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침벌 등 천적에 의한 소나무재선충병 매개충 방제
글·사진 / 신상철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병해충과장)
솔수염하늘소 유충에 산란하는 개미침벌 성충
소나무재선충병의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 성충
백강균에 감염된 솔수염하늘소 성충
매개충의 천적 큰쌀도적

현재 우리나라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의 경우, 2001년 이전의 피해목 소각, 2002년부터 행해진 피해목 훈증처리, 2005년 선단지 소구역 모두베기, 연중벌채 등으로 방제방법을 다양화하였으며 2006년부터는 파쇄ㆍ소각 및 훈증 방식을 선택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소나무재선충병의 방제는 위에서 언급했던 방제법과 생물적 방제법 등이 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완벽한 방제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판단된다. 우리 과학원에서 연구한 개미침벌에 대한 내용과 다른 나라에서 연구된 내용을 소개한다.



들어가는 말

소나무재선충병(Pine wilt disease)은 소나무와 소나무재선충(Bursaphelenchus xylophilus), 그리고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Monochamus alternatus)나 북방수염하늘소(Monochamus saltuarius)가 상호관계를 맺으며 발병하는데 이 연결고리 가운데 취약한 부분을 끊어주는 것이 방제 전략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해충방제기술에는 검역과 관련된 법적 방제, 서식환경의 개변을 통한 임업적 방제, 기주 수목의 저항성 이용, 물리적·기계적 방제, 불임성의 이용, 화학적 방제, 생물적 방제, 미생물의 이용 등 다양한 측면에서 각론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각각의 방제수단은 해충문제의 해결에 그 나름대로의 의미를 가지고 있으나 어떠한 방제수단도 모든 해충문제를 만족스럽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여러 가지 방제기술이 환경이나 경제·정치·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고 이것을 바탕으로 가장 합리적인 방제수단을 선택하여 종합하는 해충군 관리 개념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현재 우리나라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의 경우, 2001년 이전에는 피해목 소각 위주였던 것을 2002년부터는 피해목 훈증처리 위주로 전환하였다. 그 후 2005년에는 선단지 소구역 모두베기, 연중벌채 등으로 방제방법을 다양화하였으며 2006년부터는 지역 실정을 고려하여 파쇄·소각 및 훈증 방식을 선택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소나무재선충병의 방제는 위에서 언급했던 방제법과 생물적 방제법 등이 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완벽한 방제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판단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안전성, 영속성, 경제성 등의 장점을 지닌 생물적 방제에 관하여 산림과학원에서 연구에 첫걸음을 내딛고 있는 실정이다. 본 지면에서는 우리 과학원에서 연구한 개미침벌에 대한 내용과 다른 나라에서 연구된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생물적 방제의 장단점

생물적 방제는 환경오염의 염려가 없고 인축이나 야생동물에 대한 영향도 없으며 천적류는 자기증식에 의하여 지속적이고 광역적인 효과를 유지하며 천적류에 대한 저항성의 문제도 거의 무시해도 된다. 그리고 생물적 방제가 성공하면 살충제의 개발이나 계속적으로 살포해야 하는 비용도 필요없어 경제적이다. 그러나 생물적 방제는 그 효과가 나타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고 천적류는 해충과 더불어 환경조건의 영향을 크게 받으므로 그 효과에 정확성을 기대하기가 어려워 해충은 물론 천적류에 관한 깊은 생물학적 지식을 필요로 한다.


주요 천적류의 종류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의 천적자원에 대한 문헌기록 검토 결과, 포식성 천적으로 집게벌레목, 풀잠자리목, 딱정벌레목에 7종이 기록되어 있었으며, 이중 민집게벌레(Anisolabis maritima), 개미붙이(Thanassimus lewisi), 큰쌀도적(Trogossita japonica), 밤나무방아벌레(Stenagostus umbratilis)의 4종은 우리나라에 그 존재가 기록된 종들이다.
내부 또는 외부 기생성 천적으로는 35종의 벌목, 2종의 파리목 및 1종의 외부 기생성 응애가 기록되어 있었는데, 이중 곤봉납작맵시벌(Coleocentrus incertus), 그라벤호르스트납작맵시벌(Dolichomitus mesocentrus), 혹마디꼬리납작맵시벌(Dolichomitus tuberculatus), 고치벌 일종(Doryctes mutillator), 맵시벌 일종(Megarhyssa sp.), 하늘소가는배고치벌(Meteorus corax), 개미침벌(Sclerodermus harmandi), 바구미살이고치벌(Spathius radzayanus)의 8종은 우리나라에 그 존재가 기록된 종들이다.
그리고 일본에서 솔수염하늘소 사체로부터 곰팡이, 바이러스, 세균을 분리하여 솔수염하늘소 성숙유충과 성충에 대한 접종시험 결과, 백강균(Beauveria bassiana)이 가장 병원성이 강한 미생물인 것으로 보고되었다.

