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제주지역에서 자생하는 섬오갈피는 완전히 자라면 멍석딸기처럼 땅 위에 덤불을 이룬다.
1. 제주도에 자생하는 섬오갈피는 제주도 특산식물로 개발 중에 있다.
2. 지리산오갈피. 우리나라에서만 발견된다. 꽃은 가지 끝에 피고 흰 솜털로 덮여 있으며, 검게 익는다.
3. 오갈피는 오갈피나무과에 속하며 낙엽성 활엽관목으로 일반적으로 높이 2~5M씩 자란다. 잎은 3~5개이고 줄기에 가시가 있고 꽃은 산형화서로 7~8월에 녹색으로 피고 9~10월에 검게 익는다.
1. 털오갈피. 경북과 황해도 이북에서 자라며 줄기는 연한 밤 빛를 띤다. 자줏빛 작은 꽃이 가지 끝에 피고 열매는 검게 익는다.
2. 가시가 빽빽하게 나고 줄기는 세로로 갈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보랏빛이 도는 누런 꽃이 가지 끝에 피고 열매는 검게 익는다.
3. 가시오갈피는 가시가 빽빽이 나 있어 보관하기가 어렵지만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저장해야 상품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다.
4. 전지는 봄에 싹이 나기 전인 3월 하순과 11월 하순에 하는데, 당년에 자란 가지가 너무 길거나 연약한 것은 수확시 잘라서 상품으로 이용한다.

좀 오래된 이야기지만 우리나라가 한·일 월드컵 본선 ‘4강 신화’를 이루면서 축구 선수 못지 않게 ‘스타’가 된 것이 있다. 바로 오갈피이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특히 눈에 띌 만큼 월등한 체력으로 유럽의 강팀들을 연거푸 쓰러뜨렸는데, 지칠 줄 모르는 선수들의 체력 원동력은 인삼과 오갈피였다.

현재 시중의 오갈피(五加皮) 관련 광고 문구를 유심히 살펴보면 하나같이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당시 옛 소련 선수들이 오갈피를 마시고 집중력과 근력을 길러 우수한 성적을 냈다.”는 것을 인용하고 있다. 허준의 『동의보감』에서는 “허리와 척추의 통증에 좋고, 근골을 단단하게 하며, 오랫동안 복용하면 몸이 가벼워져 장수하고, 풍을 치료하며 허리를 보하는 한편 풍비와 통풍의 증세 등을 치료한다. 또 허리뼈와 근육을 강하게 하고 다리에 힘이 없어 늘어질 때 효과적이다.”고 했다.
오갈피는 피로회복·어혈·강정·활력·근육강화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오갈피를 진하게 달여 마시면, 과로나 육체노동으로 생긴 병에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음기가 약해 열이 오르거나 입이 잘 마르고 쓴 사람은 피해야 한다고 한다. 열이 나면서 소변이 시원하게 나오지 않거나 통증이 있는 사람에게도 처방되지 않는다. 오갈피는 예로부터 인삼을 능가하는 약효가 있는 약물로 널리 애용돼 왔다.

약효 가장 뛰어난 가시오갈피&]
오갈피나무는 인삼과 같이 두릅나무과에 속하는 낙엽성 활엽관목이다. 우리나라에는 섬오갈피·지리산오갈피·민가시오갈피·가시오갈피 등이 자생하고 있는데, 약효가 가장 뛰어난 것은 가시오갈피이다. 약리 성분은 가시오갈피의 경우 뿌리〉열매〉줄기 순으로 많이 함유돼 있고, 일반 오갈피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는 달리 줄기·뿌리보다 열매에 유효성분이 많이 함유돼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가시오갈피는 우리나라 중부 이북의 산간지대에 소수 자생하는 희귀 보호식물이다. 약효가 뛰어나 무분별하게 남획돼 현재 멸종 위기에 처해 한국·일본·러시아·중국 등은 보호수로 지정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멸종 위기인 가시오갈피의 남획을 막기 위해 환경부에서 보호식물로 지정하여 자연산 채취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가시오갈피는 모양새가 다른 오갈피와 구별된다. 가장 뚜렷한 것은 가지 곁에 나는 가시와 열매 모양이다. 일반 오갈피는 가시가 크고 드문드문 나 있는데 비해 가시오갈피는 줄기에 가느다란 가시가 촘촘히 나 있고, 둥글고 방울 모양의 열매 수십 개가 하나의 덩어리를 이룬다. 가시오갈피 열매는 초록색을 띠다가 익으면 점차 검붉은 색이 된다.
원래 가시오갈피는 고산지대에서 까다로운 기후 조건에서만 자라므로, 인공재배에 의한 대량생산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시오갈피는 백두산을 중심으로 한 북한, 중국의 만주, 러시아의 연해주 지역 및 한국의 고산지대와 일본의 북해도 동북부 지역에 분포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극동아시아의 북위 40° 이상 또는 해발 600~1,000m 이상의 고랭지에서만 자생한다.
[$S자생 오갈피 약리 효과 높다


특히,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15여 종의 오갈피 중에서 가시오갈피는 생물활성이 가장 뛰어난 아칸토사이드 및 여러 유용성분 함량이 다른 나라 것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사실이 독일 뮌헨 대학의 와그너 교수에 의해 밝혀졌다. 가시오갈피의 주요 성분은 7종류의 배당체로 밝혀졌고, 생리활성 성분은 스테롤·쿠마린(혈압강하, 진정작용)·시리진(항피로작용, 강장작용)·세사민(기침 멈춤)·하이페린(관상동맥 확장) 등이다.
현재 오갈피는 음료와 술로 개발돼 있지만 전통차 등으로 개발될 여지도 높다. 가시오갈피를 넣는 보약으로는 요통과 좌골 신경통에 좋은 오갈피장척탕과 수험생들의 집중력을 높여주는 자오가총명탕, 십전대보탕의 효능을 높인 자오가대보탕 등이 있다. 민간이나 한방에서는 중풍·허약 체질을 치료하는 약으로 이용해왔다. 특히 민간에서는 뿌리나 줄기 껍질로 술을 담가 즐겨 마셔왔다.
가시오갈피 자생지는 표고 1,050~1,350m이고, 토양 표토가 암갈색 자갈이 있는 사양토로 배수가 잘 되는 산록 경사지이다. 또 토심이 얕고 산도(pH) 5.3도, 유기물 1.91%, 유효인산 3ppm으로 우리나라 개간 밭토양과 비슷하다. 섬오갈피는 탐라오갈피라고도 하며 높이 3~4m, 표고 500m 이하 저지대에 자생한다.

노천매장한 지 2년 후 발아

가시오갈피는 종자 수명이 3년, 실용년한은 2년이다. 채종된 종자를 즉시 파종하거나 노천매장했다가 파종하면 2년 정도 지나서 발아된다. 조기에 발아시키려면 후숙~휴면타파 과정을 거치는 인공적인 종자 처리가 요구된다. 가시오갈피의 경우 과피를 제거하고 젖은 모래와 섞어 15~20℃에서 100일간 후숙시킨 다음 5℃에서 키네틴 50ppm 용액에 24시간 담가 80일간 휴면타파시키면 발아율이 93% 정도 된다. 섬오갈피는 10~15℃에서 60일간 후숙시키고 키네틴 50ppm 용액에 24시간 담근 뒤 60일간 휴면타파시키면 발아율이 64% 정도 된다.
오갈피는 지하경이 지면 아래 10~20㎝ 토층 내 사방으로 뻗어나간다. 정단에 동아를 형성하여 심은 주위에 매년 몇 개씩 어린 주가 난다. 이른 봄에 분열된 주를 잘라서 구덩이를 파고 심는다. 정식은 3월 하순~4월 상순, 10월 하순~11월 중순이 적기이며, 재식거리는 2×2m(가시오갈피), 섬오갈피는 60×60㎝로 밀식재배했다가 솎아내어 판매하고, 최종 정식거리가 1.8×1.8m되면 5~10년간 경제적인 재배가 가능하다.
적정 시비량은 아직 결정된 바 없으나 뿌리, 줄기, 잎을 약용으로 쓰기 때문에 화학비료는 지양하고 유기질 비료를 중심으로 10a당 퇴비 2,000, 계분 300, 유박 100㎏을 밑거름으로 사용한다. 웃거름은 지력과 나무 자람세를 봐가면서 복합비료(18-18-18) 50㎏을 2회에 나누어 시용한다.

안전성 위해 화학농약 사용 금물

전지는 봄에 싹이 나기 전인 3월 하순과 11월 하순에 하는데, 지제부에서 2~3개 줄기만 남기고 솎아내고, 당년 자란 가지가 너무 길거나 연약한 것은 수확시 잘라서 상품으로 이용한다. 지하부 뿌리 및 지상부 전체(줄기, 잎)를 이용하기 때문에 제초제는 사용하지 않는다. 정식 전에 깊이 갈아엎어 잡초를 죽이고 한겨울을 지내며 봄에 유기질 비료를 시용하여 밭갈이를 한 후 정식하여 흑색비닐을 심은 골에 덮어주어 잡초발생을 억제한다.
토양이 너무 척박하거나 강산성 토양에서는 고온 장애를 받아 잎마름병이 발생되며 물 빠짐이 좋지 않은 토양에서는 뿌리 썩음병이 발생한다. 유기질비료를 많이 사용하고 석회를 사용하여 토양을 중화시키고 깊이 밭갈이를 하여 배수가 잘 되도록 하며 배수가 잘 되는 토양을 선정하여 심도록 한다. 장마철에는 배수구를 사전에 정비하여 기상재해를 예방한다.
수량성은 5년생 기준 3.3㎡당 표피(表皮) 생산량은 섬오갈피 3㎏, 지리오갈피 3.5㎏, 오갈피 2.5㎏, 가시오갈피 1㎏ 정도이다. 보관 방법은 껍질을 벗겨 말린 것은 종이봉지나 마대에 담아 통풍이 잘 되는 창고에 저장했다가 필요에 따라 출하하면 된다. 저장 중에 곰팡이가 발생하면 상품가치가 떨어지므로 수시 관찰하여야 한다.

위령선꽃. 위령선은 사위질빵이라고도 부른다. 비슷한 식물이 많이 있는데 모두 약으로 쓴다.
위령선, 중풍, 관절염, 요통 등에 효력이 뛰어나다.
위령선 대신으로 쓰이는 으아리. 줄기와 뿌리를 약으로 쓰며, 풍습으로 인한 질병에 효과가 좋다.
으아리 뿌리. 신경통, 중풍으로 인한 마비, 요통 등에 효과가 있다.

위령선은 미나리아재비과에 딸린 여러해살이 덩굴식물로 우리말로는 사위질빵이라고 부른다. 이는 신경통과 관절염, 신장염에 효험이 있으며 설사와 이질을 멎게 하고 한열로 인한 모든 병에 효과가 있다


우리나라 사람의 절반 이상이 요통으로 고생하고 있는데 특히 여성들한테 많다. 요통을 일으키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등뼈에 문제가 생겨도 아프고 허리를 다치거나 허리의 근육과 인대가 눌려도 아프다. 또한 소화기 계통이나 비뇨기 계통에 탈이 나거나 부인병이 있을 때에도 허리가 아프다. 허리를 심하게 썼을 때, 감기, 류머티스성 관절염, 만성 신장염, 비타민 부족, 당뇨병으로 인해 허리가 아플 수도 있다. 대개 콩팥 기능이 허약하면 다리와 무릎, 허리에 힘이 없고 허리가 아프기 쉽다.
운동을 하거나 갑자기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릴 때 허리가 아플 수도 있는데 이것은 근육과 근막이 놀라서 생기는 통증이다. 이럴 때의 통증은 추간판탈골증, 곧 디스크와 같이 참기 어려울 정도로 아플 때도 있고 은근하게 아플 때도 있다. 궂은 날씨에 통증이 더 심해지는 것은 대개 류머티스성이나 퇴행성으로 인한 요통일 경우이다.
허리를 다치거나 등뼈에 이상이 생겨서 아픈 것은 쉽게 진단할 수 있으나 배나 골반, 다른 장기에 이상이 생겨서 나타나는 요통은 원인을 찾기가 어렵다. 허리가 몹시 아파서 병원에서 갖가지 검사를 다 해보아도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에는 그 원인을 알지 못하고 다만 요통이라고 진단을 내리게 된다.
요통이나 관절염, 신경통, 견비통 등에는 위령선이 가장 잘 듣는다. 위령선 한 가지만 써도 되고 두충이나 접골목 같은 약초와 함께 써도 좋다.
통증을 멎게 하고 풍습을 없애는 위령선
위령선(威靈仙)은 미나리아재비과에 딸린 여러해살이 덩굴식물로 우리말로는 사위질빵이라고 부른다. 물기 있는 산골짜기의 기슭이나 들에 흔히 자란다. 길이는 4∼8미터쯤 자라고 초여름에 흰꽃이 피어서 가을에 날개가 달린 열매가 익는다. 덩굴줄기는 칡넝쿨처럼 질기지 않고 잡아당기면 뚝뚝 잘 끊어진다. 사위질빵이라는 이름은 사위를 몹시 사랑하는 한 장모가 사위를 아끼는 마음에, 사위한테 무거운 짐을 지우지 않으려고 쉽게 뚝뚝 잘 끊어지는 이 식물의 줄기를 질빵 끈으로 썼다는 옛 이야기에서 유래한다.
줄기와 뿌리를 약으로 쓰며 비슷한 식물인 으아리나 할미망을 위령선으로 대신 쓰기도 한다. 으아리와 위령선을 닮은 식물이 우리나라에만 백 가지가 넘고 어느 것이나 같은 용도의 약으로 쓸 수 있다. 으아리보다는 위령선이 효과가 더 낫다. 으아리는 땅윗줄기가 겨울에 말라 죽고 위령선은 줄기가 겨울에도 말라죽지 않는다. 으아리는 가을에 뿌리를 캐서 약으로 쓰고 위령선은 가을이나 겨울에 굵은 줄기를 잘라서 약으로 쓴다.
위령선은 걸음을 걷지 못하던 사람이 아침에 먹고 저녁에 걸어 다닐 수 있게 되었다고 할 만큼 약효가 빨리 나타나는 것으로 유명하다. 위령선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한다.


