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 팔뚝만큼 두꺼운 뿌리가 곧게 뻗었다. 잔 뿌리나, 옆으로 갈라져 나간 뿌리가 없고, 모양이 곧은 것, 여기에 둘레까지 통통하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인 더덕이다.
화순군 청풍명 신석리에서 더덕을 재배하는 오재이씨(45)는 이것이 바로 특품이라며 저온저장고 안에서 꺼내 보여준다. 무게가 300∼350g은 나가는 것이다.
재배밭 뒤편 야산인 ‘화학산’의 이름을 따 ‘화학산 더덕’이라는 브랜드로 상품을 내고 있다.
오씨는 이 일대에 더덕재배를 알린 선구자나 다름없다. 20여년전부터 고향인 이곳 화순 청풍면에서 더덕재배를 시작했다.
별다른 고소득 작목이 없는 상황에서 소득개발을 위한 건강 보조식품 생산 일환으로 시작한 일이다. 오씨가 더덕재배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재배 더덕은 거의 없었다.
산에서 채취한 자연산 더덕이 풍부했고, 더덕 소비가 그렇게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은 소득이 제법 짭짤하다. 더군다나 ‘웰빙’ 붐을 타고 더덕이 반찬이나, 생즙으로 널리 이용되면서 소비처도 점차 늘고 있다. 요즘은 콧노래가 절로 나올 정도다. 오씨의 더덕밭은 화순에 5천여평, 영암 금정면 등지에 2만 5천평 정도다. 그가 고유한 밭은 원래 화순이 대부분이었으나, 연작에 따른 피해방지를 위해 재배적지를 물색하다 보니, 인근 지역으로까지 옮겨가게 된 것이다.
화순 청풍면은 더덕과 같은 뿌리작물 재배에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 모래와 점토가 균형을 이룬 토질이어서 배수가 좋고, 기후가 서늘하기 때문이다.
특히 청풍면은 화순읍 등 주요 시가지보다 기온이 2∼3℃가량 낮고, 일교차도 커 더덕재배에 안성맞춤이다.
오씨는 지금의 노하우를 갖기까지 10여년간은 실패에 실패를 거듭해야만 했다. 더덕재배가 생소할때 시작하다 보니, 관련 자료가 거의 없었다. 자신이 직접 산에서 캐낸 더덕을 살펴가며, 실습과 경험을 통해서만이 깨우칠 수가 있었다.
더덕의 특성을 몰라, 농사를 망치기 일쑤였다. 뿌리가 깊에 자라나갈 수 있는 토심은 어느정도 인지, 배수와 뿌리의 생육을 도와주는 재배포장의 두둑 깊이갈기와 높이하기 등의 기술은 셀 수 없이 많은 시행착오 끝에 얻어낸 산물이다.
생산되는 더덕도 상품성 없는 하품이 대부분이었으나, 포기하지 않고 한 우물만 판 끝에 오씨는 지금 더덕재배 전문가로 거듭난 것이다.
상품성을 높이기 위한 품종 개량과 토질개선 등에도 남다른 노력을 쏟고 있다. 10여년 전부터는 화학비료를 아예 사용하지 않는다. 자신이 직접 유기물을 구입해 1년이상 발효시킨 맞춤형 퇴비로 지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현재는 상품 생산비율이 70% 정도다. 가격도 더덕 주산지인 제주산 보다 1.5배 높게 받는다.
아울러 기계화로 재재면적 또한 크게 늘려 소득 안정화를 이뤘다. 두둑조성과 피복, 경운, 수확 등이 대부분의 작업을 기계로 하고 있으나, 제초작업은 별 수 없이 인력을 동원해 수작업을 해야 한다.
오씨는 종자를 자가공급한다. 즉, 자신이 입맛에 맞는 종자만을 채취해 파종하기 때문에 상품성 향상과도 직결된다.
더덕은 파종 1년째가 가장 신경을 써 관리해야 하는 시기. 더덕재배에 필요한 일손의 60%가 파총 첫 해에 투입될 정도다.
더덕은 봄에 파종하면 보통 보름 후 발아한다. 발아 후 잎이 자라나면 지주를 설치해야 한다. 그래야만이 잎이 고르게 자라, 광합성에 도움을 주고, 통풍을 원활하게 해 뿌리의 생육상태가 좋다.
2년째부터는 제초작업과 비배관리 외에 별다른 일손이 가질 않는다.
더덕 출하시기는 초겨울 무렵으로, 대부분 3년근을 수확해 유통시킨다. 오씨는 처음에 위탁상을 통해 판매했으나, 지금은 대형 유통업체로 오씨가 직접 납품하거나 , 전화주문을 통한 직거래를 하고 있다.
연간 3년근 생산량은 30t정도. 종자 판매비까지 더해 조수입은 2억여원에 이른다.
특히 특품 생산에 일가견이 있는 오씨의 소문은 이미 전국적으로 퍼져나간 상태. 고정고객만 150여명에 달해 이들을 통해 올리는 매출액도 4천여만원이다.
오씨는 현재 4∼5년근 더덕도 시험재배 중이다. 3년까지는 밭에서 재배하다가, 산으로 옮겨 재배하는 특수재배 기술을 도입, 6년근까지도 생산할 셈이다.
아직 유통시킬만한 수준은 아니다.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자신이 개발한 기술을 적용, 실험을 하고 있는 중이다.
또 특품비율 향상을 위한 우량종자에 대해서도 연구중이다.
이와함께 더덕을 화순군의 브랜드 특산품으로 육성해 이 지역 농가소득 향상과도 연계되도록 도움을 주고싶은 게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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