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차 2박3일 영월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시간이 맞는 처가식구들이 함께 어울렸습니다.
태양광발전소 건설현장에 근무하는 넷째 동서가 방을 구해준 덕분에 모든 걸 다 즐기고 왔습니다.

 

  

 

 

장마끝자락,
짙은 안개가 드리웠던 첫 날,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진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의 한곳인 법흥사 관람만 마치고

주천에 들려 먹거리를 준비해 리조트 입실 시간에 맞춰 숙소에 여장을 풀었습니다.

 

 

이틀 밤을 묵었던 동강시스타 리조트입니다.
서양식 건물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새벽부터 내리던 비가 그치고
어제 찾아갔다 안개 때문에 발을 돌려야했던 한반도 지형을 먼저 찾았습니다.
어찌도 한반도 지도 모양과 똑 같던지 발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곳은 청렴포입니다.
조선 6대왕 단종이 숙부 세조에게 쫓겨 유배된 곳이라네요.

 

 

장릉.
단종의 묘입니다.
이처럼 영월엔 단종의 자취가 곳곳에서 숨 쉬고 있네요.

역사란 무엇일까요?

 

 

 

 

 

동강에서의 래프팅.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조카 승훈이와 쏙 빼닮은 외모와 재치 있는 말솜씨까지,
래프팅을 이끌어 준 뱃사공의 참한 배려로 많이 웃었습니다.

 

 

 

 

 

 

 

어라연.
래프팅 도중에 물에 젖을 수 있다는 만류를 뿌리치고 고집스럽게 카메라를 챙겨갔습니다.
그 대가가  충분하네요.

 

 

 

 

빗속에서 찾아갔던 별마로천문대입니다.
사전예약을 못해 별구경은 못해보고
영월시내만 구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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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를 놓친 마늘수확을 마쳤습니다.
두주 전에 마쳤으면 딱 좋았을 텐데.......
마늘 대는 시커멓게 썩고 뭉그러진 지 오랩니다.
일일이 흙을 뒤집어 보물찾기를 하네요.
몹쓸 잡초는  뿌리를 어찌나 단단히 내렸는지 가진 애를 다 써도 뽑히지 않고 손가락에 물집만 잡힙니다.
일이 두 배, 세 배  힘겹습니다.
그래도 단단하고 쪽수가 적은 케나다 마늘을 심어 상한 것은 보이질 않습니다.

 


마늘대가 성한 것은 끈으로 엮고 그렇지 못한 것은 양파망에 담아 말립니다.

 

 

코끼리마늘입니다.
양파만큼 큽니다.
맛은 토종마늘보다 못합니다.
뒷맛으로 쓴맛이 남네요.
지난해 10월말 어렵사리 종자를 구해 파종했었습니다.
생육기간이 턱없이 모자라서인지 수확한 마늘 중에는 쪽으로 분화되는 못한 통마늘이 태반입니다.
충분한 생육기간을 확보하기위해 올해는 9월 중순쯤 파종시기를 앞당겨야겠습니다.

 

 

 

 

올봄에 이식했던 오미자가 큰 것은 2m 넘게 자랐습니다.
진력을 다해 원줄기를 키우기 위해 2개의 줄기만 남기고 곁가지를 제거했습니다.

 

 

둥근마와 아피오스입니다.
생기가 넘쳐나네요.
지금쯤은 한창 알뿌리를 만들고있겠지요.

 

 

꽃이 진 삼채 모습입니다.
대궁이 엄지손가락만큼  굵디굵네요.

 

 

 

 

 

 

장마와 동행했던
능소화의 화려한 외출도 어느덧 끝물입니다.
길었던 올해 장마도 막바지네요.
심술인지, 변덕인지.
숨이 턱턱 막힐 지경으로 남녘에선 뜨겁다고 아우성인데
여태껏 큰 더위 없이 보낼 수 있었던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입니다.

지치고, 지겹고, 지루했습니다.
자연의 섭리라고
통 크게 양보하려해도 조금은 얄밉습니다.

