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봉-화성휴게소구간 정체극심"
 어린이날 새벽 4월초부터 아파트베란다에서 포트육묘한 옥수수,작두콩을 차에 실고 학교에 가지않은 아들놈까지 꼬득여 옆지기와서둘러 서해안 고속도로에 올라 탓다.
 봄의 끝자락에 선 계절은 어느새 여름이 문앞에 다달아 온 천지는 녹색으로 채색되어 가고 대지는 뜨거운 여름기운이 가득하다.
 모처럼의 황금연휴를 맞아 고속도로엔 차들이 가득하다.
 평소 이 시간대쯤이면 인천에서 당진까진 한 시간 남짓이면 도착했는데 오늘은 두시간을 허비하면 당진읍에 도착했다.
 오늘은 당진읍 오일장날 아직 이른 시간이여서 그렇지 오일장은 한가하다.종묘상에 들려 물었더니 고추 한 모에 120원이란다.
 청양고추 10그루(
1그루당@200원),꽈리고추 10그루(1그루당 @200원),가지모종5그루,오이모종10그루,참외모종 10그루을 구입하고 엑셀레이터에 힘을 주며 다락골로 향한다.
 길 옆의 논에서는 트랙터로 논갈이가 한창이고 비닐못자리 안에는 푸른 나락모들이 벌써 많이 성장해 있다.
 이밭 저밭에서는 이웃들이 고추와 호박,옥수수등을 이식하느라 바쁘신 몸놀림이시다.
 차에서 짐을 내리고 오늘의 작업계획을 점검한다.
 오늘 계획된 작업은 고추밭비닐멀칭과 고추,옥수수,작두콩등의 묘목심기및 잡초제거 작업이다.


 산자락 끝에 위치한 다락골은 5월10일까지 늦서리(무서리)가 내릴때도 있다 한다.
 그래서 이곳 이웃들은 노지고추 본밭 정식적기를 5월15일 전후로 잡고 그때 묘목을 이식하신다 한다.
 한 달전에 우분이 포함된 완숙퇴비를 펼쳐 놓았고 15일전에 석회시비를 마쳤던 밭에 이웃집 할아버지께 부탁 3일전에 고추전용 복합비료를 시비하고 트랙타로 로터리작업후 골 만들기 작업을  끝마쳐 두었다.(300평 로터리 작업후 골 만들기 트랙터 사용료4만원)
 주변 이웃들도 검정색비닐로 멀칭작업을 마친 후 (가스발생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 멀칭작업 후 4-5일후 묘목을 정식한다함 )고추이식 준비에여념이 없다.
서둘러 마늘밭에 물주기부터 시작했다.
 4월-5월에는 적절한 수분관리가 마늘농사의 주요재배포인트라는 것을 곧은터을 통해 배운적이 있어 충분히 물주기를 하였다.
 어느덧 해는 정상에 서 있고 기온은 점점 뜨거움을 더한다.
 트랙터 작업으로 인해 끝 마무리가 덜 된 이랑을 마져 만들려 하니 땀이 비 오듯하다.
 벌써 이래 더우니 올 해는 얼마나 더울까? 걱정이다.
 옆지기가 주변야산에서 뜯어 온 온갓 산채나물을 스텐그릇에 넣고 쓱쓱 비벼 만들어 주는 산채비빔밥으로 허기를 체우고 오후작업에 몰두한다.


