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군 서종면에서 산더덕 재배단지를 운영하고 있는 조남상씨를 만나기 위해 양수대교를 지나 서종면에 도착했다. 나이 지긋한 분을 붙잡고 조남상씨를 아느냐고 물었다. "아 더덕아저씨 말이요"하면서 조남상씨를 안다고 하였다. 조남상씨는 이곳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벌써 유명인이 된듯하다.

조남상씨는 서종면에서 약 50여 만평의 산더덕재배지를 운영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농사꾼 같아 보이지만 얘기를 하다보면 임업경영에 대해 아는 것이 너무 많아 "아"하고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물려받은 재산없이 맨손으로 시작해서 지금 규모의 산더덕재배지를 운영하고 있는 것은 오직 부지런함과 억척스러움 그리고 연구정신과 모험심이 몸에 베어 있었기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

조씨의 살아온 얘기를 들어보면 한편의 드라마 같다. 고향은 서종면 소재지에서 12km 정도 떨어져 있는 노문리인데 그곳에서는 알아주는 부자였다고 한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를 갈즈음, "학교가 너무 멀으니 다음해에 가라"는 부모님 말씀에 그만 일벌레의 길로 접어 들었다. 봄에 퇴비하고 여름에 모심고 소풀베고, 가을에 벼베고… 그야말로 눈코뜰새 없이 일에 묻혀 살았다.

일하는 재미가 있어 학교가는 것도 잊어버리고 오직 일에만 메달린 결과 논을 128뱀으로 늘릴 수 있었다. 그러나 17세에 어머님 잃고 19세에 아버지 마저 잃는 불운도 있었다. 6살 많은 형이 있었으나 농사일은 거들떠 보지도 않고 사업한답시고 가사일은 내팽개치다시피 하였단다.

73년에 군에 입대하여 76년에 제대를 하여 집에 와보니 형이 사업자금으로 쓸만한 땅은 다 팔아 버리고 다락논과 밭 몇 뱀만 남아 있었다. 제대한 기분도 잠시, 먹고 살기 위해 이것저것 닥치는데로 농사일을 하였다. 그러나, 투자와 노력에 비해 소득이 너무 적었다. 그래서 표고재배로 승부를 걸기로 하고 그해 벼 10가마 매상한 금액과 이웃에서 빌린돈 200만원으로 1만 5,000본의 자목을 구입하여 표고재배를 시작하였다.

돈이 좀 모이자 약초와 채소재배도 하였다. 82년에는 인삼재배도 하고 88년부터는 밭 더덕재배도 하였다. 그러나 표고재배 외에는 경험부족과 출하시의 가격폭락 등으로 운이 따라주지 않아 밭
빌린 값과 빌린돈 이자 주고나니 남는 것이 별로 없었다. 더구나 92년도에 2만평의 더덕밭에서 더덕씨를 20가마 채취하여 팔려고 하였으나 가격이 하락하여 부채만 더 짊어지게 되었다. 무엇을 하여 부채를 갚을까 고민에 고민을 하다가 자살도 생각했다는 조씨. 처와 자식들 생각에 살아 보겠다고 다시 각오를 다지면서 당숙아저씨의 말씀이 생각났다.

"더덕을 산에 심으면 크는데로 캐니까 해마다 캐도 더덕밭이다." 그래서 93년도에 양평군 서종면 서후리와 수입리 산 40ha에 92년도에 채취하여 팔지못한 더덕씨를 뿌렸다. 그리고는 매일같이 산에가서 살다시피 하며 발아를 애타게 기다린 끝에 4월 20일경에 양지에서 발아가 되기 시작 하고 5월 10일 경에는 음지에도 발아가 되기 시작했다. 3년만 있으면 '고생끝 행복 시작'이라는 생각을 하니 산에서 뛰어다녀도 힘이 들지않았단다.

그러나 볼펜굵기만하게 자라 1차 수확을 앞둔 어느날 도둑이 들어 좋은것만 골라서 다 캐어가는 일이 있었다. 이때의 심정은 더덕재배지를 다 뭉개고 싶었단다. 고육책으로 순찰을 돌고 매복도 하여 몇사람을 현장에서 잡기도 하였으며, 그 후로는 도둑은 맞지 않았다고 한다.

