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요리사 에가와 히로시(江川ひろし)
  • 제철 재료를 사용한 정성스런 가이세키(懷石·고급 일식 정식)로‘미슐랭 가이드 도쿄’에서 별 하나를 받은 긴자의 레스토랑‘토요다(とよだ·03-5568-5822)’주방에선 매일 오후 고소한 메밀 향기가 난다. 요리사 에가와 히로시(江川ひろし)는 싱싱한 메밀국수를 위해 하루도 빠지지 않고 국수를 뽑는다.

    샘표식품이 운영하는 요리학교‘지미원’에서 이 회사 연구원 및 가부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가진‘소바(そば·메밀국수)의 달인’에가와씨를 21일 만나 소바의 참 맛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소바’는 메밀이란 뜻이지만, 메밀국수라는 뜻으로도 사용된다.

     

  • ▲ 조선영상미디어 김승완 기자 wanfoto@chosun.com
  • ▲ 직접 찾아가 본 소바 레스토랑을 꼼꼼히 정리한 에가와씨의 공책.
  • -매일 직접 국수를 뽑는 이유가 있나요.

    “소바는 향으로 먹는 면입니다. 정말 맛있는 메밀국수는 장이 필요 없을 정도로 고소하지요. 아무리좋은 메밀가루를 준비해도 반죽할 때 온도나 농도가 맞지 않으면 향이 사라져버려요. 품질 좋기로 유명한 야마가타(山形)현에서 공수한 메밀가루에 물을 넣고 반죽하기 시작하면 고소한 향과 함께 연한녹색이 나기 시작해요. 이 때가 제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순간입니다.”

    -소바를 많이 사먹어 봤지만, 그 향을 느꼈던 경우는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사람들이 저에게‘메밀의 향을 표현해달라’고 부탁하면 저는 언제나‘메밀의 향은 메밀의 향일뿐’이라고 답합니다. 메밀은 씹을수록 그 향이 더느껴지는데 고소하고 쌉쌀한 향이 섞인… 글쎄 말 그대로‘메밀 향’입니다. 흔히 하는 실수 중 하나가쓰유(つゆ)라고 하는 메밀국수 장을 너무 많이 찍어 먹는 겁니다. 저는 정말 맛있는 메밀국수를 먹을때면 장을 찍지 않고 소금만 살짝 뿌려 먹어요. 고소한 향이 더 잘 느껴지지요.”

     

  • ▲ 메밀 가루에 물을 조금씩 넣어 가며 반죽하다 보면 흰색이 연둣빛으로 변해간다.
  • -집에서 찬 메밀국수를 해먹을 때 국수를 맛있게

    삶는 법을 가르쳐주세요. “1.2~1.4㎜ 정도 굵기의 생면은 약 40초, 같은 굵기의 건면은 1분30초 정도 삶으면 됩니다. 많은 양의 끓는 물에 넣고 긴 젓가락으로 잘 저어가면서 끓이세요. 삶은 다음에는 흐르는 물에 한 차례 씻은 후 얼음물에 다시 한번 헹궈 건지세요.”

     

  • -일본 수퍼마켓에 가면 메밀국수 종류가 너무 많던데, 어떻게 고르면 될까요.

    “제가 직접 만든 국수에는 밀가루가 10% 미만으로 섞여 있지만 시중에서 파는 메밀 중에는 밀가루가 메밀보다 더 많이 섞여 있는 것도 있습니다. 원재료를 표시할 때 가장 많은 성분을 맨 처음에 적게 되어 있으므로‘소맥분(小麥粉·밀가루)’이‘そば(소바·메밀)’보다 먼저 적혀있는 제품은 피하도록 하세요.”

    에가와 셰프가 말한다 1-찬 쓰유(메밀국수 장) 만드는 법

    ①하루 전쯤‘밑 쓰유’를 만들어 실온에 둔다. 청주1에 미림 1.5 비율로 섞은 후 한소끔 끓여서 알코올 을 날린다. 여기에 진간장 1.5, 다마리쇼유(たまり醬油·조림에 주로 쓰이는 향이 좋은 간장, 없으면진간장으로 대체) 1을 섞은 다음 섭씨 80도 정도로
    은근하게 끓이면‘밑 쓰유’완성.

    ②우린 물에 두껍게(0.5㎜ 정도) 깎은 가다랭이포(가츠오부시)를 넣고 끓여‘우린 물’을 만든다.

    ③‘밑 쓰유’1에‘우린 물’2정도를 섞어 섭씨 80도 정도에서 15분 정도 끓인 다음 식힌다.

    ④다진 파, 다진 무 등을 취향에 따라 넣되 스다치 (すだち·라임처럼 생긴 일본산 작은 귤)나 라임 즙을 살짝 넣어도 맛있다.

  • 짭조름 굴비 한점에 입안이 아롱아롱
    영광의 바람·온도가 최고의 맛 만들어
     

  •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는 '밥도둑' 굴비. 그런데 굴비 맛이 예전만 못하단 어르신들이 많다. 과연 굴비 맛이 예전과 달라진 걸까? 굴비한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답을 찾으러 '굴비의 고장' 전남 영광 법성포로 갔다. 법성포를 들어서는 순간 비릿하면서도 고소한 굴비 냄새가 하늬바람(북서풍)에 실려 솔솔 불어온다. 정말 굴비 많다. 여기도 굴비 저기도 굴비, 온통 굴비 세상이다.

  • "옛날처럼 굴비를 바짝 말리지 않아요. 예전에는 굴비에 소금을 쳐서(뿌려서) 몸통이 비틀어지도록 바짝 말렸지요. 요즘은 그렇게 하지 않아요. 소금을 덜 칠 뿐 아니라, 소금을 치고 난 다음 물기만 빠지면 씻고 말려서 냉동 보관합니다." 영광법성포굴비특품사업단 허광석 상무는 "굴비 맛이 옛날과 다른 것 같다는 느낌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사람들 입맛이 변했기 때문이다. 쌍용굴비유통 정명수 대표는 "서울 사람들은 덜 짜고 통통한 굴비를 더 쳐준다"면서 "우리 입에는 좀 싱겁지만, 그게 전국 평균 입맛 같다"고 했다.

  • 굴비는 1~2㎝ 차이에도 가격이 크게 달라진다. 게다가 냉동·냉장시설이 발달해 바짝 말리지 않아도 장기보관이 가능해졌다. 그러다 보니 더 이상 굴비를 오래 바짝 말리지 않는다. 하지만 조기살 즉 단백질이 소금과 만나 숙성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감칠맛이 예전만 못하다.

    그래도 원래 굴비 맛을 알고 찾는 이들이 아직 남아있다. 이런 소비자들을 위해 옛날 방식으로 만드는 조기가 있다. '마른굴비'라고 부른다. 영산해다올 박윤수 대표는 "요즘 굴비가 수분 약 68%에 염도 1.25~1.5%인 반면, 마른굴비는 수분 50% 미만이고 염도는 3~5%"라고 설명했다.

    굴비가 이름을 얻은 건 900여 년 전 고려 17대 인종 때 일이다. 딸 셋을 왕에게 시집 보내던 세도가 이자겸(?~1126)이 인종을 독살하려다 실패하고 정주(靜州), 즉 지금의 영광으로 유배됐다. 이자겸은 이곳 굴비 맛에 반했다. 왕에게 굴비를 보내면서 '정주굴비(靜州屈非)'라고 써 올렸다 한다. '굽히거나 비굴하지 않고 태연자약하게 살고 있다'는 심경의 표현이었다.

    그때까지 그저 소금에 절인 생선 중 하나였던 굴비는 이 사건으로 '전국구 스타'로 떴다. 그리고 영광은 굴비의 고장이 됐다. 단지 이자겸이 이곳에 유배됐기 때문만은 아니다.

    제주 남서쪽 수심 30m 바다 밑 모래밭에서 겨울을 난 조기는 산란기에 맞춰 황해로 이동한다.

    조기는 추자도와 흑산도를 지나 법성포 앞 칠산 바다를 지나는 음력 3월 중순 곡우사리 즈음 가장 맛이 든다. 산란을 앞두고 영양을 잔뜩 비축해 살이 통통하고 알이 꽉 차있다. 이때 잡은 조기로 만든 굴비를 특별히 '오사리 굴비'라 부르고 높게 친다. 요즘은 조기가 법성포에 접근하기 훨씬 전 잡아버려 오사리 굴비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더러 나오더라도 다락같이 비싸다.

    칠산 바다에서 잡지 않더라도 영광에서 말리면 '영광굴비'로 유통된다. '사기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영광 사람들은 심각한 표정으로 "영광에서 말려야만 특유의 맛을 가진 영광굴비가 된다"고 말한다. 봄 평균 온도가 섭씨 10.5도, 습도 평균 75.5%, 여기에 서해에서 하늬바람이 불어줘야만 조기가 알맞게 마른다는 주장이다. 프랑스 와인 명가들이 주장하는 '테루아(terroir)'가 굴비에도 적용되는 셈이다.

    900년 굴비를 만들어온 노하우도 무시 못한다. "다른 지역에선 물에 소금을 타 조기를 담그는 '물간'을 하지만, 영광에서는 조기에 손으로 소금을 뿌리는 '섭간'을 합니다. 물간은 손이 덜 가고 편하지만 맛이 섭간만 못하죠. 살도 쉬 부서지고, 영양학적으로도 떨어집니다." 예전에는 항아리에 소금과 조기를 한꺼번에 넣는 '독간'도 했지만 워낙 짜서 요즘은 거의 없다.

    조기를 엮는 기술도 쉽지 않다. 섭간한 조기는 한 두름(큰 것 10마리, 작은 것 20마리)씩 엮는다. 너무 꽉 엮으면 조기가 뒤틀어지고, 헐거우면 빠진다. 힘 조절과 매듭법이 비결이다. 과거에는 짚으로만 엮다가 요즘은 짚과 비닐 노끈으로 함께 엮는다. 이 비닐 끈은 그리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지 않는다.

    박윤수씨가 지푸라기처럼 보이는 비닐 끈을 최근 개발해 특허 출원했다. 특허를 받으면 영광굴비에만 독점적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엮은 굴비는 일반적으로 일주일~보름 말린 뒤 물에 씻고 걸대에 널었다 마르면 냉동 보관한다. 마른굴비는 섭간하고 엮는 과정까지는 같지만 걸대에 삼 개월 정도 건조시킨다.

    바싹 마른 굴비는 굽지 말고 그대로 쪽쪽 찢어 먹어야 제 맛이다.

    짙은 황갈색으로 변한 굴비살은 참기름을 바르기라도 한 듯 기름이 좔좔 흐른다. 따끈한 물에 만 밥에 한 점 올려 입에 넣으면 그야말로 천국이다. 짜고 고소하고 기름지다. 쌀뜨물에 담갔다가 쪄 먹어도 기막히다. 굴비가 왜 밥도둑인지, 직접 경험해 보시라.

