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명품란 소개(펌)


1.춘란 명품의 화예품에 대한 소개

난에 여러가지 색(色)이 나타나 감상의 즐거움을 배가 시키고 있음은 애란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잎에 나타나는 무늬 색을 가만히 살펴보면 황색과 백색에 한정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꽃의 색깔을 정의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색소의 종류가 단독, 또는 단체로 함유되어 각각 함유량도 다르므로 화색(花色)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란 어렵다. 어떤 색소가 함유되어 특유의 화색이 발색되는 것일까. 식물의 발색은 색소를 세포 속에 함유하고 그 색소가 어떤 빛을 반사, 흡수하는가에 따라 반사, 투과 광선을 색으로 느끼게 되는 것이다.
식물의 색소는 식물의 살아있는 세포 속에 포함되어 그 자체로도 생명을 갖고 식물 특유의 발색을 나타내는 물질이다.
난과식물의 꽃에 함유된 기본적인 색소에는 엽록소(Chlorophyll), 등황소(Carotenoid), 안토시아닌(Anthocyanin), 후라보놀(Flavonol), 후라본(Flavon) 등이 있으나 여기서 꽃잎의 색소를 결정하는 요인을 설명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한국 춘란의 원래 색은 녹색이다.
그러나, 꽃은 잎이 변한 것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난에 나타나는 꽃의 색깔을 보면 한 가지 색이 아닌 원래 색에서 벗어나 여러가지의 색이 나타나는 경우를 보게 된다. 이들이 고정되어 계속 그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품종들을 우리는 화예품(花藝品)이라고 부른다.
화예품의 정의는 한마디로 민춘란의 꽃 색깔이 변이된 품종으로써 첫째 꽃의 색깔에 따라서 백화, 적화, 주금화, 황화, 자화, 복색화로 둘째 꽃잎에 무늬 색이 나타나는 형태에 따라 산반화, 복륜화, 호화로 셋째 꽃잎의 형태에 따라 소심, 기화, 두화, 원판화, 색설화, 투구화로 분류하고 있다.

1.꽃색깔에 따라

1)백화


난의 꽃잎에 들어 있는 엽록소의 양이 극히 적어진 상태에서 주·부판과 봉심으로 백색에 가까운 색을 나타내는 것이 백화(白花)이다. 색소를 결정 짓는 요소중 후라본, 후라보놀을 제외한 다른 색소가 아주 미량이든지, 아니면 아주 없는 상태이면 백화로 핀다. 춘란에 있어 순백화의 예는 나타나기 힘들며 녹색이 감도는 백록화나, 황색이 감도는 백황색으로 나타난다.
흰빛은 모든 빛을 반사 시킨다. 우리 여인네들이 즐겨 입던 세모시처럼 투명하리 맑으면서도 깨끗한 백화의 꽃은 좌측그림과 같이 소심(素心)으로 피어날 때 그 아름다움의 가치는 더욱 빛난다고 할 수 있다.

2)적화


카네이션이나 장미는 페랄코니친의 색소로 인해 빨간 꽃을 피운다. 그러나 춘란의 적화는 이 페랄코니친이라는 색소가 들어 있지 않다. 춘란에 있어 붉은 색이 들어 있는 적화 계통은 꽃잎에 모두 붉은 색소가 들어 있어서 적화계로 피는 것이 아니다. 적화계의 꽃잎에는 엽록소와 등황소계, 화청소의 색소가 모두 들어 있는 상태이다. 이 색소들의 성질에 따라서 색소의 색도에 차이가 있으므로 붉은 색이 보이게 되는 것이다. 즉, 적화계를 구성하는 주색소는 등황소와 화청소에 속하는 시아니딘이라는 색소인데 모든 꽃의 기본색소라고 할 수 있는 엽록소도 소량 포함되어 있어 이들의 색소에 의해 진하기도 , 약하기도 하는 적색이 생겨나는 것이다.
색화중에서 붉은 색으로 물드는 것을 적화계 또는 홍화계라고 부른다. 미세한 차이로 홍적색, 홍등색, 등적색, 농적색, 홍색등의 용어가 사용되는 적화의 세계는 하나이면서도 다양한 색채미로 우리를 사로잡고 만다. 좌측그림과 같이 드물게 보여지는 적화소심은 화려한 아름다움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만든다.

3)황화


황화(黃花)의 색소는 등황소가 대량으로 함유되어 있는 상태이다. 등황소가 많을수록, 다른 색소가 함유되지 않을수록 아름다운 색이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등황소 색소는 공존율이 적은 편에 속하는데 황색의 춘란에는 엽록소가 꽃잎 끝에 들어 있는 것이 보통이며 공존률이 적기 때문에 황화는 깨끗한 품종이 많다. 안토시아닌 색소에 의한 탁함이 별로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꽃잎의 뒤쪽으로 안토시아닌이 들어 있어 그 감상가치를 떨어뜨리기도 한다.
등황소는 빛에 약하기 때문에 강한 광선을 받으면 곧 엷은 색으로 되는 결점이 있으나 황화에는 맑은 소심의 예를 갖는 품종이 많이 발견되어 더욱 사랑을 받고 있다. 개나리 빛의 짙은 발색을 나타내는 것이 그 감상가치를 높게 한다. 좌측그림은 무지에서 황화의 소심(素心)이 피어나 황화소심의 2예품으로써 전형적인 황화의 본보기로 그 감상가치를 더욱 높게 하는 명명품이다.

