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락눈이라도 흩뿌려 놓은 듯
하얀 들깨꽃잎이 땅바닥에 나뒹굽니다.
따로 거름을 주지 않았는데
밭이 걸어서 키가 2m쯤 컸고 가지 벌림도 활발했습니다만
엊그제 들이닥친 비바람으로 들깨 밭이 반쯤 절단 났습니다.
서둘러 지지대를 세우고 배추밭쪽으로 쓰러진 들깨 대를 일으켜 세워 끈으로 묶는데
지나가던 이웃사람들이 하나같이 약속이나 한 듯 한마디씩  거드네요.
"허. 허.
이집 깨는 잘돼도 너무 잘 되었네유!"
처음엔 영문을  몰라 뚜렛뚜렛하다가 혹시 칭찬으로 하는 소리인줄로 알고 배시시 웃고 말았습니다.
일이 잘되면
도시에서는 보너스도 받고 인정도 받는데 반해,
농촌에서는 값이 떨어져 똥값 되기 일쑤고
한 순간에 웃음거리로 바뀔 수 있으니
너무 잘돼도 탈,
너무 못돼도 탈.......
이래저래 농사가 어렵네요.

 

 

명절 때 쓸 배추 너덧 포기를 솎아내고
포기와 포기사이에 구멍을 뚫고 뿌리에 닿지 않게 한 스푼씩 요소비료를 웃거름으로 시비했습니다.
보통 배추밭엔 3주 간격으로 웃거름을 줍니다.

 


한랭사를 씌운 배추밭을 빼고는 배추벌레 발생이 심합니다.
특히 청벌레가 콜라비 잎사귀를 닥치는 대로 갈아먹었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한 마리씩 한 마리씩 잡아 처단하려니 기분이 언짢네요.

 


차광막을 벗기니,

지난주에 파종했던 양파 새싹이 돋아납니다.
머리에 까만 투구를 쓴 모습이 앙증스럽네요.

 

 

둥근마 밭에 다락골에서 제일 먼저 가을이 찾아왔네요.
아래쪽 잎사귀부터 하나 둘 노란 물이 번집니다.

 

 

챙기고 보듬고 나누는 명절입니다.
풍요롭고 인정이 넘치는 한가위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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