풍습으로 인한 중풍을 고친 이야기

옛날, 중국의 하남성 복우산에 금실이 좋은 부부가 살았다. 어느 날, 남편이 늦도록 일을 하고 나서 술을 마시고 돌아오다가 집 앞의 돌계단에 누워 잠이 들었다. 아내가 늦게 마중을 나오다가 남편을 발견하고 깨웠더니 이미 남편은 중풍을 맞아 팔다리를 움직이지 못했다. 아내는 의원을 불러 치료를 받게 하고 10년 동안을 정성스럽게 간호했지만 남편의 병은 더 심해져서 혼자서는 돌아눕지도 못하는 지경이 되었다.
아내는 남편의 병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을 찾던 끝에 남편이 누운 침대를 사람이 많이 다니는 큰길가에 내놓고 옆에 앉아서 큰 소리로 외쳤다.
“누구든지 이 사람의 병을 고쳐 주십시오.”
지나가던 사람이 모두 걸음을 멈추고 돌아보며 혀를 끌끌 찼다. 열흘째 되던 날 지팡이를 짚고 보따리를 둘러맨 한 노인이 지나가다가 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이 사람의 병은 풍습(風濕)으로 인한 중풍인데 내가 고칠 수 있소.”
노인은 산으로 가서 어떤 덩굴의 뿌리를 캐서 술에 담갔다가 끓여 환자한테 먹이고, 또 가루를 내어 식초와 반죽하여 관절을 싸매 주었다. 며칠 안 되어 환자는 팔다리를 움직이기 시작했고 몇달 뒤에는 지팡이를 짚고 걸어 다닐 수 있게 되었다.
남편의 병을 고친 노인이 떠나려 하자 아내가 말했다.
“어르신네, 남편의 병을 고쳐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 신기한 약초의 이름을 가르쳐 주십시오.”
“이 약초는 본래 이름이 없으니 위령선이라고 부르도록 하십시오. 위(威)는 강하다는 뜻이고, 영선(靈仙)은 효력이 신선과 같이 영험하다는 뜻이지요.”


위령선을 이용한 질병 치료

위령선은 신경통, 안면신경마비, 중풍, 편두통, 근육마비, 류머티스성 관절염, 무릎이 시리고 아픈 데, 허리가 아픈 데, 통풍, 손발이 마비된 데, 목구멍에 가시가 걸린 데 두루 좋은 효험이 있다. 특히 몸 속의 바람기를 내보내고 습기를 없애며 경락을 통하게 하고 통증을 멎게 하는 작용이 매우 빠르다. 신경통과 관절염, 요통, 타박상 등에는 접골목과 함께 쓰면 효과가 더욱 빠르다. 이뇨작용도 뛰어나서 신장염으로 인한 부종에도 잘 듣는다. 그러나 아네모닌과 아네모놀이라는 독성 성분이 들어 있으므로 한꺼번에 너무 많은 양을 쓰면 안 된다.
위령선은 맛이 맵고 성질은 따뜻하다. 설사와 이질을 멎게 하며 탈항, 임산부의 부종, 근육과 뼈의 여러 질병을 치료하고 단단한 것을 무르게 한다. 토사곽란(구토와 설사를 하면서 배가 뒤틀릴 듯 아픈 증상), 장에서 가스가 차고 소리가 나는 것, 간질, 정신분열증, 땀이 많이 나는 데, 한열(寒熱)로 인해 생긴 모든 병에도 효과가 있다.
■ 요통·관절통
위령선 15g, 두충 20g을 물 300ml에 넣고 달여서 하루 두세 번에 나누어 밥 먹기 전 먹는다. 또는 위령선 20g에 물 200ml를 넣고 달여서 하루 세 번에 나누어 마시거나 가루를 내어 한 번에 3∼5g씩 하루 두세 번 술에 타서 먹는다.
두충 한 가지만을 쓸 수도 있는데 약한 불에 볶아 부드럽게 가루 내어 한 번에 3g씩 하루 세 번 술에 타서 먹는다. 위령선과 두충은 다 같이 진통작용이 있으므로 요통과 관절통에 좋을 뿐만 아니라 허리를 다쳤거나 허리에 힘이 없을 때 써도 좋다. 한 가지만 쓰는 것보다 두 가지를 같이 쓰면 효과가 더 높다.
■ 류머티스성 관절염
5월 초에 캔 초오 1㎏과 건강 0.5㎏을 1∼2mm 두께로 썰어서 물 4ℓ와 알코올 1.5ℓ를 섞은 데에 넣고 3∼4일 동안 자주 저어 준다. 그런 다음에 위층의 맑은 용액을 다른 그릇에 받아둔다. 남은 찌꺼기에 물 4ℓ와 알코올 1.5ℓ를 다시 붓고 2개월 동안 두어서 가라앉힌 다음 물을 걸러내고 찌꺼기를 눌러서 짠다. 이렇게 만든 두 가지 용액을 한데 합친다.
알코올 5ℓ와 물 20ℓ를 섞은 용액에 위령선 10㎏을 넣고 3∼4일 동안 우려낸다. 물을 걸러내고 남은 찌꺼기에 다시 물 20ℓ와 알코올 5ℓ를 부어 이틀 동안 가라앉힌다. 이렇게 만든 두 가지 용액을 한데 섞는다. 독활 10㎏을 잘게 썰어 중탕으로 끓여서 올라오는 수증기를 냉각하여 독활 증류액을 만든다.
이렇게 만든 세 가지 용액을 합쳐 전체의 양이 50ℓ가 되게 한 뒤 4∼5일 동안 실온에 두었다가 한 번에 10ml씩 하루 세 번 밥 먹기 30분 전에 2∼3배의 물을 타서 먹는다. 양을 적게 먹어도 설사나 복통이 나타날 수 있다. 한 번에 30ml 이상 복용해서는 안 된다. 초오의 독성 때문에 언어장애와 호흡곤란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부작용이 나타날 때에는 명태와 검정콩을 넣고 끓인 물을 먹는다. 이 약은 허약한 사람이나 임산부한테는 쓰지 말아야 한다. 세번째 독활 증류액을 만들려면 증류시설을 갖추어야 하므로 만들기 어려우면 빼도 된다. 독활 대신에 접골목을 두번째와 같이 만들어 써도 된다.
관절이 쑤시는 느낌이나 시큰시큰하고 저린 느낌 등이 10∼30일이면 거의 없어진다. 거의 90% 이상 효험이 있다. 초오는 4월 말에서 5월 초 꽃피기 전에 채취한 것이 약효가 가장 높다. 이 시기에 채취한 것이 유효성분인 아코니틴의 함량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초오는 독성이 매우 센 약초이므로 조심해서 써야 한다. 류머티스성 관절염이 몹시 심하지 않다면 초오를 빼고 복용해도 효과를 볼 수 있다.
■ 유행성 간염
위령선을 약한 불에 말려 부드럽게 가루 낸 것 8∼12g을 달걀 한 개와 섞어서 기름에 살짝 볶아 하루 두세 번에 나누어 밥 먹고 나서 먹는다. 위령선은 간에 있는 열을 내리고 염증을 없앤다.
쭦 신경통
위령선을 잘게 썰어 그릇에 담고 술을 잠기도록 부어서 6∼7일 동안 두었다가 말린 다음, 부드럽게 가루 내어 밀가루풀로 알약을 만들어 한 번에 6∼8g씩 하루 두세 번 밥 먹고 나서 먹는다. 위령선은 강한 진통작용과 진정작용이 있어 신경통 치료에 매우 좋은 약초이다.
쭦 생선 뼈가 목에 걸렸을 때
생선 뼈가 인후에 걸려 넘어가지 않을 때 쓴다. 위령선 50∼90g을 진하게 달여서 설탕 30g을 넣어 녹이고 소금을 약간 넣어 하루 4∼6번, 3일 정도 먹는다. 2, 3일 먹는 동안에 통증이 없어지고 생선가시가 녹아서 없어진다. 위령선은 딱딱한 것을 물렁물렁하게 하는 작용이 있다.


위령선 한눈에 보기

♠ 과 명 미나리아재비과
♠ 생 약 명 위령선(威靈仙)
♠ 속 명 으아리(참으아리, 큰꽃으아리, 외대으아리 등을 다같이 약으로 쓴다.
♠ 분 포 지 우리나라 각지의 산기슭이나 골짜기
♠ 개 화 기 6~8월
♠ 꽃 색 흰색
♠ 결 실 기 9월
♠ 열 매 흰 털이 길게 나 있는 길이 2cm 가량의 둥근 열매
♠ 높 이 2m 가량 자라는 여러해살이 덩굴식물
♠ 채취시기 가을이나 이른 봄에 뿌리를 캐서 쓴다.
♠ 가 공 법 잘게 썰어 그늘에서 말린다.
♠ 약 효 류머티스성 관절염, 요통, 신경통, 무릎통증, 생리통, 목구멍에
가시가 걸린 데, 풍습으로 인한 손발마비, 부종, 정신분열증 등

만병초. 만병에 효과가 있다고 하여 만병초라는 이름이 붙었다.
만병초 꽃. 대개 흰 꽃이 붉게 피는 것도있고 노랗게 피는 것도 있다.
만병초는 몹시 추운 산꼭대기에서 자라며 겨울에도 잎이 떨어지지 않는다.

만병초는 이름 그대로 만병에 효과가 있는 약초이다. 한방에서는 별로 쓰지 않지만 민간에서는 거의 만병통치약처럼 쓰고 있다. 만병초는 고혈압, 저혈압, 당뇨병, 신경통, 관절염, 두통, 신장병, 비만증, 무좀, 간염, 등의 갖가지 질병에 효과가 있다.

옛날, 백두산 깊은 골짜기 외딴집에 젊은 며느리와 시어머니가 사이좋게 살았다. 그런데 어느 날 저녁 며느리가 부엌에서 밥을 지으려는데 별안간 ‘휙’ 하는 소리가 나더니 집채만한 호랑이 한 마리가 부엌으로 뛰어들었다. 호랑이는 왕방울만한 눈을 부릅뜨고 입을 쩍 벌리며 며느리를 노려보았다. 며느리는 기겁을 하여 호랑이 앞에 넙죽 절하며 말했다.
“호랑이님, 배가 고프면 나를 잡아먹으시고 우리 시어머니만은 해치지 말아 주십시오.”
그러자 시어머니가 방에서 나와 호랑이 앞에 꿇어 엎드리며 말했다.
“아닙니다. 호랑이님, 쓸모없는 이 늙은이를 잡아먹으시고 우리 며느리는 꼭 살려 주십시오.”
그러나 호랑이는 입을 쩍 벌린 채 꿈쩍 않고 앉아 있기만 할 뿐이었다. 이상하게 여긴 두 여인네가 호랑이의 입안을 들여다보니 목구멍에 헝겊뭉치 같은 것이 꽉 박혀 있는 것이 아닌가.
“아, 이것을 빼달라는 것이구나.”
며느리는 얼른 손을 넣어 그 헝겊뭉치를 빼내어 던졌다. 목구멍이 시원해진 호랑이는 고개를 숙이며 고맙다는 뜻을 전하고는 목구멍에서 빼낸 헝겊뭉치를 물어다가 며느리 앞에 놓았다. 며느리는 낡은 헝겊뭉치를 왜 자기 앞에 가져다 놓는지 알지 못해 다시 저만치 던졌다. 그러자 호랑이는 얼른 그것을 물어다 며느리 앞에 가져다 놓았다. 며느리가 무슨 일인가 싶어 헝겊뭉치를 풀어 보니 그 속에 길쭉하고 까맣고 자잘한 씨앗이 가득 들어 있었다.
며느리는 호랑이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그 씨앗을 가져다가 뜰에 심었다. 알뜰히 가꾸기를 몇 년, 드디어 환하고 향기로운 꽃이 뜰 가득 피어났다.
며느리와 시어머니는 그 나무의 잎을 따서 조금씩 끓여 마셨는데 마실수록 몸에서 힘이 솟고 갖가지 병증이 없어지며 늙지 않고 오래오래 살았다고 한다. 그리고 중국에서는 그 꽃 이름을 두견새가 울 때 핀다 하여 두견화라 불렀다. 이 이야기는 중국의 조선족 사이에서 전해오는 이야기이다.

영적 감수성을 높이는 약초

만병초는 수련을 하는 도인들이 영적 각성을 위해 먹었던 약초로 민간에서 비밀스럽게 전해 내려온다. 이것은 히말라야 산맥에서 나는 석청(네팔이나 부탄, 티베트 지방의 해발 3500~4500m 높이의 험한 바위 틈에 집을 짓고 사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사나운 벌인 아피스 라보리오사의 벌집에서 따낸 꿀)에 비견된다. 석청은 요가 수행자나 라마교의 승려들이 복용하던 수행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수행 전에 석청을 먹으면 영하 수십 도의 추위를 견딜 수 있는 체력이 생길 뿐 아니라 영적인 감수성이 높아져 높은 수준의 깨달음의 경지에 오를 수 있다고 전한다.
우리나라에도 약초를 통한 수행법이 있다. 만병초를 이용한 방법은 갖가지 수행법 중에서 가장 빨리 그리고 항구적으로 영적인 각성을 얻을 수 있는 방법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사람들이 함부로 사용하여 그 본질이 상당히 왜곡되었을 뿐만 아니라 수행법의 체계가 대부분 사라지고 극소수의 사람들한테만 비밀리에 전수되고 있다.
만병초 외에도 산삼, 석창포, 왕삼, 천문동, 구룡목, 봉목, 천우향나무, 선화삼, 자초, 남사삼, 황매목, 황철목, 신기초, 주사, 영사 등이 옛날 우리 선조들이 영적인 수행 식품으로 사용했던 약재들이다. 이 약초들을 잘 활용하면 몸의 성질과 구성요소가 바뀌어 환골탈태하여 무병장수를 누릴 수 있고, 의식이 각성되어 높은 차원의 지식을 얻을 수도 있으며, 환상을 보거나 유체이탈을 하는 등 신통력을 얻을 수도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잘못 사용하면 목숨을 잃거나 정신이 이상하게 되거나 몸이 마비되는 등의 부작용이 따르므로 스승이나 자격을 갖춘 안내자 없이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만병에 잘 듣는 만병초의 효능

