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원 조성, 이것만은 지키자 ③포도 동해예방과 품종선택

                                                           

 2008. 4~5월 경북 상주지역의 〈켐벨얼리〉 포도 농가들은 저온과 서리피해로 크게
고생했다.
2006년엔 영천과 경산지역의 〈MBA(머스캣베일리에이)〉 과원에서 언피해가 나타나
애를 먹었다.
최근 기상이변이 심화되면서 포도나무의 언피해가 농가들의 최대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겨울철은 물론 늦은 봄철까지 피해가 확산되는데다 그동안 피해가 한번도 발생하지
않은 지역에서도 나타나 농가들이 속을 끓이고 있다.

◆언피해 예방 가능한 과원 선택
포도는 한번 심으면 그 자리에서 계속 재배해야 하는
영년생 작물이기 때문에 저온이나 서리가 닥치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과원을 처음 조성하기 전 지형적인 조건을 최대한 고려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한다.
냉기가 정체되는 저지대 과원, 특히 저습지는 우선적으로 피하는 게 좋고 멀리서
불어오는 냉기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폭 2m 정도의 방상림을 설치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경사지에 개원할 때는 냉기가 흘러가는 방향을 예상해 경사 방향과 같이 상하로
재식열을 만든다.
기상예보 등으로 다가올 서리피해를 예측할 수 있다면 과원 윗부분의 더운공기를 아래로
불어 내리거나(송풍법), 왕겨·톱밥·등유 등을 태워 과원의 기온저하를 막거나(연소법), 스프링클러나 미세 살수장치를 이용해 물이 얼 때 발생하는 열로 나무조직의 온도가 내려가는 것을 막는(살수법) 식의 응급처치를 미리 실시한다.
포도나무에서 언피해에 가장 취약한 부위는 분화가 빨리 일어나는 눈과, 땅의 찬 기운이
올라오는 지상 10㎝ 부근의 주간부위다.
이 부위에 언피해가 발생하면 갈라지는데 그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나무는 캘러스를 분화시킨다.
이때 포도뿌리혹병에 감염되기 쉽고 캘러스가 혹으로 발전해 몇년 안에 나무를
말라 죽게 한다.
따라서 〈거봉〉이나 〈MBA〉 등 포도뿌리혹병에 약한 나무는 추운 곳에서 재배를 피하고 부득이 재배해야 할 때는 짚으로 피복하는 등 별도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경영전략에 따른 품종 선택
0.5㏊ 미만은 집약적인 농법과 품종을, 1.5㏊ 이상은 좀더 생력적인 농법과 품종을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우리나라에선 〈캠벨얼리〉와 〈거봉〉이 주로 재배되고 있다.
머스캣향보다는 호취향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캠벨얼리〉는 연속으로 조기 가온재배하면 수세가 급격히 떨어지므로 2년 정도
가온 후에는 무가온 또는 노지재배로 전환해야 한다.
〈거봉〉은 무가온 시설재배 때 한여름에 수확하므로 착색이 어려우며 무핵재배보다는
유핵재배가 적합하다.
이 둘은 착색 후에도 신맛이 늦게까지 남으므로 산도를 기준으로 수확일을 정해야
미숙과 생산을 피할 수 있다.
최근에는 노지에서 재배가 어려운 유럽종 품종을 도입해 시설재배의 부가가치를 높이기도 한다.
〈델라웨어〉는 성숙일수가 짧고 연속 조기가온이 가능해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의 시설에서 애용된다.
알이 작고 씨가 커서 대개 지베렐린(GA)을 처리하는데, 정확한 GA처리시기를 판정하기가 쉽지 않다.
〈델라웨어〉와 〈머스캣오브알렉산드리아〉를 교배해 만든 〈킹델라〉는 겉모습이 델라웨어와 비슷하지만 만개 후 10일째에 GA처리를 1회만 해주면 상품성이 향상되는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국내서 육성된 품종도 점차 늘고 있다.
무핵 청포도 품종인 〈청수〉, 적색품종인 〈홍단〉과 〈홍이슬〉, 흑색품종인 〈탐나라〉 〈흑구슬〉 품종의 시설재배 적응성이 다각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도움말=박교선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과수과 연구사

 

  최근 포도 주산지를 중심으로 언피해가 늦은 봄까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올 5월 경북 일대 포도 과원에서 늦서리피해를 입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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