4)주금화


황화와 홍화의 중간색인 주금화(朱金花)는 흔히 신비의 색으로 불린다. 즉 황(黃)이나 홍(紅)의 한 가지가 아닌 두 계열의 색(色)이 녹아든 것을 지칭하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주금화의 범위는 상당히 넓고 다양하다. 난꽃에서만 볼 수 있다는 주금화는 특히 우수한 품종이 많이 발견되고 있다. 발색이 우수한 주금화는 황색기와 홍색기가 정확히 섞여 있어서 맑은 빛으로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주금화는 사실 황화와 홍화의 중간색으로 구분하지만 사실상 전문가가 아니고서는 그 구분을 명확하게 하기 힘든 꽃의 발색이다.
상기 그림은 주ㆍ부판에 균일하게 주금색이 들어 있는 우수품종으로 평가되고 있는 명품이나 언뜻 그림으로 보아서는 황화(黃花)로 구분 지을 수 있는 색이다. 다시 말하면 황화로 구분짓기엔 다소 붉고 그렇다고 홍화(紅花) 또는 적화(赤花)로 하기엔 노란색이 많이 든 것을 주금화라고 보면 된다.
그림은 설판에 점이 없고 꽃잎에 잡색이 없는 주금소심으로 무지에서 주금색의 소심으로 피어나 2예품의 명품이다. 이렇게 한국춘란은 꽃이 없는 상태에서는 그냥 민춘란에 불과한것 처럼 보이나 이렇게 무지에서 꽃이 피었을 때 주금색의 소심이 피어나 그 가치를 더욱 높게 하여 애란인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것이다.

5)자화


우리가 춘란에 있어서 원예학적으로 자화(紫花)라고 부르는 개체는 엄밀한 의미에서의 자색이라고 할 수 없다. 자화 색소의 모체는 적화계의 주색소인 시아니딘이다. 이것이 적화처럼 발색되지 않고 흑자색으로 나타나는 이유는 적화보다 시아니딘의 함량이 많고 엽록소가 관여하기 때문이다. 즉, 홍색의 색소에 엽록소가 어느 정도 이상 들게 되어 검은 기운이 나타나는 것을 자화라 부르고 있다. 시아니딘의 색소는 광선을 필요로 하고 엽록소의 생성은 탁한 발색을 막기 위해 가급적 억제해야 하는 상반된 색소의 구성으로 자화가 발색하는 것이다. 이런 연유로 중국이나 일본 등 다른 나라의 춘란에서도 명품은 극히 드물게 나타난다.
그러나 요즘들어 한국춘란에 나타나는 자화들은 외국의 것을 능가하여 탁월한 발색을 나타내는 것들이 많다. 한국춘란의 자화는 외국의 그것을 능가하여 꽃잎 전체에 적자색이고르게 녹아 녹색의 기가 전연 없는 차라리 흑화(黑花)라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의 우수한 품종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그림은 한국춘란의 자화의 강점을 여지없이 보여주는 명품중 명품이다. 차라리 흑자색이라고 해야 옳을 것 같은 흑색의 꽃이다.

6)복색화


복색화(複色花)란 난꽃의 기본색인 녹색에 황색이나 백색 등의 무늬색이 아닌 다른 색이 나타나는 상태를 가리킨다. 즉 홍색의 복륜을 걸쳤거나 주금색이 잎 가운데를 물들였거나 하여 녹색과 더불어 2가지 이상의 색이 동시에 꽃잎의 색으로 나타나지는 것이다. 주로 홍색계의 색이 나타난다.
복색화는 그 특이성으로 인하여 난꽃 가운데서도 특히 수가 적은 희귀품이다. 명품을 떠나서 그 자체적으로도 아주 희귀한 품종이다. 또한 복색화로 피어난 것은 거의 명품의 요소를 갖는다는 특징도 갖고 있다. 복색화는 청무지엽(靑無地葉:무지)에서도 올라오며 감복륜을 비롯한 일반 복륜에서도 올라온다.
우측그림은 무지의 잎에서 녹색바탕에 주금색 호가 들어간 꽃으로 홍적색 호화를 나타내는 복색화이다. 좌측그림의 복색화는 엽예품 복륜에 적홍색의 복륜화가 피어난 빼어난 복색화로 꽃이 없을 때는 잎만으로도 그 감상가치가 출충한 엽예품(葉藝品) 복륜(覆輪)이다.

2.꽃무늬에 따라

1)산반화


산반(散班)이란 섬세하고 짧은 선들이 호처럼 연결되어 있는 선들의 집합체로 잎끝에서 아래쪽을 향해 무늬색이 가늘고 짧게 들아가는 무늬이다. 산반의 무늬는 섬세하고 가는 선들의 집합이며 점들의 집합이 아니다. 산반이 잎 끝에만 집중되어 나타나는 무늬는 선반이 된다. 잎끝이 하얗거나 노랗게 보이고 마치 녹색이 그속으로 들어가는 듯하다.
산반화(散班花)란 난 꽃잎에 산반의 무늬가 나타나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짧은 선들이 연결되어 있는 산반무늬가 꽃잎에 나타나 잎끝에서부터 잎면으로 무늬가 연결되듯이 잎면에 나타나는 상태이다. 산반호가 애란인들의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은 꽃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컸다고 말할 수 있겠다. 산반화의 가장 큰 단점은 화형에 있다고 할 것이다.
꽃잎에 나타나는 무늬가 선의 연결체로 꽃을 변형 시킬 수 있기에 산반화는 특히 화형이 단정치 못한 경우가 많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좋은 화형을 가진 우수한 산반화가 속속 등장하고 있어 우리를 기쁘게 한다. 산반은 잎에 산반의 무늬가 나타나기 때문에 난을 안다고 하는 많은 사람들도 엽예품으로 착각하기도 하지만 이는 엽예품이 아니라 화예의 기대품이기 때문에 화예품에 속한다.
상기 그림은 매미날개처럼, 모시옷처럼 시원하면서도 세세한 무늬가 마음을 맑게하는 산반소심의 2예품이다. 녹색이 바탕이면서도 잡되지 않는 맑음을 지향하는 꽃대와 설판, 산반화에 소심으로 피어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2)복륜화


