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다락골은 매실이 익어가는 계절입니다.
시나브로 노란색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습니다.
은은하고 향긋한 향기가 콧속으로 파고듭니다.
계속된 가뭄으로 매실이 자잘한 것을 빼고는  흔한 주근깨도 보이질 않고 튼실하게 여물었습니다.
다 햇살 덕분입니다.
다음 주말에 황매실을 수확하기에 앞서 매실장아찌용으로 쓸 완숙매실을 수확했습니다.
구연산 함량이 높아 청매실보다 황매실이 좋다는 사실,
다들 잘  알고 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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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지 않고 여기까지 내달렸는데
결승선을 눈앞에 두고 시련이 닥쳤습니다.
감자가 밑이 들고, 매실은 하루가 다르게 살이 찌는 철인데
목말라합니다.
이 가뭄은 주말농사를 시작하고 처음 겪는 시련입니다.
하늘이 하는 일이니 난감하기 짝이 없습니다.
하늘을 바라보는 일 이외에는 해답이 없어 답답합니다.
잠깐 물주는 흉내를 내는 일 이외는 딱히 할 일도 없습니다.
곳간에 인심난다고
좋지 않은 물 사정 때문에 함께 부대끼며 살아온 이웃 간에 다투는 모습도 보입니다.
아전인수란 말뜻을 세삼 실감합니다.

 

천년초꽃이 만개했습니다.

고난에 굴복하지 않고 꽃을 피웠습니다.

수수하면서도 곱습니다.

끓어오른 심기를 가라앉히며 내일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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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오면 늘 이렇습니다.

 

 

올해 내릴 비를
작년이 당겨쓴 걸까요?
그렇게 헤프게 내리던 비를 올해는 구경조차 할 수 없으니.
망종
까끄라기가 있는 작물을 내다심는 절기라는데.
가뭄이 심합니다.
개천이 마르고 논물도 잦아들었습니다.
밑도 들기 전에 마늘잎은 누렇게 마르고 농부의 마음도 애탑니다.

 

 

 

 

 

기껏해야 주말에만 찾아올 수 있어
흡족하게 물을 주고 싶지만 스프링클러를 빠져나오는 물줄기가 시원치 않습니다.
다락골 쉼터의 먹는 물은 계곡에서 새어나온 물을 모아쓰고
농사일에 사용하는 물은 이웃 밭에 있는 관정의 물을 끌어와 사용하는 처지라 물 사정이 썩 좋지 못합니다.
관정의 물도 두 집에서 나눠쓰다보니 겹치는 것을 피해 주로 밤에 물을 줍니다.
요즘처럼 날이 가물면 사용하는 물이 고인 물보다 훨씬 많아 물이 고일 때까지 기다렸다 한밤중에 물주기를 해야 합니다.

 

 

 

 

 

종자로 쓸 쪽파를 수확해 끈으로 엮어 갈무리하고 바질과 신선초모종을 내다심습니다.
심고 나서 물을 흠뻑 뿌렸는데 금세 말라버리네요.
마른하늘에 제 몸 하나 간수할 수 있을는지?
흙먼지가 폴폴 나는 마른땅을 일궈 들깨씨앗도 뿌립니다.
새끼를 까고 먹이사냥에 나선 들새들로부터 여린 새싹을 지키기 위해 묘상에 한랭사를 씌웁니다.
찰옥수수 곁순도 많이 자랐습니다.
거름기를 어지간히 밝히는 작물이라 보이는 죽죽 곁순을 제거합니다.

 

 

 

오뉴월 하루 햇볕 차이가 무섭다더니 밭고랑에 잡초가 그득합니다.

 

 


