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하나

 

 

"이게 뭣이여?"


"뱀처럼 생겼다 해서 뱀 오이, 또는 사두오이라 합니다만......"


"허허~~! 우덜은 그런 줄도 모르고……."


"무슨 일 있으셨어요? 어르신."


"아! 글씨
엊그저께 고추 따는데 말이여
어떤 작자가 그리하였는지 몰라도
저것을 하나 따서 우리 고추밭 골망에 던져 놓았지 않았겠어!
뱀인지 알고 얼매나 놀랠는지……. “

 

마실 오신 이웃집 어르신이
사두오이를 가리키며 물어 오십니다.
누군가 구경 왔다 호기심에 사두오이를 하나 따서 가지고 놀다
이웃집 고추밭에 내다 버렸나봅니다.
때마침 고추 따러 왔던 노부부께서 뱀처럼 생긴 사두오이를 발견하고 많이 놀래셨나봅니다.
아직도 그 충격이 가시지 않은 듯 한 표정입니다.

사두오이가 빛을 바래가며 익고 있습니다.
익기 전에 따서 장아찌를 담는 재료로 이용합니다만
종자채종을 목적으로 가만히 두고 보고 있습니다.
생긴 모습이 기괴해
생소하고 낯선 모습이라 마실 오신 분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엔 충분합니다.
그런데 하나 이상한 점은 이 오이를 바라보는 남녀의 반응의 확연히 구분된다는
것입니다.
남성분들은 직접 만져보기도 하고 맛도 보기도 하는데 반해
여성분들은 징그럽게 생겼다며
곁눈질로 슬슬 쳐다만 볼뿐 섣불리 곁에 다가서는 것도 꺼리는 눈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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