    => [화보] 봄 먹으러 간다… 맛 따라 가는 통영·거제 봄 여행


    ::: 굴비·마른굴비 사려면

  • ▲ 영광 법성포. 굴비 천지다.
  • 굴비는 크기에 따라 가격이 크게 차이 난다. 1㎝ 차이에도 훨씬 더 통통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굴비도매상에서 굴비 20마리 기준 17~18㎝ 1만원, 18~19㎝ 2만원, 19~20㎝ 3만원, 20~22㎝ 5만원에 판다. 1~1.5㎝ 커질 때마다 대략 1만원씩 오른다. 3만~5만원 짜리가 주로 나간다. 25~26㎝ 이상부터는 10마리 단위로 판다. 25~26㎝ 10마리 10만원. 32㎝가 넘으면 10마리에 100만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마른굴비도 크기 당 가격은 같지만, 일반 굴비보다 더 말려 크기 훨씬 작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 비싼 셈이다. 법성포에 지천인 굴비도매상에서 구매 가능하다. 영산해다올 (061)356-2019, 쌍용굴비유통 (061)356-3060 www.sygulbi.com


    ::: 굴비정식 맛보려면

    법성포에도 마른굴비를 내는 식당은 없다. 굴비백반집은 즐비하다. 백반이라지만 반찬 30여 가지가 딸려 나오는 한정식이다. 대개 사람 숫자대로 음식값을 받지 않고 '한 상' 단위로 받는다. 한 상이면 3~4명쯤 먹으니까, 1인분 2만원쯤 잡으면 된다. 솜씨는 엇비슷하나 일번지식당(061-356-2268, 6만·8만원), 동원정(061-356-3323, 6만·8만원), 명가어찬(061-356-5353, 8만·12만·20만원) 등이 이름 났다.


    ::: 그밖에 영광 즐길거리

    '백수해안도로'는 서해안 최고 드라이브 코스로 꼽힌다. 영광군 백수읍 대전리에서 구수리까지 칠산도 앞바다를 끼고 해안 절벽 산허리를 19㎞ 가량 감고 돈다. 가파른 절벽이 동해안 같다. 백수해안도로가 통과하는 백암리 동백마을은 영화 '마파도' 촬영지로 유명세를 탔다. 영화 세트장으로 지어진 집과 우물, 절구 등이 남아있다.

    작년 개통한 덕산~대치미 군도 14호선은 건설교통부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중 9위에 올랐다. 불갑사는 백제에 불교가 처음 전해진 곳으로 알려졌다. 침류왕 원년(384년) 중국 동진에서 인도 승려 아라난타가 건너와 창건했다 한다. 절집보단 주변 경관이 낫다. 염산면과 백수읍 해안에는 염전이 많다. 굴비 생산에 꼭 필요한 질 좋은 천일염이 여기서 나온다.

    늦은 오후 햇볕에 반짝거리는 소금꽃이 볼 만하다. 일부 염전은 관광객을 위한 무료 염전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매년 음력 5월 5일 무렵에는 '영광 법성포 단오제'가 열린다. 1637년부터 했다니 역사가 길다. 창포 머리감기, 풍어제, 용왕제, 그네뛰기, 국악경연대회 따위가 굴비 시식·판매행사와 함께 마련된다. 법성포단오보존회 (061)356-4331 www.danoje.co.kr

    서해안고속도로를 달리다 영광IC에서 나와 23번 국도를 탄다. 영광읍 우회도로를 지나 22번 국도를 따라 가면 법성포다. 고창IC에서 빠져 아산-무산-공음을 지나도 법성포에 닿는다. 차가 밀리지 않으면 서울에서 4시간쯤 걸리지만, 도로 상황 따라 다르다.

 

봄~초여름 제철 … 풋풋한 맛·감촉 일품

상쾌한 향과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일품인 미나리는 사철 맛볼 수 있지만 봄에서 초여름이 제철이다. 조선시대의 송강 정철은 임금에 대한 연모의 정을 봄미나리에 비유해 “살진 봄미나리를 임에게 드리고저”라고 시를 지었을 정도다.
풋풋하고 달착지근한 맛이 우러나는 건강 채소인 미나리의 효능을 알고 먹으면 맛이 더욱 깊어진다. 미나리가 현대인들에게 건강 채소로 각광받는 것은 무엇보다도 해독작용이 있어 숙취 해소에 탁월하다는 장점 때문. 숙취는 알코올 분해과정에서 생기는 아세트알데히드가 체내에 쌓여 나타나는 현상으로 머리가 아프고 속이 쓰리다.
그런데 미나리는 혈액 속의 아세트알데히드를 씻어내 버리는 강력한 작용을 하기 때문에 애주가들의 사랑을 받는 것이다. 숙취 예방 및 해소를 위해 콩나물국 등을 먹는 이유는 콩나물에 많은 아스파라긴산이 간에서 알코올 분해효소를 생성하기 때문이다.
미나리는 해독효과도 뛰어나다. 복어탕에 미나리를 넣는 것은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복어의 독을 중화하기 위한 것으로 우리 음식문화의 지혜다. 비단 복어뿐일까. 〈동의보감〉에서 이른 대로 미나리는 달고 독성이 없어 예부터 여러 요리에 독특한 향기와 맛을 첨가해주는 재료로 사용돼왔다. 생태 등의 해산물로 탕이나 찌개를 끓일 때 미나리를 빼놓지 않는데, 이는 중금속이나 각종 독소를 빼주는 효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비타민 A·B·B·C가 고루 함유돼 있으며, 특히 비타민 A가 아주 많아 비타민의 보급원으로 손꼽힌다. 윤숙자 한국전통음식연구소장은 “비타민이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이기 때문에 쌀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혈액의 산성화를 막아주고 면역력을 강화해 준다”며 권한다.
예전에는 ‘미나리꽝’이라고 하여 동네 우물 밑의 미나리밭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그러나 시중에 판매되는 미나리는 이런 곳에서 자란 것이 아니라 대부분이 관정을 뚫고 지하 수백미터 아래서 퍼올린 암반수를 사용해 기르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미나리 한단을 베어내 뿌리에 줄기를 길게 붙여 물그릇에 넣어두면 새순이 올라와 몇번이고 베어먹을 수 있다. 이처럼 생활력이 아주 강한 미나리는 특별히 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도 잘 자라기 때문에 다른 채소에 비해 오염에 대한 우려가 적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식품이다. 그러기에 조상들은 미나리를 세가지 덕이 있는 채소로 불렀다.
첫째, 속세를 상징하는 진흙탕에서도 때묻지 않고 파랗고 싱싱하게 자라는 심지(心志)이며 둘째, 볕이 들지 않는 응달에서도 잘 자라며 셋째, 가뭄에도 푸름을 잃지 않고 이겨나는 강인함이다.
이처럼 미나리는 식용만이 아닌 뜻을 기르는 데도 한몫하는 채소였기에 선비들은 밥상에 어떤 요리형태든 오르게 했고. 그로써 선비임을 과시하는 풍조마저 있었다고 한다. 나른해지는 봄, 식탁에 미나리를 올려 풋풋하고 싱그러운 봄으로 가꿔보자.
대추와 약식

  쌀에는 찹쌀과 멥쌀이 있는데, 찹쌀이 칼로리가 높고 소화가 잘되므로 찰밥이나 떡, 미숫가루 등으로 이용된다. 비타민B1, B2가 많으며, 익혔을 때 씹히는 맛이 좋아 약식에 제격이다. 장점이 많지만 쌀에는 지방이 적으며, 칼슘과 철분, 섬유의 함량이 적은 것이 결점이다. 그러한 결점을 보완해 주는 훌륭한 식품이 대추이다. 대추에는 쌀에 부족한 철분과 칼슘, 섬유를 자연스럽게 보충하는 장점이 있어 둘을 같이 먹을 때 아주 좋은 궁합이 이루어진다.

 

  무와 메밀국수

  메밀껍질에는 살리실아민과 벤질아민이라는 성분이 있어 사람에게 조금 유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메밀의 성분을 제독시켜 주는 가장 좋은 채소가 무이다. 섬유질과 비타민 C와 효소가 풍부하므로 제독력이 크다. 막국수에 무쪽을 넣어서 먹는 것이나 일본 소바를 먹을 때 무 간 것을 양념간장에 넣어서 먹는 것이 그러한 관점이다.

 

라면과 녹색채소

  라면은 지방과 소금이 많은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그러나 채소를 곁들이게 되면 여러 가지 성분 보완도 되는데 채소는 소금의 나트륨 작용을 상쇄시키는 칼륨을 많이 가지고 있어 이 길항작용의 중요성을 쉽게 알 수 있다.

 

  미나리와 녹두묵

  치아가 나쁜 노인들은 묵을 좋아하는데 묵은 수분이 대부분이고 그 성분이 전분질이어서 영양적으로 부족한 점이 많다. 그러한 묵을 먹을 때 탕평채와 같이 지단과 고기로 단백질을 보충하고 김과 미나리, 숙주로 비타민과 무기질을 보완하게 되므로 균형식을 할 수 있는 좋은 처방이 된다.

 

부추와 된장

  된장국은 식욕증진 효과와 우수한 단백질 공급 효과가 있어 좋기는 하나 문제점이 있다. 소금 함량이 많은데서 생기는 나트륨의 과잉섭취이고 다른 하나는 비타민 A와 C의 부족이다. 이러한 결점을 보완해 주는 좋은 채소는 부추이다. 부추와 된장을 넣고 함께 끓이면 부추에 많이 들어 있는 칼륨이 나트륨의 피해를 경감시켜 주어 길항작용이 발동해서 칼륨이 체외로 배설될 때 나트륨을 함께 끌고 나가기 때문이다.

 

호박과 강낭콩

  호박은 비타민 A의 모체인 베타카로틴이 많고 강낭콩에는 단백질로 글로불인이 많아 단백가를 올릴 수 있는 좋은 처방이 된다. 강낭콩에는 필수 아미노산으로 라이신, 로이신, 트립토판, 트레오닌이 풍부해서 쌀 등 곡류와 섞으면 단백가 상승효과가 커진다. 강낭콩에는 비타민 B 복합체가 많아 당질대사를 도와주는 채소이다.

 

 연근과 식초

  연근에는 클로로겐산과 폴리페놀이라는 물질이 있어 흑갈색으로 변하기 쉬우므로 변색을 막기 위해서는 식초에 담가 요리하면 깨끗하게 본래의 색을 유지시킬 수 있다. 연뿌리는 삶을 때 조금만 삶는 것이 좋으며 식초를 넣고 삶으면 잡맛도 빠지고 빛깔도 선명해진다. 식초는 연근의 변색을 막을 뿐아니라 유효성분의 손실을 방지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근즙은 저혈압인 사람에게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분으로 미루어 볼 때 숙취해소에 좋은 아스파라긴을 가지고 있고 두뇌개발과 치매 예방에 좋은 레시틴도 있으며, 정장효과를 갖는 펙틴이 있어 색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마늘과 식초(마늘 장아찌)

  마늘은 자극이 강한 식품이므로 공복에 날 것으로 먹는 것은 문제가 있다. 마늘장아찌는 강한 살균력과 자극성 냄새는 줄어들었지만 생리적 활성물질인 스코르디닌은 변하지 않으며, 비타민과 무기질의 손실도 거의 없다.

