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이 둥글고 보라색을 띠는 고들빼기. 추운 겨울에도 푸른빛을 잃지 않고 땅 위에 납죽이 엎드려 겨울을 난다.
최근 들어 채식주의자가 늘어나면서 밭이나 비닐하우스에서 고들빼기를 재배해 소득을 올린다.
풀밭에서 자생하는 왕고들빼기. 키가 2m까지 자랄 정도로 자람세가 왕성하고 연한 잎은 쌈용으로 이용한다.
잎이 약간 길고 톱니처럼 생긴 고들빼기. 잎과 뿌리가 적당히 자라기 때문에 김치용으로 알맞다.
고들빼기는 수확해서 흙과 이물질을 제거한 다음 대부분 300~500g씩 단으로 묶어서 출하한다.

고들빼기는 주로 김치로 담가 먹는다. 고들빼기김치는‘고향의 맛’을 잊지 못하는 해외교포들이 즐겨 찾는 민속식품 중의 하나다. 요즘 들어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재배하는 농가가 늘고, 신품종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채식을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는 추세에 있어 이를 재배할 경우 높은 소득을 기대할 수 있다.


고들빼기는 요즘 계절 구분 없이 먹을 수 있지만 가을이 제철이다. 그것도 찬바람이 대지를 숨죽여 놓은 늦가을에 캔 것이 제맛이다. 고들빼기는 갈무리가 끝난 빈 들녘에서도 푸른빛을 잃지 않는다. 하얀 무서리가 내려도 그 싱싱함을 잃지 않는 것이 고들빼기의 고고한 자태다. 하지만 땅 속 깊이 뿌리를 박고 겨울 채비를 서두르며 자연의 섭리에 순응할 줄 아는 그런 식물이다.
고들빼기김치는 예부터 배추김치 못지않게 사랑을 받았다. 배추김치에 싫증을 느낄 무렵 항아리에서 간이 밴 고들빼기김치는 겨우내 잃었던 입맛을 되찾는 데 일품이었다. 특히 김이 모락모락 나는 이밥에 얹어 먹으면 그만이었다. 구수한 맛이 나는 이밥과 간이 적당히 밴 고들빼기김치의 맛은 찰떡궁합이라 할 만큼 잘 어울렸다.
고들빼기는 11월쯤이면 뿌리에 살이 통통하게 오른다. 웬만한 추위에도 잎은 말라죽지 않고 체온을 유지하려는 듯 땅 위에 납죽이 엎드려 겨울을 나기도 한다. 땅이 얼기 전에 잎과 뿌리째 캐서 며칠 동안 물에 담가 쓴맛을 우려내면 다양하게 요리해 먹을 수 있다. 고추장 항아리 속에 박아두었다가 장아찌로 먹어도 별미이다.


입맛 잃었을 때 일품인 고들빼기김치

고들빼기의 주성분은 이눌린으로, 매우 떫고 쓴맛이 난다. 바로 이 맛 때문에 사람들은 입맛을 잃었을 때 고들빼기를 찾는다. 민간에서는 고들빼기를 오래 전부터 약재로 사용했다. 쓴나물이라고 해서 주로 나물로 이용해 왔지만 한약방에서는 고채, 황과채, 활혈초 등으로 부르고 해열, 건위, 조혈, 소화불량, 폐렴, 간염, 타박상, 종기 등을 치료하는 약제로 쓴다. 또한 산성체질을 개선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든 잘 자라는 고들빼기는 비슷한 종들이 많다. 왕고들빼기, 애기고들빼기, 까치고들빼기, 지리고들빼기, 두메고들빼기 등이 있다. 주로 김치로 담가 먹는 고들빼기는 키가 40㎝ 정도 자라고 노란색 꽃이 피는데 비해 왕고들빼기는 키가 2m나 자라고 연한 노란색 꽃이 피는 것이 큰 차이점이다.
고들빼기 줄기는 곧고 가지를 많이 친다. 뿌리에 달린 잎은 꽃이 필 때까지 남아 있으며 타원형이다. 잎자루가 없고, 가장자리는 빗살 모양으로 갈라진다. 잎은 보랏빛 또는 약간 붉은 빛을 띤다. 잎 모양은 길쭉한 주걱처럼 생겼는데 지역에 따라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거나 또는 밋밋한 것도 있다. 뿌리는 땅 속 깊이 자라는데 가지뿌리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요즘 재배하는 것은 잔뿌리가 거의 없다.


고들빼기는 김치로, 왕고들빼기는 쌈용으로

왕고들빼기는 주로 어린잎을 나물로 먹고 뿌리와 잎 전체를 약으로 이용한다. 한자로는 백용두, 고개채, 고마채 등으로 불리고 서양에서는 인디언 상추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토끼가 좋아한다고 해서 토끼밥이라고도 부른다. 잎의 길이는 10~30cm이고 거친 톱니 모양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줄기를 자르면 끈적끈적한 우윳빛 액이 나오는데 몹시 쓴맛이 난다. 왕고들빼기는 민간에서 소화가 안 되거나 입맛이 없을 때와 양기를 북돋울 때 사용했다고 한다.
최근 들어 고들빼기를 재배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전남 순천과 여수, 충북 영동 지방에서는 지역특산물로 개발하기 위해 집단으로 재배하기도 한다. 특히 전북 고창 일대에 9만9,000여㎡의 집단재배지가 조성됐다. 이곳에서 나는 고들빼기는 황토밭에서 자라 윤기가 흐르고, 뿌리가 길고 향이 짙어 인기가 좋다.
강원도농업기술원은 2005년 연중 생산이 가능한 신품종 ‘대왕’ 고들빼기를 개발했다. 고들빼기는 그동안 봄에 꽃대가 발생하기 때문에 가을부터 이른봄까지만 식용으로 이용할 수 있었지만 야생종인 왕고들빼기와 교잡 육성해 연중 재배가 가능한 신품종을 육성해 보급에 나서고 있다.


