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 토양 관리기술
  1) 우리나라 밭토양의 특성
   밭토양은 여러 종류의 작물을 이어짓기하거나 돌려짓기하는 다양한 작부체계로 이용되고 있다. 시설재배지 뿐만 아니라 노지토양에서도 농축산 부산물퇴비가 다량시비 되고 연중재배에 의한 시비횟수의 증가 등으로 최근 토양 중 양분함량이 크게 변동되고 있다.
 밭토양은 어떤 작물을 재배하느냐에 따라 비배관리가 달라진다. 그래서 밭토양에 대하여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토양관리기준을 작성하기는 어렵지만 토양의 종류와 특성을 살펴보면 작물에 대한 합리적 비배관리를 할 수 있게 된다.

   가) 밭토양의 토양산도
   밭 토양은 물이 불포화상태로 있기 때문에 화학반응이 더디게 일어나면서 공기의 소통이 원활한 상태이다. 밭토양의 토양산도는 토양알루미늄의 완충력에 따라 결정되므로 양이온이 많아질수록 pH가 높아진다.
 예를 들면, 밭토양 옆에 있는 산흙은 양이온의 함량이 아주 낮고 pH가 매우 낮지만 경작을 하면서 양분이 많아져 pH가 올라간다. 그리고 밭토양의 산도는 수분상태와 관계가 깊은데 논토양이 담수될 때 일어나는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다. 토양의 물이 많으면 환원쪽으로 기울기 때문에 pH는 높아지나 물이 적으면 반대로 pH가 낮아진다.

   토양산도는 에너지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수소이온(H+)은 에너지가 매우 낮은 상태이다. pH 7인 세포를 pH 4 용액에 담그면 ATP라는 에너지가 소모되는 현상을 보면 알 수 있다.
 pH가 낮은 토양에서는 작물이 광합성으로 만든 에너지를 뿌리에서 수소이온의 구배를 맞추느라 사용해 버린다. 그래서 토양의 pH를 중성부근으로 조절하라는 것이다.
   토양이 건조해 지면서 pH가 낮아지기 때문에 물관리를 잘해야 한다. 토양을 건조시키려면 먼저 소석회 포화액을 20배정도 희석하여 센물을 단물로 만들고 난 후 물을 주고 건조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 밭토양의 산화환원전위
   밭토양은 공기가 유통되는 조건이므로 평소에는 산화환원의 중요성은 큰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 그렇지만 장마나 과습되는 조건에서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밭토양에서 산화와 환원이 일어나는 것은 먼저 유기물이 분해되어 이산화탄소와 수소이온 그리고 전자로 분해되고 이때 생긴 이산화탄소는 토양공기중으로 확산되고 수소이온과 전자는 산소를 만나 물로 바뀌는 반응이 일어난다.
그런데 산소가 유입되지 않으면 수소와 전자가 토양의 원소와 반응을 하여 환원이 되게 한다.
 밭토양이 환원되면 작물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망간과 철분의 용해도가 증가하고 질산태질소는 탈질되며 동시에 미량원소의 불균형을 초래하여 잘 자라지 않게 된다. 고추가 배수가 잘 안되는 곳에서 습해를 입는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환원 때문이다. 산화환원전위는 에너지 상태를 알 수 있는 지표이므로 아주 중요하지만 토양의 측정부위와 토양조건에 따라 항상 바뀌고 측정시간도 길다.
 그래서 이를 측정하여 비교 판단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를 실용화할 수 있는 기술을 한창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앞으로는 산화환원전위를 활용한 기술이 진단의 기본이 될 것이다.

   다) 밭토양의 화학성분 변화
   예부터 벼농사는 지력으로 짓고, 밭농사는 거름으로 짓는다는 말이 있다. 논은 물로 담수되므로 모내기때 보이던 그루터기가 여름을 거치면서 다 분해되는 정도로 화학반응이 빠르지만 밭토양은 상태에 따라 유기물의 분해가 다르고 3년이상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토양중의 질소는 토양유기물이 분해되어 공급되지만 미숙유기물에는 오히려 고정된다. 밭에 주는 질소비료는 일부는 암모니아태로 흡수되지만 대부분 질산태로 흡수된다.
 밭에서 질소는 질산으로 되고 물에 잘 녹아 용탈도 쉽게 된다. 지금 농촌의 지하수의 질산태 질소가 음용수 기준을 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밭에 질소비료를 남용하기 때문이다. 우리 후손의 원망소리가 생각나서 잠이 오지 않는다. 그러므로 질소비료는 작물생육을 보아가면서 적정하게 주어야 한다.
   밭토양의 인산은 철보다는 알루미늄과 석회와 많이 결합해 있다. 산흙은 인산이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 인산을 공급하기 위하여 비료를 많이 주게 되는데 이렇게 조성한 토양은 오래 못가는 경향이 있다.
 인산을 유기물로 공급하면서 토양의 비옥도를 높인 토양은 10년이상 농사지어도 괜찮은 경우가 많다. 그래서 새로 개간한 밭은 유기물을 많이 주고 농사짓기 시작한다.
 인산은 마그네슘을 만나도 침전이 된다. 그래서 인산이 많으면 마그네슘의 효과가 있어 현재 비료에 들어 있기도 한다. 논에서는 인산이 축적되어도 해가 적다고 할 수 있지만 밭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밭에서 온갖 연작장해의 시작이 인산의 축적에서 시작된다.