 

머위와 들깨즙

  머위를 잘 삶으려면 다음과 같이 해야 한다.

  잎을 따고 펄펄 끓는 물에 뿌리쪽을 먼저 속히 넣어 뚜껑을 덮고 열탕 속에서 위로 나오지 않게 삶는다. 녹색으로 변했을 때 꺼내어 곧 찬물에 담그면 고운 색깔이 된다. 삶을 때 공기에 닿으면 갈색으로 변해 볼품이 없다. 이렇게 머위가 쉽게 갈변하는 것은 클로로겐산과 폴리페놀이라는 성분 때문인데 줄기의 색이 변하지 않게 삶으려면 쌀뜨물을 쓰거나 1%가량의 소금물을 쓰는 것이 좋다.

  머위 줄기는 통통한 것이 좋으며 찬물에 담갔다가 물기를 빼고 껍질을 한 겹 벗겨 낸 다음 5㎝ 길이로 썬다. 들깨는 물에 씻어서 채에 받쳐 물기를 뺀 후 분쇄기로 간다. 들깨 1/4컵 간 것과 쌀가루 2큰술을 한데 섞고 물 1컵을 부어 곧 저어서 들깨즙을 만든다. 손질한 머위를 다진 파와 마늘, 소금을 넣고 양념하여 기름을 두르고 살짝 볶는다. 여기에 들깨즙을 넣고서 살짝 볶으면서 소금간을 한다. 이렇게 먹으면 조금 씁쓰름한 머위 맛이 부드러워지고 봄의 향미를 맛볼 수 있는 데다 영양상으로 균형이 잡혀 좋다.

 

시금치와 참깨

  시금치는 명아주과에 속하는 1~2년초로서 줄기는 속이 비었고, 뿌리는 빛이 붉다. 여름에 녹색의 잔 꽃이 줄기 끝에 피며, 씨앗은 가시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다. 성분을 보면 비타민 종류가 골고루 많이 들어 있는데, 비타민 A와 C가 특히 많다. 비타민은 약으로 공급하는 것보다 식품으로 섭취하는 것이 현명하다. 뿐만 아니라 칼슘과 철분 그리고 요오드 등이 풍부해 발육기의 어린이는 물론 임산부에게 좋은 식품이다. 예로부터 시금치를 강장 보혈에 효과가 있는 채고라고 일컬어 온 것이 입증된 셈이다.

  이렇게 좋은 채소인 시금치에도 한가지 결점이 있다. 시금치를 너무 많이 먹으면 결석(結石)이 생긴다. 그 결석이 만들어지는 이유가 수산(蓚酸), 즉 옥살산의 과잉 섭취에서 온다는 것이다. 수산은 체내에서 칼슘과 결합해서 신장 결석이나 방광 결석을 만들기 때문이다. 즉 칼슘이 많은 식품을 잘 곁들어서 수산을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시금치도 칼슘을 가지고 있으나 칼슘에 비해 수산의 양이 더 많아 자가대사(自家代射)를 할수가 없다.

  시금치를 삶으면 수산이 꽤 많이 분해되어 빠지기는 하나 상당량이 남아 있어 맛이 좋지 않다. 수산이 미각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결석이 가장 잘 형성되는 것은 칼슘과 수산의 비율이 1:2이었을 때로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결석 생성을 방지하기 위해선 이 비율을 바꾸어야 한다. 칼슘이 조금만 더 많아져 1.1:2가 되면 결석이 생기지 않는다. 그러한 비율이 되면 수산은 몸 밖으로 배출된다. 그런 면으로 보면 칼슘이 풍부한 깨를 곁들여 먹는 것이 매우 훌륭한 조리법이다. 시금치에 참깨 볶는 것이나 깨소금을 뿌리고 먹으면 고소한 맛이 어울려 맛도 좋아진다.

  볶은 깨 100g의 주요 성분을 보면 다음과 같다

 

취나물과 깨두부

  취나물과 두부를 배합해서 먹는 것이다. 취나물은 비타민 A의 모체가 되는 카로틴과 비타민 B 복합제가 들어 있고 칼슘과 철분 등을 비교적 골고루 가지고 있다. 취나물 중의 비타민 C가 알코올 분해에 도움을 주며 또한 비타민 B2는 간의 해독작용을 도와주기도 한다. 한편 두부에는 비타민 B 복합체의 한가지인 콜린도 있는데 콜린은 간장에 지방이 축척되는 것을 막아주는 항지간작용을 한다.

  이러한 두부요리를 할 때는 간장의 기능을 높여 주고 해독작용을 향상시키기 위해 참깨 볶은 것을 으깨어 곁들여 먹는 것이 좋다. 체내에 들어간 알코올은 간에서 분해되어 마지막에 탄산가스와 물이 되는데 처리능력이 넘게 되면 분해중의 아세트알데히드가 그대로 혈액 중에 쌓이게 되어 두통이나 구토증세를 일으키게 된다. 그런데 참깨가 가지고 있는 단백질 특히 그 구성 아미노산인 메치오닌이 간장에서 알코올 분해를 도와준다.

 

  파슬리와 식용유

  파슬리를 자주 먹으면 여드름과 거칠어진 피부가 부드러워진다고 한다. 비타민 A의 모체가 되는 카로틴의 함량이 많아 성인이 필요한 비타민 A는 파슬리 100g이면 충족될 정도이다. 비타민 A는 병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 줄 뿐만 아니라 피부를 매끈하게도 하는 것이다. 거기다 금상첨화 격으로 비타민 C가 많아 그효과를 더해 준다. 이렇게 파슬리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 비타민 A의 모체인 카로틴은 물에는 안 녹는 지용성 비타민으로 기름과 함께 먹어야 몸 안에서 더욱 흡수가 잘 된다. 그래서 밀가루나 찹쌀가루 옷을 입혀 튀김으로 먹으면 비타민 A의 흡수도 좋아지고 고열 단시간 처리가 되므로 비타민 C의 파괴도 적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파슬리와 기름은 당근과 기름 같이 궁합이 잘 맞는 식품이다.

 

당근과 식용유

  당근은 날것으로 먹지 말고 익히거나 기름과 곁들여 먹는 것이 좋다. 생당근·생오이·샐러드· 등을 주재료로 한 샐러드만을 위주로 먹어 건강 악화를 자초한 사람이 의외로 많은 실정이다. 채소를 날것으로 먹는다는 잘못된 전제 때문에 빚어지는 상식의 허실이다. 비타민 A는 피부를 곱게 하고 매끄럽게 해주기 때문에 이것이 부족하면 살결이 거칠어지고 병균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져 여드름이 돋기 쉽고 잘 곪는다. 또한 시력 회복에 좋으며 아토피성 피부염을 치료하는 효과도 있는데 이러한 효과를 얻고 비타민 C의 파괴를 막기 위해 당근은 기름을 적절히 이용한 조리법이 좋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종합 비타민제를 너무 많이 먹으면 비타민 A와 D 등 지용성 비타민이 과잉 축적되어 피해 증세가 나타나기도 하지만 당근과 같은 식품으로 섭취하면 그런 일은 거의 없다.

 

당근·오이와 식초

  오이나 당근은 비타민 C를 파괴하는 산화효소 아스코르비나아제가 들어 있어 날 것으로 다른 채소와 같이 먹는 것은 좋지 않다. 그러나 아스코르비나아제의 특성을 알게 되면 이런 것을 섞어도 비타민 C의 손실을 방지할 수 있다. 아스코르비나아제는 산성과 열에 약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일반 채소와 날 것으로 섞을 때에는 채 썬 재료에 식초를 조금치면 이 효소의 작용이 억제된다. 그렇다고 식초를 너무 많이 치면 카로틴이 일부 파괴된다.

  녹즙을 만들 때도 식초를 조금 치면 비타민 C의 손실을 막을 수 있다. 따라서 당근·오이와 식초는 궁합이 맞는 것이다.

 

더덕과 고추장

  더덕 뿌리에는 물에 잘 녹으며 거품이 일어나는 물질인 사포닌이 들어 있는 것이 특색인데 이 더덕을 물에 불려 먹으면 미끈한 사포닌을 우려낼 수 있다. 더덕을 물에 불리어 양념을 발라 구운 더덕구이는 그 맛이 일품이어서 식욕을 잃었을 때 좋다. 더덕구이는 향기롭고 감칠 맛이 나는데 이 때 고추장이 큰 몫을 차지하므로 더덕과 고추장은 궁합이 잘 맞는다.

  고추장은 매운 맛, 단맛, 독특한 향기 등이 잘 어울려서 맛이 있고 색깔이 좋아서 한국 음식을 만드는데 많이 쓰인다. 고추장에는 자극성이 센 고춧가루가 들어 있기 때문에 입맛을 돋군다. 맵고 구수하며 향기가 있어 재료에 따라 적절히 사용하면 특색을 살릴 수 있는 기본 양념감이다.

 

고사리와 파 · 마늘

  고사리나물을 보면 비타민 B1을 많이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알리신이라는 성분을 갖는 파와 마늘이 보완되어 고사리의 영양적 결함을 없애 주는 처방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고사리에 부족한 지방 성분과 비타민 B1, 칼슘 등을 보완하는 재료로 깨소금이 한몫을 하므로 좋은 것이다. 그런데 최근 고사리가 발암성이 있다고 언론에 보도되어 문제가 되기도 하였으나 그것은 고사리에 브라켄톡신이라는 독성 물질 때문이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사리를 많이 먼은 소가 장암과 방광암을 일으켰기 때문에 문제제기가 되었었는데 이 물질의 독성은 섭취량과 개인차 등이 심해 일률적으로 다루기는 어렵다. 소와 달리 사람은 날 고사리를 먹지 않으며 삶으면 독소성분이 대부분 빠지고 암을 유발할 정도로 다량을 먹을 수는 없는 일이다.

 

김치와 고구마

  전부터 먹어 온 찐 고구마나 군고구마에 김치를 곁들여 먹는 것은 매우 합리적으로 궁합이 맞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치의 원료인 배추에는 나트륨이 5㎎밖에 들어 있지 않지만 배추는 소금에 절이고 젓갈 등을 쓰기 때문에 염분이 많다.

  김치는 비타민, 무기질, 아미노산을 가지고 있으며 유산균과 유산 등 유기산을 가지고 있다. 영양공급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정장 효과까지 가지고 있어 세계적으로 그 유례를 볼 수 없는 훌륭한 발효식품으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김치의 한 가지 흠을 말한다면 나트륨의 함량이 많다는 점이다. 따라서 고혈압의 염려가 있는 사람이 김치를 먹을 때 가장 좋은 반려자가 되는 것이 칼륨이 많은 고구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곶감과 호두, 잣

  감에는 떫은 맛 성분인 폴리페놀 즉 탄닌 성분이 들어 있다. 이것은 피부를 오므라들게 하는 이른 바 수렴작용이 있어 설사를 멎게 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 그러나 감을 너무 많이 먹으면 반대로 변비가 되는 수가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그래서 고안해 낸 음식궁합이 전통 전래식품인 곶감쌈이다.

