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란 육묘재배기술


토란은 천남성과 아열대 작물로 비교적 고온다습한 곳을 좋아해 습지나 논에서 재배하고 있으며, 비대된 덩이줄기와 잎자루를 식용과 약용으로 이용해 왔다. 우리나라에는 노지재배 형태로 100ha 전후로 재배되고 있으며, 앞으로 벼의 대체작물로 전환이 용이하다. 토란재배는 1기작을 하는 관계로 재배시 생장기간을 연장하는 것이 품질과 수량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생장기간 연장을 위한 육묘재배의 기술과 그 효과에 대하여 기술한다


■ 재배현황
우리나라의 재배방식은 직파나 최아재배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재배규모도 자가소비용 소규모 유휴지 활용재배에서 전업농의 형태로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직파재배나 최아파종재배의 경우 파종기의 잦은 기상이변으로 만상이나 저온의 피해가 발생되어 결주율이 4.8%정도 나타나고 초기생육이 부진한 단점이 있다. 육묘재배는 이러한 피해를 줄일수 있고 수량과 품질도 높일 수 있지만 육묘관리와 정식시 소요노력이 증가되는 단점도 있음을 유의해야한다.
■ 육묘
파종시기는 만상으로부터 역산하여 40∼45일전 20∼30g 정도되는 충실한 종토란을 선별하여 32∼40공(육묘판 규격 54×28㎝) 육묘판에 상토를 충분히 채운 후 파종한다. 파종공이 너무 작으면 육묘상의 소요면적이 작으므로 관리는 용이하나 뿌리가 생장하면서 뿌리들림 현상이 나타나고 육묘기간이 길어질 경우 묘의 후기생육이 부진한 반면, 파종공이 크면 육묘상의 소요면적이 넓어지고 묘의 후기생장은 충실하므로 32∼40공의 크기가 알맞다. 산파는 묘의 발아나 수분유지가 좋아 발아가 균일하고 묘의 생육도 좋으나 정식시 묘의 분리에 노력이 많이 들고 뿌리의 손상이 많게 되어 육묘공에 육묘하는 것이 유리하다. 10a에 5500-6000본의 묘가 필요하므로 이용 육묘상의 면적을 감안하여 파종공의 크기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파종방법은 정아 부분이 위로 향하도록 심고 상토를 충분히 덮은 후 충분한 관수를 하고 온도를 27~30℃로 유지시켜주어 발아를 촉진시킨다. 발아 후는 온도를 주간 25~27℃, 야간 18~20℃ 정도로 유지하며 충분한 햇볕을 받도록 해주고, 관수는 육묘공에 종토란의 용적이 크므로 상토내에 수분유지가 어려우므로 습윤을 유지하도록 1일1회 이상 충분히 관수하여야 한다.
■ 정식 및 본포관리
정식전 기비로 10a당 퇴비 3∼4톤, 질소 10kg, 인산 10kg, 칼리8kg 및 석회를 살포하고 2회 정도 정지 후 이랑을 60㎝간격으로 하되 되도록 높게 한다. 이랑에는 잡초발생을 억제하고 수분을 유지시켜주며 초기생육을 촉진시키기 위하여 검정비닐을 멀칭한다.
정식은 파종 40∼45일 정도 육묘한 본엽 1.5∼2매 된 묘를 조간거리 60㎝, 주간거리 30㎝로 정식한다. 정식전에 묘판에 관수하여 상토에 수분을 충분히 흡수시킨 뒤에 정식하여야 묘뽑기가 용이하고 활착률을 높일 수 있다. 묘판에서 살균제와 살충제를 혼용 살포하여 부패병이나 갈색무늬 병을 방제후 심는 것이 효과적이다. 심는 깊이는 10∼15㎝ 정도가 적당한데 엽병이 완전히 땅속에 묻히고 엽만이 노출되도록 한다. 토란에서는 심는 깊이가 매우 중요한데 너무얕게 심으면 작은토란의 생산량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고, 지하경이 지상부로 돌출되어 가늘고 긴 지하경이 되어 상품가치가 떨어지고 수량이 감소한다. 너무 깊게 심으면 초기생육이 늦고 수량이 적은 경향이 있다.
추비는 2∼3회에 걸쳐 1개월 간격으로 시비하되 8월 상순까지는 끝내도록 하여야 하며 추비량은 10a당 질소 8, 칼리 7㎏을 분시한다. 토란은 칼리의 흡수량이 많으므로 칼리비료를 충분한 양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본포관리는 일반관리에 준하며 시비량은 토양의 비옥도에 따라 조절할 필요가 있다.
■ 피복비닐제거
본포에서 장마기가 끝나고 잡초발생이 적어지는 7월하순부터 8월상순에 제거하는 것이 좋다. 피복비닐을 제거 후엔 복토를 충분히 해주어 지하경의 비대를 돕고 지하경이 지표로 나와 줄기화 되는 것을 억제해주어야 한다.
■ 수확
수확시 엽병위주 재배시에는 10일정도 조기에 엽병을 채취 후 알토란을 수확하고 알토란 위주 재배시에는 서리가 오기 전 동시에 수확한다. 수확 후 엽병은 껍질을 벗긴 후 건조저장하고 알토란은 10일정도 음건 후 5∼8℃로 저온 저장 것이 저장성이 높다. 토란의 주요 소비시기는 구정을 전후하여 급증하는 경향이다.
■ 맺음말
토란은 벼의 대체작물로서 가치가 있으며 1년 1기작의 단작 재배이므로 재포기간을 늘려 수량과 품질을 높이는 육묘재배법을 소개하였다. 육묘재배는 육묘용 하우스의 시설이 필요하고 정식시 노력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으나 수량과 품질을 높일 수 있어 농가에 권장하고 싶은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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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란, 껍질을 벗기면 하얀 속살이 드러나 하얀 달걀을 닮았다.
ⓒ 김민수
어려서부터 아주 좋아하는 음식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토란국이었는데 토란국만 좋아했던 것이 아니라 겨울에 삶은 토란을 까서 소금을 찍어 먹는 것도 참 좋아했습니다. 토란을 얼마나 좋아했으면 어머니는 배고프던 시절 감자나 고구마도 다 떨어지면 토란을 한 소쿠리 쪄서 내놓으시고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토란은 참 좋은 거여. 썩은 것을 먹어도 탈이 안 나거든. 어여 실한 것으로 많이 먹어. 에미는 썩은 것 골라 먹어도 되니까."

