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법의 차이 하나에 승패가 갈렸습니다.
그 차이는 컸습니다.
어느 농가는 홍고추를 하나도 수확해보지 못하고 고추농사를 망친 반면,
어느 농가는 다수확 하여 목돈을 거머쥐었습니다.
이번 다음카페"다락골사랑"충청지역사랑방 모임에서 콧털님이 들려주신 보석 같은 농사지혜를 공유합니다.
참고로 콧털님은 귀농하여 일체의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직접 유기농자재를 만들어 이 세상 최고의 오미자를 재배하고 계십니다.

 

1.고추농사의 최대의 적 탄저병을 이겨내는 방법.

 지난해 고추농사는 무척 힘들었습니다.
불순한 일기 탓에 특히 고추재배에 치명적인 탄저병이 창궐하여 고추농사를 망친 농가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같은 마을, 즉 같은 재배환경에서 똑같은 약재를 사용하고도
어느 농가는 고추농사를 망친 반면 어느 농가는 다수확을 거둬 높은 수익을 일궈냈습니다.
그럼 이 두 농가의 차이는 무엇 이였을까요?
결론은 농사짓는 방법의 차이였습니다.
모두들 잘 알고 계시다시피 탄저병은 빗물을 통해 감염됩니다.
그러므로 하우스나 비가림시설로 고추를 재배할 경우 탄저병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빗물을 통해 옮겨와 고춧잎, 줄기, 열매에 침투해있던 탄저균은 비가 그치면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갑니다.
지난해 고추농사를 망쳤던 대부분의 농가에서는 빗물이 마르고 병의 징후가 나타날 때 쯤 약제를 살포했을 것입니다.
이 시기는 벌써 탄저균이 퍼져나갈 대로 펴져나간 뒤여서 손을 써도 별반 소용이 없던 시기입니다.
허망하게 당한 꼴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다수확으로 큰 재미를 본 농가에서는 대처하는 방법이 달랐습니다.
비가 올 때마다 미리 약통에 약제를 준비하고 대기하다가
비가 그칠 무렵,
약제를 살포하여 잎, 줄기, 열매에 침투해 있던 탄저균을 집중 세척, 살균하여 탄저균을 몰아냈습니다.
이때 친환경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농가에선 미생물제제살균제, 식초(20L한 말에 식초 150ml), 목초액을 사용했고

관행농법으로 농사를 짓던 농가에선 탄저병방제에 적용되는 약제(살균제,다이센M-45 등)가 사용되었습니다.
비가 그치면 바로 살포했고
비가 온 뒤에는 꼭 추가 살포했습니다.
땀을 흘린 만큼 대가가 따르는 것이 농사입니다.
농사는 정직합니다.
참고로 황토유황을 5일주기로 연속 살포하거나, 식초를 4일 간격으로 연속 살포하면 탄저병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2.고추재배중에 양분을 공급하는 요령(교대기 처리요령)
 고추농사에 있어 다수확의 비결은 한 번이라도 더 고추를 수확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농가에선 서리피해를 피하기 위해 이중으로 터널을 만들어 고추를 재배하기도 합니다.
작물재배에 가장 중요한 일중 하나는
적절한 시기에 알맞은 양분을 공급하는 일입니다.
과일나무재배 중 7-8월 열매가 크는 시기에 신초(새로 발생한 줄기나 잎)가 발생하여 성장하는 것은
잘못된 영양공급의 결과입니다.
작물은 꽃을 피우기 전까지는 에너지를 자기 몸을 키우는데 집중합니다.
이를 영양생장이라고 합니다.
영양생장이 끝나면 꽃과 열매를 맺기 위해 생식생장을 시작하는데 이때는 꽃과 열매를 만드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밭에 아주심기 후 초기 영양공급은 작물의 키가 빨리 클 수 있게 질소위주로 양분을 공급하고 꽃이 필 때는 인산, 열매가 달리면 칼슘과 가리 위주로 양분을 공급해주어야 합니다.