농사를 시작한 해부터
해마다 재배했던 양파농사의 작황은 늘 신통치 못했습니다.
겨울 추위를 견뎌내지 못하고 얼어 죽기 일쑤였지요.
그동안 쌓인 재배경험을 토대로 초석을 다시 다지기위해
지난해 가을 다락골 풍토에 적합한 품종부터 선발하기로 작정했습니다.
특성이 다른 두 가지 품종,
즉 따뜻한 남쪽지방에서 많이 재배되는 품종과 새로 육종된 추위에 강한 품종을 동일한 조건과 환경에서 재배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비교대상으로 삼았던 추위를 견디는 정도는 고만고만하고 생육후기 작황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매실이 통통하게 살이 올랐습니다.
매실나무 밑에는 떨어져 뒹구는 풋매실도 수두룩합니다.
개중에는 봄철 꽃가루받이가 부실해서 자연낙과되는 것도 있고,
다 키우기엔 힘에 부쳐 스스로 될 성 싶은 열매만 골라 남기고 나머지는 털어내는 나무의 생리현상이랄까?
일종의 자연현상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떨어진 풋매실이 버젓이 시장에서 팔리고 있어 문제입니다.
올해는 요상하게 매화가 필 무렵까지는 춥다가 매실이 달리고 나서부터 고온현상이 계속되었습니다.
그만큼 매실도 성장이 빨랐지요.
다락골에는 매화가 지난 4월20일 무렵에 활짝 피었습니다.
지금 나무에 달린 매실은  대략 45일쯤 자란 것들입니다.
매실은 보통 70일에서 80일쯤 자라야 여물었다 할 수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매실 씨에는 미량의 독성물질을 함유하고 있다지요?
이 독성물질은 어린 풋매실에 더 많이 함유하고 있다내요.
발로 밟아도 씨가 단단해 으스러지지 않고 색깔도 흰색보다는 갈색에 가까운 것이 잘 여문 매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유월이 들어서기 무섭게 봇물 터지듯 청매실이 출하되고 있습니다.
잘 익은 완숙매실이 몸에 좋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좋은 매실이 나오기 위해서는 파는 사람의 양심과 사는 사람의 바른 선택이 필요하겠지요?

 


집으로 가는 길,
허기를 참을 수 없어 길 가 요릿집에 들렀습니다.
벌써 네 시가 훌쩍 넘었네요.
이걸 점심이라고 해야 하나요? 저녁이라고 해야 하나요?
손바닥만 한 밭뙈기에서 무슨 할일이 이리 많은지,
어제 저녁은 감자밭에 물을 주려다 때를 놓쳐 굶고 이른 새벽부터 풀 한포기라도 더 뽑아내려는 욕심에 아침은 건너뛰었습니다.
혼자 오면 늘 이렇습니다.
곡기가 들어오니 속이 싸하네요.
그나저나 비를 한 바탕 내려주셨으면…….
원이 없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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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사도 과학입니다."

 

 

은행나무 아래 논빼미,
둑새풀이 싱그럽다.
논두렁을 넘나드는 작은 바람
계절의 경계를 허문다.
연분홍 꽃보라 날리고
하얀 꽃 향연이다.
활짝 핀 민들레
가로다지 길섶에 늘어서고
칠삭둥이 봄날이 쏜살같이 떠나간다.

 

 

 

 

성급하게 다가온 여름
내복을 벗어 던진 지 엊그제 같은데 민소매차림이 어울립니다.
지온도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심어놓았던 작물들이 내남없이 싹을 내밉니다.
생기가 넘쳐납니다.
 

 


"웬 곰보배추를 이렇게 많이 심었어요?"
"곰보배추?
 자기가 심어놓고 그것도 몰라?
 골뱅이처럼 생긴 종근을 심으면서 이것이 무엇이냐고 묻고 또 물었잖아?"
"아!
 골뱅이처럼 생겼던 것......,
 초석잠인가? 뭔가? 했던 것이 이것이에요?"

싹이 튼 초석잠 잎 모양이 곰보배추 잎 모양을 고스란히 빼닮았습니다.
올해 처음 심어본 초석잠과 아피오스 작황이 아직까지는 순조롭습니다.
싹을 틔우는 일이 관건이라는 아피오스는 90%이상 싹이 터 유인줄을 타고 오릅니다.
싹을 틔워 아주심기 했던 것이 좋은 결과를 낳았습니다.

 


꽃이 진 자리엔 소담스레 매실이 달렸습니다.
도담도담 커가는 모습이 흐뭇합니다.
올봄 길게 이어진 늦추위 탓에 매화가 피는 시기가 늦어졌고,그 만큼 매실이 달리는 시기도 늦춰졌습니다.
올해 매실 값은 비싸질 것 같습니다.

 

 

 

 

 

 

남새와 푸새로 차려진
시골밥상이 푸짐합니다.
쌉싸래한 맛이 한결 진해졌습니다.

 

 

찬 기운이 남아있던
이른 봄에 씨앗을 뿌렸던 완두콩이 훌쩍 자랐습니다.
줄기가 기어오르게 네모모양으로 쇠말뚝을 박고 오이망을 펼쳐 말뚝에 단단히 붙잡아맵니다.
줄기를 그물망에 유인하고 모양새를 살펴보니 영락없이 침대 모양입니다.
"침대도 과학이다."
언뜻 들었던 어느 침대회사 광고문구가 떠오릅니다.
"농사도 과학입니다."