 고추골에 비닐멀칭작업이 시작된다.
 검정색에 흰색이 배색된 비닐을 구입해 놓았었다.
 아들놈이 비닐마끼사이에 작대기를 통과시켜 그 작대기 양끝에 끈을 묶고 앞에서 끌면 우리부부는 골 양 옆에 서서 한 쪽 끝을 발로 밟고 흙으로 매워주는 작업의 연속이다.
 초보다보니 일이 생각되로 잘 되지 않는다.
 한 쪽으로 쏠리기도 하고 마져 흙이 덜 덮어져 비닐이 바람에 휘날리기도 한다.
 웃음이 피식 나온다.
 가족의 힘이 대단함도 느켜진다.
 아들놈이 와서 한 품을 더하니 일이 제법 수월하다.
 옆지기와 둘이서만 했으면 힘이 훨씬 더했을 것인데 아비보다 더 커버린 중3 아들놈이 오늘에선 대견해 보이기까지 한다.
 해가 산 정상에 걸칠무렵 멀칭작업을 마무리했다.
 고민이 발생했다.
 멀칭작업된 장소에 고추를 바로 이식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다.
 예초의 계획엔 멀칭후 바로 고추모 정식이었다.
 비닐멀칭작업중 뭔가 못 믿어웠던지 이웃집 어른 두분이 건너 오셨다.
 우린 멀칭용 비닐을 검정색에 흰색이 배색된 비닐을 구입 사용하였는데 다음부턴 검정색으로만 된 비닐을 사용하시라 권하신다.
 그리고 고추를 이식할때 이식간격을 40cm정도로 하시라 하신다.또 다른 분은 30cm도 괜찮다 하시고........
 2000그루 넘게를 같은 장소에서 연작 피해없이 7년동안 고추농사를 지었다는 이 분의 말씀은 작년에 욕심을 부려 포기간격을 30cm로 이식했더니 탄저병이 더 심하고 밀식으로 인해 했볕 투과율이 떨어져 고추가 때깔도 안 좋고 생산량도 많이 감소했다 하신다.
 또 멀칭한 상태에서 바로 고추를 정식하면 가스발생으로 인하여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분과 완숙퇴비 시비후 충분한 시간이 경과 되었기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것이라고 의견이 나누어 진다.또 정식적기가 빨라 늦서리를 맞으면 방아다리 근처에 달리는 풋고추의 성장을 억제시켜 생산량감소가 크다는 분과 올해는 예년에 비해 기온 상승이 커 늦서리가 이미끝나 노지이식을 서둘러야 된다는 분으로 의견이 갈린다.
 어느분의 말씀이 정답인지 그답은 아직 모르나 이 두분의 말씀은 나에겐 큰 스승이다.
 두 분과 막걸이 한 잔씩 하는 걸로 새참을 대신하고 바로 고추정식에 들어갔다.
 주말에만 올 수 있는 특수성을 감안하여 다소 무리가 따라도 본 밭에 정식하기로 결정했다.