 

3. 석회유황과 황토유황의 쓰임새와 차이
둘 다 균을 죽이는 살균제입니다.(벌레를 방제하기위해서는 기계유제를 사용)
석회유황은 잎이 떨어진 후 새순이 피기 전 동절기에 사용하고 황토유황은 그 후에 사용합니다.
석회유황은 껍질속과 땅속(약 5CM정도)에 충분히 스며들 수 있게 흠뻑 살포해야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수박 겉핥기식으로 살포하면 효과를 볼 수 없음)
황토유황20L(한 말)은 물 500L(스무 닷 말)에 섞어 사용할 수 있습니다.

 

4. 버드나무차에 대해 알고 계십니까?
봄의 전령사 버드나무
춘삼월 버드나무 줄기 끝에 푸른빛이 돌기 시작할 무렵,
끝에서 20CM쯤 잘라내 잘게 분쇄하여 물에 담가 우려낸 물(버드나무차)에

삽목(꺾꽂이)을 할 때 삽수를 담가 사용하면 훌륭한 발근제로 손색이 없고 식물의 영양제로 효능이 우수합니다.

 

이외에도 왕겨보카시농, 현미아미노산농법 등 현제 유행하는 유기농법의 흐름도 집어주신
콧털님께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퀴즈 하나 드립니다.
호박을 재배할 때는 다른 작물과 멀리 떨어져 재배하는 것이 좋다.
1.  맞다                   2. 틀리다

출처 : 다락골사랑
글쓴이 : 누촌애(김영수) 원글보기
메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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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싯적
방학 때면 뭍에서 공부하던 형이 들려주던 기타반주에 어울려 형제들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그 모습이 너무 좋습니다.
기타 치는 형이 부럽기도 했고요.
이번 설 명절 때 받은 세뱃돈을 모아 아들 녀석이 기타를 사왔습니다.
열심히 배워보라고 학원에 등록시켜주었습니다.
덩달아 딸아이도 좋아합니다.
1년 재수했던 아들 녀석이 천안에 있는 한국기술교육대학 건축공학과에 합격했습니다.
상향 지원했던 곳이라, 내심 불안했었습니다.
대입원서를 낸 곳 모두 합격했는데,이곳에 보내기로 결정했습니다.
등록금도 다른 대학에 비해 반값이고 기숙사 시설도 잘 갖추어졌다해 한시름 덜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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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설날

 

훈훈한 마음들이 모여
용기를 북돋우고 서로를 위로하는 자리.
비록 날은 궂었어도 감싸주고 힘을 실어주는 모습들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같이 있어 행복했습니다.

 

 

 

 

 

 한 해 동안 포근했습니다.

 

 

해마다 한 해 농사는
떨어진 은행열매를 주어모아 겉껍질을 제거하는 것으로 마무리합니다.
쏟는 노력에 비해 대가가 하찮은 일입니다.
또한 손도 많이 가는 굳은 일이기도 합니다.
어느 핸가?
겉껍질을 벗기지 않은 채 다락골에서 포대자루에 그냥 주워 담아온 은행열매를 아파트 베란다에서 껍질을 제거하려다 주민들의 신고로 혼 줄이 난 적도 있습니다.
구린 냄새 때문에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이른 아침
다락골로 오는 길에서
비닐비료포대로 한가마니씩만 채워 겉껍질을 벗겨오자고 옆지기와 약속했습니다만
논도랑에 떨어져 뒹구는 은행열매가 눈에 밟혀  주워 담는 일에서 미련을 쉽게 떨쳐내지 못했습니다.
대학 가는 일을 1년 동안 미루고 재수했던 아들 녀석과 이웃집총각이 힘을 합칩니다.
두해 전에 겉껍질을 벗겨내는 은행탈피기를 장만해 한결 일은 수월합니다.

