징어 껍질을 벗기더라도 외층의 2개 층 밖에 벗겨지지 않고, 종방향과 횡방향의 섬유층이 각각 1개층씩 남아 있다. 따라서 껍질을 벗기더라도 두 방향으로 칼집을 내야 가열할 때 몸통이 말리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사진설명: 왼쪽부터 한치오징어, 입술갑오징어, 화살오징어, 날개오징어, 귀꼴뚜기

조영제(趙永濟) 부경대교수·생선회협회 이사장
<47회> 바다의 카멜레온 문어  


 문어는 전세계 해역에 광범위하게 분포하고 있으며 서양에서는 악마의 물고기라고 해서 거의 먹지 않는다. 구멍에 들어가기를 좋아하는 문어의 특성을 이용, 문어는 단지를 이용하는 통발어법으로 잡는다. 백합 등의 이매패를 먹을 때는 작은 돌로 패각이 닫히지 않도록 하며, 때로는 자신의 다리를 잘라먹지만(공식·共食) 곧 자라난다.
 몸통, 머리, 다리로 구성되며 8개의 다리 길이는 보통 몸통의 4, 5배다. 체색은 암갈색이고, 몸 표면에는 크로마토포레스라는 세포로 돼 있으며 각각의 세포는 색소포(황색, 적색, 흑자색)가 분포해 단순한 신경자극으로 순식간에 몸의 색깔을 바꿀 수 있다.
 문어의 맛은 오징어와 비슷하고 표피는 타우린 함량이 높으며, 감미를 갖는 글리신, 베타인이 1천2백mg% 함유돼 이 두 가지 성분이 문어의 정미발현 성분이다. 먹통 속의 먹물은 치질치료에 쓰이고 한방에서도 성인병 예방과 빈혈치료에 효과가 많을 뿐 아니라 시력회복에도 좋다.

선도 판정법
 문어의 선도판정은 살아 있는 경우에는 어렵다. 살이 단단하므로 부패해도 판별이 어렵고, 부주의하면 식중독에 걸리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신선한 것은 회백색으로 주근깨 모양의 반점이 있으며, 흡판에도 탄력이 있어 닿기만 하면 빨아 당긴다. 반대로 이 반응이 약하고 몸에 끈적끈적한 점액이 있으면 선도가 나빠 부패에 가까운 상태로 보면 된다.
 삶은 문어의 경우 선도가 떨어진 것은 껍질이 벗겨지기 쉬우므로 쉽게 알 수 있다. 그런데 삶은 문어에 식중독이 많은 것은 수송, 보관, 취급 등이 원인일 경우가 많다. 즉, 깨끗하지 못한 곳에 두거나 다른 어류와 혼합해 두지 말아야 한다. 특히 문어는 기름을 싫어하기 때문에 신문지 등에 싸서 두면 껍질이 벗겨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삶을 때 차(茶)를 넣는 이유
 차(茶) 성분중의 하나인 탄닌과 문어 표면의 단백질계 색소가 결합해 벗겨지기 어려운 적갈색으로 돼서 껍질에 정착하게 되는 색소고정 현상이 생긴다. 차를 넣지 않고 삶으면 핑크색이 되는데 이것은 표피의 오모크롬이 알칼리로 변하면서 단백질과 결합하기 때문이다.
주꾸미 즙, 시력 회복용으로 최고
 2차 세계대전 막바지에 일본이 최후의 발악을 할 때, 연합군의 3만t급 함정의 철판 두께가 약 30cm 정도 돼 갑판에 아무리 폭탄을 투하해도 꿈쩍하지 않자 해군특공대(가미카제·神風)가 경비행기의 양쪽 날개에 폭탄을 달고 연합군 함정의 굴뚝을 향해 돌진, 기관실을 파괴하는 작전을 폈다. 목표점인 직경 6m 전후의 굴뚝을 정확히 찾을 수 있는 방법은 그 당시에는 조종사의 시력에 의존해야 했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시력이 좋은 병사를 뽑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시력이 좋았던 병사도 고된 훈련과 부족한 영양 때문에 출격 때가 되면 시력이 나빠져 주꾸미를 달인 즙을 출격 1, 2개월 전부터 매일 먹여 시력을 회복시켰다는 기록이 있다. 주꾸미에 많이 들어 있는 타우린이 시력회복에 좋은 점을 이용한 것으로 오징어와 문어를 달인 즙도 먹였을 것이다.
 주꾸미는 전장이 20cm 정도이고, 제철은 가을에서 봄이며, 봄철에 알이 많은 주꾸미는 대단히 맛이 좋다. 주산지는 서해안이다.

세 부분의 머리, 몸통, 발
 문어와 오징어의 몸은 머리, 몸통, 발의 세 부분으로 돼 있다. 발이 붙어 있는 부분에 눈과 입이 있는데 이것이 머리이고 대부분이 문어의 머리라고 생각하는 타원형을 하고 있는 부분이 몸통으로 안에 내장이 들어 있다. 8개의 발이 있는데 문어와 낙지는 발이라고 하고 오징어는 다리로 부른다. 발 가운데 제일 긴 것은 교미용으로 끝 부분에 정액을 묻혀 암놈의 체내에 삽입한다.