 

 

밭에 돋아나는 잡초들은 대부분 빛이 들어야 싹이 틉니다.
생강을 아주심기한 후 두둑을 볏짚이나 낙엽으로 덮어주는 것은 빛을 차단시켜 잡초발생을 억제하는 것,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재배 중에 생강의 생장점인 노두는 지표면 가까이 위치하기 때문에
가뭄에 쉽게 피해가 발생하고, 특히 수확철인 가을철 서리피해를 당할 수 있습니다.
볏짚으로 두둑을 덮어주면 이런 피해를 피해갈 수 있겠지요.

 

 

때론 간섭하지 않고
그냥 내버려두는 것에서 좋은 결과가 나타날 때도 종종 있습니다.
씨앗채취가 까다로워 한 톨의 씨앗도 받아내지 못해 아쉬움이 컸던 곤드레가 씨도 뿌리지 않았는데 지 혼자 싹이 텄습니다.

 

 

지루하고 힘겨운
잡초와 영역싸움이 시작되었습니다.
제일 먼저 도라지 밭에서 기선제압에 나섰습니다.

 

 

돌아오는 어버이날이 맘에 걸렸는지
객지에서 학교 다니는 아들 녀석이 집을 찾았습니다.
깜냥에
선물은 하고 싶은데 모아 둔 것은 없고…….
노동으로 대신하겠다며 따라나선 녀석이 기특해보였습니다.
고추모종도 심어야하고, 도라지 밭 잡초도 제거해야하고,농사일에도 물때썰때가 있기 마련인데
다락골에 도착해서는
농사일은 거들떠보지 않고  쑥만 뜯는 지어미만 졸졸 따라다닙니다.
사내 녀석이 얄밉기도 하고.......,
하긴 집안 살림은 옆지기 차지라, 객지생활에서  용돈이 궁했나봅니다.

 

 

쑥이 제철입니다.
줄기에 심이 박히지 않아 부드럽습니다.
일 년 중 이맘때가
시골 떡 방앗간이 제일 바쁜 철이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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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다랭이마을에서

 

사량도를 가보고 싶어 옆지기를 따라나섰습니다.
동이 트기 전에 충무항에 도착했습니다.
바람이 세차고 억수같이 비가 퍼붓네요.
사량도에 가는 배가 끊겨
아직은 덜 다듬어지고 가꿔지지 않은
남해 바래길을 추적추적 쉼 없이 내리는 빗 속에서 다섯 시간 남짓 걸었습니다.
고맙습니다.
함께 할 수 있어 무지 좋았습니다.
자연재해에 버금가는 악천후 속에서
마지막 마주했던 가천 다랭이마을의 풍경은 압권이었습니다.
평생 맞아도 남을 비도 맞아보고,
제대로 된 사진 한 장 못 건져 아쉬웠지만
밀어주고
끌어주고
배려하는 모습 한장 한장 마음속 사진첩에 갈무리합니다.
어느 조건, 어떤 환경 속에서도
하나 되어 최선을 다해 이루고자하는 일을 이뤄내는 인하인의 모습도 챙겨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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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싶습니다.


 

낮은 기온에 거센 바람까지
봄이지만
봄 같지 않은 날이지만
벌써 와 있는 봄이 느껴집니다.
화사한 햇살을 머리에 이고 곰취, 삼나물이 다소곳이 고개를 내밉니다.

 

 

 

 

 


4월입니다.
마른가지에 물이 오르고, 매화꽃망울도 터졌습니다.

 

 


3주간 베란다에서 싹을 틔운 아피오스입니다.

아피오스와 초석잠은 올해 공부할 작물입니다.
성질 급한 녀석 서넛과 아직까지 늦잠을 자는 녀석 몇 개만 빼고는 고만고만하게 싹이 텄습니다.
이른 봄엔 땅속온도가 올라가는 것이 더뎌 알뿌리를 파종한 후 싹이 움트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이제나 저제나
싹이 언제 올라올까?
행여 잘못되진 않았을까?
조급증에 사로잡히기도 합니다.
하물며 땅속을 헤집어 살펴보고 확인하려듭니다.
이것을 해결하기위해 싹을 틔워 이식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합니다.
늦서리 피해를 감안해
마지막 서리가 내리는 날이 지날 즈음에 싹이 움트게 시기를 맞춰 내다심습니다.
보통 싹을 틔워 이식하면 2주쯤 지나면 싹이 올라옵니다.

