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무궁화나무 관리요령 

최근 산림청의 나라꽃 무궁화 확대보급 정책과 더불어 여러 뜻있는 지자체들의 관심과 노력에 의해 전국 곳곳에 많은 수의 무궁화가 심겨지고 있다.

그러나 심어만 놓고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병충해가 들끓고 꽃이 부실하게 된다면 국민에게 사랑받는 나라꽃의 위상 회복이라는 당초 목표에

오히려 크게 역행하는 결과가 될 것이니, 삼천리 방방곡곡 아름다운 무궁화를 위해 이제부터 어떻게 가꾸고 관리하느냐를 고민할 일이다.
흔히 무궁화는 어떤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강인한 나무라고들 하나,

간신히 생명을 연장해가는 것과 건강하게 자라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것은 분명 구분돼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할 것은 무궁화는 건전한 생육을 위해 풍부한 햇빛과 영양 공급이 필수인 꽃나무라는 점이다.
크고 맛좋은 과일을 많이 수확하기 위해 해마다 집약적 관리가 필요한 과수원의 나무들과 큰 차이가 없다.
느티나무나 플라타너스 등 녹음(綠陰)이 목적인 조경수들과 차별 없이 획일적 관리 방법을 적용해서는 성공하지 못하는 까닭이다.
이미 성큼 다가온 봄, 무궁화나무를 보다 아름답고 건강하게 가꾸려면 어떤 관리가 필요할까?
무궁화의 생육특성에 맞춰 이 시기 해야 할 일들을 정리했다.


겨우내 상처 난 부위를 제거하고 치료한다

지난겨울은 특히 혹한기가 잦아 중부 이북 지역의 경우 무궁화나무의 언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급작스런 기온 저하에 의한 세포 내 수분 결빙은 수간과 가지 내·외층 조직 사이에 불균등한 수축을 가져오고,

온도 변화에 따라 수축과 이완이 반복되면서 결국 조직이 터지고 말라죽는 원인이 된다.
바람이 심하게 불면서도 낮에는 햇살이 따뜻하게 비치는 도로변 나무들이 특히 피해가 심한데, 수간부 지면 바로 윗부분과 서쪽과 남쪽 가지들이 주로 손상을 입는다.
이렇게 겨우내 가지가 부러지고 터지거나 말라죽은 부분은 톱이나 전정가위로 매끄럽게 잘라주며,

굵은 가지와 수간부 손상 시에는 상처 부위에 ‘발코트’나 ‘톱신페스트’를 바르고 실리콘 등으로 처리해 수분과 병해충의 침입을 막아야 한다.


적정 강도의 가지치기는 관상효과 증진에 큰 효과가있다.

흔히 기념식수나 가로수로 심은 무궁화는 아예 가지치기(전정)를 하지 않거나 반대로 산울타리로 심은 쥐똥나무처럼 수관부 절반 이상을 마구 잘라내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어느 쪽도 한여름 탐스럽고 아름다운 무궁화를 감상하는 데 적당한 관리법이 아니다.
무궁화는 나이 들수록 정아(끝눈) 우세성이 약해져 손대지 않으면 곁가지와 맹아지가 마구 자라 몇 년 지나지 않아 수형이 지저분해질 뿐만 아니라,

영양이 분산돼 크고 탐스러운 꽃을 볼 수 없게 된다. 반면 너무 강하게 가지치기할 경우 굵은 가지에 당년지(當年枝)가 뭉쳐나 마치 빗자루처럼 자라

미관상 좋지 않고 역시 좋은 꽃을 기대하기 힘들다.

따라서 해마다 또는 격년으로 전년에 발생한 1년생 가지의 아래쪽부터 눈을 3∼5개 남기고 잘라내는 약전정을 시행하는 것이 좋으며,

3∼5년에 한 번 정도는 2년생 이상 굵은 가지까지 솎음질해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그림 1 참조).

 


이때 지름 1cm 이상 굵은 가지를 자른 부위에는 반드시 ‘톱신페스트’ 등을 처리해 부후균의 침입을 방지하도록 한다.
화목류의 경우 개화 습성이나 꽃눈 분화시기 등을 고려해 가지치기를 해야 꽃을 보는 데 무리가 없다.

무궁화는 보통 4월 중순부터 잎이 피고 5월 말경 신초의 잎겨드랑이 부위에서 꽃눈 분화가 이뤄진다.
따라서 가지치기 적기는 휴면기인 11월 중순∼4월 초가 되는데, 그 이후의 가지치기는 개화시기를 늦추고 심지어 당년에 꽃을 볼 수 없게 하므로 보통은 하지 않는다.

한편, 전년 발생한 가지와 눈은 진딧물을 비롯한 깍지벌레 등이 월동하는 장소이므로 가지치기한 후에는 부산물을 깨끗이 치우는 것이 병충해 방제에 도움이 된다.


해마다 거름을 충분히 줘야 한다

무궁화는 7월 초∼9월 말까지 날마다 새로운 꽃을 피워내 일정 크기 성목의 경우 연간 3,000송이 이상 핀다.

