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배가 손쉬운 머위
글·사진 / 오현식 『농민신문』 기자
머위는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잘 자라며 잎이 어른 손바닥을 펼친 만큼 크고 잎자루가 40~65㎝ 정도로 긴 것이 특징이다.
강한 햇볕을 싫어하기 때문에 재배할 경우 20~40% 정도 차광을 해주는 것이 좋다.
머위는 거의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재배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친환경 민속채소로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나물로 이용해 먹는 잎자루는 연한 자주색을 띠는데, 뜨거운 물에 데친 후 얇은 겉껍질을 벗겨내면 고구마순처럼 부드럽다.
머위 잎은 삶아서 쓰고 아린맛을 우려낸 다음 쌈을 싸먹거나 나물로 무쳐 먹는다.
시장에 출하할 때에는 잎이 금방 시들기 때문에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포장하는 데 주의해야 한다.

우리나라 민속채소 중의 하나인 머위는 농약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재배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근 들어 친환경농산물로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산채 전문식당에서는 향토음식을 찾는 식도락가의 입맛을 끌기 위해 머위 나물을 빼놓지 않고 밥상에 올린다. 머위는 아무 데서나 잘 자라고 재배하는 데 일손이 많이 들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머위는 논둑이나 밭둑, 무논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잘 자라기 때문에 꾸준히 우리의 사랑을 받아왔다. 워낙 생명력이 강해 잎자루를 뜯어 나물로 이용하고 돌아서면 금방 새 움이 돋아날 정도다. 특히 담장 밑에 심어두면 잎이 워낙 커 햇볕을 가리기 때문에 다른 잡초가 잘 자라지 못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부르는 이름이 지방마다 다르다. 제주도에서는 꼼치라고 하는데 머으, 머구, 머우, 머귀, 머윗대, 머웃대 등 지방마다 부르는 이름이 제각각이다. 중국에서는 뿌리줄기를 봉두채 또는 사두채라고 하고, 우리나라처럼 나물이나 약용으로 이용한다.


아시아가 원산지, 10여 종 분포

원산지는 유럽과 아시아, 북아메리카 등이고 10여 종이 전세계에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자생종 이외에 조생머위와 추전홍머위, 신전머위, 팔두 등이 있다. 특히 조생머위는 추위에 강해 일찍 수확되는데다 수확량이 많기 때문에 조숙억제용으로 널리 이용된다.
머위는 우리나라의 민속채소 중의 하나로 손꼽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담장 밑이나 논밭둑에 자생하는 것을 이른봄에 꺾어다 나물로 먹었다. 비닐하우스가 널리 보급되기 전, 이른봄 싱싱한 나물이 귀하던 시절에는 밥상에 자주 올랐던 것이다. 일본에서는 머위를 ‘후키’라고 하는데 산채 중의 제일로 친다고 한다.


섬유질이 많은 알칼리성 식품

머위는 비타민 A와 칼슘, 섬유질이 많은 알칼리성 식품이다. 꽃봉오리에는 쓴맛을 내는 폐차시딘·이소페타시틴·쿠에르세틴·캠페롤이, 잎에는 플라보노이드·트리테르펜·사포닌 등의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 한방에서는 예로부터 꽃을 관동(款冬)이라 하여 현기증·기관지천식·인후염·편도선염·축농증·진통·다래끼 등이나 벌레나 뱀에 물린 상처를 치료하는 데 약재로 사용했다고 한다.
머위는 이른봄, 꽃대가 나와 꽃이 피기 전 채취해야 나물로 이용할 수 있다. 꽃이 피면 질겨지기 때문이다. 잎을 따 버리고 잎자루만 삶아 물에 담가 아린 맛을 우려낸 후 얇은 겉껍질을 벗겨내면 고구마순처럼 부드럽다. 이를 된장국에 넣거나 빻은 들깨 등으로 양념해서 먹으면 맛이 일품이다.
이른봄에 돋아난 잎은 녹즙과 머위샐러드, 된장 무침, 조림 등 요리솜씨에 따라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다. 또 잎은 삶아서 쓰고 아린맛을 우려낸 다음 쌈을 싸 먹거나 나물로 무쳐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잎은 이른봄에 나는 것만 먹을 수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억세지는 데다 쓴맛이 강해 나물로 먹을 수 없다.