 


아침 해가 붉더니만 바람이 장난 아니게 세찹니다.

 


혼자서 비닐로 두둑을 피복하는 일은 꽤나 힘겹습니다.
검정색비닐로 멀칭한 두둑에 15cm 간격으로 구멍을 뚫고
외발수레에 실어  뒷산에서 가져온 촉촉한 황토로 구멍을 도로 메웁니다.
밭뙈기의 토질은 물 빠짐이 좋은 사질양토입니다.
보습력을 키우기 위해 황토를 섞어주는 토질개량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멀칭비닐 높이에 씨눈(생장점)을 일치시켜 한 구멍에 두개씩 아주심기 합니다.
싹이 트는 씨눈이 반듯이 위를 보게 심고, 깊이 묻히지 않게 파종합니다.
깊이 파종하면 비닐 구멍 밖으로 싹이 나오지 못하고
옆으로 뻗어나가 비닐 속으로 들어 가버리기 때문에 나중에 줄기를 찾아서 구멍 밖으로 꺼내주는 수고를 해야 합니다.
알뿌리를 살짝 땅에 묻고 흙을 듬뿍 올려줍니다.
애써 키운 촉이 부러지지 않도록 조심해서 파종합니다.

 

 


지난해엔 둥근마 작황이 좋지 못했습니다.
돌이켜보니 불순한 일기도 한 원인이지만 이어짓기(연작)를 했던 것이 한 몫 했습니다.
종이상자에 담아 아파트 베란다에서 보관했던 둥근마 종근이 많이 썩었습니다.
농부는 굶어죽어도 씨앗은 베고 죽는다는데 종자 관리를 게을리 한 대가를 톡톡히 치룹니다. 

 

 

마늘밭에 두 번째 웃거름을 줍니다.
지난해 웃거름을 잘못해 마늘농사를 송두리째 망친 좋지 않은 기억 때문에 혹시 또 다시 잘못되진 않을까 불안감은 여전합니다.

 


여럿이 얼어 죽고
겨우 목숨을 부지했던 것들도 앙상한 뼈대만 남아 차마 내보이고 싶지 않았던 양파 밭은 이제 겨우 자릴 잡았습니다.
4월동안 몸짓을 불리는 것이 관건인데 뜻대로 될지 의문입니다. 

 

 

 


겨울가뭄에 샘물이 마르고
먹는 물까지 끓겼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불어대는 강풍이 거칠었습니다.
시작부터 왠지 맘이 편치 않았습니다.
김 서린 창문처럼 뿌옇기만 했습니다.
작은 끄나풀이라도 붙잡고 싶었습니다.
밭뙈기 사방에 막걸리를 뿌리며 바라는 일을 하나 둘 꺼내봅니다.
작은 끄나풀이 튼튼한 밧줄이 되어주시길…….
믿고 싶습니다.

걱정입니다.

 

감자를 심는 이웃들이 눈에띄게 많습니다.
지난해에 감자가격이 좋았다고,
올해도 감자 값이 좋을 줄 알고 내남없이 감자를 심고 있습니다.
적당히 심으면 좋을 것을 분수 넘치게 많이 심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아주 잘 되어도 탈이고, 너무 많이 심어도 걱정되는 일이 농사인 것 같습니다.

 

시작합니다.

 

 

누런 진 잎사이로 초록빛이 번집니다.
춘분이 코앞인데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겨울은 유별나게 지루했습니다.
잠시도 마음에서 떠나지 못하고 눈앞에서 아른거렸던 다락골
마음속에 갈피를 꽂아두긴 했습니다만
눈앞에 닥친 일상을 핑계로 하루 이틀 한 달을 넘기고 석 달 가까이 시간만 흘려보냈습니다.
그악스럽던 겨울이 물러가고 다락골에도 봄기운이 완연합니다.
부풀어 오른 매화꽃몽우리가 상큼합니다.
주인의 무심함에도 한 눈 팔지 않고 꿋꿋이 겨울을 버텨냈습니다.
어둠이 깊을수록 밝음이 빛나듯
찬란한 봄은 겨울을 견뎌낸  수고가 있어 가능한 일입니다.