만병초는 이름 그대로 만병에 효과가 있는 약초이다. 한방에서는 별로 쓰지 않지만 민간에서는 거의 만병통치약처럼 쓰고 있다. 만병초는 고혈압, 저혈압, 당뇨병, 신경통, 관절염, 두통, 생리불순, 불임증, 양기부족, 신장병, 심부전증, 비만증, 무좀, 간경화, 간염, 축농증, 중이염 등의 질병에 효과가 있다.
중국의 의학사전인 『중약대사전』에 “성질은 평하고 맛은 달고 시큼하며 생리불순, 토혈, 자궁출혈, 직장궤양출혈, 이질, 관절염을 치료한다.”고 적혀 있다.
『중국장백산약용식물채색도지』에는 “중추신경을 억제하여 통증을 멎게 하고 혈압을 뚜렷하게 낮추며 수렴, 발한, 항균, 강심작용이 있어 이질과 사지마비, 신경통, 류머티스성 관절염 등을 치료하는 효능이 있다.”고 하였다.
만병초는 높고 추운 산꼭대기에서 자라는 늘푸른 떨기나무다. 잎은 고무나무 잎을 닮았고 꽃은 철쭉꽃을 닮았으며 꽃빛깔은 희다. 천상초, 뚝갈나무, 만년초, 풍엽, 석남엽 등으로도 불린다. 천상초는 하늘의 신선들이 가꾸는 꽃이라 하여 붙인 이름이고 만년초는 만년 동안을 산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만병초를 중국에서는 칠리향(七里香) 또는 향수(香樹)라는 이름으로 부르는데 꽃에서 좋은 향기가 나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만주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제사를 지낼 때 향나무 대신 만병초 잎을 태운다고 한다. 만병초 잎은 향기가 좋아 백두산 밑에 사는 사람들이나 일본의 아이누족은 만병초 잎을 말아서 담배처럼 피우기도 한다.
우리나라에는 태백산, 울릉도, 한라산, 지리산, 오대산, 소백산, 설악산, 개방산 등 해발 1,000m가 넘는 곳에서 난다. 북한에는 백두산에 노란색 꽃이 피는 노란만병초의 큰 군락이 있고, 울릉도에는 붉은 꽃이 피는 홍만병초가 있다.
만병초는 생명력이 매우 강인한 나무다. 영하 30~40도의 추위에도 푸른 잎을 떨어뜨리지 않는다. 이 나무는 날씨가 건조할 때나 추운 겨울철에는 잎이 뒤로 도르르 말려 수분 증발을 막는다.
■ 여성들의 불감증·간경화·당뇨병
만병초는 잎과 뿌리를 약으로 쓴다. 잎을 쓸 때는 가을이나 겨울철에 채취한 잎을 차로 달여 마시고 뿌리를 쓸 때는 술을 담가서 먹는다. 만병초 잎으로 술을 담글 수도 있다.
만병초 잎을 차로 마시려면, 만병초 잎 5~10개를 물 두 되(3.6ℓ)에 넣어 물이 한 되가 될 때까지 끓여서 한 번에 소주잔으로 한 잔씩 식사 후에 마신다.
만병초 잎을 달인 차를 오래 마시면 정신이 맑아지고 피가 깨끗해지며 정력이 좋아진다. 특히 여성들이 먹으면 불감증을 치료할 수 있고 정력이 좋아진다고 한다. 습관성이 없으므로 오래 복용할 수 있고 간경화, 간염, 당뇨병, 고혈압, 저혈압, 관절염 등에도 좋은 효과가 있다. 그러나 만병초 잎에는 안드로메도톡신이라는 독이 있어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중독되므로 주의한다.
■ 피부의 흰 반점
만병초 잎은 백설풍 또는 백전풍이라고 부르는 백납에도 좋은 효과가 있다. 백납은 피부에 흰 반점이 생겨 차츰 번져 가는 병으로 여간해서는 치료가 어렵고, 치료가 된다고 하더라도 완치되기까지 2~3년이 걸리는 고약한 병이다. 백납 환자는 서울에만도 5만 명이 넘는다는 통계가 나와 있으나 이를 완치할 수 있는 약은 아직까지 없는 상태이다.
백납에는 환부에 1푼(0.3mm) 깊이로 침을 빽빽하게 찌른 다음 만병초 달인 물을 면봉 같은 것으로 적셔서 하루에 서너 번씩 발라 준다. 빨리 낫는 사람은 일 주일, 상태가 심한 사람은 2~3개월이면 치유가 가능하다.
■ 무좀·습진·건선
만병초 잎은 균을 죽이는 힘이 매우 강하여 무좀, 습진, 건선 같은 피부병을 치료하는 데도 쓴다. 만병초 달인 물로 자주 씻거나 발라 주면 된다. 만병초 달인 물을 진딧물이나 농작물의 해충을 없애는 자연농약으로 쓸 수도 있다. 화장실에 만병초 잎 몇 장을 넣어 두면 벌레가 꼬이지 않는다. 만병초 달인 물로 소, 개, 고양이 등을 씻어 주면 이, 벼룩, 진드기 등을 없앨 수 있다. 만병초는 진통작용이 강하여 말기 암 환자의 통증을 없애는 데도 쓴다. 통증이 심할 때 만병초 달인 물을 마시면 통증이 급격히 완화된다.
만병초는 만병에 효과가 있는 만능 약초이다. 다만 높은 산꼭대기에서만 자라기 때문에 구하기 어려운 것이 흠이다.

만병초 한눈에 보기

◆과명--진달래과
◆생약명--만병초(萬病草)
◆속명--뚝갈나무, 천상초(天上草)
◆분포지--설악산, 성인봉, 소백산 , 태백산 등의 높은 산
◆개화기--7월
◆꽃색--흰색, 연한 붉은색, 노란색
◆결실기--9월
◆열매--길이 2~3cm의 삭과(朔果)
◆높이--3~5m 자라는 늘푸른 넓은 잎 떨기나무
◆채취시기--가을이나 겨울에 잎을 채취한다.
◆가공법--그늘에서 말린다.
◆약효--고혈압, 당뇨병, 류머티스성 관절염, 갖가지 암, 신경통, 간경화증 , 간염, 지방간, 비만증, 백납, 무좀, 탈모증 등

참고자료 / 『약이 되는 우리 풀ㆍ꽃ㆍ나무』(펴낸곳 : 한문화 02-2016-3500)

잘 익은 야생 돌복숭아
복숭아꽃
복숭아나무 진. 부종, 복수가 찬 데 등에 효과가 뛰어나다.

복숭아는 동양문화권에서 불로불사와 신선세계, 이상향의 상징이었다. 개복숭아라고도 부르는 야생 돌복숭아의 잎과 나무의 진, 씨 등은 갖가지 질병을 치유하는 효험이 있다.

우리나라와 중국에는 복숭아와 관련된 신선설화가 많이 전해 온다. 복숭아꽃이 만발한 골짜기, 곧 무릉도원(武陵桃源)은 신선(神仙)들이 사는 곳이며, 동해의 선도성모(仙桃聖母)가 가꾸고 있다는 선도복숭아는 한번 먹으면 3,000년을 살 수 있다는 과일이다. 또 복숭아나무 가지는 온갖 잡귀를 내쫓는 선목(仙木)으로 전해져 온다. 이처럼 복숭아는 동양문화권에서 불로불사와 신선세계, 이상향의 상징이었다.

몸 안에 있는 어혈, 뭉친 기운 내보낸다

복숭아에 대한 설화나 전설, 상징들은 나름대로 근거를 지니고 있다. 수천 년 전부터 우리 선조들은 복숭아를 선과(仙果)로 여겨 왔으며, 산중에서 정신수련을 하는 사람들이나 의술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귀중하게 약으로 썼다.
복숭아나무는 장미과에 딸린 잎지는 떨기나무다. 키는 4∼5m, 지름은 10㎝쯤 자란다. 잎은 버들잎 모양이고 어긋나기로 난다. 봄철에 흰색, 또는 연한 분홍빛 꽃이 피어서 가을에 열매가 익는다. 옛 선비나 수도자들은 꽃을 즐기기 위해서나 약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마을이나 집 주변에 돌복숭아나무를 많이 심었다. 강원도 삼척에 있는 무릉계곡 무릉반석 주변에는 『제왕운기(帝王韻紀)』를 지은 이승휴(李承休)가 복숭아나무를 많이 심고 은거했는데 지금도 그때 심은 돌복숭아나무가 남아 있다. 영월 동강 주변엔 무릉골이라는 곳이 있는데 옛 선조들이 복숭아나무를 많이 심었고 지금도 돌복숭아나무가 온 골짜기를 뒤덮고 있다.
『향약집성방』과 『동의보감』은 복숭아 씨와 꽃, 그리고 복숭아나무에서 나오는 진의 약성을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복숭아 씨는 어혈과 혈액순환이 되지 않아 막힌 것을 치료하고 나쁜 기운을 없애며 몸 안에 있는 벌레를 죽인다. 또한 기가 위로 치밀어 오르는 것과 기침을 멎게 하면서 명치 밑이 단단한 것을 삭이며 어혈을 푼다. 또 월경을 통하게 하며, 명치 밑이 아픈 것을 치료한다.
복숭아꽃은 악한 귀신을 내쫓고 살결을 곱게 한다. 소변과 대변을 잘 나오게 하고 부은 것을 내리며 결석을 삭이고, 뱃속의 벌레를 없애며 얼굴빛을 곱게 한다.
복숭아나무 진의 맛은 쓰고 성질은 약간 따뜻하다. 여러 가지 사기(邪氣)로 인한 병을 치료하고, 뱃속에 있는 덩어리를 삭인다. 또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하며, 오래 먹으면 배고프지 않고, 추위와 더위를 타지 않는다. 보약을 만들 때 넣으면 효력이 한결 좋아진다.

기침·천식·기관지염에 좋은 복숭아 속씨

딱딱한 복숭아 씨의 껍질을 깨뜨리면 속씨가 나오는데, 이를 도인(桃仁)이라고 한다. 복숭아 속씨는 폐를 튼튼하게 하고 뱃속에 있는 딱딱한 덩어리를 삭이며 기침을 멎게 하는데 좋은 약이다. 잘 낫지 않는 기침이나 천식에는 말린 복숭아 씨 1㎏을 볶아서 부드럽게 가루 내어 꿀 2㎏에 고루 개어 두었다가 한번에 한 숟가락씩 하루 세 번 밥 먹기 전에 먹는다. 1주일쯤 지나면 가래가 줄어들기 시작하여 기침이나 가슴 답답한 것이 호전될 뿐 아니라, 천식은 한 달쯤 지나서 없어지기 시작한다. 2∼3개월 동안 꾸준히 먹으면 다른 약을 쓰지 않아도 병이 낫거나 한결 좋아진다.
복숭아 속씨를 노랗게 볶아서 죽을 끓여 먹거나 꿀로 알약을 만들어 먹어도 기침, 천식, 기관지염 등에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아니면 복숭아 속씨를 35。 이상 되는 증류주에 담가서 6개월 이상 우려내어 한두 잔씩 먹어도 해소나 천식에 잘 듣는다.
타박상으로 퉁퉁 붓고 아플 때에는 복숭아 씨를 짓찧어 참기름으로 개어 아픈 부위에 두껍게 몇 번 바르면 낫는다. 겨울철에 손발이 트거나 갈라진 데에도 바르면 효과가 좋다.

냉증에는 복숭아꽃 수수지짐

복숭아꽃은 여성의 냉증 치료에 뛰어난 효과가 있다. 냉증에는 복숭아꽃 수수지짐을 만들어 먹으면 좋다. 복숭아꽃을 수수가루와 함께 부침개로 만들어 하루 세 번씩 일주일 동안 먹는다. 오랫동안 앓던 병이 이렇게 간단한 방법으로 나을 것 같지 않지만 한번 해 보면 그 신기한 효과에 놀라게 된다.

신장염·안면신경 마비엔 복숭아나무 진

봄철에 복숭아나무에 상처를 내면 끈적끈적한 진이 흘러나온다. 이것을 긁어 모아서 말리면 탄력 있는 공처럼 되었다가 딱딱하게 굳는다. 이 복숭아나무 진이야말로 심장과 폐, 간, 신장, 위장을 고루 튼튼하게 하고 무병 장수하게 하는 선약 중의 선약이다.
복숭아나무 진은 간경화증이나 신장염, 신부전증 등으로 복수가 차고 몸이 부어오를 때 쓰면 효과가 좋다. 신장병으로 몸이 퉁퉁 붓고 복수가 심하게 찰 때는 복숭아나무 진과 물을 1대 5의 비율로 끓여 묽은 죽 같이 만든 다음 하루에 20g 정도씩 세 번 먹는다.
늘 목이 마르고 기침을 심하게 하며, 소변을 잘 보지 못하고 팔다리가 붓고, 복수가 차서 다른 어떤 방법으로도 손을 쓸 수 없던 환자가 복숭아나무 진을 복용하고 사흘 뒤부터 구토가 없어지고 입맛이 좋아졌다. 20일 뒤에는 복수가 빠졌으며, 40일 뒤에는 완전하게 나아 다시 발병하지 않았다.
복숭아나무 진은 안면신경 마비에도 효과가 좋다. 갑자기 얼굴 한 쪽이 마비되어 눈을 감거나 뜰 수도 없고 음식을 잘 먹을 수도 없을 때 복숭아나무 진 30∼40g을 그릇에 담아 태우면서 마비된 쪽에 그 연기를 쏘인다. 하루 서너 번 반복한다. 대개 빠르면 2∼3일, 늦으면 7∼10일이면 마비된 것이 풀린다.

반드시 야생 돌복숭아라야 한다

여러 해 전에 30년 동안 깊은 산속에서 홀로 살아 온 스님을 만나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 스님은 예순이 넘은 나이에도 얼굴빛이 마치 아이 같았고, 30대쯤으로밖에 보이지 않았으며 힘이 얼마나 센지 쌀 한 가마니를 한 손으로 번쩍 들어올릴 정도였다. 여러 날 같이 지내면서 서로 흉금을 터놓을 만한 사이가 되었는데 스님은 산중생활에 대해 자세히 말해 주었다.
그는 본디 몸이 몹시 허약한 데다가 신장병을 심하게 앓아 수양을 하기 위해 혼자 산속으로 들어왔다. 병을 고치지 못하면 산속에서 죽겠다는 결심으로 지내는 동안 먹을 것이 떨어져 굶어 죽을 지경이 되었다. 어느 날 먹을 것을 찾아 산을 헤매다가 야생 돌복숭아가 가득한 골짜기에 들어선다. 몹시 배가 고팠기 때문에 정신없이 복숭아를 따서 먹었다. 아마 수십 개는 따먹었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고 나니 힘도 나고 몸이 이상하게 가벼워진 듯했다. 그는 날마다 그 골짜기에 가서 야생 복숭아를 실컷 따먹었다. 그렇게 한 달을 먹고 나니 신기하게도 신장병이 완전히 나아 버렸다.
그는 돌복숭아야말로 하늘이 자신의 병을 고치기 위해 내려준 것이라고 생각하여 복숭아와 복숭아 씨를 열심히 먹었고, 복숭아가 떨어지고 나면 복숭아 잎을 달여서 먹었으며, 그것도 없는 겨울철에는 복숭아나무에 상처를 내어 거기서 나오는 복숭아나무 진을 받아서 열심히 먹었다. 그러는 동안 그의 몸은 놀랄 만큼 건강해졌으며 혈색이 화사하게 돌아오고 힘이 났다.
지금까지 말한 것은 모두 돌복숭아 또는 개복숭아라고 부르는 야생 복숭아에 대한 것이다. 개량하여 가꾸는 복숭아는 약효가 형편없거나 아예 효과가 없다. 본래의 야생 성질을 종자 개량이나 유전자 조작으로 바꾼 복숭아는 이름만 복숭아일 뿐, 복숭아라고 할 수 없다. 비료와 농약을 잔뜩 뿌려서 키운 복숭아도 마찬가지다. 깊은 산속에서 저절로 자란 야생 돌복숭아를 써야 효과가 제대로 난다.

