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류의 생태 및 방제
 
기관 : 농업과학기술원 작물보호부
 
성명 : 유재기
 
전화 : 031-290-0459
           
     달팽이는 연체동물문에 속하는 농작물의 유해동물로서 종류가 대단히 많다. 세계적으로 발생되는 달팽이는 약 800여종이 보고되어 있다. 우리나라에도 최근 들어 작물의 시설재배 면적이 늘어남에 따라 연중 계속되는 재배로 토양이 산화되고 습한 환경을 유지하므로 달팽이류의 발생 및 피해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달팽이류는 채소뿐 아니라 화훼류와 밭작물, 목초 등 농작물을 폭넓게 가해한다. 작물체의 잎, 줄기, 열매 등을 갉아먹어 수량을 감소시키고 상품가치를 떨어뜨리는 등 직접적인 피해뿐만 아니라 곰팡이, 박테리아 등의 식물병원균을 옮겨 병해발생을 증가시키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한편 달팽이는 각질의 껍질을 쓰고 있거나 체표가 두꺼운 점막으로 이루어져 있어 약제의 체내 침투가 안되어 효과적인 방제가 어렵다.

  1. 종류 및 발생생태
     우리나라 채소 집단재배지역에서 많이 발생하는 달팽이는 몸 전체에 껍질을 가지고 있는 명주달팽이와 껍질이 없는 민달팽이과의 들민달팽이, 민달팽이 등이 있다.
  명주달팽이는 비닐하우스 등 시설재배지나 노지 모두에서 많이 발생되고 있다. 몸의 크기가 20~25㎜ 정도로 둥글고 껍질의 색깔은 회황색 또는 회갈색을 띤다. 이 달팽이는 1년에 한번 발생하는 것이 보통이나 2회 발생하기도 한다. 땅속이나 지표면 부근에서 겨울을 나고 따뜻한 지역에서는 3~4월경부터, 추운 지방에서는 5월경부터 작물을 가해한다. 암·수 한 몸이고 다 자란 달팽이는 5~7월에 땅속 2~3㎝ 깊이에 100개 내외의 알을 낳는데 15~20일이면 알에서 깨어나 작물에 피해를 주며 습윤한 곳에 발생이 많다.

 
민달팽이 알에서 부화한 어린 민달팽이
들민달팽이 명주달팽이

그림 1. 달팽이의 종류별 모양

     들민달팽이와 민달팽이는 다습한 조건이 계속되는 하우스나 온실에서 다발생하며 노지에서는 발생이 적다. 들민달팽이는 몸길이가 3~4㎝정도이며 몸 전체는 검은빛의 갈색을 띠고 있다. 흙의 벌어진 틈이나 낙엽 밑 등의 습한 장소에 봄, 가을 2회에 걸쳐 산란하는 데 한 마리가 약 300개 정도의 알을 낳는다. 민달팽이는 다 자랐을 때의 몸길이가 6㎝ 내외로 들민달팽이 보다 크고 담갈색을 띠나 변이가 많다. 등면에 3개의 흑갈색 세로줄이 있으며 양측에 2개의 세로줄이 뚜렷하다. 달팽이류는 개체당 산란수가 많을 뿐만 아니라 산란된 알의 수정율과 부화율이 아주 높아서 번식력이 매우 강하다(표 1).

 
표 1. 달팽이류의 산란수
달팽이의 종류 총산란수
(개/마리)
평균 산란횟수
(회)
1회 평균 산란수
(개/마리)
들민달팽이
집달팽이 일종
186
247
13.0
14.4
14.3
16.7