부모에게 끌려 농사일을 거들어야했던 소싯적엔 은근히 휴일에는 비가 오길 기다릴 때도 있었습니다..
주말농사를 일군 뒤로

주중에는 비가 내리더라도 주말만큼은 화창한 햇살을 기다렸습니다.
뙤약볕아래서라도 밀린 일을 해치우고 싶은 주말농군의 소박한 소망이지요.
행여 장맛비라도 내릴까봐서
요 며칠 마당에 멍석을 깔고 낱알을 널어 말릴 촌부처럼 하늘 눈치만 살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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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두두 두두…….
쇠망치로 양철지붕을 두들기듯
빗소리는 밤새 요란했습니다.
TV 볼륨을 키워도 그때 잠시뿐 이내 빗소리에 묻혀버립니다.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 날
산골마을 외딴집에서 혼자 밤을 지새우는 모습은 유쾌한 풍경이 아닙니다.
장마가 침습해 눅눅해진 쉼터의 습기를 제거하기위해
복중에 켜둔 보일러에서 내뿜는 열기와 퀴퀴한 곰팡이 냄새에 압도되어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습니다.
새벽녘 잠시 비가 멈추는가 싶더니
아침 댓바람부터 다시 빗소리가 세차네요.

 

또 허탕입니다.

 

주말오후
한 주 동안 애를 태우다 득달같이 달려왔건만
정작 밭뙈기엔 발도 못 붙이고 비설거지만 했습니다.
아직도 수확하지 못한 마늘밭에 들어 찬 잡초 모습이 볼썽사납습니다.
행여 이웃들이 볼까?
그만 자신이 머쓱해지네요.
주말농사꾼에겐
한 해 농사 중에서 가장 힘든 시기입니다.

 

비 피해 없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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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괜찮습니다."
자대에 배속된 후  전화통화에서 아들 녀석은 묻는 말에 이 한 마디만 연발했습니다.
싫든 좋든 내색하지 않고 꾹꾹 참는 성격인지라
표현하지 못하고 속으로만 삭히는 것은 아닌가싶어 애비마음은 짠했지요.
원래부터 말수가 적은 녀석이어서
그러느니 했다가도 상명하복의 위계질서를 가장해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당했던
군 생활을 경험했던 처지다보니 군대 트라우마에 갇혀 내심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했습니다.
아무리 군대가 좋아졌다고 해도 군대는 군대이니까요.
지난 주말
1박2일 동안 4주전에 75사단에 배속된 아들 면박을 다녀왔습니다.
면박은 부대에 배치된 후 신병적응기간이 끝나는 2주후부터 가능하다고 하네요.

 


면박 일정이 잡히자,
선임 아버님과 어머님들이 인터넷카페에 남겨주신 면박 후기를 바탕으로
남양주 진접 주변 베어스타운콘도와 오남계곡에 위치한 펜션을 검색하던 중  "미래산장"이라는 오남계곡 안쪽에 위치한 펜션을 예약했습니다.

 


토요일 이른 아침,
여유롭게 인천을 출발했습니다.
훈련소 수료식 이후
아들을 본다는 설렘과 들뜬 마음에 자신도 모르게 액셀러레이터에 힘이 가해져 진접으로 오는 길 내내 제한속도를 넘나들다 네비양에게 혼났습니다.
그래도 네비양의 자상한 안내 덕분에 예상보다 일찍 대왕가든에 도착했습니다.

오는 도중에 아들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위치를 확인하는 전화였습니다만
“무슨 일이기에 이른 아침부터 전화일까?
혹시 예기치 못한 사정으로 면박이 취소되지 않았을까? “
통화버튼을 누르는 순간까지 이런저런 불안감이 순식간에 밀려들었습니다.

