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초가 쪼글쪼글해졌습니다.
통통했던 줄기마다 깊게 패인 주름살뿐이네요.
기온이 떨어지면 대부분의 식물은 땅속으로 수분을 내려 보내서 추위에 얼어 죽지 않도록 자신을 보호합니다.
그래서 한 겨울엔 나무가 얼어 죽는 경우는 드뭅니다.

 

 

 

 


나무가 얼어 죽는 원인은 여럿 있겠지만
첫째, 나무가 견뎌낼 수 없을 정도로 기온이 떨어지거나,
둘째, 물이 오르는 시기에 갑자기 추워졌을 때 동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첫째의 경우처럼 나무 스스로 자신을 지켜내지 못하고 얼어 죽는 경우는
자연재해수준으로 사람의 손으로 예방하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둘째의 경우는 사람이 관리만 잘 하면 충분히 위험에 대처할 수 있고, 손을 쓰지 않고 방치했다가 크게 피해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사람의 피부처럼 나무껍질은 온도변화에 민감합니다.
겨우내 움츠리고 있던 나무는 기온이 상승하면 봄이 온 것으로 인지하고
뿌리에 저장하고 있던 수분을 몸통과 가지로 올려 보냅니다.
이때 갑자기 기온이 떨어져 얼게 되면 나무 속 수분까지 얼게 돼 결국 나무가 얼어 죽게 됩니다.
옷을 입혀 온도변화에 과민반응을 보이지 않도록 손을 쓰는 것이 과수의 월동채비입니다.
추위를 많이 타는 어린나무는 짚으로 싸매고
나머지는 밑동에서 1m쯤 수성페인트를 칠했습니다.

 


구석구석 햇살이 잘 비치고 바람이 잘 통하게 가지를 쳐 냅니다.
"나무의 가지를 자르는 것은 나무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이 말뜻을 알 것 같습니다.

 

 

표고버섯재배에 쓸 참나무를 구했습니다.
이웃집 총각이 엔진톱으로 뒷산에 잘라놓은 나무토막을 들쳐 업고 옮기는 일이 무척 힘겹네요.

 

 

 

 

 

쌓인 눈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지지대가 쓰러지는 것을 방지하기위해
햇볕을 가리기 위해 곰취밭에 쳐 두었던 차광막을 벗기고
코끼리 마늘밭에 보온비닐을 씌웁니다.

 

 

 

지난 겨울.
보일러와 양변기, 수도전이 얼어 터져 경제적 손실이 컸습니다.
아직까지 깨진 양변기는 교체하지 못하고 사용하고 있고요.
매번 꼼꼼하게 겨울채비를 했다고 자부했었는데.......
허탈했습니다.
양수기는 분리해 물을 제거하고 헌 이불을 감쌉니다.
얼지 않게 상수도배관에 열선을 두르고 보일러배관에서 물을 빼내고 대신 부동액을 채웁니다.
양변기의 물은 흘러 보내고 수도전을 분리합니다.
창틀마다 보온비닐을 붙이고
마지막으로 쉼터로 들어오는 상수도밸브를 잠금이다.

 


요리저리 서성대며 되짚어보고 되돌아보고 한참을 망설였습니다.
선뜻 발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웃고 울었던 지난 일들이 주마등같이 이어집니다.
오늘로서 2013년 농사의 종지부를 찍네요.
고달팠지만  행복했습니다.

올해는 은행나무 한 그루의 수확을 포기했습니다.
쉰 살 먹은 두 그루의 은행나무가 번갈아가며 해거리를 하네요.
너무 많이 달려 탈입니다.
그래서 알이 자잘하고요.
열매를 덜 달리게 하는 방법도 마뜩치 않네요.
큰바람 없이 지나간 해라
열매에 살이 오를수록 무개를 감당하지 못하고 부러진 가지를 보며 많이 속상했습니다.
다락골을 지켜주는 수호신처럼 섬기며
작은 가지 하나도  일부러 꺾지 않았는데........
모처럼 따라나선 딸아이가 옆지기의 말벗이 되어주네요.

 

 

 

 

 

 

 

 

 

 

 

 

 

 

 

 

 

 

먹고 나누고,
가을 끝자락 남새밭엔 작고 볼품없어 남겨진 무만 남았습니다.
남에게 주기는 부끄럽고
내버리기엔 하나같이 눈에 밟히네요.
저 무인들  더 크고 잘 생기고 싶지 않았을까요?