복륜(複輪)이란 원래 잎의 색인 녹색이 아닌 다른 색깔의 무늬색이 잎 가장자리로 테두리를 두른 것을 말한다. 무늬의 폭에 따라 대복륜과 사복륜으로 나뉘며 떡잎부터 무늬가 드는 선천성인 복륜의 엽예품이 대부분 복륜화를 피우고 후천성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복륜화(複輪花)란 복륜의 엽예품에서 핀 꽃의 꽃잎에 그림과 같이 복륜을 두른 것을 말한다.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꽃은 잎이 변한 것이므로 복륜에서 복륜화가 피는 것이다. 복륜에서 소심의 발현은 극히 드물며 이런 경우엔 엽예품 복륜에서 복륜화가 아닌 소심이 피었으므로 복륜소심, 즉 2예(藝)를 갖춘 명품이 되는 것이다. 상기 그림은 엽예품 복륜에 백황색 무늬의 복륜화가 피어 그 느낌이 뚜렷하고 봉심 또한 단정하다.

3)호화


글자 그대로 엽예품인 호반에서 핀 꽃을 호화(鎬花)라고 한다. 호반이란 엽예품에 상세히 설명되어 있는대로 잎에 녹색의 테를 두르고 안으로 무늬색의 선들이 나타난 것으로써 상당히 다양한 무늬의 형태로 나뉘어진다.
그러한 잎에 나타난 무늬들이 그대로 꽃에도 나타나 줄무늬만 드는 것을 호화라고 하고 꽃잎의 가운데를 무늬색으로 채우면 중투호화(中透鎬花)라고 부르는데 중투호화는 호화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 녹색과의 경계가 뚜렷할수록 우수한 품종이며 무지의 잎에서도 호화는 나타날 수 있어 애란인들의 관심을 끌게 한다.
상기 그림은 백황색 바탕에 짙은 청록색의 감복륜을 두른 중엽의 중수엽을 갖는 중투호에서 중투화가 피었다. 무늬가 잘 들은 잎은 오랜 햇빛에서도 전혀 변하지 않는 강한 성질을 나타낸다.

3.꽃형태에 따라서

1)소심


사실 명품춘란을 소개하면서 소심(素心)을 제일 먼저 소개는 것이 그 순서가 바르지 않았을까 하고 뒤늦게 생각할 만큼 소심은 명품춘란중 최고의 가치를 부여해도 이견이 없을 만큼 난을 대하는 많은 사람들이 찬사를 아끼지 않는 명품중의 명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양란은 화려한 꽃을 피워 일시적으로 우리를 현혹하게 만드는 서양란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우아하고 고상하여 그 품격이 높다, 그 중에서도 소심은 투명하리만치 깨끗한 청정성과 지고지순함으로 그 품격이 더욱 빛난다. 난을 하는 사람들이 난을 오래 할수록, 미의식이 깊은 사람일수록 소심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이유는 소심 자체가 고차원의 난이기 때문이다.
많은 채란인들이 한결같이 중투호나 색화를 채란했을 때보다 이상하게도 소심을 발견했을 때가 더 기쁘다고 한다. 난을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나 소심의 순수성에 매료되고 마는 것이다.
우리 강산에서 나오는 소심의 예를 보면 중투호화소심, 호화소심, 백화소심, 산반소심, 사피소심, 복륜소심, 복륜소심, 적화소심, 주금소심, 황화소심 등 2예품이상의 소심이 많이 발견되고 있다. 이는 우리의 보물이고 손색이 없는 자랑거리이다. 그러나 이렇게 훌륭한 자질의 소심이 나오는 반면, 아직도 소심에 대한 정확한 정의와 해석이 부족하여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허다하므로 여기서 화예품의 최고명품으로 자리잡고 있는 소심의 정의부터 살펴 보기로 하자.