오징어와 문어의 차이점
 문어는 고온에서 가열하면 육질이 딱딱해지고 껍질도 흐물흐물 해지므로 부드럽게 하기 위해서는 약한 불로 오래 끓여야 한다. 오징어는 장시간 끓여서는 안되고 끓는 물에 2, 3분간 데치면 충분하다. 가열방법이 다른 것은 오징어와 문어의 근육조직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저기능성 성분인 타우린 함량이 많은 것은 동일하다. 끈적끈적한 점액이 있으면 선도가 나빠져 부패에 가까운 상태로 보면 된다.
<조영제(趙永濟) 부경대교수·생선회협회 이사장>
<48회>코끝 '찡' 알싸한 맛 홍어  


 홍어회는 전남 목포지역 특산품으로 유명하다. 홍어를 잘 씻어 자른 후에 삼베에 싸서 장독에 넣고 숙성시키면 코를 찌르는 쿰쿰한 썩은 냄새에 처음 먹는 사람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홍어는 삭힐 때라도 신선한 것이라야 비린내가 없으며 달고 꼬들꼬들하며 삭힐수록 톡 쏘는 매콤한 맛이 강해지고 살이 부드러워진다. 항아리에 넣고 삭힐 때 생기는 점액은 그대로 둬야 하며, 삭혀서 찜을 하려면 겨울에는 1주일, 봄과 가을에는 3∼4일 삭힌 후에 마른 수건으로 점액을 잘 닦아낸 후 쪄야 한다.
  홍어는 수컷 한 마리와 암컷 한 마리가 교미하는 일부일처(一夫一妻)제이며 암놈이 크고 맛도 좋다.
만만한 것이 홍어 X
 홍어는 오래전부터 한국인들이 즐겨먹고 있는 수산물이다. 홍어 수컷은 교미 때 2개의 대롱 모양의 생식기를 통해 정액을 암컷 생식기로 집어넣는다. 홍어 생식기는 몸 크기의 1/3∼1/5 정도로 꼬리 양쪽으로 보기 싫게 늘어져 있고 가시가 붙어 있다. 옛날 뱃사람들은 잘못하면 홍어 생식기 가시에 손을 다치게 될 뿐만 아니라 요리해 먹을 수도 없으므로 잡히면 제일 먼저 칼로 쳐 없애버렸다. 이런 조업형태에서 유래돼 홍어 생식기를 만만한 사람에 빗대어서 '만만한게 홍어X'이라는 비속어가 있다.
홍탁삼합
 홍어회는 묵은 배추김치와 돼지고기를 안주로 탁주 한 사발과 함께 먹는 홍탁삼합(洪濁三合)이 제격이다. 풍류를 아는 사람은 이렇게 먹어야 술맛이 제대로 난다고 한다.
 처음에는 지리고 매운 냄새에 눈살을 찌푸리고 물러서지만 일단 맛을 들인 사람은 꼭 다시 찾는다. 홍어회 한 점을 입에 넣고 숨을 깊게 들이 마시면 지린 냄새가 콧구멍을 뚫고 나오면서 체증이 송두리째 뽑히는 느낌이 든다. 또 혀끝에 도는 알싸한 맛과 목과 코를 자극하는 썩은 냄새는 홍어회만이 갖는 독특한 매력이다. 감기로 귀가 멍하도록 꽉 막혀 있던 코가 펑하고 뚫리는 홍어회의 감기에 대한 약효는 의약분업으로 구하기 힘든 감기약 대용으로 일품이며, 고춧가루와 마늘을 듬뿍 넣고 끓인 홍어국의 코끝을 쏘는 매운맛과 시원한 국물 맛은 몽둥이찜질을 당한 듯한 욱신거리는 몸살을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한다. 그리고 꾸들꾸들 말려서 찜을 해 먹으면 쫀득쫀득한 살과 홍어의 톡 쏘는 풍미를 함께 맛볼 수도 있다.
 전남지방에서는 관혼상제에 홍어회가 빠지면 안 될 정도로 이 지역 주민들에게는 귀한 고급식품으로 인식돼 있다. 필자도 홍어회 맛을 알고부터는 일식집에 가면 일부러 주문해 지린 냄새가 콧구멍을 통해 나오면서 쌓였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것과 같은 오묘한 맛을 즐기곤 한다.
톡 쏘는 맛 암모니아와 TMA
 판새류 또는 연골어라고 부르는 상어와 가오리류는 일반적인 경골어류와 달리 삼투압조절에 필요한 요소(尿素)와 TMAO(트리메틸아민산)를 다량 함유하고 있다. 살중의 요소는 죽은 뒤 암모니아로 변해 악취의 원인이 된다. 그리고 TMAO는 세균이 갖고 있는 TMAO 환원효소에 의해 TMA(트리메팅아민)로 되며, TMA는 어육의 선도가 떨어질 때 나오는 냄새성분이다. 생선이 부패하기 시작할 때 암모니아 및 TMA가 생성되며, 이 생성량이 부패 초기의 선도지표로 사용된다. 일반 경골어의 암모니아는 선도저하에 따른 부패세균이 어육 단백질을 분해하면서 나오는 것이지만 상어와 가오리에 생성되는 대부분의 암모니아는 단백질 분해가 아닌 요소로부터 생성되는 암모니아이므로 부패가 아니다.