햇볕도 가리고 양분도 덜주고......
모자라게 키운 주인 잘못입니다.
못 생기고 작은 것은 잘못 키운 주인의 몫입니다.
애면글면 애써 키운 것을 차마 주인마저 내팽개칠 수 없어서겠지요.
더는 두고 볼 수 없어 얼기 전에 모두 뽑아 동치미와 짠지를 담기로 했습니다.
찬 서리를 맞고 자라서인지 더 달고 아삭거립니다.
약이 따로 없습니다.

 

 

 

추워졌습니다.
눈도 내렸고요.
4주전에 아주심기 했던 텐신황 양파모종이 허리를 꼿꼿하게 세웠습니다.
새롭게 뿌리를 내리고 싹이 돋아납니다.
찬바람에 할퀴어 해쓱하고 까칠한 모습이네요.
심어만 놓고 보살피지 못한 주인 탓입니다.
모두 제 탓입니다.

 

 

 

 

 

 

지난해엔 가을비가 흔했습니다.
논바닥엔 물이 흥건했지요.
마늘과 양파를 심고 얼어 죽지 않게 보온한답시고
추수가 끝난 논배미에서 가져온 물에 젖은 축축한 볏짚으로 두둑을 덮고 그 위에 보온비닐을 씌웠습니다.

자연은 틈을 놓치지 않고  아픈 곳을 들춰내 매섭게 후벼댔습니다.
한겨울.
땅이 얼고 보온비닐 속 축축한 볏짚도 얼고 덩달아 양파모종도 얼었습니다.
또한 얼어버린 볏짚은 지온이 상승하는 것을 방해해 이른 봄 양파의 자람 새까지 나쁘게했습니다.
바싹 마른 지푸라기로 덮어주었더라면 지켜줄 수 있었던 것을 생각 없이 농사를 쉽게 봤다가 된통 크게 혼났습니다.
땀 흘려 땅을 일구고 씨를 뿌리는 것만이 농사의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일치감치
추수가 끝난 논에서 짚단을 가져왔습니다.
밭뙈기에 올 때마다 추리고 뒤집어 바싹 말렸습니다.
차분하고 꼼꼼하게 겨울맞이 준비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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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번째 절기 입동이 막 지났는데 바람 끝이 쌀쌀합니다.
우물쭈물하다 보니 그새 가을 햇살이 사그라지네요.
겨울을 준비하는 계절입니다.
겨울을 재촉하는 비까지 내리던 날, 처의 동기간이 다락골에 모여 김장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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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용품들을 활용해 농사일을 어떻게 하면 쉽고 빠르고 편하게  할 수 있을까?
농장에서 할 일이 정해지면 그 일에 필요한 도구를 찾기 위해 일주일 내내 머릿속이 복잡해집니다.
주말농사에 중독된 후 생긴 이상한 버릇이지요.
꾀만 늘었습니다.
농장으로 내려오는 길에 생뚱맞게 등산용 지팡이를 챙겼습니다.
빨리 일을 끝내고 단풍놀이라도 갈 거냐며
영문을 모르는 옆지기는 설레발을 칩니다.

 

 

"어머니, 보내주신 마늘통이 많이 터졌네요.
 혹시 너무 얇게 심은 것은 아니세요?"
"캐낸 마늘들이 다 그 모양이구나. 누구 한 사람, 로타리로 때려주는 이가 없어서
 힘없는 늙은이가 호미로 어깨 빠지게 흙을 북북 긁어 아무리 잘 심는다 고해도  흙이 덮인 곳이 있고 덜 덮인 곳도 있고........"

지난 유월이던가?
시골어머님께서 직접 키운 마늘을 보내주셨습니다.
택배상자를 열자
몽땅 겉껍질이 터진 마늘입니다.
먹는 데는 아무 상관이 없지만 볼품은 없었습니다.

 

 

된서리가 내렸습니다.
아피오스 잎사귀도 노랗게 물이 드네요!

