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업·농촌의 가치 얼마나 되나요?
 

국내총생산 기여도, 반도체·자동차보다 커

우리 주위에는 중요한 의미를 지녔지만 무심코 흘려버리는 정책이나 용어·개념 등이 많이 있습니다. 본지는 ‘알아봅시다’ 코너를 신설해 이들 사례를 쉽게 설명하면서 독자들에게 그 의미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민족의 대명절인 추석(25일)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농촌의 투명한 밤하늘을 바라보면서 도시에서 내려온 가족들과 이야기꽃을 피우는 정겨운 모습들이 눈에 선합니다. 그런데 올해는 우리 농업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으로 많이 힘들었답니다. 농업·농촌의 가치가 경제논리에 밀리는 안타까운 현실을 지켜봐야 했기 때문입니다. 개방론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정말 우리 농업과 농촌이 지닌 가치가 반도체나 자동차 산업보다 못한 것일까요? 정답은 ‘절대 아니다’랍니다. 우리 농업·농촌이 지닌 가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농업·농촌이 왜 중요한가요=세계적 식량 및 환경문제 연구기관인 월드워치(World Watch) 연구소는 ‘식량안보에 실패한 나라는 정부 존립기반마저 위태롭게 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를 반영하듯 일본·스위스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한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100%가 넘는 식량자급률을 유지하고 있답니다.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어떨까요. 유감스럽지만 65.3%(2004년 주식용 곡물 기준)에 불과하답니다. 하루 세끼 중 한끼 이상을 외국에 의존하고 있는 셈인데요. 우리가 선진국보다 더 많이 농업·농촌을 소중히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하겠죠.

농업은 식량생산 외에 환경보전과 국토 균형발전, 전통문화 계승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농촌진흥청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농업의 환경보전적 가치는 연간 24조여원에 달하고 있는데요. 여기에는 홍수 예방과 대기정화·휴양처 제공·경관 가치 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농업이 국내총생산(GDP·일정기간 동안(보통 1년) 한 국가에서 생산된 재화와 용역 가치를 합한 것)에 기여하는 정도는 2.6%(2005년 기준)로, 반도체(1.2%)와 자동차(0.9%)의 GDP 기여도보다 높은 수준이랍니다(농협경제연구소 자료).

◆선진국들은 왜 농업보호에 앞장서나요=산업혁명으로 남보다 일찍 공업국이 된 영국은 1846년 곡물법을 폐지하고 식량을 외국에서 사다먹기 시작했습니다. 공업이 농업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러나 제1차 세계대전 때 상황은 급반전됩니다. 독일의 해상 봉쇄로 식량 수입이 막히자 극심한 식량난을 겪게 된 것입니다. 이후 영국은 농업투자를 확대해 1978년에는 곡물자급률이 78%에 이르고, 1980년대 들어서는 식량 수출국으로 자리잡게 됐습니다.

선진국들은 하나같이 영국과 같은 성장통을 겪으면서 농업의 소중함을 직접 체험했습니다. 이 때문에 장기적인 시각에서 농업에 투자하고 있으며, 사회구성원들도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답니다.

농업부문의 투자에 대해 ‘밑 빠진 독에 물붓기’라는 비판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는 우리와는 너무나 다른 모습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어떤 노력들이 필요할까요=선진국의 사례에서 보듯이 농업은 투자효과가 장기간에 걸쳐 나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농가당 경작면적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큰 유럽이나 미국의 농가도 정부의 대규모 보조를 통해 농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경제논리의 잣대만으로 농업을 평가해서는 안된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도 선진국처럼 식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농촌을 유지하며 국토를 균형있게 발전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농업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와 성원’입니다.

특히 사회지도층은 왜 농업·농촌을 지켜야 하는지 국민들에게 소상히 알려주는 역할을 담당해야 합니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올바른 농업관을 심어주는 데 앞장서야 합니다.

농업인들도 국민들의 성원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 안전하고 품질좋은 농산물 생산에 힘써야 합니다.

이럴 때만이 우리 농업인들이 개방 파고를 이겨내고 웃으면서 농사를 지을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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