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프리카는 빨간색·노란색·주황색 등 색이 다양할 뿐 아니라 고추과에 속하면서도 단맛이 나는 ‘과일 같은 채소’다. 파프리카는 색에 따라 단맛과 매운맛에 약간씩 차이가 있다. 때문에 여러 가지 색의 파프리카를 함께 넣어 요리하면 색도 화려할 뿐 아니라 단맛 사이사이 고추 특유의 향이 느껴져 독특한 맛을 낸다.

 



먹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는 말이 있다. 이는 파프리카에 딱 맞는 말이다. 색이 화려할 뿐 아니라 화려한 색 못지않게 맛도 좋고 영양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파프리카가 우리 나라에 들어 온 것은 1994년으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색 채소로 소개되었지만 요즘은 일반인들에게도 많이 익숙해졌다. 특히 조금이라도 요리에 관심이 있는 이라면 요리 연구가들이 소개하는 요리법에 빠지지 않는 것이 파프리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게다. 파프리카는 어느 요리에 넣어도 잘 어울리고 음식 또한 돋보이게 해 줄 뿐 아니라 영양가 또한 다른 채소보다 풍부해 요리 연구가들이 즐겨 사용하는 식재료이기도 하다.
파프리카에는 영양소가 무척 풍부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비타민 C. 파프리카 100g을 기준으로 비타민 C가 375㎎ 들어 있는데 이는 하루에 성인이 필요로 하는 비타민 C 55㎎보다 6.8배나 많은 양이다. 때문에 파프리카를 먹으면 감기 예방이나 노화 예방,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 뿐 아니라 비타민 A· 토코페롤·철분·칼슘도 많이 함유돼 있어 여성들의 골다공증 예방 및 피부 미용에도 좋다고 한다. 게다가 영양소는 많으면서 칼로리는 100g에 19㎉로 낮아 다이어트 식품으로 그만이다. 수분 함량이 높아 등산할 때 가지고 가면 갈증 해소와 피로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
우리 나라에서 소비되는 파프리카의 대부분은 빨간색·노란색·주황색이지만 유럽에서는 보라색·검정색·흰색 등 다양한 색과 종류의 파프리카가 재배되고 있다.
경남 합천군 가야면 치인리 일대 농민들은 파프리카 재배로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이곳은 해발 789m의 고랭지로, 15농가가 참여하는 파프리카 재배 면적만도 3만 평. 다른 지역보다 일교차가 커 파프리카의 품질 또한 뛰어나다. 고랭지에서 재배가 어렵다는 파프리카 재배를 시험 재배해, 가장 먼저 성공한 곳이기도 하다. 가야농협 치인파프리카 작목반장 양무천 씨(45)는 파프리카는 살짝 얼려 먹으면 더 맛있다고 말한다. 파프리카 특유의 아삭아삭한 질감이 더 느껴지기 때문이란다. 외국에서는 파프리카를 반으로 갈라 아이스크림을 넣어 먹기도 한다고.
국내에서 생산되는 파프리카의 대부분은 일본, 대만 등지로 수출하고 있다. 일본에서 소비되는 파프리카의 63% 정도가 우리 나라에서 수출한 파프리카일 만큼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파프리카는 색에 따라 맛도 조금씩 다르고 영양 성분에도 차이가 있다. 노란색은 부드러운 맛이 나며 주황색은 단맛이 가장 강하다. 빨간색은 다른 색의 파프리카에 비하면 매운맛이 강한 편이다. 하지만 빨간색 파프리카의 매운맛도 고추의 매운맛에 길들여진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는 고추 향으로 느껴지는 정도다.
파프리카의 화려하고 선명한 색은 음식의 천연 색소로 사용하기에도 좋다. 파프리카 즙을 내어 칼국수나 떡, 빵 반죽에 넣어 요리하면 다양한 색의 음식을 만들 수 있다.
간혹 피망과 파프리카를 혼동하는 사람도 있는데, 피망과 파프리카는 모양부터 다르다. 피망이 아래로 내려갈수록 뾰족한 삼각형 모양이라면 파프리카는 사다리꼴이나 사각형 모양이다. 이 밖에 파프리카는 피망보다 무게가 더 나가고 과육도 두껍다. 단맛도 훨씬 강하다. 주스로 이용할 수 있는 과일이나 채소의 당도가 10도 정도인데 파프리카는 대부분 11도 이상 나가므로 주스로 먹기에도 좋다.
이처럼 파프리카는 아삭아삭하면서 달착지근한 맛이 나 채소보다는 과일 같은 느낌이 강해 샐러드로 만들어 즐겨 먹는다. 파프리카는 생으로 먹는 것이 가장 좋지만 지용성 비타민 A가 많이 함유돼 있어 흡수율을 높이려면 기름에 볶아 먹어도 좋다. 색색의 파프리카를 채썰기 해 잡채로 만들면 화려할 뿐 아니라 영양 또한 풍부한 음식이 된다. 파프리카를 기름으로 조리할 때는 마지막에 넣어야 아삭아삭한 느낌이 살아 있다.
요리연구가 이미화 씨는 평소 파프리카를 즐겨 냉장고 안에 파프리카가 떨어질 때가 거의 없는데, 덕분에 사전 약속 없이 손님들이 집으로 왔을 때 파프리카를 요긴하게 사용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고 한다. 색색의 파프리카를 스틱 형태로 썰어 가지런히 담고 마요네즈와 머스터드소스, 참깨를 섞어 함께 내놓으면 간단하면서도 화려하고 영양도 풍부해 술안주로 그만이라고.
파프리카는 매운 고추를 싫어하는 아이들에게도 좋다. 파프리카 안에 쇠고기와 채소로 볶은 밥을 넣고 위에 치즈를 얹어 그릴이나 오븐에 넣고 구우면 아이들도 무척 좋아한다는 것이 이씨의 말이다. 또 아이들 영양 간식으로 파프리카 수프도 좋다. 먼저 파프리카를 믹서에 간다. 밀가루와 버터를 각각 1큰술씩 준비해 프라이팬에 볶다가 갈아둔 파프리카와 쇠고기 육수를 붓고 끓여 소금과 후추로 간한다.
일본에서는 파프리카를 태울 정도로 바짝 구워 요리하는 경우가 많다. 바짝 구우면 껍질이 잘 벗겨지고, 껍질을 벗겨낸 파프리카는 과육이 부드러워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파프리카는 꼭지가 마르지 않아 싱싱하고 겉에 흠집이 없으며 고유의 색상을 잘 드러내는 것이 상품이다. 파프리카를 보관할 때는 씻지 말고 한 개씩 랩으로 포장해 냉장고에 넣어두면 3주 정도까지 싱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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