 

 

북동쪽
산자락 끝에  위치한 밭뙈기다 보니 겨울엔 몹시 춥습니다.
등겨로 덮고 볏짚으로 싸매도 대부분의 양파는 추위를 견뎌내지 못하고 얼어 죽습니다.
이런 연유로 양파농사는 포기하다시피 했지요.
그런데 지난 3년 전부터 추위에 강한 강원1호 텐신황이라는 양파 품종 덕분에 얼어 죽이지 않고 알이 꽉 찬 양파를 재배해오고 있습니다.
맛도 좋고 오래 보관할 수 있어
농사를 지어 나눔해 드린 사람들로부터 양파 좋다는 칭송이 자자했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모종을 직접 키워 내다심었는데
올해는 육묘과정에서 모잘록병이 심하게 발병해 반반한 모종 하나 건지지 못하고  인터넷을 뒤져 어렵사리 모종을 구입했습니다.
운송과정에서 모종이 마르고 시들 것이 발생해 아쉬움이 남네요.

 

재배 중에는 약제사용을 엄격하게 금지합니다.
하지만 종자와 모종 소독만큼은 철저히 합니다.
적용약제(카스텔란수화제)에 5분쯤 담갔다가 꺼내 아주심기를 합니다.

 

 

 

 

 

한 주전에 전용 비닐을 씌워 미리 꾸며둔 곳에
등산용지팡이로 구멍을 내면 옆지기가 그 구멍 속에 모종을 하나씩 집어넣습니다.
그제야 지팡이의 쓰임새를 알아차린 옆지기는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고 마네요.
끝이 뾰족한 등산용 스틱은 땅에 박히는 부분의 직경이 1cm,
길이가 4cm 쯤 되어 양파구멍 뚫기에 안성맞춤입니다.
허리도 아프지 않고 일도 한결 수월하구요.

보통 양파모종은 3cm 깊이로 얇게 아주심기 하는 것이 좋은데 서릿발피해를 줄이기 위해 약간 더 깊게 심었습니다.
품종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양파모종은 깊이 심으면 양파모양이 길쭉해져  생김새가 예쁜 동글동글한 양파로 키우려면 얇게 심는 것이 좋다고 하네요.

 

 

9월초에 심었던 코끼리마늘싹이 거의 올라왔습니다.
올라오는 모습이 고르지 않고 시간도 몹시 더디네요.
일반마늘과는 맛이 달라 재배를 망설이다가 흑마늘을 만들 요량으로 한접가량 심었습니다.

 

 

 

 

 


씨를 뿌리고 모종을 옮겨 심을 때면 마음이 항상 설렙니다.
내일에 대한 기대 때문이겠지요.
다락골에선 한지형마늘을 10월말에서 11월 초에 파종합니다.
따뜻할 때 심어야 뿌리내림이 좋아져 추위를  이겨낼수있다며 이웃들도 씨마늘 파종을 서두르는 모습이네요.
올해는 네쪽마늘(캐나다마늘)위주로 6접을 씨마늘로 준비했습니다.
소독약에 한 시간쯤 담갔다가 꺼내 그늘에서 물기를 말려 파종합니다.
옆지기와 마주보고 쪼그리고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한참 씨마늘을 심고 있는데
캔에 든 맥주 서너 개를 검은 비닐봉지 속에 담아 들고 이웃집 총각이 건너오네요.
힘든 일도 자기 일처럼 마다하지 않고 거들고 사는 절친입니다.

 

 

"형님, 세참 드시고 하셔야지유.
 아침부터 마늘 땜시  엄마하고 한바탕했구먼유!"
"아니, 왜?"
"글씨, 지난번에 마늘을 너무 깊게 심어 마늘통이 작았다고 엄마가 나무라지 않겠시유.
 형님이 시키는 대로 심었는데 말이예유"
"허허, 아주머니께서 그렇게 말씀하셔?
 내가 보기엔  깊게 심는 것도 아니고, 그만하면 밑도 실하게 들었던데……?"
"그러게유.
 노인네들은 자기가 직접 하지 않고서는 젊은 것들이 하는 일은 모두 미덥지 못한가 봐유.  허. 허. “

 

 

지난해 마늘을 파종할 무렵,
이웃집 아주머니는 어깨가 아파 병원에 입원하고 계셨습니다.
농사일이 서투른 총각은 저에게 물어가며 마늘을 심었습니다.
서릿발이 심하게 발생하는 지역이라 조금 깊게 심으라고 조언했습니다.
올 봄.