 해는 구름속에 모습을 숨기고 주변이 제법 서늘하다.
 고추모는 이웃 어르신 것을 쓰기로 미리 계약했다.
 오래전부터 모든 종류의 밭 작물을 직접 포트육묘 내시던 속칭 도사분이여서 믿고 맡겼다.품종은"마니따"란다.
 16구 포트에 키도 크고 꽃도 몇 개씩 달린 튼실한 고추묘목을 직접 하우스에 가서 가져왔다.
 모종을 건내 주시며 할머니께서 웃으시며 한 말씀하신다. 모종값은 깍지 말라고......
 설 지나고서부터 고추육묘를 시작하여 두 노인네가 지금껏 고생하셨다고.
 정에 넘쳐나고 고마우신 분들이시다.고추모값은 나중에 시장상황에 맞추어 정산하시자면 고추모값으로 건낸 돈을 손사래치며 한사코 받지않는다.
욕심을 냈다.
 어르신께선 40cm간격으로 포기간격을 유지하라 했지만 아들녀석에게 고추구멍 뚫는 기계의 간격을 30cm에 고정 구멍을 내게했다.
 나는 그 구멍에 물을 주고 옆지기는 포트에서 모종을 하나씩 꺼내 구멍에 심기로 한다.
 뚫어 놓은 구멍에 물호스를 대고 몇 구멍째 물을 주는데 할머니가 성급히 뛰어 오신다.
 "고추는 그렇게 심는 것이 아녀".
 구해 놓은 진딧물약이 없는지 물어온다.
 진딧물 방제약 "코니도"입제를 보여주자 할머니가 손수 시범을 보이신다.
뚫어 놓은 구멍에 그 약을 소량 투입하여 흙과 잘 섞으라는 것이다.약의 양이 많거나 약이 직접 뿌리에 닿으면 약해 발생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 두면 고추수확을 마칠때까지 진딧물로 인한 걱정은 없을 것이라 하신다.
 내가 아들이 작업해 놓은 구멍에 소량의 약제를 투여하고 흙과 잘 섞고 지나가면 옆지기는 포트에서 모종을 하나씩 꺼내 그 구멍속에 넣고 구멍뚫기 작업을 마친 아들놈이 그곳에 충분히 물을 준다.그렇면 할머니께서 깊지도 얇지도 않게(포트 흙높이와 밭의 흙높이가 같아야 된다 함) 북주는 도구를 이용해 흙을 채워 주시며 똑바르게 심어주신다.튼튼하고 좋은 고추모도 공급해 주시고 직접 심는 기술까지 전수해 주시니 감사한 마음에 가슴 찡하다.16구포트 25개 정확하게 400그루가 밭에 심어진다.약간 남는 골에는 시장에서 구입한 꽈리고추며 청양고추,피망으로 채워졌다.
 어느덧 해는 산넘어로 넘어간지 오래고 주변에는 어둠으로 덮여온다.
집에서 가져온 대학찰옥수수육묘도 고추정식에 준하여 마져 심어지고 두 골에는 물에 불려 놓았던 씨앗을 한 구멍에 두개씩 심는다.
 산자락의 밤은 빨리도 온다.
 개구리소리에 주변이 모두 잠길 즈음 일을 마치고 방에 들어 오니 tv에선 9시 저녘뉴스가 한참 진행 중이다.언뜻 들으니 어느지방의 오늘 최고기온이 30도가 넘었다나.....
 저녘을 먹고 따스함이 더해진 다락골 쉼터에서 잠을 청한다.
 이것 저것 생각할 겨눌도 없이 깊은 잠에 빠져든다.


 5월 6일 아침 7시 옆지기가 건내준 커피 한 잔을 음미하며 일을 시작한다.
 오늘 마져 해야 할 일은 고추밭에 고추지지대 세우기와 유인줄 띄우기다.어제 할머니께서 말씀 주시길 요즘 날씨는 비도 자주오고 바람도 자주 부니 고추지지대와 유인줄을 설치하라 하신다.
 고추지지대는 6그루 간격으로 x자형태로 지지대 2개를 교차로 세우고 그 중간 3그루와 3그루사이에 하나를 세웠다.
 쇠망치로 1m20cm크기의 개량철재지지대를 튼튼이 땅에 고정하고 약 30-40cm 높이로 1차 유인줄을 설치했다.고추유인줄은 생장속도를 보아가며 3차-4차줄 띄우기를 해야한다 했다.
 줄띄우기가 끝나자 이번엔 고추밭 이랑과 이랑사이 헛골에 볏짚깔기를 한다.
 잡초제거와 유익한 미생물성장에 좋다고 한다.
 아들놈은 짚더미를 나르고 나는 헛골에 그걸 가지런히 깐다.
 옆지기는 마늘밭,도라지,더덕,당귀심어놓은 곳에 잡초를 제거하려 나름대로 열심이다.
 당귀밭에 준비해 놓았던 발효된 바크(나무껍질)를 깔아주는 것으로 일을 마친다.
 어느센가 꽃밭엔 매발톱과 하얀 민들래가 예쁜 자태를 뽑내고 저만치 서 목단꽃이 커다란 꽃망울을 떠뜨린 다락골
 그 멋진 모든것을 마음 깊숙히 갈무리하고 내일의 생을 준비하기 위해 펑 뚫린 고속도로을 상상하며 13시20분 서둘러 길을 제촉한다.