돌복숭아나무로 갖가지 질병 고치기

■ 주근깨·기미
그늘에서 말린 복숭아꽃에 동아 씨를 같은 양으로 섞어서 가루 내어 체로 친다. 이 가루를 꿀로 걸쭉하게 갠 후 자기 전에 얼굴에 바른다. 끈끈하므로 그 위에 분가루를 바르고 다음날 아침에 씻어낸다. 복숭아꽃으로 마사지를 하면 살결이 고와지고 기미, 주근깨 등이 없어진다. 복숭아꽃은 살결을 곱게 하는 데 그만이다.
■ 만성기관지염
말린 돌복숭아 씨 1㎏을 볶아서 부드럽게 가루 내어 꿀 2㎏에 고루 개어 두었다가 한 번에 한 숟가락씩 하루 세 번 밥 먹기 전에 먹는다. 1주일쯤 지나면 가래가 줄어들기 시작하여 기침, 가슴 답답증, 천식 등이 한 달쯤 지나서 없어지기 시작한다. 2∼3개월 동안 꾸준히 먹으면 다른 약을 쓰지 않아도 전반적으로 병세가 없어지거나 가벼워진다. 야생 복숭아 씨는 폐를 튼튼하게 하고 기침, 기관지염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다.
■ 폐농양
폐농양은 허파엽에 농양이 생겨서 피고름을 뱉는 병이다. 신선한 갈대 뿌리 30g, 참외 씨 15g, 복숭아 씨(껍질을 벗기고 뾰족한 끝은 떼어내지 않은 것) 9g, 율무 24g을 쓴다. 먼저 신선한 갈대 뿌리 30g에 물 1.5ℓ를 붓고 물의 반이 되게 달여서 찌꺼기를 버리고 그 물에 참외 씨, 복숭아 씨, 율무를 넣고 다시 절반이 되게 달여 하루 세 번에 나누어 식후에 먹는다.
■ 류머티스성 관절염
복숭아 잎을 7∼8월에 따서 말린 것 8g, 귤껍질·인동꽃·백작약 각 4g, 감초 2g을 가루 내어 하루 세 번 밥 먹기 30분 전에 먹는다. 2∼3개월 이상 꾸준히 복용하면 틀림없이 좋은 효과를 본다. 90% 이상 효력이 있다. 재발한 환자나 다른 약을 써도 효과를 볼 수 없었던 환자들한테 좋은 방법이다. 돌복숭아나무 잎만을 가루 내어 한 번에 4∼6g씩 하루 세 번 먹어도 좋은 효과가 있다.
■ 오심·구토
복숭아나무 잎을 한 줌 달여서 한 번에 먹는다. 복숭아나무는 구토를 멎게 하고 위장을 편안하게 한다.
■ 개고기를 먹고 체했을 때
달걀 두세 개를 그릇에 깨트려서 넣고 식초 한 숟가락을 타서 잘 섞어 먹거나 오래 된 수숫대 서너 마디를 잘게 썰어 넣고 물로 달여 하루 두세 번 먹는다. 또는 복숭아 씨 열 개를 짓찧어 물에 우려서 찌꺼기를 버리고 한 번에 먹는다.
■ 만성간염
참나물을 깨끗하게 다듬어 물을 7∼8배 붓고 두 시간 동안 끓여서 거른다. 거르고 난 찌꺼기에 물을 붓고 한 시간 동안 끓여서 다시 거른다. 처음 거른 것과 나중에 거른 것을 합쳐 24시간 두었다가 졸여 물엿처럼 만든다. 돌복숭아 씨를 절구에 짓찧어 돌복숭아 씨 양의 여섯 배 가량 물을 붓고 세 시간 동안 끓인다. 끓일 때 위에 뜨는 기름이나 찌꺼기들을 여러 번 걷어내야 한다. 참나물 농축액과 복숭아 씨 농축액을 합치고 참나물 가루와 꿀을 알맞게 섞어 알약을 만든다. 이 알약을 한 번에 4∼5g씩 하루 세 번 밥 먹기 전에 먹는다. 20일 동안 먹어 봐서 효과가 뚜렷하지 않으면 한 번에 6∼10g씩으로 양을 늘려서 먹는다. 참나물 대신에 나물로 흔히 먹는 참취를 써도 효과는 같다.
■ 여러 가지 신장병·부종
봄이나 여름철에 복숭아나무에 상처를 내면 끈적끈적한 진이 흘러나온다. 이 복숭아나무 진 1에 물 5의 비율로 섞고 끓여 묽은 죽 같이 되게 하여 한 번에 20g씩 하루 세 번 먹는다. 목이 마르고, 천식이 있으며, 소변을 잘 보지 못하고, 속이 메스꺼워서 음식을 잘 먹지 못하며 팔다리가 붓고 복수가 차 전혀 손을 쓸 수 없던 환자가 이 방법을 써서 깨끗하게 나았다.
복숭아나무 진을 먹고 3일이 지나면서부터 속이 메스꺼운 증상이 없어지고 입맛이 좋아지기 시작하였다. 20일 뒤에는 부은 것이 내리고 소변에 단백질이 빠져나오지 않았으며 40일 뒤에는 복수가 빠지고 전반적인 상태가 좋아져서 다시 재발하지 않았다. 덜 익은 돌복숭아 열매에 상처를 내어 받은 진이 효과가 더 좋다. 반드시 야생 돌복숭아를 써야 하고 개량종 복숭아는 별 효과가 없다.
■ 임파선결핵
복숭아나무 진을 말려서 가루 낸 것 100g과 다시마 가루 50g, 담배잎을 따고 남은 대궁을 썰어서 물을 붓고 끓여 찌꺼기를 버리고 엿처럼 되게 달인 것 150g을 꿀 300g과 한데 섞어서 고약을 만든다. 이 고약을 임파선 결핵으로 곪아서 구멍이 생긴 부위에 0.5∼1㎝ 두께로 넓게 바르고 천으로 감아 준다. 날마다 또는 하루 걸러 한 번씩 갈아 붙인다.
복숭아나무 진과 다시마는 다 같이 결핵균을 죽이고 자라지 못하게 하는 작용이 있다. 이렇게 하면 한 달 동안은 고름이 많이 나오다가 점차 양이 적어지면서 증상이 호전된다. 한 달쯤 지나면 새살이 돋아나오면서 낫기 시작한다. 3개월 가량 치료하면 거의 다 낫는다.
대부분은 보통 2∼3개월이면 낫지만 곪아서 생긴 구멍 주위에 살이 부어올라서 점점 커지는 증상이 있을 때에는 4개월 이상 치료해야 낫는다. 그리고 고름이 피부 안쪽에서 말라 붙어 있을 때에는 즉시 칼로 찢어 고름을 빼낸 다음 약을 바르는 것이 좋다.
복숭아나무 진 연고는 만드는 방법이 간단하고 마음만 먹으면 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으며 독성이나 부작용이 전혀 없으므로 널리 권장해 볼 만한 치료법이다.
■ 비염
복숭아나무의 어린 가지에 달린 잎을 뜯어서 손으로 주물러 솜뭉치처럼 만든 다음 코 안에 밀어 넣는다. 10∼20분 지나면 콧물이 많이 나오는데 그때 뽑아 버린다. 하루 네 번씩 7∼10일 가량 꾸준히 치료하면 90% 이상이 낫거나 호전된다. 재발하면 같은 방법으로 며칠 동안 치료한다.

참고자료 / 「약이 되는 우리 풀ㆍ꽃ㆍ나무」(펴낸곳 : 한문화 02-2016-3500

초피나무 열매. 초피나무를 울타리로 심으면 집 안에 모기가 들어오지 않는다.
삽주. 삽주 뿌리를 태우면 공기 중에 있는 갖가지 균이 죽는다.
된장풀. 된장에 넣으면 구더기가 생기지 않는다.
회양 열매. 썩은 간장이나 상한 생선에 넣으면 냄새가 본래대로 되돌아온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차조기. 씨앗에 몹시 센 방부작용이 있다.
물봉선과 노란물봉선, 집 울타리 주변에 심으면 뱀이나 개구리 같은 것들이 집 안에 들어오지 않는다.

우리 주변에는 해로운 동물이나 벌레들을 가까이 올 수 없게 하는 식물들이 많다. 이 식물들을 잘 활용하면 파리, 모기, 바퀴벌레, 뱀, 지네 등으로부터 시달리지 않고 여름을 보낼 수 있다.


모기 물리치는 초피나무

어렸을 적에 글쓴이가 살던 시골 마을에서는 모기를 쫓느라고 멍석을 깔고 누워 쑥 연기를 피우는 것이 아니라 마당 옆에 있는 초피나무 아래 자리를 깔고 누워 있기만 하면 되었다. 모기를 없애려고 살충제를 마구 뿌리는 것이 아니라 마당을 빙 둘러 초피나무를 심었다. 초피나무는 보기에도 아름답고 열매는 양념으로 훌륭하며 잎이나 덜 익은 열매로 장아찌를 담가 먹으며 열매를 따서 팔면 높은 수입을 얻을 수도 있으니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나무라 할 만하다.
초피나무와 닮은 것으로 산초나무가 있는데 일본인들이 초피나무를 산초나무로 부르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산초가 국제 통용어가 되어버렸다. 미국의 뉴욕과 로스앤젤레스를 돌아다녀 보면 미국 사람들이 커피에 초피 가루를 넣어 마시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프랑스에서는 초피를 원료로 하여 새로운 향신료를 개발하여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또 남미의 여러 나라에서도 초피를 즐겨 먹고 있다.
일본에서는 천만 평이 넘는 땅에 초피나무를 재배하여 초피 가루를 미국과 유럽으로 수출하여 큰 소득을 얻고 있다. 일본은 우리나라의 초피 열매를 수입해서 가공한 후 다시 역수출하고 있기까지 하다.
우리나라 남부지방은 초피를 재배하기에 세계에서 가장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초피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한결같이 한국 지리산 부근에서 나는 초피가 향기가 제일 강하고 품질이 가장 좋은 것으로 꼽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에서는 논밭둑이나 길 주변에 자라는 초피나무를 귀찮다고 베어 내는 형편이다.
초피나무의 열매는 추어탕을 먹거나 회를 먹을 때 향신료로도 인기가 있다. 시골에서는 초피나무 껍질을 벗겨 생선을 잡는 데에도 쓴다. 초피나무 껍질을 벗겨 돌로 짓찧어 개울물에 풀면 물고기들이 배를 하얗게 뒤집고 물 위에 떠오른다. 초피나무의 매운 성분과 향기는 사람한테는 거의 독성이 없지만 모기, 파리 같은 곤충이나 생선, 돼지, 오리 같은 동물에게는 독성이 몹시 센 편이다. 초피나무에는 매우 강력한 항균 물질이 들어 있는데 학자들은 에이즈 균을 죽일 수 있는 물질로 보고 있다.

나쁜 균과 벌레 죽이는 삽주

한의학에서 위장약이나 풍습을 없애는 데 흔히 쓰는 약초인 삽주 뿌리 역시 사람한테 해로운 벌레를 죽이는 효력이 탁월하다. 삽주는 우리나라 산에 흔한 약초다. 어린 싹은 나물로 먹고 뿌리는 구황식물로 먹거나 약으로 쓴다. 삽주 뿌리를 캐서 냄새를 맡아 보면 역시 맵고 아린 냄새가 나는데 이 향기 성분 속에 나쁜 벌레나 균을 죽이는 힘이 있다.
삽주 뿌리 40g에 말린 쑥 10g을 섞어서 같이 태우면 공기 중에 있는 결핵균이나 감기바이러스, 황색포도알균, 대장균, 녹농균 등의 갖가지 균이 다 죽는다. 나쁜 균을 죽이는 작용이 포르말린이나 자외선보다 훨씬 세다고 한다.
삽주 뿌리를 태운 연기를 가구나 그릇, 옷, 곡식 같은 것에 쏘이면 장마철에도 곰팡이가 생기지 않고 창고 안에 있는 바퀴벌레나 좀벌레 등이 다 죽는다. 삽주 뿌리를 태울 때 나오는 연기는 사람이나 동물한테는 전혀 해를 끼치지 않으므로 전염병이 유행할 때 감염을 막을 수 있고 모기향 대신 태우면 모기가 가까이 오지 않는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양념으로 흔히 먹는 고추 역시 나쁜 균을 죽이고 파리나 모기, 바퀴벌레 같은 벌레를 내쫓거나 죽이는 효력이 있다. 방이나 창고의 문을 잠가 놓고 그 안에서 고춧가루를 태우면 매운 연기에 취해서 바퀴벌레, 파리, 모기, 빈대, 쥐며느리 같은 것이 모두 죽거나 도망 간다.

된장에 구더기가 생기지 않게 하는 된장풀

제주도의 산과 들에는 된장풀이라는 식물이 자란다. 키는 150㎝쯤 자라고 잎 모양은 콩잎을 닮았는데 그보다는 약간 길쭉하게 생겼다. 풀 같기도 하고 나무 같기도 한 이 식물의 잎과 줄기를 잘라서 조금만 된장에 넣으면 구더기가 생기지 않는다. 된장뿐 아니라 김치를 담글 때 이 식물의 즙을 넣으면 김치가 빨리 시지 않고 오래 보존할 수 있다. 된장풀은 사람한테는 거의 독성이 없고 해로운 벌레나 병원균을 죽이는 데 효과가 있다. 이 식물을 잘 활용하면 천연 방부제를 개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썩은 간장도 되살리는 회향

방부작용이 뛰어난 식물로는 회향이 있다. 키는 150㎝쯤 자라고, 잎은 코스모스를 닮았으며 여름철에 노란 꽃이 우산처럼 모여서 핀다. 은은하고 단맛이 나는 향이 일품인 이 풀을 마당에 심으면 그 냄새를 싫어하여 개구리, 뱀, 두꺼비 등이 집안으로 잘 들어오지 않고 파리나 모기도 가까이 오지 않는다. 회향은 원래 유럽이 원산지인데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들어와 지금은 간혹 심기도 하고 저절로 자라기도 한다.
회향은 좋은 향기와 단맛이 있어서 맛과 냄새를 좋게 하기 위해 음식이나 약에 넣는다. 회향은 부작용 없이 음식이 빨리 소화되게 하고 밥맛을 좋게 하며 몸을 따뜻하게 하는 효과도 있지만 여름철 상하기 쉬운 음식에 넣으면 음식을 오래 보존할 수 있다. 회향이라는 이름도 썩은 간장이나 상한 생선에 회향을 넣으면 냄새가 본래대로 되돌아온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회향 열매에는 2~6%의 정유 성분이 들어 있는데 여기에 진정작용 및 최면작용이 있다. 한밤중에 일어나 우는 아이에게 회향 씨를 달여서 먹이면 신통하게 울음을 그치고 잠을 자게 된다. 입냄새를 없애는 데도 좋다.