사계절 재배용 신품종 대왕고들빼기 육성

‘대왕’ 고들빼기는 김치용으로 재배할 경우 약 60~70일 만에 990㎡당 1,000㎏ 생산이 가능하다. 또 상추 대용 쌈채용은 150일 재배해 10a당 4,000㎏ 안팎의 잎 수확이 가능하다. 특히 기존 고들빼기와는 달리 지제부위(뿌리 상부와 땅이 맞닿는 지점)에 잎이 떨어진 흔적이 거의 없고, 잔뿌리가 적으면서 통통하게 굵게 자라는 것도 장점이다.
‘대왕’ 고들빼기는 알타리무처럼 뿌리가 통통해 김치용으로 안성맞춤이다. 기존 품종은 잔뿌리가 많고 잎이 떨어진 흔적이 깊은데다 그곳에 이물질이 끼여 김치를 담그는 데 일손이 많이 드는 것이 흠이었다. 고들빼기 김치시장은 현재 700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어, 시장성이 충분하다.
고들빼기는 물이 잘 빠지고 햇빛이 잘 드는 논둑이나 밭둑에서 자생한다. 하지만 1~3월과 9~12월에 수요가 많기 때문에 이때를 겨냥해 재배하면 농가소득을 올릴 수 있다. 시세는 12월에 가장 높게 형성된다. 요즘 채식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봄나물이나 쌈용으로도 수요가 늘고 있다.


토심 깊고 물 빠짐이 좋은 곳이 적지

강원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토심이 깊고 물 빠짐이 좋은 비옥한 참흙이나 모래참흙이 재배적지이다. 햇빛을 좋아하는 식물이지만 장일이나 고온 조건의 환경에서는 꽃대가 나오므로 햇빛을 알맞게 가리고 재배하는 것이 좋다. 월동 고들빼기는 3~4월에 꽃대가 올라와 5~6월에 꽃이 피고, 종자를 맺어 성숙한다.
종자는 5월 하순부터 6월 하순에 채취하는데 솜털이 하얗게 피어날 정도로 완전히 성숙된 종자를 바람이 없는 날 큰 자루에 털어 채종한다. 씨앗은 그늘에 말렸다가 서늘한 곳에 보관한다. 휴면기간이 아주 짧기 때문에 채종한 것을 곧바로 뿌려도 싹이 튼다.
발아적온은 15~20℃이며 25℃ 이상에서는 발아율이 아주 떨어진다.
포장은 뿌리가 깊게 내릴 수 있도록 깊이갈이하는 것이 좋다. 재배하는 동안 가장 어려운 것은 일손이 많이 드는 제초작업이다. 이 때문에 흑색비닐을 피복해 재배하기도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하우스에 터널을 설치해 재배하는 것이다.
중부 이남지역에서는 겨울철에도 무가온재배가 가능하다. 9월 15일 이전 파종해 9월 하순부터 하우스 비닐을 씌우고, 저온기가 오기 전에 영양생장 기간을 충분히 확보해 파종 후 60일쯤 후에 수확하는 방법이 있다.


겨울철 비닐하우스에서 무가온재배 가능

고들빼기는 초봄날씨처럼 10℃ 이상의 저온기간이 지속되면 꽃대가 올라와 상품성이 떨어지기도 한다. 꽃대가 발생하면 질겨서 나물로 먹기에는 부적당하다. 여름에는 자람세가 왕성한 데다 조직이 나무처럼 단단해지기 십상이기 때문에 6월 상중순에 파종해 20~30%의 흑색 차광망을 설치해 재배하면 쓴맛이 적고 생채용으로 알맞은 고들빼기를 수확할 수 있다.
고들빼기 수확량은 파종과 수확 시기에 따라 큰 차이가 난다. 990㎡당 수확량은 적기에 파종해 월동 전인 11월 무렵 수확할 경우 900~1,100㎏이고, 3월에 수확하는 것은 1,100~1,300㎏이다. 고들빼기는 잎과 뿌리를 함께 이용하기 때문에 신선도 유지가 중요하다. 수확한 고들빼기는 깨끗이 다듬어 물에 씻어 비닐봉지에 300~500g 단위로 포장해 출하하는 것이 높은 가격을 받는 데 유리하다.

'산채류재배 > 산채류재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채류재배  (0) 2008.03.03
미나리-정신을 맑게, 피를 깨끗하게  (0) 2008.01.09
참나물 재배기술  (0) 2007.07.31
[스크랩] 미나리과 산야초 알아보기  (0) 2007.07.17
산채류의 저장 방법  (0) 2007.06.24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