 

 

오전 8시

위병소 문이 열리고 근무자들의 친절한 안내로 차량을 부대 안으로 이동 주차한 뒤
교회 옆에 마련된 면회신청실에서 신분증을 내보이고 면회를 신청했습니다.
조금 기다리니 선임과 함께 표정 변화 없이 경직된 모습으로 아들 녀석이 뚜벅뚜벅 걸어오네요.
군기가 든 모습이 이병다웠습니다.
훨씬 더 군인다워진 아들 모습은 씩씩하고 듬직했습니다.
요령도 피울 줄 모르고  원칙만 고수하는 우직한 성격이라 잘 버텨낼 수 있을까 은근히 걱정했었는데
선임들의 따듯한 보살핌과 가르침 덕분에 부대생활에 제법 적응한 느낌입니다.

부대 분위기는 좋아보였습니다.
아들녀석이 입버릇처럼 말했던"괜찮습니다."는 빈말이 아닌듯싶습니다.
외출을 나서기위해 위병소 앞에 줄지어선 병사들의 표정엔 활기가 넘쳤습니다.

 

 

번쩍번쩍 광이 나는 군화,
구김살이 없는 군복.
첫 면박을 나서는 후임을 챙기는 선임들의 배려가 돋보였습니다.
밝은 아들 표정만 봐도 부대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대충 감이 옵니다.
시내로 빠져나오는 차안에서
선임들이 잘 보살펴주고 챙겨줘 적응하기 편하다는 말에 그동안 가졌던 근심, 걱정이 일순간 달아났습니다.

 

 

때깔이 달라 보였습니다.
군 입대 후 2달 사이에 몸무게가 7kg나 줄어다네요.
훈련소 수료식 때만해도 마르고 수척해보여 맘이 울적했는데
자대에 배속된 후 꾸준한 운동으로 근력이 좋아졌다고 자랑입니다.
세살버릇 여든 간다는데
집에 있을 땐 푸성귀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편식이 심했던 아이가 아무 것이나 잘 먹는다고 하니,
그 새 철이 들었다는 걸 세삼 깨달았습니다.

 

 

 

 

 

해 보고 싶은 것과 먹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특별한 것은 없다고 하네요.
그래서 평소에 좋아했던 것을 먹이고 대화를 나누며 힐링할 수 있게 거추장스런 일정을 잡지 않았습니다.

좀처럼 부모에게조차 자기 속내를 잘 내보이지 않는 녀석입니다만 두 살 터울의 누나만큼은 예외입니다.
지갑 여는 것 말고는 둘이서 하는 대로 그냥 냅두었습니다.

부대로 수시로 보고를 했습니다.
허위로 보고하고 부대가 정한 위수지역을 벗어나는 속칭 점프를 하다 발각되면 군법에 따라 엄한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겠습니다.

 

 


오랜만에 온 가족이 함께 잤습니다.
식구가 누운 채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 잠이 들었습니다.
애들이 성인이 된 후 식구가 함께 잔 것은 몇 번이나 될까?
과연 앞으로 몇 번을 함께 잘 수 있을까?
가족이란 의미가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하룻밤을 묵었던 '미래산장'펜션입니다.
계곡 안쪽에 위치해 번거롭지 않아 쉬어가기엔 안성맞춤이네요.
특히, 안주인의 마음 씀씀이가 어찌나 곱던지 오랫동안 기억 속에 머무를 것 같습니다.

 

 

 

 

 


광릉을 관람하고
면회 중 이용한다는 철마회관를 구경했습니다.
군용품을 판매하는 철마사에도 들려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네요,
아들과 보낸 시간 내내 행복하고 감사했습니다.

 

 

 

"통신보안, 단결! 이병 김유호입니다.
면박일정을 마치고 부대로 복귀하겠습니다."
18시가 가까워질 무렵
정해진 시간보다 조금 이르게 부대로 향하는 차 안에는 적막감만 흐름이다.
아들 손을 꼭 잡은 아내의 눈가에 눈물이 맺힙니다.