천연 방부제 차조기

차조기라는 풀도 뛰어난 방부작용을 하는 식물이다. 차조기는 꽃풀과에 딸린 한해살이풀로 우리나라 곳곳에 저절로 나서 자라기도 하고 더러 심어서 가꾸기도 한다. 줄기는 네모졌고 잎이나 꽃 등이 들깨를 닮았다. 다만 줄기와 잎이 보랏빛이 나는 것이 들깨와는 다르다.
잎의 보랏빛이 진한 것일수록 약효가 높고 잎 뒷면까지 보랏빛을 띠는 것이 좋다. 잎에 자줏빛이 돌지 않고 좋은 냄새가 안 나는 것을 들차조기라 하는데 약효가 훨씬 떨어지는 것으로 친다.
차조기 씨로는 기름을 짜는데, 이 기름에는 매우 센 방부작용이 있어서 20g의 기름으로 간장 180ℓ를 완전히 썩지 않게 할 수 있다고 한다. 또 차조기 기름에 들어 있는 안키오키슘이라는 성분은 설탕보다 단맛이 2,000배나 강하다.
차조기 잎을 김치를 담그는 데나 음식을 만들 때 넣으면 음식이 쉽게 상하지 않는다. 여름철에 오이, 양배추로 만든 반찬이나 김치에 넣어 맛을 내는 데 쓰며 일본에서는 매실장아찌를 만들 때 착색제나 방부제로 많이 쓴다. 차조기를 집 주위나 마당에 심으면 파리, 모기 같은 벌레들이 가까이 오지 않는다.
뱀을 물리치는 녹나무와 봉선화
제주도에는 녹나무라고 하는 늘푸른 큰키나무가 있다. 줄기나 잎에서 송진 냄새와 흡사한 향기가 나는데 이 향기 성분이 뱀이나 지네, 개구리 같은 것을 죽이거나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녹나무 잎이나 줄기를 태우면 모기, 파리 같은 곤충이 옆에 오지 못하고 또 주변에 있는 온갖 병원균들이 다 죽는다.
습기가 많고 무더운 중국의 남쪽 지방에는 뱀이 많다. 뱀이 우리나라처럼 산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동네 한가운데서 어슬렁거리는 것을 예사로 볼 수 있으며 뱀한테 물리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런데 뱀이나 개구리, 두꺼비 같은 파충류나 양서류 동물은 봉선화에서 나는 냄새를 싫어한다. 중국 사람들이 봉선화를 마당가에 둘러 심는 것은 뱀이나 개구리 등이 집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다. 우리네 조상들이 장독대 옆에 봉선화를 심었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또 뱀한테 물렸을 때는 봉선화 줄기를 짓찧어 물린 자리에 붙이거나 봉선화 씨앗이나 줄기를 달여 먹는 것으로 치료하였다.
이처럼 우리 주변에는 해로운 동물이나 벌레들을 가까이 올 수 없게 하는 식물들이 많다. 이들 식물들을 잘 활용하면 파리, 모기, 뱀, 지네, 바퀴벌레로부터 시달리지 않고 여름을 보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연이 주는 신비로움에 대해서도 더 많이 배울 수 있다.

참고자료 / 「약이 되는 우리 풀ㆍ꽃ㆍ나무」(펴낸곳 : 한문화 02-2016-3500)

삼지구엽초는 키가 30~40cm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삼지구엽초는 세 가지에 잎이 아홉 개가 달린다고 하여 이름 지어진 여러해살이풀이다. 옛날부터 정력을 세게 하며 음위를 치료하고 불임증을 고치며 치매를 예방하는 약초로 이름이 높다.

중국의 사천지방에 한 목동이 있었다. 어느 날 산에서 양이 교미하는 것을 보았는데 무려 백 번을 하고도 지치지 않는 듯하였다. 목동이 이상히 여겨 그 숫양을 유심히 살펴 보았더니 어떤 풀을 열심히 뜯어 먹는 것이었다. 목동이 그 풀을 먹었더니 허기도 들지 않고 정욕이 왕성해졌다. 그리하여 그 풀을 ‘음양곽’(淫羊藿)이라 부르게 됐다.
옛날 어느 마을에 칠순이 가까운 노인이 있었는데 어느 날 산에 나무를 하러 갔다가 처음 보는 풀을 발견하여 뜯어 먹었더니 갑자기 성욕이 일어나서 주체할 수 없었다. 지팡이를 내던지고 부랴부랴 집으로 돌아와 아내를 껴안았다. 뒷날 이 풀을 지팡이를 내던지게 한 풀이라 하여 ‘방장초’라고 불렀다.
삼지구엽초는 키가 30∼40cm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한 줄기에서 가지가 세 갈래로 뻗고 거기에 잎이 세 장씩 돋아 잎이 모두 아홉 장이 된다 하여 삼지구엽초라 한다. 이 이름 말고 음양곽, 방장초, 선령비, 천량금, 강전, 팔파리, 기장초 등 여러 이름이 있다. 5월에 노란색 꽃이 피고 여름철에 잎이 무성하게 자란다. 우리나라의 강원도, 경기도, 그리고 북한지방의 깊은 산속 나무 그늘 밑에서 자란다.

삼지구엽초의 약효와 질병치료법

삼지구엽초는 술에 담가 먹는 것이 가장 효험이 좋다. 삼지구엽초 500g을 술 3ℓ에 담가보름쯤 어둡고 서늘한 곳에 두었다가 날마다 조금씩 마신다. 또는 삼지구엽초 120g, 복령 60g, 꿀 200g, 대추 60g을 소주 2ℓ에 넣고 한 달쯤 어둡고 서늘한 곳에 두어 숙성시켰다가 날마다 잠자기 전에 소주잔으로 한두 잔씩 마신다. 삼지구엽초는 마늘, 복령, 숙지황, 육종용 등과 함께 쓰면 효력이 커진다. 다른 방법으로는 잎, 줄기, 뿌리, 열매 등을 잘게 썰어서 차로 끓여 마시거나 오래 달여 조청처럼 만들어 조금씩 먹는다. 하루 10∼12g을 쓴다.
여성과 남성의 불임증에는 삼지구엽초 15g, 인삼 3g을 물로 달여서 아침저녁으로 마신다. 여성은 이와 함께 쑥이나 석창포 달인 물로 목욕을 하면 더욱 좋다. 몸이 차가워서 생긴 불임증과 성기 발육부전으로 인한 불임증에 효과가 있다. 6개월 이상 꾸준히 복용하면 뜻밖에 좋은 결과를 볼 수도 있다.
큰 병을 앓고 몸이 몹시 쇠약해졌거나 본래 체질이 허약한 사람은 삼지구엽초고를 만들어 먹으면 좋다. 삼지구엽초 1kg, 새삼씨, 더덕, 잔대 각각 800g을 진하게 달여 고약처럼 만든 뒤에 꿀을 적당히 넣어 엿처럼 되게 졸여 한 번에 15∼30g씩 하루 세 차례 복용한다.
삼지구엽초는 맛이 맵고 달다. 신장과 간장에 작용하며 음위증, 불감증, 조루, 양기부족 등을 치료하고, 혈압을 낮추며 말초혈관을 넓혀 혈액순환이 잘되게 한다. 신경쇠약을 치료하고 기억력을 회복시켜 주며 염증을 없앤다.
고혈압, 고지혈증, 신경성 고혈압 등에는 삼지구엽초와 선모를 각각 10∼20g씩 차로 끓여 마시면 효험이 있다. 이밖에 중풍으로 인한 마비, 손발저림, 생리불순, 이명, 현기증, 기침, 소아마비 등에도 삼지구엽초를 쓴다.
삼지구엽초는 성질이 더우므로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이나 소양체질인 사람이 너무 많이 먹으면 어지럼증, 구토, 갈증이 생기고 코피가 나는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또 한꺼번에 많은 양을 먹으면 소변이 잘 안 나올 수도 있으므로 부종 환자는 적은 양을 자주 복용하는 것이 좋다.
삼지구엽초는 여름철에 채취하여 그늘에서 말려 쓴다. 높은 산 바위 틈에 자라는 것이 효과가 더욱 좋으며 중국산보다는 우리나라에서 자란 것이 훨씬 효력이 세다. 뿌리가 굵고 튼튼한 것일수록 품질이 좋다.
■ 신경쇠약
삼지구엽초와 숙지황을 각각 10∼15g씩 달여서 하루 한 번 잠자기 전에 마신다.
■ 음위·양기부족
삼지구엽초 300g, 생강 70g, 감초 40g을 소주 4ℓ에 4∼5일쯤 담가 뒀다가 그 술을 잠자기 전에 소주잔으로 한두 잔씩 마신다. 성기능을 높이고 몸을 튼튼하게 하는 데 매우 효험이 크다.
■ 기관지염
삼지구엽초의 잎과 줄기와 뿌리를 그늘에서 말려 가루 낸 것 3∼5g을 하루 세 번 밥 먹고 나서 먹는다.
■ 방사선 치료 후유증
삼지구엽초와 조뱅이 각 10∼15g을 한데 넣고 달인 물을 하루 세 번 밥 먹고 나서 마신다. 삼지구엽초는 방사선을 쪼였을 때 나타나는 혈소판 감소를 줄이고 회복을 빠르게 한다.
■ 당뇨병 특효약
염소에게 삼지구엽초를 먹여서 키워 약으로 쓰면 당뇨병을 치료하는 데 특효가 있다. 3∼4개월 된 염소를 삼지구엽초, 옻나무 순, 인삼 가루 등을 먹여서 1년쯤 키운 뒤에 잡아서 약으로 쓴다. 먼저 간과 내장을 쪄서 말려 먹고, 다음에 고기와 뼈를 끓이거나 가루 내어 모두 먹는다. 웬만한 당뇨병은 이 염소 한 마리로 완치가 가능하다.

*참고자료/「약이 되는 우리 풀·꽃·나무」(펴낸곳:한문화 02-2016-3500)

열매가 빨갛게 익은 접골목. 딱총나무 또는 말오줌나무라고도 하는데, 뼈를 붙이는 나무라고 하여 접골목이라고 부른다.
접골목 꽃. 살결을 곱게 하고 기미, 주근깨를 없애는데 효과가 있다.
접골목 잎. 소변을 잘 나가게 하고 방광염, 관절염, 삔 데, 뼈를 다친데 등에 두루 효험이 좋다.
약이 되는 우리 풀ㆍ꽃ㆍ나무

살을 찌게 하고 근육을 단단하게 하는 음식이나 약은 많이 있다. 그러나 뼈를 찌게 하고 뼈를 튼튼하게 하는 식품이나 약은 그다지 많지 않다. 접골목(딱총나무, 말오줌나무)은 이름 그대로 뼈를 붙이는 효능이 있는 약나무이다.

사람의 건강과 수명은 뼈에 달려 있다. 뼈가 튼튼하고 뼈대가 바르면 병 없이 오래 살고, 뼈가 허약하고 뼈대가 바르지 못하면 병이 많고 일찍 죽는다. 뼈는 일생의 건강을 나타내는 잣대다.
우리 옛말에 뼈대가 바르고 인물이 잘생긴 사람을 일러 옥골선풍(玉骨仙風), 또는 선풍도골(仙風道骨)이라고 했다. 이 말은 뼈대가 옥처럼 맑고 단정하여 신선이나 도인의 자질을 갖춘 사람이라는 뜻이다. 신선과 도인은 우리 민족에게 병 없이 오래 살고 보통 사람의 능력을 훨씬 뛰어넘는 지식과 지혜를 지닌 이상적인 사람의 상징이다. 이처럼 우리 옛 선조들은 뼈가 튼튼해야만 신선이나 도인처럼 될 수 있는 소질이 있다고 믿었다.
뼈는 겉으로 드러나 보이지는 않지만 사람의 건강과 성격 형성에 매우 크게 영향을 미친다. 그런 까닭에 훌륭한 관상가는 골상(骨相)만 보고도 그 사람의 성격이나 건강 상태를 알 수 있고 나아가서는 그 사람의 운명까지도 점칠 수 있었다.

단단하기로 소문난 호랑이 앞 정강이뼈

호랑이는 힘이 매우 세다. 특히 호랑이의 앞발은 엄청난 위력이 있어서 소, 멧돼지, 노루 같은 덩치 큰 짐승도 단 일격에 두개골을 부수어 버릴 수 있다. 또 하룻저녁에 천 리를 달릴 수 있고, 제 몸무게만큼 되는 먹이를 입에 물고 높이가 3m나 되는 담을 가뿐하게 뛰어넘을 수도 있다.
호랑이의 이 엄청난 힘은 바로 뼈에서 나온다. 호랑이 뼈는 단단하기로 소문이 나 있다. 특히 호랑이의 앞 정강이뼈는 강철만큼이나 단단하여 도끼로 내리치면 도끼날이 부러지고 쇠톱을 갖다 대면 톱날이 망가져 버린다. 호랑이 몸 전체의 힘이 앞다리에 모여 있기 때문에 앞 정강이뼈가 이처럼 단단하다고 한다. 그래서 호랑이는 죽어도 앞다리는 똑바로 서서 쓰러지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옛사람들은 이처럼 힘이 세고 단단한 호랑이의 앞 정강이뼈에 귀신을 물리치고 온갖 뼈의 질환을 고치는 힘이 숨어 있다고 믿었다. 호랑이 뼈는 뼈가 약한 것이나 부러진 것, 관절염 등 온갖 골병(骨病)을 고치는 약으로 널리 썼다.
옛날에는 기골이 장대하여 호랑이만큼이나, 아니 그보다 힘이 더 센 사람들이 많았다. 호랑이를 맨손으로 때려잡은 장사의 이야기가 여럿 전해 온다. 임꺽정이 그랬고, 조선 초기에 여진족을 무찔러 큰 공을 세웠지만 그 공을 인정받지 못하여 반란을 일으켰던 이징옥도 맨손으로 범을 때려잡았다. 중국 소설 『수호지』에 나오는 호걸 무송도 경양강이란 고개에서 술에 잔뜩 취한 채로도 맨손으로 범을 잡았다. 이런 이야기들이 단순히 과장이나 전설만은 아닐 것이다.