식용과 약용, 천연염색제 등으로 이용

또한 머위는 술을 담그거나 차로 끓여 마시기도 한다. 염료식물로도 일품이다. 적은 양으로 많은 양의 염색을 할 수 있고, 매염제에 대한 반응이 뛰어나다. 머위를 채취한 시기에 따라 염색의 농도가 다른데 10월보다 5월에 잎을 채취하면 염색의 농도가 더 짙게 나온다.
머위는 암수가 다른 게 특징이다. 우리가 즐겨 먹는 잎자루는 길이 40~65㎝, 굵기 1㎝ 정도로 녹색 또는 연한 자주색을 띤다. 특히 뿌리 부분은 연한 자주색을 띤다. 뿌리가 굵고 땅 속 깊이 내리기 때문에 웬만한 가뭄에도 잘 견딘다. 큰 잎을 머리에 이고 잎자루를 길게 내뻗고 있는 모습이 꼭 목이 긴 사슴 같다.
요즘 도시 근교에서 재배하는 농가가 많은데, 자연산과 재배한 것과의 맛과 품질은 차이가 거의 없다. 머위의 최대 소비처는 한식집이나 산채 음식점이다. 농약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재배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근 들어 친환경 안전농산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지자체의 새로운 소득작물로 인기

최근 들어 지자체에서는 새로운 소득작물을 개발하기 위해서 산채재배 단지를 앞다퉈 조성하고 있다. 머위를 비롯한 산채는 건강·장수식품으로 알려지면서 소비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작물에 비해 일손이 많이 들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재배기술이나 적용 농약이 체계적으로 정립돼 있지 않기 때문에 생산농가가 스스로 개발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전남 여수시는 2002년부터 남해안 도서지역에 적합한 환경친화형 채소를 지역특산품으로 개발하기 위해 민속채소단지를 조성하기 시작했다. 돌산 및 남면지역 4개소 2.4㏊(7,200평)에 4,000만 원의 사업비를 들여 머위·땅두릅·복분자 등의 품목을 중심으로 민속채소단지 조성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또 전남 광양시도 2002년부터 인근 백운산에 자생하는 머위 등 900여 종의 식물을 지역 브랜드 상품으로 개발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들어 머위의 비닐하우스 재배 면적이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한 것은 자연산에 비해 잎자루가 연해 먹기 좋고 출하시기를 조절할 수도 있기 때문에 농가소득을 올리는 데 유리하다. 한번 심어놓으면 재배가 까다롭지 않는데다 일손을 많이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재배가 수월한 편이다.


이른봄, 싱싱한 산채로서 입맛 유혹

또한 조금만 보온을 해도 싱싱한 나물이 귀한 3~4월에 출하가 가능하기 때문에 산채 애호가들의 입맛을 유혹하는 데 안성맞춤이다. 시세는 1~3월에 가장 높다. 이때 출하하기 위해서는 가을에 뿌리줄기를 본밭에 옮겨심은 다음 난방을 해줘야 한다.
머위 뿌리줄기는 땅 속 깊이 내리고 사방으로 뻗으면서 번식한다. 뿌리줄기는 땅 속 5~10㎝ 깊이에서 3~4개가 나와 7~8마디 정도 자라고, 그 마디마다 새순이 올라온다. 원뿌리는 주로 수분을 흡수하고 지표 가까이에 있는 가는 뿌리는 양분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습한 곳에서 잘 자라지만 배수가 잘 되고 보수력이 있는 모래 또는 양토의 토층이 깊은 곳이 적합하다. 일반적으로 쇠뜨기가 자라는 땅에 머위가 잘 자란다고 한다. 머위는 잎이 커서 수분 증발이 심하기 때문에 고온 건조기에는 가뭄으로 인한 피해를 받기 쉽기 때문에 물을 제때 공급해 줘야 한다.