 

 

추위가 코앞까지 닥쳤는데

이웃들의 밭뙈기엔 팔리지못한 배추들이 수두룩합니다.

 

 

 

 

파종시기가 늦어 여태껏 수확을 미뤘던 콜라비중에서
실한 것만 골라 수확하고 나머지는 볏짚으로 감싸 보온용 비닐을 덮어줍니다.
겨울추위를 이겨내고 씨앗을 채취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씨마늘로 쓸 주아를 아주심기하고

 

 

 


얼어 썩기 쉬운 종근들은 손질하여 땅에 파묻고 씨앗으로 쓸 것들은 따로 갈무리합니다.

 

 

매화꽃봉우리가 봉긋합니다.
겨울동안 충분하게 양분을 축적하여 이듬해 꽃이 충실하고 열매가 많이 달리게 하기 위해 거름을 주고 햇볕이 품속까지 스며드는데 방해되는 가지들은 잘라냅니다.

 


다락골 쉼터를 겨우내 비워야하는 염려 때문에  챙기고  더 보살핍니다.
보일러실배관과 수도배관에 동파방지용열선을 둘둘 감싸고 양변기에 고인 물을 빼냅니다.
스며드는 외풍을 차단하기위해 유리 창틀마다 특수비닐도 붙입니다.
집안으로 연결된 수도관의 밸브를 잠그는 것으로 월동준비를 마칩니다.

 


아프지 말고
잘 이겨내서 봄에 다시 봅시다.
한 해 동안 포근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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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이 깊어갑니다.

 

 

10월의 끝자락
감기몸살로 허둥지둥하는 사이 10월이 훌쩍 달아납니다.
노란은행잎이 수북이 쌓은 다락골엔 가을이 발밑까지 파고들었습니다.

 

 


두주 전에 석회비료를 시비했던 곳에
생육과정에서 은근히 거름기를 밝히는 마늘의 특성을 감안해 잘 썩은 퇴비에 유황가루를 섞어 뿌리고 관리기로 마늘밭을 일굽니다.

 

 

 

 

씨 마늘로 추위에 강하다는  케나다 마늘 3접과 주아를 키운 통마늘300여개 그리고 토종육족마늘 두 접을 준비했습니다.
재배과정에선 약제사용을 철저하게 금하고 있는 터라 종자소독은 세심하게 다룹니다.

 

 

 

꾸민 두둑위에
투명비닐을 씌워야 될지?
아니면 검정비닐을 씌워야 될지?
헷갈릴 때가 종종 생깁니다.
학창시절 고교시절까진 교복을 착용했었습니다.
하절기엔 흰색계통을 동절기에 검정색계통을 주로 입었습니다.
흰색 옷은 빛을 반사시켜 시원하고 검은색 옷은 빛을 흡수시켜 따뜻할 거라는 뇌리에 박힌 고정관념 때문에 농사를 시작하고 나서부턴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
빛을 흡수해 지온이 높아질 거라 섣불리 생각하고 이른 봄에 검정비닐로 멀칭하고 옮겨 심었던 작두콩은 지온이 오르지 않아 성장은 더디기만 했고,

늦은 봄 흰색비닐로 멀칭하고 옮겨 심었던 야콘은  뜨거운 비닐 속 열기를 이겨내지 못하고  여름철 내내 비실비실 기력을 상실했었습니다.

 

 

 

뜨거운 여름날
나무 그늘 밑은 시원합니다.
뜨거운 태양의 열기를 나뭇잎이 흡수해 밑이 선선한 것처럼
검정비닐은 빛을 흡수만하고 투과하지 못해 검정비닐로 두둑을 멀칭하면 비닐 속 땅의 온도는 쉽게 상승하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봄철에 활발하게 성장하는 작물들은 빛이 투과되어 지온상승을 유발하는 투명비닐로 멀칭하는 것이 좋습니다.