따라서 수세와 개화량을 유지하기 위해 상당한 영양분이 필요하므로 수령과 식재지 토양 비옥도 등을 고려해 날마다 시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거름을 줄 때는 일반적으로 세근(細根 : 흡수근)이 잘 발달한 부위, 즉 수관 가장 바깥쪽 곁가지의 수직 하단에 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그림 2>의 (1) 위치에 둥글게 거름 구덩이를 판 후 충분히 부숙한 퇴비 및 부엽토를 넣고 덮는데,

보통 1본(本)당 동률의 복합비료 150∼200g에 퇴비를 세 삽 정도 섞어 같이 준다.
퇴비 등 유기질 비료는 대체로 분해가 늦기 때문에 생육기에 맞춰 흡수·이용되게 하려면 생육이 멈춘 11월부터 해빙 직후인 3∼4월 사이에 줘야 하는 반면,

화학비료는 용해·흡수가 빨라 필요할 때 수시로 공급할 수 있다.

특별히 개화량을 증진할 필요가 있거나 수세가 좋지 않을 경우 덧거름으로 복합비료(화학비료)를 1본당 20∼30g씩 6월과 7월에 나눠줄 수 있다.

그러나 중부 이북 지역에서 7월 말 이후의 시비는 늦자람을 유도해 월동 시 언 피해를 입을 수 있으므로 되도록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분갈이는 잎이 나기 전에 하며, 지상부와 지하부 균형을 맞춰준다

화분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살아가는 화목류와 분재는 적어도 2∼3년에 한 번 분갈이를 해야 한다.
무궁화의 경우 분갈이 성공률을 높이고 제 시기에 꽃을 보기 위해서는 가급적 수목이 생장을 시작하기 이전인 이른 봄에 시행함이 바람직하다.
화분에 담을 흙은 배수가 잘되면서도 보수력(保水力)이 좋은 배양토를 선택하며,

여기에 유기질 비료와 진딧물 약 등을 적당량 혼합해 사용하면 생장 및 개화 증진과 건전한 분화 관리에 도움이 된다.
흔히 떨어진 낙엽이나 꽃 등을 비료 삼아 화분 위에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곰팡이 발생의 원인이 돼 위생상 좋지 않고 각종 해충에 은신처나 월동 장소를 제공하는 셈이 되므로 즉시 제거하는 것이 좋다.
무궁화는 분화용 왜성 품종이 아닐 경우 1년지가 60∼100cm까지 자라 화분재배에 적당치 않은 수형이 되기 때문에,

분갈이를 하지 않더라도 해마다 이른 봄에 가지치기와 가지고르기를 해 수형을 밀집형으로 유도하고 개화량을 증진시키는 것이 좋다.
대개 전년생 가지의 1/2 이하를 잘라주거나 말라죽은 가지를 제거하는 약전정을 시행하지만,

수관 내부에 잔가지가 뭉쳐 햇볕의 투사와 통풍이 방해될 경우 가지솎기를 좀 더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분갈이 시 뿌리가 많이 잘려나갔다면 가지 길이를 줄이고 솎아내 지하부와 균형을 맞춰주면 이후 활착에 보다 유리하다.
무궁화는 분갈이 후 활착이 완료되면 가능한 한 일조량이 많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 놓고 관리하며,

깍지벌레나 응애류 발생 시 즉시 약제를 살포해 구제한다. 한편, 개화 증진을 위해 꽃눈 분화기에 ‘하이포넥스’ 등 액비를 추가로 줄 수 있는데,

이때 질소 함량이 높은 비료보다 인산 함량이 높은 개화 촉진 전용 비료를 사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진딧물의 그을음병 유발.

진딧물은 예방이 효과적이다

무궁화에서 이른 봄 방제해야 할 대표적인 해충으로 진딧물을 꼽을 수 있다.
진딧물은 보통 생사를 좌우할 만큼 심각한 해충은 아니지만, 수세를 약하게 하고 그을음병 등 합병증을 유발할 뿐 아니라 미관상 좋지 않으므로 방제하는 것이 좋다.
시중에는 진딧물 방제를 위한 여러 종류의 농약이 나와 있는데, 가정에서 농약류를 사용하는 데는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재배 규모가 크고 해마다 진딧물 피해가 심각한 경우 진딧물 발생 후 수화제를 엽면부에 살포하는 것보다 아직 진딧물이 우화되기 전인

4월 말경 미리 토양에 ‘코니도’ 입제(粒劑) 등을 살포해두는 편이 상대적으로 간단하고 안전한 방제법이 될 수 있는데, 대개 봄가을 2회 정도 처리로 충분하다.

한편 대부분의 병해충은 수세가 약할 때 보다 큰 피해를 주기 때문에,

효과적인 방제를 위해서는 생육지의 채광과 통풍 조건을 개선하고 영양분이 충분히 공급되도록 조치한다.
출처:산림

글·사진 _ 권해연 (국립산림과학원 특용자원연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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