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굴마름병노지나 온실에서 재배되고 있는 오이, 수박, 멜론, 참외 등 박과류에서 발병하며, 유묘부터 수확까지 전 생육기간에 걸쳐 발병할 뿐만 아니라 저장 중에도 발병한다. 토양전염성이면서 종자전염성 곰팡이병으로 뿌리를 제외하고 작물의 어느 부위에서나 발병할 수 있다. 과실에서는 포장이나 저장 중에 흑부증상을 나타내고, 잎에서는 황갈색 반점이나 부정형 병반을 볼 수 있다. 줄기에서는 회갈색의 불규칙한 병반을 나타내며, 특히 하우스에서는 지제부의 접목부위에 심하게 발병하여 작물 전체가 덩굴마름을 나타내면서 고사하므로 막대한 피해를 준다.
■ 병 징
잎에서 병반은 가장자리부터 시작되며 급속히 엽신 방향으로 수침상으로 확대되면서 위축되거나 시들고 심하면 잎 전체가 고사한다. 엽맥 사이에서 괴사 및 다양한 형태의 진 황색~적갈색의 불규칙병반을 나타낸다. 특히 포장에서는 특정한 기상조건하에서 다양한 병징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진단이 쉽지 않다. 호박잎과 같이 일부 병반에서는 달무리증상이 나타나고 건조하면 쉽게 부서진다. 오이와 호박잎에서 병반은 드물게 형성된다. 오이 과실은 수확전후 꽃의 선단에 감염될 수 있다. 수확 전 감염되면 흑 녹색의 연부증상을 보이면서 조직은 수축한다. 꽃이 붙어있는 과실부위가 가늘어지거나 다소 울퉁불퉁해 보이는 경우 대개 과실 내부가 부패되어 있다는 표시가 된다. 수확 전 과실부패가 뚜렷하지 않은 것은 과실내부에 있는 활성물질이 균을 둘러싸서 병의 진전을 막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확 후 이 기작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으며, 과실내부는 황화 되고 부패한다.과실에서 잿빛곰팡이병과 Phomopsis에 의한 흑부병은 덩굴마름병과 유사한 병징을 나타낸다.
■ 병원균
병원균의 완전세대는 Didymella bryoniae, 불완전세대는 Phoma cucurbitacearum이다. 병반 상에서 동시에 형성될 수 있으나 기질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D. bryoniae의 위자낭각은 직경 125~210 μm, 이중 자낭벽을 갖고, 1개의 자낭에 8개의 자낭포자가 형성된다. 자낭포자의 크기는 14~18 x 4~6 μm이다. 격막은 1개이고, 격막부위는 움푹 들어가며, 상부세포가 하부세포보다 넓다. 병자각은 초기에 연갈색이나 점차 흑변한다. 크기는 120~180 μm이고 잎, 줄기 및 과실표면에서 작고, 검은 반점으로 형성된다. 상대습도가 높아지면 병자각 내에 존재하고 있던 수천 개의 포자는 덩어리 형태로 방출구인 공구를 통해 밖으로 방출된다. 분생포자의 크기는 다양하나 대개 6~13 μm이고, 짧은 원통형으로, 격막은 없거나 있는 경우 중앙에 1개가 형성된다. 균 생육온도는 12~32℃이고, 최적생육온도는 24℃이다. 덩굴마름증상을 보이는 병반에서는 P. cucurbitacearum뿐만 아니라 다른 Phoma 종들도 함께 분리되므로 병원균의 동정이 쉽지 않다. 또한 각종 기주에서 분리된 균주들의 병원성은 균주에 따라 다양하여 강, 중, 약 혹은 비병원성으로 구분되며 기주특이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발 병
병원균은 종자전염성이면서 토양전염성이므로 감염된 종자표면이나 속에 존재할 수 있다. 기주식물이 없는 경우 1년 반 이상 감염된 식물의 잔사체에서 휴면 균사체나 후막포자 형태로 월동한다. 이듬해 봄 월동한 이병조직으로부터 병자각이 형성되고 분생포자를 분출하여 1차전염원이 된다. 포자는 하우스내외의 온도차에 의해 생긴 물방울이나 낙수 등에 의해 식물체 표면에서 발아한다. 균 생장은 상대습도가 높고, 온도가 20~28℃이며, 광도가 낮을 때 촉진된다. 병반은 균이 식물체 감염 후 3~8일 사이에 형성되며, 병반 상에서 형성된 수많은 병자각으로부터 포자는 방출되어 온실 전체로 만연하게 된다. 다습한 조건에서 공기전염성 자낭포자는 오후 6~9시 사이에 방출된다. 포자는 물방울이 튀거나 전정가위 혹은 작물을 손질할 때 언제나 만연할 수 있다. 발병 최적온도는 박과류의 종류에 따라 조금씩 달라서 멜론은 18℃, 수박과 오이는 24~25℃이다. 멜론의 최적온도가 낮은 것은 고온에서는 작물의 병저항성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포자의 조직 침입은 식물체의 부위에 따라서 다르다. 잎에서는 큐티클 층이나 세포간극으로 직접 침입하고, 줄기에서는 상처를 통하거나 잎으로부터 병반이 확대되어 이루어진다.