이웃집 마늘은 서릿발 피해 없이 농사가 아주 잘 되었습니다.
울 마늘밭보다 됨새가 훨씬 좋았고요.
옆지기는 마늘이 실하게 잘 됐다며 도시 이웃들에게 여러접 팔아주기까지 했습니다만 정작 주인 눈에는 성이 덜찬 모양입니다.
너무 깊이 심게 해 마늘통이 자잘했다는 핀잔을 듣고나니 조금은 씁쓸하네요.
깊게 심으면 통이 작고, 얇게 심으면 통이 터져 볼품이 없고, 신경 쓸 것도 많고, 손도 많이 가고…….
지금껏 해본 농사 중에서 마늘농사가 가장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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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왔시유!
그새 일을 많이 하셨네유.
들깨 배낸 자리에 마늘밭을 일구는데 이웃 밭에 나오신 할머니께서 환한 미소로 눈인사를 건넵니다.
더위가 물러간 지 엊그제 같은데
가을색이 번집니다.
거들바람 간간히 불어오니 일하기는 무척 수월하네요.

 

 

 

들깨를 털었습니다.
이슬이 마르기전인 이른 아적나절에 털어야 꼬투리가 떨어져 나가지 않아
거두기가 편한데 정해진 뒷일에 맞추려다보니 깻단이 바싹 마른 한낮에 털었습니다.
땅바닥에 포장을 깔고 깻단을 옮겨와 몽둥이로 사정없이 내리칩니다.
후두두. 
깨알이 포장 밖으로 달아나며 신경을 거스르네요
흘린 깨알 한 톨이 포장 위에 수북한 깨알보다 훨씬 더 많아 보이는 건 농부의 마음이겠지요.

 

 

 

 


두 줄로 심은 배추 골의 한랭사는 벗기고 배추밭에 물을 주었습니다.
생육초기만 해도 들끓었던 여러 벌레들의 기세는 기온이 내려가면서부터 많이 수그러들었습니다.
올 김장에 쓸 남새들의 됨새는 순조롭네요.
벌써부터 배추 값이 똥 값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이웃들도 있구요.
배추됨새가 좋으면 사먹는 사람에겐 좋은 일이겠지만 농민들의 시름은 깊어지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땅 속 깊이 고구마가 박혔다 네요.
무, 고구마 등 뿌리작물이 뿌리를 깊게 내리면 그해 겨울은 무지 춥다 지요?
그래서인지 다락골에도 다른 해보다 일찍 마늘을 심는 이웃들이 많아졌습니다.

 

 

 


다음 주말에 파종할 마늘밭을 일구고 나니
허리는 휘어도 발걸음은 가볍습니다.
돌아오는 차 라디오에서  여기저기 단풍소식이 들려오네요.
단풍은 노란 단풍도 있고 빨간 단풍도 있고 그리고 물들지 못한 단풍도 있습니다.
하나같이 이쁜 단풍입니다.
자기와 다르다고 해서 이쁘지않는 단풍은 없습니다.
단풍의 춤사위에 끌려 일상에서 지친 심신을 다독여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어디론가 훌쩍 떠나기는 마음처럼 쉽지 않네요.
농사일도 물때썰때가 있는 것이어서 올 가을도 다락골을 벗어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싸락눈이라도 흩뿌려 놓은 듯
하얀 들깨꽃잎이 땅바닥에 나뒹굽니다.
따로 거름을 주지 않았는데
밭이 걸어서 키가 2m쯤 컸고 가지 벌림도 활발했습니다만
엊그제 들이닥친 비바람으로 들깨 밭이 반쯤 절단 났습니다.
서둘러 지지대를 세우고 배추밭쪽으로 쓰러진 들깨 대를 일으켜 세워 끈으로 묶는데
지나가던 이웃사람들이 하나같이 약속이나 한 듯 한마디씩  거드네요.
"허. 허.
이집 깨는 잘돼도 너무 잘 되었네유!"
처음엔 영문을  몰라 뚜렛뚜렛하다가 혹시 칭찬으로 하는 소리인줄로 알고 배시시 웃고 말았습니다.
일이 잘되면
도시에서는 보너스도 받고 인정도 받는데 반해,
농촌에서는 값이 떨어져 똥값 되기 일쑤고
한 순간에 웃음거리로 바뀔 수 있으니
너무 잘돼도 탈,
너무 못돼도 탈.......
이래저래 농사가 어렵네요.