  곶감쌈을 만들려면 곶감 5개와 호도 5개를 준비한다. 먼저 곶감은 꼭지를 떼어내고 한쪽을 세로로 자른다. 곶감 속에 씨가 있으면 발라내고 호도를 집어 넣고 아물린 다음 꼭꼭 눌러 준다. 호두 알이 박힌 곶감을 0.5㎝ 간격으로 썰면 예쁜 모양의 곶감쌈이 만들어진다. 호도에는 콜리스테롤을 낮추는 불포화 지방산이 50%이상 들어 있기 때문에 곶감과 호두 또는 잣이 썩 잘 어울리는 궁합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열량이 매우 높기 때문에 비만이 걱정인 사람은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모과차와 유자

  모과에는 5% 가량의 당분이 들어 있고 칼슘, 칼륨, 철분 등의 무기질이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이다. 모과의 신맛은 사과산을 비롯한 유기산인데 이들은 신진대사를 도와주며 소화효소의 분비를 촉진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떫은 맛은 탄닌성분인데 이 성분은 피부를 오그라들게 하는 작용이 있어 설사에는 유효한 것이다.

  모과의 향미를 쉽게 음미할 수 있는 것은 모과차와 모과술이다. 모과는 건위식품인 셈인데 위를 비롯한 소화기가 튼튼해지면 입덧 치료가 잘 될 것이다. 모과차는 향은 좋으나 맛이 조금 덤덤하기 때문에 마실 때 얇게 저민 유자나 유자청을 곁들이면 맛이 상큼해질 뿐아니라 비타민 C도 보완되므로 궁합이 썩 어울리는 것이다.

 

  배와 생강

  불고기를 잴 때 배를 썰어 넣으면 고기가 아주 연해지는데 그러한 효과를 연육작용이라고 해서 옛날부터 활용해 왔다. 그 이유는 배가 가지고 있는 효소의 작용이 큰 것이었고 배에는 오돌토돌한 석세포가 있어 고기 소화에 보탬이 되었던 것이다. 배는 예로부터 변비에 좋고 이뇨작용이 있다고 알려져 왔는데 변비에 좋은 것은 소화가 안되는 석세포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석세포는 리그닌, 펜토산이라는 성분으로 된 세포막이 두꺼워진 후막세포이다. 석세포 때문에 배를 먹고 난 속으로 이를 닦으면 이가 닦여졌던 것이다. '배 먹고 이 닦기'라는 말이 있는데, 바로 일석이조와 비슷한 뜻을 가진 표현이다.

  담이 나오는 기침에는 배즙을 내서 생강즙과 꿀을 타 먹으면 효과가 크다. 심한 기침을 할 때에는 배 한 개를 썰어 양젖이나 우유를 섞어 달여 먹기도 한다. 담이 많고 숨이 차면 배즙과 무즙을 각각 반 홉 가량 만들고 거기에 생강즙을 4~5숟갈 타서 한꺼번에 먹으면 유효하다는 민간요법이 있다. 배는 갈증이 심하거나 술 먹고 난 다음의 조갈증에는 매우 좋은 식품이다. 그렇지만 변비, 이뇨, 기침 등에 좋다고 너무 많이 먹으면 속이 냉해진다. 그래서 소화력이 약한 사람은 배를 먹으면 설사를 일으키기 쉽다.

  술의 종류로 생강과 배를 원료로 하는 이강주가 있고, 소주에 배즙, 생강즙, 꿀 등을 넣고 중탕해서 만든 이강고라는 독특한 술도 있다. 이들 술에서 보는 바와 같이 생강은 배의 향미를 돋구어 주는 특별한 기능이 있어 배와 생강은 궁합이 썩 잘 맞는 것이다. 밋밋한 배맛에 자극성인 악센트 역할을 하는 것이 생강이다.

 

매실과 차조기

  차조기 정유는 흥분 발한제, 진해, 진통, 이뇨제 작용을 하므로 매실절임에 차조기 잎을 사용하는 것은 매우 궁합이 잘 맞는 배합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매년 약 66,000톤의 매실이 생산되며 와까야마가 주산지로 약 37%를 차지하고 있다. 에도 시대에 매실절임은 섣달그믐이나 춘분 밤에 복차(福茶)라고 해서 뜨거운 차를 부어 마시는 습관이 있었다고 한다. 병을 물리치고 복을 불러들이기 위한 습관이었는데 때마침 걸리기 쉬운 감기나 배탈에 이것이 유효했기 때문이었다. 복차에는 매실절임, 다시마, 볶은 현미, 녹차, 산초, 검은콩 등이 쓰였다. 에도 시대 후기부터 차조잎을 이용하여 붉게 만들기 시작했고 매실절임 담그는 방법도 정립되었고 오래 묵은 것이 귀한으로 여겨지게 되었다. 매실절임 항아리를 집에 묻으면 불이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한다. 오래 묵은 매실절임은 소금의 결정 모양이 되고 원숙한 맛을 지닌다.

 

  가지와 기름

  가지는 보기는 좋지만 영양가는 형편없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식품의 가치는 꼭 영양만으로 논할 수 없는 것이다. 자칫 입맛을 잃기 쉬운 여름철에 식탁의 가지요리는 그 빛깔과 향긋한 냄새만으로도 입안 가득 군침을 돌게 한다. 가지는 가지색으로 알려진 고운 보라색을 가지고 있어 요리의 악센트 역할을 하는데 안토시아닌계의 나스닌(자주색)과 하이신(적갈색)이 주성분이다.

  가지는 영양분이 적은 식품이라고 하지만 기름을 잘 흡수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튀김용 재료로 썩 좋은 식품이다. 가지나물에 참기름을 섞는 것도 맛 뿐 아니라 열량 공급을 쉽게 하고 기름의 소화흡수율이 향상되는 잇점을 갖게 되는 것이다. 가지요리와 기름은 궁합이 잘 맞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토마토와 튀김

  토마토는 여러 가지 효능을 가지고 있는데 효과를 더욱 높이려면 먹는 방법도 중요하다. 매일 공복에 신선한 토마토 1~2개를 먹으면 고혈압, 안저출혈의 예방에 큰 효험이 기대된다. 토마토 주스와 수박주스를 1:1의 비율로 섞어 마시면 열이 나서 갈증을 심하게 느낄 때 효과가 크다.

  기름에 튀긴 음식은 맛은 있으나 먹고 나면 위에 부담을 주는 일이 있다. 그러한 튀김을 먹을 때에 토마토를 함께 먹으면 좋다. 고기나 생선 등 기름기가 있는 요리를 먹을 때 토마토를 곁들이면 위속에서의 소화를 촉진시키고 위의 부담을 가볍게 해준다.

  소화를 도와주는 성분은 효소, 비타민 B 등인데, 토마토에 풍부한 펙틴이라는 식물섬유는 장의 황공을 도와주는 효과가 크다. 튀김을 먹을 때 함께 먹는 것이 궁합이 맞는 합리적인 식습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자미와 무

  가자미 식혜를 만들 때 가자미보다 무가 더 많이 쓰이고 있는데 무는 비타민 C가 풍부하고 양질의 수분이 있는 데가 소화에 도움을 주는 소화효소가 많은 것이 특색이다. 무의 달착지근한 맛은 포도당 성분 때문이고 매운맛은 유황화합물이 원인인데 날 무를 먹고 트림을 하면 그것이 휘발되어 고약한 냄새를 낸다.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말에 무를 많이 먹으면 속병이 없다고 했다. 그것은 무속에 아밀라아제, 산화효소, 요소 분해효소, 카탈라아제 등 생리적으로 중요한 작용을 하는 효소가 매우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효소들은 파괴되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효소 덕분에 가자미 성분이 가수분해 되고 잘 삭게 만드는 비법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가자미와 무는 궁합이 아주 잘 맞는 한 쌍이 되는 것이다. 가자미의 단백질이 분해되어 맛과 소화성이 향상된 것으로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발효식품이다.

 

고등어와 무

  생선조림을 할 때 빠지지 않는 재료가 바로 무이다. 생선 조릴 때 큼직하게 썬 무를 냄비 바닥에 깔고 생선을 얹어 조리면 생선이 눌어붙지 않을 뿐 아니라 무가 가지고 있는  매운 성분 이소시아네이트 등이 생선 비린내를 가시게 한다.

  또한 무에는 비타민 C와 소화효소가 많으므로 생선이 가지고 있지 않은 영양을 보완해 주고 맛을 향상 시킨다. 달착지근하게 조리는 고등어 무조림은 먼저 고등어에 밀까루를 묻혀 프라이팬에 한 번 지진 다음 조려야 고등어에 간도 잘 배고 윤기가 돈다.

  고등어를 한 번 지져 내므로 무와 고등어를 처음부터 함께 넣어 조리지 말고 무에 양념장과 물을 붓고 끓여 무를 먼저 익히는 것이 좋다. 다음 고등어와 채소를 넣고 버무리듯 살짝 조려야 맛있는 조림이 된다. 무가 알맞게 익으면 노릇하게 지져 낸 고등어와 굵은 파, 풋고추, 붉은 고추를 넣고 불을 세게 하여 뚜겅을 연채 살짝 버무리듯이 윤기 나게 조린다. 고등어는 머리를 잘라내고 내장과 지느러미를 모두 제거한 다음 깨끗이 씻어야 한다. 알맞은 크기로 두툼하게 토막내어 조리용 술과 소금을 뿌려 밑간을 해 둔다.

 

복어와 미나리

  복어독은 겨울에 증가하기 시작하여, 산란기 전인 봄 사이에 최고에 달하느데 복어의 생사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독성의 대명사인 청산가리보다 10배 이상 강해서 0.5㎎만 먹어도 죽게 된다. 독성이 강한 시기에는 한 마리가 가진 독으로 10명 이상의 목숨을 뺏는다. 복어 중독은 식후 20~30분, 아무리 늦어도 2~3시간 후에는 증세가 나타난다. 1분 내에 사망하기도 하나 8시간만 생명을 유지하면 회복할 수 있다고 한다.

  복어는 다음과 같이 다루면 독의 위험이 전혀 없다. 배 옆구리를 아래에서 위쪽으로 살에 흠이 가지 않도록 주의해서 껍질을 벗긴다. 그 다음 내장과 머리를 조심하여 잘라 낸다. 내장을 상하지 않게 송두리째 제거한다. 귀세미에 붙어 있는 신장도 잘 도려낸다. 이어 살은 계속해서 흐르는 수돗물로 씻어 피를 흘려 빼고 칼로 가시를 잘 제거한다. 흔히 먹는 복어탕을 끓일 때 미나리를 곁들이면 맛의 조화를 이룰 뿐 아니라 해독의 효과를 어느 정도 기대할 수 있어 좋다.