소심하면 녹판백설(綠瓣白舌), 즉 꽃잎은 녹색이고 혀가 하얗게 보이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정확한 소심의 정의는 혀, 꽃대, 포의, 꽃잎 어느 곳에도 하얗거나 녹색이 아닌 적색계의 어떠한 반점이 나타나지 않은 단색이라야 한다. 소심의 조건에 합당하려면 꽃봉오리를 싸고 있는 포의, 즉 껍질부터가 백색투명하다. 오직 백색과 녹색계통만 있을 뿐이다. 따라서, 소심이라는 말은 하얀 꽃이라는 말보다도 더 깊은 뜻을 내포한 용어인데, 난(蘭)하는 마음의 바탕(素)을 여기에 둔다는 뜻이다. 바탕색을 중히 여기고 잡선이나 점을 가까히 하지 않는 마음, 이것이 청정하게 하는 원리이며 난도(蘭道)를 깨닫는 길이 되는 것이다.
소심에는 여섯가지의 품종이 있다. 혀가 백색이면 백태소(白胎素), 혀가 녹색인 것을 녹태소(綠胎素), 황색인 것을 황태소(黃胎素)라 하며 이 세 가지를 순수한 소심, 즉 순소심(純素心)이라고 한다. 이 밖에 백색 볼에 담도색이 들어있는 것을 도시소, 설판 전면에 바늘로 찔러 문신을 박은 듯한 것과 엷은 도색점(桃色點)들이 산재해 있는 것을 자모소(刺毛素), 혀전체가 홍색(紅色)인 것을 주사소(朱砂素)라 하는데, 이들을 준소심(準素心)으로 나누고 있다. 이렇듯 소심에는 원래 순소심과 준소심으로 분류하였으나, 근래에는 여기에 색화소심(色花素心)을 넣어 구분하게 되었다. 색화소심들이 많이 발견되는 것은 모든 난의 귀결점이 소심이기 때문이다.
모든 꽃대와 꽃잎에 잡색티가 없어야 소심(素心)이라고 했다. 이외에 속한 것은 소심이 아니다. 아무리 혀가 눈처럼 하얗다고 해도 꽃잎이나 꽃대에 색소가 뭉친 점으로 나타나거나 마디에 녹색을 제외한 다른 색이나 선이 있으면 소심도 순소심도 준소심도 아니다. 근래에 착각하고 있는 주사소의 주사(朱砂)는 한약방에서 구할 수 있는데 부적을 만들 때 사용하거나, 물감이나 한방에서 약재로 쓰이는 광물질이다. 이러한 빛깔인 홍색이 혀 전체에 한가지 색으로 나타나는 것이 주사소이다. 그것도 두말할 것 없이 꽃잎과 꽃대에 잡색이 없어야 한다. 그러한 주사소는 아직까지 발견된 적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심이 아닌 품종, 즉 혀가 하얗기만 하고 소심이 아닌 품종은 소설(素舌)로 구분하고 혀 뒷면에는 점이 있지만 앞면에 점이 없는 전면무점과 같은 것은 준소설(準素舌)로 분류하면 되겠다.
소심(素心)! 소심은 맑은 꽃이며 감히 접근하지 못하는 숭고함까지 지녀 투명하리 만치 고아한 꽃이다. 봉오리에서 포의, 꽃대, 꽃잎, 혀 또한 봄에 나오는 새촉까지 모두 다 그렇다.
소심이 가지는 맑고 깨끗한 성정은 바로 동양인이 전통적으로 추구하는 정신세계와 잘 부합된다고 할 수 있다. 청정무구의 세계, 오로지 깨끗하게 펼쳐지는 녹백의 높은 품격, 그래서 소심은 지극히 아름다운 미술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2)기화


꽃의 어느 부분이 일반형태에서 벗어나게 되면 기화(奇花)가 된다. 즉 꽃잎의 잎장 수가 많다거나 설판이 아닌 꽃잎이 설판화하거나, 혀가 화판화한 상태가 기화인 것이다. 형태가 이상하다고 하여 무조건 예(藝)를 부여하는 경향이 있는데, 명품의 조건은 기화라고 해도 엄격하게 적용된다. 자태는 비록 기본형에서 어긋난 형태일 지라도 단정해야 하며 좌우동형 등으로 알맞은 균형감이 있어야 한다. 또한 매년 같은 형태의 꽃을 피워야 하나의 예(藝)로써 자격을 인정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상기 그림은 무지에서 기화소심으로 피어나 2예품으로써 모란피기소심이다. 주ㆍ부판은 안아피기 형태에 일정한 형을 유지하면서 봉심과 설판이 기종(奇種)인 겹치기로 피어있다.
잡색이 전혀 없는 소심으로 기종에서도 이러한 소심은 찾아보기 힘들만큼 귀한 명품이다. 주ㆍ부판은 일정하나 설판에 변이가 일어나 접(蝶)피기라고도 하며 이런 형태의 꽃을 모란피기라고 한다.

3)두화


난(蘭)의 세계는 미의식의 발달로 인하여 난의 아름다운 가치를 더하고, 이를 기준으로 더욱 아름다운 가치를 찾아 낸다. 특히 꽃잎의 경우 아름다움은 겉으로 보이는 것이지만 이 꽃잎도 반복해서 보다보면 똑같이 생긴 꽃잎 같다가도 그 형태에 따라 또다른 아름다움의 가치 척도가 생겨나는 것이다. 꽃잎이 조금 더 짧고 둥근 것이 주는 미적가치는 보는 이로 하여금 높은 품위와 안정감, 그리고 더욱 편안한 아름다움을 주는 것이다.
원래 두화, 두엽 등의 두(豆)자가 들어간 용어는 조그맣고 동그란 종류를 뜻한다. 따라서 두화(豆花)는 아주 작고 꽃잎이 둥근 형태의 꽃을 말하며, 두엽(豆葉)은 잎의 크기가 작고 후육으로 된 종류를 말한다. 단엽종인 춘란, 풍란 같은 것도 일종의 두엽이라고 볼 수 있다. 아무리 후육질이며 동그랗다 하더라도 꽃이 크면 원판화(圓板花)가 된다. 작은 꽃을 피워야 두화가 된다. 두화에는 두화에 어울리는 잎의 조화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단엽종에 두화가 피면 그 어울리는 조화에 더욱 앙증스러운 美를 보여준다. 상기 그림에서 보듯 동그라미를 그리면 동심원의 원이 3개나 나올 수 있게 안정감을 주는 크기도 조그맣고 귀엽고 앙증스러운 아름다움을 준다.

