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채소가꾸기/고추

건고추 한근과 한관

누촌애(김영수) 2007. 4. 18. 20:35
*고추 한 관 / 한 근

나무에서 막 딴 빨간 고추를 "물고추"라 하는데, 요거는 관 단위로 헤아림. 한 관 4kg,
말린 빨간 고추는 건고추라 하고 요거는 한 근이 600그램,
고추 꼭지를 따고, 깨끗이 닦아서, 고추씨를 적당히 빼내고 잘 빻은 고춧가루는 한 근이 400그램.

물고추 한 관을 말리면 건고추 한 근이 나오고, 건고추 한 근을 빻으면 고춧가루 한 근이 나옴.


*양건/반양건/화건

요거는 고추를 말리는 방법에 따라 나누는 것인데,

"양건"은 태양볕으로만 말린 걸 말한다. 일명 태양초. 날씨가 좋으면 관계 없지만 중간에 비도 오고 그래서, 말리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다. 많이 상한다. 그래서 귀하고 비싸다.

"반양건"은 2~3일 정도 저온(60도 이하)으로 살짝 건조기에 말린 다음, 태양볕으로 완전히 말린 것. 건조기 온도를 60도 이상 높이지 않으면 태양초나 진배없다는 주장이 있다. 이렇게 말린 고추씨를 가지고 발아 실험을 하면 90% 이상 다 발아 한다고 한다. 이런 주장은 직접 안 해 봤으니 믿거나 말거나이고, 양건은 무조건 다 발아한다.

"화건"은 건조기에서 상당히 고온으로 빨리 말린 것. 이렇게 건조기에서 말리면 보통은 꼭지가 파랗다. 손실없이 모조리 말릴 수 있고, 시간도 짧게 걸려서 좋다. 농사꾼들이 제일 선호하는 방법이다. 빠르고, 간편하게, 한꺼번에 많이! 소비자들도 값이 비싸지 않아서 좋다. 농사꾼도 좋고, 소비자도 좋으니, 좋은 방법이다.

다만, 화건이나 반양건을 양건이라 속이는 건 반칙이다.

양건과 화건의 결정적인 차이는 "색"이다. 김치를 담아 놓으면, 양건 고춧가루는 색이 빨갛게 살아나고 화건은 거무스름하게 색이 죽는다. 건조기가 요 점만 어떻게 잘 보완을 하면, 정말 좋을 텐데 안타깝다.

"맛"과 "영양"도 차이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물론 차이가 있겠지만, 그것이 뭐 그렇게 대수인가! 호들갑 떨 일은 아니라고 본다. 커피자판기 "고급커피"와 "일반커피" 정도의 차이가 아닐까.


그렇거나 말거나 내가 양건을 고집하는 데는 네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고추 건조기가 없다. 살려면 돈이 많이 든다.
둘째. 말리는데 품만 들지 돈이 안 든다. 건조기에 말릴려면 기름값 전기값 등등 지출이 생긴다.
셋째. 양건이 비싸다. 부가가치를 최고로 높일 수 있다.
넷째. 팔아먹기 쉽다. 양건은 귀해서 좀 비싸도 물건만 확실하면 누구나 산다. 왜냐하면 "영양" 같은 눈에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는 어떤 것이 아니라, 확실하게 눈에 보이고 입으로 느낄 수 있는 차이가 있다는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얼마나 다행인가!