  미나리는 피를 맑게 하는 식품으로 알려져 왔는데 옛 문헌을 보면 혈압 강하, 해열 진정, 해독, 일사병 등에 유효하다고 소개되어 있다. 미나리는 칼슘, 칼륨, 철, 비타민 A, B, C 등이 많다. 독특한 향미를 주는 정유성분은 정신을 맑게 하고 혈액을 보호하는 힘을 가진다. 또한 식욕을 돋우어 주고 장의 활동을 좋게하여 변비를 없애기도 한다.

  이렇듯 미나리가 가지고 있는 해독작용과 여러 성분이 신진대사를 촉진시키기 때문에 저항력을 향상시켜 주므로 복어와 미나리는 궁합이 잘 맞는 것이다.

 

젓갈과 귤

  젓갈은 크게 두 가지로 먹게 되는데 김치 담글 때 쓰는 것처럼 조미용인 것과 밥반찬과 술안주로써 먹는 것이다.

  조미용은 멸치젓, 조기젓, 황새기젓, 곤쟁이젓, 새우젓, 갈치젓 등이 있고 반찬용으로는 게젓, 명란젓, 창란젓, 굴젓, 조개젓, 꼴뚜기젓, 뱅어젓 등이 있다. 반찬용이나 술안주용으로 먹을 것에는 파, 마늘, 고춧가루 등을 섞어 양념 맛이 젓갈에 고루 배게 한다. 영양적인 장점도 있으나 염분 함량이 많기 때문에 고혈압인 사람들은 되도록 먹지 말라는 말이 보편화되어 있다.

  확실히 소금은 혈압과 관계가 있다. 인체 세포가 정상적으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나트륨과 칼륨의 균형이 잘 잡혀 있어야 하는데 짜게 먹으면 나트륨의 농도를 상승시켜 혈압을 올리게 된다. 그래서 칼륨이 많은 식물을 먹으면 좋다고 하나 젓갈을 무칠 때 양념에 귤이나 유자를 얇게 저며 섞으면 염분의 피해를 감소시킬 수 있는 방법이 된다.

  귤과 유자에는 칼륨이 각각 150㎎(나트륨 1㎎), 260㎎(나트륨 9㎎)이나 들어 있다. 이러한 감귤류에는 유기산으로 구연산이 염분의 피해를 감소시키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상큼한 맛이 들어가므로 젓갈의 맛이 좋아지고 소금의 패해를 감소시키므로 좋은 궁합이 된다.

 

제첩과 부추

  영양이 우수한 재첩이지만 한 가지 결점이 있다. 그것은 비타민 A의 함량이 적다는 것이다. 그래서 재첩국을 끓일 때 부추를 넣어 끓이는 방법이 고안된 듯 한다. 부추는 비타민 A의 모체인 베타 카로틴이 매우 많아 1800 I.U나 된다. 이 카로틴은 내열성이 강하기 때문에 비타민 C와는 달리 국을 끓여도 성분의 손실이 적다. 따라서 재첩국과 부추는 궁합이 잘 맞는 식품인 것이다.

 

  생선초밥과 고추냉이

  생선은 약간 비린내가 나는데 그 비린내를 상쇄하는 효과를 내는 향신료로 쓰이고 있는 것이 고추냉이이다. 고추냉이란 우리나라 말로 쓰면 알아듣는 사람이 많지 않고 일본명 와사비라면 아는 사람이 많다. 잎은 심장형이고 지하경은 비대한 원추형인데 5~6월에 흰꽃이 핀다. 지하경에는 매운맛 성분으로 아릴이소시아네이트와 브칠이소시아네이트를 가지고 있다.

  지하경을 갈면 가수분해효소 미로시나아제가 작용하여 매운맛이 생겨난다. 지하경은 녹색을 띠는 것이 가장 많고 붉은색 또는 흰색인 것도 있다. 재배는 수온이 10~13℃가 적당한데 그보다 높으면 잎은 무성하나 지하경은 발육이 좋지 않고 매운맛도 적어지며 병해를 입기 쉽다. 또 고추의 매운맛에 비해서 휘발성이 크며 분해가 빠르므로 매운맛이 손실되기 쉽다. 일본요리에는 매운 맛을 내개 위해 많이 쓰이는데 생선회, 초밥, 메밀국수, 생선묵 등에는 필수적으로 쓰인다. 지하경이 녹색인 것이 많아서 와사비라고 하면 빛깔이 녹색인 것으로 통해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색소를 사용하는 것도 있다.

  고추냉이의 지하경에는 전분 분해효소 아밀라아제가 함유되어 있으므로 초밥에 섞는 것은 소화작용을 돕는 상승효과도 갖게 된다. 뿐만 아니라 고추냉이가 갖는 살균효과도 있어 식중독 예방에도 간접적인 효과가 있다. 고추냉이는 식욕증진, 방향건위작용, 혈압항진, 거담 등에도 유효한 것이다. 따라서 생선초밥에 고추냉이가 들어간 것은 궁합이 썩 잘 어울리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새우와 아욱

  아욱의 영양성분 중 부족한 성분을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식품이 새우이다. 새우는 종류에 따라 성분의 차이가 있으나 주성분은 단백질이다. 중간 크기의 새우 생것에는 100g당 20.1g, 말린 것에는 55.4g이나 들어 있다. 더욱이 메치오닌, 라이신을 비롯한 8종의 필수 아미노산을 모두 골고루 가지고 있다. 이러한 필수 아미노산 외에도 독특한 단맛을 주는 글리신이라는 아미노산과 베타인이 있어 고유한 풍미를 내는 것이다. 베타인이란 성분은 맛이 좋을 뿐 아니라 강장효과가 있고 콜레스테롤치를 감소시키는 작용까지 있다고 해서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다. 거기에다 비타민B2, 비타민 B12등을 가지고 있어 아욱과 어울리게 되면 가장 이상적인 영양균형을 이루게 된다.

 

  조개탕과 쑥갓

  위장이 약해 소화력이 떨어진 사람이라면 조개탕 국물이야말로 안성맞춤인 셈이다. 조개 국물의 시원한 맛은 단백질이 아닌 질소화합물인 타우린· 베타인· 아미노산· 핵산류와 호박산 등이 어울린 것이다. 타우린이란 물질이 최근 화제의 초점이 되고 있다. 비필수아미노산인 타우린은 맛 성분일 뿐 아니라 건강 유지와 깊은 관계가 있는 것이다.

  인체에는 심장· 근육· 중추신경· 부갑상선 등에 많이 존재한다. 이 성분은 간질에 유효하며 고혈압과 뇌일혈 증세 억제효과가 인정되고 있다. 또한 체내지방의 분해를 도와주며, 간장의 해독작용을 향상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조개에는 특수성분으로 유기산의 일종인 호박산이 들어 있다. 이것이 조개탕이 시원한 맛을 주는 중요한 성분의 하나인 모시조개에는 0.4%, 대합에는 0.1%가량 들어있다. 쑥갓이 곁들어지면 맛만 조화를 이루은 것이 아니고, 영양의 균형과 시각적 효과도 향상된다. 쑥갓은 향이 독특하고 맛이 산뜻해서 날로 먹어도 좋고 나물로 해도 그 맛이 좋다.

 

멸치와 풋고추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반찬이 멸치조림이다. 멸치는 머리를 떼고 반을 갈라 내장을 떼어 내어 고추장이나 간장, 설탕 등의 양념장으로 조리는 것이다. 물론 참기름, 다진 마늘, 후추, 통깨 등을 쓰기도 하는데 가장 합리적인 조리재료는 풋고추로 볼 수 있다. 이 때 쓰이는 풋고추는 맵지 않고 연한 꽈리고추가 좋다. 풋고추가 가지고 있는 성분 중에는 멸치가 가지고 있는 영양적 문제를 해결하고 보완해 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풋고추에는 일반 성분 외에 섬유질, 철, 비타민 A와 비타민 C가 풍부하다. 풋고추 100g 중에는 비타민 A가 1,150 I.U나 되면 비타민 C가 84㎎이나 들어 있다. 풋고추에는 비타민 A의 모체인 베타카로틴이 많은데 이것은 피부, 점막을 건강하게 유지하며 광선이 약한 곳에서 시력을 유지하게 하는 생리작용을 가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베타카로틴이 항암효과가 크다는 사실이 밝혀져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 베타카로틴의 흡수를 도와주는 것이 담즙과 지방임이 밝혀지고 있다.

  멸치조림을 할 때 참기름을 쓰며 멸치 자체에도 지방 성분이 있기 때문에 풋고추가 가지고 있는 베타카로틴의 항암효과를 높이게 된다. 풋고추가 가지고 있는 비타민 C는 감귤보다 2배 이상이나 되며 모세혈관, 연골, 결합조직을 튼튼하게 하는 생리작용을 가지고 있다. 멸치에는 이러한 비타민 C가 전혀 들어 있지 않기 때문에 멸치 풋고추조림은 균형식을 유도하는 훌륭한 조리법으로 평가된다.

 

  쇠고기와 두릅

  쇠고기는 맛이 좋고 영양가가 높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고기이다. 그러나 콜레스테롤 걱정 때문에 먹기를 꺼려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쇠고기에는 15~20%의 단백질이 들어 있고 필수아미노산이 골고루 들어 있어 영양가가 매우 높다. 한편 쇠고기 중의 지방은 고급 포화지방산이 많아 그 소화흡수가 좋지 못하다. 비타민의 함량이 고르지 않기 때문에 쇠고기를 먹을 때에는 비타민과 무기질의 균형이 잡히도록 신경을 써서 먹어야 한다. 그래서 채소와 곁들여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만한 사람은 육식을 하더라고 기름기를 피하고 순 살코기만을 먹는 것이 콜레스테롤의 피해를 줄이고 스태미나를 위해 좋다.

  영양균형의 맛의 조화를 위해 좋은 요리가 쇠고기 두릅산적이다. 두릅이란 두릅나무의 어린 순인데 두릅나무 껍질은 당뇨병과 신장병의 약재로 쓰여 왔고 잎과 뿌리 그리고 과실은 건위제로 이용되어 왔다. 산채의 대표적인 두릅은 단백질과 무기질이 많고 비타민 C도 많은 편이다. 풋나물과 산나물은 그 나물 특유의 향미가 있는데 그것이 입맛을 돋구어 주고 다른 재료와 잘 어울리게 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육류요리가 쇠고기 두릅산적이다.

 

  불고기와 들갯잎

  들깻잎에는 쇠고기의 적은 칼슘 등 무기질이 많고 비타민 A와 C가 많을 뿐 아니라 녹색을 띠는 엽록소를 가지고 있다.

