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송 (학명 : Sciadopitys vertillata)
글·사진 / 정헌관 (국립산림과학원 유전자원부)
일본의 특산종으로 나무높이가 약 15m까지 자랄 수 있는 상록성 교목으로 3월 하순경 가지 끝에 둥근 수꽃이 여러 개 모여 달리고, 타원형인 암꽃은 가지 끝에 한 개씩 달리며, 8~12cm 되는 솔방울 안에 약 1cm쯤 되는 종자가 들어 있다. 비교적 추위에 약한 편이라서 식재할 수 있는 곳이 한정적이고 생장도 느리지만 키우기가 쉽지 않아 값도 무척 비싼 편이다.


우리에게 정말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 우리는 누군가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기를 원하며, 오늘을 살고 있는 바로 이 순간에도 접하고 있는 모든 살아 있는 생명체들로부터 소중한 존재이기를 바란다. 그리고 생물학적 입장에서 보면 인생 그 자체가 한 편의 시에 가깝다. 인생에는 특유의 리듬이 있고 맥박이 있으며, 자라나고 또 늙어가는 주기가 있지 않은가. 천진스러운 어린 시절부터 시작하여 야심과 절망과 고뇌가 있는 황금기라 할 수 있는 청춘에 이르게 되고, 그 격렬한 시기가 지나고 나면 사회와 인간을 알아가는 성년이 되어 얼마 지나지 않아 술이 익어 가듯이 성숙해지는 중년에 이른다. 그 때는 배포도 커지고 냉소를 이해하여 인생을 다정한 눈으로 쳐다볼 수 있게 된다. 그러다가 평안과 자족을 맞이하는 노년이 오고, 마침내 최후의 생명은 꺼져 영원히 잠들어 다시는 깨어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인생의 리듬, 그것은 곧 아름다움이다. 교향악을 들을 때처럼 어지러운 가락이 교차되어 만들어 내는 신비로운 화음과 도 같은 것이다. 이와 같이 자연스럽게 저절로 갖추어지는 이 인생의 아름다움, 하루는 아침 낮 저녁이 있고 일 년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네 계절이 있듯이 그런 모습이 참으로 좋지 않은가? 우리들의 삶이 이 같은 자연의 흐름 속에 순응하면 한 편의 시처럼 마음이 넉넉하고, 공연히 우쭐대거나 공허한 야망을 따르지 않을 것이며, 정말로 소중한 것을 스스로 터득하여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산업화 이후 사회에서 갈수록 소리 높이 논의되고 추구되고 있는 ‘삶의 질’이란 또한 무엇인가? 그것은 실질적으로 맑은 햇빛, 맑은 공기, 깨끗한 물, 깨끗한 흙에서 살 수 있는 생태학적 ‘환경의 질’에 의해서 일차적으로 결정된다. 그리고 그러한 환경의 질을 결정하는 원소들이 공급되는 보고가 바로 산림으로 미래 사람들의 삶의 질은 우리가 오늘 어떻게 산림을 가꾸느냐에 따라서 좌우된다.
이와 같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현대사회에서 정신적으로나 실질적으로 우리의 삶에서 나무와 숲이 차지하는 자리가 무척 크기 때문에 그것과 더불어 살아갈수 있게 된 행운 또한 한여름의 햇살만큼이나 크다. 오늘은 조금 특이한 나무 금송 이야기를 한다.
이름에 소나무송(松)자가 붙었지만 사실은 소나무와는 아주 먼 친척인 낙우송과 금송속의 외동자식이라고 할 수 있는 희귀 수종이다. 일본의 특산종으로 나무높이가 약 15m까지 자랄 수 있는 상록성 교목으로 3월 하순경 가지 끝에 둥근 수꽃이 여러 개 모여 달리고, 타원형인 암꽃은 가지 끝에 한 개씩 달리며, 8~12cm 되는 솔방울 안에 약 1cm쯤 되는 종자가 들어 있다. 비교적 추위에 약한 편이라서 식재할 수 있는 곳이 한정되었고 생장도 느리지만 키우기가 쉽지 않아 값도 무척 비싼 편이다.
새순이 나오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우며, 잎이 줄 모양으로 윤기가 나는 녹색으로 양면 가운데에 얕은 홈이 있다.
금송의 뿌리와 수피에 항산화 및 항염증 효과가 있는 플라보노이드와 트리터리펜 물질이 들어 있어 노화방지 약제 또는 화장품 재료로 쓰인다.
백제 무령왕의 관을 이 지구상에서 일본에서만 자생하는 금송의 목재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이는 일본이 백제의 통제 영역 안에 들어 있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증명해 주는 것이며, 천왕 또한 무령왕의 자손이라는 기록도 있다고 한다. 전형적인 음수로 그늘을 좋아해, 어렸을 때 직사광선을 피할 수 있게 해주고, 더디 자라지만 10년쯤 되면 생장이 빨라진다. 전정을 싫어하고 이식도 힘들며, 병충해에는 강한 편이나 부식질이 풍부한 비옥한 땅을 좋아해서 영양분이 부족하면 잎이 누렇게 변한다.
금송은 재배하기가 아주 까다롭고 도입수종이지만 부드러운 인상을 주고 희귀해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나무이다.

아름다운 수형의 금송
작은 화분에 심은 금송(3년생)
부드러운 금송잎
여러 개가 달려 있는 금송 수꽃
새로 나오는 연녹색 금송 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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