 

 

명절 때 쓸 배추 너덧 포기를 솎아내고
포기와 포기사이에 구멍을 뚫고 뿌리에 닿지 않게 한 스푼씩 요소비료를 웃거름으로 시비했습니다.
보통 배추밭엔 3주 간격으로 웃거름을 줍니다.

 


한랭사를 씌운 배추밭을 빼고는 배추벌레 발생이 심합니다.
특히 청벌레가 콜라비 잎사귀를 닥치는 대로 갈아먹었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한 마리씩 한 마리씩 잡아 처단하려니 기분이 언짢네요.

 


차광막을 벗기니,

지난주에 파종했던 양파 새싹이 돋아납니다.
머리에 까만 투구를 쓴 모습이 앙증스럽네요.

 

 

둥근마 밭에 다락골에서 제일 먼저 가을이 찾아왔네요.
아래쪽 잎사귀부터 하나 둘 노란 물이 번집니다.

 

 

챙기고 보듬고 나누는 명절입니다.
풍요롭고 인정이 넘치는 한가위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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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을 빼면 한 해중 이맘때 고속도로가 가장 밀립니다.
당진에서 인천까지 한 시간 남짓이면 도착할 것을 잘못 들어서면 3-4시간을 더 길에 갇혀 개고생 해야 합니다.
여간 짜증나는 일이 아니지요.
고향집  벌초 다녀오는 길에 잠깐 다락골에 들렸습니다.
지친 몸뚱이를 핑계 삼아 지나쳐버리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습니다만 차마 외면하지 못했습니다.

 

 

 

아주심기한지
3주째 접어든 김장배추가 훌쩍 자랐습니다.
정오 이전,
배추밭에 물만 주고 돌아서기로 작정했었는데
막상 돌아서려니
눈에 밟히는 것들뿐이어서 쉽게 발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코끼리마늘 종구를 손질해
소독하는 틈에 지난주에 미리 일궈놓은 묘상에  양파씨를 파종하고
무밭에 쪼그리고 앉아 무 싹을 솎아냅니다.

 


지난해 11월초에 마늘 종구를 파종해 올 7월초에 수확했던
코끼리 마늘은 미쳐 마늘쪽으로 분화되지 못하고 한 개의 인편으로 비대 발육한 통마늘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주아재배, 작은 종구, 짧은 생육기간, 저온처리 미숙 등 통마늘이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원인 중 충분한 생육기간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는 9월 초순에 내다심습니다.
너무 일찍 심은 것은 아닌지?
결과는 내년에 수확해보면 알겠지요.

 

 


동에서 번쩍 서에서 번쩍.
애써 마늘종구 파종까지 마치니 두 시가 가까워진 시간입니다.
부랴부랴 짐을 챙겨 돌아서려는데 곁순이 수북이 자란 오미자덩굴이 또 발목을 붙드네요.
몸뚱이는 하나인데
마음은 여럿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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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의 기세가 다소 수그러들었네요.
어제 다르고
오늘 다릅니다.
해마다 다락골에서는 말복이 지나면 무씨를 파종하고
처서 절기 무렵에  김장용 배추모종을 내다심습니다. 

 

 

장마가 길어져
여느 해보다 모종 키우기가 힘들었습니다.
특히 파종직후 궂은 날씨가 이어져 모종이 웃자라지 않을까 애가 탔습니다.
그래도 육묘기간 중반쯤부터
내리쬔 강한 햇볕으로 모종이 튼실하게 자랐습니다.

 

 

아주심기하기 직전
배추재배 중 발생할 수 있는 병해 중 가장 치명적인 뿌리혹병과 뿌리마름병을
예방하기위해 적용약제(미리카트)를 적정량 희석한 물에 30분쯤 모판을 담갔다 꺼냈습니다.
주말농사의 특성상 기껏해야 1주일에 한번 농장에 들릴 수 있는 처지다보니
여러 예기치 못한 상황을 가정해 더 치밀하게 준비해야합니다.