   밭토양의 칼륨은 토양용액중에서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는 양분이다. 그래서 환원시 철분에 의한 길항이 매우 높기 때문에 장마시 칼륨비료가 효과가 있다. 칼륨은 토양의 양이온치환용량에 따라 흡착되어 있는 양이 다르다.
점토가 많은 토양에는 높고 사질토양은 보통 낮은 경향이다. 그래서 치환성 칼륨이 똑 같다고 하면 사질토양에서 공급할 수 있는 양이 많다.
 그러나 사질토양은 치환성 칼륨을 흡착할 수 있는 용량이 적어 더 쉽게 용탈되는 등 유실이 심하다. 밭토양에서 칼륨의 공급은 작물이 죽고 사는데 매우 중요한 변수이다.
   밭토양의 철분은 산화상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붉은색을 띠고 있다. 산화상태에서는 토양에서 녹아 나오는 철분이 아주 적기 때문에 pH가 높은 토양에서 결핍증까지 나타난다. 그러나 밭토양이 청회색이면 토양이 환원되어 과도한 철분의 용해로 습해를 입기 쉽다.

   2) 밭토양의 관리기준
   밭토양은 어떤 작물을 재배하느냐에 따라 관리기준이 달라진다. 그래서 토양의 종류에 따른 작물별 기준이 필요하다.
 지금은 토양의 양분함량을 검정하여 작물에 적절한 비료를 관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전국에 보급되어 활용중이다. 밭토양을 잘 관리할 수 있는 기준에 대하여 알아보자.

    가) 유실방지
   밭토양은 대개 경사가 약간 있는 곳에 분포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집중강우시 토양을 얼마나 잘 보전하느냐가 밭토양 관리의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앞의 토양 유실 방지기술을 참조하기 바란다.

    나) 산성토양 개량
   산성토양은 석회를 주어 pH를 높인다. 토양의 pH를 측정하면 작물재배를 위해 석회를 시용할 것인가의 여부에 대하여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측정된 토양의 pH로써 석회의 시용량을 결정할 수는 없으므로 석회소요량을 측정해야 한다. 농촌진흥청에는 ORD 방법이라는 석회소요량측정법을 고안하여 이용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우리나라 토양에 잘 맞는 pH완충용액법을 개발하여 석회소요량을 정확하게 정량할 수 있다.
 ORD라는 간이법과 함께 전국 농촌지도소에서 활용되고 있다. 따라서 토양의 pH가 6.5이하로 낮은 토양에서는 10a당 100~200kg정도의 소석회를 시용하면 되지만 정확한 시용량 결정은 분석방법에 의해서 석회소요량을 측정해야 한다.
   산성토양을 개량하는 직접적인 방법은 석회를 주는 방법이고 간접적인 방법으로는 유기물을 공급하여 토양의 완충능(緩衝能)을 증대하고 미량요소를 공급하며, 인산의 고정(固定)을 예방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산성에 잘 견디는 작물을 재배하는 것이다. 벼, 밭벼, 담배, 무, 대두, 잠두(蠶豆), 호밀, 고구마 등은 산성에 강한 작물이다.

    다) 염기비 조절
   밭토양은 수분이 불포화상태 이므로 작물에게 공급되는 염기의 비는 매우 중요하다. 산성에 강한 개간지에서는 석회비료를 개간초기에 다량 시용하게 되면 고토결핍이 생기기 쉽다.
 또한 석회와 고토의 염기가 다량 시용되면 칼리의 결핍을 유발하게 되므로 3염기 성분의 균형시비가 필요하다. 이때 염기의 이론적 균형비는 석회 : 고토 : 칼리 = 6 : 2 : 1이고 시험결과 5 : 2 : 1을 많이 추천해 오고 있다.
  콩을 재배했을 때 석회, 고토, 칼리의 균형시비 효과를 보면 「석회+칼리」를 주고 고토를 주지 않았을 때는 7% 감수를 가져왔고 「석회+고토」를 주고 칼리를 2배로 주었을 때는 15% 증수되었다.
   석회비료는 생산지에 따라 석회성분을 함유한 것과 고토성분을 함께 함유한 것들이 있으나 대부분 석회성분이 많이 들어 있으며 고토는 석회고토나 용성인비 등의 시용으로 공급한다.