 

 

 

 

 

 

 

 

 

 

 

 

 3주만에 찾은 다락골은 한 해 농사준비를 위해 여기저기서 기지개를 펴고있다.트랙타로 밭갈이하는 이,비닐멀칭을 하는 이,논 짚푸라기를 테우는 이......
 4월의 햇살은 따스함을 더하고 주변의 모든 것들이 푸르름으로 차차 도색되어 간다. 참취,두릅순, 엄나무 순이 제법 자라 "날 가져 가세요" 유혹의 손길을 내 보이는가 싶더니 주변의 매발톱꽃은 꽃 봉우리를 살며시 내 보이고 엄나무 밑에 자리잡은 수선화는 만개하여 자기 나름대로의 봄을 만끽하고 있다.
 

 

 

 중간고사 준비에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는 딸,아들 두 놈은 집에 남기고 옆지기와 새벽바람을 마시며 서해안 고속도로에 올라탓다.
 당진읍 종묘상에 들려 상치,오이묘목을 구입하려 했으나 시절이 빠르다 하여 
상치씨앗과 열무씨앗만 구입하고 다락골로 이동했다.
 잡초들이 영역확장에 열심인 그곳에는 더덕과 도라지가 얼굴을 보여주기 시작한다.동산엔 자목련,수선화,진달래가 허들해지게 만발해 있고 둥굴레,매발톱,꽃잔디가내일이라도 꽃봉우리를 터뜨릴 양 봉우리 봉우리마다 마치 복쟁이 부풀어 오른 뱃돼지처럼 한껏 부풀어 있다.

 겨울내내 흘러내린 토사며 막힌 배수로 정비작업부터 일을 시작하여 마늘밭
웃거름을 시비한다.
 질소비료에 황산카리를 섞어 뿌려주고 옆지기와 마주보며 호미로 흙을 북북 긁어주며잡초 제거겸 북돋아 주기를 한다.
 살아가는 이야기며, 자식들 걱정,주변사 이야기를 하다보니 일이 끝이 보인다.
 이웃어르신이 건너오셔서 마늘이 잘 되었다 하시며 점심식사를 같이하자 하신다. 부담됨에 한사코 사양했으나 막무가내다.따라가니 두릅이며 취나물로 차린 상을 내어 오신다.
 쌉싸한 두릅향이 입안 가득하고 막걸리 한 잔 곁드리니 세상에 이보다 더 한게 있으랴!
 점심 마치니 집에 가서 먹으라 하시며 귀한 두릅을 한 움큼 싸 주신다.
 가슴 뭉클하다.
 여러가지 집안 문제로 힘들 것인데 내색 안 하시고 7대가 살아 온 고향을 떠날 수 없다 하시며 묵묵히 오늘도 다락골 한자리를 지키고 계시는 순박하고 곱디 고운 할머니,할아버지...... 주변의 어려움을 잘 극복해 내시길 기원해 본다.

 


 커피 한 잔을 입에 쓸어 담고 오후 일과를 시작한다.
 작년 늦 가을에 파종하고 볏짚으로 덮어 놓았던 더덕,도라지밭에 볏짚을 들추어 내니 어린모들이 씩씩하게 올라와 있다. 생명의 경이로움이 느켜진다. 들추어 낸 볏짚은 가지런히 정리하여 잘 묶어 비가 맞지 않게 원두막 한 켠에 차곡히 정리해 둔다.
 5월에 고추심고 헛골에 깔아주기 위해서다. 3주전에 퇴비 펼쳐 놓았던 곳에
석회비료를 뿌린다.  300평에 20키로그램들이 석회비료 10포대를 밭 골고루 뿌렸던니하얀 석회가루가 바람에 날려 온몸을 하얗게 화장하여 준다.
 밭 한켠에 꽃밭도 일군다. 곧은터에서 나누어 준 꽃씨며 수세미,여주,맨드라미,금잔화,초롱이꽃 등을 정성스럽게 심는다.  옆지기는 오늘도 자기가 큰 일했다 자랑이이만 저만이 아니다. 논두렁에서 미나릴 케어 오고,뒷 산에 가 머위잎,참취,두릅순도 따 왔다.지천에 깔린 봄쑥도 제법 뜯어 왔다. 시금치,쪽파도 한 소쿠리 장만했다.
 월요일엔 두릅무침,화요일엔 취나물,수요일엔........  벌써 일주일 식단이 짜여 진다.
 팔불출이면 어떻랴.  못난 지아비 만나 평범함을 맛 볼 줄 아는 당신이 나는 자랑스럽다.
 