조씨는 "산더덕 재배를 할려면 가을이나 겨울철 벌채하기 전에 6000평에 1가마 정도의 더덕씨를 뿌린 후에 거름을 조림하기 전후에 한 번만 주고 그이후 수확때까지 거름을 주어서는 안되지요. 그래야만 더덕 특유의 향과 맛이 좋은 더덕을 수확할 수 있지요. 그리고 매년 5회정도 풀베기를 해 주 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더덕이 잘 자라지 않지요. 수확은 씨뿌린 후 3 년째부터 3-4년동안 가능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풀베기를 자주 해주니까 조림목이 잘 자라 산주로서는 매우 이득이지요"라고 한다.

산더덕재배의 좋은 점으로 우선 땅을 빌릴 임대료를 줄 필요가 없고 나무를 심은 후 1-2회는 풀베기 작업비를 정부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으며, 산에는 낙엽등 각종 유기물이 풍부하여 거름을 1회만 주면되니까 관리비가 밭더덕 재배보다 적게드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또한 산에서 자란 더덕이 야 말로 무공해 건강 식품이라고 침이 마르도록 자랑한다.

산더덕과 밭더덕의 구별방법을 물었더니, “밭에서 재배한 것은 머리부분이 굵고 잔뿌리가 많은 반면 산더덕은 머리부분보다 중간부분이 다소 굵으며 나이가 많이 들어보이면서 향기가 진하지요.”라고 한다.

조씨는 현재 더덕재배로 수억원의 부채를 안고 있지만 산더덕 재배단지 50여 만평 외에도 산 1만 7,000평과 논과 밭도 갖고 있으며 저온저장고와 창고, 농업용차 2대, 승용차 1대를 보유하고 있는 요새말로 성공한 임업인에 속한다.

작년도에 1만 5,000kg의 더덕을 수확하여 2억원 이상의 수입을 올렸으며, 금년도에는 3억원 이상의 수입을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풀베기 작업비와 사업융자금이자 등을 제하여도 1억원 이상의 순소득이 예상된다고 하니 웬만한 중소기업체보다 낫다는 생각이 든다.

조씨에게 더덕을 산에 재배하는 것과 밭에서 재배하는 것 어느것이 더 이익이냐고 물었더니, 산에 재배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자신있게 대답한다. 그이유로 밭에는 거름도 많이 주어야하고 비닐도 깔고 말뚝도 박아주고 더덕망도 만들어 주어야 하므로 2년동안 평당 1만 4,000원 정도 들어가지만, 산에서 재배를 할 경우에는 유기물이 많아 별도로 거름을 많이 줄 필요가 없어 평당 5,000원 정도만 들어 간다고 한다.

그러나 거래가격은 한관 (4kg)에 밭더덕은 3만원이고 산더덕은 6만원이니 산더덕재배가 훨씬 이익 이란다. 산에 더덕을 다 수확한 후에는 나무를 가꾸는 것이 다시 더덕씨를 뿌려 더덕을 재배하는 것 보다는 유리하단다. 그 이유는 관리비가 너무많이 들 뿐 아니라 나무가 커져서 그늘이 많아 더덕이 잘 자라지 않기 때문이란다. 그때는 그늘에 잘 자라는 장뇌삼을 재배하면 된단다. 조씨는 부지런함과 억척스러움 외에도 늘 연구하는 자세로 일을 하고 있다.

그 한 예로 4월 하순부터 더덕재배지에 옥수수를 군데군데 심어 더덕 줄기가 타고 올라 가도록 유도하면서 옥수수도 수확할 예정이라 한다. 또한 금년도 조림지에 도라지와 황기를 각각 1500평정도 시험재배도 하여 성공하면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기도 하다.

조씨는 지금까지 자신을 믿고 도와준 분들에게 보답하는 길은 벌채지가 있으면 어디든 달려가 더덕씨를 뿌려 소득도 올리고 나무도 잘 가꿀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한다. 또한 오늘날 자신이 있기까지 도와준 산림조합직원과 군 산림과와 산업과 직원들에게 참으로 고맙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조씨는 산림청에서 복합산림경영지에는 풀베기보조를 1년에 2∼3회 정도로 늘려 해주고, 임업인에게 보다 많은 임업정책자금을 융자를 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출처 : 십이월의 항구
글쓴이 : 디셈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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