 단백질은 분해되지 않았으므로 홍어회는 오돌오돌한 씹힘이 남아 있다. 따라서 부패한 냄새는 나지만 회(膾)로 불리는 것이다. 그리고 상어와 가오리살에는 TMAO 함량도 많기 때문에 TMA 생성량이 많아 암모니아와 더불어 독특한 자극적인 냄새를 내게 마련이다. <표>에 나타낸 것처럼 경골어인 고등어 살에는 요소는 없고 TMAO가 0.03%인데 반해 상어와 가오리 살에는 요소가 약 2%, 그리고 TMAO가 약 1.5% 함유돼 있는 특성을 이용, 전남지역 특산품인 홍어회를 만든다.
왜 홍어를 고급어종으로 취급하는가


 수입수산물을 분류할 때 홍어와 가오리를 구분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판정기준이 전 세계에 통용된다. 홍어는 마름모꼴로 어깨부위가 각이 지며 굵은 꼬리 상단에 등지느러미가 2개 있는 반면, 가오리는 원형 또는 오각형 꼴로 어깨부위가 둥그스름 하고 길고 가는 꼬리 가장자리에 가시가 1∼2개 있는 것으로 형태상 구분이 가능하다. 그러나 전문가가 아니고서는 모양이 거의 비슷해 구분이 쉽지 않으며 외관상 구분이 가능한 꼬리와 등뼈를 뺀 가공품은 구분이 불가능하다. 연근해 수산업 보호를 위해 수입 홍어는 35%의 높은 조정관세가 부과되지만 가오리는 기본관세 10%만 부담하면 되기 때문에 수입업자들이 홍어를 가오리로 속여 들여오는 사례가 많다.
 홍어를 가오리로 속이고 수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홍어가 가오리보다 고가로 거래되기 때문이라면 홍어가 고가로 거래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해답은 회로 만들었을 때 홍어 살에는 가오리 살보다 요소 및 TMAO의 함량이 많아 톡 쏘는 정도에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홍어회를 먹어보면 냄새가 강한 것과 약한 것이 있는데 이것은 홍어회를 삭히는 방법보다는 원료에 들어 있는 요소 및 TMAO의 함량 차이에 따른 것이다.
<조영제(趙永濟) 부경대교수·생선회협회 이사장 >


 <49회>행운 가져오는 어류의 왕 돔  


 돔은 육질이 단단하고 맛이 좋아 일본 사람들은 '백어(百魚)의 왕'이라 부를 정도로 최고급 생선횟감으로 친다. 우리국민들도 이를 선호하고 특히 강태공들이 가장 좋아하는 어종이다. 또한 우리나라 관혼상제에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생선이다. 그러나 유럽 등지에서는 하급 어류로 취급되는 식문화의 차이를 대표적으로 나타내는 어류가 돔이다. 영국에서는 '돔 같은 것은 유태인이나 먹는 잡어', 프랑스에서는 '돔은 식충어', 미국에서는 '낚시하기에 재미있는 고기'로 일컫는다.
 돔은 발달된 지능과 인간보다 더욱 엄격한 일부일처제를 유지하는 것 외에도 참돔의 수명은 옛날 사람의 평균수명과 거의 비슷해 보통 20∼30년, 최장 50년까지도 산다고 하니 가히 어류의 왕으로서 부끄럽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참돔은 행운을 가져다주는 물고기로 알려져 있다. 회갑잔치 때 돔을 올리는 것은 수명이 길어 오래 살라는 기원에서, 결혼식에서는 일부일처제를 준수하며 일몰 때만 사랑을 나누는 도덕성 때문에 돔이 사용된다.


 돔은 종류에 따라 진미를 느낄 수 있는 계절적인 차이가 있다. 참돔은 겨울에서 봄이 제철이며, 감성돔과 돌돔은 여름, 황돔과 옥돔은 겨울에 제맛을 낸다. 돔은 원래 담백하고 육질이 쫄깃쫄깃하다. 특히 생선회로서 그 맛은 부인한테도 양보할 수 없는 입안을 감치는 독특한 맛이 있다.
참돔 양식산과 자연산의 지방질 함량 차이


 일본 사람들이 생선 횟감으로 가장 즐기는 참돔은 고갈된 자연산을 보충하기 위해 일본에서 많이 양식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도 많은 양이 수입되고 있다.
 참돔의 지방질 함량은 <표>와 같이 자연산과 양식산, 그리고 등 쪽 살과 배 쪽 살에 차이가 크다. 배 쪽 살은 양식산이 자연산의 4.8배, 등 쪽 살은 3.6배이며, 자연산의 DHA 및 EPA 함량은 0.36%와 0.18%인데 반해 양식산은 1.66%와 1.20%로 양식산이 자연산보다 4.6배와 6.7배 높다. 이 같이 양식산에 고도불포화지방산의 함량이 높은 것은 사료 때문이다. 따라서 양식산이 자연산보다 몸에 좋다고 할 수 있다.


'썩어도 준치', '썩어도 돔'이라는 의미
 어류는 죽으면 산소 공급이 끊어지는 무기호흡 상태가 돼 사후경직이 일어난다. 이때 근육 속의 글리코겐이 해당 작용에 의해 유산으로 변해 근육에 축적된다. 살아있는 근육은 pH 7.5부근의 약알칼리성이지만 사후에는 해당 작용에 따라 생성된 유산 때문에 산성이 된다. 사람의 혀는 약산성의 음식을 맛있게 느낄 뿐만 아니라 근육중의 ATP(아데노신 삼인산·고에너지화합물 일종)가 분해돼 정미성분인 이노신산(IMP)이 많이 생성되므로 미각이 가장 좋은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사후경직이 끝나면 단백질 분해효소에 의한 자기소화가 시작돼 육질이 연하게 되며 부패세균이 번식, 몸체의 형태가 일그러지고 분해하면서 알칼리 성분이 생겨나 냄새가 나고 맛이 떨어진다.
 그런데 돔 넙치 준치 등과 같이 운동량이 적은 흰 살 생선은 사후경직의 시작이 늦고 진행도 장시간 계속될 뿐 아니라 이들 어류는 소화효소의 활성이 약해 자기소화 속도도 늦어진다. 이 때문에 고등어 가다랑어 등과 비교하면 선도 및 맛의 보존기간이 길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 속담에서는 '썩어도 준치', 일본은 '썩어도 돔'이라 하는 것이다.