 

 

 


욕심을 부려 양파 밭을 키웠습니다.
추위에 약한 양파는 다락골에선 많이 재배되지 않는 작물입니다.
그 동안  양파농사도 신통치 못했습니다.
올해는 포기할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를 통해 나눔 받은 '강원1호 텐신황'이란 양파품종이 내한성이 강하다고 해 기대가 큽니다.
모종채취과정에서 손실된 뿌리와 줄기의 비율을 맞추기 위해 일정부분 줄기를 잘라내고 아주심기 합니다.
생육과정을 비교하기위해 서대산애플님이 키운 따뜻한 지방에서 잘 자라는 양파모종도 함께 옮겨 심습니다.

 

 

 

 

 

아주심기를 끝낸 양파와 마늘밭에 물을 흠뻑 뿌립니다.
이식과정에서 생긴 작은 틈새를 메워 뿌리를 잘 내리게 하기 위함입니다.

 

 

 

파종 적기를 놓친 콜라비만 빼고
김장채소의 작황은 어느것 하나 나무랄 데 없이 좋습니다.
당장 김장해도 될 만큼 속고갱이가 꽉 들어찼습니다.
약제사용 없이 키운 것들이라 더욱 대견스럽습니다.

 

 

배추대란이 또 다시 터질 것 같습니다.
물량부족으로 값이 치솟았던 지난해 배추대란과는 딴판으로 올해는 가격폭락이 우려됩니다.
다락골를 찾은 밭떼기 장사치들은
한 포기에 500원에도 속이 꽉 찬 배추를 거들떠보지 않는다며 이웃들은 속상해합니다.
암울한 현실입니다.
땀 흘려 키운 품삯은 고사하고 모종 값이라도 건질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생강을 수확할 때는 허리를 꾸부리고 뽑아야돼유!
그렇게 쪼그리고 앉아서 뽑으면 생강이 조각나 값어치가 떨어져유!
아줌마처럼 그렇게 일하면 품삯 한 푼 안쳐주니 그리 알아유!"
쪼그리고 앉아 토종생강을 수확하는 옆지기의 모습이 성미가 거슬렀는지
마실 오신 이웃할머니가 직접 밭에 들어와 생강을 수확하는 시범을 보입니다.
허리 굽힌 자세로 생강대를 잡고 잡아당기니 신기할 만큼 상처 하나 없이 쑥쑥 뽑힙니다.
지난해 심었던 중국산생강에 비해 향이 훨씬 진합니다.

 

 

된서리를 맞아 잎이 누렇게 퇴색된 울금만 밭뙈기에 우둑 커니 남았습니다.
그루터기에 남은 양분까지 알뿌리에 차곡차곡 채우기 위해 스러져 가는 가을햇살이 비춥니다.
가을이 깊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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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한 가을입니다.

 

 

가을빛이 완연합니다.
한층 얇아진 가을날 하루하루가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샛노랗게 물든 둥근마밭에도 가을햇살이 다사롭습니다.

 

 

고구마를 수확합니다.
길을 떠나기 전부터 고구마 수확에 대한 기대감에 가슴이 조마조마했습니다.
사방에 자랑해 놓고 밑이 들지 않았으면 어떠하지?
불안감도 많았습니다.
남보다 일찍 황금고구마와 호박고구마를 한 골씩 내다심었습니다.
고라니가 나타나기 전만해도 작황은 좋았습니다.
장마가 시작될 무렵부터 제집 드나들듯 드나들며 고라니는 고구마순과 줄기를 송두리째 집어삼켰고 심지어 땅 속 줄기까지 파 해쳤습니다.
참다못해 밭뙈기주변을 빙 둘러 오잇그물망을 치고 나서야 약탈행위는 수그러졌습니다.
수확시기를 가름하기위해 지난 2주전, 실험 삼아 서너포기를 수확했었습니다.
그 때만해도  잔챙이가 많이 섞어 나와 마음 한구석이 씁쓸했습니다.
줄기를 걷어 내고 멀칭비닐을 벗깁니다.
황금 고구마 씨를 나눠달라며 마실 오신 이웃집할머니가 고구마 밑은 잘 들었나?
궁금하시다며 호미를 챙겨 일을 거듭니다.

