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지난 편지에 잠깐 밝혔던대로 고창에 다녀왔다.
새벽녁
일찍 출발해 청보리밭축제장을 경유해 오후 2시쯤에 선운사 우체국수련원에 도착했다.
지수,혜수가 참석 못해 이모네 차 한대로 움직였다.
큰 기대를 않고 떠났던 고창 학원관광농원 청보리밭은 상상했던 것보다도 휠씬 멋졌다.
30만평이나 되는 밭에 보리와 유체를 심었는데 이삭이 팬 청보리와 노란 유체꽃이 함께 어울러 장관이였다.
누나와 엄마도 무척 좋아하더라.
찍어온 사진들을 너에게 자랑하지 못해 아쉽구나.
다음에 꼭 함께 가자.
점심시간이 가까워질 무렵
인터넷 세장에서 잘 알려진 성송반점을 찾아갔다.
겉모습은 여느 시골마을 허름한 식당이었는데 TV에서 소개될만큼 꽤나 유명한 중화요리집이란다.
때보다 이른 시간인데
벌써부터 빈자리를 찾을 수 없을 만큼 붐볐다.
메뉴판엔 국밥,짬봉,짜장면 세 가지 뿐이다.
아빠가 짬뽕곱배기를 시켰는데
보통도 양이 많다며 곱배기 주문는 따로 받지않는구나.
희한하게도 짬봉에 만두가 들어있다.
쭈꾸미, 바지락 등 여러가지 해산물과
가진야채가 듬뿍 들어가 짬봉국물이 걸쭉하다.
걸쭉한 국물맛을 좋아하는 엄마는 호감을 나타낸 반면,
개운한 국물맛을 좋아하는 이모부 입맛엔 덜 땡기는 모양이다.
누나가 짜장면에서 카레맛이 난다고해서
알고보니 이집에선 돼지고기 특유의 잡내를 없애기위해 울금가루를 함께 넣고 짜장을 볶는다고했더군아.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간 짜장면은 기억속에 남아있던 옛날 시골 짜장면 맛이었다.
금새 한 그릇을 후딱 해치웠다.
아빠는 군훈련소에서 가장 먹고싶은 음식이 짜장면이었는데,
설마 너도 그러니?
네째 이모네가
오후 5시쯤 숙소에 마지막으로 도착했다.
강원도 영월에서 근무중인 이모부가 밤샘근무를 마치고 쉬지도 못한채 출발했지만 긴 거리때문에 늦어졌단다.
애들 몇몇이 빠져 아쉬웠지만 분위기를 더할나위없이 좋았다.
외할아버지 생신을 축하하고 가족간의 우애를 다지는 자리에서
군 입대한 너를 응원하는 나지막한 목소리가 밤늦게까지 산운산자락에 울려펴졌다.
4주째 훈련이다.
군장을 꾸려 숙영지로 이동해
참호 또는 텐트속에서 생활하며 종합각계전투훈련과 야간전투상황을 대비한 야간훈련까지,
훈련 마치고 부대로 복귀하면서 30KM 행군으로 훈련의 피날래를 장식하겠구나.
먼 거리를 걸어보지 못한 너에게는 가장 힘든 훈련이겠지.
숙영훈련중에는 개인보급품 분실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힘들고 귀찮더래도 자기에게 지급된 보급품은 잘 챙겨야한다.
낮과 밤의 기온차가 심하다.
감기조심하고.....
마지막까지 훈련에 전력투구해라.
아들아!
사랑한다.
2014.5.14 저녘에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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