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의 월동


1. 꿀벌의 월동 생리


꿀벌은 월동기간 동안 겨울잠(冬眠)을 자는 것이 아니고 일벌들은 벌통 안에서 봉구(蜂球)를 형성하고 열을 발생하여 봉구 안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데, 봉구 내부의 중심 온도는 항상 32℃ 정도로서 여왕벌은 그 안에서 산란을 계속한다.

꿀벌은 변온동물(變溫動物)이기 때문에 주위의 온도에 따라 체온이 변한다. 외계 온도가 14℃이하가 되면 꿀벌은 외부 활동을 중지하나, 꿀벌은 벌통 안에서 봉구를 형성하고 저장되어 있는 꿀을 먹고서 날개 근육을 계속 움직여 열을 발생시킨다. 꿀벌 한 마리가 근육 운동으로 발생시키는 열량은 극히 적기 때문에 8℃이하의 온도에서 꿀벌 한 마리 한 마리는 거의 움직일 수 없다. 그러나, 봉구를 형성한 많은 수의 꿀벌은 봉군 유지와 증식에 필요한 열량을 발생시킨다.

외계온도와 봉구 표면 온도간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외계 온도가 7℃인 경우에는 벌통 안의 봉구 주위 온도는 10℃ 정도이고 봉구 표면온도는 15~16℃이나, 봉구 내부 온도는 20℃이상으로 중심부는 32℃ 이상을 유지한다. 외계온도가 영하 13℃인 경우에는 봉구는 더욱 밀집되고 봉구 주위의 온도는 영하  6~7℃ 정도이나 봉구 표면온도는 영상 6~7℃를 유지하며 봉구내 온도는 15~16℃이상으로 되고 중심부는 32℃이상을 유지한다. 외계 온도가 영하 28℃일 때에도 봉구 중심부의 온도는 31℃이다.

이와 같이 꿀벌은 월동기간 동안 벌통 안에서 봉구를 만들어 열을 발생하여 봉구 안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키고 활동을 계속하는데, 봉구는 외계의 온도 변화에 따라서 팽창되고 축소된다. 봉구가 팽창과 축소를 되풀이하면 월동 봉군이 불안정하게 되고 또한 저장된 식량의 소비가 많아질 뿐만 아니라, 봉구가 오랫동안 축소되어 있을 경우에는 꿀벌이 식량 저장권과 떨어지게 되어 월동 봉군이 굶어 죽는 결과를 초래한다.

월동 관리가 좋지 못한 봉군은 월동 기간 중에 폐사하거나 또는 생존하였다 하여도 이듬해 생산성 감소로 인한 피해는 아주 크다. 봉군이 월동을 잘하기 위한 기본적인 조건은 ①산란력이 왕성한 젊은 여왕벌로 갱신된 봉군, ②봉세가 강한 봉군, ③꿀벌 응애, 노제마, 부저병 등 질병에 감염되지 않은 봉군 ④꿀과 화분이 충분히 저장되어 있는 봉군, 그리고 ⑤극심한 기후 변화로부터 꿀벌을 보호하기 위한 알맞은 포장 등이다. 여왕벌이 구왕이거나 봉세가 약한 봉군, 질병에 걸린 봉군 그리고 저밀 상태가 불량한 봉군은 과감히 강군에 합봉시켜서 월동시켜야 한다. 봉세가 약한 봉군은 월동 기간 중 폐사하는 경우가 많고 월동이 된다 하여도 봄철에 강군으로 육성하기 어렵다. 월동 봉군은 강하면 강할 수 록 더 큰 봉구를 형성하게 되고 큰 봉구 안에서 산란 및 육아 작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월동 후 봄철에도 강군을 그대로 유지하게 된다.