 

 

 

 

 

 

 

"황사가 자욱한데 가긴 어델가."

"가야 돼,할 일도 많고 지난주엔 비때문에 가질 못 했잖아,궁금하지도 안해?"

"이 먼지 속에서 무얼 할려구? 어제 비가 와서 밭에도 목 들어 갈 껄 뮈."

"가서 당귀도 심고 퇴비도 펼쳐야지......"

"에이씨, 피곤한데,난 따라만 가니까 일은 안 한다."

"알았어, 일 안시킬께,동무만 해 쥐."

 

인천에서 당진으로 가는 서해안 고속도로는 평소와는 다르게 한가했다.

봄 나들이 차들이 많을 법도한데 지독한 황사먼지때문에 나들이를 자제한 듯 싶다.

인천 집에서 당진 다락골까진 거리상으론 약 100카로미터정도 안 막히면 한시간 남짓 걸린다.

도착하니 2주전에 비닐멀칭필름을 벗겨놓은 마늘이 우릴 반긴다.

너무 늦게 비닐을 벗겨 걱정을 많이 했는데 제법 마늘의 모습을 갖추어 간다.

서둘러 보일러를 점검하고 밭에 발을 내 딛으니 땅이 제법 말라있다.

옆집에 들려 인사드리고 리어커며 포오크를 빌려왔다.

미리 준비해 놓았던 퇴비를 밭에 펼치는 작업을 하기 위해서다.

문득 철없던 시절이 생각이 난다.

중.고등학교 다닐때 나는 이맘때쯤의 일요일이 싫었다.정말 그랬다.

마땅한 농로도 없었던 그 시절 일손이 부족했던 부모님들은 몇주에 걸쳐 일요일이면 거름을 냈다.

집에서 산 비탈 밭까지 머리에 이고 지게에 지고 하루종일 내내........

어깨도 아프고 다리도 아프고.....아버님,어머님 그 분들이 더 그립다.

 

힘이 든다. 지쳐 간다.허리도 아프고 어깨도 아프다.차츰 짜증도 난다.

옆지기는 신이 나 있다.

어느센가 쪽파, 시금치, 냉이며 쑥을 한 움끔 케어 신나게 다듬고 있다.

자긴 일 안시키기로 했으니 약속을 지키라 엄포다.야속타.

늦은 점심시간 옆지기는 준비한 봄나물로 맛깔스럽게 한 상 차려낸다.

모처럼 대하는 고향의 정겨움, 힘든 피로가 단숨에 가신다.꿀맛이다.

오후에도 노동의 강도는 도를 더 한다.

안쓰러워 보였는지 옆지기도 거들고 나선다.

한번도 해 보지 않은 농사 쇠똥냄새며 이러저러한 역겨운 냄새에 잠시 역정을 냈다 이내 적응해 낸다.

한결 일이 수월해진다.

해가 서쪽 산 마루에 걸칠 무렵 퇴비를 밭에 다 펼치고 규산질 비료 10포대도 서둘러 뿌렸다.

곧은터에서 마련한 당귀를 심을 차례

작년 늦가을에 파종한 더덕밭옆에 이랑을 만들고 당귀를 심었다.

100주를 구입했는데 20주이상을 더 주신 것 같다. 고맙다.

잘 키워 고마운 분들께 손수 당귀차 한 잔 올릴 수 있었으면 한다.

 

돌아오는 고속도로 어둠은 내리고 아직도 황사먼지는 자욱하다.

허리도 아프고 어깨도쑤시고.....

그러나 그 뒤에 �아오는 알수없는 뿌듯함.