  2. 농작물의 피해
     명주달팽이의 경우 배추, 양배추를 비롯한 엽채류를 주로 가해하는데 특히 노지의 각종 작물에 많은 피해를 주고 있다. 들민달팽이와 민달팽이는 상추, 양배추, 딸기를 포함한 채소류와 난 등 화훼류에서도 많은 피해를 나타내는데 주로 하우스와 온실에서 발생이 많다(표 2).
  달팽이류는 건조한 장소에서는 생존하기 어려우므로 주로 산간지나 하천 주위의 다습한 포장에서 많이 발생한다. 포장 주변의 도랑이나 잡초가 우거진 곳 등에서 생활하다가 작물을 재배하면 휴반 근처에 있는 작물부터 가해하면서 이동한다. 낮에는 주로 작물체 밑 부분, 돌, 낙엽, 토양의 갈라진 틈 등으로 이동하여 숨어 있다가 어두운 밤에 활발히 활동하면서 작물을 가해한다.
  그러나 비가 오거나 안개, 구름 등이 많아서 흐린 날, 물을 준 후에는 낮에도 활동하면서 작물에 피해를 준다. 달팽이류는 이빨모양의 돌기를 가진 혀로 잎 부분이나 딸기 등 연한 과일을 빨거나 핥아서 갉아먹음으로써 불규칙하게 구멍을 뚫어 상품가치를 떨어뜨린다. 달팽이가 있던 곳에서 가늘고 구불구불한 배설물이 남아있고 점액이 묻어있어 광택이 나므로 다른 해충의 피해와 쉽게 구별된다.

   
    그림 2. 달팽이에 의한 피해

   

표 2. 달팽이의 종류 및 가해 작물

달팽이 종류

가해작물 

과 

속 

채소류 

화훼류 

달팽이과 

명주달팽이
집달팽이류

배추, 양배추, 열무, 우엉 등
배추 등

칸나, 접시꽃 등
-

민달팽이과 

들민달팽이

민달팽이

상추, 배추, 딸기, 유채 등

양배추 등

심비디움, 카틀리아, 관음소심,
고무나무, 철쭉, 행운목, 수국 등
국화, 팔손이, 몬스테라, 심비디움, 안시리움 등


  3. 달팽이류의 방제
     달팽이류의 방제에는 여러가지 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달팽이 방제용 전문약제가 개발되기 전 까지는 달팽이를 손으로 직접 잡아 없애거나, 햇빛이 나면 습한 곳으로 이동하는 습성을 이용하여 채소의 잎이나 젖은 헝겊, 신문 등을 작물체 주위에 펼쳐 놓아 그곳에 모여든 달팽이를 제거하는 트랩 이용법 등 주로 물리적인 방법을 이용하였다.
  또한 달팽이가 발생한 밭에 석회를 시용하거나 주변에다 소금을 뿌려줌으로써 토양을 건조하게 하여 발생밀도를 줄이기도 하였으며, 최근 일부농가에서는 막걸리, 맥주 등이 들어있는 깊은 통을 군데군데 묻어 놓아 유인 포살하거나 오이에 농약을 발라놓아 먹고 죽게 하는 방법 등도 사용하고 있으나, 발생밀도가 아주 적은 경우에는 효과를 볼 수 있겠지만 발생이 많은 경우에는 효과적인 방제법이 되기 어렵다. 그래서 좀더 효율적인 방제를 위해 일반 해충방제에 사용되는 살충제를 살포해도 농약성분이 달팽이의 표피를 덮고 있는 점막을 투과하지 못하여 살충율이 크게 떨어진다. 그러므로 달팽이를 유인하여 약을 직접 먹고 죽게 하는 유인미끼제를 사용하여 방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현재 시판중인 유인미끼제는 메타알데하이드 입제(나메톡스)가 있다.
  또한 약제처리에 의한 방제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약제를 살포하기 전에 미리 달팽이가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즉 노지에서는 비가 온 후에 약제를 살포하거나 시설재배지의 경우 약제살포 전에 충분하게 관수를 해주어 달팽이 활동을 조장시켜 약제에 쉽게 유인될 수 있도록 한다.
  한편 달팽이가 활동을 시작하는 오후 늦게 처리하여 약제처리 시간과 달팽이의 활동시간을 최대한 가깝게 함으로써 약효를 증진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참 고 문 헌
 
농업기술연구소. 1990. 원색도감, 채소해충 생태와 방제.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