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콩밭이 저렀담?"
"고라니, 썩을 것들이 손을 댔구먼!"
"콩밭이 형편없네. 저렇게도  보기 좋게 싹쓸이 했담."
"올 농사 망쳐구먼,빨리 뽑아내고 들깨나 얻어다 심던지 가을배추나 심어야 갰구먼."
콩밭 옆을 지나시던 두 분의 할머니가 수군거리는 이야기다.
지난주 전지가위로 과감히 순지르기 했던 검은콩 밭의 듬성듬성한 자태를 보고 말씀하신 것 같다.

장마 끝자락에선 계절은 습기를 가득한 찜통더위에 심신을 쉬 지치게 한다.
각자의 삶에 허우져거리는 모습에서 길동무 하나 마련 못하고 난생처음으로 외톨이 되어 작업복 꾸러미를 챙겨들고 길을 떠났다.
엊그제 세찬 장맛비의 영향 때문인지 휴가철 주말인데도 평소 주말보다 더 한가한 듯싶다.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강요는 하지 말자, 애써 자위해 보지만 텅 빈 옆자리를 채워주지않는 대상들의 공허감을 사무치게 절규하며 터덜터덜 비포장 길을 따라 다락골로 들어 왔다.
주인의 발자국 소리를 체 알아들었는지 고추며 옥수수, 콩들이 생기가 넘쳐난다.
꿀꿀했던 상념도 멀리 도망가 버린다."오길 잘했다." 다 내 탓인데 그 누굴 탓하랴.
기운이 충만 되고 모든 게 제자리로 자리를 찾아간다.
논, 밭에 약치 시랴, 김매기 하시랴, 예초기 돌리시랴, 거름 주시랴 들녘의 이웃들은 제각각 열중이시다.

 

 

차에서 내리는 동시에 고추밭부터 살펴본다.
한 해 동안 그깟 고추 20근도 못 먹는데 그놈의 고추 심어 도로에 뿌려 되는 돈이 얼마냐고
마눌의 푸념 섞인 원성이 메아리가 되어 날 서글프게 할 때도 하나둘씩 빨갛게 익어가는 놈들의 찬란한 모습에 모든 것들이 금세 상쇄되어버리고 만다.
 고추밭에 약제를 살포한다. 지난주까지 만도 기승을 부리던 담배나방은 어느 정도 방제가 된 듯싶다.
고춧잎에 흰 반점이 하나둘씩 발생되는 곳이 더러 관찰되었지만 병에 관한지식이 생소하고 준비한 약재가 없어 방제는 다음주에 상황을 보아가며 실시하기로 하고 탄저예방약을 위주로 약을 살포한다.
장맛비에 강한 햇볕의 영향인 듯 1주일 사이의 작물의 성장은 눈부시다.
고춧대의 키가 턱밑까지 자라 약 치기가 영 성가시다. 숨까지 막힌다.
이웃 밭에서 방아다리 고추를 수확하시던 어르신이 하던 일손을 잠시 멈추시고 건너오신다.
"고추 세력이 참 좋아, 키가 너무 커 순지르기를 해주어야 되겠구먼, 오늘은 약을 쳤으니 다음 주에 와서 이렇게 순을 잘라주면 돼." 하시며 직접 시범을 보여주신다.
"홍고추 많이 땄어요? 우린 방아다리고추를 모조리 따버려 붉은 게 별로 없네요."
"올 고추는 별재미가 없어, 자네 것은 깨끗이 잘 되었어, 벌레도 별로 보이지 않고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구먼, 우리 것은 삼 년째 계속되는 연작이라 그런지 고추가 많이 죽었어, 고추는 삼년연속 연작하면 많이 죽지." 어르신을 따라 어르신 고추밭에 건너가니 고추가 많이 죽어있다. 곳곳에서 시들시들 죽어가고 텅 빈 골도 여럿 보여 영 마음이 좋지 않다.
자칭 고추도사라고, 고추농사에 대해 열정과 자부심이 엄청 강하셨는데…….
밭둑에게 걸터앉아 힘없이 담배만 빨아 대시는 모습에 가슴이 미어진다.
 어둠이 밀려올 즘  쉼터 앞산자락에서 전에부터 찜해놓았던 개복숭아를 한대야  가득 턴다.
반은 벌레가 먹고 색이 누렇게 변해가는 개복숭아를 적막감에 짓눌리는 밤공기 속에서 혼자 있음을 망각하기 위해 깨끗이 씻고 또 씻어 설탕과 잘 버물려 한통가득 효소를 만들 준비를 한다. 