뼈를 찌게 하는 약초, 접골목

우리 옛말에 몹시 힘이 센 사람을 일러 ‘통뼈’ 또는 ‘고리뼈’를 타고 난 사람이라고 한다. 통뼈는 뼈가 두 가닥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고 범의 뼈처럼 통째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고리뼈는 뼈마디가 관절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쇠사슬처럼 고리로 이어져 있는 뼈를 가리킨다. 통뼈나 고리뼈를 타고난 사람은 뼈가 강철처럼 단단하고 힘이 천하장사가 되는데, 그런 사람은 수백만 명 혹은 몇 천만 명 중에 하나 꼴로 매우 드물게 태어난다는 얘기가 있다.
통뼈나 고리뼈는 타고나는 것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뼈를 튼튼하게 익히는 사람들이나 축지법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수십 길 절벽에서 떨어져도 뼈를 다치지 않고 수천 리를 가도 지치지 않을 만큼 힘을 기르고 뼈를 강하게 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옛날 독립운동을 하던 분들 가운데는 축지법과 차력법을 익힌 분이 더러 있었다. 그분들은 뼈를 튼튼하게 만드는 특별한 약을 먹거나 특이한 수련법으로 심신을 수련하여 초인적인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살을 찌게 하고 근육을 단단하게 하는 음식이나 약은 많이 있다. 그러나 뼈를 찌게 하고 뼈를 튼튼하게 하는 식품이나 약은 그다지 많지 않다. 칼슘이 뼈에 좋다고 하여 칼슘이 많이 든 음식, 이를테면 멸치나 우유, 미역 따위를 열심히 먹는다고 해서 반드시 뼈가 튼튼해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 옛 속담에 “시집 밥은 살이 찌고 친정 밥은 뼈가 찐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친정에서 살면 마음과 몸이 모두 편안해서 살과 뼈가 다 같이 튼튼해지지만, 시집살이를 하면 마음 고생이 심하여 살이 쪄도 실제로는 찌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 속담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뼈가 약해진다는 요즘의 학설과 일치한다. 그렇다면 친정 밥처럼 뼈를 찌게 하는 약초가 있을까? 있다면 그것이 어떤 약초일까?
그것은 바로 접골목이다. 접골목은 뼈를 강하고 튼튼하게 하는 데 최고의 보약이다. 접골목은 이름 그대로 뼈를 붙이는 효능이 있는 약나무다. 딱총나무, 또는 말오줌나무라고 부르는데, 말이 오줌을 잘 누지 못할 때 이 나무를 달여 먹이면 오줌을 잘 누게 된다고 하여 말오줌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다.
접골목은 부러진 뼈를 붙이는 효능이 뛰어나다. 뼈가 부러지거나 금이 갔을 때, 타박상으로 멍이 들고 통증이 심할 때, 손발을 삐었을 때 접골목을 달여 마시고 날것으로 가지를 짓찧어 아픈 부위에 붙이면 통증이 바로 사라지고 부은 것이 내리며 빠른 시간 안에 회복된다. 접골목을 달인 물로 목욕을 하면 효과가 더욱 좋다. 천연 약초 가운데서 통증을 가장 빨리 멎게 하는 것이 접골목이라 할 수 있다. 접골목은 산에 자주 다니는 사람들이 반드시 알아 두어야 할 약재다.

골절·골다공증·관절염에 탁월한 효능

접골목은 풍습으로 인한 근골통, 요통, 수종, 산후통, 타박상으로 인한 부종, 골절, 창이나 칼에 다친 것과 출혈을 치료한다.
접골목은 부러진 뼈와 끊어진 힘줄과 근육을 이어 준다. 뼈를 튼튼하게 하여 골다공증을 낫게 하고 충치를 없앤다. 타박상으로 멍이 들거나 상처가 난 데, 창이나 칼에 다쳤을 때, 이유 없이 근육과 뼈가 아픈 데에 달여서 몸을 씻으면 좋다. 타박상으로 인한 내출혈, 임산부의 악혈(惡血), 혈액 순환이 잘 안 되는 것과 모든 출혈에 접골목 달인 물을 마시면 효과가 있다.
접골목은 모세혈관을 확장하여 혈액 순환을 좋게 하고 여러 가지 독을 풀기 때문에 타박상이 오래되어 염증이 되거나 부스럼이 된 것을 치료한다. 또한 통증을 멎게 하는 작용이 강하므로 진통약으로 쓸 수도 있다. 손발이 마비된 데, 풍습으로 인한 요통, 뼈마디의 모든 통증, 풍진, 땀띠 등에 달인 물로 목욕을 하면 잘 낫는다.
뼈가 부러진 데에는 술과 물을 반씩 붓고 달여서 복용하고 다친 데에는 달인 물로 목욕만 한다. 접골목 한 가지만을 써도 골절에는 우수한 효과가 있는데 홍화나 연근 등과 같이 쓰면 효과가 더욱 뛰어나다. 신선한 것을 쓰는 것이 좋고 말린 것이나 불로 볶은 것을 쓰면 효과가 반으로 줄어든다.
접골목 20g, 작약·당귀·천궁·산골(자연동) 각 40g을 가루 내어 밀랍 160g을 녹여 반죽한 후 알약을 만든다. 뼈가 부러졌거나 삐어서 통증이 극심할 때 잘 발효된 술 한 잔에 이 알약을 담가서 술에 약이 배어 나오면 따뜻하게 하여 마신다. 곧 부은 것이 내리고 어혈이 풀리며 통증이 멎는다. 2∼10일 먹으면 부러졌던 뼈가 본래대로 붙는다. 접골목은 골절 치료에 효과가 가장 뛰어난 약초이다.

뿌리·줄기·잎·꽃 모두 활용

접골목은 소변을 잘 나가게 하고 혈액 순환을 좋게 하며 통증을 멎게 하는 효력이 빠르다. 손발 삔 데, 골절, 타박상 등은 말할 것도 없고 관절염, 디스크, 요통, 신경통, 통풍, 부종, 소변이 잘 안 나오는 데, 신장병, 신경 쇠약, 입안에 생긴 염증, 인후염, 산후 빈혈, 황달 등에 두루 신통하다고 할 만큼 빠른 효력을 발휘한다.
접골목은 인동과에 딸린 잎 지는 떨기나무다. 키는 2∼3m쯤 자라고 줄기는 뿌리 부분에서 사방으로 뻗는다. 성장이 빠르고 새로 돋는 줄기는 녹색이다가 자라면서 다갈색으로 바뀐다. 줄기 가운데 굵고 부드러운 연한 갈색의 심이 있다. 잎은 마주 나고 쪽잎은 넓은 타원꼴 또는 달걀 모양이며 6∼10개가 달린다. 4월 하순 무렵에 가지 끝에 연한 녹색을 띤 흰 꽃들이 모여서 핀다. 열매는 8∼9월에 빨갛게 익는다. 우리나라 어느 곳에나 자라며 대개 산골짜기 공기 중의 습도가 높은 곳에 많다. 닮은 식물인 넓은잎딱총나무, 지렁쿠나무, 덧나무 등도 똑같이 접골목이라 부르고 약으로 쓴다. 아무때나 줄기를 잘라 그늘에서 말려 잘게 썰어서 약으로 쓴다.
접골목의 꽃에는 정유 성분이 있어서 차로 달여 마시면 향기가 좋다. 이른 봄철에 새순을 나물로 무쳐서 먹거나 밀가루 옷을 입혀 튀겨 먹을 수도 있다. 접골목 꽃은 땀을 나게 하는 효능이 있다. 5∼10g을 차로 달여 마신다. 소변을 잘 나가게 하고 땀을 잘 나게 한다.
접골목 줄기나 잎, 꽃을 달인 물로 씻으면 가려움증, 무좀, 습진 등 여러 가지 피부병이 나으며 중풍으로 인한 마비, 혈액 순환 장애, 냉증 등에도 효험이 있다. 전에 무좀이 몹시 심한 사람한테 접골목을 달여서 그 물로 발을 씻으라고 했더니 2주 만에 깨끗하게 나았다고 했다.
접골목 뿌리도 줄기와 효능이 같다. 황달, 부종, 화상에도 쓸 수 있다. 발이 부었을 때에는 접골목의 뿌리껍질 100g과 치자 40g을 짓찧어 술을 약간 더하여 뜨겁게 해서 아픈 부위에 붙인다. 화상에는 뿌리껍질과 잎을 가루로 만들어 유채기름이나 들기름으로 개어서 붙인다.


도움이 되는 책/약이 되는 우리 풀·꽃·나무

토종약초전문가 최진규 지음 (신국판, 올컬러)
펴낸곳:한문화(02-2016-3500) 각권 값 15,000원
이 책은 우리 땅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기존의 약초도감이나 한방서적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토종약초의 효능과 그 약초를 이용해 갖가지 질병을 다스리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과 실용적인 약초처방, 약초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다 보면 누구나 “아, 이 풀!”, “아, 그 나무!” 하는 감탄사와 함께 흔히 보던 우리 풀과 꽃, 나무가 가진 힘에 매료될 것이다.
※최진규와 함께 떠나는 약초여행 참가문의:02-720-4420(한국토종약초연구소

글ㆍ사진/최진규(한국토종약초연구회장)
곰보배추. 해소, 천식, 기침에 최고의 명약으로 알려져 있다.
남정목. 고혈압과 당뇨병, 양기부족, 갖가지 암, 이병증 등에 뛰어난 효과가 있다. 남정목이란 쥐똥나무이다.
여정목. 고혈압과 당뇨병, 양기부족, 갖가지 암, 이병증 등에 뛰어난 효과가 있다. 여정목은 광나무을 말한다.
천문동 줄기. 옛날부터 늙지 않고 병들지 않게 하는 약 곧, 신선이 되게 하는 것으로 이름난 약초이다.
천문동 뿌리. 옛날부터 늙지 않고 병들지 않게 하는 약, 곧 신선이 되게 하는 것으로 이름난 약초이다.

‘산은 높지 않아도 신선이 있어야 명산이요(山不在高 有仙卽名), 물은 깊지 않아도 용이 살아야 신령한 물이라(水不在深 有龍卽靈)’ 하였던가. 제일 높은 봉우리인 마천대의 높이가 500m 밖에 되지 않는 변산은 높이로 치면 결코 명산의 반열에 들지 못한다. 그러나 수많은 선각자와 도인, 기인들을 길러 낸 것으로 치면 나라 안에서 이만한 명산을 찾기가 어렵다. ‘백제의 예수’로 불리는 진표율사가 이곳에 있는 불사의방(不思義房)에서 수도하여 대각을 얻었으며 원효대사, 의상대사 같은 분들도 변산에서 수도하였다. 특히, 호남 최고의 수도처로 알려져 있는 월명암에서는 부설거사와 묘화부인, 능운대사, 월명낭자의 한 가족이 모두 득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변산은 도인과 수도자들의 땅이다.
변산은 바위산이다. 바위이되 불꽃같이 하늘을 찌르는 형상이 아니라 둥글둥글하여 그 꼭대기에서 데굴데굴 굴러도 아프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을 주는 바위들이다. 이처럼 부드럽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바위들은 수행을 하기에 좋다. 기운이 세면서도 날카롭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곳에서 수행을 하면 도량이 넓어지고 높은 덕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기운이 날카롭고 강한 바위들이 모인 곳에서 수행을 하면 사람의 성격도 산을 닮아서 날카롭고 우락부락하게 되기 쉽다.
바위에는 땅 속에서 올라오는 지기(地氣)가 응축되어 있다. 지구는 하나의 거대한 자석과 같아서 끊임없이 자기(磁氣)를 땅 위로 내뿜고 있는데, 부드러운 흙보다는 단단한 바위에서 나오는 기운이 더 강하다. 바위는 지기를 전달하는 구리선과 같아서 지기에 민감한 사람은 바위에 앉아 있으면 기운이 전류처럼 몸 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변산은 수행자들의 산이다. 그래서 수행에 도움이 되는 약초들이 많다. 변산의 바위는 북한산이나 설악산과 같은 화강암이 아니다. 화강암 덩어리의 산은 경치가 빼어나므로 명산은 될 수 있어도 영산(靈山)은 될 수 없다. 변산은 신령한 기운이 넘치는 산이다. 신령한 산에 신령한 약초가 자라기 마련이다.
화강암에는 어떤 식물도 제대로 자라지 못한다. 변산의 바위들은 청량산이나 마이산 처럼 수성암에 가깝다. 수성암은 여러 가지 식물과 동물들이 오래 퇴적되어 바다 속에서 오랫동안 높은 압력과 열을 받아 굳어서 솟아오른 것으로 식물들한테는 영양의 덩어리이다. 그래서 변산이나 주왕산, 청량산의 바위에는 풀 한 포기 자랄 수 없을 것 같은 매끈한 바위벽에도 온갖 이끼와 난초, 부처손, 키가 작은 나무 같은 것들이 빽빽하게 붙어서 자란다.
변산의 바위들은 지기(地氣)가 고도로 응축되어 있는 데다가 식물한테 필요한 영양이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으므로 이 바위에 붙어 자라는 식물들은 모두 신령스러운 약효를 지니고 있다. 특히 거의 모든 바위마다 부처손이 가득 붙어 있는데, 이 부처손이야말로 정신수련자들이 영적인 기(氣)를 증폭시키고 정신을 맑게 하는데 뛰어난 효력이 있는 선약이다.
내소사에서 세봉과 관음봉을 넘어 직소폭포까지 가면서 길 주변에 있는 약초들을 관찰했다. 내소사 앞의 들판에는 곰보배추가 더러 눈에 띄었고, 세봉에서 관음봉에 이르는 바위에는 부처손이 빽빽하게 붙어 있다. 산길 옆에는 조릿대, 물푸레나무, 마삭줄, 남정목, 꾸지뽕나무, 천문동, 맥문동, 위령선, 새삼 같은 약초들이 눈에 들어왔다.