■ 방 제
병원균은 종자 전염되므로 종자는 종자소독제로 처리 후 파종한다. 분의처리보다는 현탁액을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그러나 종자 소독제를 사용해도 완전히 무균 처리되지 않기 때문에 파종을 위해서는 무병종자를 사용하고 무병 묘를 이식한다. 병 발생이 심하거나 상습 발생 포장은 최소 2년간 박과류 대신 다른 비기주 작물로 돌려짓기를 하여야 한다. 전염원의 밀도를 줄이기 위해서 병든 잎이나 과실은 발견 즉시 제거하고 수확 후 이병된 식물체는 소각하거나 땅속에 깊이 매몰하여 포장을 청결하게 관리한다. 전염원을 막기 위해 온실주변에는 다른 박과류를 재배하지 않도록 하고, 소각장은 포장에서 멀리 설치한다. 각종 농기구로부터 식물체로 병원균의 오염을 막기 위해 농기구는 70% 알콜이나 가정용 락스로 소독한다. 과실은 수확 후 즉시 10-12℃에 저장하며, 다른 과실들과 함께 저장되지 않도록 한다. 저항성 품종을 선택하여 재배하는 것이 병 방제에 효과적이나 현재 상업적으로 이용할만한 품종은 없다.
하우스 내 환경을 조절하는 것은 병의 예방을 위해 중요하다. 작물의 통기를 원활하게 하여 과습을 막고 건조하게 관리한다. 작물의 초세를 좋게 하고 줄기조직을 강하게 발달시키면 잎의 상처로 인한 감염을 줄일 수 있다. 근압의 증가로 인한 물방울 형성을 막기 위해 아침 일찍 관수를 피하고, 일출 2시간 후에 관수하며, 구름 낀 아침은 관수시기를 늦춘다. 일장이 길어질수록 관수시간을 늘리고, 밤 12시 이후에는 관수하지 않는다. 아래쪽에 과실이 달려있을 때는 관수를 줄인다. 아침에는 시간당 1℃씩 온도를 천천히 증가시켜 조직의 온도가 해뜨기 전 주간온도와 같도록 유지 한다. 강우 시에는 상대습도를 줄이기 위해 온도를 높이고, 광량이 증가하면 하우스내의 온도를 낮추어 상대습도를 80% 이하로 관리한다.
박과류덩굴마름병을 일으키는 병원균은 모두 동일종이고 기주특이성도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작물에 따라서 등록된 약제의 종류와 수는 다르다.
국내에서 덩굴마름병 피해가 가장 심한 수박에서는 침투이행성으로 예방 및 치료효과가 있는 디페노코나졸과 같은 트리아졸계, 아족시스트로빈과 같은 스트로빌루린계 약제 등을 비롯하여 보호살균제인 이미녹타딘트리스알베실레이트와 같은 구아니딘계, 치람과 같은 디치오카바메이트계약제 등 39종으로 약제 선택의 폭도 넓다. 멜론에서는 침투이행성약제인 헥사코나졸과 같은 트리아졸계와 보호살균제로서 치람과 같은 디치오카바메이트계, 포리옥신과 같은 항생제 등 9종이 등록되어 있고 오이에서는 이프로수화제와 프로피수화제 2종이 등록되어 있다. 약제의 살포 시기는 발병직전이나 발병초기부터 7-10일 간격으로 살포한다. 약제를 살포할 때는 단일 약제를 연용하지 말고 계통이 다른 약제를 교호로 살포하는 것이 약제내성균의 출현을 막고 방제효과도 높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