돔 껍질 열탕처리(유시모, 湯霜)
 돔 농어 넙치 가다랑어 등은 생선 횟감 중에서 껍질에 감칠맛이 있는 어종이다. 돔은 껍질 부분만 열탕처리를 하면 보기 좋고 육질이 단단해질 뿐만 아니라 비린내도 제거되기 때문에 껍질도 먹을 수 있다. 그리고 껍질은 비타민 B2 함량이 높아 어린이 발육 및 피부보호, 구강염, 입과 혀의 염증 등에 효과가 있다.


돔 껍질을 열탕처리 하는 이유
 돔과 가다랑어와 같이 껍질의 맛이 좋은 것은 껍질 굽기 처리 또는 껍질 열탕처리를 해 껍질을 먹을 수 있게 한다. 그런데 가다랑어는 껍질 굽기 처리를 하고, 돔은 껍질 열탕처리를 하는 이유는 흰 살과 붉은 살의 특성상 차이 때문이다. 돔은 담백하므로 그 풍미가 가능한 한 없어지지 않도록 처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껍질 굽기 처리로 껍질을 구우면 멜라노이딘과 같은 향기성분이 생겨나 이것이 돔의 담백한 풍미를 막아버리기 때문에 껍질 열탕처리가 적합하다. 생선껍질은 끈적끈적한 느낌이 있지만 껍질 열탕처리를 하면 보송보송한 식감으로 되기 때문이다.
<조영제(趙永濟) 부경대교수·생선회협회 이사장>


 <50회> 최고 건강식 중국 국빈요리 상어  


 상어(鮫)는 악취의 전구물질로 요소와 TMAO(Trimethylamine oxide)가 경골어보다 대단히 많으며, 특히 요소의 경우 일반 경골어는 4∼30mg/1백g인데 반해 상어는 약 2천mg/1백g이나 된다. 그러나 요소 자체는 무미 무취하므로 선도가 좋으면 냄새가 없다. 때문에 상어의 종류에 따라 흰 살생선과 같이 생선회로도 이용되고 있다. 또 빙장하면 3주간은 튀김용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상어 살에서 악취가 생성되는 메커니즘은 미생물이 생산하는 효소가 주된 원인이다. 즉 요소는 우레아제에 의해 암모니아로, TMAO는 몇몇 효소가 관여해 TMA(Trimethylamine)가 되면서 악취가 발생한다. 일반 경골어에서 암모니아가 발생하는 것은 부패하면서 어육 단백질이 분해돼 생기지만, 상어의 암모니아 자극취는 주로 요소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살이 흐물흐물해지는 부패 상태는 되지 않는다.
 별상어, 돔발상어, 곱상어, 청상아리, 환도상어, 악상어, 귀상어 등의 살은 비교적 냄새가 없기 때문에 그냥 먹을 수 있지만 대부분은 연제품 원료로 사용된다. 그리고 살색은 일반적으로 희고 투명하지만, 청상아리는 청 또는 진한 복숭아 색을 띠며, 붉은 살색을 띠는 귀상어는 뷔페에서 참치회로 둔갑해 나오기도 한다. 카스트로라고 불리는 상어를 참치로 속여 팔았던 유명 참치 체인점이 적발되기도 했다.


간 기능 개선 작용에 좋은 상어간회
 상어, 참치, 넙치(광어) 등의 간을 회로 먹는 경우가 있는데 <표>에 나타난 것처럼 간은 일반적으로 지방질 함량이 높은 편이다. 두툽상어(괴상어)의 간은 38.4%, 넙치 간은 33.5%의 지방질이 함유돼 있다. 넙치, 돌돔, 참치, 상어, 고래 등의 간에서 생성되는 간유에는 비타민A와 D의 함량이 보통 간유보다 많기 때문에 야맹증, 구루병, 골경화증, 각막연화증 등에 치료효과가 있다. 일반적으로 지방질은 소화가 어려워 위 안에 오랜 시간 머물러 있기 때문에 설사를 일으키기 쉬운 반면, 간유는 소화, 흡수가 잘되는 지방질이므로 그런 염려는 없다. 하지만 불포화도가 높아 산화되기 쉬우며 불쾌하고 특이한 냄새가 나서 먹기 어려운 결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간에는 기능성 성분인 비타민A와 스쿠알렌의 함량이 높아 피로회복, 시력회복, 산소공급에 의한 피부건강 향상, 간 기능 개선작용 등이 있다.


상어간유, 건강보조식품으로 인기
 상어의 간장에는 비타민A와 D가 풍부하게 포함돼 있어 2차 세계대전 전에는 대구 간유와 같이 비타민A와 D의 원료로 각광 받았다. 간유는 생체 내에서 콜레스테롤 및 담즙 산의 합성에 이용된다. 그리고 상어간유의 비중은 통상의 지방질 비중인 0.9∼0.94보다 낮은 0.86g/㎠로 부력의 확보에 이용되는 고도불포화탄화수소인 스쿠알렌이 33∼90% 함유돼 있으며, 심해 상어 중에는 전어체중의 20%가 되는 것도 있다.


