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의 기세가 다소 수그러들었네요.
어제 다르고
오늘 다릅니다.
해마다 다락골에서는 말복이 지나면 무씨를 파종하고
처서 절기 무렵에  김장용 배추모종을 내다심습니다. 

 

 

장마가 길어져
여느 해보다 모종 키우기가 힘들었습니다.
특히 파종직후 궂은 날씨가 이어져 모종이 웃자라지 않을까 애가 탔습니다.
그래도 육묘기간 중반쯤부터
내리쬔 강한 햇볕으로 모종이 튼실하게 자랐습니다.

 

 

아주심기하기 직전
배추재배 중 발생할 수 있는 병해 중 가장 치명적인 뿌리혹병과 뿌리마름병을
예방하기위해 적용약제(미리카트)를 적정량 희석한 물에 30분쯤 모판을 담갔다 꺼냈습니다.
주말농사의 특성상 기껏해야 1주일에 한번 농장에 들릴 수 있는 처지다보니
여러 예기치 못한 상황을 가정해 더 치밀하게 준비해야합니다.

 

 

지난주에 파종했던 무씨 발아율이 좋지 못합니다.
날씨가 뜨거워 싹이 돋아나는 것이 늦어진 모양입니다.
씨앗을 뿌리고 나서 남은 여분의 종자 모두를  이웃집에 주고 말았는데,
보식할 씨앗이 없어 난감합니다.
무씨와 같은 날 심었던 쪽파는 하나 둘 싹을 내밀고 있네요.

 

 

기세가 한풀 꺾였다고 해도
한낮의 태양은 여전히 뜨겁습니다.
아주심기한 모종의 모살이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 해를 피해 어스름이 내릴 무렵부터 모종을 아주심기합니다.

 

 

 

땅은 정해져있고
내친김에 한포기라도 더 심고 싶은 것은 농부의 마음입니다.
모종을 심을 때마다
자기도 모르게 자꾸 배게 심는 모습을 발견하곤 흠칙 놀라기도 합니다.
햇볕을 넉넉하게 쪼여주기 위해
포기와 포기사이를 40cm 간격으로 두 줄 심기 했습니다.

 

 

멀칭비닐 위에 너저분히 널려있는 흙을 말끔하게 정리합니다.
벌레들이 침범할 수 없게 두둑 위에는 한랭사를 씌우고
잡초발생을 억제하기위해 고랑에는 부직포를 깔았습니다.
제때 양분과 수분을 보충해주는 것 말고는 농부로서 할 일을  마쳤습니다.

이제부터는 하늘의 처분만 지켜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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