 

 

"실하게 잘 들었시유!
일찍 심어서 그런가봐유!
늦게 심은 우덜은 순만 무성했지 몇 개 달리지 않았구먼유!"


고만고만하게 밑이 잘 들었습니다.
호박고구마보다 황금고구마가 훨씬 더 실합니다.
고구마는 모종을 일찍 내다 심고 서리가 내릴 때쯤 기다렸다 수확하는 것이 다수확의 비결인 것 같습니다.
크기에 따라  선별한 고구마는 종이상자에 담아 숙성시킵니다.

 


밤 기온이 서늘합니다.
10월말쯤 아주심기 할 마늘 종구를 손질합니다.
꽤나 비싼 가격으로 구입한 케나다산 씨마늘입니다.
재래종마늘에 비해 껍질이 희고 알이 훨씬 굵습니다.
한 통이 보통 4쪽에서 6쪽으로 나뉩니다.
만져보고, 벗겨보고, 눌러보고......,
세심하게 살펴 상처가 나지 않고 단단하게 여문 것만 골라 씨마늘을 준비합니다.

 

 

마늘을 심을 들깨를 베어낸 자리에 미리 석회비료를 뿌립니다.

 

 

박무가 얇게 드리웠습니다.
이슬이 마르기 전에 들깨를 타작하기위해 이른 아침부터 서두릅니다.
땅바닥에 포장을 펼치고 깻단을 옮겨와 몽둥이로 두들겨 우격다짐하듯 털어냅니다.
들깨 타작은 이슬이 마르기 전에 해야 깻단에서 꼬투리가 떨어지지 않아 뒤걷이가 편합니다.
티끌을 골라내는 마지막 뒤걷이는 이웃할머니의 손을 빌립니다.
체로 쳐 티를 골라낸 후 키로 까불어 쭉정이를 날려 보냅니다.

 


"깨알이 실하게 잘 여물었시유!
알도 크고 때깔도 좋고…….
들깨는 설익으면 붉은 빛이 돌아유!
이것처럼 거무스름해야 잘 여문 것이구먼유!"

 

 

정을 나눕니다.
수확한 알곡 대신 이웃들이 수확한 물건들로 승용차를 채웁니다.
이 작은 노력을 여러 사람들이 고마워합니다.
도시 주변의 이웃들은 질 좋은 농산물을 싼 값에 구입할 수 있어 흐뭇해하고 다락골 이웃들은 생산과 동시에 제 값 받고 물건을 판매할 수 있어 기뻐합니다.

 

 

풍성한 가을입니다.
한 때는 일이 힘겨워 내평개칠까 생각도 했습니다.
소소한 일에도 쉽게 화를 내고 사소한 일에 지나치게 흥분했습니다.
작은 손해나 피해도 그냥 참고 지나치질 못했습니다.
잘못된 생각으로 인한 옹졸하고 편협한 편견 때문에 저는 도무지 저 자신을 설득시킬 수 없을때도 있었습니다.
별것도 아닌 일에 상처를 받았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고 믿어주는 것이 사랑인데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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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입니다.

 

 

가을소리가 밀려듭니다.
귀가 먹먹해질 만큼 목청을 높였던 매미소리는 힘을 잃고 산새 울음소리가 청아합니다.
은행열매가 양철지붕위로 떨어지는 소리
구성지게 울려 퍼지는 풀벌레의 울음소리…….
세상사는 이야기가  다르듯 때론 잔잔하게 때론 거칠게 귓가에 맴돕니다.
가을이 오롯이 담겼습니다.

 

 

들깨향기가 콧속까지 파고듭니다.
가을은 이렇게 밀려들고 있습니다.
헤프게 핀 참취꽃이 풍성합니다.