 스쿠알렌을 수소로 이중결합해 포화시킨 포화탄화수소인 스쿠알란은 -60℃에서도 얼지 않고, 내한성 윤활유로 카메라 셔터 오일에 이용되며, 이밖에 화장품, 야맹증, 구루병, 골경화증, 각막연화증, 각막보조증, 빈혈증, 결행증 등의 의약품과 내한성을 필요로 하는 군수용 기기의 윤활유 등에 사용된다. 최근에는 다양한 생리기능이 밝혀지면서 건강보조식품으로도 인기가 있다.


상어연골, 신경통 류마티스 관절염 특효
 중화요리 소재로 사용되는 상어연골 제조방법은 머리부, 등부, 지느러미에 연결돼 있는 연골을 5∼6㎝ 정도로 끊어 30분간 자비(煮沸)후에 끄집어, 내어 충분히 단단하게 될 때까지 건조해 만든다. 열탕에 넣으면 연하게 돼 곤약과 같은 식감을 갖는다. 최근에는 상어연골의 생체조절기능이 관심을 끌고 있다. 상어연골에는 콘드로이틴황산이 많이 함유돼 있어 신경통과 류마티스 관절염에 특효가 있다. 정제시켜 식품 첨가물 또는 내복약품으로 이용하고 있다.


고급 중국요리 재료 상어지느러미
 상어 지느러미는 건조시켜 고급 중국요리 재료로 사용하고 있다. 건조한 상어지느러미는 백색과 흑색으로 나누는데 백색의 귀상어와 흉상어의 지느러미가 고급품이다. 한편 흑색제품은 수염상어, 청새리상어, 괭이상어의 지느러미로 만든다. 상어에서 생 지느러미를 얻는 수율은 약 5∼8%이고, 이것을 건조시키면 또 절반으로 줄어든다. 그리고 머리 및 등골을 자숙해 건조시킨 제품도 만든다.
<조영제(趙永濟) 부경대교수·생선회협회 이사장>

 


 <51회> 바다의 우유 굴  


 굴은 돌에 붙어 자라기 때문에 석화(石花)라고도 한다. 성장한 굴은 9월부터 채취에 들어가 이듬해 4∼5월까지 계속되며, 늦가을부터 겨울에 맛이 가장 좋다. 생굴은 식품이기 이전에 각종 심장질환과 간장에 특수한 효능이 있는 약품이다.


 굴은 구미사람들이 옛날부터 날것으로 먹는 유일한 수산식품으로, 수산물 중 가장 완전식품에 가까워 바다의 우유라고도 부른다. 이 같이 좋은 식품이면서도 약품으로 불리는 굴은 우리나라에서는 보리가 피면 먹어서는 안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일본에서는 벚꽃이 지면 굴은 먹지 말라는 말이 있다. 서양에서는 달력의 영문 가운데 R자가 들어 있지 않은 달에는 생굴을 먹어서는 안된다고 주의를 주고 있다. 이 시기는 굴의 산란기여서 맛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굴은 칼슘 함량이 쇠고기의 약 8배, 비타민A는 17배로 월등히 높다. 특히 굴에는 정자 생성에 깊게 관계하는 아연 함량이 40mg%나 돼 모든 어패류 중에서 가장 높다. 아연은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를 촉진시킨다. 미국에서 성기능이 떨어진 사람에게 성관계 직전 굴을 다량 먹도록 했는데 먹은 사람의 절반 이상이 좋은 효과를 본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미네랄 및 비타민이 풍부한 굴은 적혈구 제조를 촉진시켜 빈혈예방, 어린이 발육 및 허약체질 개선에 도움을 준다.


 더불어 굴은 타우린 함량이 1천1백78mg%로 매우 높아 콜레스테롤계 담석용해, 간장의 해독기능 강화, 혈중 콜레스테롤 감소, 알코올 독소 제거 등의 효과도 있다. 그리고 메티오닌, 시스테인 등 함황아미노산의 함량이 1천3백76mg%로 전복 다음으로 많기 때문에 피로회복을 촉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간장의 해독작용도 강화해 준다. 특히 알코올 독소를 제거하는 효과가 대단히 크며 혈액의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는 작용이 있어 기능성 아미노산으로 각광받고 있다.


굴은 글리코겐의 왕이다
 굴은 글리코겐의 왕이라 불릴 정도로 에너지로 바로 사용 가능한 글리코겐 함량이 높다. 계절에 따라 함량이 변하는데 늦은 겨울부터 이른 봄에 걸쳐 급증하지만 점차 감소해 산란기가 되는 8월에 최저가 된다. 단백질은 글리코겐과 반대의 변동을 보여 글리코겐이 축적되는 시기에 최저가 되며, 생식선이 발달함에 따라 글리코겐은 감소하고 단백질은 증가한다. 산란기전의 6∼7월에 최고가 되고 8월 산란과 더불어 감소한다.


굴은 정력제이면서 완전식품
 굴은 패류 가운데 번식력이 강한 조개 중의 하나다. 굴은 역사 속에서 선사 이전 구석기 시대부터 먹어 왔다는 것을 고대의 패총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헌상에 굴이 등장한 것은 긴 역사로 보면 최근의 일이다. 굴을 식용으로 이용한 것은 동서양을 비롯해 인류 최초의 역사와 함께 시작됐지만 특히 그리스, 로마 사람들이 많이 먹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등 서양에서는 날고기를 거의 먹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오직 굴만은 날것으로 먹는다.
 맹물에 씻으면 맛과 영양분이 녹아 나오므로 소금물에 헹구는 것이 바람직하며 레몬이나 무채를 곁들이면 비린내를 막을 수 있다. 굴은 바다의 우유, 바다의 현미, 바다의 의약품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고 있으며 우유에 필적하는 완전식품이다. 영웅들도 굴을 좋아했는데 암가계(癌家系)로 유명한 나폴레옹도 암 예방을 위해서인지 정력을 위해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전장에서도 끊임없이 굴을 먹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독일의 철혈재상 비스마르크도 하루에 1백75개의 굴을 먹었다고 한다.