2. 꿀벌의 월동 현황


월동 기간 중 외계 온도의 극심한 변화로부터 꿀벌을 보호하기 위하여 봉군을 포장하여 노지(露地)에서 월동시키거나 또는 실내(室內)에서 월동시킨다. 그러나 봉군을 포장하여 노지(露地)에서 월동시키는 경우에는 꿀벌이 단당류(單糖類)를 섭취하여 분해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탄산가스와 습기가 벌통 안에 차이게 되어 월동 봉군에 해롭게 되고, 심하면 월동 봉군이 폐사하게 되는데, 노지에서 봉군을 포장하여 월동하는 경우에 봉군의 폐사율은 국내에서는 10% 전후 그리고 외국에서는 8~22% 정도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봉군을 대부분 노지에서 포장하여 월동시키는데, 노지월동 시 문제점은 월동 봉군의 과대 포장이다. 월동 기간 중 봉군을 과대 포장하게 되면 벌통 안의 환기 상태가 불량하여 봉군의 월동 상태가 나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봉군 월동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월동포장 재료로서 왕겨와 보온덮개를 사용하는 농가가 65.2% 그리고 스티렌 폼과 왕겨 및 보온덮개를 이용하는 농가가 21.8%인 것으로 보고되었고, 월동 기간 중 봉군의 무게 감량을 봉군의 포장 재료와 포장 방법별로, 즉 봉군을 보온덮개로 덮는 방법, 스티렌 폼으로 포장하는 방법 그리고 왕겨 외장법 별로 비교하였던 바, 보온덮개로 덮는 방법에서 봉군의 무게 감량이 가장 많다고 한다. 월동 포장 시기는 11월 중순~11월 하순에 월동 포장하는 농가가 56.5%, 그리고 2월 하순~3월 중순에 월동포장을 해체시키는 농가가 73.9%이었고, 그리고 월동포장 전 착봉(着蜂) 소비매수가 3~4매인 농가가 47.8%이고, 월동 후 착봉 소비매수가 1~2매인 농가가 52.2%로 월동봉군의 군세가 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경우도 1940년대까지는 월동 봉군의 포장을 두텁게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월동기간 중에 봉군에서 발생하는 탄산가스와 습기 등이 꿀벌에게 해롭다는 사실과 월동기간 중에도 꿀벌은 탈분비상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1940년대 이후부터 월동 봉군의 포장은 가벼운 포장으로 개선되었다.

캐나다 및 미국 북부 지역에서는 한동안 소화물벌(小貨物蜂)의 유통량이 증가됨에 따라 꿀벌 월동에 관심이 적었으나, 최근에는 소화물벌의 가격 인상과 소화물벌의 유통 확대에 따른 꿀벌응애와 기문응애의 확산으로 다시 봉군의 월동방법을 개선하게 되어, 지금은 꿀벌의 실내월동이 일반화되고 있다.

꿀벌의 실내월동법은 1920년 이전에 캐나다와 미국 북부지역에서 지하실을 이용한 꿀벌 월동 방법이 모색되었으나, 봉군을 지하실에 넣고 꺼내는 시기를 제대로 맞추기 어렵고 지하실의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기 어려운 점 등 때문에 지하실 월동방법은 그다지 실용성이 없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꿀벌의 실내월동에 관한 연구가 계속되고 또한 1961년에는 온도와 습도를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시설이 개발되어 1960년말 실용화되자 많은 양봉가들이 꿀벌을 실내에서 월동시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6년부터 1999년까지 3개년에 걸쳐 월동용 양봉사를 이용한 봉군의 실내월동에 관한 연구를 수행한 결과 환기팬의 작동 시간 조절로 양봉사 내의 온도와 습도를 조절할 수 있는 봉군의 실내 월동 방법이 개발되어, 2000년 이후부터 경상북도 지역에 월동용 양봉사가 보급되고 있다.


3. 월동용 양봉사의 필요성


월동기간 중 외계 온도의 극심한 변화로부터 꿀벌을 보호하여 월동 봉군의 폐사율을 감소시키고 봉군의 월동 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월동용 양봉사가 필요하게 된다. 월동용 양봉사는 월동 봉군에 필요한 환기량과 봉군이 발생하는 열량을 동시에 고려하여 환기 팬의 자동 시간을 조절하는 방법으로 월동용 양봉사 안의 온도와 습도를 월동 봉군에 알맞도록 자동 조절되는 양봉사이다. 즉 월동 양봉사 내부는 꿀벌이 월동하는데 적당한 2~9℃의 온도 및 50~75%의 습도가 유지되고, 공기 순환량은 꿀벌 1㎏당 2.0ℓ/s 정도가 되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에 봉군 월동에 알맞은 환경을 제공하게 된다.

월동용 양봉사를 이용하게 되면 월동을 위한 봉군의 내부포장이나 외부포장이 필요없게 되어 봉군의 월동 포장용 자재 및 노동력이 소요되지 않는다. 또한 월동용 양봉사 안에서 월동되는 봉군은 형성된 봉구가 급격히 팽창되거나 축소되지 않고 안정되어 있기 때문에 봉구가 천천히 이동하면서 저장되어 있는 식량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게 되고 따라서 월동기간 중 봉군 폐사의 주요 원인이 되는 봉군의 아사(餓死) 즉 식량 부족 또는 식량 저장권과의 격리로 인한 폐사를 방지할 수 있다. 월동 기간 중에 알맞은 량의 환기가 계속되면 꿀벌은 건강하게 월동하게 되기 때문에 월동 후 봉세 증가가 빠르게 된다.

이와 같이 환경 조절이 자동으로 작동되는 월동용 양봉사는 봉군의 월동 효율 향상 및 월동용 자재의 절약 그리고 월동 관리 작업의 성력화를 위하여 필요하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