 

 

햇볕이 보약입니다.
2주 동안 자리를 비운 채마밭은 푸름 일색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기온 차에 따라 차츰 윤기를 잃어가는 다른 작물과 달리 김장채소는 생기가 넘칩니다.
밭을 갈고 씨를 뿌려  힘껏 가꾸는척해도 투명한 햇살과 적당한 바람과 때맞추어 내리는 비가 없다면 어림도 없는 일입니다.

 


배추밭을 서성거리는 배추흰나비가 눈에 거슬립니다.
배추흰나비는 날아다니면서 배추한포기당 하나씩만 알을 까기 때문에 넓은 범위에서 피해가 발생합니다.
이 배추흰나비를 배추에 접근하지 못하게 관리하는 것이 배추벌레의 피해를 줄이는 기름길 입니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고
너풀너풀 날아서 도망치는 녀석을 끝내 잡지 못했습니다.

 

 

똑같은 풍경을 사진에 담아도
사진 찍는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서있는 자리가 다르면 보이는 풍경이 다릅니다.
농사짓는 방법도 그런 것 같습니다.
큰 틀에선 같아 보여도 작은 틀에선 개개인의 특성이 고스란히 나타납니다.
경험에서 터득한 자기만의 노하우라 할까!

 

 

작물을 재배할 때는 물과 양분을 적정하게 주어야 정상적은 성장이 이뤄집니다.
부족하거나 남아돌 땐 해를 끼칩니다.
김장배추는 초기생육이 좋아야 속이 꽉 찹니다.

 

 

배추통을 키웁니다.

햇볕이 골고루 스며들게 배추품을 벌려줍니다.

지난해까진 배추통을 키우기위해 배추품을 양손으로 벌려주었는데 올핸부터 적당하게 수압을 조절해 물주기를 겸해 실시하니

일도 휠씬 편하고  일손도 많이 절약됩니다.

작물의 물주기는 해질 무렵이 좋습니다.
배추도 마찬가집니다.
낮에는 햇살을 받아 열심히 일을 해서 양분을 축적시키고 밤이 되면 수분을 흡수하며 기력을 회복합니다.
또한 배추에 물을 주는 것은 수분 공급, 뿐만 아니라 흙 속에 공기가 스며들게하고 아울러 거름의 농도를 조절하는데 있습니다.
보통 1주일 간격으로 물을 주는데 물을 줄때는  마음껏 목을 축일 수 있게 흠뻑 뿌려줍니다.

 

 

 

 

보라색 보르도무가 제법 통통해졌습니다.
무는 재배 중에 비료를 잘못주면 껍질표면이 갈라지고 무맛도 매워져 사용할 땐 신중해야합니다.

 

 

둥근마, 생강…….
알뿌리에 살이 차오르는 철입니다.
9월중에 적절하게 수분을 관리해야 밑이 실하게 든 알뿌리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마른 가을바람에 목마르지 않게 물을 뿌려줍니다.

 

 

양파모종이 배게 돋았습니다.
소일삼아 마누라 세치 뽑아주듯
모종 하나하나 들춰가며 너무 배게 돋아난 것, 허약한 것을 골라 솎아내고 부족한 양분을 보충해줍니다.
결이 부드럽고 곱습니다.

 

 

가지엔 단맛이 진해졌습니다.

 

 

3주동안 발효시켜 만든 흑마늘입니다.

맑은 공기속에서 2주동안 숙성과정을 걸칩니다.

 

 

밭두렁에 있는 산초나무에서 열매를 채취해와 설탕과 버무려 효소단지도 채웁니다.