반각 굴 상태로 유통되는 이유
 굴은 청정해역으로 이름난 경남 통영에서 수하식으로 많이 양식돼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연안 오염으로 양식 굴의 크기가 매년 작아지고 있으며, 최근 들어서는 일식집, 생선횟집, 뷔페 등의 음식점에서 생굴의 형태로 많이 소비되고 있다. 굴에는 기능성 성분인 타우린이 많다. 타우린은 물에 잘 녹는 수용성이 강해 깐 굴을 물에 담아두면 타우린이 많이 녹아 나오므로 물의 양이 많을수록 굴의 영양분이 떨어지게 된다. 즉, 굴을 까서 물에 넣어 수송하면 타우린의 절반 이상이 물에 녹아 나와 버린다.


 생굴은 유통할 때 양식장에서 패각의 한쪽 부분을 떼어낸 반각 굴(하프셸)의 형태, 또는 완전히 탈각한 깐 굴의 형태로 유통되고 있으며, 깐 굴을 유통할 때는 굴끼리의 마찰에 따른 부스러짐 현상을 막기 위해 물을 20∼30% 넣고 수송하고 있다.
 깐 굴을 수출할 때도 마찬가지다. 이 같은 방법은 국제적으로 널리 통용되고 있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국내에서는 물 반 굴 반의 형태로 많은 양의 물을 넣어 유통되고 있는데 이런 방법은 기능성 성분인 타우린의 많은 양을 버리게 되는 형태가 되므로 고쳐야 할 부분이다. 생굴을 반각 굴의 형태로 유통하면 깐 굴 형태의 유통보다 수송비가 3∼4배가 되는데 유통비를 많이 들여가면서까지 반각 굴의 형태로 수송하는 이유는 수용성인 타우린이 물속으로 녹아 나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조영제(趙永濟) 부경대교수·생선회협회 이사장 >
<52회> 패류의 황제 전복  


 패류의 황제로 불리는 전복은 영어로 Abalone, Ear Shell 이라고 하며, 일본명은 Awabi(鮑)라 한다. 한자어로는 복어(鰒魚), 포어(飽魚), 경면어(鏡面魚) 등으로 부르고 있다. 전복류는 전 세계적으로 1백여 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소형인 오분자기를 비롯해 참전복, 말전복, 둥근전복, 시볼트전복 등 5종이 있고, 이들 가운데 참전복을 제외하고는 남방 종으로 제주도 해역에서만 서식한다.


 전복은 육질이 청흑색이고 단단한 수컷과 붉은색을 띤 연한 암컷으로 구분된다. 전복은 갈조류인 미역, 대황, 다시마 등을 먹고 살기 때문에 패각이나 외투막의 색조가 먹이인 해조류에 따라 좌우되며, 전복껍질에는 식물체에 들어있는 엽록소, 베타카로틴, 루테인 등이 많이 있는데 이는 먹이인 해조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전복 껍질은 나전칠기 등 공예품의 재료로 사용되기도 한다.
 전복에는 타우린(1천7백59mg)이 많이 들어 있다. 또한 아르기닌, 글리신과 같은 감미를 가진 아미노산과 감칠맛을 지닌 글루탐산과 같은 아미노산, 펩티드인 글리신-베타인이 9백75mg이나 들어 있어 독특한 맛을 낸다. 전복은 비타민B1, B2 등의 비타민B군이 많고, 칼슘, 인 등의 미네랄이 풍부해 산모의 젖이 나오지 않을 때 전복을 먹으면 큰 효과가 있다. 최근에는 환자의 회복식으로 전복죽이 많이 애용되고 있다.


전복은 함황아미노산 보고
 아미노산 가운데 황을 함유하는 타우린, 메티오닌, 시스틴은 수소와 결합한 설퍼하이드릴기(-SH, sulfhydryl)를 갖고 있으며, 이것은 올리고펩티드인 글루타티온과 같은 해독기능을 갖는다. 이것 때문에 간장의 해독 능력이 좋아져 피로회복이 빨라진다. 함황아미노산 함량이 높은 전복, 홍합, 피조개, 바지락, 굴, 오징어, 농어 등은 간 기능 향상에 따른 피로회복, 시력회복, 당뇨병 예방 등 여러 가지 생리적 기능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의 섭취량이 높은 소금의 해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계절별 콜라겐 함량 변화
 지방질 함량이 적은 전복의 제철(旬)은 단백질중의 콜라겐 함량이 적고 텍스처가 연한 시기와 일치한다. 콜라겐 함량이 가장 적은 7월과 가장 많은 1월의 전복 근육을 알칼리 처리해 주사형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에 따르면 7월의 육질이 연한 제철에는 1월과 비교해 콜라겐 망목의 치밀함이 덜함을 알 수 있다.


냉장고에 장시간 보관하는 요령
 전복은 껍질에서 떼어내도 살아 있다. 대사를 계속해 살아가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한데, 탈각 후에는 먹이 및 에너지공급이 불가능하므로 체내 성분을 사용해 에너지로 바꿀 수밖에 없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맛있는 감미성분인 글리코겐이 에너지로 소비되고 육질도 야위어 맛이 없어지며, 최후에는 죽게 된다. 따라서 가능한 한 호흡량을 줄여야 장시간 보존이 가능하므로, 숨구멍을 막아 호흡량을 줄이고 죽지 않을 정도의 저온에 보관하면, 세포내 효소의 작용도 억제되므로 장시간 보존이 가능하다.