 

 

지난주에 파종했던 무씨 발아율이 좋지 못합니다.
날씨가 뜨거워 싹이 돋아나는 것이 늦어진 모양입니다.
씨앗을 뿌리고 나서 남은 여분의 종자 모두를  이웃집에 주고 말았는데,
보식할 씨앗이 없어 난감합니다.
무씨와 같은 날 심었던 쪽파는 하나 둘 싹을 내밀고 있네요.

 

 

기세가 한풀 꺾였다고 해도
한낮의 태양은 여전히 뜨겁습니다.
아주심기한 모종의 모살이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 해를 피해 어스름이 내릴 무렵부터 모종을 아주심기합니다.

 

 

 

땅은 정해져있고
내친김에 한포기라도 더 심고 싶은 것은 농부의 마음입니다.
모종을 심을 때마다
자기도 모르게 자꾸 배게 심는 모습을 발견하곤 흠칙 놀라기도 합니다.
햇볕을 넉넉하게 쪼여주기 위해
포기와 포기사이를 40cm 간격으로 두 줄 심기 했습니다.

 

 

멀칭비닐 위에 너저분히 널려있는 흙을 말끔하게 정리합니다.
벌레들이 침범할 수 없게 두둑 위에는 한랭사를 씌우고
잡초발생을 억제하기위해 고랑에는 부직포를 깔았습니다.
제때 양분과 수분을 보충해주는 것 말고는 농부로서 할 일을  마쳤습니다.

이제부터는 하늘의 처분만 지켜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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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를 놓친 마늘수확을 마쳤습니다.
두주 전에 마쳤으면 딱 좋았을 텐데.......
마늘 대는 시커멓게 썩고 뭉그러진 지 오랩니다.
일일이 흙을 뒤집어 보물찾기를 하네요.
몹쓸 잡초는  뿌리를 어찌나 단단히 내렸는지 가진 애를 다 써도 뽑히지 않고 손가락에 물집만 잡힙니다.
일이 두 배, 세 배  힘겹습니다.
그래도 단단하고 쪽수가 적은 케나다 마늘을 심어 상한 것은 보이질 않습니다.

 


마늘대가 성한 것은 끈으로 엮고 그렇지 못한 것은 양파망에 담아 말립니다.

 

 

코끼리마늘입니다.
양파만큼 큽니다.
맛은 토종마늘보다 못합니다.
뒷맛으로 쓴맛이 남네요.
지난해 10월말 어렵사리 종자를 구해 파종했었습니다.
생육기간이 턱없이 모자라서인지 수확한 마늘 중에는 쪽으로 분화되는 못한 통마늘이 태반입니다.
충분한 생육기간을 확보하기위해 올해는 9월 중순쯤 파종시기를 앞당겨야겠습니다.

 

 

 

 

올봄에 이식했던 오미자가 큰 것은 2m 넘게 자랐습니다.
진력을 다해 원줄기를 키우기 위해 2개의 줄기만 남기고 곁가지를 제거했습니다.

 

 

둥근마와 아피오스입니다.
생기가 넘쳐나네요.
지금쯤은 한창 알뿌리를 만들고있겠지요.

 

 

꽃이 진 삼채 모습입니다.
대궁이 엄지손가락만큼  굵디굵네요.

 

 

 

 

 

 

장마와 동행했던
능소화의 화려한 외출도 어느덧 끝물입니다.
길었던 올해 장마도 막바지네요.
심술인지, 변덕인지.
숨이 턱턱 막힐 지경으로 남녘에선 뜨겁다고 아우성인데
여태껏 큰 더위 없이 보낼 수 있었던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입니다.

지치고, 지겹고, 지루했습니다.
자연의 섭리라고
통 크게 양보하려해도 조금은 얄밉습니다.

부모에게 끌려 농사일을 거들어야했던 소싯적엔 은근히 휴일에는 비가 오길 기다릴 때도 있었습니다..
주말농사를 일군 뒤로

주중에는 비가 내리더라도 주말만큼은 화창한 햇살을 기다렸습니다.
뙤약볕아래서라도 밀린 일을 해치우고 싶은 주말농군의 소박한 소망이지요.
행여 장맛비라도 내릴까봐서
요 며칠 마당에 멍석을 깔고 낱알을 널어 말릴 촌부처럼 하늘 눈치만 살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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