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나 심각한가? >

■ 여전히 골병들게 하는 농사일

농기계가 많이 보급되었지만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면서 농한기가 거의 없어 졌기 때문에 전체적인 노동강도는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다고 볼 수 없습니다. 또한 농업인구의 노령화와 여전히 저조한 농가소득으로 인해 상대적인 노동강도는 더욱 증가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세상은 많이 발전했지만 농사일에 종사한다는 것이 힘들기는 예나 지금이나 여전하다는 사실입니다. 당연히 골병이 드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에 대한 조사가 없어 정확하게 알 수 없으므로 국외의 상황을 가지고 유추를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에서 농업이 성한 캘리포니아주의 결과를 보면 1981-1990년까지 보고된 농업인의 직업적인 사고 및 질병 중 전체 43%가 근골격계질환과 관련되어 있고, 이중 약 40% 정도가 요통과 관련되어 있어 근골격계질환이 전체 상해 발생율이나 비용면에 있어 가장 중요한 문제라는 점이 밝혀진 바 있습니다. 요통에 대한 조사가 많이 진행되었는데 한 일본 연구결과에 따르면비닐하우스 내의 시설작목 작업자의 경우 50% 이상이 허리와 어깨 부위의 통증을 호소하였고 이들 작업은 작물을 수확하는 과정에서 허리를 숙이는 작업자세와 관련되어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처럼 근골격계질환은 농업인의 직업병 중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근골격계질환이란 무엇인가?

그럼 여기서 근골격계질환이란 무엇인지 정확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근골격계질환은 쉽게 말해 목, 어깨, 팔꿈치, 손목, 손가락, 허리, 다리 등의 관절을 중심으로 뼈, 근육, 신경, 인대, 척추디스크 등에 나타나는 만성적인 건강장해를 말합니다. 증상은 이러한 신체 부위가 저리거나 화끈거리거나, 마비되거나 경련이 생기거나, 심한 통증 등을 느끼게 됩니다.
근골격계질환으로 나타나는 가장 대표적인 질환은 각종 퇴행성질환으로 특정한 신체 부위를 많이 사용하거나 계속되는 무리로 인해 생깁니다. 또한 허리 디스크와 같은 각종 요통 관련질환(허리병)이나 근육 혹은 근막에 염증이 생기거나 굳게 되는 근막통증후군 등이 주로 문제되고 있습니다.

■ 근골격계질환은 왜 생기는가?

근골격계질환은 다음과 같이 몇 가지로 크게 분류할 수 있는 작업특성들에 의해 발생하게 됩니다.

< 농작업중 근골격계 위험요인과 위험작업 >

위험 요인 위험한 작업
① 부적절한 작업자세
○ 쪼그린 상태에서 고추를 수확하는 작업
○ 팔을 머리 위로 들어올려 작업하는 경우
○ 허리나 목을 숙여 작업하는 경우
○ 허리가 옆으로 틀어지는 경우
○ 손목이 지나치게 숙여지거나 젖혀지는 경우
○ 장시간 서있는 자세
② 많은 힘을 요구하는 격한 일
(무거운 것 들기, 밀기, 당기기)
○ 다루거나 들어올리는 짐의 무게가 증가할 때
○ 다루거나 들어올리는 짐의 부피가 증가할 때
○ 부적합한 자세로 작업할 때
○ 움직임의 속도가 올라갈 때
○ 다루는 물체가 미끄러울 때(꽉 쥐는 힘을 요구할 때)
○ 진동시(예 : 공구가 국부적으로 진동을 가할 때 꽉 쥐는 힘이 증가한다)
○ 물건을 쥘 경우 집게손가락과 엄지손가락을 사용할 때
(예 : 전체 손가락을 사용하지 않을 때)
③ 반복되는 동작
○ 고추나 과일 등을 수확할 때 손목, 손가락 등을 반복 사용하는 작업
○ 농약을 살포할 때 반복적으로 분무질을 하거나 팔을 좌우로 흔드는 경우
○ 반복적으로 망치질을 하는 경우
④ 날카로운 면과의 신체접촉
전지가위의 손잡이가 가늘거나 짧아서 손바닥의 적은 면적을 반복적으로 누르는 경우 이러한 지속적인 접촉은 신체의 한 부분에 압력을 가하여 혈류나 신경의 기능을 억제할 수 있다.
⑤ 진동
경운기나 트랙터 등을 장시간 운전할 때는 전신진동에 의한 요통이 생길 수 있다.
⑥ 기타 요인들
○ 저온 창고에서 장시간 동안 일하는 경우
○ 불충분한 휴식
○ 익숙하지 않은 작업
○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작업

■ 농업인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근골격계질환은 무엇일까 ?