4)원판화


원판화(圓板花), 외국에서도 흔하지 않아 환변이라는 용어를 쓰고 일예까지 주어 품종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독특한 운치를 지닌 난이다. 원판화의 특징은 이것만큼 풍만한 꽃은 좀처럼 찾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둥글디 둥글고 화육이 두꺼워 꽃이 빨리 시들지 않으며, 옥으로 만든 듯이 조형미가 있다. 이 원판화의 종류는 꽃잎이 둥글 듯이 잎도 끝이 둥글거나 오히려 기부보다 위쪽이 넓은 잎도 있으며 잎끝의 끝맺음이 좋아 둥근 것을 반듯하게 자른 듯 하다. 반면 잎끝이 가늘다고 원판화가 피지 않는 것이 아니다. 대체적으로 잎의 끝맺음이 좋은 것이 원판화로 핀다. 우리가 단엽종에 후육이면서 잎의 끝맺음이 좋은 난을 원하는 이유중의 하나도 원판화의 단정함과 잎의 단정함이 어울려 작지만 없는 것 없이 다 갖추었기 때문에 앙증스럽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두화(豆花)와 원판화의 차이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꽃의 크기로 비교하면 쉽게 알 수 있다.
같은 원판화이면서도 꽃잎이 2cm 내외의 작은 것을 두화라고 하고 2.5 cm보다 큰 것은 원판화라고 부르면 된다. 원판화와 두화, 이러한 형태의 난은 보면 볼수록 좋아지는 품종으로 귀품임에는 틀림이 없다.
상기 좌측그림의 원판화인 경우 개화된 모습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지만 주부판의 화육이 두꺼우면서 평견피기로 활짝 피었다. 우측그림의 원판화는 꽃의 둥글기가 마치 원을 그려 놓은 듯 단정하며 봉심 또한 단정하다. 꽃 전체의 모습이 마치 최소한 2개의 동심원을 보는 듯한 원판화로써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이처럼 원판화는 보는 이로 하여금 안정감을 주는 것이다.

5)색설화


설판은 난의 관상미를 좌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며 설판 전체에 적색 또는 자적색으로 짙게 물들어 있는 현상을 흔히 색설화(色舌花)라고 부르고 있다. 여기에서의 색설화란 설판의 얼룩무늬가 혀 전체에 빈틈없이 퍼져 있어 짙은 색이면서도 얼룩무늬가 없는 기화라고 정의되어 있다. 이는 일반 소심의 예(藝)를 함께 가져야 하는 주사소(朱砂素)와 구별된다.
혀에 색이 들어 있는 유형을 살펴 보면 먼저 설판전면에 전체적으로 색이 든 것과 백색의 테두리를 두른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여기서 어느 것이 더 우수한 것인가 하는 판단은 별 의미가 없다. 다음은 전면만이 색이 들어 있는 것과 전면을 비롯해서 볼에 까지 들어 있는 것이 있다.
자화(紫花)에서 흔히 설점이 풀어져 전체적으로 색이 든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는 엄격히 색설화의 범주에 넣을 수 없다. 색설화는 어디까지나 전면에서 보았을 때 설판전면이 같은 색도의 색으로 되어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것이라야 한다. 색설화가 명품으로서 예(藝)를 부여 받는다 하여도 모든 색설화가 우수한 미적요소를 지녔다는 것은 아니다. 역시 다른 예와 마찬가지로 화형이나 전체적인 조화미가 있어야 되는 것이다.

6)투구화


봉심 끝의 살이 두터우면 이것을 우리는 투구라고 부르고 있다. 투구가 중요시 되는 것은 투구가 있음으로 해서 봉심의 육질이 두터워 지고, 그로 인해 단정함을 유지하며 흐트러짐을 막기 때문이다. 한국춘란에서 아직까지 투구를 필수항목으로 선택할 수는 없다.
다만 품종화의 가능성을 갖게 하는 투구화들이 발견되고 있어 애란인들의 기대를 받고있는 것이다.
사실 필자도 투구화는 그 실물을 본 적이 없고 단지 그림을 통해서만 그 모습을 감상할 뿐이다. 나아가 투구화라는 특별한 화예품을 구별할 재간도 가지고 있지 아니함을 솔직히 털어놓지 않을 수 없다. 상기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투구화로 정의된 이 꽃은 도저히 전문가가 아니고서는 원판화와 두화로부터 구별해 낼 재간이 없다. 그림의 꽃은 봉심에 두꺼운 투구가 들어 있는 평견의 원판화인 투구화로 정의하고 있다.