  이 엽록소가 직접적인 영양소는 아니나 세포 재생작용, 지혈작용, 말초혈관 확장작용, 상처치유 촉진작용, 항알레르기 작용 등 특별한 생리작용을 가지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렇게 광범위한 효능이 있기 때문에 엽록소를 생명의 근원이라고 말하는 학자도 있다.

  엽록소는 식욕부진, 설사, 변비 같은 위장 장애에 효과가 큰 것이 증명되고 있다. 위궤양에서 오는 출혈을 멎게 하는 것은 엽록소가 갖는 지혈작용 때문이다.

 

간(肝)과 브로콜리, 양파

  당뇨법 예방법으로 미국 질병예방과 영양에 관한 검토위원회에서는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하고 있다.
   ① 지방과 설탕이 많은 고열량식품의 섭취를 줄이고 비만을 방지한다.
   ②알코올 섭취를 절제하여 200㎉ 이하 또는 하루 섭취량의 10% 이하가 되도록 한다.
   ③채소 특히 녹황색 채소를 매일 충분히 먹는다.
   ④ 하루 세끼 식사 중 되도록 다른 종류의 식품을 여러 가지 먹도록 노력한다.
   ⑤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고 한 끼에 많이 먹지 않도록 한다.

  매우 적절한 제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열량제한도 중요하지만 음식의 배합, 즉 음식 궁합을 잘 맞춰 먹어야 그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궁합이 맞는 요리의 하나로 양파 + 브로콜리 + 간을 들 수 있다. 양파는 흰색 채소지만 다른 채소와는 다른 맛과 향미를 가지고 있다. 양파, 마늘, 달래 등이 공통적인 향미와 성분을 가지고 있는데 이들을 예로부터 훈채라 일러 왔다. 자극성 냄새를 갖는 이 훈채는 다른 채소에는 없는 독특한 성분을 가지고 있다. 유기유황성분인 알린과 이소시아네이트 그리고 스코르디닌이다.

  동물의 간에는 단백질, 철, 비타민 A가 풍부할 뿐만 아니라 비타민 B1이 매우 많다. 간은 사슴이나 멧돼지의 간처럼 구하기 어려운 것만 좋은 것이 아니고 닭 간이라도 좋다. 비타민 B1은 당질을 분해해 에너지를 만드는 데 중요한 비타민이다. 비타민 B의 흡수를 도와주는 알린이 많은 양파가 간과 궁합이 맞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에서 전해진 양파는 발한, 이뇨, 최면, 건위, 강장효과가 인정되어 거의 끼니마다 식탁에 등장하는 일용 식품이 됐다. 코카서스의 장수자들도 양파를 즐겨 먹고 있는 것이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브로콜리에는 카로틴과 비타민 C, 그리고 섬유질이 풍부하다. 간에는 비타민 A와 필수 아미노산, 메치오닌도 많으므로 피부와 간을 튼튼히 하는데 우수한 식품이므로 양파를 곁들여 먹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기와 참다래

  참다래의 과즙에는 단백질 분해효소 악티니딘이 들어 있는 것이 특색이다. 고기 먹고 난 후의 후식으로도 좋고 연육제로도 활용된다. 질긴 고기 위에 얇게 저민 참다래를 약 20분간 올려 놓으면 연하고 맛있는 고기 요리를 할 수 있다. 매일 1개씩 참다래를 아침시가 전에 먹으면 변비 치료에 상당한 효과가 기대된다.

 

  딸기와 우유

  딸기에 우유를 곁들여 먹는 일은 궁합이 잘 맞는 배합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딸기에 우유를 섞은 것은 한꺼번에 많은 양을 먹을 수가 없어 소화효소의 활동을 돕는 효과가 있으므로 우유나 딸기를 따로따로 먹는 것보단 딸기에 우유를 섞어 먹으면 소화 흡수율이 훨씬 향상된다. 우유를 원심분리해서 얻어지는 것이 크림인데 우유보다 지방과 단백질 함량이 많다. 우유 대신 크림을 끼얹어 먹으면 수분이 적으므로 고영양이 농축되는 셈이다.

 

더덕과 술

  더덕 뿌리에는 사포닌이 들어 있는데 종기가 심할 때나 독충에 쏘였을 때 더덕가루를 바르는 민간요법도 있다. 이것은 바로 더덕 사포닌의 효과를 노린 것으로 짐작된다. 더덕은 건위제일 뿐 아니라 강장식품으로 유명해서, 폐와 비장· 신장을 튼튼하게 해주는 식품으로 전래된다. 물먹고 체한 데에는 약이 없는 것으로 전해 오고 있는데 더덕은 더덕술을 만들어 마시면 그 별미를 맛 볼 수 있고, 그 약효를 빨리 나타낼 수 있다. 단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설탕이나 꿀을 더덕술 담근 지 한 달 후에 첨가한다. 더덕술이 제 맛이 들려면 3개월은 숙성을 시켜야 한다. 숙성이 끝나면 더덕을 건져내고 헝겊으로 걸러서 술병에 담는다. 엷은 황갈색의 술이 만들어지는데 그 특유한 향미가 좋으며 그대로 마셔도 좋으나 새큼한 맛이 있는 매실주나 석류술과 칵테일해서 마시면 더욱 좋다.

  이 술은 정장 강장제로써도 좋고 가래가 많은 사람이 자기 전에 조금씩 마시면 그 효과가 크다고 한다. 술의 주성분인 알코올이 더덕 중의 사포닌 등 기능성 성분을 쉽게 추출하므로 더덕 성분을 속효성으로 활용하는데 좋은 것이 알코올인 셈이다.

 

  소주와 오이

  오이는 성분상으로 보면 영양가는 낮으나 무기질인 칼륨의 함량이 높아 알칼리성 식품이다. 이 칼륨은 인체의 구성물질로 약 0.35%가량 들어 있다. 술을 많이 마시면 체내의 칼륨이 배설되므로 오이로 공급하는 것은 매우 합리적이다. 염분 배출과 노폐물 배출이 잘되어 몸이 맑게 된다. 오이와 소주는 여러 모로 궁합이 맞는 셈이다.

 

 

 

 

 

 

 

 

 

 

 

 

 

 

 

 

 

 

 

 

 

 

 

 

 

 

 

 

 

 

 

 

 

 

 

 

 

 

 

 

 

 

 

 

 

 

 

 

 

 

 

 

 

 

 

 

 

 

 

 

 

 

 

 

 

 

 

 

 

 

 

 

 

 

 

 

암을 예방하는 ‘브로콜리’

꽃양배추라고 불리는 브로콜리는 가지과에 속하는 야채로 서양채소 중에서도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것 중 하나다. 평소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고, 담배를 많이 피우며, 고운 피부를 원하고, 감기기운이 있는 사람에게 추천된다.

사철 구별 없이 먹을 수 있지만 11~3월 까지가 제철인 겨울채소다. 비타민 A, C가 풍부하고 칼륨, 인 , 칼슘 등 각종 무기질이 많이 들어 있어 영양 덩어리로 알려져 있다. 특히 베타-카로틴, 비타민 E, 루테인, 셀레늄, 식이섬유 등 자연 항산화물질이 풍부하다. 항산화물질은 우리 몸에 쌓인 유해산소를 없애 노화와 암, 심장병 등 성인병을 예방하는 것이 주 책무다.

브로콜리에는 특히 비타민 C가 풍부한데 레몬의 2배, 감자의 7배로 채소 중에서 가장 많은 편에 속한다. 비타민 C는 기미, 주근깨를 없애는 등 피부 미용에도 좋은 비타민으로 브로콜리( 100g당 98㎎) 두세 송이면 하루 필요한 분량을 섭취할 수 있다. 그 밖에 비타민 K가 풍부해 조혈 및 지혈을 돕는다. 열량은 100g당 28㎉로 다이어트하는 사람에게도 전혀 부담이 없다.

비타민 C 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생즙으로 짜서 먹는 것이 최고로 당근즙, 사과즙과 섞어 먹으면 좋다. 비타민 C 의 손실을 가장 효과적으로 막는 조리방법은 살짝 데치거나, 찜통에 살짝 찌거나 전자레인지에 익혀서 먹는 것이다.

살짝 데쳐 샐러드로 먹거나 초장에 찍어 먹고, 수프를 끓여 먹어도 좋다. 브로콜리에 기름을 더하면 비타민 A의 섭취율이 높아진다. 드레싱에 기름을 살짝 뿌려 먹거나 볶을 때 기름을 더해주면 된다. 푸른채소의 근원이 되는 클로로필( 엽록소)의 성분은 인간의 적혈구와 유사하다. 색소가 빨갛고 녹색인 점이 다르기는 하지만 혈액을 정화하는 작용을 한다. 인체 내에서 적혈구에 붙기 쉬운 독소와 결합함으로써 혈액을 정화하여 동맥경화 예방 효과가 있다.

일본 농수산성은 우리가 흔히 먹는 16종의 채소와 과일에 대해 발암억제력검사를 해보았다. 이 검사에서 브로콜리는 가지에 이어 두 번째로 발암억제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브로콜리는 항암식품들 중 가장 강력한 효능을 갖고 있어 하루 반 컵만 먹으면 폐암, 위암, 결장암, 직장암, 유방암 예방에 효과적이다. 특히 65세 이하 흡연 남성의 결장암을 줄여준다고 보고되어 있다.

브로콜리를 고를 때는 진한 초록색을 띠며 봉오리가 작고 단단하고 싱싱한 것. 가운데가 볼록하게 솟아올라 있는 것이 상품이다. 봉오리 부분이 보라색을 띤 것이 있는데 이것은 품종이 다른 것으로 맛, 신선도와는 무관하다. 꽃이 핀 것은 맛과 영양이 떨어지므로 꽃 피기 전의 것을 고른다.

브로콜리를 먹을 때는 푸른 잎 부분보다는 줄기 부분을 많이 먹도록 한다. 줄기부분이 잎에 비해 영양소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손질법은 물에 흔들어 씻은 후 단단 줄기는 잘라내고 송이와 송이 사이에 칼끝을 넣어 작은 송이로 만든다. 얼음물에 담가두면 색깔이 선명하여 싱싱한 상태가 유지된다.

조리할 때는 먼저 브로콜리를 소금물에 30분쯤 담가 송이 속의 먼지와 오염물질을 없앤다. 끓는 물에 소금, 식초를 넣고 살짝 데치면 색이 선명해지고 씹히는 맛을 살릴 수 있다. 줄기와 송이를 함께 데치거나 볶으면 고르게 익지 않으므로 줄기를 먼저 넣고 송이를 나중에 넣는 것이 좋다. 살짝 데쳐서 냉동 보관하여도 비타민 손실이 거의 없다. 삶아 냉동시킬 재료는 찬물에 담그는 것보다 부채로 식히는 것이 효과적이다.