 

 

총총걸음으로 복귀하는 아들을 지켜보다,
아들이 사라진 자리를 멍하니 한참을 바라보았습니다.
잘 적응하고 있어 보였지만 헤어짐은 늘 아쉽고 힘겹네요.
국방의무의 신성함을 되새깁니다.
비록 헤어짐은 아쉽지만
씩씩한 아들 모습을 보고나니 이제부터는 걱정은 내려놓고 힘껏 응원을 해주려합니다.
아들 녀석도 이번 면박이 힐링의 계기가 되어 건강하고 활기찬 군 생활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이 자리를 빌려 부족한 아들을 군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게 보살펴주시고 이끌어주신 여러 간부님과 선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하찮은 글 끝까지 읽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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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바람 한 점 스치고 지나가면 온 동네가 송화향기로 뒤덮인다.
네가 그렇게 훌쩍 떠났던 4월의 거리엔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워 석별의 아쉬움을 달래주더니만
계절의 여왕 5월.
날리는 꽃가루로 세상이 희뿌옇다.

 

 

 

 

 

 

일요일에 비가 내릴 거라는 예보가 있어
석가탄신일에 엄마와 함께 다락골에 다녀왔다.
외갓집 행사로  한 주를 건너뛰었더니만 잡초들이 훌쩍 컸구나.
농사란 될 성 싶은 작물을 골라 알뜰살뜰 가꾸는 일이란다.
네가 각계전투훈련을 받고 사격술을 연마해서 조국영토를 수호하는 것처럼
이 일을 방해하는 훼방꾼들로부터 밭뙈기를 지키기 위해 김매기도 하고 필요한 약제도 살포한다.
조금만 방심하면 금세 잡초가 들어차 마치 자기가 주인인 량 주인행세를 하고
요상하게 생긴 벌레들이 사정없이 갈아먹는다.
그중 가장 힘든 일이 잡초와 영역다툼이다.
어찌나 집요하게 괴롭히는지.
질긴 생명력에 혀를 내두를 때가 많다.
매실나무 밭에 잡초가 그득하다.
뙤약볕 아래서 엄마도 거들고 나서지만
끝내 다 해치우지 못하고  마무리는 다음 주로 미뤘다.

 

 

 

전화 받고 엄마가 행복해한다.
컬렉트콜을 처음 받아봐서 엄마가 많이 떨렸다는구나.
혹시 실수해서 아들 목소리를 듣지 못할까!
놀란 가슴을 쓰러 내렸다한다.
인천으로 올라오던 길에 시골 할머니께 전화 드렸더니
너와 통화했다고 무척 좋아하시더라.
목소리가 건강해보였다고 하시며....
엄마와 아빠는 할머니가 컬렉트콜 받는 요령을 모르실 줄 알고
은근히 걱정했었는데  진념과 민호에게서 전화 왔을 때 익혀두었던 요령을 잊지 않으셨나보다.
엄마보다 더 났다.ㅋㅋㅋ
고맙다.

 

 

아들!
육군훈련소로 보내는 마지막 편지가 될 것 같다.      
육군훈련소 홈페이지를 즐겨찾기하고 하루하루 훈련받는 아들을 그리며    
편지를 썼던 지난 시간을 돌아보니 많이 행복하다. 
아들아     
고생했다.         
대견하다.          
처음 논산 땅에 너를 떼어놓고 돌아설 때만 해도 
막막하기만하고 울적했었다.
국방부 시계가 고장 나 시간이 더디게만 흘렀가는줄알았는데,  
그 시간이 이렇게 지나 정말 지난 이야기가 되었구나.      
힘든 훈련을 잘 마무리해 너무도 기특하고 자랑스럽고 든든하다.    
정말! 장하다.         
대한민국의 당당한 군인으로 성장한 내 아들 김유호가 자랑스럽다.    
어디에서도         
어떤 환경에서도 당당하게 맞서 헤쳐나 갈수 있을 거라 믿는다.

 

 

5월 22일
보고싶고 기다리던 날.
너를 만나러 간다.
너무 좋아서
잠도 잘 안 오겠다.