 

 


시작합니다.
바람에 날아와 쌓은 낙엽들을 긁어모아 퇴비장으로 옮기고,거름을 뿌리고,땅을 파고 돌멩이를 추립니다.
흙을 고르고 씨앗도 뿌립니다.
자연의 품에 맡기기 전까지 힘닿는 데까지 준비하고 대비하는 것이 농부가 할 일입니다.
어르고 달래 흙을 겨울잠에서 깨웁니다.

 

 

 

 

다락골에선
월동이 어려워 지난가을 캐내 스티로폼상자에 보관했던 달리아 알뿌리를 제자리에 옮겨 심고 완두콩도 한 이랑 파종합니다.
완두콩은 대지에 찬 기운이 남아 있을 때 파종해야 좋다고 합니다.
상추모종도 한 두둑 아주심기하고 보온비닐로 터널을 지어 작은 정성을 보탭니다.

 


아직도 산골마을엔 된서리가 하얗게 내립니다.

 

 

얼지 않도록
어린나무를 감싸주었던 지푸라기를 벗겨내고
쉼터 뒤란에 밤나무묘목도 세 그루 이식합니다.
대명왕밤나무 묘목인데 달리는 알밤이 실하고 맛도 좋다고 해서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케나다산 마늘작황은 순조롭습니다.
한 주가 다르게 커가는 모습이 암팡집니다.
반면 양파모종은  추레합니다.
추위에 강한 품종을 엄선해 직접모종을 키워 아주심기하고 볏짚으로 보온해 주었는데
한계를 뛰어넘는 혹한 앞에서 몸뚱이를 추스르지 못했습니다.
자연을 탓하기에 앞서 주인 된 자의 정성 부족이겠지요?

 

 

 

거름을 푸짐하게 넣고
감자 심을 밭을 꾸밉니다.

 

 

콜라비가 비닐 한 겹을 방패삼아 겨울이 이겨냈습니다.
질긴 생명력에 혀가 내둘립니다.

 

 

겨울을 무사히 넘겼다 싶었더니
봄 가뭄이 심합니다.
쉼터로 들어오는 상수도가 끊겼습니다.
흙탕물이 조금 나오는가 싶더니 물이 끊겼습니다.
혹시 동파된 곳은 없나 수도관이 묻힌 곳을 따라 살펴봐도 별다른 이상 징후는 보이질 않습니다.
다락골에 터를 잡은 후 처음 당하는 일이라 황당합니다.
따로 샘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오래전부터 뒷산계곡 바위틈에서 흘러나온 샘물을 취수원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난겨울 눈다운 눈이 한 번도 내리지 않은 것이 물이 떨어진 이유인 것 같습니다.
봄비라도 시원하게 내려주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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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의 차이 하나에 승패가 갈렸습니다.
그 차이는 컸습니다.
어느 농가는 홍고추를 하나도 수확해보지 못하고 고추농사를 망친 반면,
어느 농가는 다수확 하여 목돈을 거머쥐었습니다.
이번 다음카페"다락골사랑"충청지역사랑방 모임에서 콧털님이 들려주신 보석 같은 농사지혜를 공유합니다.
참고로 콧털님은 귀농하여 일체의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직접 유기농자재를 만들어 이 세상 최고의 오미자를 재배하고 계십니다.

 

1.고추농사의 최대의 적 탄저병을 이겨내는 방법.

 지난해 고추농사는 무척 힘들었습니다.
불순한 일기 탓에 특히 고추재배에 치명적인 탄저병이 창궐하여 고추농사를 망친 농가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같은 마을, 즉 같은 재배환경에서 똑같은 약재를 사용하고도
어느 농가는 고추농사를 망친 반면 어느 농가는 다수확을 거둬 높은 수익을 일궈냈습니다.
그럼 이 두 농가의 차이는 무엇 이였을까요?
결론은 농사짓는 방법의 차이였습니다.
모두들 잘 알고 계시다시피 탄저병은 빗물을 통해 감염됩니다.
그러므로 하우스나 비가림시설로 고추를 재배할 경우 탄저병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빗물을 통해 옮겨와 고춧잎, 줄기, 열매에 침투해있던 탄저균은 비가 그치면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갑니다.
지난해 고추농사를 망쳤던 대부분의 농가에서는 빗물이 마르고 병의 징후가 나타날 때 쯤 약제를 살포했을 것입니다.
이 시기는 벌써 탄저균이 퍼져나갈 대로 펴져나간 뒤여서 손을 써도 별반 소용이 없던 시기입니다.
허망하게 당한 꼴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다수확으로 큰 재미를 본 농가에서는 대처하는 방법이 달랐습니다.
비가 올 때마다 미리 약통에 약제를 준비하고 대기하다가
비가 그칠 무렵,
약제를 살포하여 잎, 줄기, 열매에 침투해 있던 탄저균을 집중 세척, 살균하여 탄저균을 몰아냈습니다.
이때 친환경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농가에선 미생물제제살균제, 식초(20L한 말에 식초 150ml), 목초액을 사용했고

