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끝자락.
내 고향 진도
일 년 농사지어 3년을 살수 있다는 기름진 땅 ,
몸과 마음을 살찌우게 한 그 곳.
맘속에 항상 품고 사는 곳
삶이 힘들 때면  더욱 간절하게 생각나는 곳
언제나 마음만 먹으면 다녀올 수 있는 고향입니다만
일상에 파묻혀 살다보니 1년에 겨우 서너 번 밖에 고향을 찾지 못합니다.
어머니의 품처럼  항상 포근하고 아늑한 내 고향.

 

 

명절기간동안 고향 한 바퀴 휑하니 돌아보고 올 생각을 하니 기분이 무척 들떴습니다.
군대에서 재대할 80년 중반까지만 해도
목포에서 배를 타고 가야했던 정말 머나먼 곳이었는데…….
지금이야  울돌목을 가로 질러 건설된 진도대교 덕에 이젠 섬이 아닌 육지로 변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인가?
광주에서 발령을 받고 부임해온 선생님은 반듯한 학교모습에 자못 놀란 눈치였습니다.
공차다 조금만 세게 차도 공이 바다로 빠지는 줄로 알았다는 말에 교실 안은 한바탕 웃음바다였지요.
몇 십 가구 모여 사는 작은 섬 마을 정도로만 알았답니다.
진도는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큰 섬입니다.

 

 

 

이른 아침
고향을 지키고 계시는 노모를 모시고
운림산방으로 가기위해 진도읍을 출발해 왕무덤재를 넘습니다.
왕의 무덤이 있는 고개라 해서 묻어진 이름에서 보듯 아픈 역사의 흔적이 배어 있습니다.
고려시대 삼별초에 의해 왕으로 추대된 왕온이 몽고군의 손에 죽음을 당한 곳입니다.

 

 

 

 

진도하면 입에 많이 오른 곳이  운림산방일 것입니다.
학교 다닐 때 소풍 때면 왕무덤재를 넘어 지겹도록 찾던 곳입니다.
한국 남종화의 성지로 불립니다.
조선후기 소치 허련선생이 말년에 거처하며 말년을 보낸 곳입니다.
"운림산방(雲林山房)’ 현판은 소치 허련의 방손인 의재 허백련의 글씨랍니다.

 


운림산방 왼편에는 진도에서 제일 큰 절집인 쌍계사가 있습니다.

해남 대흥사의 말사로 천년고찰입니다.
절집 양쪽으로 깊은 계곡을 끼고 있어 ‘쌍계사’라고 이름을 지었답니다.
진도사람들은 빗기네절이라고도 합니다.
코흘리개 때부터 어머니를 따라 찾던 절집입니다.
봄에는 동백나무의 꽃이 절집주변으로 흐드러지게 피고, 뚝뚝 떨어져 내린 꽃잎들이 장관을 이룹니다.

 

 


진도 기상대에 올랐습니다.
운림산방과 쌍계사를 품고 있는 첨찰산의 꼭대기부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걸어서는 두 시간 남짓한 거리를 가파른 임도를 이용하면 자동차로도  오를 수 있습니다.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진도에서 새롭게 부각되는 명소입니다만
짙은 농무로 일출광경을 볼 수 없어 아쉬움이 남습니다.

 

 

신비의 바닷길이 열리는 회동으로 가는 길목에 가계해수욕장에 위치한 진도해양생태관은 평소 구경하기
힘든 여러 해양생물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뽕 할머니의 전설이 살아있는 신비의 바닷길입니다.

해마다 영등살엔 신비의 바닷길이 열립니다.
다소곳이 받쳐 든 두 손은
자나 깨나 자식 걱정 하시는 우리네 어머니의 모습입니다.

 

 

진도에는 섬 산행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색다른 등산로가 있습니다.
품 안에 둔 섬,
진도 남단에 위치한 접섬이라는 작은 섬에 조성된 '웰빙등산로'가 그곳입니다.
얇게 드리운 해무사이로 언뜻언뜻 다도해의 작은 섬들이 정겹게 속삭이듯 다가섭니다.

 


국립남도국악원입니다.
‘진도가선 소리 자랑하지 마라’
진도에는 육자배기,진도아리랑,남도들노래,씻김굿등 전통예술들이 전승되고 있습니다.
막걸리 한 사발에도 걸판지게 흥겨워할 줄 아는 고향사람들입니다.

 


마을 이름이 예쁜 임회면 하미리 남진미술관에도 들렸습니다.
서예가이신 장전 허남호 선생께서 자신이 태어난 고향마을에 사비를 털어 만든 미술관입니다.
월요일이 휴관하는 날이라 내부관람을 하지 못했지만 미술관주변으로 서예, 수석, 조각, 도자기 등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있습니다.
진도는 예향답게 소전 미술관, 나절로 미술관 등 굵직한 미술관이 산재해 있습니다.
 

 

단홍교와 쌍홍교
두 개의 돌다리가 눈길을 끕니다.
‘무지개다리’의 예스러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주인인 남도석성보다 먼저 관심이 갑니다.

 

 

낙조가 좋은 여행지를 꼽으라면 진도가 빠지지 않습니다.
진도에는 금치산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일몰과 세방낙조에서 마주하는 일몰이 아름답기로 유명합니다.

진도가 고향이지만 여지껏 낙조의 광경을 직접 감상하진 못했습니다.

 


기대 반 우려 반 일몰의 시간은 다가오고….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세방낙조.

 

 

해가 지고 난 뒤 풍경입니다.
“서산에 지는 해는 지고 싶어서 지느냐~
나를 두고 가시는 임은 가고 싶어서 가느냐!~ “
진도아리랑의 한 구절을 구성지게 읊조려봅니다.

 

 

 

 

진도의 관문,진도대교
울돌목의 밤경치가 황홀합니다.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 고향에 대한 애틋함과 허허로움도 마음껏 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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