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가가던 날” 느낌 그대로 이었습니다.

 만남의 순간이 다가올수록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모두들 반갑게 맞이해주시고 만남 그 자체를 축하해 주셨습니다. 입가엔 미소가 떠날 줄 모르고 푸르른 하늘에 두둥실 떠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격랑 치듯 밀려오는 기쁨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서로의 닉을 기억하고자 명찰에 시선이 떠날 줄 몰랐습니다. 옥천으로 오는 길 꽉 막힌 도로에서 짜증도 내고 처음 참석하는 정모라 어색함과 낯설음에 대한 괜한 기우로 동행하던 옆기기는 “꼭 참석해야하느냐”고 투덜거렸지만 막상 주차장에 차를 세우니 그런 기분 눈 녹듯 사그라지고 만남 그 자체를 즐기고 있습니다. 초여름서산 모임에서 마음을 나눈 형과 형수님께서 환한 미소로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운영자분들도 스스럼없이 다가와 인사를 전해 주셨습니다. 서산모임에서 인사드렸던 느티나무방 어르신들께서도 반갑게 손을 잡아 주셨습니다. 따뜻한 정를 나누는 가게에는 회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대나무로 만든 피리를 하나 구입하고 모금함에 정성을 보태 습니다.



 한바탕 풍물놀이패들이 흥을 돋우며 지나갔습니다. 흥에 겨운 회원님들이 분위기를 선도하고 해맑은 동심들이 그 뒤를 즐겁게 따라 나섭니다.모두들 흥에 겨워 어깨 들썩거리고 얼굴엔 미소 가득합니다.

  어디선가 양푼냄비 두드리는 소리가 사방에 울려 퍼집니다.

 가만히 보니 방금 전 풍물패 앞에서 흰 수건을 휘저으며 분위기를 이끌던 그 회원님이십니다.

 “어머!여기서도 장이섰네?”

 영문도 모르고 궁금해 하는 옆지기에게 “올해부터 하는 행사인데 직접 재배하고 생산하신 물품을 직접 판매할 수 있게 배려해준 부스일거라 아는 체를 하며 발길을 그쪽으로 옮겨 습니다. 시골 장터를 연상하는 작은 장터에는 삼삼오오 회원님들이 모여 계셨습니다. 값을 놓고 흥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물품에 대한 열띤 자랑들을 늘어놓고 계십니다.

 판매한 이익금으로 좋은 일에 쓰시겠다는 따스한 마음씨에 탄복하며 몸에 좋다는 벌꿀음료를 맛보기 입가심으로 한입가득 떨어 넣었습니다. 자리를 옮기니 직접 생산한 배 상자를 수북이 쌓아 놓고 신명나게 찌그러진 양품냄비을 두들겨 대며 장단에 맞추어 구성진 입담을 들려주십니다. 호격행위를 하지 말라는 주변의 즐거운 항의에 좌중이 한바탕 웃음바다로 돌변했습니다. 풍악소리가 다시 일자 흥에 못 이겨 장사는 내팽개치고 또 그곳으로 달려가십니다.

 참 멋지게 살아가시는 분 같습니다.

  무공해 재배로 잘 익은 포도만 골라 포도즙을 냈다고 자부심이 대단하신 곳에서 수험생 딸아이를 위해 포도즙을 구입했습니다. 옆 부스에서도 덩달아 야단법석입니다. 직접 물을 들여 저렴한 가격에 옷가지를 파시는 분, 고사리 구기자 재배에 인생을 걸고 열심히 땀을 흘리신다는 분은 자기 재품자랑에 침이 마름이다. 갓 수확한 햇밤과 고구마로 열정을 불사르는 분들의 노고에 찬사를 드립니다.

 하나, 하나 다 구입해 드렸어야 함에도 그리하지 못한 점 송구한 마음 가시질 않습니다.

 처음 시작하는 행사라서 그런지 장이 덜 슨 것처럼 조금은 설익어 보였지만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 신뢰하고 그 신뢰가 씨앗이 되다보면 살아 움직이는 곧은터의 큰 자산이 되리라 기대해 봅니다.

 기존을 틀을 유지하려 애쓰며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하려는 모습이 여기저기 보여 참 좋았습니다.

  행사가 종료된 한밤중에 가꾸는 조그마한 밭뙈기가 눈에 밟혀 길을 떠났습니다.

 “포도즙이 시지 않고 참 달다.”옆지기가 봉지하나를 개봉하여 먼저 맛을 보고 건네준 포도즙은 참 달고 맛이 좋았습니다. 새벽녘을 가르는 상쾌한 바람 이였습니다.

멋진 모임을 가꾸어 주신 카페지기님을 비롯하여 여러 운영자님 그리고 모든 회원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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