 

 

아침 일찍 원두막에 앉아 모처럼의 여유를 즐기고 있다. 지난주를 기점으로 밭엔 새로 발생하는 잡초가 현저히 줄어든 것 같다. 이식 하면서 잡초 제거겸 영양 보충을 목적으로 바크를 깔아 준 당귀는 참 잘 자라고 있다. 밭가에 심어놓은 녹두들이 제법 여물어 간다. 깨밭도 서너 개 넘어 진건 빼고 무난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조생종 매주 콩은 꽃이 피었다 싶더니 어느새 열매가 맺히기 시작했다. 농장의 수호신 은행나무의 열매들이 시시각각 알이 차기 시작했고 그 무개만큼이나 가지들이 죽죽 처져 간다.
장마의 영향인 듯 대봉시 감나무 밑에는 떨어진 땡감들이 나뒹굴고 있다.
보라색 흰색으로 범벅된 도라지 밭은 아담한 씨방들이 달리가 시작했고 설치한 더덕밭 유인 대엔 더덕줄기들로 뱅뱅꼬여간다.
이식한 들깨들이 자리를 잡아가고 이 주전에 이식한 대파모종은 많이 상해 보기가 흉하다.
상태를 보아가며 갈아엎고 쪽파를 심어야 할 것 같다. 비처 수확 못한 가지들의 색이 바래가고 오이망사이로는 늙은 오이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그 옆 작두콩들은 분홍빛 꽃봉오리를 터뜨리고 있고 꼬투리도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한다.
순지르기한 검은콩 밭은 분지마다 새로운 가지가 발생하여 삐죽삐죽 새싹이 올라오고 있다.
이론상으로 쉽게 이해되지 않았던 부분들이 이해되는 순간이다. 하늘이 쾌청하여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 같다.
서둘러 옥수수 이삭거름주기와 밭주변 잡초 제거부터 일을 시작한다.
 늘 하는 반복된 생활인양 느껴지는 잡초와의 전쟁 너무 잘하려고 하지 않아도 잡초만 보면 손이 가만히 있지 않으니 전생에 이놈들하고 무슨 업보라도 가지고 있는 게 아닐까?
작물의 성장과 비례하여 잡초들의 세는 한풀 꺾이는 느낌이다.
옥수수수염들이 하나둘씩 갈색으로 말라가고 있다.
도중 몇 개는 비둘기들의 공격을 받아 망가져 있다.
아마도 다음 주면 소원하던 옥수수를 첫 수확 할 것 같다.
곧은터에선 옥수수열매를 하나만 남기고 다 제거하라 했다.
시장에서 팔 물건도 아니고, 워낙 옥수수를 좋아하는 주위사람들의 성화에 두 번째 옥수수통까지만 남기고 그 후에 발생한 옥수수열매는 과감히 제거한다.
들에 나갔다 점심식사를 하려 집에 들르신다는 어르신이 한 말씀 던지신다.
"어허~ 오랜만에 제대로 된 옥수수농사를 보는구먼."

 

 

 

 

 

 

 

 

 

 

2007년3월21일 올농사에 필요한 퇴비2ton 석회질비료10포 규산질비료10포를 준비하다. 