선도판정 방법
 전복은 살아있는 것이 아니면 생선회 및 초밥의 재료로 사용할 수 없다. 껍질 또는 살을 만졌을 때 많이 움츠러들수록 선도가 좋은 것이다. 또한 살이 껍질에서 부풀어 오르는 것이 좋다. 그리고 껍질에 돌이나 이물질이 많이 붙어 있는 것보다 깨끗한 것이 좋다. 또 전복은 종류별로 육질의 단단함이 다르기 때문에 조리목적에 따라 선별해야 하며, 푸른색 껍질(수컷)은 육질이 단단해 생선회용으로, 황갈색 껍질(암컷)은 육질이 연해 가열 조리용에 적합하다.


조리와 소금의 역할
 전복을 회로 먹는 경우, 수컷(푸른색 껍질) 육질이 단단하므로 맛이 더 좋다. 전복은 소금으로 처리한 뒤 사용하는데 소금을 뿌리면 점액이 제거돼 육질이 단단하게 수축된다. 또 전복에 소금을 뿌리고 솔로 세포에 상처를 주면 상처를 통해 소금이 침투하기 때문에 살이 오그라든다. 전복의 입을 자른 후에 소금을 입에 넣어 살을 단단하게 하는 것은 같은 원리로 이렇게 하면 육질 전체에 소금이 골고루 퍼지므로 살이 균일하게 수축한다.
<조영제(趙永濟) 부경대교수·생선회협회 이사장>
 <53회>'바다의 인삼' 해삼  


 우렁쉥이(멍게)와 더불어 횟집이나 일식집의 서비스로 자주 등장하는 해삼은 극피동물로 우리나라에는 청해삼, 홍해삼, 흑해삼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으뜸으로 치는 홍해삼은 외해에 사는 반면, 청해삼은 내만에, 흑해삼은 유수의 영향을 많이 받는 내만의 얕은 갯벌에 서식하고 있다. 초여름 산란이 끝나면 가을부터 겨울에 걸쳐 활동하므로 이때부터 맛이 좋아지기 시작해 동지 전후가 가장 맛이 좋다.


 해삼은 알칼리에 약해 바로 녹아버리지만 산성에서는 단단해진다. 그리고 여름에는 하면(夏眠·여름잠)을 하는데 수온이 17℃ 이하에서 운동이 활발하며, 17℃ 이상에서는 식욕이 감퇴하고 소화관이 위축된다. 25℃ 이상에서는 단식상태로 들어가면서 완전한 하면에 들어가게 된다.

재생력이 탁월하다
 해삼의 재생력은 놀라울 정도여서 두 개로 절단되더라도 3개월 만에 절단부분이 치유된다. 재생률은 홍해삼이 90%, 청해삼이 1백7%나 되고, 앞부분보다 항문이 있는 뒷부분의 재생률이 훨씬 높다. 그리고 해삼내장을 얻기 위해 해삼을 길게 째고 내장만을 들어내 다시 바다에 넣어두면 1개월 만에 내장이 가득 차게 된다. 일본에서는 '고노와다(해삼창자젓) 재생산'이라고 해서 시코쿠(四國) 지방에서는 전문적으로 해삼을 양식하고 있으며, 기다란 창자를 정갈하게 씻고 다듬어 좋은 정제염을 10%쯤 넣고 봉한 다음에 1주일쯤 지나면 젓갈 특급품이 된다.

알칼리성 식품이자 기호식품
 쇠고기 등의 육상식품은 물론 생선 등의 동물성 식품은 산성식품이므로 음식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야채 등의 알칼리성 식품과 같이 섭취해야 건강에 좋다. 그런데 해삼은 동물성 식품 중에서 보기 드문 알칼리성 식품으로 옛날부터 '바다의 인삼'으로 불리며 강장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해삼에는 비타민류의 영양소는 별로 없지만 칼슘, 요오드, 알긴산 등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혈액을 정화해 준다. 그리고 해삼 연골에는 콘드로이틴 성분이 많아(1천3백rmg/1백g) 대단히 단단하며, 내장 및 피부노화를 방지하고 주독을 중화하기 때문에 강정식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해삼은 소화율이 63%로 영양식품이라기보다는 콘드로이틴 및 다른 물질에 의한 기능성이 중요시되는 기호식품이라고 할 수 있다.

내장은 꼭 챙겨먹자
 해삼 내장은 고노와다의 원료로 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해삼의 생산량 감소로 횟집 등에서의 서비스 물량도 부족한 실정이어서 대부분이 날것으로 소비되고 있다. 해삼 내장은 생으로 먹어도 대단히 맛이 좋아 횟집에서 해삼 한 접시를 시키는 경우 내장은 빼고 주는 경우가 있으므로 해삼 내장은 꼭 챙겨 먹어야 밑지지 않는다.