 

 

지난해 이른 봄 참나무토막에 버섯종균을 넣었습니다.
물을 주기도 하고 뒤집어 쌓고 틈틈이 보살폈습니다.
재배지침서에는 올가을부턴 버섯구경을 할 수 있다했는데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입니다.
버섯이 나와야 할 때 고개를 내밀지 않으면 표고목을 넘어뜨리려 다시 일으켜 세우거나
망치로 표고목을 두들겨야한다는 경험자들의 조언에 표고목을 넘어뜨려 다시 세우고 망치로 참나무를 두들깁니다.
낮과 밤의 기온차가 10도 이상 크게 차이가 날 때 버섯이 발생하는 품종도 있습니다만
표고버섯이 발생하기위해서는 표고목을 쓰러뜨리거나 망치로 두들겨 외부충격을 가해야 잠자는 버섯종균을 깨울 수 있답니다.
망치로 충격을 가하기전엔 표고목을 충분히 물에 적셨습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조금 더 기다려주고 믿어주는 것입니다.

 

 

갈바람이 선선합니다.
일하기엔 좋지만 왠지 아쉽습니다.
터뜨려야  할 것들이 아직 많은데 벌써 가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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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성하고 즐거운 추석 명절 되시기를…….

 

 

따사로운 햇살이 고맙기만 합니다.
떠났던 애인이 돌아온 것 같습니다.
초가을 들판이 생기가 넘칩니다.
늦더위가 달가운 건 아니지만 이삭을 실하게 하는  것이라면
더위쯤이야.......!

 


개똥쑥 꽃향기가 은은하게 스며듭니다.
끌리게 하는 묘한 향입니다.
잘 익은 황매실로 담아놓은 효소 단지에서 풍기는 향기를 닮았습니다.

 

 

 

 

집집마다 배추밭 가운데에 커다란 함지를 옮겨와 그곳에 물을 채워두고 배추 골에 물을 주는 모습들이 심심찮게 목격됩니다.
한 주전에 내다심었던 배추모종들이 목말라합니다.
"아저씨가 오시니까, 배차가 두 배는 큰 것 같구먼유!"
자기가 돌봐 행여 잘못되진 않을까?
하는 염려에 남의 밭엔 물 한 번 주지 못하는 순박한 이웃할머니가 하룻밤 새 쑥쑥 자란 배추들을 보며 자기 일처럼 좋아라합니다.
여름 내내 비도 흔하더니
정작 필요할 땐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다는 할머니의 넋두리는 이어집니다.

 

 

튼실한 무를  하나씩만 남기고 솎아내고 북북 흙을 긁어 올려 북주기도 합니다.

 

 

파종한지 2주째 되는 양파모종입니다.
추운지방에서도  잘 자란다고 해 기대가 큽니다.

 

 

 

 

 


공기가 바뀌자

여름 내내 속을 태웠던 잡초의 집요함도 많이 누그러졌습니다.
잡초들을 내치려고  그동안 미뤘던 어성초를 수확해 효소를 담습니다.
솎아주기도 할 겸 뿌리째로 뽑아냅니다.
어성초 특유의 비릿한 냄새가 금세 후각을 마비시킵니다.

 

 

쉼터 뒷산 위로 슬며시 추석달이 떠올랐습니다.
둥근 저 달을 남쪽 섬마을 고향 하늘에서 맞이하겠지요.
추석이 코앞입니다.
풍성하고 즐거운 추석 명절 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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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골 가을맞이

 

 

다락골에도 가을이 성큼 내려왔습니다.
여름 내내 요란하게 흐르던 또랑물 소리도 많이 깊어졌습니다.
하늘에 비친 가을이 아름답습니다.
짝을 지여 비행하는 고추잠자리 때도 장관입니다.

 

 

마른고추 한 근에 2만원도 넘는다는데
고추를 많이 심는 다락골 이웃들의 낯빛은 어둡기만합니다.
불순한 기후 탓에 대부분 일찌감치 고추농사를 포기해버렸습니다.
고춧대를 뽑아내고 대신 심은 들깨가 밭뙈기마다 넘쳐 납니다.
"붉은 고추농사가 망하면 푸른 배추농사가 흥한다!"던 이웃집 할머니의 푸념처럼 다락골엔 김장배추를 심는 밭이 많이 늘었습니다.
추위가 일찍 찾아온 지난해엔  속이 덜 찬 배추가 많이 발생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웃들의 배추모종을 내다심는 시기가 일주일쯤 앞당겨졌습니다.

