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채소가꾸기/고추

집중분석-2008년 고추 종자 시장

누촌애(김영수) 2008. 1. 20. 11:27
집중분석-2008년 고추 종자 시장
“역병엔 이게 최고” 판촉 경쟁 불붙어

‘총성 없는 전쟁’으로 불리는 고추 종자 판매가 시작됐다. 종자업계는 새해 벽두부터 판매가 시작되고, 채소 종자 중 단일 품목으로는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고추가 한해 사업의 성패를 판가름할 것으로 보고 사활을 걸다시피 판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게다가 재배면적 감소와 육묘장 이용 증가로 인해 종자 판매량이 해마다 줄면서 반대로 판촉 경쟁은 더욱 격화되는 양상이다.

올해 가장 불붙고 있는 분야는 내병계 품종이다. 2005년 두세 업체가 출시하면서 바람이 불기 시작한 역병 저항성 품종이 올해는 대부분의 업체가 무려 100여개가 넘는 품종을 상품화하면서 고추 종자에 대한 소비자 관심마저 바꿔놓을 태세다. 올해 시장에서는 특히 역병은 기본이요, 청고병 저항성 혹은 바이러스 내성, 매운맛 강화 등으로 차별화하려는 전략이 눈에 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바이러스의 경우 내성 정도가 약해 농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품종이 상당수일 뿐 아니라 내병계 품종은 일반적으로 맛·색깔 등 건과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소비자의 기호를 끌지 못하고 수입 고춧가루의 입지를 넓혀주는 역작용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수익성 악화로 해마다 고추 재배면적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병에 강한 내병성 품종이 확대될 경우 수확량은 늘어나 면적 감소의 효과를 반감시킬 것을 우려하고 있다. 또 100여품종이 판촉경쟁을 벌이면서 일부 덤핑 공세도 나타나는 등 시장의 혼탁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고 업계는 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잇따르는 이상 기후로 인해 예측할 수 없는 병 발생에 대한 우려로 내병계 품종에 대한 농가 선호도는 올해도 상승곡선을 탈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정용동 농우바이오 이사는 “농민 입장에서는 수확을 하느냐, 못하느냐가 일차적인 문제이고 품질은 그 다음이기 때문에 내병계 시장은 올해도 확대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전체 면적은 지난해 고추 시세가 낮았던 영향으로 최고 10%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존 고추보다 두세배 크면서 맵지 않은 풋고추가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면서 촉발된 풋고추 전용 거대과 품종 출시는 올해도 참여 업체 수가 늘고 찾는 농가도 늘었다. 풋고추는 전용으로 재배하기보다 건고추와 함께 곁작물로 심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100립 단위로 소포장한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소비 확대는 서서히 이뤄지고 있는 데 비해 농가 기대치는 지나치게 높아 일부 우려된다는 것이 올해 이들 종자를 판매하고 있는 업체들의 조심스러운 전망이다.

이현기 사카타코리아 상무는 “풋고추는 여름 등 제철을 제외하면 식당 등의 소비가 대부분인데, 식당에서는 여러 가지 이유로 거대과를 선호하지 않고, 이 때문에 겨울철엔 기존 풋고추보다 시세가 낮을 수도 있다”면서 “시장 동향을 주시하면서 재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신품종 ‘일등고추’ 주장
●업체별 주력 품종 살펴보니…

올해 고추 종자시장에는 예년보다 많은 신품종이 가세하면서 백화점에 진열된 상품만큼이나 다양한 제품이 농가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기존 품종은 우수성이 검증됐다는 점을, 신품종은 기존 품종보다 진일보한 종자라는 점을 내세우며 저마다 ‘일등 고추’임을 주장하고 있다. 주요 회사의 신품종을 중심으로 특성과 재배 시 유의점 등을 알아본다.

◆내병계 고추=농우바이오는 올해 새로 출시한 〈PR마니따〉와 〈PR대촌〉을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다. 〈PR마니따〉는 기존 〈마니따〉의 특성에 역병저항성을 첨가한 품종으로 과실이 크고 색이 진한 것이 장점이며, 〈PR대촌〉은 역병은 물론 오이모자이크바이러스에도 강하고 매운맛이 강하며 건과피가 두껍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들 품종은 괴저바이러스와 청고병은 주의해야 한다.