해소 천식에 특효 곰보배추

곰보배추는 해소, 천식, 기침에 최고의 명약이다. 곰보배추를 경상도 지방에서는 문둥이배추라고도 부르며 아직 식물도감에도 실려 있지 않은 생소한 식물이다. 언뜻 보기에 배추를 닮았으나 배추보다 훨씬 작고 잎에 주름이 많으며 비릿한 맛이 난다. 곰보배추의 약효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실화가 있다.
10년 전쯤에 경상북도 예천에 천식, 해소, 기침, 기관지염 등을 귀신같이 고치는 할머니가 있었다. 약초로 술을 담가서 천식이나 해소 환자들한테 한 되에 30만원씩 받고 팔았는데, 그 술을 먹기만 하면 수십 년 된 기침이라 할지라도 신기하게 나았다.
그 할머니의 옆마을에 권씨 성을 지닌 할아버지가 살았는데 약초에 관심이 많은 분이었다. 그는 그 할머니가 무슨 약초로 술을 담그는지 몹시 궁금하였다. 몇 번 그 약초를 가르쳐 달라고 해 보았으나 가르쳐 주지 않았다.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약초를 채취하려고 들로 나가는 것을 보고 몰래 따라가 보기로 했다. 할머니는 저녁을 먹고 나서 주위가 어둑해지자 괭이와 바구니를 들고 들판으로 나가더니 묵은 밭에 앉아 무언가를 열심히 캐서 바구니에 담는 것이었다. 숨어서 그 광경을 지켜보던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돌아간 뒤에 묵은 밭에 가서 할머니가 캔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았다.
“아니 이건 문둥이배추가 아닌가. 쓸모 없는 잡초인 줄 알았는데 바로 이것이 천식과 기침의 특효약이었군.”
할아버지는 문둥이배추를 한 광주리 캐서 푹 삶은 다음 막걸리를 만들어 기침을 심하게 하는 친척한테 주어 보았다. 과연 문둥이배추는 기침에 신통한 효력이 있어 며칠이 지나지 않아 기침이 깨끗하게 나았다. 몇 년 뒤에 할머니는 세상을 떠났고 권씨 할아버지는 문둥이배추로 기관지염, 천식, 해소, 기관지확장증, 기침 등을 많이 치료하여 그 일대에서 명의로 이름이 났다.
나는 이 권씨 할아버지를 96년에 만났다. 같이 밤을 새우면서 약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서로 자기만이 알고 있는 비방 한 가지씩을 나누어 갖자고 하여 알게 된 것이 바로 곰보배추이다.
곰보배추를 권씨 할아버지는 만병초라고도 부른다. 기침, 가래, 천식 뿐만 아니라 여성들의 온갖 부인병, 불임증, 냉증, 생리불순, 자궁염, 자궁근종, 고혈압, 당뇨병, 간염, 두통, 감기 등에도 두루 신통한 효력이 있기 때문이다. 천식과 해소, 기침환자 여섯 사람한테 곰보배추로 막걸리를 담그거나 푹 달여서 먹게 해 보았는데 모두 한 달도 지나지 않아 깨끗하게 나았다.
곰보배추는 겨울철에도 잎이 시들지 않는 상록성 여러해살이풀이다. 꽃은 5~6월에 보라빛으로 피고 생김새가 배암차조기라는 풀을 닮았다. 추위에 약하여 중부지방에는 자라지 않고 남부지방의 묵은 밭이나 논둑, 마당가 같은 곳에 흩어져 자란다.
몇 해 전에 경상남도 하동에 사는 어느 집을 방문했더니 한 가족 중에 세 사람이 천식으로 고생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그 집 마당에 곰보배추가 수북하게 자라고 있었는데 마침 가족들이 기침을 콜록콜록 해대며 그것을 뽑아내고 있는 중이었다. 나는 내버리려고 쌓아 놓은 곰보배추를 푹 달여서 마시게 했다. 그것을 먹고 가족들이 모두 천식을 고친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이처럼 약을 마당에 가득 쌓아 놓고 약을 찾아 온세상을 헤매는 사람은 얼마나 많은가. 아무리 귀한 약초라도 그 약효를 모르면 하찮은 잡초일 뿐이다.

당뇨병에 좋은 남정목과 노화를 막는 여정목

변산에는 남정목과 여정목이 많다. 특히 남정목은 쥐눈처럼 새까만 열매를 달고 있다. 남정목이란 쥐똥나무이고 여정목은 광나무이다. 둘 다 마당 옆이나 길옆에 울타리로 흔히 심는 나무다. 그런데 이 쥐똥나무와 광나무가 당뇨병을 비롯하여 고혈압, 양기부족, 갖가지 암, 이명증 등에 뛰어난 효과가 있는 약초인 줄 누가 알랴.
남정목은 남자의 정력을 좋게 하는 나무라는 뜻이고, 여정목은 여성을 정숙하게 하는 나무라는 뜻이다. 남정목과 여정목은 생김새가 거의 같으나 남정목은 겨울에 잎이 떨어지고 여정목은 겨울에도 잎이 떨어지지 않는 점만이 다르다.
남정목을 충청도 지방에서는 물쪼가리나무 또는 조갈나무라고도 부른다. 이는 물쪼갈병 또는 조갈병을 고치는 나무라는 뜻이다. 물쪼갈병이나 조갈병은 당뇨병이다. 당뇨병을 옛날에는 소갈병이라고 불렀다. 조갈병은 소갈병의 사투리다. 남정목은 소갈병 곧, 목이 마르고 허기가 지는 병에 좋은 효과가 있다.
충청남도 태안에 사는 이창우 할아버지는 30년 넘게 약초를 연구하여 암과 당뇨병, 기관지염 등에 특효가 있는 ‘감탕’이라는 약을 발명하여 암과 당뇨병 환자 수백 명을 완치한 명의다. 감탕은 일곱 가지 약재를 12시간 넘게 달여서 만드는데 남정목은 감탕에 들어가는 일곱 가지 약재 중에 하나다.
태권도 사범을 지낸 전 모씨는 고혈압과 심장병으로 30년 동안 고생을 많이 했다. 산을 좋아하여 일요일이면 어김없이 산에 갔다. 한 번 동행할 기회가 있어 같이 산에 갔다가 팔뚝만큼 굵은 남정목이 한 그루 보이기에 이것을 뿌리채 캐어서 푹 달여 먹으면 고혈압이 나을 것이라고 일러 주었다. 과연 그는 남정목 한 그루를 뿌리채 캐어 푹 달여서 먹고 30년 된 고혈압과 심장병이 완전하게 나았다.
남정목은 열매가 약성이 가장 좋다. 겨울철에 새까맣게 익은 것을 따서 말려서 가루 내어 먹거나 달여서 먹으면 위와 간, 신장이 튼튼해지고 고혈압, 요통, 신경통, 어지럼증, 이명증 등이 없어진다.
여정목은 남정목과 마찬가지로 초여름에 향기가 좋은 흰 꽃이 피고 겨울철에 지름 3mm, 길이 5mm쯤 되는 달걀꼴의 열매가 까맣게 익는다. 남정목은 중부 이북지방에서도 흔히 볼 수 있으나 여정목은 따뜻한 남쪽지방에서만 자란다.
여정목은 남정목과 비슷한 효력이 있다. 노화를 방지하고 정력을 좋게 하며, 흰머리를 검게 하고 이명증과 어지럼증을 치료하며, 무릎과 허리를 튼튼하게 하는 작용이 있다. 여정목 열매를 여정실이라고 하여 한의학에서는 정력증강제나 최음약으로 쓴다. 실제로 여정실에는 남성의 정력을 좋게 하는 ‘만니톤’, 여성의 성감을 높이는 ‘시링긴’등의 성분이 들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여정목은 열매를 달여서 먹거나 잎을 말려서 가루 내어 복용한다. 햇볕에 말리면 약효성분이 날아가 버리므로 반드시 그늘에서 말려야 한다. 여정목 잎가루를 찻숟갈로 하나씩 하루 3~4번 따뜻한 물에 타서 차 마시듯 복용한다. 약간 쓰면서도 달고 독특한 향기가 일품이다. 여정목 잎가루를 조금씩 밥에 섞어 비벼 먹어도 좋고 여정목 잎을 달인 물로 밥을 지어 먹어도 좋다.
많은 사람들한테 여정목을 복용하도록 권해 보았더니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다. 일산에 사는 73세 된 할머니는 여정목 차를 1년 동안 마셨더니 눈처럼 새하얗던 머리가 까마귀처럼 까맣게 바뀌었고, 어느 지방 신문사의 간부는 20년 된 이명증이 나았으며, 그밖에 많은 분들이 관절염, 요통, 양기부족, 오십견, 식욕부진, 위장병, 지방간, 불면증 등을 고쳤다. 고질적인 변비가 나은 사람도 있고, 살결이 고와지고 주근깨나 기미가 없어지거나 희미해진 사람도 많다.
여정목과 남정목은 산에서 야생으로 자란 것이어야 약효가 좋고 울타리로 심거나 정원에 심은 것은 약효가 별로 없다. 가능하면 깊은 산 속에서 자란 것을 채취하는 것이 좋다.

살결을 곱게 하는 천문동

변산의 명물로 내세울 만한 약초는 천문동(天門冬)이다. 천문동이라는 이름은 하늘의 문을 열어주는 겨울약초라는 뜻이다. 잎과 줄기는 아스파라거스를 닮았고 뿌리에는 작은 고구마처럼 생긴 괴경이 여러 개 달린다. 이 천문동의 뿌리가 옛날부터 늙지 않고 병들지 않게 하는 약 곧, 신선이 되게 하는 것으로 이름난 약초이다.
조선 세종 임금 때 펴낸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에는 ‘신선방(神仙方)’이라고 하여 사람을 신선이 되게 하는 약, 곧 질병 없이 오래 살게 하는 약이라고 많이 나온다. 옛사람들한테 신선이란 이상적인 사람이란 뜻이고 요즈음 말로 하면 ‘슈퍼맨’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중에 ‘천문동을 먹고 살과 골수를 튼튼하게 하고 늙지 않게 하는 방법’이라고 하여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천문동 12kg을 잘게 썰어 그늘에서 말린 다음 가루 내어 한 번에 12g씩 하루 5~6번 술에 타서 먹는다. 200일 동안 먹으면 몸이 오그라지던 것이 펴지고 여윈 것이 튼튼해지며 300일 동안 먹으면 몸이 거뜬해지고, 2년 동안 먹으면 달리는 말을 따라잡을 수 있게 된다.”
“천문동 1,200g과 숙지황 600g을 가루 내어 졸인 꿀로 반죽하여 달걀 노른자 만하게 알약을 만든다. 이것을 한 번에 3개씩 하루 3번 더운 술에 풀어서 먹는다. 산길이나 먼 길을 갈 때 곡식을 안먹어도 배고프지 않고 10일 동안 먹으면 몸이 거뜬해지고 눈이 밝아지며, 20일 동안 먹으면 모든 병이 낫고 얼굴빛이 꽃처럼 된다. 30일 동안 먹으면 흰머리가 검어지고 빠졌던 이빨이 다시 나오며, 40일 동안 먹으면 달리는 말을 따라 잡을 수 있고 100일 동안 먹으면 무병장수한다.”
전라북도 정읍에서 한약방을 운영하는 박 선생은 음양오행과 풍수지리, 도가사상에도 일가견이 있는 분이다. 박 선생은 스무 살 무렵에 신선이 되겠다고 몇 달 동안 산에 들어가 수련을 한 적이 있다. 그때 만난 한 노인이 신선이 되려면 천문동을 열심히 먹으라고 하였다. 박 선생은 40년 동안 그 일을 까맣게 잊고 있다가 한약방을 아들한테 맡기고 산을 다니던 중에 천문동을 먹으면 신선이 될 수 있다고 한 말이 생각나서 천문동을 캐어 말려서 가루 내어 먹어 보았다. 그랬더니 맛도 좋고 먹으면 먹을수록 힘이 솟구치고 얼굴빛이 고와졌으며 희끗희끗하던 머리가 까맣게 되었고 험한 산을 온종일 뛰어다녀도 피곤한 줄을 모르게 되었다. 박 선생의 아내는 천문동을 복용하고 나서부터 주변에서 20년은 젊어졌다는 말을 흔히 들을 수 있게 되었으며, 27살 된 딸은 얼굴에 여드름과 주근깨 같은 것이 없어지고 살결이 어린아이처럼 되어 마치 10대 소녀처럼 되었다.
천문동 뿌리는 끈적끈적한 점액질이 많아 잘 마르지 않고 가루로 만들기가 어렵다. 가루로 만들려면 쪄서 말리기를 3~4번 반복한 다음에 가루를 내야 한다. 이렇게 만든 가루를 한 번에 4~5g씩 하루 3번 복용하면 온갖 질병이 물러가고, 기운이 나며 오래 살 수 있게 된다.
천문동은 우리 나라 남부지방과 섬 지방에 더러 자란다. 중국에서 수입한 것은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지만 약효가 거의 없다. 변산의 천문동이야말로 우리 민족을 신선 곧, 슈퍼맨으로 만들 수 있는 선약이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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옻나무
글ㆍ사진/정헌관(임업연구원 유전자보존연구실장)
옻나무 꽃, 5월에 연한 녹황색 꽃이 핀다
3. 좌측 : 붉나무 잎으로 대궁에 날개가 달렸다. 우측 : 옻나무 잎으로 대궁에 날개가 없고 단풍색은 주로 노란색이다.
4. 옻나무 종자. 10월에 익는다

옻나무는 우리나라, 중국, 일본 및 동남아시아에 분포하는 낙엽활엽수종으로 나무높이 20m까지 자라며, 줄기에서 나오는 칠액은 가구류, 비행기의 특수외장도료, 군수선박도료, 광케이블보호막, 전기저항보호막 등에 쓰이고 있다. 또한 어혈과 염증을 없애주는 약리작용을 하여 신경류, 관절염, 늑막염, 위궤양 등의 치료제로 쓰이고 있다.