 

 

김장김치를 담을 때 쓸 배추모종을 내다심습니다.
주말농사꾼에겐 제일 큰 농사입니다.

 

 

21일 동안 베란다에서 키운 배추모종입니다.
씨앗을 육묘상자에 넣은 후 열흘 이상 햇빛을 보지 못해 주인의 애간장을 태우게 한 장본인입니다.
그런 대로 웃자라지 않고 튼튼하게 뿌리를 내렸습니다.
성심을 다해 보살폈습니다만 육묘 후기동안 계속된 쨍한 햇살엔 견줄 수 없습니다.
햇볕이 고맙고 바람이 고맙습니다.

 


여태껏 김장배추모종을 내다심을 때마다 일종의 의식을 치르듯 하는 일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그 하나는 모종을 소독해 내다심는 것이고 또 하나는 배춧골에 한랭사를 씌우는 일입니다.

배추모종을 아주심기 전에 소독을 철저히 하는 것은
뿌리혹병이나 뿌리마름병 등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재배과정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에 미리 대비하기 위함입니다.
"미리카트"라는 약제를 사용설명서에 따라 물과 잘 섞어 만든 혼합물에 육묘상자를 통째로 집어넣고 한 시간쯤 담가두었다가 꺼내 아주심기 합니다.

 

 

 

 


포기와 포기 사이는 40cm 간격으로 지표면과  나란하게 흙 높이를 맞춰 흙을 채웁니다.
뜨거운 대낮에 햇볕에 달궈진 멀칭비닐로 인해 잎사귀의 손상을 방지하기위해 모종 잎이 멀칭비닐에 직접 닿지 않게 세심하게 매만집니다.

 

 

일손이 달린다고
함께 오셔서 거들어주신 마음씨가 고맙습니다.
몸으로 직접 느낀 가을맞이가 흐뭇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서로 익숙해서 짜릿한 맛은 덜하겠지만, 밤새 무슨 할 이야기가 그리 많은지?
기다리지 못하고 풀벌레가 들려주는 자장가 소리에서 꾀여 잠에 빠졌습니다.

 

 

눈을 뜨자마자 달려간 배추밭에서 그만 분통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자연과 공생한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수틀리는 일이 있을 때마다 순간을 인내하지 못하고 
저 혼자 잘 먹고 잘 사려고  자기 스스로 만든 틀에  오늘도 갇혀버렸습니다.
어제 저녁 늦게  아주심기를 마쳤던 배추모종 서너 개를 밤새 귀뚜라미 녀석들이  밉살맞게  절단 냈습니다.
가차 없이 처단했지만 씁쓸합니다.

 

 


지키기 위해
아니 빼앗기기 싫어 배춧골에 한랭사를 씌웁니다.
주춧돌이 잘못 놓이면 되돌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주인이 자리를 비운 동안 속수무책으로 당할 것만 같아 단단히 대비했습니다.

만약 한랭사 안에서 벌레들이 서식한다면 그 벌레들에겐 최상의 안식처가 되는 것은 불보듯 뻔한 일입니다.
물로 멀칭비닐 위의 흙을 씻어내 벌레들의 서식지를 제거하고 모기장처럼 생긴 한랭사를 씌워 벌레들의 접근을 차단시킵니다.

 

 

맛보기로 수확한 고구마가 땅속 깊이 박혔습니다.
자신의 몸뚱이를 보호하려 얼지 않는 땅속 깊이 뿌리는 내린 고구마를 보고  겨울 추위를 가름했다는 조상들의 지혜를 엿봅니다.
거스르고 싶지 않지만 올 겨울은 따듯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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