나는 이 맛에 다락골에 간다.

불빛에 �아드는 불나방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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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월17일

딸아일 학교에 내려주고 서둘러 다락골에 갔다.

당진 농기계마트에 들려 퇴비15포(포당3000원),멀칭필름 한마끼.9구프러그 70개 (개당70원),활대10개를 65000원에 구입했다.

여기저기 밭에는 이웃들이 나와 무언가 열심들이시다.감자를 심고 멀칭하는 분들이 눈에 들어온다.

도착하여 재환아빠가 준 바크5포대와 부엽토 3가마를 내려놓았다.

이웃어른께 인사드리려 가자 반갑게 맞이하여 준다.

퇴비한차(우분)와 규산질비료 10포를 준비해 놓았다, 쓰시라한다.고맙다.

2006년 10월말 파종한 마늘위에 멀칭한 천막을 걷어냈다.

노란 새싹이 뾰죽 뾰죽 나와 있었다.

두 주전에 벗겨 주었어야 했었는데 .......어떻하랴.

마늘 비료를 시비하고 둑을 높이 만들어 주었다.

햇살로 인해 말라 시드는 일이 없어야 할텐데.

쪽파도 옮겨심었다.

옆지기는 냉이며 씀박이며 봄동 등 봄 나물을 신나게 캔다.

부추 새싹도 많이 올라와 있었다.

수선화,매발톱.목단등 화초들도 봄 맞으려 재법 얼굴을 들이밀고 있었다.

 

 

 

 

 

 

올해의 농사를 시작하려한다.

사소하고 평범한 진리를 무심코 지나쳐 버렸던 어렵고도 힘든 농사 "실패를 두려워 하지말고 포기만은 하지말자"하루에도 몇 번씩 되 세기며 오늘 나는 처음으로 카페에 글을 올린다.그 어느것과도 바꾸고 싶지않은  소중한 실패의 기록을..........

 1. 50평에 달랑 감자 아홉개-첫번째 심어 본 감자.

2006년 4월 23일 일요일 새�녁 다락골 농장으로 향했다.

며칠전 이웃어른께 부탁드려 트랙타로 밭을 갈아 놓았었다.

감자를 심어 볼 요량으로 준비해 간 씨감자와 종묘상에서 구입한 감자전용복합비료,완숙퇴비,멀칭용 비닐 필름을 준비했다.

현지 농가에선 벌써 감자를 심어 새싹이 멀칭 비닐사이로 올라와 있었다.심는 시기가 좀 늣었더래도 거름도 많이넣고 물도 자주 주다보면 먹을 만큼의 감자는 수확하겠지 안이하게 생각했다.

씨 감자는 벌써 새순이 많이 나 있었다.

전에 어렸을적 부모님을 도와드렸던 기억만 믿고 씨감자를 새순을 중심으로 2-3등분하여 벼짚 태운 재로 절단면에 묻혀 심기로 했다.

먼저 퇴비를 골 이랑에 뿌리고 비닐로 멀칭했다.

30센티 간격으로 구멍을 뚫고 감자전용 복합비료를 한 주먹씩 그 구멍에 넣고 그 위에 씨감자를 절단한 부분이 하늘을 보게하고 흙을 덮었다.

시간이 지나도 새싹은 올라오지 않았다.1주가 가고,2주가 가고....한달이 가고 두달이 가도 그렇게 소원하고 기다리는 새싹은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어찌된 일 일까?

기다리다 못해 골 이랑을 파 해쳐보았다.

아뿔사,씨감자는 벌써 다 썩어버리고........

50여평에 감자심어 3그루 생존 감자 아홉알만 달랑 수확했다.

2.이까이꺼 뮈 대충 대충-하나도 먹어보지 못하고 뽑아 버린 열무.

5울 20일 이웃들이 심어 놓은 열무가 보기 좋게들 자랐다.

옆지기가 작년에 김치파동으로 김장김치를 많이 담지못해 김치가 다 떨어졌다하여 우리도 열무를 심기로 했다.