    라) 인산의 시용
   우리나라 노지 밭토양은 인산이 적은데 특히 산지토양과 같은 강산성 토양은 주로 유효인산 함량이 낮아 척박하고 인산흡착력(고정력)이 크므로 석회 다음으로 인산시용이 중요하다.
 그러나 인산비료를 많이 시용하면 노지토양의 경우 호소로의 유입이 일어나서 환경오염의 시초가 되고 시설토양에서는 연작장해의 시작이 된다. 그래서 인산의 양은 토양검정을 통하여 정하고, 인산의 공급방법도 인산을 퇴비에 고정시켜 주는 것을 고려해야한다. 특히 시설인 경우 매우 중요하다.
   보통 통용하고 있는 인산시용량 기준은 인산흡수계수 5%에 해당하는 양을 10a당 토양무게로 환산하여 권장하여 왔으나 실용적인 면에서 유효인산 함량을 검정하여 인산시용량을 결정하여 왔다.
  많은 양의 인산을 시용할 경우(산성인 개간지는 30kg/10a을 권장함)에는 전면에 살포하고 경운한 후 로타리로 고르게 섞이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마) 유기물의 시용
   토양중 유기물의 기능은 매우 다양하고 종합적인 효과가 있어서 산성토양이나 신개간지와 같은 산지토양에서는 절대적인 개량제라 할 수 있다. 밭토양에서의 퇴비는 매 작기에 10a당 1톤 이상을 시용하거나 보리짚이나 콩대 등 작물유체를 전량 토양에 다시 환원시켜야 한다.
 돈분을 다량 시용하면 생육초기까지는 생육이 좋게 보였으나 계속 웃자라서 병해충에 약해져 폐농된 사례가 있었는데 모두 퇴비와 같은 기준으로 과다 사용한데 그 이유가 있었다.
   정확한 유기물 시용량은 토양유기물을 검정하여 결정하는 것이 좋으며 완전히 부숙된 돈분, 계분, 우분 등 축산폐기물을 퇴비 대신 시용할 때는 퇴비시용량의 30-50% 해당량만 시용한다.
   밭작물에 퇴비를 공급할 때 미숙유기물은 넣지 않아야 한다. 미숙유기물이 토양에서 부숙하면서 온갖 장해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또한 작물은 살아있는 생체로 엽록체를 제외하면 사람과 똑같은 세포물질이다.
 그래서 사람이 냄새를 맡아 악취가 나면 작물은 십중팔구 스트레스를 받는다. 퇴비를 승용차 뒷좌석에 넣고 3일정도 싣고 다녀도 냄새가 괜찮으면 좋은 퇴비라 할 수 있다.
 악취나는 퇴비 넣고 폐농으로 가지 말고, 코 두었다 어디 쓰나 작물위해 맡아보자.

    바) 결핍되기 쉬운 미량요소의 시용
   산성토양은 붕소가 결핍되는 경우가 많은데 붕소는 산성조건에서 용해도가 증가하여 유실되기 쉽기 때문이다. 붕소는 퇴비시용으로 대체가 가능하나 붕소 부족으로 나타나기 쉬운 작물인 배추, 무, 포도, 사과, 유채, 보리 등을 재배할 때는 붕사로써 10a당 1-2kg정도를 시용한다.
   대부분의 미량원소는 세포속에 있는데 유기물이 부숙되면서 생기는 염기치환용량에 붙어 있다 작물에게 공급된다. 그래서 좋은 퇴비 만드는 것이 농사 잘 짓는 지름길이다.

  3) 밭토양 종류별 특성과 개량대책
   밭 토양의 특성은 토성, 배수상태, 작토층의 변화 및 깊이, 지하수위 등의 물리, 화학적 특성을 기준으로하여 보통밭, 모래밭, 미숙밭, 중점밭, 화산회밭, 고원밭 등 6개의 종류로 나누어져 있다.
   보통밭은 특별한 결함이 없어서 일반적인 재배법으로 일정수준 이상의 수량을 얻을 수 있는 밭이다.
 모래밭은 양분을 보존할 수 있는 힘이 적기 때문에 생산성이 낮지만 유기물을 시용하여 양분보존능을 올리면 생산성이 나아진다.
 양분이 매우 낮은 상태의 미숙밭과 점토가 많은 중점밭 등은 밭토양의 관리기준에 알맞도록 개량하면 생산성이 많이 높아진다. 고원전은 표고가 높은 토양으로 토양의 유실방지가 가장 중요하다. 화산회밭은 특수토양편에 적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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