2.춘란명품의 엽예품(葉藝品)에 대한 소개

녹색을 기본으로 하는 한국춘란의 잎에 변이가 일어나 아름다운 무늬가 고정되어 선상과 반상의 무늬가 나타난다. 이러한 무늬들이 계속적으로 나타나 고정되어 감상할 만한 가치가 있는 상태를 엽예품(葉藝品)이라고 한다. 다양하게 나타나는 무늬들은 복륜이나 중투 등 쉽게 구별되는 것도 있고 전문가가 아니면 비슷한 생김새로 인하여 구별하기 어려운 것들도 있다.
여기서는 한국춘란의 명품 중 그러한 엽예품에 대하여 알아 보기로 하겠다.
엽예품은 복륜, 호반, 사피, 호피반과 기타 새로운 형태의 무늬로서 관상성이 있을 때 품종화되고 일예품(一藝品)이 되는 것이다. 엽예품에서 이예(二藝)가 나올 수 있는 성질의 무늬는 복륜호 등이다. 그러나 복륜에 복륜화, 호반에 호화는 이예가 아니며 복륜과 호반의 품종은 잎의 무늬와 꽃에 무늬가 나타났을 때 품종으로서 완성되어 일예가 되기 때문이다.
엽예품 중 복색화에 소심이나 기화가 나타나면 삼예(三藝)가 된다. 여기에 복색화의 봉심에 투구가 있다면 예를 갖춘 춘란 중 그야말로 명품중의 명품이라 할 수 있다.
예(藝)를 가진 명품춘란의 어머니는 민춘란이다. 민춘란은 비록 원예적 가치가 떨어지나 변이종의 어머니인 것이다. 한 떨기의 민춘란이 생기기에는 우리가 상상하기 조차 힘든 시간과 주변여건을 필요로 한다. 민춘란은 씨방 속의 포자가 소나무 아래 떨어져 그 곳에 있는 난균과 결합되어 형성된 생강근에서 새 촉이 올라온다. 이렇게 하여 올라오는 새 촉 몇 만개 중에 한촉 정도가 원예적 가치가 있는 예(藝)를 갖춘 변이종으로 탄생하는 것이다.
민춘란 씨방 속의 포자가 난균과 결합하여 생강근을 거쳐 새 촉이 돋을 때까지는 약 20년 정도가 소요된다고 알려져 있다.
생각해 보라. 민춘란 한 포기가 탄생할 때 까지 20여년의 세월이 소요되며 그 기간 동안 주위 환경의 변화에 때로는 생명으로 탄생하기도 전에 없어지는 포자도 있을 것이며 스스로 환경에 적응하다 그 어떤 연유로 인하여 변이종으로 탄생되는 새 촉이 그 중에서도 몇 만 포기중 한 촉에 불과 하다는 사실을. 하물며 민춘란이 그러하거늘 예(藝)를 갖춘 명품춘란 앞에서 차라리 숙연해지지 않는가. 그래서, 우리는 그러한 예(藝)를 숭상하고 그런 명품 춘란을 사랑하는 것이다.

1)복륜반


난 잎의 가장자리를 타고 잎가에서 잎 중간을 향하여 무늬색이 들어 있는 형태를 복륜반(覆輪班)이라고 한다. 무늬의 폭에 따라 사복륜(絲覆輪), 대복륜(大覆輪)으로 분류하고, 무늬의 깊이에 따라 조(爪)와 심조(深爪), 복륜(覆輪)으로 분류한다. 그리고 나타나는 무늬색에 따라 무늬색을 앞에 붙여 황복륜(黃覆輪), 백복륜(白覆輪), 감복륜(紺覆輪)으로 부른다.
상기 그림은 농록색 잎에 백황복륜이 기부까지 깊게든 심복륜에 백황복륜화가 핀 일예품이다. 꽃은 평견피기에 봉심이 단정하고 백황복륜이 뚜렷한 일품이다.

2)호(鎬)


잎 밑에서 잎 끝을 따라 엽맥과 나란히 직선으로 나타나는 무늬를 총칭하여 호(縞)라고 칭한다.
잎 가운데에 무늬색이 들어 녹색이 아니면 다음에 소개할 중투호(中透縞)가 되고, 잎 가운데를 무늬색이 들지 않은 상태에서 줄무늬가 있는 것이 호(縞)라고 부르는 것이다.
잎의 가장자리로 감복륜이 든 상태에서 잎의 아래 부분부터 불규칙하게 계속적으로 호모양의 줄이 몇 개 잎의 바탕색과 섞여 나타나고, 잎 가운데로 무늬색이 들지 않으면 중반(中斑)이라고 한다. 잎면에 든 무늬의 형태에 따라 분류하는 중투호(中透縞)와 중압호(中狎縞), 호와 중반, 용어 자체만으로도 비전문가인 일반인들에게 무엇인가 낯설고 어렵게만 닥아서지만 이들은 확실히 한국춘란 명품이 제시하는 미래이기도 하다. 그만큼 다양한 무늬의 형태로 발전하여 우리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이기에 한국춘란 명품이 가지는 의미는 사뭇 숭고하고 엄숙하기까지 하다.
상기 두 그림은 전형적인 호를 보여 주는 작품으로써 백황색의 바탕에 잎가운데로 녹이 들어있고 호가 불규칙하게 들어 중반이라고 할 수 있는 무늬로써 앞으로 무늬의 변화가 중투로 까지 발전할 수 있는 기대품들이다.

3)호반


잎 가에서 잎 중간으로 향하는 복륜반과는 반대로 호반(縞斑)은 잎 중간에서 잎가로 향하여 무늬색이 나타난다. 중투호(中透縞), 중압호(中押縞), 중반(中斑), 호(縞) 등 상당히 다양한 무늬의 형태로 나뉘어지는 것이다.
녹색의 테를 두르고 안으로 무늬색의 선들이 드는 호반이 꽃에도 나타나 보는이로 하여금 무한한 즐거움에 빠지게 한다. 줄무늬만 드는 것을 호화((縞花)라 하고 꽃잎의 가운데를 무늬색으로 채우면 중투호화(中透縞花)라고 부르는데 중투호화는 호화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녹(錄)과의 경계가 뚜렷하고 선명하며 화형이 단정할수록 우수한 품종이라고 할 수 있다. 무지청엽의 잎에서도 호화는 나타날 수 있어 더욱 관심을 갖게 만드는 것이다.
상기 우측그림은 농록색의 잎에 황색의 호가 들었고 호화의 꽃이 피었다. 우측 그림의 호화는 백황색 바탕에 짙은 청록색의 감복륜을 두른 중투호에서 중투화가 피었다. 이와 같이 꽃은 잎이 변한 것이라는 과학적인 면에서 볼 때 호반에서 호화가 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진대 그런 자연의 법칙에 순응하여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난의 세계에 우리는 더 빠져드는 지도 모른다.