 

2013.5.19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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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지난 편지에 잠깐  밝혔던대로 고창에 다녀왔다.
새벽녁

일찍 출발해 청보리밭축제장을 경유해 오후 2시쯤에 선운사 우체국수련원에 도착했다.
지수,혜수가 참석 못해 이모네 차 한대로 움직였다.
큰 기대를 않고 떠났던 고창 학원관광농원 청보리밭은 상상했던 것보다도 휠씬 멋졌다.
30만평이나 되는 밭에 보리와 유체를 심었는데 이삭이 팬 청보리와 노란 유체꽃이 함께 어울러 장관이였다.
누나와 엄마도 무척 좋아하더라.
찍어온 사진들을 너에게 자랑하지 못해 아쉽구나.
다음에 꼭 함께 가자.

 

 

 

 

 

 

 

 

점심시간이 가까워질 무렵
인터넷 세장에서  잘 알려진 성송반점을 찾아갔다.
겉모습은 여느 시골마을 허름한 식당이었는데 TV에서 소개될만큼 꽤나 유명한 중화요리집이란다.
때보다  이른 시간인데
벌써부터 빈자리를 찾을 수 없을 만큼 붐볐다.
메뉴판엔  국밥,짬봉,짜장면  세 가지 뿐이다.
아빠가 짬뽕곱배기를 시켰는데
보통도 양이 많다며 곱배기 주문는 따로 받지않는구나.
희한하게도 짬봉에 만두가 들어있다.
쭈꾸미, 바지락 등 여러가지 해산물과
가진야채가 듬뿍 들어가 짬봉국물이 걸쭉하다.
걸쭉한 국물맛을 좋아하는 엄마는 호감을 나타낸 반면,
개운한 국물맛을 좋아하는 이모부 입맛엔 덜 땡기는 모양이다.
누나가 짜장면에서 카레맛이 난다고해서
알고보니 이집에선 돼지고기 특유의 잡내를 없애기위해 울금가루를 함께 넣고 짜장을 볶는다고했더군아.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간 짜장면은 기억속에 남아있던 옛날 시골 짜장면 맛이었다.
금새 한 그릇을 후딱 해치웠다.

아빠는 군훈련소에서 가장 먹고싶은 음식이 짜장면이었는데,

설마 너도 그러니?

 

 

 

네째 이모네가
오후 5시쯤 숙소에 마지막으로 도착했다.
강원도 영월에서 근무중인 이모부가 밤샘근무를 마치고 쉬지도 못한채 출발했지만 긴 거리때문에 늦어졌단다.
애들 몇몇이 빠져 아쉬웠지만 분위기를 더할나위없이 좋았다.
외할아버지 생신을 축하하고 가족간의 우애를 다지는 자리에서
군 입대한 너를 응원하는 나지막한 목소리가 밤늦게까지 산운산자락에 울려펴졌다.

 

 

 

 

 

4주째 훈련이다.
군장을 꾸려 숙영지로 이동해
참호 또는 텐트속에서 생활하며 종합각계전투훈련과 야간전투상황을 대비한 야간훈련까지,
훈련 마치고 부대로 복귀하면서 30KM 행군으로 훈련의 피날래를 장식하겠구나.

먼 거리를 걸어보지 못한 너에게는 가장 힘든 훈련이겠지.
숙영훈련중에는 개인보급품 분실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힘들고 귀찮더래도 자기에게 지급된 보급품은 잘 챙겨야한다.
낮과 밤의 기온차가 심하다.
감기조심하고.....

마지막까지 훈련에 전력투구해라.

아들아!

사랑한다.

 

2014.5.14 저녘에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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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

산천초목이 연초록 신록을 토해내고 있다.
엄마는 이 시기가 계절 중에서 제일 좋다며 산에 자주 간다.
지금은 설악산 봉정암에 가 있겠지?
너를 위해 부처님께 불공드리고 오겠다며 직장 사람들과 어제 갔다.
밤을 지새우며 부처님께 기도드렸겠지.
비록 몸은 떨어져있어도
너를 위한 식구들의 마음은 한결같다.
인내하자.