브로콜리와 궁합이 잘 맞는 식품으로는 아몬드, 오렌지 등이 꼽힌다. 견과류의 비타민 E가 비타민 C와 만나 두뇌발달을 돕고, 브로콜리와 오렌지의 풍부한 비타민C가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강화시킨다.
탁월한 해독작용 ‘녹두’

연두빛으로 알이 작은 녹두는 우리의 일상 식생활에서 귀한 별미식의 원료로 사용되는 곡물이다. 콩과에 속하는 일년초로 원산지는 인도로 추정하며 이미 3,000년 전부터 재배되었다고 한다. 한국·중국·인도 등의 아시아지역에 주로 분포한다.

녹두의 주성분은 전분으로 전분이 약 55%, 단백질 21%, 지방 1% 정도로 팥과 비슷하다. 녹두는 단백질을 구성하는 로이신·라이신·발린 등의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고, 지방의 함량은 적으나 불포화 지방산으로 우수한편이고, 비교적 소화성도 좋은 식품이다. 녹두는 기르면 성분이 달라진다. 단백질은 분해되어 아르기닌, 아스파라긴산 등의 비단백질이 많아지고 당질의 양은 급격히 떨어지지만 비타민 A 는 2배, 비타민B는 30배, 비타민C는 40배 이상이나 증가한다.

녹두는 기의 통로인 경락(經絡)을 두루 잘 통행시키고 오장을 조화롭게 하며 위장을 튼튼하게 한다. 열을 내리고 갈증을 풀어주므로 여름에 더위를 먹었거나 갈증이 심하고 가슴이 답답할 경우에 효과가 있다. 입맛을 잃었을 때나 가슴이 답답하고 원기가 부족할 때도 녹두죽은 몸에 기력을 돕고 생기를 되찾게 한다.

한방에서는 열이나는 환자음식으로 녹두죽을 쑤는데 맛이 좋고 흡수성이 좋은 영양의 공급원이다. 그러나 녹두는 몸을 차게 하는 힘이 강하기 때문에 해열·고혈압·숙취에는 좋지만 저혈압이나 냉증이 있는 사람이 먹으면 오히려 원기가 떨어지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식품에는 상극관계가 있어 잘못 섞어 먹으면 상반작용으로 소화장애에 시달리거나 건강을 해치게 된다. 녹두는 모든 약물과 상극관계에 있으므로 약물을 복용하면서 녹두를 먹으면 약효가 떨어지므로 피해야 한다.

녹두는 피부질환에 약을 쓸 수 있는 먹거리이다. 땀띠에는 녹두가루를 뿌리고 수포나 농포가 생겼을 때는 녹두죽을 먹는 것이 좋다. 신장의 기능이 떨어져 몸이 붓고 배가 불러오는 경우와 당뇨병한자에게 적합한 음식이다. 또한 해독작용이 탁월하여 염증질환을 앓거나 약물중독으로 발진이 생긴 경우에도 좋다.

녹두를 갈아서 물에 개어 바르면 피부의 기름기가 빠져 고와지게 되며 땀띠, 여드름, 햇빛에 그을린 경우도 좋다. 또한 녹두를 베갯속으로 넣은 베개를 베고 자면 습기와 열을 물리쳐서 머리를 서늘하게 한다. 그러므로 눈을 밝게하며 머리가 무겁고 어지럽거나 아픈 것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

녹두는 담백하고 구수하여 옛날부터 여러 요리를 만들어 먹어왔는데 녹두묵·빈대떡·떡고물·녹두차·녹두죽.숙주나물 등은 많은 사람이 즐기는 음식이다. 녹두지짐을 빈자떡이라고 하는데은 가난한 사람이 해먹는 것이라 해서 빈자떡이 되었고, 그런가 하면 귀한 손님 접대를 하는데 올리는 음식이란 뜻에서 빈대떡이라 했다고 한다.

녹두지짐을 할 때 돼지고기와 돼지비계를 쓰는데 녹두에 부족한 메치오닌, 트립토판 등을 돼지고기 등으로 보충해주어 영양이 보완되고 입맛을 돋우어 주는 훌륭한 전통 음식이다.
묵 가운데서 가장 고급스러운 것은 청포묵이라고도 하는 녹두묵이다. 수분이 70%, 전분질 25%이고 지방은 거의 없어 맛이 담백하고 소화가 잘되는 식품이다. 녹두묵요리 중에 입맛을 돋우는 음식으로는 탕평채가 있다. 녹두묵에 고기볶음, 미나리, 김 등을 섞어 초에 무친 것으로 맑은 색과 산뜻한 맛이 일품이다.
산삼에 버금가는 더덕

쌉쌀 들큰한 맛에 씹을수록 향기로운 더덕. 한방에서는 사삼(沙蔘)이라 불리며 식용과 약재로 사용해 왔다. 초롱과에 들어가는 더덕은 우리나라에서만 먹어 온 나물이다.
단군때부터 고려에 이르는 우리나라의 역사를 적은 <해동역사>에는 고려시대에 더덕을 나물로 만들어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오래 전부터 먹어 내려오던 고려의 대표적인 나물이었다는 뜻인 것 같다.

더덕은 도라지와 비슷하지만 도라지보다 향기롭고 살이 연해 도라지보다 훨씬 귀한 대접을 받아온 나물이다. 뿌리는 모양에 따라 수컷과 암컷으로 나누기도 하는데 매끈하게 쭉 빠진 더덕을 수컷, 통통하니 수염이 많이 달린 더덕을 암컷이라고 한다. 요리에 쓰는 더덕은 수컷이 더 낫다고들 한다.

더덕은 대개 뿌리를 먹는데 뿌리뿐 아니라 어린잎도 산나물감으로 훌륭하다. 살짝 데쳐 나물로 무치거나, 생채로 잘게 썰어 비빔밥이나 채소무침, 볶음밥, 부침개에 조금씩 가미하면 좋다.

성숙한 잎은 건조시켜 차대용으로 삼거나, 말려두었다가 목욕물에 넣으면 독특한 더덕향과 함께 피로 회복와 스트레스 해소에 효과가 있다.
뿌리에는 섬유질이 많고 칼슘, 인, 철분 같은 무기질과 비타민도 풍부하다. 사포닌과 이눌린이 있어 핏속의 콜레스테롤과 지질의 함량을 줄이며 혈압을 낮춘다. 허약해진 위를 튼튼하게 하고 남자의 정력을 다시 길러주며 여성의 월경불순을 다스리는데도 좋다.

잘랐을 때 하얗게 나오는 진액은 인삼의 약성분인 사포닌으로 쓴맛이 나게 할 뿐만 아니라 폐 기운을 돋운다. 옛날부터 기관지염이나 해소병의 약재로 널리 쓰여 왔던 것도 이런 까닭이다.

더덕은 껍질이 억세고 주름이 많은데 잔뿌리가 적고 몸체가 쭉 뻗은 것, 색은 희고 향이 좋으며 속에는 심이 없는 것이 좋다. 좋은 더덕은 껍질을 벗기면 섬유결이 보풀보풀하다.

음식을 만들려면 껍질을 옆으로 돌려가며 말끔히 벗겨 내고 소금물에 잠시 담가 쓴맛을 우려내야 한다. 특히 3~4월에 늦게 캔 것은 여러 날 우려야 쓴맛이 빠진다. 껍질은 벗길 때 물에 불리거나 끓는 물에 잠시 넣었다가 벗기면 잘 벗겨진다. 굵은 더덕에는 한 가운데 노란색의 단단한 심이 들어 있는데 이것은 떼어내 버려야 한다.

구이를 하려면 반으로 갈라 펴서 방망이로 자근자근 두들겨서 넓게 편다. 너무 세게 두드리면 섬유가 끊어져서 조각조각 흩어져 버리니 주의해야 한다. 생채를 하려면 두들긴 더덕을 다시 손으로 채처럼 살살 뜯는다.
더덕에 양념고추장을 발라 구운 더덕구이는 맛깔스럽고, 새콤달콤하게 무친 더덕생채는 입맛을 살려준다.

양념고추장에 무친 더덕겉절이와 미나리나 오이를 넣어 양념장에 무친 더덕무침은 향이 살아 있어 입맛을 당기게 하는 반찬들이다. 고춧가루를 넣지 않은 흰색과 붉은 색으로 무쳐 한 그릇에 담으면 만들기는 번거롭지만 두 가지 맛을 즐길수 있다.

잔치나 명절에는 두들겨서 누름적을 만들고, 찹쌀가루를 묻혀서 기름에 튀겨낸 섭산삼과 정과도 향미 있는 후식이 된다. 절인 더덕으로 김치 속을 채워 넣고 찹쌀풀과 젓국을 넣어 익힌 더덕물김치, 얇은 베보자기에 싸서 고추장에 박은 더덕장아찌는 밑반찬으로 일미이다. 소금에 절여 끈적끈적한 기운을 뺀 후 오이와 얼음을 타서 먹는 더덕냉국은 개운하고 향긋하여 입맛을 돋우어준다.

말린 더덕가루를 따뜻한 물에 타서 마시는 더덕차는 건위·강장 효과가 있다. 더덕에 소주를 부어 석 달쯤 둔 더덕술은 향이 좋은 강장제이자 거담제이다.

특유의 향미를 살려 그대로 마셔도 좋고 새큼한 맛이 있는 매실주나 석류술과 칵테일해서 마시면 더욱 좋다. 그러나 몸이 냉한 사람이 너무 많이 먹으면 소화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니 조심하는 것이 좋다.
노폐물과 독소 제거하는 우엉

아작아작 씹히는 맛과 향기가 독특한 우엉. ‘ 흙의 것’ 이라고 해서 지하에서 생육하는 부분을 이용하는 근채(根菜)이다. 원산지는 유럽, 아시아 등 따뜻한 지방으로 여름에 보라색꽃이 피고 9월에 씨가 익으며 뿌리는 식용한다. 우리나라에 언제 들어왔는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어린 순은 삶아 무쳐먹고, 부드러운 잎은 기름에 튀겨 먹고, 뿌리는 조려서 반찬으로 많이 먹는다.

식물성 섬유인 셀룰로스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서 변비해소나 콜레스테롤치의 저하에 도움이 되는 건강식품으로 주목되고 있다. 섬유질이 뿌리채소 중 가장 풍부한데 자근자근 두드려서 사용하는데 먹으면 신장기능이 향상되고, 콜레스테롤과 지방 등이 대변과 함께 배설되므로 장이 깨끗해지며, 대장암, 뇌졸중, 심장병 같은 병을 예방할 수 있다.

우엉을 자르면 끈적거리는데 식이섬유의 하나인 리그닌으로 암을 억제하는 탁월한 효능이 있다. 자르는 단면에서 많이 나오므로 가능하면 얇게 썰어 먹어야한다. 우엉을 갈면 식이섬유가 배로 늘어나니 갈아 즙으로 먹으면 영양의 흡수를 높일 수 있다. 단 종기가 났을 때 먹으면 상처가 아물지 않는다고 하며 성질이 찬 음식이므로 몸이 차고 속이 냉한 사람은 피하는 게 좋다.