재배할 경우 포기나누기로 번식

번식은 실생 및 분주로 한다. 대단위 면적에 재배할 경우 포기나누기가 유리하다. 포기나누기를 위해서는 뿌리를 봄이나 가을에 캔다. 눈이 2~3개 정도 붙어 있는 뿌리를 10월과 3월 초순에 심는 것이 좋다. 심은 후 흙을 얕게 복토하고 건조하면 발아가 더디므로 짚이나 풀을 덮어주는 것이 좋다.
아주심기를 할 경우 아주심기 2주 전쯤 본포장을 준비한다. 본포장은 밑거름을 넣은 다음 경운 및 로터리작업을 하고 60㎝ 간격으로 이랑을 만든다. 심는 간격은 45㎝ 정도가 적당하다. 머위는 생육 특성상 2∼3년에 한 번씩 연작장해가 발생하는데 포장을 옮겨 재배하는 방식으로 극복할 수 있다.
재배하는 동안 가뭄 피해를 입지 않도록 볏짚이나 풀을 덮어주고 수시로 물을 뿌려주는 것이 좋다. 강한 햇볕을 싫어하는 만큼 20~40% 차광하면 잎자루가 연해 상품성이 향상된다. 잎이 커 잡초가 잘 자라지 못하도록 방해하기 때문에 두세 번만 풀을 뽑아주면 별탈이 없다.
머위는 생육이 왕성해 거름을 많이 요구하는 작물 중하나다. 거름이 모자라면 잎자루가 짧아지고 섬유질이 많아져 상품성이 떨어진다. 시비는 밑거름 위주로 하고, 웃거름은 3월 하순과 장마가 끝나는 7월 중에 주는 것이 좋다. 시비량은 생육 상태를 살펴가면서 가감한다.


보온하면 수확이 2~3주 빨라진다

재배작형은 촉성재배와 보온재배, 조숙재배, 보통재배 등이 있다. 기온에 민감하기 때문에 봄에 비닐이나 한랭사 등을 덮어주기만 해도 노지재배에 비해 수확시기를 2~3주 앞당길 수 있다. 보온재배할 경우 20℃ 내외로 포장을 관리하면 심은 지 30~ 40일 뒤 수확이 가능하다.
머위는 연간 두세 번 수확할 수 있다. 수확량은 생채기준으로 300평당 3,000~5,000㎏이다. 이슬이 마르기 전 아침에 수확하면 신선도가 좀더 오래 유지된다. 시장에 낼 때에는 신선도 유지를 위해 비닐봉투에 포장하는 것이 안전하다. 잎을 제거한 다음 잎자루만 비닐끈으로 묶어 단으로 출하하는 방법도 있다.


비상장품목으로 분류, 유통구조 취약

머위는 비상장품목으로 분류돼 도매시장에서 경매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산지수집상이나 위탁상에게 판매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직까지 안정된 판로가 없기 때문에 중간상인이나 산지수집상들이 시세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셈이다. 생산량이 조금만 늘어나도 시세가 폭락하고, 이와 반대로 생산량이 적을 때에는 폭등하는 경향이 있다.
머위는 시장에 보통 4㎏ 단위로 출하되는데 지난해 4월의 경우 서울 가락동 도매시장에서 5,000~1만 원 선에 경락됐다. 경락가격을 비롯해 재배면적, 생산량 등의 정확한 통계자료가 없기 때문에 판로를 확보한 다음 재배면적을 서서히 늘려나가는 것이 좋다. 현재 주요 소비처는 산채식당이나 한식집 등으로 이들 업소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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