- 포식기생곤충 개미침벌
개미침벌처럼 벌목(Hymenoptera) 침벌과(Bethylidae)에 속하는 종들은 주로 딱정벌레목과 나비목의 유충을 공격한다. 딱정벌레목의 기주곤충으로는 저장 곡물이나 두류, 그 산물과 기타 저장물을 가해하는 종들과 천공성 나무좀과(Scolytidae), 하늘소과(Cerambycidae)에 속하는 종들이 있다. 침벌과는 전세계적으로 2,000종이 명명되어 있을 만큼 큰 그룹으로 이중 일부 종들은 천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산림과학원 주관으로 2004년 10월에 개최된 ‘소나무재선충병의 생태와 방제’라는 국제학술대회에서 중국강소성임업과학연구원의 슈 푸안(Xu Fuyuan)은 개미침벌을 이용한 매개충 솔수염하늘소 유충의 생물적 방제에 대하여 소개하면서 이들을 방사한 지역에서 피해감소율이 약 97%에 이른다고 발표하였다. 여러 문헌에 따르면 방사지역 내 솔수염하늘소에 대한 기생률은 1세대에서 41.9~82.3%, 2세대에서는 73~92.3%로 나타나 높은 기생효율을 보여 준다고 하였다.
이후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중국과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2005년에 중국의 개미침벌을 도입하여 실험실 내에서의 증식과 포식량 등에 관한 실험을 실시하였으며 금년에는 우리나라에서 채집한 개미침벌을 소나무재선충 피해임지인 진주에 매개충의 이목을 설치 6·7·8월 중순에 방사시험을 수행중에 있으며 금후 이들에 대한 효과를 조사 검토할 계획이다.
개미침벌은 천공성 해충의 유충과 번데기의 외부기생성 포식기생자(Parasitoid)로서 11월 말이나 12월 초부터 3월 중순까지 기주곤충이 만들어 놓은 터널 안에서 성충으로 월동한다. 암컷성충의 수명은 약 1개월인 반면에 수컷은 8~11일 정도 산다. 암컷 기생봉은 평균 50~70개, 최대 120개의 알을 낳는다. 암컷은 알과 유충이 노숙유충이 되어 고치를 틀 때까지 보호한다. 번데기가 되기 위해서는 5~6일간의 전용기(前期)를 거친다. 국내에서는 7월중 발생최성기를 보이고 있다.
개미침벌에 대한 문헌조사 결과, 국외 지역으로는 일본 전지역, 중국, 대만까지도 분포하며 기주곤충으로는 9과 29종이 보고되어 있다. 이중 솔수염하늘소를 포함하여 16종의 하늘소가 개미침벌의 기주곤충으로 기록되어 있다. 2006년 국내조사에서는 개미침벌이 솔수염하늘소 유충에 기생함을 남해에서 재확인하였고, 서울 관악산에서 붉은산꽃하늘소(Corymbia rubra)가 새로운 기주곤충임도 확인 보고되었다.