소변을 시원스레 못 볼 때 우엉 생즙과 꿀을 2컵씩 넣고 끓여 마시거나, 볶은 우엉씨를 가루 내어 물에 달인 다음 1컵씩 마셔도 좋다.
수확한 우엉은 수염을 제거하고 흙을 털어내고 출하한다.

우엉은 너무 굵거나 가는 것은 피하고 지름이 10원짜리 동전 굵기의 것을 고른다. 뿌리가 곧으며 갈라지지 않은 것, 수염이 적은 것, 주름이 있고 단단한 것, 흙이 묻어있는 상태의 것을 고른다. 우엉껍질에는 각종 영양소가 풍부한데다가 미리 껍질을 벗긴 것 가운데는 표백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볶음이나 조림, 튀김, 샐러드, 무침 등으로 조리해 먹는데 반찬으로 먹을 때에는 쌀뜨물에 삶아낸 다음 껍질째 조리하면 음식의 맛과 영양이 훨씬 좋아진다. 산화되기 쉬우므로 썰어서 식촛물에 담갔다가 조리하면 색이 검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고 떫은맛도 없앨 수 있다. 우릴 때는 물을 2~3번 갈아주어 충분히 우려내야 아린 맛이 가신다.

우엉의 감칠맛은 껍질에 있기 때문에 손질할 때 표면을 가볍게 씻거나 칼등으로 살짝 긁어내야 감칠맛을 그대로 살릴 수 있다. 흙이 묻어있는 것은 젖은 신문지에 말아 냉장보관하고 씻은 것은 밀폐용기에 넣어 냉장보관 한다.

용도에 따라 써는 방법을 달리하는데 토막썰기, 채썰기, 비져썰기 등 방법을 익혀두면 요리하기가 한결 쉽다. 된장국에 우엉을 갈아 넣어 먹거나, 즙을 내서 먹으면 숙취을 해소하는 효능이 탁월하고, 버무려 바로 먹는 우엉김치는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기름에 볶으면 단맛이 증가하며 생선이나 육류 요리에 조금만 넣어도 우엉향이 잡냄새를 없애줘 음식의 풍미를 더욱 좋게한다. 우엉의 아삭한 맛을 살리려면 미리 데친 다음 서서히 조려야 한다.

손질한 우엉에 매콤달콤한 양념장을 발라 굽는 우엉양념구이, 양념에 볶은 우엉볶음, 쇠고기에 우엉을 돌돌 말아 조린 우엉고기말이조림, 우엉찜이나 무침, 튀김도 건강과 맛을 지켜준다
복합항암제 취나물

우리나라 방방곡곡의 산에서 나는 나물거리는 수없이 많다. 수많은 나무와 풀 중에서 우리 조상들은 독이 없는 식물만 가려서 먹는 지혜가 있었다. 산나물이 지닌 성분 중 암발생억제 등 다양한 약효가 밝혀지면서 최고의 건강식으로 알려지고 있다.

산나물의 왕인 취는 곰취, 참취,개미취, 미역취, 수리취 등 ‘취’자 붙은 산나물의 총칭이다. 비타민 A가 941 IU 로 배추(91 IU)에 비해 10배나 들어 있다. 특히 베타카로틴이나 폴리페놀 화합물과 같은 미량원소들이 풍부해 발암물질의 활성을 60~80% 억제한다. 단백질 3.9%, 당질 13%, 무기질 중에는 칼슘이 46%을 차지해 시금치의 수십배나 된다.

산나물은 발암물질의 억제력이 탁월하고 이미 발생한 암의 성장을 막는 기능도 있다. 산야초가 뛰어난 약성을 가지게 된 것은 거친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한 방편 때문이다. 외부에서 침입하는 각종 곤충 및 세균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항균·항암·항염·면역·노화방지 효과를 내는 생화학물질을 만들도록 진화했다는 것이다.

산채는 일반적으로 칼륨 함량이 많은 알카리성 식품이다. 체내의 염분을 몸 밖으로 배출하므로 취나물을 많이 먹으면 심장병·신장병·고혈압·동맥경화 등을 예방할 수 있고 진통·해독·타박상에 두루 쓰인다.

예전부터 정월 보름날의 묵은나물 아홉가지를 갖출 때 곰취를 빠뜨리지 않고 마련하여 보름날아침 오곡밥을 싸서 먹으며 ‘복(福)쌈’이라 하였다. 선조들의 지혜로움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산나물의 채취는 4~6월이 적기다. 재배농가가 늘면서 최근에는 여름에도 구할 수 있는 산나물의 종류가 늘었다.
싱싱한 채로 오래 보관할 수 없으니 냉동보관하면 푸른색과 향이 잘 보존된다.

말릴 경우 영양소가 파괴되고 향기가 날아갈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나물은 삶으면 비타민 등이 손실되기도 하지만 섬유소가 연해지고 전분이 호화되어 소화율이 높아지는 장점도 있다.

햇나물인 날취는 데쳐서 소금과 간장으로 간을 하여 볶거나 무쳐도 좋다. 묵은 나물인 말린 취는 물에 불렸다가 삶아서 기름에 볶아야 한다. 볶을 때 들깨즙을 넣으면 구수하고 영양이 풍부한 반찬이 된다. 산채의 잡맛을 없애기 위해서는 삶은 나물을 잿물이나 0.3%의 중조 (식용소다)를 풀어 우리면 좋다.

데친 취에 고추장, 된장을 넣어 무친 취나물, 삶은 취를 양념장에 무쳐서 밥을 싸먹는 취쌈, 쌀가루를 쪄서 삶은 취를 넣고 찧어 빗은 취절편, 절편에 팥소를 넣어 반달모양으로 찍어낸 취계피떡도 봄의 미각을 살리는 음식이다.

우리나라 나물문화의 특징은 나물과 참기름의 조화이다. 나물의 향기와 맛이 가장 잘 살도록 조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양념이 지나치면 나물 본래의 맛이 나기 어렵고, 양념이 잘 베어들지 않으면 나물 맛을 내지 못한다. 나물을 맛있게 무치는 비결을 알아보자.

<나물의 맛내기 포인트>
▶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빨리 데친다- 영양소 파괴도 줄고 빛깔도 곱다
▶ 먹기 직전에 무친다- 미리 무쳐 놓으면 수분이 나와 싱거워지고 축 늘어져 볼품이 없어진다.
▶ 손으로 맛을 낸다- 조물조물 무쳐야 양념이 고루 스며든다
▶ 간은 국간장과 소금으로 낸다- 구수한 맛은 국간장, 담백한 맛은 소금.
▶억센 줄기는 무르게 삶는다- 고사리나 줄기야채는 푹 삶아야 부드럽다.
▶ 초무침은 양념 넣는 순서가 중요하다- 설탕, 식초→ 깨소금, 고춧가루→ 간장, 액젓. 맛이 약한 양념부터 강한 순서로 넣는다.
▶ 볶는 나물에는 설탕을 넣지 않는다- 참기름과 깨소금은 넉넉히. 단 도라지나 취나물은 설탕을 조금 넣으면 맛이 부드러워진다.
▶ 산나물, 풋나물은 초고추장에 무친다.
작은 풀인 봄나물은 생명의 생기를 주는 독특한 향미로 겨우내 나른해진 식욕을 돋워준다. 봄나물 중에서도 달래는 이른 봄 야산에 많이 난다. 매운맛을 가지고 있는 여러해살이풀로 직경 1cm 이하의 작은 알뿌리가 있다. 작고 앙징맞은 달래뿌리에 빗대어 옛 사람들은 작고 귀여운 여자를 ‘달래각시’ 라고 했다.

예로부터 강장식품으로 알려져 우리 선조들이 즐겨먹던 식품으로 피로회복과 춘곤증을 이기는데 필요한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다.
또한 칼슘과 비타민 A.C가 많고 마늘에 들어 있는 알리신이 들어 있다. 비타민 C가 풍부해 날로 먹는 것이 좋고, 풍부한 알카리성 식품으로 신경안정제로서 약효를 낸다.

파와 비슷한 향취가 아주 독특한데 캐서 오래 놔두어 시들어버리면 질기고 향취가 약해지겨 맛이 없어진다. 달래의 손질은 알뿌리의 얇은 겉껍질은 벗기고, 수염뿌리도 한 뿌리씩 조심스럽게 흐르는 물에 여러 번 씻는다.

달래의 둥글고 하얀 뿌리는독특한 향취가 있어 된장에 찍어 술안주로 먹거나 된장국에 넣으면 개운한 맛이 우러난다. 연한 달래는 양념에 무치고, 굵고 매운맛이 강한 것은 된장찌개에 넣으면 향이 좋다.

잎과 알뿌리를 생채로 양념간장에 무친 달래무침, 쌈의 양념장에 넣는 달래상추쌈, 된장을 풀어 끓인 달래된장국, 오이, 해물 함께 넣어 새콤한 초고장에 무친 달래초채는 향긋해서 입맛을 돋운다. 또한 전이나 튀김, 볶음도 좋고 약간 데쳐서 마요네즈에 버무리면 또 다른 진미를 느끼게 된다. 여러 가지 조리에 향신료로 쓰는데 맛과 향은 파보다 월등하다.

달래무침에 식초를 치면 비타민 C가 파괴되는 것을 지연시키고 장아찌로 담그기도 한다. 알뿌리만 있는 은달래는 달래에 비해 매운 맛과 향이 강하고 쉽게 무르지 않아 오래 보관할 수 있다.

달래는 한방에서 수채엽(睡菜葉)이라 불리는 약으로 위암치료, 보혈작용, 신경안정작용, 살균작용, 정력증강작용이 있다고 밝혀졌다. 생리불순, 자궁출혈 등 부인과 질환에 효과가 뛰어나 여성에게 좋은 음식으로 꼽힌다. 달래의 주된 약성은 소화를 잘 시키고 가래를 삭혀주어, 소화약, 가래약으로 탁월한 효험을 나타낸다.

독벌레에 물렸을 때 찧어 붙이면 해독도 되어 지혈제로 상용되었다. 이것을 밀가루와 반죽하여 타박상을 입은 곳에 붙이고, 태워서 종기에 붙이면 부기가 빠지고 통증을 멈추게 한다.
뿌리로 약주를 만들어 잠자기 전에 소주잔으로 반잔 또는 한잔 정도 마시면 불면에 효과가 크다.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다. 깨끗하게 씻은 달래뿌리 300g, 꿀200g,소주1.8ℓ를 넣고 2 ~3개월 동안 서늘하고 어두운 곳에 보관하면 된다.

봄에는 인체의 신진대사 기능이 더욱 활발해지기 때문에 각종 영양소의 섭취가 요구된다. 그 중에서도 비타민의 소모량은 겨울보다 3~10배 증가하므로 충분한 섭취가 필요하다.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여 기력을 회복시키고 면역기능을 높여주는 비타민 C는 신선한 과일과 채소, 특히 겨울을 뚫고 솟아난 봄나물에 많이 들어있다. 봄의 생기를 먹어 춘곤증을 이기고 건강을 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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