다른 어류와 분리해야
 해삼은 방어물질로 사포닌의 일종인 홀로톡신이라는 독성물질을 분비하는데 만약 다른 어류와 같이 수조에 넣어 둘 경우 홀로톡신이 다른 어류의 아가미를 통해 혈관으로 들어가 강력한 용혈작용(溶血作用)으로 혈구를 파괴, 심할 경우 죽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그러나 사람은 홀로톡신이 소화관으로 들어가 몸 밖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홀로톡신은 무좀 치료제
 본초강목(本草綱目)에 "해삼의 건조분말을 화농의 상처 표면에 바르면 그 표면을 깨끗이 치유한다"고 기록돼 있으며, "해삼의 삶은 즙이 무좀에 효과가 있다"라는 옛말도 있는데 이는 모두다 해삼의 방어물질인 홀로톡신 때문이다. 홀로톡신은 식물성 병원균, 각종 곰팡이, 효모 등에 강한 항균력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반 무좀 치료제에 비해 상당히 저농도에서도 백선균에 대한 치료 효과가 나타나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54회>생각만 해도 군침이 꿀꺽 멍게  


 

생선 횟집이나 일식집의 서비스로 등장하는 단골메뉴인 우렁쉥이(멍게)는 영어로 시 스쿼트(Sea Squirt) 즉 '바다의 물총'이란 뜻이다. 일본에서는 우렁쉥이를 '일본 제일의 풍미'라고 찬양하기도 한다. 일본 이와데(岩手)현 지방에서는 6∼8월경 우렁쉥이 맛이 절정에 달할 때 "음력 5월의 우렁쉥이는 시집온 며느리에게도 주지 마라"고 말하고 있다. 이같이 우렁쉥이는 6∼8월에 맛이 가장 좋으며 글리코겐 함량이 겨울철의 7배나 높다.


 우렁쉥이는 탄수화물 함량이 많으며 탄수화물의 대부분이 글리코겐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맛이 가장 좋은 여름철에는 글리코겐 함량이 굴의 글리코겐 함량과 거의 비슷한 수준을 나타내기도 한다. 또한 우렁쉥이는 기능성 아미노산인 타우린이 많이 함유돼 있으며 피부 노화를 방지하는 콘드로이틴 함량도 대단히 높다. 그러나 수확 후 선도가 저하됐을 때는 강력한 타이로시나제 효소에 따른 멜라닌 색소 생성으로 흑갈색이 되므로 가공적성이 대단히 낮다.


 우렁쉥이의 엑스질소 및 유리아미노산 함량의 계절적 변동을 살펴보면 여름 제철에는 겨울철의 약 두 배 정도로 많다. 그리고 엑스질소의 50∼70%를 차지하는 유리아미노산 중에서는 타우린 함량이 가장 높으며 프롤린, 글루탐산, 글리신, 아라닌 등이 풍부하다. 이밖에 핵산관련물질 베타인 등도 여름철에 풍부하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우렁쉥이 껍질에서 콘드로이틴황산을 추출하는데 성공했으며 콘드로이틴황산은 관절염 치료뿐만 아니라 피부미용, 노화방지 등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유의 향과 맛은 무엇일까
 우렁쉥이의 독특한 맛과 향은 우렁쉥이만이 갖고 있는 특성으로 자연산이 양식산 보다 향이 더 좋다. 1962년 일본수산학회지에 보고 된 참우렁쉥이의 생화학적 연구에 따르면 바다에서 건져 올린 후 몇 시간이 지나면 옥타놀과 신티아놀 등의 불포화 알코올이 생성되면서 형성되는 향긋한 향미가 그 매력이다. 그리고 엑스성분의 글리신, 프롤린, 타우린, 글루탐산 등이 어우러져 특유의 맛을 낸다고 보고하고 있다.

멍게 향은 알코올류 때문
 우렁쉥이 껍질은 식물 셀룰로오스에 유사한 다당류를 함유하고 있으며 독특한 향기는 옥타놀, 디세놀, 신티아놀 등 10가지 성분 이상의 C8, C10 포화 및 불포화 직쇄 1급 알코올 때문이다. 이런 알코올류는 생체내에서는 무취의 알킬황산염 형태로 존재하지만 이것이 내장의 알킬슬프하이드로라제에 의해 가수분해해 강한 냄새를 발생하는 알코올류가 생긴다. 우렁쉥이가 양륙 직후에는 향기가 약하지만 시간이 경과할수록 강한 것은 이 때문이다. 이 독특한 향기 때문에 우렁쉥이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이것이 오히려 식욕을 당긴다는 사람도 있다.

냉동 우렁쉥이회의 맛은 어떨까
 우렁쉥이는 양식기술 개발로 대량 양식되고 있으면서도 적당한 가공방법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일본인들도 먹는 사람이 많지 않아 주로 횟집의 서비스 요리로 소비되고 있는 실정이다. 경남 통영에서는 지역 특산품으로 독특한 향을 지니고 있는 우렁쉥이 젓갈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들어 일본산 우렁쉥이가 국내시장을 파고 들어 연간 4천∼5천t을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통영에 본소를 둔 멍게수하식수협에서는 최근 우렁쉥이의 상큼한 맛을 그대로 간직한 도시락형 냉동 우렁쉥이 회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우렁쉥이 내장을 제거한 근육 부분만을 발라내 영하 40℃에서 급속 동결시킨 것으로 이때 내장이 같이 들어가면 동결에 의한 조직 파괴로 내장 안에 많이 들어 있는 타이로신이 멜라닌의 흑색으로 변해 상품가치가 떨어지므로 내장이 포함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된다. 이와 유사한 동결 우렁쉥이는 필자가 1990년 미국에서 객원교수로 있을 때 교포들을 상대로 수출되던 제품을 먹어본 적이 있다. 생선회를 동결하면 생성되는 빙결정 때문에 살 조직이 파괴돼 단단함이 풀어져 버리기 때문에 상품가치가 떨어진다. 그러나 우렁쉥이의 맛은 우리 인간이 갖고 있는 오감(五感) 가운데 씹힘의 촉각보다는 향(후각)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우렁쉥이의 독특한 향을 느낄 수 있도록 개발하면 지역 특산품으로 각광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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