그렇다면 농업인들의 근골격계질환 현황은 어떨까 ? 최근 몇 가지 작목별로 종사하는 농업인들을 대상으로 근골격계질환을 직접 검진했던 한 연구의 결과에서는 근골격계질환이 예상보다 매우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사대상에서 노지고추를 주로 재배하는 농업인들의 약 80 % 이상이 근골격계질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로 통증을 호소하는 부위는 다리(24.7%), 허리(23.1%). 어깨(3.3%), 손,팔(3.0%)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각각의 질환명으로 보게 되면 아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관절염(19.1%), 근막통증후군(9.0%), 추간판탈출증(8.4%)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 농업인의 주요 근골격계질환 비율 (원진녹색병원 조사결과, 2002) >

순 서 질환명 진단자 수
1 관절염(슬관절, 주관절) 57 (19.1%)
2 근막통 증후군 27 (9.0%)
3 추간판탈출증 25 (8.4%)
4 만성요통 20 (6.7%)
5 관절외상과염(주관절 등) 13 (4.4%)
6 만성요추염좌 12 (4.0%)
7 견관절충돌증후군 9 (3.0%)
8 요추관협착증 5 (1.7%)
9 퇴행성척추증 4 (1.3%)
10 슬내장증 3 (1.0%)

< 조기치료와 예방이 중요 >

근골격계질환은 농작업이 존재하는 한 없어질 수는 없습니다. 다만 가능한 빨리 발견하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치료를 미루고 계속 무리를 하였을 경우에는 수술을 해야하는 상황으로 악화될 수 있습니다. 근골격계질환은 생명에 지장을 주거나 혹은 눈에 보이는 상처가 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초기에 가볍게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진행되었을 경우에는 엄청난 통증이 있고 심한 경우 신체장애를 남길 수도 있습니다. 뒤늦게 많은 돈과 시간의 낭비 그리고 고통이 따르게 되는 것입니다.

예방은 적절한 휴식과 물리치료를 병행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매우 바쁜 농촌의 여건을 고려할 때 통증이 아주 심해지기 전에 미리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최근 마을 단위에 일정한 시설을 두어 물리치료나 운동치료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매우 추천할 만한 일이라 하겠습니다.

또한 적절한 작업보조 도구를 통해서 작업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있는데 아직은 개발단계에 있고 보급이 더딘 편입니다. 위에서 근골격계에 나쁜 영향을 주는 자세들을 확인한 만큼 그러한 작업자세를 교정할 수 있는 작업형태를 스스로 탐구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자세라고 하겠습니다.

다음은 고추와 과수작목에 대한 작업에서의 가능한 개선사례를 담아보았습니다. 참고하시어 다양한 아이디어를 고안하길 바랍니다.

< 고추 및 과수 작업의 위험 요인 발생 원인과 개선방향 >

구분
고추작업
과수작업
위험요인
발생원인
대부분이 고랑 위에 쪼그린 상태에서 작업 위치가 높아 상완을 들고 허리를 숙이는 정적인 작업자세가 가장 문제됨

고추따기 작업의 경우 수확물을 계속 이동하면서 작업을 하는 관계로 중량물 작업에 의한 힘이 문제됨
대부분의 작업위치가 머리 위에 위치하기 때문에 항상 상완을 90도 이상 머리 위로 들어올리고 동시에 목과 허리를 뒤로 젖힌 상태에서 작업하는 정적인 작업자세가 문제됨
사다리에 올라 작업하는 과정에서 몸의 무게 중심을 잡기 위해 힘이 많이 필요함
작업개선
방향
너무 높지 않은 적정한 높이(약 30cm 내외)에서 좌식 작업이 가능한 보조도구 개발(수확물 운반용 도구와 결합된 보조도구를 개발하는 것 고려)

이랑 사이로 이동이 가능한 운반용 도구 개발
과수목 자체의 키를 낮추는 방법이 가장 근본적인 방법일 수 있으나 종자개량 혹은 가지의 높이를 물리적으로 낮추도록 성정과정에서 조정하는 등의 방법을 장기적으로 고려해볼 수 있음

현재 사용하고 있는 사다리의 발받침대 폭을 넓히고 수직적 개념으로 설계된 것을 수직적 개념과 수평적 개념이 결합된 사다리를 설계하는 것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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