서둘러 열무종자를 구입하여 대충 대충 씨를 뿌렸다.이까이꺼 이것은 잘 자라겠지 무슨 특별한 수 있겠어........

새싹은 잘 올라왔다.그리고 잘 성장하는 것 같았다.잡초 제거도 충실히 했다.

"그래 바로 먹을 것이니까.비료도 주지말고 농약도 치지말자"

그러나 3주가 지난 열무밭은 진딧물 천국이요,이름 모를 벌래들이 잎사귀를 다 뜯어 먹고,영양상태가 좋지않아 그런지 잎사귀가 누렇게 퇴색되어 시들 시들 말라죽고 있었다.

아! 영양제라도 한번쳐으면 이러하지 않았을텐데........

죄없는 열무만 뽑아 밭두렁에 내동이 쳤다.

 3. 참깨씨앗을 3번 파종하다.

5울14일 지금이 참깨씨앗 파종의 적기라고 이웃들이 참깨종자 파종에 야단 법석이다.

종자도 준비되지 않았으니 참깨농사를 접어야 되겠구나 마음 먹었으나 이웃어르신께서 파종후 종자가 많이 남았다고 한 번 심어 보라한다.

종자를 건내 주시며 하시는 말씀 "지금은 봄 가뭄이 심하니 비닐을 씨우고 구멍을 촘촘히 뚫고 물을 훔뿍주고 씨앗을 2-3개씩 넣고 흙은 약간씩만 덮어주라."심는 요령도 가르쳐 주신다.

그러나 준비해간 비닐필름도 없고하여 그냥 밭에 직파했다.

가뭄은 계속되었고 옆집 새싹은 다 올라 왔지만 우리 것은 나오지 않았다.

다음 주말 그 다음 주말에도 나는 참깨종자를 파종해야만 했다.

 4.무지로 거덜난 고추.

5월 14일 다락골 농장으로 새�바람을 마시며 달렸다.

오늘은 고추 심기로 한 날.

지난주에 골 간격을 70센티로 퇴비도 많이 넣고,종묘상에서 좋다고 하는 유황제제도 집어 넣고 진딧물약이라는 코니도 입제도 집어 넣고 고추전용 복합비료라는 것도 집어 넣어 흰색 비닐로 멀칭을 해둔 상태였다.

현지에서 고추육묘를 하시는 분께 미리 부탁해둔 고추 육묘 500그루를 한 그루에 150원씩 계산하고 가지고 왔다.

그루간격을 30센티 유지하며 구멍을 뚫고 한 그루 한 그루씩 정성을 다해 심었다.헛골에는 벼짚도 깔았다.정말 정성을 다해 거름도 주고 농약도 쳤다.

풋고추가 제법 많이 달렸다.

그런데 어느때쯤인가부터 고추나무가 한 그루 한 그루씩 시들어 갔다.

걱정이 되 이웃어른께 물어보니 작년에 담배 심은 밭이라 담배와의 연작으로 인한 것일꺼라며 그냥놔 두었다가 풋고추라도 따 먹으란다.그런줄로만 알았다.

장마는 시작되었고 고추는 이제 여기 저기서 시들어간다.보다 못해 몇그루를 뽑아 관찰해 보니 뿌리 위쪽부분에 곰팡이 비슷한게 보이는 것도 있고 어느것은 그 부분이 썩어 들어가 있었다.

아! 이것이 그 무섭다는 고추 역병인 것을 고추농사가 다 끝나가는 무렵에서야 알았다.

500그루심어 건 고추 수확 20여근............

 5.까치 배만 불여준 검은콩.

다락골에는 서리태가 잘 된다 한다.

모든 이웃들이 서리태를 많이 심는다.

5월 27일 참깨를 파종하여 싹이 나오지 않는 곳과 콩 심으려 미리 준비 해둔 곳에 서리태를 심었다.

너무 빨리도 심었다.나중에 알아보니 파종 적기는 노지 직파는 6월 15일 전후, 포트파종후 옮겨심기는 6월 25일 전후란다.