 

 

 

 

2007년4월1일 검은콩(서리태)을 파종할 밭에 퇴비를 펼치다.

 

 

2007년4월22일 서리태(검은콩)를 파종할 밭에 석회질비료와 규산질비료를 시비하다.

 

 

2007년5월3일 서리태(검은콩)를파종할 밭을 트랙타를 이용 경운하고 골을 만들다.

 

 

 

 

6월10일 기피제를 묻혀 1차 노지직파하고 반짝이줄을 설치하여 조류피해을 예방하려 애쓰다.

 

 

 

 

 

 

6월17일 조류피해를 예방하기위해 목초액을 250배로 살포하다.

 

 

 

 

 

6월24일 조류피해에대비 보식하기위해서 포트파종하다.

 

 

 

 

 

 

 

 

6.30일 전체의 약 20%가 조류피해를 보았다.그 자리에 씨앗을 다시 파종하다.

 

 

 

 

 

 

2007.7.15일 잡초제거 및 북주기를 실시하다.살충제를 살포하고 1차 순지르기를 실시하다.

 

 

 

 

 

 

 

 

 

7월22일 북주기를 하고 잡초제거를 하다.

전 주에 순치기한 곳에서 많은 분지가 나타나다.

 

 

 

 

 

 

2007.8.4일 잎사귀에 구멍이 보여 살충제를 살포했다.

8월5일 갑지기 집중호우를 동반한 돌풍이 발생하여 처참한 모습으로 돌변 보는이를 마음 아프게 함.

이른 매주콩들은 알이차기 시작함.

 

 

 

 

 

 

 

 

 

 

 8월19일 돌풍에 쓰러졌던 검은콩들이 보라색 꽃을 한참피우고 있습니다.노린재 녀석들이 간간히 관찰됩니다.돌풍에 쓰러져 줄기가 땅에 누워있는 것은 일으켜 세워 지지대를 세워줍니다.노린재 방제약을 살포했습니다.조생종 매주콩들의 수확시기가 다가옵니다.

 

 

 

 

 

2007.9.9일 검은콩에 꼬투리가 재법 달렸습니다.비바람에 쓰러진것은 꼬투리가 맺히다가 썩어버려 멀대처럼 키만 껀정합니다.달린 꼬투리에 노린재 녀석들이 주둥이를 쳐 박고 진액을 빨아 먹고 있습니다.서둘러 방제약을 살포했습니다.

작두콩은 꼬투리마다 알이 차오름니다.

 

 

 

 

 

 

2007.9.23일 궂은 날씨로 검은콩밭에 습해피해가 나타난다.톱다리허리노린재가 다수 발생하여 꼬투리에서 즙을 빨아먹어 쭉정이로 변한 것도 몇개 관찰된다.목초액에 노린재 방제약을 살포했다.

 

 

 

 

 

 

 

 

 

2007.9.30일 검은콩밭이 궂은 날씨로 생육이 좋지않다.언제 몰려왔는지 노린재들도 관찰된다.

계속된 우천으로 방제약을 살포 못하고 이삭거름용 요소비료를 시비했다.

 

 

 

 

 

 

2007.10.7.궂은 날씨로 생육환경이 좋지않다.

노린제 방재를 위해 약재를 처방했다.(스미치온 ,명타자)

 

 

 

 

 

 

 

10월28일 아침에 서리가 조금 내려습니다.

서리를 맞으며 익어간다는 서리태의 정의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아지도 푸른콩들이 많이 보입니다.

 

 

 

 

 

11월5일 새벽에 서리가 많이 내렸습니다.

콩 꼬투리가 많이 갈색으로 변했습니다.

수확을 하려면 아직도 몇주는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11월18일  검은콩이 익었습니다.

꼬투리가 갈색으로 퇴색되었습니다.

서리태를 베어내는 일은 동서가 맡아 처리 했습니다.

비가내려 작은단으로 묶어 원두막안에다 건조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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