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속의 배, 야콘
야콘 뇌두조각을 잘라 육묘를 하고 있다. 강 씨는 육묘작업에 지렁이 분변토를 사용하고 있다.
‘땅속의 배’라고 불리는 야콘. 아열대, 온대지방에서 분화된 야콘은 넓은 지역적응성을 보이며 달콤하고 아삭아삭한 이색적인 맛으로 최근 새로운 소비가 창출되고 있다.

고구마처럼 단맛이 있고 수분이 많으며
배처럼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야콘.
특히 배수성이 좋은 마사토에서 잘 자라는데
생명력이 왕성해 무농약 재배가 가능하며
수확은 서리가 내리기 전에 한다.



병해충 발생이 적고 생명력이 왕성해 비료나 농약이 필요하지 않은 친환경적인 작물 야콘. 최근에는 잎과 줄기의 성분 및 효능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냉면, 국수, 호떡, 식혜, 건조칩 등 야콘을 이용한 다양한 음식들이 개발되고 있다.
야콘은 국화과에 속하는 쌍자엽 다년생 과근식물로 남미 안데스 지역인 볼리비아와 페루가 원산지이다. 약 20여 종이 열대성기후인 남아메리카 지역을 중심으로 분포한다. 현지에서는 ‘땅 속의 배’라고 부른다. 덩이뿌리의 형태는 달리아나 고구마와 비슷하고 지상부는 돼지감자와 흡사하며, 키는 1.5~3m 정도이다. 줄기는 녹색~자색을 띄며 털이 많고, 원통이거나 다소 각이 지고 성숙기에는 속이 빈다. 마디는 15~20개이고 원줄기에서 가지가 발생하며 지표면의 뿌리줄기의 눈에서 많은 부정근이 생긴다.


수분이 많아 배처럼 시원함을 느낀다

야콘은 1985년경 일본을 통해 우리나라에 도입되어 강원도와 충북 괴산, 경북 상주, 경기 강화 등의 지역에서 연간 1,000톤 정도 생산되며 70%가 일본으로 수출된다. 식용부위는 주로 덩이뿌리로 고구마처럼 단맛이 있고 수분이 많으며 배처럼 시원함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생식이 가능하고 디저트용, 착즙용으로 이용되며 야콘식혜, 야콘냉면, 야콘국수, 야콘호떡 등은 독특한 맛이 있다.
어린 식물체는 나물로도 이용하며 상품성이 떨어지는 작은 덩이뿌리와 잎은 가축사료로 이용된다. 덩이뿌리에는 포도당, 과당과 같은 단당류, 설탕과 같은 2당류 그리고 3~10탄당의 올리고당 등 몇 가지 형태의 탄수화물을 저장하며 약간의 전분과 이눌린을 함유한다. 감미성분은 프락토올리고당이 주성분이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인삼특작부의 연구자료에 따르면 덩이뿌리의 가식부 100g당 열량 51kcal, 수분 86%, 단백질 0.4%, 지질 0.5%, 섬유소 0.5%, 당질 11.3%, 칼슘 13㎎, 인 15㎎, 비타민A 84IU, 비타민B1 0.05㎎, 비타민B2 0.01㎎, 나이아신 0.1㎎, 비타민C 5㎎이 함유되어 있다.


생명력이 왕성해 무농약 재배 가능

충북 옥천에서 야콘을 재배하고 있는 강성식 씨. 대덕연구단지에서 연구원 생활을 하던 그가 야콘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맛이 참 오묘하지요? 야콘은 참 신기한 매력이 있습니다. 우연히 접하게 된 야콘에 빠지게 된 지 벌써 7년이 되었습니다. 원래 작물을 기르는 것을 좋아하기도 했지만 야콘이라는 게 재배하면 재배할수록 신기하더라고요.” 특히 생명력이 왕성해 무농약 재배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강씨는 야콘에 큰 매력을 느낀다고 한다.
“야콘은 독특한 성분을 분비해서 병원균과 곤충 등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죠. 잎의 모양을 자세히 살펴보면 삐죽삐죽한 잔털이 있어 해충이 쉽게 접근할 수 없습니다. 또한 야콘은 키가 2m까지 클 정도로 생장이 왕성하기 때문에 병해가 오더라도 충분히 버틸 수 있는 기특한 작물입니다.”


반그늘 적응성 높고, 가뭄에 잘 견뎌

그는 야콘이 재배가 쉽고 수확량이 많고(포기당 1~6kg) 고구마나 감자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점 때문에 재배하는 농가가 점차 늘고 있으며, 특별한 병해충이 없고, 비료와 농약이 필요 없기 때문에 귀농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도 적합한 작물이라고 귀띔한다. 또한 감자나 고구마처럼 시장에서 일반 소비자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전파하는 것과 야콘 연구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사명이라고 말하며, 야콘 전문 요리책자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야콘은 토양이 비옥하고 토심이 깊으며 물리성과 배수가 양호한 사질양토 또는 사질토에서 잘 자란다.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재배가 가능하지만 충분한 수분을 필요로 하므로 건조기에는 관수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지나치면 뿌리에 금이 생겨 품질과 상품성에 영향을 주며 저장기간 동안 뿌리썩음병을 유발시킨다. 토양수분이 충분하여도 햇볕이 강한 여름날에는 일시적인 시들음 현상이 오기도 하지만 반그늘에 잘 적응하므로 장점으로 이용될 수 있으며 오랜 가뭄에 견디는 힘이 강하다.