4)중투호


잎 가운데가 무늬색으로 되어 있는 상태를 중투(中透)라고 한다. 중투란 단지 무늬의 상태를 표현하는 말이며, 호반을 설명하는 용어는 중투호가 된다. 중투호에는 잎 가운데가 완전히 무늬색으로 채워진 중투 자체도 포함되며 가운데의 무늬색에 다시 녹색의 줄무늬가 들어 있는 상태가 중투호(中透縞)가 된다.
중투호의 형태에서 잎 끝으로부터 잎 밑을 향해 진한 감모자가 내리 누르고, 잎 밑에서부터 밀고 올라가는 호로써 어딘가에 마주치고 엇갈리는 형태의 무늬는 중압호(中狎縞)로 불린다. 중압호는 가장 이상적인 무늬 형태를 가리키는 용어로 중투호의 한 형태에 속한다. 중투호의 일반적인 개념은 잎 가운데가 녹색이 아닌 백색이나 백황색으로 비쳐 보이면서, 잎의 끝부분에 조(爪)나 복륜(覆輪)형태의 녹색바탕을 남긴 것을 가리킨다. 이러한 중투호는 여러 가지의 무늬형태가 있다. 중투는 잎가운데가 반드시 백색이나 백황색 등의 무늬색으로 비어있는 상태이어야 한다. 다시말하면 중투란 단지 잎 가운데가 비어 있는 무늬의 상태를 표현하는 말이며 호(縞)를 설명하는 용어는 아니기에, 호반은 크게 호와 중투호, 산반(散斑)으로 나눌 수 있다.


중투호의 특징은 한마디로 무엇보다 잎 가운데가 투명한 것을 들 수 있다. 단지 무늬의 상태를 표현하는 말인 중투 또한 그대로 중투호에 포함시키면 된다. 호반의 분류에서 중압호(中狎縞)가 따로 분류되지 않는 것은 중압호 또한 중투호에 속한 것이기 때문이다. 즉, 중투호의 형태에서 한차원 더 발전되고 가장 이상적인 무늬 형태를 기르키는 용어가 바로 중압호인 것이다. 중압호는 중투호에서 잎 끝으로부터 잎 밑을 향해 진한 녹색의 축입이 뻗어 내리고, 잎 밑에서부터 밀고 올라가는 호로써 어딘가에 마주치고 엇갈리고 있는 형태의 무늬를 말한다. 일반 중투호와는 달리 거친 느낌이 전해지며, 살아있는 생동감과 남성적인 강인함을 주는 것이다. 중투호와 중압호, 뚜렷한 녹색이 들어 있어 무늬색과의 대비가 확실할수록 감상 가치가 커진다고 할 수 있다.
난 애호가들의 모임이나 난 전시회에서 어느 작품보다도 중투가 각광을 받고 애란인들의 관심의 집중 대상이 되는 까닭은 그 다양한 변이와 뚜렷하게 구분 지울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오묘무상하게 발전되어 가는 무늬의 그 미묘함 때문이다. 년전에 춘계 난전시회에서 굳이 그 가치를 돈으로 환산한다는 것 자체가 세속적이어서 가급적 금전적인 가치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 왔으나 분 하나에 1억원이상을 호가하는 보도를 접한 많은 사람들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많았으리라. 그 때 그 작품이 바로 중투호였음을 이해하기 쉽게 밝혀 두는 바다.

5)사피반


주로 춘란에게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진 사피반(蛇皮斑)은 동양란의 무늬중에서도 매우 독특r>한 현상으로 받아 들여진다. 잎에 무늬색이 들고 다시 무늬색에 녹색의 작은 점들이 흩뿌려진 모양인데 잎의 전체에 걸쳐 넓게 나타나기도 하고 부분적으로 발색하기도 하는 것이 특징이 다. 대체로 시간이 지나면서 어미 촉의 무늬가 점차 소멸하여 녹이 짙어가는 후암성(後暗性)의 특징을 보이기도 한다.
사피반의 그 신비하고 오묘한 잎에 녹아든 무늬가 언제나 볼수록 그 기쁨을 선사해 주고 있어 더욱 난의 세계에 빠져 들게 하고 있다.

6)호피반


무늬의 일단이 마디져서 얼룩얼룩한 형태의 굵은 무늬가 잎 전체에 나타나는 상태를 호피반(虎皮斑)이라고 부른다. 자라면서 점점 선명해지는 후천성에서 명품이 많은 호피반은 맑고 선명한 무늬색이 녹색의 잎과 뚜렷한 구별을 보이는 것이 명품의 요건이라고 할 수 있다.
호피반은 호에서 구분하는 중투호, 중압호, 중반 등과 같이 전문가가 아니면 쉽게 구분하기 힘든 그런 다양하고 미묘한 무늬가 아니라 마치 호랑이 가죽의 무늬와 같은 형상으로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보면 쉽게 구별할 수 있는 무늬로써 또한 그 변화가 다양하며 발전의 가능성이 무한하기에 더욱 애란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7)산반. 선반


난잎에 나타나는 무늬중 복륜이나 호피반, 사피반, 중투 등 쉽게 구별되는 것도 있으나, 축입(蹴入)이나 선반(先班)처럼 비슷한 생김새로 전문가들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구별하기 어려운 것도 있다. 산반(散斑 우측그림)이란 섬세하고 짧은 선들이 호처럼 연결되어 있는 선들의 집합체로 잎끝에서 아래쪽을 향해 무늬색이 가늘고 짧게 들어가는 무늬이다. 산반의 무늬는 섬세하고 가는 선들의 집합이며, 점들의 집합은 아니다. 산반이 잎끝에만 집중되어 있으면 선반(先班 좌측그림)이 된다. 잎끝이 하얗거나 또는 노랗게 보이고 마치 녹색이 그 속으로 들어가는 듯하다.


