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수육용 돼지고기가
쉼터 처마끝에 걸렸습니다.
다락골에 터를 잡고나서
18년째
한해도 거르지 않고
지켜지고 있는 겨울준비.
착한 치매로 정신상태가 약간 혼미한
장모님 포함
처가 형제 다섯 모두 참석했습니다
올해도
자기가 가져온 통에
자기가 머무린만큼 가져가는 방식.
준비과정은 힘들었지만
200여 포기 배추가
게 눈 감추듯 사라지네요.
베타배추
인기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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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노란 은행잎이 흩어져 나뒹굽니다.
쌀쌀하네요.
겨울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겨울문턱에 들어선다는 입동 무렵,
옆지기 형제들이  가족과 함께 모여 겨울채비를 합니다.
주말농사를 시작하고 나서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한 것이 벌써 여섯 번째가 되었네요.
형제들이 기반을 닦은 곳에서부터 승용차로 한 시간 남짓이면 닿을 수 있는 중간 지점에 다락골이 위치해  가능한 일입니다.

 


새끼줄로 동여맨 날고기를 처마 밑에 내걸었습니다.
김장은 한 해 농사의 결실입니다.
한 해 동안 돌봐주신 하늘과 땅에게 감사드리고 사람들과 이 기쁨을 함께 나눔니다.

 

 

 

처서 무렵에 내다 심어 70일 넘게 키운 김장채소입니다.
약 한 번 비료 한 번 주지 않고 키웠습니다.
고갱이가 옹골차게 들어차지 않아  묵직함이 덜하네요.
그래도 고소하고 달착지근한 맛, 하나는 끝내줍니다.

 

 


주말 저녁에 식구들이 모여 절인배추에 김칫소를 넣고 버무리기로 미리 말을 마쳤습니다.
하루 전부터 직장에 휴가를 낸 옆지기와 처재내외가 장모님과 함께 궂은일을 맡아 끌고 가네요.
배추통을 나르고, 쪼개고, 절이고, 뒤집고, 행구는 과정은 보기보다 엄청 힘든 일입니다.
허리가 아파 병원신세까지 졌던 손아랫동서가 병이 도지진 않을까 은근히 걱정이 됩니다.

 

 

 

 

처갓집은 딸만 다섯입니다.
약속이나 하듯 출가해서 딸 아들 하나씩 낳고 가정을 꾸리고 있지요.
한 집에 50포기씩 250포기 넘게 배추를 심었는데 속이 덜 차 소금이 많이 남았네요.

 

 

지난해에는 시간에 쫓겨
급하게 서두르다가 절인배추의 물기를 제대로 제거 못한 채 김치를 담갔습니다.
그것 때문인지 보관 중에 김치에서 국물이 많이 생겼습니다.
물러져서 맛이 덜하기도 했고요.
쌓고, 뒤집고, 추리고…….
할일도 많은데 온통 관심이 이쪽으로 쏠립니다.
느긋하게 여유를 갖고 절인배추에 물기를 재대로 제거했습니다.

 

 

설탕과 인공조미료는 전혀 사용하지 않고 천연재료만 사용해 맛을 냅니다.
올해도 김칫소를 만드는 일은 장모님 차례입니다.
여러 액적들을 사용해 간을 맞추며 절인배추에 넣고 버무릴 김칫소를 만듭니다.
몹쓸 당뇨병으로 고생하시는 노친네라고는 믿어지지 않게  척척해내시네요.
삼삼하게 간을 맞추라는 새끼들이 요구에 굴복당해
정작 본인 김치를 버무려 김칫독에 담고   맨 위에 소금을 슬슬 뿌리는 모습이 짠합니다.

 

 

 

 
어둠이 내릴 무렵
겨울을 재촉하는 찬비가 내립니다.
준비는 다 끝내고 버무릴 일만 남았는데 여태껏 도착 못한 형제들이 있네요.
조바심치던 장모님이 함지에 절인배추를 담아와 김치소를 넣고 버무립니다.
이윽고
쉼터 거실바닥에 자리가 깔리고 둘러앉아 겨울채비를 합니다.
늘 하던 대로
자기가 가져온 김칫독만 채워가는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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