그 말의 진의를 깨닫지 못할 정도의 철없는 나이부터 토란을 좋아했고, 추석이면 소고기 몇 점이 들어가 기름이 동동 뜬 토란국을 먹지 않으면 추석같지가 않았던 기억도 있습니다. 자취를 할 적에 추석을 홀로 자취방에서 보낸 후 어머니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어머니, 토란국을 먹지 않았더니 추석같지가 않네요."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어머니는 이 전화를 받고 많이 우셨다고 합니다. 자취를 할 때 쌀이 떨어져 며칠을 굶은 끝에 무서리를 해서 먹고는 속이 쓰려서 고생을 했다는 하지 말아야 할 이야기를 해서 어머니 가슴에 못질을 한 이후 또다시 가슴에 못질을 한 것이지요.

▲ 제주에서는 관상용으로 돌담곁에 많이 심기도 한다.
ⓒ 김민수
그래서일까. 어머님은 고단하셔도 토란농사를 쉬지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제주도에서 작은 텃밭을 가졌을 때 제일 먼저 텃밭에 심어보라며 보내주신 것도 싹을 잘 틔운 토란이었습니다.

토란을 거둔 후 실한 것들을 골라 서울로 보냈을 때 어머니는 잘 키웠다며 기뻐하셨고 "이젠, 내가 토란씨 안 보내줘도 토란국 끓여 먹겠네"하시고는 마음을 놓으셨습니다.