관행농법으로 농사를 짓던 농가에선 탄저병방제에 적용되는 약제(살균제,다이센M-45 등)가 사용되었습니다.
비가 그치면 바로 살포했고
비가 온 뒤에는 꼭 추가 살포했습니다.
땀을 흘린 만큼 대가가 따르는 것이 농사입니다.
농사는 정직합니다.
참고로 황토유황을 5일주기로 연속 살포하거나, 식초를 4일 간격으로 연속 살포하면 탄저병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2.고추재배중에 양분을 공급하는 요령(교대기 처리요령)
 고추농사에 있어 다수확의 비결은 한 번이라도 더 고추를 수확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농가에선 서리피해를 피하기 위해 이중으로 터널을 만들어 고추를 재배하기도 합니다.
작물재배에 가장 중요한 일중 하나는
적절한 시기에 알맞은 양분을 공급하는 일입니다.
과일나무재배 중 7-8월 열매가 크는 시기에 신초(새로 발생한 줄기나 잎)가 발생하여 성장하는 것은
잘못된 영양공급의 결과입니다.
작물은 꽃을 피우기 전까지는 에너지를 자기 몸을 키우는데 집중합니다.
이를 영양생장이라고 합니다.
영양생장이 끝나면 꽃과 열매를 맺기 위해 생식생장을 시작하는데 이때는 꽃과 열매를 만드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밭에 아주심기 후 초기 영양공급은 작물의 키가 빨리 클 수 있게 질소위주로 양분을 공급하고 꽃이 필 때는 인산, 열매가 달리면 칼슘과 가리 위주로 양분을 공급해주어야 합니다.

 

3. 석회유황과 황토유황의 쓰임새와 차이
둘 다 균을 죽이는 살균제입니다.(벌레를 방제하기위해서는 기계유제를 사용)
석회유황은 잎이 떨어진 후 새순이 피기 전 동절기에 사용하고 황토유황은 그 후에 사용합니다.
석회유황은 껍질속과 땅속(약 5CM정도)에 충분히 스며들 수 있게 흠뻑 살포해야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수박 겉핥기식으로 살포하면 효과를 볼 수 없음)
황토유황20L(한 말)은 물 500L(스무 닷 말)에 섞어 사용할 수 있습니다.

 

4. 버드나무차에 대해 알고 계십니까?
봄의 전령사 버드나무
춘삼월 버드나무 줄기 끝에 푸른빛이 돌기 시작할 무렵,
끝에서 20CM쯤 잘라내 잘게 분쇄하여 물에 담가 우려낸 물(버드나무차)에

삽목(꺾꽂이)을 할 때 삽수를 담가 사용하면 훌륭한 발근제로 손색이 없고 식물의 영양제로 효능이 우수합니다.

 

이외에도 왕겨보카시농, 현미아미노산농법 등 현제 유행하는 유기농법의 흐름도 집어주신
콧털님께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퀴즈 하나 드립니다.
호박을 재배할 때는 다른 작물과 멀리 떨어져 재배하는 것이 좋다.
1.  맞다                   2. 틀리다

출처 : 다락골사랑
글쓴이 : 누촌애(김영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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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싯적
방학 때면 뭍에서 공부하던 형이 들려주던 기타반주에 어울려 형제들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그 모습이 너무 좋습니다.
기타 치는 형이 부럽기도 했고요.
이번 설 명절 때 받은 세뱃돈을 모아 아들 녀석이 기타를 사왔습니다.
열심히 배워보라고 학원에 등록시켜주었습니다.
덩달아 딸아이도 좋아합니다.
1년 재수했던 아들 녀석이 천안에 있는 한국기술교육대학 건축공학과에 합격했습니다.
상향 지원했던 곳이라, 내심 불안했었습니다.
대입원서를 낸 곳 모두 합격했는데,이곳에 보내기로 결정했습니다.
등록금도 다른 대학에 비해 반값이고 기숙사 시설도 잘 갖추어졌다해 한시름 덜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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