한 여름 숲을 헤치며 산에 오르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옻나무를 만지거나 얼굴에 스쳐서 옻이 올라 고생을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옻나무 만큼 갖가지 병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보는 약나무는 드물다고 하는데, 대신 옻독에 약한 사람은 함부로 먹거나 피부에 닿게 되면 심하게 옻이 오르게 된다.
옻나무는 중앙아시아 고원지대가 원산지이고 우리 나라, 중국, 일본 및 동남아시아에 분포하는 낙엽활엽수종으로 나무높이 20m, 직경 40cm까지 크며 토심이 깊고 비옥한 곳에서는 해발 900m되는 곳에서도 잘 자란다. 봄에 새순이 나올 때 나물로 해먹으면 그 맛이 아주 좋으며, 옻이 안타게 하려면 생옻을 좁쌀알 만큼 계란에 넣어서 약 일주일 동안 매일 아침 식전에 먹으면 내성이 생겨서 괜찮다.
옻나무는 칠액을 생산하기 위해서 옛날 신라 경덕왕 때부터 재배하기 시작하여 고려 인종 때(1145년) 또는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세조 12년(1467년)에는 각 마을마다 심어야 할 나무 수까지 정해주면서 대대적으로 권장했다고 한다.
옻나무 줄기에 상처를 내면 유상액인 칠액이 나오는데 이것이 내염, 내열, 방수, 방충, 방부, 절연성이 아주 뛰어나다. 그래서 고분에서 출토되는 유물 중 광택을 잃지 않은 칠기류는 모두 옻칠을 한 것으로 현대의 어떤 공예도료도 그 우수성을 따라 갈 수 없다.
고려 나전칠기는 동양 특유의 공예예술품으로서 그 기술이 서양으로 전해진 대표적인 공예예술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해인사의 팔만대장경판이 모두 옻칠된 것은 아니나 그중 상당수의 경판이 생옻칠이 되어 있으며, 오늘날 좋은 도료가 많이 개발되었지만 가구류, 비행기의 특수외장도료, 군수선박도료, 광케이블보호막, 전기저항보호막 등에는 지금도 꼭 옻칠을 쓰고 있다.
약리적 작용은 어혈과 염증을 없애주어 신경통, 관절염, 늑막염, 위궤양 등의 치료제로 쓰이며, 피를 맑고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슴이나 노루, 염소 같은 동물이 옻순을 잘 먹는데, 옻나무가 많은 곳에 사는 노루는 쫓아내도 다시 돌아와 옻나무 주변에서 살며 겨울에는 나무껍질을 벗겨 먹는다. 이처럼 옻순을 먹고 자란 동물은 몸 안에 매우 뛰어난 약성분만 남고 독성은 없어지게 되어서 이런 동물의 간은 눈을 맑게 해주는 영약으로 취급되고 있다.
우리 나라 옻칠액은 다양한 색을 낼 수 있어 세계적으로 그 품질의 우수성이 인정되어 해마다 생산되는 것을 국내에서 도료나 한약제로 30%가 쓰이고 70%는 외국으로 수출을 하고 있다.
옻나무가 잘 자랄 수 있으며, 칠액생산을 많이 하려면 주로 대륙성기후와 해양성기후가 교차하는 지역으로 여름 일조량이 많고 토양은 중성이나 알칼리성인 곳이 적당하다.
현재 원주나 옥천, 남원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는데 폐경지, 유휴지에 식재하면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전망 좋은 특용수종이다.
옻나무 열매의 껍질은 왁스층이 있고 두껍기 때문에 물기를 흡수 못하므로 정미기로 얇게 갈아서 노천매장했다 파종해야 발아되는데, 2년쯤 묘포에서 키워서 옮겨 심으면 적당하다.
옻나무와 개옻나무 또는 이와 모양은 비슷하게 생겼지만 작은 잎을 연결하는 대궁에 날개가 달려 있는 붉나무는 단풍색깔도 매우 아름다워 가을산을 찾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듬뿍 안겨 줄만한 나무이다.

2. 옥나무 줄기에 상처를 내면 칠액이 나오는데 대나무 칼 같은 것으로 긁어 만든다
1. 옻나무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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옻나무의 약리 작용
글ㆍ사진/나천수((주)생명의 나무 대표이사)
암세포
혈관이 형성된 계란 양료막
MU2에 의한 혈관형성 억제
urushiol에 의해서 사멸된 암세포

옻나무하면 보통사람들은 가려움증을 일으키는 나무 정도로 알고 있으나 옻칠은 천연도료로서 우수할 뿐 아니라 예로부터 위장질환, 심장질환, 신장질환, 후천성 만질, 암치료 등에서 효능의 매우 우수안 멋으로 전해오고 있다. 옻나무의 약리작용에 대해 알아본다.

옻나무과에 속하는 옻나무(Rhus cimiciflua)는 높이 20m 흉고직경 80㎝까지 자라는 낙엽교목으로 옻나무 수피로부터 채취되는 칠액인 옻칠은 내염성, 내열성, 방수성, 방충성, 방부성 및 절연성이 뛰어난 천연도료로서 과거 우리나라에서는 낙랑시대, 신라시대부터 칠을 사용한 기록이 있다.
칠액을 채취하기 위해 전통적으로 행하여 왔던 채취방법으로는 수피에 상처를 점진적으로 가하면서 상처 낸 순간 흘러나오는 칠액을 6월에서 9월까지 계속해서 채취하고 난 후에 나무를 잘라내고 다시 맹아 갱신한 다음 다시 채취하는 살소법과 상처를 내고 칠액을 채취하는 것은 살소법과 동일하나 칠액 채취기간을 짧게 하고 채취 후에 1년이나 2년 정도 그대로 방치한 다음 다시 채취하는 것을 3회 정도 한 다음에 나무를 잘라내는 방법인 양생법, 그리고 잘라낸 나무에 10㎝ 간격으로 환상으로 칠 흠을 낸 후에 열을 가하여 칠액을 삼출시키는 화칠법이 있다.
바로 채취한 칠액(생칠, 생칠)은 회백색의 유상액으로 명감산이 약 70%이고 그밖에 고무질(4∼8%), 함질소 물질 (2∼3%), 효소(hocase)와 수분(10∼20%)을 함유하고 있다.
화칠에 의해 채취된 칠액(화칠)은 회백색의 유상액으로 urushiol이 약 55%이고 그밖에 고무질(4∼8%), 함질소물질(2∼3%), 효소(laccase)와 수분(10∼40%) 그리고 flsvonoids(1∼2%)를 함유하고 있다.
옻나무하면 보통사람들은 가려움증을 일으키는 나무로 일반적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알레르기반응을 일으키는 나무임에도 우리 조상들은 옻나무를 닭과 함께 복용하거나 다른 한약재와의 혼용처방으로 약용으로 많이 사용하여 왔다.
옻나무를 약용으로 사용한 과거의 의서들을 보면 먼저 허준의「동의보감」에 의하면 '마른 옻(건칠)이 어혈과 여인의 경맥불통, 적취를 풀어주고 장을 잘 통하게 하며, 기생충을 죽이며 피로를 다스린다' 라고 적고 있다. 우리나라의 민속의학 분야의 거두이며 죽염 치료의창시자인 인산 김일훈의「신약」과 「구제심방」에서는 옻이 산삼에 비견할 만큼 중요하고 효과가 높다고 했다. 그는 또한 자신의 비방의 대부분에 옻나무를 처방하여 위장질환, 심장질환, 신장질환, 후천성 간질치료에 이용하였으며, 특히 모든 암 치료에 사용하여 암치료약재로서 효능이 매우 우수한 것으로 얘기하고 있다.
그래서 필자는 임업연구원 재직시 이러한 옻나무의 약리효과를 과학적으로 구명코자 1993년부터 이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였다.
그 결과 강원도 원주지방에서 옻칠 채취를 위하여 사용하는 살소법에 의한 생칠에서는 가려움증을 일으키는 물질인 urshiol이 항암효과가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umshid에는 약간의 독성도 확인되었고, 옻나무를 불로 열을 가하여 채취한 화칠에서는umshiol 외에 MU2라 임시명명한 flaconoids계통의 독성이 없으면서도 항암, 위장보호, 노화방지효과 등 다양한 약리 효과가 우수한 물질이 존재함을 구명하였다.

옻나무의 항암효과

옻나무 옻칠의 주성분이면서 알레르기반응을 일으키는 urush1o1과 추출물성분인 flconoids의 세포독성에 의한 항암효과 구명을 위하여 urushio1을 L1210(쥐의 혈액암세포), PC -9(인체 폐암 세포), A42가 인체 폐암세포), KATOlH(인체 위암 세포)에 대한 암세포증식 억제효과를 검정하고, 옻나무 추출물 중 Havonoids의 항암효과를 구명하기 위해서 A549(인체 폐암세포), SKOV-3(자궁암 세포), SKMEL-2(흑색 소피부암 세포), XF498(중추신경계암세포), HCT15(결장암세포)에 대한 암세포증식 억제효과를 검정한 결과 우수한 항암효과를 나타냈다.
이들 암세포에 대한 urshiol의 효과를 시판용 항암제인 tirtaplatin과 비교한 결과 urnshilo이 tirtaplatin에 대하여 암세포증식 억제능력이 더욱 우수하거나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umshio1은 사진과 같이 암세포를 죽이는 작용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칠에서 새로 발견된 MU2라 임시명명한 flavonoids계통의 물질들은 암세포증식 억제효과는 unlshio1에 비하면 뒤지지만 독성이 없으면서도 암세포증식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양 세포에 대한 분화유도 작용

암은 세포분화 장애와 세포간의 생장을 조절하는 능력을 상실함으로써 발생되는 질병이다. 다양한 형태의 암에 대한 치료요법으로서 최근의 경향은 무한 증식하는 암세포를 일정기간 증식하여 기관분화를 유도한 후 증식을 멈추게 함으로써 암을 치료하려는 부작용과 독성이 없는 항암제 개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옻나무의 화칠에서 새로 다량으로 발견된 flavonoids의 추출물을 F9기형 암세포주에 투여한 결과 암세포의 기관분화 특이유전자를 전환시켜 둥근 모양의 정상기관 세포로의 분화가 유도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암세포전이 혈관형성 억재작용

암세포는 급속한 증식을 위해 인체가 갖고있는 혈관 외에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받기 위한 혈관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가는데, 이 혈관형성은 고형암세포의 지속적인 생장을 위해 필수불가결하고 암세포가 여러 부위로 전이되어 암세포가 퍼지게 하는 작용을 한다. 혈관형성을 억제하여 암세포증식에 필요한 산소와 영양분의 공급을 차단함으로써 암세포증식을 억제할 수 있는 항암제를 개발코자 하는 시도 역시 부작용과 독성이 없는 항암제를 개발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로 볼 수 있는데, 이는 종양의 제거수술 후 급속하게 퍼질 수 있는 암세포의 전이를 막는데 중요하게 이용될 수 있다.
화칠에서 새로 발견된 이 navonotds의 물질들을 닭의 계란을 이용한 chick embryonchorallantojc membrane(CAM) 검정법에 의하여 혈관형성 억제효과를 측정한 결과 10㎍에서는 31%, 50㎍에서는 45%, 100㎍에서는 79%로 나타나 혈관 형성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산화 효과

인체 생리과정 중 발생하는 활성산소(O2, H2O OH 1O2)는 반응성이 매우 강하여 이들에 의하여 야기되는 프리라디칼 반응은 지질을 포함한 주요 거대분자의 파괴효과를 나타낸다. 이들은 정상적인 대사과정, 광증감반응, 약물대사과정 및 기타 세포대사의 이상을 초래하는 여러 요인에 의해 그 생성이 증가하며, 따라서 생체는 이들에 의하여 일어나는 프리라디칼 반응의 유해효과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세포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이들의 유해 라디칼에 의한 유해작용이 계속적으로 누적될 경우 발암, 동맥경화, 심장질환, 피부노화 등 연령증가에 따른 여러 성인병과 관련된 질환은 물론 전반적인 세포의 노화를 야기하여 인간의 질병발생과 노화의 원인으로 제시되고 있다. 따라서 반응성 산소 대사물에 의해 생체 내 프리라디칼 반응을 억제시키거나 인체에 누적되어 있는 유해 활성산소를 제거하여 인간의 꿈인 무병장수를 이룰수 있는 물질로 항산화제를 말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천연 항산화제 α-tocophero1(비타민E, sesamd 등이 노화관련질환을 예방하고 노화를 방지하는 의약품으로서 이용되고 있다.
옻나무 flavonoids의 항산화 효과는 비교물질인 α-tocopheol에 비하여 10% 높은 효과를 보여 항산화효과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숙취 해소 작용

ethanol은 술의 주성분으로서 신체적·정신적으로 인체에 미치는 효과가 매우 다양하며 광범위하여 그 대사과정과 독성발현특성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섭춰된 ethanol은 소화관을 통해 흡수되어 섭취 후 20∼120분 사이에 최고 혈중농도에 도달한다. 흡수된 ethand은 간을 비롯한 모든 장기들에서 대사되는데, 일부(약 10%)는 호흡을 통하여 또는 소변 및 땀으로 배설된다. 간에서는 산화반응을 통한 acetaldehyde로 전환이 주된 대사가 된다. 이는 알코올탈수소효소(ADH), mho-somal ethano1-oxidizing system(MEOS) 및 catalase 등 3가지의 반응 효소계에 의해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Eihara 등, 1988년). ethanol의 독성학적 연구도 다양하게 이루어졌는데, 그 독성은 신경학적 측면에서 관찰될 뿐만 아니라 유전적으로도 영향을 끼친다는 보고가 있다.
현재 ethanol의 독성을 경감시키거나 독성의 발현을 저해할 수 있는 많은 물질에 대한 연구와 실험이 있으며, 최근에는 천연식품이나 한약 재료로부터 추출한 성분을 함유한 많은 건강보조 식품이 이와 관련되어 개발되고 있다.
옻나무 flaconoids 500㎎의 농도를 쥐에 2㎖ 투여한 결과 40% 알코올을 투여한 쥐의 4시간 후의 혈중알코올 농도를 0.162%에서 0.014%로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었다.

위염 억제 효과

위염이나 위궤양, 위암의 발생은 심리적 stress나 alco1lo1에 의해 위점막이 파괴되거나hdioobacter pybhs와 같은 세균들이 위장에 감염되어 위장에 상해를 입히고, thyrotropin-releasing homlone(TRH)에 의해서도 위염이나 위궤양, 더 나아가 위암을 발생시킨다. 또한 ncotlne이 위점막 세포를 파괴하여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위암발생률이 55% 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옻나무 flavogoids의 알코올에 의한 급성위병변 방어효과를 알아보기 위해서 쥐를 24시간 절식시킨 후에 조추출물을 각각의 용량으로 경구 투여하고 1시간 후에 absolute ehtanol을1.5m1/head로 경구투여 하였다. 옻나무 navonods의 위염억제효과는 쥐에 투여한 결과100mg/kg 투여구에서 43.5%,300㎎/kg 투여구에서 68.5% 그리고 1,000㎎/kg 투여구에서는 78.8%의 효과를 나타냈다.

맺음 말

옻나무와 같이 약성이 우수한 수종을 발굴하여 그 약리 효능을 과학적으로 구명 식·약용으로 이용되는 특용수종을 새로운 소득수종으로 개발하고, 그 과학적 효능과 활성물질을 찾아내어 성분육종의 방향을 제시함과 동시에 재배 농가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지금까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이를 산업화에 적용시키고자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특별 조치법에 의거 (주)생명의 나무를 설립하여 시제품 개발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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