번식은 덩이뿌리와 관아를 이용한다

번식은 주로 덩이뿌리와 줄기 연결 부위에 있는 관아를 이용한다. 야콘 수확시기인 10월 이후 고구마처럼 생긴 덩이뿌리를 수확한 후 덩이뿌리 정단에 형성된 관아를 따로 떼어내 보관한다. 떼어낸 관아는 보온 월동시킨다. 관아를 이용한 번식방법에는 육묘 이식법과 직파재배법이 있다. 육묘이식은 평야지에서 3월 하순경 육묘상에 파종하여 4월 하순경 본포에 이식하며 직파는 4월 중순경에 파종한다.
관아에서 나온 어린줄기를 이용한 삽목법도 있다. 싹이 트는 온도는 25~30℃가 적당하며 25~30일 정도가 되면 90% 이상 싹이 올라온다. 야콘은 곁눈에서 뿌리와 뿌리줄기가 발생하며 일부 뿌리는 양분 저장기관인 덩이뿌리로 분화한다. 뿌리줄기는 붉은 빛이며 길이 8~12㎝, 직경 1~2㎝, 무게 10~15g 정도이고, 여러 개로 쉽게 나누어지며, 새로운 싹과 뿌리가 나오므로 영양번식 기관으로 이용할 수 있다.


저장기간이 경과할수록 당도가 높아진다

야콘을 밭에 심을 때 이랑을 높게 하는 것이 유리하며 이랑 폭은 90cm 이상, 주 간격은 50cm 이상으로 하는 것이 좋다. 4월 상순에 포장을 경운하고 시비량은 약 990㎡당 성분량으로 질소, 인산, 칼리를 각각 6㎏, 12㎏ 전량 기비로 하고, 퇴비는 3,000㎏을 시용한다. 과도한 질소 시비는 뿌리가썩거나 비바람에 쓰러질 우려가 있다. 재식거리는 70×50㎝로 하고 휴립재배하지만 휴립 비닐피복재배도 가능하다.
이식 후 줄기 기부와 지하부 덩이뿌리 사이의 정부로부터 맹아가 발생하면서 어린뿌리와 줄기가 나타나는데 지하부가 형성되기 시작하면 분지 생성이 많아진다. 이식 후 30일까지는 자람이 늦어 초반에는 16㎝ 정도로 자라며, 45일 이후에 급속히 자라 105일 경에는 140㎝가 되며, 30~105일의 75일 동안 전체의 85%가 자란다. 생육 최적온도는 18~25℃인데 평야지보다 고랭지에서 지상부 생육이 좋고 수량이 증가하는 것은 늦서리 피해를 피하기 위하여 비닐하우스 비가림재배로 조기생육 확보 및 생육기간이 연장되었기 때문이다. 생육 초기에는 진딧물, 응애 방제에 유의하여야 하고, 9월 하순경이 되면 노란 꽃이 피는데 지하부 덩이뿌리는 이때부터 급격히 커지기 시작한다.
수확은 서리가 내리기 전에 하는데 덩이뿌리가 연하고 포기당 20개 내외가 달리므로 조심스럽게 작업한다. 상품성이 없는 50g 이하의 덩이뿌리와 잎, 줄기 등은 조사료로 이용이 가능하다. 겨울철 저장은 12~15℃를 유지하여 바람이 잘 통하는 박스에 넣어 저장하는 것이 좋다. 수확 직후에는 단맛이 적으나 저장기간이 경과할수록 당도가 높아진다. 수확 직후에는 8%이던 당도가 30일 후에는 11.5%, 60일 후에는 14.9%로 높아져 간식용으로도 알맞다.


당뇨와 변비, 다이어트에 탁월한 효과

야콘의 열량은 54kcal로 저칼로리이며 고구마 123kacl, 감자 77kcal보다 낮다. 식물섬유 함량에 있어서도 생채 100g당 0.5g으로 고구마와 같고 감자보다는 높다. 야콘에 함유된 식이섬유와 프락토올리고당은 체내에서 소화되지 못하기 때문에 에너지원으로 이용되지 못하므로 저칼로리성 식품성분으로 다이어트에 사용되고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야콘은 장내 비피더스(Bifidus)균의 증가로 인한 장 활성화로 변비 예방효과 등이 탁월하며, 인뉼린, 폴리페놀, 프락토올리고당 등의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비만, 동맥경화, 당뇨병 치료에도 좋은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야콘에 함유된 프룩토오스나 프락토당은 중요한 기능성 천연감미재료 성분으로도 활용이 가능한데, 프룩토오스는 주요 감미원인 수크로오스에 비해 1.5~2.0배 당도가 높고 장내 흡수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매우 유용하고 안정한 수크로오스 대용 감미재료로 각광받고 있다. 글·사진 / 윤종길(월간 농경과 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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