연결되어 잎면에 나타나 마치 호(縞)처럼 보이는 형태의 무늬를 산반호(散班縞 우측그림)라고 한다. 흔히 산반과 혼동하기 쉬운 무늬에 축입(蹴入 좌측그림)이라는 이름의 무늬가 있다. 축입은 쉽게 설명하면 심모자복륜호(深帽子覆輪縞)가 녹과 대비되어 상당히 선명하고 아름다운 무늬가 드는 것이다. 무늬의 형태가 선이 굵고 짧으며 거칠다는 특징이 있다.
아직까지 한국춘란에 축입이라는 무늬가 그렇게 많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나 드물지만 이러한 무늬가 발견되어 한국춘란의 무한한 가능성을 엿보게한다.
사실 화보에서 그림을 추출하여 여기 소개하였으나 상기 사진으로 일반인들이 구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저 한국춘란의 엽예품 명품중에 이런 종류가 있구나하는 정도로만 이해하면 되겠다. 이와같이 엽예품에 나타날 수 있는 무늬의 형태가 다양하고 또한 앞으로 어떠한 형태의 무늬가 나타나 우리에게 즐거움을 선사할지 사뭇 기대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이들의 무늬를 계통화 시키면 산반, 선반, 산반호가 있으며 축입은 이들과는 전연 별개의 무늬가 된다. 산반은 새 촉이 나올 때 떡잎부터 무늬가 나타나는 선천적인 것과, 떡잎은 녹색이지만 새촉의 잎이 자라면서 무늬가 나타나는 후천적인 것이 있으며 이러한 후천성은 어미촉이 되면서 점점 그 무늬색이 줄어들어 아예 없어져 버리는 것도 있다. 산반은 엽예품에 속한다기 보다는 화예품을 기대할 수 있는 품종이다. 아직 엽예품 자체로는 크게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산반에 산반화가 피면 화예품(花藝品)으로 분류되는 것이다.

8)단엽종


정상적인 난 잎보다 짧고 두툼한 잎을 유전형질로 가지고 세 대마다 나타나는 품종을 단엽종(短葉種)이라고 한다. 광엽의 후육에 잎끝은 둥글고 길이는 짧은 것, 뿌리 또한 짧고 잎면은 두꺼우면서도 거칠거칠한 라사지가 되어 있는 것을 우수한 품종의 요건으로 한다. 단엽종의 예를 가지면서 중투(中透)나 산반(散斑)등의 예(藝)를 나타내는 무늬가 발견되면서 애란인들의 관심과 그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상기 그림은 단엽종의 대표적인 형태로써 잎끝이 원을 그리듯 둥글고 잎은 두꺼우면서 넓고 잎 전체에 라사지가 잎 위에 나타나 있다. 벌브는 작고 잎 전체에 나타난 기운은 탄탄하게 기를 모으고 있는 단엽종의 최고 걸작품이다. 여기에 호(縞)가 들거나 호피반이나 사피반이 들면 훌륭한 2예품이 된다. 단엽종에서 우리가 특히 기대를 가지는 것은 그런 2예품의 걸작품들이 심심찮게 나오기 때문이다.


3.제주한란

제주한란(寒蘭)은 제주도의 해발 70∼900m의 상록수림 밑에서 희귀하게 자라는 상록성 지생종(地生種)의 다년초이며 학명은 Cymbidium kanran 이다. 형태는 뿌리는 굵고 많으며, 높이는 25∼60cm나 된다. 잎은 20∼70cm이며 광선형(廣線形)이며, 혁질(革質)이고 광택(光澤)이 있다. 잎이 넓고 큰 것을 대엽한란(大葉寒蘭)이라고 하며, 꽃 색(花色)도 다양하다.
꽃은 주로 10∼11월에 5∼15개가 핀다.


 

-제주한란의 만개한 모습-


꽃색에 따라 청한란(靑寒蘭), 홍한란(紅寒蘭), 자한란(紫寒蘭), 경사한란(更絲寒蘭) 등이 있다.
보통 순판(脣辦)에 적자색의 반점이 있다. 화판(花辦)에 자갈색(紫褐色) 줄이 있는 것이 경사한란이다. 한란의 꽃 색은 청화와 그에 준하는 색깔이 대부분이어서 홍화가 귀중하게 취급되고 소심, 도화가 명화로 가치가 높다. 한란은 다른 원예식물처럼 실생교배가 어렵기 때문에 수 만주 중의 하나가 도화로 나오고 있기 때문에 그 아름다움의 가치가 더욱 귀하게 취급되어 왔으나 지금은 교배기술의 발달로 그 개량성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하겠다.


 

-자생지에서 제주한란의 모습-


잎의 선형이 길고 아름다워서 잎만으로도 관상 재배의 가치가 높을 뿐 아니라 꽃의 형태가 또한 고상하고 맑고 깨끗한 향기가 좋아서 많은 애란인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제주한란 역시 한국춘란만큼 방대한 자료와 그 훌륭한 자태로 많은 애란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우리나라의 훌륭한 난이다. 한국춘란이 긴 겨울의 잠에서 깨어나 봄을 알리는 전령사라고 한다면 제주한란은 모든 식물들이 깊은 잠에 빠져 있는 겨울에 피어나 차갑고 맑은 향기를 피어내 우리를 위로하는 예사롭지 않은 난이기에 더욱 우리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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