토란은 지역마다 다르게 식용을 하나 봅니다. 제주도와 일부 지방에서는 토란줄기만 말려서 먹고 토란은 먹지 않더군요. 그래서인지 고사리가 많은 제주에서는 돌담곁에 토란을 화초처럼 심어놓은 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기온이 따스해서 겨우내 밖에서도 알뿌리들이 동면을 할 수 있기에 가능한 일이겠지요.

언제부터인가 토란의 꽃이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꽃을 보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라는 이야기를 들었지요. 고구마꽃을 보기보다 더 힘들다고 하더군요. 고구마도 메꽃같은 꽃을 피우는데 아주 귀한 꽃이라 아직도 만나지 못했거든요. 그래서인지 고구마꽃, 토란꽃은 우담바라처럼 만나면 상서로운 일이 생긴다는 좋은 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토란꽃, 꽃을 찾아 떠난 여행길에서 처음으로 만났다. 그만큼 귀한 꽃이다.
ⓒ 김민수
지난 해 강원도 물골에 토란농사를 지었습니다. 추수를 하는 중에 꽃이 피었던 흔적을 발견하고는 얼마나 아쉬웠는지 모릅니다. 올해는 꼭 만나야지 했다가 잠시 잊었는데 마치 천남성과의 반하를 닮은 은은한 꽃이 화들짝 피어난 토란을 만났습니다.

꽃은 화사하지 않습니다만 단아하고 은은한데다 시원스러운 곡선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장마철이면 연잎 대신 토란잎을 따서 머리에 쓰고 뛰어다니다 옷에 토란물이 들어서 어머니에게 경을 치던 기억도 나고, 북을 줘야 토란이 흙밖으로 나오지 않고 실하게 여문다 하여 뜨거운 여름날 북을 주느라 비지땀을 흘린 기억도 났습니다.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지만 줄기의 가장 아랫부분에 수염뿌리를 간직한 곳이 있는데(어미토란) 주먹마냥 둥근 '되제기(?)'라는 것이 있었답니다. 맛은 토란(새끼토란)보다 못하고 좀 딱딱한데 푹 삶으면 먹을만은 하지요. 먹을 것이 귀하던 시절에는 그것도 먹었지만 요즘은 그걸 먹는 사람이 거의 없지요. 그런데 몇 년 전 돌아가신 고모님은 토란국만 끓이면 '되제기'를 찾으셨습니다.

"난 되제기가 제일 맛있더라."
"아이고 형님도, 그게 뭐 맛있다고 그래요? 토란 많으니까 맛난 것 드세요. 청승떨지 말고"
"그래도, 난 그게 맛있는데…."

어머니와 고모님의 대화였습니다.

▲ 단아하면서도 은은한 맛을 간직하고 있고 시원스러운 모양새를 간직하고 있다.
ⓒ 김민수
토란에는 '멜라토닌' 성분이 많아서 건강에 좋다고 합니다. 그러나 독성도 있어서 덜 삶아서 먹으면 아리고, 줄기도 삶아서 한참을 물에 담가놓지 않으면 역시 그렇습니다. 그래서 옛날에는 미운 시누이가 오면 덜 삶은 토란줄기로 반찬을 해서 내놓기도 했다는 말이 전해지기도 합니다.

토란은 싹이 늦게 트는 식물입니다. 그래서 어머니는 늘 싹을 틔운 후에 심습니다. 그래도 이파리가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이 걸리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일단 이파리가 올라오기 시작하면 오랜 시간 기다렸다고 얼마나 빨리 자라는지 모릅니다.

아마도 비오는 날, 토란잎에 송글송글 맺힌 물방울을 보신 적이 있으실 것입니다. 때론 비가 오지 않아도 물방울이 송글송글 맺히는 것이 신기해서 토란잎을 이용한 물방울 놀이를 해 본 경험이 있으신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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