주말마다 가 보면 싹은 올라오고 있는데 그것들을 까치들이 다 파먹고 있었다.

다락골 농장이 산끝자락에 위치한 관계로 까치.콩새등 조류들이 많이 서식한다.

파 먹으면 또 심고, 파 먹으면 또 심고.

3주동안 까치와의 전쟁은 계속되었다.

하다못해 허수아비도 세우고 반짝거리는 줄도 매달고 야단 법석을 떨었다.

그러는동안 콩은 계속 성장하고.....

파종주기가 서로 달라 키가 커버린것부터 이제 땅속에서 얼굴을 드리미는것까지 아주 제 각각이다.이러다보니 관리가 제대로 될 수가 있겠는가.키가 너무 커 버려 쓰러지는 놈 ,그루와 그루사이에 끼여 성장이 잘 되지않은 놈 등........

포트에 파종하여 적기에 옮겨심기만 했어도 이런 허튼 고생을 하지않았을텐데.

그래도 다행인 건 곧은터를 알고 난 후 톱다리허리노린제 방제는 성공하여 만족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의 수확은 거둘 수 있었다.

 6.과욕으로 망쳐버린 김장채소.

8월에 "곧은터 사람들"을 만났다.

솔매님의 김장채소에 관한 글을 읽고  또 읽었다.

8월27일 봄철에 실폐한 감자밭의 멀칭비닐을 벗겨내고 관리기를 임대하여 충분히 석회도 뿌리고 완숙퇴비도 집어넣고 복합비료도 넣고 붕사도 집어넣고 경운하였다.무우는 농협에서 구입한 청운무를 한 구멍에 2-3개씩 직파했다.9월2일 갈아논 밭에 둑을 키우며 비닐 멀칭을 했다.

"붉은 작물이 흥하면 푸른 작물이 망하고,붉은 작물이 망하면 푸른 작물이 흥하다'했던가.

지루한 장마로 고추밭은 역병등 병충해로 절단나고 모두들 배추 심으려 난리다.

종묘상마다 배추육묘가 동이 났다한다.(충남 당진읍)

애쓴 보람이 있어 어렵게 120포트 3판을 구입했다.

9월3일 곧은터에서 배운대로 옮겨심고 물도 충분히 주었다.충해를 예방하기 위해 농약도 살포했다.

처음부터 두번째주까진 생육상태가 아주 좋았다.활착율이 100%에 가까워다.

무우씨도 발아가 잘 되어 한구멍에 한포기씩 속아주기도 마쳤다.

욕심이 과 했던가.

옮겨심기한후 2주가되어가는 9월10일 채소밭에 요소비료를 물에 희석시켜 살포했다.거기에다 배추와 배추사이에 구멍을 뚫고 요소비료를 한 움큼씩 시비했다.

무밭도 그리했다.1주일간의 시간은 참으로 긴 것만 같았다.

배추 ,무가 잘 성장하고 있겠지.설레이는 마음으로 빨리 눈으로 확인하고파,9월16일 토요일 일 마치기가  무섭게 옆지기와 서둘러 다락골에 왔다.

처참했다.성장이 덜 된상태에서 과다한 비료 살포로 반 정도가 잎이 타 들어가고 ,오므라들고,죽어가고 있었다.서둘러 뽑아 내고 종묘상에 들려 모종을 다시구입해 심었지만 적기를 놓쳐버린 배추의 정상적인 성장은 끝까지 이루어 지지 않았다.무도 문제가 발생했다.김장채소는 물을 충분히 공급해 주어야되는 줄 알고 배추밭에 물을 줄때면 항상 무밭에도 물을 훔뿍 주었다.(주말마다)

그런 상태가 지속되는동안 성장을 거듭할수록 무는 껍질이 갈라지고 썩어 들어갔다.

이웃어르신 "무가 똥무�네" 하신다.

비료치는 시기만 2주정도만 늣추었어도......

나에겐 소중한 실패의 기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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