 

소포와 편지 잘 받았다.
늦어져 걱정했다.
논산과 인천이 가깝다고 생각했는데,
보고 싶은 마음이 떨어져있는 거리보다 훨씬 더 간절했었나 싶다.

아빠 외삼촌이 돌아가셨다.
할머니의 남아있던 유일한 형제이자 말벗이었는데.......
많이 슬프구나.
할머니도 많이 허전하시겠지.
잘 이겨내셔야 할 텐데,
걱정이다.
맘으로 많이 위로해드리자.

 

큰 아빠,큰 엄마도 이 일로 인천에 올라오셨다.
큰아빠와 아빠는 영안실에서 고인이 가시는 길을 위로하기위해 자릴 지켰고 엄마와 큰엄마가 잠깐 집에 들려 너의 편지를 읽으셨다.
지금은 재대한 민호형은 첫 번째 편지를 세줄밖에 안 써
서운했었다며 한 장 가득 채운 니 편지를 보고  큰엄마의 칭찬이 자자하다.

 

답장이 늦었구나.
적응하고 있다니, 내 아들 대견하다.
자기 일도 힘들 텐데,
자신을 숨기고 부모형제를 위로하는 너의 모습이 이쁘다.
군대 좋아졌다고 해도,
그 생활을 경험해본 사람들은 다 안다.
속박당하는 그 자체가 힘든 거다.
그래도 군대는 군대니까.
견뎌라.

 

고맙다.
전화 받고 깜짝 놀랐다.
카톡으로 엄마에게도 알려주니 감격한다.
누나는 야구장 알바 땜시 동생 전화 못 받았다고 아쉬워하고.
하늘에서 별 따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포상전화를 받았다니!
역쉬! 내 아들이다.
 
이 편지가 전해졌을 쯤엔 2주째 훈련이 시작되었겠구나.
사격하고 수류탄 까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걸쳐간 선배들이 얼마나 많은 땀을 흘러야 했었는지?
실감 나겠구나.
탄피 잃어버리면 뺑뺑이 친다.
긴장 풀지 말고.

 

나라사랑카드는 재발급 받았니?
다음 편지엔 카드번호 알려주었으면 좋겠다.

 

너를 논산에 떨쳐놓고 돌아설 때 벚꽃이 지천이었지.
지금은 진달래가 가득하다.
지고 나니 다시 핀다.
세상 인연에 감사하자.
함께 훈련받는 전우들과의 인연도 감사해라.
먼저 격려하고 위로하는 마음 소홀 하지마라.
오늘은 당진에 안 가고 집에 있다.
사랑하다.
아들아.

 

2014.4.28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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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열흘 밖에 안되었는데 걸려오는 전화마다 너의 안부를 첫째로 묻는다.
방금 올라온 사진 보았다.
엄마랑, 누나랑,
한결 의젓해진 너의 모습에 환호성이다.
멋지다.
우리아들.

 

화창한 봄날이다.
어제 비가 내려 연병장이 질퍽거렸겠구나.
군대 훈련은 두괄식이라고 할까!
처음이 제일 힘들다.
기장을 잡기위해 더 다그친다.
암기과목 외우기가 만만치 않았을 텐데,
할 만하니?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아니 꼭 해야 하는 일이다.
두려워하거나 겁내지 마라.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고 과정이 있다.
다 지나간다.
나쁜 기억들은 머릿속에 남겨두지 말고,여럿을 생각하지 말고 하나만 생각하자.
"나는 할 수 있다."
쫄지 말고 긴장해라.
복창 소리 크게 하고…….
복창 소리가 곧 군기다.
사랑한다.
자랑스러운 내 아들.

 

2013.4.24.저녁.아빠가

 

ps:손 편지는 누나가 쓰기로 했고
엄마와 아빠는 인터넷을 이용해 편지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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