NH종묘센터(옛 농협종묘개발센터)는 역병에 강한 대과종 〈PR무적〉을 새로 출시했다. 조기 착과력이 우수한 조생종으로 매운맛은 순한 편이며 역병 이외 토양전염성 병이나 바이러스에 대한 내병성은 없다. 또 〈힘찬〉은 바이러스에 강해 재배가 쉽고 고춧가루 색택도 좋으나 착과수가 많아 1차 추비를 빨리 해야 한다.

사카타코리아의 〈불세출〉 〈신세계〉도 역병 내병계 시장에 올해 새로 합류했다. 이들 품종은 바이러스에도 비교적 강하고 키가 작아 관리가 쉬우면서 과형과 색깔이 우수한 품종이라는 설명이다. 매운맛은 강한 편이다.

몬산토코리아(옛 세미니스코리아)에서는 역병에 중간 정도의 저항성을 갖는 신품종 2종이 나왔다. 〈한가람〉은 착과력이 우수한 다수확 품종에 매운맛은 적당하나 청고병 등 다른 토양병에는 주의해야 한다. 〈홍일점〉은 과형이 우수해 외관적 상품성이 좋고 역병에도 강한 대신 청고병 발생 포장에서는 재배를 피해야 한다.

신젠타종묘는 올해도 〈독야청청〉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역병과 바이러스에 강해 재배가 쉽고 매운맛이 강한 편이나 청고병 오염 포장은 피하는 게 좋다. 또 육묘기간을 길게 해 충실한 모종을 심는 것이 좋다. 〈금빛〉은 바이러스에 강한 대과종으로 하단에 착과가 많이 되므로 가급적 비옥한 토지에 재배한다.

코레곤종묘는 〈PR만장일치〉 〈PR홍두깨〉 〈PR장원급제〉등 다양한 역병 저항성 신품종을 출시했다. 〈PR만장일치〉는 매운맛이 다소 강한 조생종으로 바이러스에도 강한 편이며, 〈PR홍두깨〉는 생리장해에도 둔감해 재배가 쉬운 편이나 수확 뒤에 반드시 덧거름을 지속적으로 줘야 한다. 〈PR장원급제〉는 착과력과 건과 품질이 우수하다는 설명이다.

◆품질계 고추=코레곤은 과형이 좋고 건과 색이 우수하면서 매운맛은 중간 정도인 〈옹골찬〉과 건과 품질은 물론 다수확할 수 있는 〈임금님〉을 품질계로 내세우고 있다. 이들 품종은 바이러스에도 강한 편이다.

신젠타는 〈대장부〉가 다른 고추보다 붉어 품질이 좋고 수량성이 우수하면서 바이러스에도 강하다고 밝혔다. 후기까지 단과 현상도 적으나 넓게 심어 통풍과 채광이 잘 되도록 해줘야 한다. 특히 〈포청천〉은 색깔과 달콤한 맛, 매운맛이 잘 어우러져 이 품종만 고집하는 단골 농가까지 확보하고 있다는 자랑이다.

몬산토는 신품종인 〈신기원〉과 〈이구동성〉을 품질계로 권하고 있다. 이들 품종은 과형이 우수한 극대과종에 건조가 쉬우며, 조기 착과력이 우수해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다.

NH종묘는 〈한민족〉과 〈정이품〉을 추천하고 있다. 이들 품종은 고춧가루 빛깔이 좋고 매운맛이 강한 편이며, 특히 〈한민족〉은 극대과종에 착과 수량이 많으면서 병에도 강한 편이라고 밝혔다.

농우는 〈대촌〉과 〈슈퍼마니따〉가 맛있는 고춧가루를 생산할 수 있다며 권장하고 있다. 이들 품종은 색택이 우수하면서 오이모자이크바이러스에도 저항성이 있으며, 이 중 〈대촌〉은 매운맛이 더 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