- 포식곤충
일본 문헌에 따르면 딱정벌레목(Coleoptera)에 속하는 가장 중요한 포식자로 우리나라에도 분포하는 큰쌀도적을 들고 있는데 솔수염하늘소 유충을 포식하는 큰쌀도적의 평균포식량은 큰쌀도적 유충 최대 체중의 3.3배로 이것은 8마리 정도의 솔수염하늘소 2령 또는 3령 유충의 무게에 해당한다. 그러나 큰쌀도적 성충은 솔수염하늘소와 작은 바구미에 대한 선택실험에서 크기가 큰 솔수염하늘소 성충보다는 작은 바구미 성충을 보다 많이 포식하는 것으로 나타나 실제 야외에서는 기주의 선호도가 방제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밖의 또 다른 포식곤충으로 국내에도 분포하는 개미붙이가 솔수염하늘소 유충을 포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히로시마 현의 Dastarcus longulus는 용실에 있는 솔수염하늘소의 3~31%에 기생하나 다른 지역에서는 낮은 개체군 밀도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1977~1979년까지 일본의 17개 시험림에서 기생 및 포식 곤충에 의한 솔수염하늘소의 사망률이 조사되었는데 알~성충기간 중 솔수염하늘소의 총사망률은 50~70% 범위이었다. 동 기간에 기생 및 포식곤충에 의한 솔수염하늘소의 사망률은 0.9~47.3%로 평균 12.7%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영기가 어린 솔수염하늘소 유충은 기생성 곤충에 의해, 노령유충은 포식성 곤충에 의해 치사되는 경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 곤충병원미생물 백강균
일본에서는 백강균 포자로 현탁액을 만들어, 솔수염하늘소 4령 유충에 접종하고 생물검정해 본 결과 백강균 107포자/mL 현탁액을 접종한 후, 6일 이내 유충의 사망률이 100%인 것으로 나타났다. 야외에서는 10월에 소나무통나무에 1.2×107포자/mL의 비율로 백강균 현탁액을 살포한 지 6개월 후 솔수염하늘소 유충의 사망률이 7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10월보다는 5월 살포시 사충률이 더 높게 보고되었다.
중국 남경지역에서 솔수염하늘소 유충의 병원성 곰팡이 종류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백강균의 출현빈도가 37.8%로 가장 높았다. 목재 내부의 유충에 대한 생물검정시 솔수염하늘소에 대한 독성도 백강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2.5×107포자/mL 현탁액을 침입공마다 2mL씩 주입하고 30일 후 조사결과 보정 사충률이 61%로 나타났다.
야외에서 백강균의 병원성이 실내실험결과만큼 좋지 않은 것은 첫째, 백강균 포자는 35℃ 이상이나 40% 이하의 습도에서 자라지 못하므로 습한 통나무에서는 사망률이 높게 나타나고 태양광에 노출시에는 병원성이 떨어지는 등, 야외의 제한된 장소에서만 병원성을 보인다. 둘째, 백강균은 수피나 수간 내의 곤충에 효과적으로 도달할 수 없기 때문에 수피와 수간 내로 백강균을 운반할 매개수단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맺는말

산림해충을 지속적으로 관리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 생물적 방제는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매개충의 생물적 방제 역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에 있어서 주목 받고 있는 기술영역이다. 매개충의 생물적 방제는 생태학적 배경을 전제로 어떤 해충에 대한 생물적 요인의 억제기능을 인위적으로 강화하는 것을 뜻한다. 이와 같은 생물적 방제의 성공을 위해서는 피해허용밀도, 수목의 경제성, 토착천적과 외래천적, 기존 천적류의 해충밀도 억제효과, 대상 해충의 종류와 그의 밀도수준, 선택성 살충제의 이용 등을 고려해야만 한다.
좋은 천적을 선택하고자 할 때는 기생성 천적이냐 포식성 천적이냐보다는 대상 해충 종들에 적합한 천적들을 탐색하는 것이 올바른 접근방법인데, 일반적으로 적합한 천적이라 함은 높은 수색력(high searching ability), 기주특이성(host specificity), 높은 증식력(high reproductive potential), 생태적 교호성(ecological compatibility), 사육성(culturability), 밀도 반응성(density responsiveness), 분산력(dispersal capacity), 시간적 일치성(temporal synchronization) 등의 조건을 구비해야 한다. 소나무재선충병의 매개충에 대해서도 이와 같은 요건을 갖춘 천적을 탐색하는 데 지속적인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사용방법과 관련해서는 천적을 외국으로부터 도입하여 정착시키는 방법, 환경조건을 천적에게 유리하도록 개선하여 그 활동을 증대시키는 방법, 인공적으로 천적을 대량증식하여 방사하는 방법 등이 있으므로 그 적합성을 검토하여 방제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여야 할 것이다.
소나무재선충병 매개충에 대한 생물적 방제 연구가 비교적 일천한 우리로서는 앞으로 이상의 연구과제들이 차질없이 수행되어 소나무재선충병의 매개충 방제에 일대 전기를 맞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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